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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피니언>기자수첩
[기자수첩] '에·루·샤' 의 줄인상에도 식지않는 명품 사랑

해외 유명 브랜드들이 연초부터 가격인상을 줄이어 하고 있지만, 명품을 향한 소비자들의 애정은 식지 않는 분위기다. 이른 아침은 물론, 전날부터 매장 앞에 진을 치고 있는 '오픈런'은 더이상 희귀 현상이 아니다. 지난 1~3월 일명 '에·루·샤'로 통하는 에르메스, 루이비통, 샤넬이 가격 인상을 단행하자 프라다와 버버리도 이달 1일 일제히 가격을 올렸다. 루이비통은 조만간 또 다시 가격을 올릴 것이라는 이야기가 나오고 있다. 명품 브랜드 측은 가격 인상 요인으로 원가 상승, 환율 변동, 비용 증가, 본사의 글로벌 가격 정책 변화 등을 늘어놓지만, 문제는 너무 자주 인상한다는 것. 실제로 루이비통은 지난해 1월 이후 총 7회, 샤넬은 4회 제품 가격을 인상했다. 하지만, 소비자들은 이를 크게 신경쓰지 않는 눈치다. 오히려 가격 인상 소식이 전해지기라도 하면, 해당 매장 앞은 수많은 인파가 몰린다. 가격이 오르기 전 무엇이든 구매하고 보자는 식이다. 명품 브랜드들은 유독 한국에서만 베짱 영업을 하고 있다. 비쌀수록, 갖기 힘들수록 잘팔리는 심리를 이용해 수시로 가격 인상을 단행한다. 특히 MZ세대는 자신을 과시하는 수단으로 명품을 구매하는 경우도 다반사다. 상황이 이러니 백화점들은 새로 오픈할 때 해외 명품을 입점시키기 위해 치열한 경쟁을 할수밖에 없다. 수수료를 낮추고 일명 '모셔오기'를 한다. 해외 명품이 '슈퍼 갑'인 셈이다. 반면, 국내 패션 브랜드는 백화점에 입점하기 위해 안간힘이다. 또 소비자원에 따르면 명품 브랜드의 AS 문제와 관련한 민원은 매년 수백건에 달한다. 국내에 제대로 된 AS센터를 갖추지 않은 브랜드의 경우 사설 업체에서 '날림 수선'을 하는 경우도 허다하다. 그럼에도 소비자는 '명품'에 아낌없이 지갑을 열고 있다. 보복소비를 핑계로 합리화한다. 지나친 명품 사랑만이 '나'를 드러낼 수 있는 도구인지 생각해봐야 한다.

2021-06-06 16:37:38 신원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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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수첩] '운명의 날' 자구안 통과 여부 쌍용차에 주어진 마지막 기회

