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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수첩] 보험업계의 혁신

"청바지 입고 출근, 꿈만 같다." 최근 한 보험사 직원에게 보험사의 복장 자율화에 관해 묻자 돌아온 답변이다. 보수적인 성향의 금융업계에도 복장 자율화 등 혁신에 대한 의견은 다양했다. 하지만 '보험사마저 복장 자율화에 나설지는 몰랐다'라는 의견은 공통됐다. 사실 금융업계의 복장 자율화에 대한 논의는 오래전부터 이어져 왔다. 과거 시중은행 등을 시작으로 넥타이를 착용하지 않거나 캐주얼한 복장으로 출근하는 요일이 따로 정해지기도 했다. 하지만 실제 업계에서는 "오히려 어떤 옷을 입고 출근해야 하는지 더 눈치가 보인다"는 말도 나왔다. 사실 중요한 건 복장이 아니다. 이제 보험업계는 보수적인 색깔의 옷을 벗어 던지고, 혁신이란 옷으로 갈아입을 때다. 솔직히 보험업계의 불황은 사실 예고된 결과였을지 모른다. 보험사들의 신년 계획을 살펴보면 저금리·저성장 시대 속 새로운 고객층 'MZ세대' 확보를 내세워 왔다. 하지만 보수적인 성향을 탈피하지 못한 보험사가 MZ세대를 위한 마케팅 방안을 잘 마련하기는 당연히 어렵다. 보험사들이 복장 자율화를 권장하기 시작한 것도 직원들의 복장에 따른 각각의 개성을 살피며 MZ세대를 이해하기 위한 일환이었을 가능성이 크다. 실제 한 보험사 직원도 "평소 꿈도 꾸지 못하던 청바지를 입고 출근해 자유롭게 선택한 자리에 앉으니 기존에는 생각하지 못했던 발상이 떠오르기도 한다"고 힘을 보탰다. 하지만 앞서 말했던 것 처럼 중요한 건 복장 자율화와 자율좌석제가 아니다. 본질적인 체질 개선이 가장 중요하다. 보험사들은 복장 자율화에 이어 디지털혁신을 위한 애자일(Agile·민첩한) 조직 문화도 도입하고 있다. 오렌지라이프를 시작으로 신한생명, 한화생명, 하나손보, 캐롯손보 등이 대표적이다. 다만 애자일 조직 문화를 통해 얻어낸 뚜렷한 성과를 떠올리면 당장 생각나는 것은 없다. 새로운 고객층 MZ세대를 위한 복장 자율화·디지털혁신이지만 아직은 보수적인 색깔의 옷을 제대로 벗어 던지지 못했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보험사가 진정 살아남고 싶다면 젊은 직원들의 자유로운 의사소통과 수평적인 업무환경을 위한 체질 개선이 그 어느 때보다 필요한 시점이다.

2021-03-11 14:57:36 백지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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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수첩] 잉어와 수소

