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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수첩] 지방대 위기 극복, 수도권 대학에 답있다

이현진 기자 신입생 충원율에 대한 대학들의 스트레스가 정점에 달했다. 올해 학령인구 역전현상 본격화로 지방 대학은 신입생 대거 미충원 사태를 겪는 등 사상 초유의 위기를 맞았기 때문이다. 3주기 대학기본역량진단에 앞서 이달에는 '재정지원가능대학'이 발표된다. 3주기 대학기본역량진단은 신입생 충원율을 주요 지표로 활용해 대학들이 자율적으로 모집 정원을 줄이도록 유도하고 있다. 특히 3주기 진단에서는 충원율 지표 배점이 2주기 평가 때보다 2배 올랐다. 당장 올해의 신입생 충원율은 3주기 진단 평가에 포함되지 않지만, 앞으로도 학령인구 감소세가 이어진다는 점에서 신입생 미달 사태는 지방 대학에 뼈아픈 재정 압박을 줄 것으로 예상된다. 그동안 정부 대학구조조정 과정에서 대학 정원 감축은 지방대에 집중됐다. 국회 교육위원회 소속 윤영덕 의원이 최근 분석·발표한 자료에 의하면 2013년 56만여 명이던 전체 대학 정원은 6년간 대학 구조조정을 거치며 2018년 50만여 명까지 줄었다. 올해 입학 정원은 49만 2000명이다. 해당 기간 수도권 대학은 정원 20만여명 가운데 1만4000여명을 감축했지만, 지방 대학 정원은 35만여명 중 4만6000여명 줄었다. 수도권 대학이 학생 정원 7%를 줄일 때, 지방대학은 13.2%를 줄인 셈이다. 지역별 정부 재정지원 규모도 편차가 크다. '2019년 정부 대학재정지원현황'에 따르면 수도권 대학 한 곳의 지원액은 평균 225억원인데 반해, 지방 대학의 평균 지원액은 절반 수준인 121억원에 불과했다. 물론 이를 교육 당국의 일방적인 대학 서열화 결과라고 해석할 순 없다. 각 사업 평가 기준에 충족해 정부재정 지원을 받는 게 오히려 대학의 경쟁력을 입증한다는 반론도 나온다. 정부가 사업 선정 평가 시 취업률, 전임교원 확보율, 연구실적 등 교육 환경 등의 지표를 활용하기 때문이다. 하지만 이런 성과 위주 평가가 지방 대학 위축을 가속화하고 지방대와 수도권대의 격차를 심화시켰다는 점은 부인할 수 없다. 정부 지원은 대학 재정으로 이어지고, 이는 학생 1인당 교육비 등 교육 여건의 차이로 이어지고 있기 때문이다. 지방대 몰락은 지역 공동화 및 수도권 과밀화 현상을 극대화해 국가 균형 발전을 저해할 뿐만 아니라 수도권 대학의 자구 노력마저 정체시킬 수 있다. 세계 우수대학들과 경쟁하는 SKY 등 국내 상위 대학에 과감한 투자를 이어가는 반면, 지방대를 살리기 위한 특단책 또한 절실한 이유다. 정부의 대학 정원 조정 압박이 지방대에 쏠리는 악순환의 고리를 끊기 위해서는 수도권 대학도 지방 대학의 고통을 분담할 수 있도록 유도해야 한다.