최근 자동차 업계 관계자를 만나서 이야기를 나누다보면 빠지지 않는 이야기가 있다. 바로 자동차 반도체 부족 문제와 쌍용차 조기 정상화 여부다. 반도체 문제의 경우 안정화까지 다소 시간이 걸리더라도 생산량을 조절하며 정상화를 기대할 수 있지만 쌍용차는 자칫하면 회사가 문을 닫는 상황까지 발생할 수 있다. 쌍용차의 위기는 복합적인 요인이 겹쳐있지만 사측이 제시한 자구안을 노조가 받아들인다면 생각보다 쉽게 풀릴 수도 있다. 바로 절체절명의 위기를 맞고 있는 쌍용차가 생존을 가늠할 수 있는 운명의 날 하루 앞으로 다가왔다. 6월 8일은 쌍용차 사측이 최대 2년간 직원 절반의 무급휴업을 골자로 내놓은 자구안에 대해 노조의 찬반 투표 결과가 발표되는 날이다. 기업회생절차(법정관리)에 매각마저 난항을 겪고 있는 상황에서 이번 자구안 통과 여부는 쌍용차에게 주어진 마지막 기회로 바라볼 수 밖에 없다. 이 때문에 오는 7~8일 자구안에 대한 조합원 찬반 투표를 앞두고 사측은 지난 2, 3일 평택 공장 A, B조와 구로서비스, 4일 창원 공장 A, B조 조합원을 대상으로 설명회를 진행했다. 이번 자구안의 주요 내용은 ▲무급휴업을 기본 2년간 시행하되 우선 1년간 기술직 50%와 사무직 30% 대해 시행한 ▲2019년 합의 임금 삭감과 복리후생 중단 기간을 2023년 6월까지 2년 연장 ▲임원급여 기 삭감분 20% 외 추가 20% 삭감(총 40% 삭감) ▲유동성 확보를 위한 부품센터 등 부동산 4개소 추가 매각 등이다. 과거 2009년과 같은 대량해고 사태를 거치지 않고 생존할 수 있는 방안을 모색하기 위해 강도 높은 자구안을 내놓은 만큼 조합원들 사이에서도 신중한 모습을 보이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번 자구안은 M&A를 전제로 마련된 만큼 통과 여부에 따라 이해관계자들이 쌍용차의 생존의지를 확인하는 마지막 기회가 될 뿐만 아니라 향후 M&A와 회생절차의 관문을 통과 여부를 판단하는 중요한 척도가 된다. 특히 이번 자구안의 결의 여부에 따라 M&A 추진의 강력한 동력을 얻어 '인가 전 M&A'를 성공적으로 마무리 할 수 있다. 다만 일부 조합원들이 최대 2년간 무급휴직에 반발하고 있어 자구안 통과 여부는 미지수다. 앞서 쌍용차는 유동성 위기가 불거진 지난 2019년 말부터 업계에서 유례가 없었던 강도 높은 선제적인 자구노력을 시행해 왔다. 전 직원 대상 20여개 항목의 복리후생 중단 및 임금 20% 삭감 등을 통해 매년 1200억원 상당의 인건비성 비용을 절감했다. 문제는 자구안이 통과되지 못할 경우 회사는 최악의 상황에 직면할 가능성이 높다. 과거 득보다 실(아픔)이 많았던 인적 구조조정 방식보다는 전체 인원을 유지하면서 비용을 줄일 수 있는 합리적이고 실효적인 방법을 찾기 위해 그 동안 노사가 머리를 맞대고 고민한 결실이 무산된다. 또 쌍용차의 매각도 안개속으로 사라질 위기에 놓이게 된다. 미국 HAAH오토모티브와 다른 기업이 쌍용차를 매력적인 인수 대상으로 바라보기 어려워 지기 때문이다. 나아가 기업 가치 평가에서 청산 가치가 높아지면 모두가 일자리를 잃을 상황에 처한다. 이는 노조 집행부와 조합원 모두에게 결코 바람직한 일이 아니다. 이번 자구안 통과가 쌍용차로서는 회생의 '마지막 기회'가 될 가능성이 높은 만큼 조합원들의 대승적 판단이 필요한 상황이다.

2021-06-06 11:29:21 양성운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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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수첩] MZ세대 '한탕'의 꿈