난생 처음 잉어찜을 먹었다. 잉어 선생님은 큼지막한 접시 위에 채소 이불을 덮고 누워 계셨다. 선뜻 손이 안 가는 비주얼에 동공이 흔들리는 와중, 종업원이 집게로 잉어의 배를 두부 뜨듯이 집어 접시에 살코기를 올렸다. 근처 호숫가에서 잡은 잉어냐는 나의 질문에 종업원은 양식 잉어라고 설명했다. 요새는 수질 오염이 심하고 자연산 잉어는 비린내도 많이 나서 깨끗한 수질에서 기른 잉어가 더 맛이 좋다는 것. 찾아보니 잉어는 극지를 제외한 전 세계에서 서식하고 양식의 역사도 오래됐다. 알록달록 비단잉어도 일본에서 나타난 돌연변이를 양식한 것이라고 한다. 양식에 성공해 인간의 '자양'에 한몫하는 잉어를 생각하니 얼마 전 취재한 수소가 떠올랐다. 정부는 화석연료를 대체하기 위해 수소를 차세대 에너지원으로 정했다. 수소는 고갈될 걱정도 없고 신재생에너지와 연계한 '그린 수소'는 탄소 배출이 제로 수준이니 도전할 가치는 크다. 잉어한테는 미안한 말이지만 수소 양산은 잉어 양식과 차원이 다른 문제다. 화석연료에 의존하는 한국의 에너지 구조를 근본적으로 개혁해야 하고 핵심 기술 확보를 위한 산학연 연계와 정부 지원, 해외 공급망 확보 등 해야 할 일이 산더미다. 정부는 수소경제 로드맵을 발표하고 민간과 협조해 수소 모빌리티, 수소 에너지원 등 수소 생태계를 구축 의지를 밝혔지만 취재 과정 중 전문가들은 좀 더 세밀한 지원과 실천 의지를 강조했다. 이창현 단국대 교수는 개발된 기술을 실제로 수소 생산에 활용하기 위해서는 산업부와 연계한 스케일업 연구지원과 소재·부품·장비 개발 사업이 연계돼야 한다고 말했다. 기술개발과 산업화 사이 존재하는 여백을 채워주는 지원이 필요하다는 것. 당장의 경제성도 문제다. 유동우 울산대 경제학과 교수에 따르면 국내 기업들은 자기 돈으로 투자할 수 밖에 없기 때문에 운신이 폭이 좁다. 국내 조선업과 석유화학업이 업력이 오래돼도 공정의 핵심 기술은 해외에서 사오는 것이 현실이다. 개발 비용보다 훨씬 싸기 때문이다. 현대차 넥쏘의 수소엔진 기술을 제외하면 수소 관련 핵심 기술은 외국 기업의 차지다. 어영부영하다가는 남 좋은 일만 시킨다. 힘차게 외친 만큼 알맹이도 챙기는 수소 경제의 앞날을 기대해 본다.

2021-03-10 15:07:36 박태홍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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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수첩] 연기금의 순매도와 증시

국민연금 등 연기금이 47거래일, 사상 최장기간 국내 주식 순매도를 이어가고 있다. 지난해 12월 24일부터 지난 8일까지 총 14조3627억원을 팔아치웠다. 동학개미들은 크게 반발했다. 최근 국내 증시 하락의 주된 원인이 연기금의 매도 때문이란 의심이다.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을 보면 '연기금의 매도세는 비정상적인 매매 행위', '국민연금은 국내 주식 매도를 중지해라' 등의 청원글이 가득하다. 국민연금 앞 집회도 불사한다. 지난 4일 한국주식투자자연합회는 전북혁신도시에 위치한 국민연금공단 기금운용본부 앞에서 '국내주식 과매도 규탄' 피켓 시위를 벌였다. 국민연금 측은 어쩔 수 없다는 입장이다. 지금의 순매도는 안정적인 수익 확보를 위한 포트폴리오 조정에 불과하다. 중기 자산배분계획에서 오는 2025년 국내 주식 비중을 15% 수준까지 낮춰야 한다. 국민연금은 기금 운용의 안정성을 높이고, 국민의 노후자산을 이용해 수익을 내야 한다. 증시부양 기관이 아니라 국민의 노후를 보장하는 기관이다. 지금이야말로 동학개미와 국민연금 간의 균형점이 필요한 때다. 국내 주식투자자라는 특정 집단에 의해 국민의 노후자산이 좌지우지되서는 안 된다. 국민연금이 일부의 목소리에 의해 자산을 운용하게 될 경우 그 피해는 국민 모두에게 되돌아 온다는 것을 동학개미가 잊어선 안 된다. 최근 국내 증시 하락 요인은 단순히 국민연금의 매도세 때문만은 아니다. 전문가들은 미국 국채 금리 상승과 지수의 단기 급등에 대한 부담 때문에 국내 증시가 급등락을 반복한다고 설명한다. 미국 장기 금리 상승세가 컨트롤되지 않는 이상 주식시장의 불안은 좀 더 이어진다는 전망이다. 국민연금도 기금운용의 독립성을 유지하되 유연한 자산 리밸런싱을 통해 자산이 어떻게 운영되고 있는지 개인투자자들을 설득할 수 있어야 한다. 현재 국민연금은 지난 2018년 기금운용위원회가 정한 5개년 중기 자산 배분 계획에 따라 국내 주식 비율을 줄여나가고 있다. 다만 2018년은 코스피 지수가 17% 이상 하락하는 등 지금의 증시 상황과는 거리가 멀다는 평가다. 단순히 비중 조절을 위해 기계적 매도세를 이어가기보단 국내 주식 목표치 초과 범위를 넓히는 등 유연성을 줄 필요가 있다. /박미경기자 mikyung96@metroseoul.co.kr

2021-03-09 16:09:24 박미경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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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수첩] 청년 대출규제 없나요?

