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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피니언>기자수첩
[기자수첩] 또 팔렸다 'K뷰티'...성장 주체로 진화하는 K뷰티

'K뷰티'는 소비재를 넘어 브랜드를 수출하는 산업이 됐고, 브랜드 주인이 바뀌고 있다. 그 변화의 중심에서 뷰티 브랜드사이자 유통사인 구다이글로벌이 주목받는다. 구다이글로벌은 일찍이 한방화장품 '조선미녀'를 직접 운영해 왔고, 티르티르, 라카, 스킨1004 등을 연달아 인수했다. 해당 브랜드들은 모두 미국, 캐나다, 유럽, 일본 등 해외 전역에서 K뷰티 대표 주자로 평가받고 있다. 현지에서 판매고를 올리며 브랜드 경쟁력을 입증한다. 구다이글로벌은 최근 들어 '스킨푸드' 인수까지 추진하고 있어 신생 인디뷰티 브랜드 외에 기존 1세대 브랜드의 부활에 대한 기대감까지 높인다. 궁극적으로는 메이크업부터 스킨케어까지 다양한 브랜드를 자회사로 편입시켜 글로벌 시장에서 K뷰티 지속성과 기업 영향력을 강화하는 데 주력하고 있는 것으로 풀이된다. 구다이글로벌의 사업 전략은 K뷰티 산업의 핵심 과제를 '소유 문제'에서 '성장 방식'으로 심화시키고 있다. 이 과제는 브랜드를 누가 낳았는지와 어떻게 키워내느냐를 동시에 고민하게 한다. 앞서 K뷰티는 잘 팔리는 산업으로 커 왔다. 수출 규모가 커지면서 '한국화장품'이 수출 효자 상품으로 부상함은 물론, 국내 브랜드는 세계적인 기업들의 선택을 받기도 했다. 프랑스 화장품기업 로레알그룹이 지난 2018년 국내 색조 브랜드 3CE를 인수한 사례는 6000억원의 신화로 회자된다. 이러한 성공 신화는 단발성에 그치지 않았다. 이후에도 로레알그룹은 국내 더마 화장품 브랜드 닥터지를 보유한 고운세상코스메틱까지 인수했다. 또 투자 전문기업 모건스탠리PE는 지난해 초 화장품 전문업체 스킨이데아를 인수했다. 스킨이데아의 대표 브랜드는 마스크팩으로 유명세를 구축한 메디필이다. 프랑스 사모펀드 운용사 아키메드는 미용·의료기기 제조사 제이시스메디칼을 인수했다. 이제 잘 팔리는 K뷰티에서 끝까지 살아남는 K뷰티로 진화해야 한다. 이 브랜드들 수년 뒤에도 여전히 글로벌 시장에서 'K뷰티'이기를 바란다. 자칫 소비자 유행의 흐름이나 자본의 손에 맡겨지는 구조에 안주하지 않아야 한다. 한 브랜드 관계자는 '독립 브랜드'로서 정체성을 뚜렷히 하고, 자체 기술력, 독자 성분 등에 주력하겠다고 말했다. 성장의 주체가 되기 위한 핵심 자산을 확보하는 데 성공하길 바란다.