얼마 전 MZ세대라 불리는 젊은 층에 관한 인터뷰 기사를 썼다. 이 시대를 사는 한국인이 가장 예민하게 반응하는 문제이면서도 수많은 논쟁을 낳는 공정이란 가치에 대해 물었다. 그중 한 답변이 흥미로웠다. 한 육군 보병사단에서 근무하는 중사였는데 그는 군 생활 8년 차에 한 번도 없었던 경험을 하는 중이라고 했다. 요약하자면 지난해 7월부터 전군 사병들에게 휴대폰 사용이 허용되면서 20대 초중반의 많은 청년이 주식과 비트코인 등 위험자산에 투자하고 있다고 한다. 그가 여러 병사와 상담해 본 후 내린 결론은 이랬다. 공정의 가치가 무너졌기 때문이라고. 처음엔 과도한 견강부회라 생각했지만 이 논법은 나름의 설득력을 갖고 있었다. '부동산 대란'과 'LH 사태'를 거치며 벌어졌던 격차의 문제가 심해졌고 이 같은 양극화 현상에 청년들은 직접적인 박탈감을 느끼고 있다고 했다. 꿈꿀 수 있는 게 작아졌다고 믿는 이들에게 땀 흘려 일해서 번 돈의 가치는 퇴색된 지 오래인 듯 했다. 월급 모으며 아등바등 살 바에 한탕을 노리겠다, 세상이 우리를 이렇게 내몰았다, 하는 말로 들렸다. 시대의 계층 유동성이 붕괴된 데 대한 회의감이다. 여기에 코로나19는 공격적인 투자가 지닌 잠재적 위험에 대해 판단할 사고를 마비시켰을 테다. 그렇게 그들은 자리를 허락하지 않는 부동산 대신 주식과 신흥국 통화부터 초위험자산으로 분류되는 가상화폐까지 발걸음을 돌렸다. 경제 전문가들은 위험자산 선호심리가 강화된 이유를 저금리 기조와 경기회복 기대감 등에서 찾는다. 논리적으로 맞다. 하지만 위 병사들 사례에서 알 수 있듯 MZ세대는 좀 더 단순하면서도 명확하다. 이들은 논리적이지 않다. 그런데도 이들의 파급력은 다수가 소망하는 시대정신을 끌어 내고 그 과정에서 어떤 권력자도 개입할 틈이 없기에 무섭다. 기자가 MZ세대로서 감각하는 세상도 크게 다르지 않다. 부모보다 못 사는 최초의 세대라고 한다. 영끌(영혼까지 끌어모아서 투자), 빚투(빚내서 투자) 등 MZ 세대로부터 등장한 신조어에는 공정과 격차의 문제가 나란히 투영돼 있다. 주식부터 가상화폐, 부동산까지 상식적이지 않은 세상이 됐다. 시장이 상식을 찾도록 하는 것이 정치와 금융당국이 할 일이지만 마땅한 해법도 보이지 않는다. 여기에 이례적인 저성장과 일자리 위기 등 불확실한 미래에도 직면해 있다. MZ세대의 경제관념을 '한탕주의'란 말로 쉽고 간단하게 설명하지 않았으면 한다.

2021-06-02 14:35:34 송태화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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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수첩] 우수콜센터의 이면

최근 한 카드사의 콜센터에 전화를 걸었다. 이곳은 한국능률협회컨설팅이 시행한 '한국산업의 서비스품질지수(KSQI)'에 다년간 선정되기도 한 우수콜센터였다. 통화를 한 이유는 카드 발급 시 수령 장소를 직장으로 잘못 선택했기 때문이다. 설계사와 이야기 중 혼동이 생겨 설계사가 카드 수령 장소를 직장으로 선택한 것이다. 직접 통화를 통해 변경하는 수밖에 없어 바로 콜센터에 연락했다. 우수콜센터에 대한 기사를 최근 다수 접한 탓일까. 그날따라 유독 더 텔레마케터의 인사말이 친절하게 느껴졌다. 우수콜센터 부문 평가 항목으로 꼽히는 ▲통화연결 시도 횟수 ▲상담사의 말하는 속도 ▲고객 문의에 대한 적극적인 안내 항목 등에 대해서도 정말 정확한 발음으로 천천히, 알기 쉽게 설명하는 텔레마케터 노력이 빛을 발했다. '우수콜센터로 선정될수 밖에 없었구나'라는 생각으로 통화를 이어가던 중 귀에 꽂히던 말은 "불편을 드려 대단히 죄송합니다"란 답변이었다. 당장 카드가 필요하지 않은 터라 크게 불편함은 없었다. 중요한 건 당시 통화를 하고 있던 텔레마케터가 사과를 할 일이 전혀 아니었다. 통화는 마무리됐고, 이어폰을 통해 통화하고 있던 터라 바로 통화를 끊지 못했다. 그러자 잠시 대기하던 텔레마케터는 "고객님, 끊어주시겠어요?"라고 친절히 요청했다. 먼저 끊으셔도 된다고 답변하자 "그럼 죄송하지만 먼저 끊도록 하겠습니다"라며 통화는 마무리됐다. 최근 KSQI 조사 결과에 따르면 총 48개 산업, 276개 기업 및 기관의 콜센터 서비스를 조사한 결과 90점 이상을 받은 115개가 '한국의 우수콜센터'로 선정됐다. 절반 가까이 되는 국내 기업의 콜센터가 90점 이상의 점수를 유지한 데는 어떤 이면이 숨어있을까? 통화를 마치고 나니 우수콜센터 선정은 사실 수많은 텔레마케터의 사과와 감정노동을 밟고 올라선 성과일 수 있다라는 생각이 들었다. 모든 직업에는 존중과 인정이 밑받침되어야 한다. 그런데도 텔레마케터의 업무 고충은 매년 뜨거운 이슈를 몰고 온다. 우수콜센터 선정을 자랑하기 이전에 소속 텔레마케터와 상생하려는 기업들의 노력이 필요한 이유다.

