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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수첩] 서울시는 세금 털어 만든 행정문서를 왜 감추나?

참새가 방앗간을 그냥 지나치지 못하는 것처럼, 필자가 하루에 꼭 한번 들르는 블록 애호가 온라인 동호회가 있다. 지난 22일 저녁, 이 커뮤니티가 발칵 뒤집혔다. 사연은 다음과 같다. 온라인 중고거래 플랫폼에 미개봉 새 제품이 정가의 90% 가까이 할인된 가격에 올라왔고 득템의 기회를 포착한 한 회원이 곧장 지하주차장으로 뛰어가 차에 시동을 걸었는데 판매자의 태도가 영 께름칙하고 장난처럼 느껴져 그냥 집으로 돌아왔다며 혹시 판매자에게 제품을 구매한 분이 있냐는 내용의 글을 올렸다. 댓글엔 '진짜다', '아니다' 의견이 분분했다. 누군가 해당 판매자에게 제품을 샀다는 인증글을 올리면서 사건이 진실로 기정사실화되는 듯했으나 눈썰미 좋은 네티즌 수사대에 의해 한 학생의 자작극임이 밝혀졌다. 사연자는 "관종은 좋은데 (남에게) 피해를 주지 말아야죠. 출발한다고 했을 때 팔렸다고 오지 말라고 하던가… 몇 명이 허탕쳤을지 생각하니 화가난다"고 했다. 필자는 그의 허탈한 심정에 깊이 공감했다. 서울시가 투명행정을 실현하겠다며 만든 '서울정보소통광장' 홈페이지에 자료를 찾기 위해 들어갔다가 맨날 골탕먹고 빈손으로 나와서다. 지난 7일 취재차 불광천을 찾았다. 주민들은 하천물이 더럽고 냄새난다며 불만을 터뜨렸고 실제로 가서 보니 1급수 지표종을 찾을 수 없어 정보소통광장 홈페이지에 들어가 '불광천 수질'을 검색했다. '건설기술용역사업자 사업수행능력 세부평가기준 협의 회신'이란 제목의 글이 있었다. 문서가 부분공개 돼 있어 불광천 수질개선 시설정비 기본 및 실시설계 용역 사업수행 능력 세부평가기준 협의에 대한 검토의견이 담겼다는 내용까지만 알 수 있었다. 정작 중요한 검토의견서는 비공개 됐다. 이번엔 '불광천'을 검색어로 설정해 범위를 넓혀봤다. '불광천, 홍제천 붉은 바닥 조사 결과 보고'란 부분공개 문서를 확인했다. 불광천과 홍제천 유지용수 공급 지점의 하천 바닥이 붉은색을 보인다는 시의원과 자치구 민원이 있어 서울시보건환경연구원, 본청(물순환정책과), 자치구가 합동으로 현장 조사를 실시한 것인데 결과보고서를 또 비공개해놨다. 대체 이 결과보고서를 시민들이 몰라야 할 이유가 뭘까. 서울시 공무원들은 사비를 털어 행정문서를 작성하는 걸까? 시민에게서 뜯어낸 세금으로 만든 '불광천 홍제천 붉은 바닥 현상 조사 결과보고서'를 왜 비공개하는 걸까? 시는 지난달 19일 기준 정보공개청구 부분공개율이 41%(전체 4304건 중 1777건)에 달한다는 지적에 "부분공개된 문서 1777건 중 1445건이 개인정보를 포함한 사항"이라며 "공개될 경우 사생활의 비밀 또는 자유를 침해할 우려가 있다"고 주장했다. 지난해 개정된 개인정보보호법에 따르면 특정 개인을 식별할 수 없도록 처리한 가명정보는 본인의 동의를 받지 않고도 연구나 통계 작성 등을 목적으로 활용할 수 있다. 변명이 참 궁색하다.