2025-06-10 16:18:43 이청하 기자
[기자수첩] 코스피5000, '한여름밤의 꿈' 안 되려면

숫자는 정직하다. 대선 직후 2700선을 회복하더니, 10개월 만에 코스피는 다시 2800선을 돌파했다. 정치 불확실성 해소, 강달러 기조의 완화, 외국인 자금 유입. 모든 퍼즐이 일순간 맞아떨어진 결과다. 하지만 이번 랠리를 설명하는 가장 핵심적인 요인은 따로 있다. 단순한 수급의 변화나 대외환경 개선이 아닌, '정책 기대감'이다. 특히 '코스피 5000'을 외친 이재명 대통령의 한마디는 대선 기간 제시한 '단순 목표치'가 아니었다. 시장이 반응한 건 그 숫자보다 '그 말이 제도라는 구조를 바꾸려는 의지'에서 나왔다고 볼 수 있다. 이전 정부의 '밸류업 공시'가 기업 자율에 무게를 둔 점진적 접근이었다면, 이번에는 말뿐인 선언을 넘어 제도를 건드리려는 움직임이라는 점에서 시장은 정책의 결이 다르다고 판단했다. 실제로 정부는 자사주 소각, 물적분할 신주 우선배정, 상법 개정 등 기업 행동을 유도하는 현실적 개혁 카드들을 꺼내 들었다. 시장은 단순한 부양 시그널이 아닌, 구조를 바꾸겠다는 이재명 대통령의 정책적 의지를 빠르게 감지한 것이다. 정책의 신호가 방향을 제시하자, 수급은 반응했다. 특히 증권과 건설, 지주사를 중심으로 업종 순환이 빠르게 나타났다. 상장사의 이익 전망이 급격히 개선된 것도 아닌데 주가가 오른 건 제도 변화에 대한 기대감이 그만큼 강했다는 방증이다. 이제 시장의 눈은 다음 국면을 바라본다. 허니문 랠리가 언제까지 이어질 수 있을까. 이미 일부 업종에서는 단기 과열을 경계하는 시선이 감지된다. 건설주는 코로나19 시기 수준의 밸류에이션에 근접했고, 은행주는 상승률이 다소 둔화됐다. 수급 측면에서도 외국인의 매수세가 본격적인 전환인지 여부는 여전히 확인이 필요하다. 그럼에도 이번 랠리를 단지 '대선 직후의 단기 상승'으로만 치부하긴 이르다. 이 대통령이 던진 메시지는 단순한 증시 부양이 아닌, 구조를 바꾸겠다는 시도이기 때문이다. 아울러 이러한 의지는 가상자산 정책에서도 궤를 같이한다. 규제를 넘어 제도화로, 산업 육성을 향해 방향을 틀고 있다. 비트코인 현물 ETF, 원화 스테이블코인, 토큰증권(STO) 도입은 자본시장 밖에 있던 자산들을 안으로 들이려는 시도다. 시장은 움직였다. 하지만 시장은 기억도 한다. 수차례의 '밸류업'이 말잔치로 끝났던 경험이 쌓여 있다. 이번이 다르다고 믿게 하려면, 말보다 빠른 입법, 신호보다 분명한 제도적 실행이 필요하다. 한여름밤의 꿈처럼 사라질 랠리가 아니라, 모두의 손으로 불을 지핀 한국 증시의 진짜 '여름장'이 되길 바란다.

2025-06-09 12:51:56 허정윤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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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수첩] 이재명 정부 향한 외침…철강 산업 살려

철강산업은 단순한 전통 제조업이 아닌 국가 산업경쟁력과 미래 성장의 토대를 이루는 핵심 산업이다. 한국의 주력 산업들이 세계시장에 진출할 수 있었던 배경에는 굳건한 생산 기반과 경쟁력을 가진 철강산업이 있었다. 우리나라 경제 발전의 핵심 동력 중 하나였던 철간산업이 최근 휘청거리고 있다. 중국산 저가 철강재의 공세, 글로벌 공급과잉 위협, 미국의 보호무역 강화, EU의 탄소중립을 내세운 무역장벽 등이 있다. 또한 산업용 전기요금 인상과 내수 부진 장기화로 어려운 상황에서 산업경쟁력보다는 온실가스 감축을 중시하는 규제까지 강화되면서 피해는 더욱 커지고 있다. 이로 인해 포스코, 현대제철, 동국제강 등은 설비폐쇄와 가동중단을 선언했고, 중소 철강기업들은 줄줄이 가동률 저하와 수익성 악화에 허덕대고 있다. 설상가상 최근 트럼프 대통령이 수입 철강·알루미늄에 대한 관세율을 25%에서 50%로 기습 인상하면서 수익성에 더욱 빨간불이 켜진 상황이다. 철강업계가 기댈 수 있는 곳은 새롭게 출범한 이재명 정부지만, 후보시절 공약집에는 철강산업 부흥에 대한 자세한 내용을 찾아보기 힘들다. 포항 지역의 경제를 활성화, 경상북도 그린 철강 산업 육성 등이 전부다. 이는 추상적인 발언에 불과해 철강산업을 위한 구체적인 지원방안은 사실상 없는 셈이다. 철강 산업은 조선 산업에도 영향을 준다. 실제 트럼프 대통령이 S0S를 외친 한국의 조선산업은 수소운반선, 암모니아추진선을 통해 탈탄소화를 주도하면서 경쟁력을 더욱 높여나갈 것으로 예상되지만 이를 가능하게 만들어 주는 것이 철강재다, 철강은 전기차, 재생에너지, 탈탄소 인프라, 통신장비에도 필수불가결한 소재를 공급하는 현재의 주력산업이자 미래 산업이다. 가장 기본적인 산업이 힘들어질 경우 주변 산업들 역시 같이 무너지게 되어 있다. 새롭게 시작한 이재명 정부가 AI, 반도체 등의 산업에만 관심을 보이지 말고 우리나라 경제를 이끌었던 산업 역시 되돌아 볼 필요가 있다. 철강산업 위기극복이나 보호를 넘어, 경쟁여건 정상화, 비용 경쟁력 향상, 저탄소 투자 지원 등 미래 한국 제조업의 핵심산업을 위한 지지와 구체적 지원방향을 담아내는 정책 설계가 필요하다. 한번 주저앉은 산업은 다시 재건하기 힘들다는 것을 명심해야 한다. /이승용기자 lsy2665@metroseoul.co.kr