"어차피 내가 이용할 수 있는 대출은 저축은행 밖에 없어." 최근 대학원을 막 졸업한 지인으로부터 들은 말이다. 주로 부모님이 보내주시는 용돈과 받은 연구비 등은 체크카드로 사용하니 신용정보가 없어 신용점수가 오를리 만무했다. 그러다보니 지인의 신용등급은 5~6등급. 생계자금을 이유로 신용대출을 받으려면 2금융권을 이용해야 한다는 설명이다. 청년층의 부채와 재무건전성 문제가 확대되고 있다. 2020 가계금융복지조사 결과를 보면 지난해 3월 기준 29세 이하 가구주의 '자산대비 부채비율'은 21.5%로 전년보다 3.4%포인트(P) 증가했다. 같은 기간 변화가 없던 40대(0.5%P증가), 50대(0.6%P증가)와 달리 청년층의 부채비율이 급증했다. 특히 이들의 상황은 코로나19로 인해 더욱 심각해지는 상황이다. 지난해 상반기에 학자금대출을 연체한 인원은 1만1000여명에 달했다. 2018년과 2019년은 상하반기를 통틀어 각각 8000여명, 1만5000여명이었다. 통신요금을 연체한 20대도 늘었다. 지난해 8월 기준 통신요금을 연체한 35만건 중 20%(7만1311건)는 20대였다. 때문에 이들이 주로 찾는 곳은 제2금융권이다. 정의당 장혜영 의원실이 금융감독원을 통해 확보한 자료를 살펴보면 2020년 상반기 저축은행의 마이너스 통장 신규고객의 약 47.2%가 29세 이하 연령층(5491명)이다. 저축은행 대출잔액도 만 29세이하만 유일하게 2019년 말 515억원에서 2020년 상반기 619억원으로 104억원 증가했다. 최근 금융당국은 청년층의 내집마련을 돕기 위해 주택담보대출비율(LTV)과 총부채원리금상환비율(DSR)등 대출규제를 일부 완화하는 방안을 추진한다고 밝혔다. 그럼에도 청년들의 반응은 시큰둥 하다. 그렇게 완화하더라도 이미 첫발부터 빚을 떠안는 청년들에겐 그림의 떡이기 때문이다. 사회에 첫말을 내딛는 순간부터 빚을 떠안는 청년들이 많아질수록 직간접 사회적 비용은 사회구성원이 부담해야 한다. 장기적으로 청년의 자립의 기틀을 마련해주는 규제가 필요할 때다.

2021-03-08 16:33:59 나유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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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수첩] 작고 다정한 가게의 고통은 언제쯤 끝날까