2021-04-14 10:24:13 이현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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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수첩] '껄무새'와 가상화폐

지난해부터 이어진 부동산, 주식, 가상화폐까지 자산의 폭등세 속에서 미처 따라가지 못했다는 안타까움에 자신들의 선택을 자책하곤 한다. '1000만원이 아니라 1억원을 넣을걸', '나도 영끌해서 투자할 걸' 등 '~걸'이라며 그 당시 선택을 하지 못한 개인투자자를 빗대어 '껄무새(~걸을 앵무새 처럼 반복한다는 뜻)'란 신조어까지 등장했다. 최근 이 껄무새가 가상화폐 투자자 사이에 많이 등장하고 있다. 이미 지난해에도 과열됐다고 여겼던 전문가들의 예측을 비웃듯 비트코인은 연초 대비 두 배에 가까운 급등을 보였다. 최고가 경신은 물론, 가상화폐 거래대금이 코스피를 추월하는 등의 소식이 전해진다. 작게는 수 천 만원부터 수 십 억원을 벌었다는 소식이 주변에서 터져나오고 있다. 문제는 이미 개인이 감당하기 힘든 수준으로 커져버린 이 상황에서도 정부는 뒷짐 진 채 이 상황을 관망하고만 있다. 정부는 지난 7일 시장 과열에 대해 경고하면서, 가상화폐 불법 거래에 대한 경고를 했지만 효과는 미미했다. 투자 과열 지표로 여겨지는 김치프리미엄도 당일에만 하락했을뿐 하루 만에 다시 제자리를 찾았다. 또 특금법으로 가상자산 규제의 틀을 마련했다지만 이마저도 자금세탁 방지목적으로 한정했다. 건전한 가상자산 거래소의 운영을 유도하기 위한 법안을 마련하고 싶어도 업계를 규정하는 법이 없다보니 마련할 만한 근거도 없는 상황이다. 이미 미국, 일본 등 주요 국가들은 거래소 이용자 보호를 위한 규제에 나서고 있다. 미국 뉴욕주에서는 거래소 운영을 위한 라이선스 발급부터 감독기관이 지정한 형태와 금액의 보증증서 또는 신탁계정을 유지해야 한다. 일본에서도 자율규제 기관을 정해 이용자보호 가이드라인뿐 아니라 분쟁 해결 창구를 제공하고 있다. 김치프리미엄도 20%를 넘나들고 있으며, 리딩방, 소형 거래소의 투자금 먹튀 등 사건들이 곳곳에서 발생하고 있다. 부작용이 다시금 번져 하락으로 이어질 가능성도 여전하다. 그때 가서 '미리 법안을 마련해둘 걸', '투자자 보호를 위한 규제를 마련해둘 걸'이라는 껄무새가 되지 않기 위해선 지금이라도 제도권을 위한 정비가 시급하다.

2021-04-13 14:39:04 이영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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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수첩] 미래차 기술 초석 다지는 현대모비스…애플 아이폰 경쟁력 주목