2021-06-23 15:43:22 김현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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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수첩] '청바지 입은 꼰대'

혁신(Innovation)은 '안(In)'과 '새롭다(Nova)'가 결합된 단어로 안에서부터 새로운 것을 말한다. 기존의 것을 수정한 것이 아니라 처음부터 완전히 다른 것이라는 의미다. 2018년 세계적인 혁신기업 10위 안에 들었던 네이버가 한 순간에 '청바지 입은 꼰대'로 전락하고 있다. 지난달 네이버 직원 A씨가 업무상 스트레스로 극단적 선택을 하는 사건이 벌어졌기 때문이다. 카카오도 마찬가지다. 카카오는 올해 초부터 인사 평가부터 성과급, 직원 차별대우 등 여러 문제가 잇달아 터졌다. 지난 2월에는 한 직원이 인사평가시스템 때문에 스트레스를 받아서 극단적인 선택을 하겠다고 암시하는 글이 올랐다. 혁신기업으로 불리던 이들이 청바지 입은 꼰대로 전락한 이유는 아이러니 하게도 기업이 성장해서다. 기업이 성장하면서 업무강도는 늘었는데, 직원복지가 따라가지 못하고 있는 것. 늘어나는 업무강도를 이겨내기 위해서는 사람을 효율적으로, 기계적으로, 경쟁적으로 갈아넣어야 한다고 판단했기 때문이다. 실제로 지난 2018년 IT업계 노동자를 대상으로 노동실태를 조사한 결과 응답자 중 거의 매일 자살을 생각한다는 응답자는 3.78%, 최근 1년간 자살을 시도한 적이 있는 응답자는 2.78%였다. 같은해 우리나라 일반성인을 대상으로 '자살시도를 한 적이 있다는 응답'이 0.1%인 것과 비교하면, 업무 스트레스가 20배 이상 높은 셈이다. 그렇다면 이렇게 사람을 갈아넣는 방법이 최선일까. 어쩌면 우리가 배운 방법이 이 방법 밖에 없는 것은 아닐까. 금융시장에도 하나둘씩 IT기업들이 진입하고 있다. 편리한 금융서비스는 소비자를 불러모으고, 어쩌면 IT기업은 기존의 금융회사를 뛰어 넘을 정도로 성장할 수 있을지 모른다. 그러나 앞서 말했듯 혁신기업은 기존의 것을 수정한 것이 아니라 처음부터 완전히 새로운 것을 말한다. 사람을 갈아넣는 방법으론 또다른 '청바지 입은 꼰대'가 될 뿐이다. 편리한 서비스부터 성장하는 방법까지 기존과는 다른 혁신기업이 금융시장에 많아지길 기대해 본다

2021-06-22 16:34:01 나유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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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수첩]'2번째 MOU' 이스타, 성정은 제주항공과 다를까?

종합건설업체 성정이 이스타항공의 새 주인이 될 전망이다. 앞선 제주항공과는 다른 행보를 보여줄지 관심이 쏠린다. 이스타항공이 두 번째 주인을 맞는다. 창업주 이상직 무소속 의원 일가에 이어 종합건설업체 성정이 그 주인공이다. 서울회생법원은 21일 최종 인수자를 선정한다. 하지만 업계에서는 사실상 이미 '성정의 이스타항공'이 됐다고 보고 있다. 이스타항공은 향후 성정과 양해각서(MOU)를 체결한다. 앞선 제주항공에 이은 두 번째 양해각서 체결이다. 제주항공은 2019년 12월 최대 주주 이스타홀딩스와 양해각서를 맺은 바 있다. 지난해 3월 주식매매계약(SPA)도 체결했다. 하지만 끝내 지난해 7월 이스타홀딩스의 선행조건 미충족을 이유로 계약을 해제했다. '성정의 이스타항공'이라고 판단하기엔 아직 섣부르다고 보는 이유기도 하다. 성정은 최종 인수자 선정, MOU 이외에도 많은 절차가 남았다. 오는 28일부터 7월 2일까지 이스타항공에 대한 정밀실사를 진행한다. 또, 양측은 상호 협의 후 계약금을 예치하고, 투자 계약을 맺는다. 채무 상환 계획 등이 담긴 회생계획안도 다음 달 20일까지 회생법원에 제출해야 한다. 그렇다고 해도 이번에는 달라야 한다. 이스타항공의 회생 여부에 직원 470명의 삶이 달렸기 때문이다. 구조조정에 의해 우선 재고용을 약속받고 이미 퇴직한 직원을 포함하면 그 중요성은 더해진다. 이스타항공은 지난해 3월 전 노선이 운항 중단하기 전 약 1600명의 일터였다. 사실상 이번 매각마저 마무리하지 못하면 이스타항공의 앞날은 보장받지 못한다. 일각에선 파산까지도 점쳐진다. 성정이 반드시 제주항공의 행보와 다른 모습을 보여줘야하는 이유다. 다만 업계에선 성정의 자금력과 관련한 의구심이 슬슬 나오고 있다. 성정을 포함해 관계사의 총 매출이 400억원 수준인데, 이스타항공의 부채가 2500억 원 이상이기 때문이다. 성정이 감당하기엔 무리라는 것이다. 일각에서는 벌써부터 '승자의 저주' 얘기까지 나온다. 이제 믿을 건 성정 형남순 회장의 의지뿐이다. 형 회장은 이스타항공 설립 때도 사업 참여를 검토했다고 알려졌다. 그의 손에 이스타항공의 존폐가 달렸다. /김수지기자 sjkim2935@metroseoul.co.kr