"오늘 8시 넘었는데 커피 손님 3명이다. 코로나 터지고 가게를 열어서 잘된 적이 없다" 종종 가는 카페 주인장에게 "요즘 좀 어떠시냐"고 물었더니 돌아온 대답이다. 여기서 8시는 오전이 아닌 밤 8시였다. 음료와 베이커리 모두 웬만한 프랜차이즈 카페보다 월등히 맛있어서 코로나 시국에도 장사가 잘될 거라 내심 생각했었는데 아니었다. 사회적 거리두기 2.5단계가 시행되고 있었을 당시 카페에서 테이크아웃만 가능해지면 회전율이 빨라져 이전보다 수입이 늘어날 줄 알았는데 그것도 틀린 생각이었다. 그는 "확진자 수가 20~30명 정도일 때는 그나마 손님이 좀 있었는데 코로나19 대유행 이후 사람이 급격히 줄었다. 이보다 더 장사가 안될 수 없다고 생각했는데 더 바닥이 있더라"며 쓴웃음을 지었다. 카페 사장은 "어떤 생각까지 했냐면 누가 문 앞에서 사람들한테 500원씩 주면서 '저 가게 들어가지 말라'고 하는 게 아닌가 하는 의심도 들었다"고 말했다. 카페 주인장에게 배달 시스템을 도입하지 않는 이유를 묻자 그는 "아르바이트생 없이 혼자 하는 가게고, 손이 느려서 주문이 밀리면 패닉(공황 상태)이 올 것같다"며 손사래를 쳤다. 배달을 시작하지 않았다고 해서 이 카페 사장이 코로나19 상황에 기민하게 대처하지 못했다며 손가락질할 수 있을까? 사정을 아는 동네 사람들이라면 그런 말을 함부로 입에 올릴 수 없을 것이다. 그는 내가 아는 그 누구보다 코로나19에 발 빠르게 대응하며 고군분투했다. 어르신들이 좋아하는 밤빵에 몸에 좋은 호박을 넣은 호박상투과자부터 집에서 만든 수제 얼그레이잼과 모과청에 생일선물용 초코쉬폰케잌까지 새로운 메뉴를 꾸준히 내놓으며 사람들의 발길을 잡으려 애썼다. 한 달에 4번은 전공을 살린 도자기 수업과 베이킹 클래스도 열었다. 5인이상 집합금지 조치 때문에 수강생도 최대 3명까지만 받았는데 그마저도 인원이 다 차지 않아 어려웠다며 한숨을 푹 쉬었다. 보름달처럼 환한 얼굴로 밝게 미소 지으며 손님들을 맞았던 가게 주인의 얼굴에는 짙은 그림자가 드리워져 있었다. 정부가 이달 5일 공개한 사회적 거리두기 체계 개편안에 따르면 2단계에서 식당·카페 이용인원은 기존 6㎡당 1명에서 8㎡당 1명으로 제한된다. 이 손바닥만 한 카페에서 받을 수 있는 손님은 그때나 지금이나 3명 남짓. 작고 다정한 가게의 시름은 오늘도 깊어져만 간다. /김현정기자 hjk1@metroseoul.co.kr

2021-03-07 13:13:36 김현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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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수첩] 꼭 서울로 출근해야하나

김재웅 기자 수도권이 또 망치질 준비에 한창이다. 부동산 안정에 실패한 정부가 눈에 띄는 공터마다 아파트를 세우겠다고 난리를 피우면서다. 그동안 공급이 절실하다는 조언에는 반응조차 없다가, 갑자기 선거를 앞두고 발빠르게 움직이고 있다. 그러나 이번 정책도 부동산을 안정시킬 수 있을지는 미지수다. 턱없이 부족한 교통망 때문에 '탈서울'은 곧 출퇴근 지옥을 의미하는 상황, 결국은 다시 서울로 눈을 돌릴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서민들은 그럴듯한 신축 아파트에서만 살아도 행복할 것이라고 생각할지 모르겠지만, '직주근접'을 해결하지 못하면 '빛좋은 개살구'일 뿐이다. '로또식 교통 확충'도 올바른 방향은 아닌듯 하다. 인구가 빠르게 줄어드는 만큼 대중교통 적자도 늘어날 수 밖에 없지만, 역 위치에 따라 부동산은 또 출렁인다. 고위직이나 관계자들이 입김을 넣어 부당 이익을 보는 사례도 흔하다. 그러면 직장을 서울 밖으로 옮기면 어떨까. 실제로 주요 기업 사업장이 자리잡은 경기도와 충청도 지역에는 많은 인구가 유입되고 있다. 강남발 부동산 폭등에 영향을 받긴 했지만, 공급이 충분한 만큼 결국은 안정될 수 밖에 없다는 게 중론이다. 그저 그런 업무지구 조성으로는 안된다. 이미 여러 시도가 있었지만, 소규모 기업이나 창고, 심지어는 혐오 시설이 들어와 실패로 이어진다. 이미 있는 우량한 기업, 대기업을 옮겨야한다. 물론 기업들은 서울에 있고 싶어한다. 성장을 위해서는 가장 중요한 과제, 인재 확보를 위해서다. 다른 기업이나 협력사와의 만남, 대관 등을 위해서도 서울을 벗어나기 쉽지 않다. 그렇다고 서울을 고집하는 분위기도 아닌듯 보인다. 한 재계 관계자는 정부기관들이 대부분 세종으로 이주했고, 사업장도 대부분 다른 지역에 있어서 서울에 남아있을 필요성이 많이 낮아졌다고 말했다. 오히려 사업장과 거리가 멀어서 비효율적이라는 인식도 컸다. 그럼에도 이주 논의가 이어지지 않는 이유는 그럴 필요가 없어서란다. 회사를 옮겨서 얻을 수 있는 이익이 크지 않은데, 막상 움직이려면 막대한 비용이 들어간다. 지방 정부가 지역 경제에 미치는 파급력을 고려해 막대한 지원을 약속한다면 고려해볼 수 있겠지만, 대부분 소극적이라는 말도 덧붙였다. 삼성전자는 미국 오스틴 정부에 19조원을 들여 공장을 증설하는 조건으로 재산세 20년 감면을 요구했다. 지역에 미칠 경제적 효과는 10조원 수준, 말 그대로 '윈윈'이다. 실현만 된다면 우리는 윈윈윈일 테다. 정부도 기업도 국민도, 비싼 서울을 벗어날 수 있게된 직원들까지도다. 실현 가능성은 높지 않겠지만, 논의는 해볼만하지 않을까. /김재웅기자 juk@metroseoul.co.kr