2021-06-01 10:38:54 백지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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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수첩] ESG 열풍 속에서

E(Evironment·환경)·S(Social·사회)·G(지배구조·Governance), ESG 바람이 불고 있다. 반 만년 넘게 지속된 인류의 역사에서 환경과 사회에 대한 대중의 관심이 이토록 높았던 적은 없었다. 제 3자의 입장에서, 매일 같이 기업의 ESG 경영 선언이 쏟아지는 상황에 의문점이 들었다. '과연 이 기업은 진정성 있게 ESG를 실천하려고 하는 것일까? 그렇다면 우리는 그 진정성을 파악할 수 있을까? 우리는 기업의 진심(眞心)을 어떻게 알고 투자로 연결할까?' 학계의 반응은 원론적이다. 기업의 ESG 경영을 평가는 할 수 있으나 평가 기관도 수백 개에 이르고 거기서 매기는 점수도 어떤 항목에 비중을 두느냐에 따라 다르다. 산업별로 공통의 가이드라인을 뽑을 수 있겠으나 아직은 이르다. 전통적인 재무제표처럼 신뢰할 만한 평가 기준안이 없으니, 단순 기업 홍보를 위해 ESG로 기업을 포장하는 'ESG 워싱'도 나타난다. 글로벌 경제가 ESG에 열광하는 상황에서, ESG만 잘하면 기업의 경영 실적 좋을 것이란 환상은 금물이다. ESG와 실제 경영 실적이 반비례 해 CEO가 물러난 적도 있었다. 지난 2014년 에비앙 생수의 제조사인 프랑스 유명 기업 다논(Danone)의 엠마뉴얼 파버 최고경영자(CEO)는 재임기간 사회적 기업에 투자하고 생물다양성을 위한 기업 연대를 발족시켰지만 올해 3월 14일 다논의 이사회는 파버를 해임했다. 식품업계의 핵심인 R&D와 마케팅에 뒤쳐진 결과 경쟁업체 유니레버와 네슬레가 기업 가치를 높여가는 것을 지켜볼 수 밖에 없었다. ESG만 잘해갖고 기업의 지속가능한 성장을 담보할 수도 없는 것이다. 마지막으로 기업의 대척점에 있는 자들에게 묻고 싶었다. 환경 단체에서 일하는 후배에게 ESG 경영에 대해 묻자 짧은 탄식이 나왔다. 후배는 기업의 실질적인 온실가스 배출량은 제쳐 놓고 '기업 내에서 텀블러를 썼다', '포장재를 조금 바꿨다'고 ESG 제목을 붙여서 나가는 기업의 홍보를 우려했다. 앞서 말한 'ESG 워싱'을 지적한 것. 또한 환경단체는 정부가 기업이 환경오염에 책임이 있는데고 불구하고 근본적인 문제를 해결하지 않은 채, 기업에게 전기차 투자를 지원하고 원전 문제를 대응하는 모습에 모순을 느끼는 것 같았다. 시장 경제에서 ESG가 주도권을 쥐려하는 과도기적 시점에서 '2050 탄소중립'이란 문재인 정부의 선언이 아른거렸다. 시간이 얼마 남지 않았다.