차량용 반도체 기술은 미래 모빌리티 산업 승패를 좌우하는 핵심으로 급부상했다. 글로벌 완성차 업계가 반도체기업과 손잡고 차량용 반도체·부품 자립화를 추진하는 것도 이 때문이다. 미래 모빌리티의 핵심인 전동화와 자율주행 기술을 연결하는데도 반도체 역할이 중요하다. 최근 세계 완성차 공장이 멈춰서는 것도 반도체 부족에 따른 것이다. 지금 이시간에도 포드와 GM, 도요타, 현대차 등 글로벌 완성차 공장은 반도체 수급 문제로 가동을 멈추거나 생산량을 조절하고 있다. 특히 '반도체 강국' 한국도 반도체 대란에 휩싸인 상태다. 현대모비스가 지난달 차량용 반도체의 직접 설계와 내재화 목표를 공개한것도 미래 경쟁력 확보를 위한 것으로 보인다. 현대모비스는 이를 위해 지난해 말 그룹 계열사인 현대오트론으로부터 약 1332억원에 반도체 부문을 인수한 바 있다. 이는 전동화·자율주행화 추세로 소프트웨어와 하드웨어, 반도체를 묶는 최적화된 플랫폼 구축이 중요해진 한편 전 세계적 반도체 수급난에 대응하기 위한 측면이 크다. 만약 현대모비스가 차량용 반도체 내재화에 성공할 경우 휴대폰 업계 애플로 급부상할 수 있다. 애플은 2008년 아이폰을 처음 출시한 이후 자체 소프트웨어를 바탕으로 글로벌 모바일 업체와 경쟁에서 우위를 점했다. 애플 아이폰을 제외한 스마트폰 업체들은 구글의 안드로이드 OS를 사용하기 때문에 기기와의 호환이 애플처럼 원활하지 않아 부담으로 작용하고 있다. 특히 애플은 올해 애플 실리콘이라 불린 M1 칩을 처음 적용한 신형 맥북 프로를 출시하며 소프트웨어와 하드웨어의 완벽한 조합을 이끌어냈다. 또 현대차그룹도 현대모비스가 차량용 반도체의 내재화에 성공할 경우 반도체 물량 부족 현상에서도 자유롭게 된다. 글로벌 완성차 업체들이 반도체 공급 부족으로 생산을 중단하고 있는 상황에서 테슬라는 생산이 급증한 것도 이같은 영향이다. 테슬라는 자체 운영체제(OS)를 기반으로 통합제어 구조를 단순하게 만들어 반도체 부품 사용도 최소화 했다. 자체 OS없이 기능제어 분산에 어렵움을 겪고 있는 기존 완성차 업체와 차별되는 부분이다. 현대차그룹이 세계 최고 수준 기술력을 바탕으로 미래 모빌리티 산업의 핵심으로 꼽히는 차량용 반도체 주도권을 선점하기 위해서는 현대모비스의 역할이 어느때보다 중요하다. 자율주행 전기차 '애플카'의 기술 개발에 나선 애플과 글로벌 전기차 시장의 개화 이끈 미국 전기차 업체 테슬라에 비해 현대모비스의 반도체자립 선언은 다소 늦은감은 있지만 조급함에 서두르기보다 먼 미래를 보고 초석을 놓는다는 자세로 완벽하고 치밀하게 준비해 나가야 할 것이다.

2021-04-11 13:16:55 양성운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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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수첩] 기울어진 주총장과 소액주주

'동학개미운동'으로 불리는 주식투자 열풍 속에서도 소액투자자들의 현실은 쉽게 바뀌지 않고 있다. '기울어진 주총' 시리즈(지난달 30일 자 본지 1면)는 회사가 비판을 무릅쓰며 뻔뻔함을 그대로 드러낸 사례 중 극히 일부일 뿐이다. 주주들의 비난이 쏟아져도 꿈쩍 않는 뚝심을 가진 상장사는 여전히 많다. 올해부터 개정된 상법으로 소액주주의 목소리가 커졌음에도 그동안 '막장 주총'이 얼마나 많았을 지 상상만으로도 불쾌감이 느껴진다. 폐쇄적인 지배구조에서 특정 대주주가 전횡을 일삼는 것은 한국이 겉만 번지르르한 금융후진국임을 말해준다. '조국 사태' 이후 공정이란 가치는 다수가 소망하는 시대정신으로 자리했다. 경제의 영역도 예외가 될 순 없다. 실패한 부동산 정책과 불공정이 맞물리며 빚어낸 'LH사태'에서 표출된 국민적 공분은 이를 대변한다. 집권여당의 대패로 끝난 4.7 재보궐선거에도 한껏 예민해진 유권자들의 공정 감수성이 투영돼 있다. 적은 재산이더라도 투자한 만큼의 권리를 보장받을 수 있는 공정한 대결구조를 구축해야 한다. 자본주의의 꽃인 주총장을 양극화와 불평등의 승자가 독식한다면 변화에 역행하는 것이다. 금융당국 차원에서 나서야 한다. 분쟁 주총에서 만큼은 제도권 안의 감시·관리 체계가 필요하다. 구석구석 숨어 보이지 않았던 기업들의 불공정한 관행을 막아 소액주주 행동에 균형을 실어야 한다. 주주권리에 대한 인식이 높아진 지금이야말로 성장 일변도의 덫 속에서 기울어진 운동장의 구조적 변형을 이룰 때다. 시장경제의 가치를 지키면서 성장을 추구하고, 경제민주주의를 지향하며 공정의 가치를 수용하는 것 또한 바뀐 시대가 요구하는 패러다임 전환이다. 아직도 소통창구를 닫고 방어적 경영을 펼치는 회사가 있다면 명심하길 바란다. 약자였다는 개인투자자의 자각은 집단의식을 품은 조직적 목소리가 커지며 깨지고 있다. 폐쇄적 소통방식이 변하지 않는다면 답은 자명하다. ESG가 경영의 새로운 핵심 가치로 부각되며 올바른 감수성을 갖지 못한 기업은 비판받고 도태되는 시대다. 그전까지 취재차 만났던 소액주주연대 대표들처럼 어떻게든 선을 넘으려 시도하는 이들이 지치지 않기를 바랄 뿐이다. #기울어진 주총 #소액주주 #주총 #금융당국 #동학개미운동