2021-03-04 15:36:37 김재웅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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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수첩]약육강식으로 변한 항공업계, 희비 엇갈릴까

국내 LCC(저비용항공사) 업계에 본격적인 구조조정이 이뤄질 것으로 보이는 가운데, 중소형 항공사들의 희비도 엇갈릴 전망이다. 지난해 코로나가 확산하기 이전부터 국내 항공 업계는 과잉공급 논란이 지속 제기돼왔다. 이에 코로나는 수급 불균형에 따른 항공 업계의 구조조정 시기만 앞당겼을 뿐이라는 시각도 존재한다. 실제 FSC(대형항공사)는 물론 LCC 간 구조조정 움직임은 이미 포착되고 있다. 대한항공은 아시아나항공을 인수하기 위해 국내와 해외 경쟁 당국으로부터 기업결합심사를 받고 있다. 또, 이 같은 대한항공의 아시아나 인수가 마무리되면 그 계열사 간 인수 합병도 진행될 예정이다. 진에어를 주축으로 에어부산, 에어서울이 그 대상이다. 구조조정 소용돌이 속에서 중소형 항공사들은 아예 역사 속으로 사라질 위기에 놓였다. 대표적으로 이스타항공은 연이어 M&A(인수 합병)에 실패해 결국 회생 개시 결정에 따라 기업회생절차에 착수한 상태다. 이번에도 새 인수자를 찾지 못하면 파산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는 상황이다. 이른바 신규 LCC로 칭해지는 플라이강원, 에어로케이, 에어프레미아도 어렵긴 마찬가지다. 당초 이달 5일까지였던 1년 내 운항 증명 신청 및 2년 내 취항 조건은 올해 12월 31일까지로 연장되며 일단 시간을 벌었다. 하지만 취항한다고 해도 기존 항공사도 구조조정 되고 있는데, 흑자는 차치하고 적자를 면할 수 있을지도 알 수 없는 것이다. 아울러 비교적 규모가 있는 LCC인 티웨이항공마저 공항시설사용료를 납부하지 못한 것으로 드러나 위기감이 고조된다. 지금 당장은 3억원에 불과하지만, 재정난에 따라 지속 연체될 가능성도 있기 때문이다. 이는 티웨이항공의 경영난을 여실히 보여주는 대목이다. 지난해 1743억원의 적자를 내며 현재 재정적인 압박이 크다는 방증으로도 볼 수 있다. 한편 업계에서는 코로나 이전 수준의 항공 여객 회복에 최소 3~4년 이상 소요될 것으로 보고 있다. 백신 접종이 일반화되는 올해 하반기부터 점차 회복구간으로 접어들 것으로 예상된다. 업황 정상화 시점까지 항공사들의 '버티기'가 생존을 좌우하는 잣대가 될 전망이다. /김수지기자 sjkim2935@metroseoul.co.kr

2021-03-02 13:43:53 김수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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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수첩] "아무리 돈 써도 대접 못 받아"…게이머가 호갱?