2021-05-31 15:53:18 박태홍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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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수첩] 공모주 '학습효과'

최근 '공모주=따상(시초가가 공모가 두배+상한가)' 공식이 깨졌다. 대어(大漁)급 공모주는 따상은 물론 따따상까지 쉽게 간다는 공모주 학습효과가 무너진 것. 81조원이라는 역대 최대 증거금 기록을 세웠던 SK아이이테크놀로지(SKIET)가 따상에 실패하면서다. 지난 11일 상장 첫날 SKIET는 시초가에서 5만5500원(26.43%) 하락한 15만4500원에 장을 마감했다. 이후로도 주가는 지지부진한 흐름을 이어가고 있는데, 지난 28일 종가 기준 14만5000원으로 아직까지 시초가를 넘어서지 못한 상태다. 실제로 대어급 공모주로 평가받던 SK바이오팜, 카카오게임즈, 하이브(빅히트), SK바이오사이언스 등이 상장 직후 주가가 고공 행진하다가 추세적인 하락 흐름을 보였다. 최근 이어지는 투자 광풍에 공모주 시장 거품 논란은 어쩌면 당연지사일지도 모른다. 개인 투자자는 따상으로 하루 160%의 고수익을 얻었다는 얘기를 듣고, 기업 가치에 대해서는 알아보지도 않고 묻지마식 투자를 일삼는다. 기업은 기업가치를 높게 평가받아 공모주 청약을 통해 대규모 자금을 끌어 모으려고 한다. 기업공개(IPO) 시장이 호황을 보이자 증권사에 상장 관련 문의를 하는 경우도 크게 늘었다고 한다. 증권사들은 투자자에게 공모주 투자에 대한 기대감을 불어넣은 채 막대한 수수료 수익을 챙겼다. 상장 주관을 맡은 증권사는 통상 공모 금액의 0.8%를 수수료로 받고, 0.2~0.3%의 별도 인센티브도 받을 수 있다. 이번 SKIET의 상장을 주관한 제이피모건 등 증권사 2곳은 주관수수료로 각각 46억원을 챙겼다. 공모주의 고평가 논란은 오히려 적정 공모가를 찾아가는 계기가 될 수도 있다. 신규 상장 종목에 대한 의구심이 커지면 커질수록 기업들이 합리적인 근거로 적절한 공모가 산정을 위해 노력할 것이기 때문이다. 지금이라도 늦지 않았다. 개인 투자자, 기관 투자자, 상장 기업, 증권사가 적정 공모가의 중요성을 확인한 만큼 IPO 시장 건전화가 빠르게 이뤄지길 바란다. 개인 투자자들의 건전한 자본시장 유입과 기업의 자본조달 역할을 키워 자본시장의 질적·양적 성장을 이끌어낼 기회다.

2021-05-30 13:50:20 박미경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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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수첩] 피자게이트와 '킹리적 갓심'