2021-04-08 09:51:26 송태화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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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수첩] 車 접촉사고와 같은 보험사

최근 아파트 단지 내에서 가벼운 접촉사고가 났다. 차가 '꽝' 소리와 함께 부딪히던 순간 가장 먼저 들었던 생각은 보험회사였다. 처음 보험을 담당했을 때 마냥 멀게만 느껴진다던 기자에게 한 관계자는 "그래도 사고가 나면 제일 먼저 찾게 될 곳은 보험회사"라고 말했다. 그런데 그 말이 정말 맞았다. 보험회사에 전화해 몇 가지 사안을 전달하자 그 뒤는 일사천리였다. 10분 내로 현장에 도착한 현장 담당자는 말 그대로 하나부터 열까지 사고를 정리했다. 이제 남은 건 과실 산정이었다. 분명 쌍방 과실이 분명했지만, 상대 차주는 "괜찮으세요?"라는 기자의 말을 근거로 100% 본인 과실을 인정한 것이라고 주장했다. 보험사도 말이 길어지자 점점 귀찮아하는 눈치였다. 결국 사고는 경찰서까지 가게 됐고, 사건은 좀처럼 마무리될 기미가 보이지 않았다. 그러자 한 가지 의문이 들었다. 기자와 상대 차주 둘 다 같은 보험사였는데 혹시 그래서 해결이 더딘 건 아닐까? 같은 보험사 가입 차량끼리 사고가 발생했을 때 다른 보험사 간 발생한 사고와 비교해 고객에게 보험금을 적게 지급했다는 이야기도 어디서 들은 것만 같았다. 친한 업계 관계자는 "글쎄 다른 보험사였어도 누가 드러눕지만 않으면 잘 안 싸운다"며 "매일 얼굴 보는 업계 관계자끼리 얼굴 붉힐 일이 뭐 있느냐"라고 말하며 웃었다. 다른 업계 관계자도 비슷한 답변이었다. 그는 "인정 비율에 대한 기준을 만들어 협회와 보험사에서도 운영하는 만큼 특별한 사건이 아니면 과실에 대한 분쟁은 크게 없다"며 "같은 보험사라고 해도 크게 다르지는 않다. 다만 보상 담당자의 성향에 따라 차이가 있을 수는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너무 걱정할 필요 없이 되려 같은 보험사인 경우 오히려 더 완만하게 해결될 가능성이 높다"고 덧붙였다. 마감을 마치자 기다렸다는 듯 보험사에서 연락이 왔다. 상대 차주와 이야기 끝에 결국 서로의 과실을 인정하고 각자 본인의 차량을 수리하는 선에서 마무리하기로 했다는 것. 관계자의 말처럼 이번 사고는 정말 완만한 해결로 막을 내렸다. /백지연기자 wldus0248@metroseoul.co.kr

2021-04-07 09:53:43 백지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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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수첩] 바닥 민심은 올라오는데...