2025-06-08 15:42:50 이승용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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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수첩] 이재명 정부 기대감↑…서민과 기업을 아우르는 대통령 되길

"제대로 된 경제 지식으로 무너진 경제를 살리겠습니다"(이재명 대통령이 6·3 대선을 10일 앞두고 언급한 유세중 발언) 계엄령 선포와 탄핵 정국이 마무리되고 새로운 시대가 열렸다. 4일 새벽 서울 여의도 국회의사당 인근 도로에서는 이재명 대통령을 외치는 시민들의 목소리가 끊이지 않았다. 수많은 시민들이 파란 옷을 입고 파란 손수건과 바람개비, 풍선, 응원봉을 손에 들고 흔들었으며 도로 한켠에는 음악에 맞춰 노래를 하거나 율동을 하는 시민들의 모습을 볼 수 있었다. '진짜 대한민국'을 갈망하는 다수 국민의 뜨거운 염원이 느껴졌다. 이번 이재명 정부는 탄핵 정국을 거치면서 국민들의 높은 지지를 얻는 등 역대 정권 어떤 때보다 막강한 힘을 가지고 탄생했다. 그 만큼 국민의 기대감도 높고 이재명 대통령의 책임감도 막중하다는걸 느낄 수 있다. 스스로를 '흙수저'도 아닌 '무수저'라고 이야기 할 만큼 가난을 딛고 자기 노력으로 성공한 인물이다. 자신을 괴롭혔던 가난을 이겨내겠다는 일념으로 공부해 인권변호사가 됐고, 시민운동을 하다가 세상을 바꾸기 위해 정치권에 발을 들였다. 이후 시장과 도지사를 거쳐 대통령까지 '개천에서 용 났다'는 상투적 표현이 딱 그대로 대입될 만큼 그의 인생은 파란만장한 궤적을 그리고 있다. 일각에서는 '전투형 노무현'으로 불리기도 한다. 한가지 차이점은 고 노무현 전 대통령이 '서민 대통령'이었다면 이재명 대통령의 그동안 모습을 돌이켜보면 '서민과 기업을 아우르는 대통령'으로 폭넓은 리더십을 확보하고 있다는 느낌이 강하다. 이재명 대통령은 4일 취임 연설에서 "통제하고 관리하는 정부가 아니라 지원하고 격려하는 정부가 되겠다"며 "창의적이고 능동적인 기업 활동을 보장하기 위해 규제는 네거티브 중심으로 변경하고 기업인들이 자유롭게 창업하고 성장하며 세계 시장에서 경쟁할 수 있도록 든든하게 뒷받침하겠다"고 말했다. '통합 대통령'으로서 임기가 막 시작된만큼 임기가 끝날 때까지 그 마음을 간직하기를 모두가 바라고 있다. 현장의 목소리를 마음으로 듣고 서민은 물론 우리 기업들이 성장할 수 있는 제대로 된 경제 산업 정책을 펼치길 희망한다.