2016년 12월 워싱턴DC의 피자가게 '카밋 핑퐁'에서 20대 후반의 한 남성이 소총으로 실탄 수발을 난사했다. 그는 경찰 조사에서 "'피자게이트'를 직접 조사하기 위해 총격했다"고 진술했다. 피자게이트는 당시 민주당 대선후보였던 힐러리 클린턴이 아동 성착취 조직을 지휘했으며 카밋 핑퐁이라는 피자가게가 그 근거지라는 내용의 음모론이다. 사람들의 기억 속에서 잊혀져 갔던 이 사건은 2019년 8월 불법 아동 성매매 혐의로 기소돼 수감된 제프리 엡스타인이 교도소에서 스스로 목숨을 끊는 일이 벌어지면서 다시 사람들의 입방아에 오르내리고 있다. 엡스타인이 피자게이트에 연루된 유력 인사들의 이름이 적힌 고객 명부로 이들을 협박하자 누군가 그를 살해했다는 것이다. 피자게이트를 믿진 않지만, 이 음모론 신봉자들의 심정을 조금 헤아려 줄 필요는 있다. '킹리적 갓심'이라는 말이 유행인 것만 봐도 알 수 있듯 사람들은 팩트가 부족한 자리를 상상력으로 메우는 경향이 있다. 정보가 투명하게 공개되지 않을수록 이런 성향은 강해진다. 킹리적 갓심이란 단순한 의혹의 수준을 넘어 사건의 정황이 딱딱 맞아떨어질 때 합리적 의심이란 말 대신 강조하는 접두사(?)인 '킹'(왕)과 '갓'(신)을 붙여 사용하는 신조어다. 추측의 근거가 되는 사실이 정식으로 공개된 내용이라면 합리적 의심이라는 말을 썼을 테지만 정보 접근 제한으로 일반 시민이 진실에 가닿는 과정은 험난하기만 하므로 킹리적 갓심을 발동할 수밖에. 서울시는 코로나19 발생 현황과 대응 방안에 대한 정확한 정보를 시민들에게 제공하겠다며 작년부터 유튜브를 통해 시청에서 열리는 '코로나19 온라인 브리핑'을 생중계했다. 매주 월요일에는 코로나19 주간 발생 동향을 통해 지난 일주일간 서울시의 방역 성적표를 점검받는다. 지난주 일평균 확진자 수, 감염경로 조사 중인 사례, 무증상자 비율, 확진시 중증으로 이어질 위험이 높은 65세 이상 환자 비율, 사망자수를 2주전과 비교해 상황이 더 나아졌는지 나빠졌는지를 가늠해 볼 수 있다. 그런데 서울시는 지난 3일 이례적으로 코로나19 주간발생 동향을 공개하지 않았다. '서울시가 제대로 된 방역조치를 취하지 않아 코로나19 상황이 심각하게 나빠져 정보를 숨기는 건 아닐까?'라는 킹리적 갓심이 들어 직접 확인해봤다. 해당 정보가 누락된 4월 마지막주에는 코로나19 감염경로 조사 중인 사례, 무증상자 비율, 65세 이상 확진자수, 사망자수가 각각 2주전과 비교해 1.9%포인트, 1.4%포인트, 3.3%포인트, 6명 증가했다. 킹리적 갓심이 합리적 의심이 됐다.

2021-05-26 15:44:02 김현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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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수첩]실효성 있는 금융교육