기자는 이번 서울시장 보궐선거에서 더불어민주당 박영선 후보를 따라다녔다. 박영선. 1983년 MBC에 입사해 첫 여성 뉴스데스크 앵커, 첫 여성 경제부장, 첫 여성 법제사법위원장, 첫 여성 원내대표, 첫 여성 중소벤처기업부 장관을 지낸 우리 사회의 유리천장을 부순 인물이다. 민주당에서 이런 경력을 가진 의원은 찾기 어렵다. 화려한 경력에도 박 후보의 표정은 밝지 못했다. 여론조사에서 오세훈 국민의힘 후보와의 지지율 격차가 두 자릿수로 벌어지고 20·30대 지지율도 오 후보에 밀렸다. 조국 사태·부동산 값 폭등·LH 임직원 투기 등 악재가 잇달아 터지며 민주당도 별 수 없다는 인식이 청년에게 자리 잡은 듯 했다. 이에 여당은 '내곡동 셀프 보상 의혹', '실패한 전직 시장' 프레임을 들고 나와 선거운동기간 내내 공세를 펼쳤지만 야권의 단순명쾌한 '정권심판론'에 거대한 균열을 내진 못했다. 5일 마지막 TV 토론에선 오 후보에게 "존재 자체가 거짓"이라는 말도 얻어 맞았다. 故 박원순 전 시장의 성비위로 치러진 이번 보궐선거에서 기존 당헌당규대로라면 출마를 해선 안 되는데 개정까지 해가면서 후보로 나온 것을 비꼰 것이다. 물론 틀린 말은 아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기자가 보기엔 시간이 지날수록 바닥 민심이 올라오는 모습이었다. 현장에서 만난 시민들은 그녀의 경력을 신뢰했고 10년 전 아이들 밥 문제로 시장직을 걷어차고 나간 오 후보를 불신했다. 박 후보의 현장 연설도 점점 자신감이 붙어갔다. 다만 박 후보에게 아쉬운 것은 이해하기 쉽지 않은 내곡동에만 온 신경을 썼다는 것이다. 훗날 이번 선거의 키워드를 꼽는다면 '내곡동'이 첫 순위에 오르지 않을까하는 생각도 든다. 임대아파트 주민이 겪는 차별, 눈치 보며 사는 보호종료아동, 쫓겨나야 하는 쪽방촌 사람들, 면접과 승진에 불합리한 처우를 받는 여성, 하늘 같이 저 높은 곳에서 내다 꽂는 채용 비리, 낮은 학벌로 자신감을 잃은 청년들, 갈 곳 없는 도시 빈민, 유세차에 올라 발언할 기회 조차 없던 성소수자에게도 곁을 내줬으면 어땠을까? 박영선의 진심이 더 다가오지 않았을까? 어느 정도 가진 자들의 정당, '더불어민주당'은 과연 이번 서울시장 선거에서 어떤 성적표를 받아들지 그 결과가 어느 때 보다 궁금해진다.

2021-04-06 11:16:09 박태홍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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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수첩] 애널리스트와 유튜버의 경계