2025-06-04 16:46:22 양성운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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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수첩] 보험이라는 불안

보험은 불확실성을 담보로 '심리적 보험금'을 선지급하는 제도다. 가입자는 매달 보험료를 납부하면서 위기의 순간에도 나는 무너지지 않을 것이란 확신을 산다. 그러나 최근 보험사의 숫자들은 그 확신을 뒤흔든다. 올해 1분기 보험사의 지급여력비율(K-ICS)은 줄줄이 고개를 숙였다. 금리 하락과 부채 할인율 현실화가 겹치자 약속의 담보인 자본이 빠르게 녹아내리고 있다. 롯데손해보험 119.93%, 동양생명 127.20%, 캐롯손해보험 68.57%으로 권고치 150%에 크게 못 미친다. 특히 작년 말 4.1%로 유일하게 미달했던 MG손해보험은 이번에도 기준을 채우지 못했다. 이에 금융위원회는 지난달 15일부터 11월 14일까지 MG손보의 신규 계약을 전면 정지했다. 결국 MG손보가 가진 151만건의 기존 계약은 삼성·DB·현대·KB·메리츠 등 5대 손보사로 넘기고 전속 설계사 460명은 이직을 주선받게 됐다. 계약 이전이 완료될 때까지 보험료 수령과 보험금 지급은 유지되지만 소비자의 불안은 여전하다. 보험사의 부실은 '안전을 사고 싶은 사람'에게 '새로운 위험'을 제시한다. 신규 가입자는 회계표를 들여다보면서 망설이고 MG손보처럼 100만명이 넘는 가입자들은 보험증권 대신 보도자료를 재확인한다. 보장을 믿고 납부한 돈이 또 다른 리스크로 되돌아오는 역설이다. 금융당국은 K-ICS 권고 기준을 130%로 낮추는 완충장치까지 꺼냈다. 그러나 기준을 내린다고 체감 신뢰가 오르지 않는다. 보험사가 '약속'을 회계기법으로 미화하는 동안 시장은 보이지 않는 불안 프리미엄을 청구한다. 보험사들은 급히 신종자본증권과 후순위채를 찍어내며 '긴급 수혈'에 나섰다. 한화생명은 10억달러 규모의 해외 신종자본증권을 발행해 조달 자금 전액을 K-ICS 비율 제고에 사용한다. 신한라이프는 3000억원 규모의 후순위채 발행을 위한 수요예측에서 1조2140억원 주문을 확보했다. 보험은 '신뢰 이자'를 받는 산업이다. 그 이자가 거품으로 드러나는 순간 보험증권 한 장은 효력 없는 종이가 된다. 숫자는 회복될 수 있어도 무너진 신뢰는 회계표에 적히지 않는다. 신뢰 없는 보험은 불안 그 자체다. 보험사는 '보장'이란 말의 무게를 되새겨야 할 때다.

2025-06-03 13:49:29 김주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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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수첩] 오프라인 유통업 경고음에 지방부터 흔들린다

"당장 식재료를 사야 하는데, 집 앞이 아닌 버스와 지하철을 타고 멀리 나가야 한다고 생각해 보세요. 지방에 마트 하나 없어지는 것은 지역민들에게 큰 타격입니다" 기업회생 절차를 밟고 있는 홈플러스가 최근 임대점주들에게 계약해지 통보를 하면서 지방을 중심으로 한 마트 점포 폐지 우려 목소리가 높아지자, 한 지역민이 건넨 말이다. 누군가에게는 당연한 마트 방문이, 누군가에게는 지하철을 타고 버스를 타고 옆 동네에 땀을 흘리며 다녀와야 할 정도로 어려운 일이 되었다. 마트만의 일이 아니다. 최근 경기침체를 겪고 있는 오프라인 유통업체들은 자산유동화를 이유로 하나둘씩 지방 점포를 폐점하며 살길을 도모하고 있다. 대표적으로 이랜드 리테일의 경우에도 지난 2020년부터 잇따라 점포를 폐점하고 있다. 지난 2020년에는 대구 동아아울렛, 뉴코아아울렛 안산점, 모란점 등 주요 매장들이 문을 닫았고, 지난해에는 부산의 NC백화점 서면점이 문을 닫았다. 매출이 나오지 않는 점포를 정리하고 도심형 아울렛으로서 새로운 공간 혁신에 나선다는 전략에서다. 악순환의 반복이다. 상대적으로 인구수가 적은 탓에 지방을 거점으로 하는 오프라인 유통 매장에서는 매출이 나오기 쉽지 않다. 그렇게 유통기업들이 매장을 철수하고, 폐점하면서 유통 인프라는 다시 약해진다. 이같이 점포 수가 줄면서 지방상권 인프라가 제대로 구축되지 않으니 해당 지역에는 거주민들이 몰리지 않는 구조가 계속해서 형성되는 것이다. 악순환의 고리를 끊어야 한다. 가장 중요한 것은 매출이다. 대표적으로는 해묵은 마트 규제를 풀어야 한다. 월 2회 공휴일 의무 휴업, 영업시간 제한, 온라인 주문 배송 서비스 제한 등의 여건을 풀어 자유로이 영업을 이어갈 수 있는 매출 환경을 만들어야 한다. 규제는 풍선효과를 야기한다. 풍선효과는 한쪽을 누르면 다른 쪽이 튀어나오는 것처럼, 다른 곳의 문제를 막기 위해 인위적인 규제를 가하면, 그 억눌린 문제점은 또 다른 곳에 문제로 튀어나오는 현상을 지칭한다. 지방 상권 타격 우려를 해소하기 위해, 어느 곳부터 손을 봐야 하는지, 본질적인 문제가 무엇인지, 전반적으로 되짚어 봐야 한다. 경기 침체로 지방 상권이 무너지고, 다시 인구가 모여들지 않는 악순환의 고리를 이제는 끊어야 할 때다.