20대, 처음 대출을 받은 곳은 카드사였다. 휴대폰으로 발송되는 광고성 문자를 보고 카드론(장기 대출)을 신청했다. 당시 금리는 연 8% 남짓, 이벤트를 더해 낮은 금리라고 상담원은 설명했지만 은행 금리가 연 2~3%인 점을 고려하면 금리차는 2배 이상이었다. 그럼에도 카드사에서 대출을 받았던 이유는 단순했다. 쉬워서였다. 앱으로 한도에 맞춰 원하는 금액을 입력하기만 하면 상담원에게서 연락이오고, "네"라고 몇 마디만 하면 계좌로 돈이 들어왔다. 당시 은행으로 대출을 받으러 갔다가 제출해야 하는 서류목록을 적어서 돌아 온 것과 비교하면 매우 간편한 수준이었다. 금융교육 수준은 돈을 모을 때보다 돈을 빌려야 할 때 더욱 드러난다. 금융교육이 충분한 경우 이자 부담을 이유로 제출 서류를 챙겨 은행에 갈 확률이 높지만, 금융교육이 불충분 하면 이자부담보단 당장 급한 이유가 앞서 같은 신용평점에서도 카드사나 제2금융권을 이용할 수 있다. 한국은행에 따르면 카드론 증가율은 다른 연령대보다 20대와 60대에서 두드러지게 급증한 것으로 나타났다. 20대는 2018년 8930억원에서 2020년 1조1410억원으로, 60대는 3조5660억원에서 5조1290억원으로 늘었다. 전체 카드론에서 차지하는 비율도 20대가 2018년 3.3%에서 지난해 3.6%로, 60대는 같은 기간 13.4%에서 16%로 커졌다. 반면 연령대별 금융이해력은 20대와 60대에서 가장 낮았다. 2020년 전국민 금융이해력 조사결과를 보면 20대는 100점만점에 64.7점, 60대는 65.8점으로 다른 연령대보다 최대 4점 이상 낮았다. 20대와 60대의 카드론이 급증한 이유로 경제력이 취약한 부분도 있겠지만, 금융교육과의 연관성도 무시하기 어렵다는 설명이다. 금융위원회는 올해 코로나19 상황에서도 초·중·고 학생을 위한 온라인 1사1교 교육과 대학생을 위한 비대면 실용금융 강좌를 실시하겠다고 했다. 또 금융환경 변화를 감안한 콘텐츠 최신화 등 보완작업도 진행해 고령층과 취약계층에도 소외되지 않도록 하겠다고 했다. 교육은 적기에 활용하기 위해 필요하다. 금융교육도 마찬가지다. 위기상황에서는 본인이 자주 듣거나 자주 이용하던 금융습관이 나올 수밖에 없다. 20대와 60대에 연 1회 질 좋은 금융교육보다 반복적인 금융교육이 필요한 이유다. 형식보다 실효성 있는 금융교육이 보다 확대되길 기대해 본다.

2021-05-26 15:17:08 나유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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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수첩] 법은 정의로운가

법은 사회를 유지하기 위해 지켜야할 규칙을 명문화한 것이다. 때문에 법치가 흔들리면 사회가 안정을 지킬 수 없고, 결국 혼란 속에서 모두가 불안 속에서 살아가야할 지도 모른다고 우리는 배워왔다. 법은 대한민국을 건국한 1948년에 처음 정립돼 지금까지 쉼없이 수정 발전해왔다. 국민들이 뽑은 국회의원들이 모여 그때그때 필요한 법을 새로 만들거나 문제가 있는 경우 개정을 통해 현실에 맞게 고쳐왔다. 문제는 법이 늘 정의로울 수 없다는 데에 있다. 법은 스스로 정의를 반영한다고 하지만, 쉴새 없이 변하는 인간 사회에서 가장 옳은 규범을 제대로 반영하는 것은 불가능에 가깝다. 정의에 가까울수는 있어도, 정의 그 자체가 될 수는 없다는 얘기다. 특히 국회가 제대로 작동하지 않는 요즘 같은 때에는 더욱 법을 믿기 어렵다. 문재인 정부가 '촛불 혁명'을 앞세워 당선된 데 이어 여당도 공정하고 정의로운 사회를 약속하며 지난 총선 과반을 훌쩍 넘는 의석을 갖게 됐지만, 정작 힘을 갖자마자 태도를 바꿔 정치 싸움에만 골몰하는 모습이다. 지난 주 민생법안을 90여건 처리했다고 자랑했지만, 코로나19와 4차산업혁명 등으로 더 빨라진 사회를 따라가기는 턱없이 부족하다는 비판이 적지 않다. 시민들의 분노는 엉뚱한 곳으로 번졌다. 법을 바탕으로 공권력을 실행하는 경찰이나 검찰, 법원 등이다. 법이 잘못 작동하는 게 문제인데도 모든 부조리 책임을 돌리고 인신공격과 비난을 서슴지 않고 있다. 최근 한강변에서 사망한 대학생과 이를 둘러싼 촌극이 대표적이다. 경찰측은 정해진 규칙 안에서 수사를 진행했을뿐인데도, 범인을 찾지 않는데 어떤 음모가 숨어있을 것이라며 경찰 행정력을 마비시켜버렸다. 내부적으로는 "차라리 경찰이 그럴만한 권한이 있었으면 좋겠다"는 푸념이 나온다는 얘기도 들린다. 유독 재벌에는 '법치'를 강조한다.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코로나19와 반도체 공급난 등 경제 위기를 극복할 '열쇠'로 주목받으며 대통령까지 사면 가능성을 거론한 상황, 그럼에도 재벌 역시 법을 따라야 한다며 반대하는 목소리도 적지 않다. 그러면서도 표창장 위조와 차명 계좌 등 혐의로 실형을 살고 있는 유력 정치인의 아내는 억울하다고 울부짖는다. 그런 사람들 상당수가 '민주화'라는 이유로 법을 어긴 전과자라는 것도 아이러니한 현실이다.