최근 A증권사의 애널리스트가 B증권사로 이직했다. 유튜브를 통해 유명해진 '스타 애널리스트'다. 지난해 동학개미운동으로 '주린이'들의 유입이 크게 늘어났고, 증권사 유튜브 채널이 급성장하며 자연스레 탄생한 스타였다. 그를 새로 영입한 B증권사 리서치센터는 3명을 정리해고했다. 기존 직원들은 한칸씩 자리 배치가 밀려났다는 후문이다. 증권사는 '유튜브 전쟁'이 한창이다. 너도나도 유튜브 전담 조직을 신설하고, 새로운 콘텐츠 확보에 사활을 걸고 있다. 지난해 말 구독자 수 10만명을 달성해 '실버버튼'을 자랑하던 증권사들이 구독자 수 100만명을 돌파해 '골드버튼' 경쟁에 나섰다. 저금리 시대 유례없는 주식 시장 활황과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으로 인한 비대면 문화가 결합한 결과다. 증권사는 유튜브 채널 운영을 통해 '주린이' 고객 선점이 가능하고, 개인투자자들은 영업점 프라이빗뱅커(PB) 대면 없이 스마트폰 화면을 통해 투자 정보를 획득할 수 있다. 특히 증권사별 애널리스트들이 직접 출연해 토크쇼 방식으로 투자 정보를 제공하는 콘텐츠가 인기다. 애널리스트들이 자신의 얼굴을 드러내고 다양한 정보를 공유한다는 점에서 투자자에게 높은 신뢰감을 줄 수 있다. 반면, 증권사 리서치센터 애널리스트의 곡소리는 날로 끊이지 않고 있다. 애널리스트의 주된 업무는 고객에게 투자 참고자료를 제공하는 기업분석 리포트(보고서) 작성이다. 본 업무는 본 업무대로 그 외 시간에 자의 반 타의 반 유튜브 영상 촬영을 이어가다 보니 고충은 이만저만이 아니다. 간혹 날 선 시청자들의 댓글 반응도 쉽게 무시할 수 없다. 일부 인기 유튜브 방송에서 섭외가 들어오면 거절할 수도 없다. 한 번 거절했다간 다시는 해당 방송에서 자신을 불러주지 않을까 봐 두렵다는 의견이다. 활자로 된 보고서 대신 영상 콘텐츠를 더 선호한다는 시대의 흐름을 부정할 수는 없다. 이에 따라 애널리스트의 업무영역도 변화하고 있는 것도 사실이다. 다만, 투자자에게 다양하고 검증된 정보를 제공해야 하는 것이 '업의 본질'임을 잊어선 안된다.

2021-04-05 15:57:32 박미경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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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수첩]진짜 서민금융상품

서울 잠실에 있는 롯데월드를 구경하기 위해선 입장권이 필요하다. 그러나 롯데월드를 입장했다는 것 만으로 롯데월드를 모두 누렸다고 볼 수 있을까. 아마도 화려한 건물 앞에서 사진을 찍을 순 있어도 모든 놀이기구를 타보지 못해 모두 누렸다고 볼 순 없을테다. 그렇다. 롯데월드를 온전히 누리기 위해선 자유이용권이 필요하다. 금융위원회는 서민금융법이 통과되는 시기에 맞춰 은행권을 중심으로 '햇살론 뱅크'를 출시할 예정이다. 서민금융진흥원의 출연금 부과대상 범위를 상호금융조합, 저축은행에서 은행, 보험사, 여신전문금융회사 등으로 확대해 서민정책금융 상품을 확대하겠다는 설명이다. 그러나 이렇게 추진하는 햇살론 뱅크가 과연 실효성이 있을 지는 의문이다. 햇살론 뱅크는 서민금융상품을 1년 이상 이용하고, 최근 1년이내 부채 또는 신용도가 개선된 저소득자가 이용할 수 있다. 당장 은행을 통해 햇살론 뱅크를 받을 수 있기 때문에 은행 문턱을 낮췄다는 것 하나와 저신용자 저소득층의 자금을 공급해줬다는 것을 제외하곤 서민금융상품의 역할을 모두 다하고 있다고 보기 어렵다는 지적이다. 특히 이 경우 서민금융상품을 이용하는 저신용·저소득자는 신용도를 개선할 여지가 없어 서민금융상품을 반복해서 이용하거나, 제2금융권에서 추가대출을 받을 수 있다. 실제로 2020년 국감자료에 따르면 서민금융상품을 이용한 10명 중 4명은 제2금융권에서 추가대출을 받았다. 햇살론 뱅크가 제대로 된 서민금융상품으로 자리잡기 위해선 신용 개선을 위한 명확한 방법이 제시돼야 한다. 예를 들어 서민금융상품 이용과 함께 신용관리교육으로 이용자의 신용개선 방안을 알주거나, 신용상담을 통해 과다채무자를 채무조정제도로 안내할 필요가 있다는 설명이다. 입장권을 쥐어줬다고 롯데월드를 다 구경했다고 볼 수 없듯, 저신용 저소득자에게 은행권에서 이용할 수 있는 정책금융상품을 공급했다고 문턱을 낮췄다고 보긴 어렵다. 지금은 이들에게 어떻게 해야 롯데월드를 온전히 누릴수 있는 지. 어디서 어떻게 자유이용권을 구매할 수 있는지 명확히 알려줄 수 있는 서민금융상품이 필요할 때다.