"백화점에서는 3개월에 100만원만 써도 주차권, 라운지 이용 등 고품질의 서비스 혜택를 주면서 VIP 대접을 해줍니다. 반면 게임 유저들은 아무리 많은 돈을 써도 그만한 고객서비스(CS)를 받지 못하니 분통이 터집니다." 국내 주요 게임사의 '확률형 아이템' 공개 의무를 두고, 논란이 가열되는 가운데 유저들의 불만도 커지고 있다. 게임 이용자들은 게임 이용을 위해 많은 금액을 지불하는데도, 게임사들이 제멋대로 게임을 운영하고, 이용자들의 요구사항에 소극적으로 대처한다며 불신이 커지는 모양새다. 가장 큰 쟁점은 게임사들의 주요 수익원인 '확률형 아이템'이다. 확률형 아이템은 속칭 '뽑기'라고도 불리는데 일정금액을 내고 구매하지만 구체적인 종류와 효과·성능 등은 확률에 따라 무작위로 결정되는 게임 아이템이다. 이를 두고 정치권과 일부 게임 이용자들은 확률형 아이템의 확률을 공개하라고 목소리를 내고 있다. 반면, 게임사들은 확률형 아이템 정보가 '영업비밀'이고, 사업자에게 과도한 의무를 지게 하는 '규제'라고 반박했다. 이미 자율 규제를 통해 확률형 아이템에 대한 신뢰를 얻어가는 과정을 거치고 있다는 의견도 있다. 이전에도 확률형 아이템 뽑기에 대한 지적은 지속적으로 있어왔다. 뽑기 확률이 어느 수준인지 공개되지 않는 상황 속에서 게임 이용자들은 원하는 아이템이 나올 때까지 계속해서 돈을 쓰는 과금을 유발하기도 한다. 마치 슬롯머신과 같은 사행성을 유발한다는 지적이다. 막대한 돈을 썼는데도, 원하는 아이템을 얻을 수 없는 게이머들은 분통을 터뜨릴 수밖에 없다. 올해 들어서는 게임 내 아이템 확률 공개를 요구하는 일명 '전광판 트럭 시위'까지 이어지며 온라인이 아니라 오프라인까지 거센 항의가 빗발쳤다. 뽑기 아이템에 대한 구조적 시스템에 대한 문제가 전면에 불거졌지만, 가장 큰 문제는 자사 제품과 서비스를 이용하는 소비자들을 제대로 대접하지 않는 게임사들의 태도일 수 있다. 게임의 경우 막대한 돈을 지불할 정도로 충성도가 높은 이용자들이 많은데 이에 맞는 서비스나 대접을 해주지 않고 그야말로 '호구'로 인식하는 것이 아니냐는 게이머들의 깊은 불만이 누적돼 폭발됐다는 시각이 팽배하다. 이용자들에 이어 정치권까지 들불처럼 관심이 팽배한 지금이 게이머들의 마음을 잡기 위한 게임사들의 자정 노력이 효과를 볼 수 있는 마지막 기회가 될 수도 있다. /김나인기자 silkni@metroseoul.co.kr

2021-03-01 14:35:58 김나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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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수첩] 그때는 틀리고 지금은 맞나?