2021-05-26 12:44:10 김재웅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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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수첩]K-배터리, 어제의 적은 '오늘의 동지'가 된다

이번 한미 정상회담을 통해 배터리 산업이 다시 한번 전 세계적인 미래 먹거리로 주목받고 있다. K-배터리도 업계 주도권을 잡기 위해 '오늘의 동지'가 돼야 한다.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은 미국 백악관에서 열린 기자회견에서 "반도체, 배터리 공급망이 강화될 것"이라며 "땡큐, 땡큐"를 연달아 말했다. 삼성, 현대차, LG, SK 등 4대 그룹이 미국에 44조원을 투자키로 하는 등 바이든 행정부의 첨단산업 분야 공급망 재편 움직임에 적극 호응하고 나선 데 따른 화답이었다. 이른바 'K-배터리'로 불리는 3사 가운데 LG에너지솔루션과 SK이노베이션도 이런 화답에 한몫 했다. LG는 GM과 미 테네시주에 배터리 공장 설립에 나섰다. 양사는 합작법인 '얼티엄셀즈'로 제2 합작공장에 2조7천억원을 투자한다. 또, LG는 2025년까지 미국에 5조원 이상 투자해 독자 배터리 공장 건설도 추진한다. SK는 포드와 전기자동차(EV)용 배터리셀 생산을 위해 6조원 규모 합작법인을 설립한다. 또한 3조원 규모의 제3, 4공장 추가 건설 등을 검토하는 등 향후 시장 확대를 감안해 지속적으로 투자를 늘린다는 계획이다. 다만 LG와 SK는 최근까지도 미국 ITC(국제무역위원회)에서 배터리 소송전을 벌여왔다. 지난 15일 이와 관련 SK는 LG화학, LG에너지솔루션 등과 국제무역위원회의 최종 결정에 따라 합의를 체결했다고 밝히기도 했다. 국내외 모든 분쟁을 상호 취하하고, 현재 소송 중인 특허 및 영업비밀 관련 발생한 모든 책임 면제 및 영구적인 라이선스, 양사 특허에 대한 향후 10년간 원칙적 부쟁송합의, LG에너지솔루션에 일시금 1조원과 총 1조원 한도의 로열티 지급 등이 주요 내용이다. 글로벌 배터리 업체들이 '배터리 패권'을 쥐기 위해 적극 나서고 있는 만큼 K-배터리도 이제 그만 '어제의 적'에서 '오늘의 동지'가 돼야 한다. 실제 글로벌 전기차 탑재 배터리 사용량 순위에서 중국 배터리 업체 CATL에 1위 자리를 지속 내주고 있는 게 현실이다. CATL을 비롯해 BYD, CALB 등 중국계 업체들은 세 자릿수 이상의 무서운 성장률을 보이고 있다. 최소한 이들과의 경쟁에서 이기기 위해서는 '제 살 깎아먹기'는 하지 말아야 한다는 뜻이다. /김수지기자 sjkim2935@metroseoul.co.kr

2021-05-24 14:29:46 김수지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