2025-06-01 14:46:00 안재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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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수첩]실속 없는 청년금융 공약

대선을 앞두고 후보자들의 공약이 쏟아지고 있다. 저성장 국면이 길게 이어지는 만큼 자영업자 폐업 지원, 채무 조정 확대 등 '금융 공약'이 주요 공약으로 자리했다. 지금의 2030세대가 부모 세대보다 가난한 첫 세대가 될 것이란 전망과 함께 '청년 금융 공약'도 다수 등장했다. 2030세대는 이번 대선의 '캐스팅보터'로 꼽힌다. 앞선 세대보다 정치적 성향이 뚜렷하지 않고 연금, 부동산, 금융 등 각종 경제 공약에 민감하게 반응해서다. 그런데도 각 후보의 청년 금융 공약은 기존 상품의 '재탕'에 불과하다. 정책에서 소외되는 청년이 다수 발생한다는 문제점도 그대로 답습했다. 김문수 후보는 청년도약계좌, 근로장려금, 저축공제 등 기존 정책 상품의 가입 기준을 완화하겠다고 공약했다. 청년도약계좌가 과도한 납입액을 이유로 가입 목표치를 달성하지 못한 것을 고려하면, 대다수 청년에게는 와닿을 만한 공약이 아니다. 이재명 후보는 '청년내일채움공제'의 재개를 약속했다. 중소기업 재직 청년의 장기근속을 유도하는 상품이지만, 고용인의 부담액이 있어 사업주가 동의해야 가입할 수 있다. 대상도 정규직에 한정돼 20대 2명 중 1명이 비정규직인 현실에는 맞지 않는다. 이준석 후보는 '잠시 멈춤 대출'을 공약했다. 사용 목적에 제한이 없는 5000만원 한도의 대출을 공급하고, 일정 기간 동안 원금 상환 없이 이자액만 납입하는 상품이다. 유동성 공급이란 측면에서는 긍정적이나, 청년의 부채 부담을 방조할 수 있다는 우려는 피할 수 없다. 청년도약계좌는 출시부터 '5000만원'의 액수를 내세웠고, 잠시 멈춤 대출이 제시한 한도도 '5000만원'이다. 청년내일채움공제도 운영 당시 '1200만원'의 액수를 강조했다. 정치권에서 액수에만 치중한 '자산형성' 상품을 내세우는 동안, 소득 불충분이나 생계 곤란, 실직 등을 이유로 상품 가입이 어려운 청년들은 금융 정책에서 소외되고 있다. 지난해 우리나라 청년 세대의 평균 소득은 2625만원으로, 같은 기간 청년 가구의 월평균 생활비는 213만원에 달했다. 정치권에서 선심성으로 내놓는 각종 '자산형성' 상품을 이용하려면 생활비를 줄여야 한다. 생활비의 50~60%는 식료품비와 주거비가 차지했다. 지출을 줄이려면 생활 수준을 낮춰야 한다. 후보자 토론에서도 다른 후보자의 공약을 겨냥해, 재원을 어떻게 마련할 것이냐는 공방이 이어졌다. 그러나 자영업자의 부채 지원에만 수 조원이 투입되는 현 상황에, 충분한 해명이 안된다.