2021-04-04 16:55:31 나유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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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수첩] 수학 싫다고 문과 간 친구들

필자가 고등학생이었던 시절에는 고1에서 고2로 올라갈 때 문과에 갈지, 이과에 갈지 정해야 했다. 기자는 이과, 단짝 친구는 문과를 선택했다. 친구와 헤어지는 게 섭섭했던 필자는 "너는 왜 문과를 고른 거야?"라고 물었다. 그 친구는 "어… 나는 수학이랑 과학이 정말 소름 끼치게 싫어!"라고 답했다. 당시 문과로 간 학생 중 다수가 인문사회계열 과목을 공부하는 게 좋아서가 아닌 단지 물리, 화학, 생물, 지구과학, 수학 같은 과목이 싫다는 이유로 인문계에 진학했던 것으로 기억한다. 그렇지만 누구 말마따나 기억 앞에서는 겸손해야 하기에 100%라고 장담은 못한다. 지난달 30일 서울 영등포역 앞에서 열린 오세훈 국민의힘 서울시장 후보의 선거 유세 현장에 있던 시민들과 이야기를 나누다가 약 10년도 더 전에 수학·과학이 싫어 문과를 택한 학우들을 보는 듯한 기시감이 들었다. 이날 오 후보의 연설을 지켜보던 심모(68) 씨에게 야당을 지지하는 이유를 물었다. 심 씨는 "내가 테레비에서 토론회 하는 걸 많이 봤잖아. 박영선 그 사람은 너무 뻔뻔스럽고 건방져. 상대방한테 따지고 그럴 때 사람이 좀 품격있게 굴어야 하는데... 아나운서 출신이라고 또 말은 잘해. 근데 건방져"라면서 "그리고 4년동안 민주당 하는 걸 봤잖아. 비리도 말이야. 어디 한두명이라야지. 몇 명째야 벌써?"라며 목소리를 높였다. 그 옆에 있던 김모(80) 씨는 "오세훈 후보가 좋다기보다는 나는 저쪽 당이 싫어. 180석이나 차지해서 독선을 부리잖아. 국민들 얘기는 안 듣고. 임대차3법, 공수처(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법 다 지들 맘대로 밀어붙여"라고 말하며 투덜거렸다. 지난 3월 30일 영등포역 앞에 설치된 유세 무대에 오른 오 후보는 정책 비전을 제시하기보다는 박영선 후보와 민주당, 문재인 정권 깎아내리기에 더 열을 올렸다. 오 후보는 현장에서 "며칠전부터 이낙연 대표를 비롯한 민주당분들이 반성을 한다고 합니다. (중략) 잘못했으면 부동산 정책을 뭘 어떻게 바꿔야겠다고 얘기해야 정당다운 정당 아닙니까? 근데 부동산 정책을 잘못했다고 하는데 뭘 바꾸겠다는 건지 아직도, 하루가 지났는데도 얘기가 없습니다. 선거가 다가오니까 분노한 서울시민들에게 일단 잘못했다고 말은 하고 표는 얻고 보자는 심산 같은데 제가 정확히 봤나요?"라고 말했다. 유세 현장에서 서울시 발전을 위한 청사진을 제시하지 않은 건 오 후보도 마찬가지다. 그가 무대에서 연설한 시간은 총 595초다. 그중 '앞으로 뭘 하겠다'고 말한 건 고작 10초인데 "여러분 제가 시장이 되면 부익부 빈익빈이 아니라 위를 아래로, 아래를 위로. 중산층이 두터워지는 서울시, 반드시 만들겠습니다"고 했다.