[기자수첩] 그때는 틀리고 지금은 맞나? 전국 사업장에서 배출되는 미세먼지와 대기오염물질을 관리하고 차츰 줄여나가겠다는 취지의 법률이 지난해 4월 시행됐고 그에 따라 전국 공장 굴뚝에 오염물질 배출 농도를 24시간 감시하는 장비가 내년 연말까지 약 2200여개가 설치된다. 장비값과 설치비만 1대에 1억원 수준으로 기업들은 여기에 투자하는 돈만 약 3000억원 수준이다. 천문학적인 돈이 투자되지만, 해당 장비 관리 지침은 구멍이 뻥 뚫려있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우선 각 사업장이 마음만 먹으면 장비의 상수값을 수정해 오염물질 배출 농도를 실제보다 낮출 수 있다고 한다. 한정애 환경부 장관이 국회의원 시절인 2019년 10월 국정감사에서 당시 환경부 장관에게 지적한 내용이다. 이후 환경부는 여러 대책을 세웠다고 한다. 모니터링을 강화하고 배출가스 농도 조작이 적발되면 처벌 기준을 강화하는게 주요 내용이다. 업계 전문가들은 여전히 기술적으로 조작이 가능하다고 한다. 장비가 고장나면 최장 반년 동안 수리기간을 주는 것도 의문이다. 사업장에서 이를 악용해 이 기간 허용기준치보다 많은 오염물질을 배출하면 제도는 무용지물이 되는게 뻔하다. 환경부 관계자는 이에 대해 "수요기업들이 이미 설치한 장비 대부분이 수입산으로 최소 수리기간이 4개월인 것으로 알고 있다"며 기간을 줄이면 기업 부담이 커진다는 궁색한 변명을 내놨다. 공장 굴뚝에서 나오는 질소산화물(NOx), 황산화물(SOx), 먼지(Dust)가 국민 입속으로 들어가는 걸 보면서 이런 답변을 할 수 있을까. 일각에서는 환경부가 업계 눈치를 너무 보고 있다는 얘기가 나오면서, 그들의 로비가 통하고 있는 것 아니냐는 의심도 제기되는 상황이다. 한 장관이 이런 문제를 지적한 지 1년이 조금 지났다. 상황은 크게 달라지지 않았는데, 한 장관이 그 때는 틀렸지만, 지금은 맞다고 얘기할 수 있을지 주목된다.

2021-02-24 14:29:56 한용수 기자
[기자수첩] 문제 해결에는 '솔직한 반성'이 필요하다

요즘 인터넷 커뮤니티나 뉴스에서 '학교·체육계 폭력'(학폭) 이야기가 유독 눈에 띈다. 학폭이 사람들 입에 자주 오르내리면서 대통령도 관심을 가졌다. 문재인 대통령이 지난 16일 국무회의에서 "법과 제도가 현장에서 잘 작동해 학교부터 국가대표 과정 전반까지 폭력이 근절되도록 각별하게 노력해 달라"고 당부할 정도다. 학폭은 어제오늘 일이 아니다. 피해자가 극단적인 선택까지 할 정도로 심각한 문제이기에 사회는 다양한 해결책을 제시했다. 교사가 꾸준히 학생의 행동·심리 등 변화를 관찰하고, 학폭이 발생하면 상급 기관 보고, 학폭위 가동 등 정해진 절차도 만들어졌다. 다만 외부에 알려져 문제가 될까 봐 학교가 은폐하는 등 대응 프로세스는 종종 제대로 작동하지 않았다. 이에 학폭은 여전히 심각한 사회 문제로 꼽힌다. 문제를 숨기지 않고, 해결하기 위해 노력하는 게 학폭 해결 방안이 될 수 있음에도 말이다. 학폭 문제를 언급한 것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코로나19) 백신 공급, 신현수 청와대 민정수석비서관 '사의 파동' 등 정치권 논란 때문이다. 청와대 또한 해당 논란에 대해 숨기려 하는 모습이 보이면서다. 야당은 한국이 OECD(경제협력개발기구) 가입국 가운데 코로나19 백신 도입이 늦은 편에 속한 게 '정부의 늦장 대처 때문'라며 비판한다. 이에 청와대는 '문 대통령이 지난해 4월부터 백신 확보를 지시했다'고 반박했다. 야당은 신 수석이 고위급 검찰 인사 과정에서 법무부로부터 배제당한 것을 이유로 사의 표명한 데 대해 청와대가 별다른 입장 없이 침묵한 점도 '선거에 악재가 될 것 같으니 불 끄느라 여념이 없을 뿐'이라며 비판했다. 이에 청와대는 '신 수석이 거취를 문 대통령에게 일임했으니 일단락된 것'이라고만 했다. 이를 보며 '호질기의(護疾忌醫, 병이 있는데도 의사한테 보여 치료받길 꺼린다)'라는 사자성어가 생각났다. 심각한 문제임에도 청와대가 야당 비판을 꺼리고 숨기려 한 모습 때문이다. 학폭처럼 문제 해결을 위해 청와대가 야당 비판은 겸허히 받았으면 하는 바람이다.

2021-02-23 13:54:48 최영훈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