2025-05-29 13:38:18 안승진 기자
[기자수첩] 개미들은 더 큰 시장을 원한다

한국거래소의 독주 체제를 깨고 등장한 국내 첫 대체거래소(ATS) 넥스트레이드(NXT)가 출범 두 달 만에 점유율 20%를 넘겼다. 이달 들어서도 꾸준히 점유율을 확대하며 거래대금 기준 점유율 약 30% 수준까지 올라왔다. 당초 시장에서는 2025년 내 10% 도달도 어려울 것으로 예상됐으나 투자자들의 반응은 확실한 모습이다. 앞서 넥스트레이드는 가동 이후 3년 안에 시장 점유율 10% 달성을 목표로 세운 바 있다. 우리는 시장의 니즈를 몰랐던 것이다. 넥스트레이드의 점유율 상승에는 자동주문전송시스템(SOR)이 기여를 하는 것으로 평가된다. SOR은 최선집행기준에 따라 투자자의 주문을 두 거래소 중 더욱 유리한 시장으로 배분한다. 넥스트레이드는 첫 두 달간 거래 수수료를 면제했고, 이후에도 한국거래소 대비 20~40% 낮은 수수료를 유지할 계획이라고 알렸다. 사실상 SOR 구조에서는 넥스트레이드의 점유율이 점점 더 확대될 가능성이 높다. 투자자에게 다양한 기회가 주어질 수 있는 주식시장이 형성되고 있다는 점에서 긍정적이다. 다만 자본시장연구원의 보고서에 따르면 현재의 최선집행기준은 가격·수수료 중심의 단편적 구조로 설정돼 있어 전략적 수요, 거래 익명성, 시장 충격 최소화 등 고도화된 조건들은 충분히 반영하지 못하는 한계가 존재한다. 더불어 증권사 간 SOR 시스템 운영 방식의 실질적인 차별성도 제한적이기 때문에 투자자 맞춤형 서비스로의 발전이 더욱 요구되는 상황이다. 주문 방식뿐만 아니라 거래시장 유형의 다양화도 언급된다. 일본에서는 Japannext, Cboe Japan, Osaka Digital Exchange(ODX) 등 3곳의 민간 대체거래소(PTS)가 운영되고 있다. 여기서도 Japannext와 Cboe Japan은 각각 4개의 하위 거래시장을 운영하고 있으며, 투자 목적, 투자자 유형, 거래 시간 및 체결 방식에 따라 세분화된 서비스를 제공한다. 넥스트레이드의 선방은 투자자들이 더 크고, 더 섬세한 시장을 원한다는 사실을 상기시켰다. 넥스트레이드의 등장이 거래 플랫폼 자체의 변화라면, 이제는 그 플랫폼 위에서 투자자들이 얼마나 더 똑똑하게 거래할 수 있을지를 설계하는 일이 남았다. 그 거래의 '질'을 좌우하는 요소는 훨씬 복잡하고, 시장은 정교해져야만 커진다. 시장은 이미 바뀌기 시작했고, 제도가 따라가야 한다.

2025-05-28 13:36:19 신하은 기자
[기자수첩] TV 떠난 소비자, 못 떠나는 홈쇼핑

"매출의 60%를 떼어주고도 버텨야 하는 사업이 과연 정상일까요?" 홈쇼핑 업계 관계자를 만나면 종종 하는 이야기다. 소비자들이 모바일로 떠난 시대에도, 홈쇼핑사는 여전히 자기 채널에서 물건을 팔기 위해 매출의 절반 이상, 많게는 60%를 케이블·IPTV 플랫폼에 송출 수수료로 지급하고 있다. 우선 짚고 넘어갈 점이 있다. 송출 수수료는 TV 방송을 통해 발생한 매출에만 부과된다. 온라인·모바일 앱을 통해 발생한 매출에는 해당되지 않는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문제가 되는 이유는 간단하다. 여전히 TV 채널을 통한 매출이 홈쇼핑사의 핵심 수익원이기 때문이다. 많은 업체가 전체 매출의 절반 이상을 TV 방송에서 올리고 있으며, 이 중 절반 이상을 플랫폼에 떼어줘야 한다. 남는 게 없다. 더 큰 문제는 홈쇼핑이 유통기업임에도 방송채널사용사업자(PP)라는 지위 아래 방송사업자 수준의 규제와 플랫폼 종속 구조에 놓여 있다는 점이다. 편성권은 대부분 플랫폼 사업자가 쥐고 있고, 황금 시간대를 따내기 위한 경쟁이 치열하다 보니 홈쇼핑사들은 더 높은 수수료를 제시하며 시간대를 사들일 수밖에 없다. 협상이라기보단 사실상 '울며 겨자 먹기'다. 소비자가 이미 TV를 떠나고 있음에도, 홈쇼핑사는 여전히 '방송 채널'을 유지해야만 생존 가능한 구조다. 이를 포기하면 TV 매출 자체가 급감하고, 이를 유지하면 수익성이 악화된다. 악순환이다. 유통 환경은 빠르게 바뀌고 있다. 소비자는 짧은 영상과 라이브 커머스를 통해 제품을 접하고 구매한다. 그보다도 쿠팡이나 컬리 등 이커머스 플랫폼에서 생필품을 구매한다. 홈쇼핑도 디지털로 옮겨가려 하지만, 법적 지위와 수수료 구조는 여전히 '방송 시대'에 묶여 있다. 홈쇼핑사는 왜 여전히 방송 플랫폼 사업자의 고정 수입원이 되어야 하는지 이제는 묻고 싶다. 플랫폼은 리스크 없이 수수료만 챙기고, 홈쇼핑사는 기획, 판매, A/S까지 책임진다. 소비 환경과 구조가 바뀌었다면, 제도도 바뀌어야 한다. /신원선기자 tree6834@metroseoul.co.kr