2021-04-01 15:24:29 김현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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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수첩] 반도체 생존경쟁, 누구에 운전대를 맡기나

김재웅 기자 반도체 산업 경쟁력은 호황기에 결정된다. 호재를 타고 추격에 속도를 내는 경쟁사를 따돌려야하고, 내년 수요를 정확하게 예측해 미래 계획까지 수립해야 하기 때문이다. 자칫 한발만 늦어도 도태되고, 무리하게 빨리 가면 말라죽을 수도 있다. 요즘 반도체 업계가 그렇다. 호사가들이 반도체 슈퍼 사이클을 노래하며 축제에 젖어있는 것과는 달리, 업계 종사자들은 더 예민하게 촉각을 곤두세우고 업무에 몰두해야한다. 특히 요즘 분위기는 더 심각하다. 정계가 기업 규제 강화와 총수 구속에 온 힘을 쏟는 사이, 미국과 유럽은 반도체 자립을 선언하며 막대한 투자 계획을 밝혔다. 국제 사회가 보는 국내 반도체 기대감도 크게 줄었다. 물론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는 전문가다. 지난 몇년간 반도체 불황속에서도 과감한 투자를 단행한 성과를 내고 있고, 올해와 내년에도 적지 않은 투자를 예고했다. 메모리 뿐 아니라 시스템 반도체 부문도 새로 개척하며 반도체 강국의 자존심을 지켜주고 있다. 그럼에도 업계 전문가들이 보는 국내 반도체의 미래가 밝지만은 않다. 초미세 공정이 고도화되면서 기술 격차가 빠르게 좁혀졌고, 한국을 제외한 국가들이 힘을 합쳐 한국을 견제하려는 움직임까지 보이고 있기 때문이다. '사면초가' 상황에서 국내 반도체 업계가 할 수 있는 탈출구는 대규모 인수합병 뿐이다. 해외에 있는 우량한, 기술력이 높은 회사를 우리편으로 끌어들여 경쟁력을 다시 높이는 방법이다.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모두 주주총회에서 대규모 M&A를 약속한 상태다. 그러나 이마저도 쉽지 않아보인다.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은 구속돼 충수염으로 입원 중인 상태고, 최태원 회장도 공정거래법 개정안 등 여러 사안을 해결하느라 지배구조 개편에 쉽게 나서지 못하는 모습이다. 오너가 기업 경영을 총괄하고 대규모 투자 결정까지 내리는 방법이 꼭 옳다고 볼 수는 없다. 개인의 이해 관계에 따라 기업을 사유화할 수 있고, 사익을 편취할 우려도 적지 않다. 그렇다면 누가 책임을 지고 천문학적인 돈을 투자할 수 있을까. 전문경영인은 자칫 배임 혐의를 받을 수 있어 결정이 쉽지 않고, 임기만 넘기면 되기 때문에 오히려 사익을 추구할 수도 있다. 외부 기관에 의뢰를 맡겨도 책임 소재가 불명확하고, 자칫 정보가 새어 나가면 더 큰 비리로 이어질테다. 결국 회사와 나를 일체화할 수 있는 주주들이 결정하는게 가장 합리적이다. 빠른 결정이 필요하면 최대주주, 총수가 나서는 게 최대 이익을 위한 방법이다. 죄를 사하라는 말은 아니다. 굳이 현실적으로 기업을 가장 잘 운영할 수 있는 사람을 밀어내는 게 옳은가는 의문이다. 대한민국 경제가 촌각을 다투는 요즘에는 특히 말이다.

2021-03-31 16:08:10 김재웅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