2025-05-27 14:44:09 신원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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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수첩] 나쁜놈 옆에 나쁜놈?

'죄지은 놈 옆에 있다가 벼락 맞는다'라는 속담이 있다. 하늘의 이치를 거스르는 사람과 같이 있으면 그 사람이 하늘의 벌을 받을때 같이 휩쓸려 벌을 받게 된다는 의미다. 금융당국이 오는 7월 1일부터 스트레스 총부채원리금상환비율(DSR) 3단계를 시행한다고 밝혔다. 은행과 2금융권을 모두 포함해 주택담보대출, 신용대출, 기타대출에 모두 가산금리를 부여하겠다는 것이다. 스트레스 DSR은 일반적인 DSR 계산 방식에 추가적으로 금리 상승 시 원리금 상환 부담이 증가할 가능성을 고려해 가산금리(스트레스 금리)를 적용, 계산하는 제도다. 즉, 미래의 금리 상승을 반영해 대출 한도를 더 보수적으로 설정하는 방식이다. 금융당국 관계자는 "최근 늘어난 주택거래의 영향으로 주담대가 늘어났다"며 "지방은 연말까지 주담대 가산금리를 0.75%포인트(p)로 유지하다 경기에 미치는 영향을 종합적으로 고려해 스트레스 가산금리 수준을 검토하겠다"고 말했다. 그러나 지역의 입장에선 벌써부터 억울하다. 주택거래는 서울을 중심으로 수도권에서 늘었고, 가계부채도 이곳을 중심으로 올랐기 때문이다. 국토교통부가 발표한 아파트 매매 거래량을 보면 가계부채가 오른 곳은 서울에 제한됐다. 앞서 정부와 서울시는 서울 강남 3구(강남·서초·송파)의 토지거래허가제를 해제했다가 재지정했다. 그 사이 서울 아파트 매매거래량은 1월 3300호에서 9300호로 늘었고, 이를 포함한 수도권 아파트 매매거래량은 2만6000호로 1만5000건 증가했다. 가계부채의 절반 이상은 서울에서 높아졌음이 분명함에도 지역의 경기가 악화되지 않는 한 똑같이 스트레스 DSR을 적용하겠다는 말이다. 생각해볼 것은 지역의 경기가 더 이상 악화될 부분이 있는 지 여부다. 지난달 지역의 고령인구 비율은 부산 24.4%, 강원도 25.9%, 전라남도 27.6%를 차지했다. 오는 12월 규제가 공평히 도입되면 상대적으로 집값이 빨리오르는 서울에 더 몰릴 가능성이 크다. 올해 1월부터 4월까지 서울의 집값은 3.5% 증가할때 지방은 1.9% 증가했다. 이는 되레 서울과 지방의 양극화를 끌어들일 수 있다. 이제는 '나쁜놈'과 '나쁜놈' 옆에 있는 놈을 구분해야 할 때다. 옆에 있다 맞은 규제가 아닌, 지방 실수요자 보호를 위한 대책이 필요하다.

2025-05-25 14:55:19 나유리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