2021-06-20 11:09:54 김수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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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수첩]시청자 볼모로 잡는 콘텐츠 갈등

콘텐츠 대가를 둘러싸고 방송채널사업자(PP)와 인터넷TV(IPTV)간 갈등이 깊어지고 있다. 이는 결국 lg유플러스의 OTT채널에서 CJ ENM채널 10개의 실시간 방송송출이 중단돼 소비자 피해로까지 이어지는 사태에 이르렀다. 이를 두고 사업자들은 '네탓'이라며 책임을 회피하는 공방을 이어가고 있다. LG유플러스는 CJ ENM 'u+모바일tv'의 콘텐츠 사용료로 비상식적인 금액인상을 요구하고 있다고 주장하고 있고, CJ ENM은 '콘텐츠 제값 받기'가 필요한 상황이라며 반박에 나서고 있다. 아울러 CJ측은 IPTV와 OTT를 별도로 이용하기 위해서는 별도의 요금을 내야한다는 입장이다. CJ ENM측이 LG유플러스에 요구한 U+모바일 tv사용료는 전년 대비 2.7배 늘어난 금액인 것으로 나타났다. 2019년과 2020년 CJ ENM과 LG유플러스가 체결한 사용료 인상 폭은 9%, 24%였다. 업계에서는 LG유플러스뿐 아니라 KT '시즌'에서도 실시간 방송중단이 이어질 것이라고 내다보고 있다. KT 또한 현재 CJ ENM측과 추가 협상을 진행하고 있지만 협상과정이 순탄치는 않은 것으로 전해졌다. 당장 LG유플러스처럼 실시간 방송중단이 우려되는 상황은 아니지만 가입자 산정기준을 놓고 갈등을 빚고 있는만큼 KT와의 협상결과는 앞으로의 IPTV와 PP간 협상에도 영향을 끼칠 것으로 보인다. 향후에도 이 같은 콘텐츠 사업자와 통신사간 프로그램 사용료 갈등은 확대될 것으로 전망된다. 이는 영상 시청환경이 TV에서 모바일로 이동하는 추세가 가속화되고 있기 때문이다. 이에 콘텐츠업계들은 OTT를 이용하기 위해서는 별도요금을 내야 하고 통신사들은 자사 OTT는 IPTV 서비스를 모바일 환경으로 옮겨놓은 '모바일IPTV'라는 입장이다. 문제는 사태가 장기화되면서 결국 시청자들에게 피해가 전가된다는 것이다. 이번 갈등도 초유의 '블랙아웃'으로 결국 U+모바일tv 시청자들의 피해로 이어졌다. 개별 사업자간 협상으로만 산정하는 콘텐츠 가격의 불안정한 기준도 개선점으로 꼽힌다. 갈등이 깊어지자 결국 정부도 CJ ENM채널 공급중단으로 인한 이용자 불편과 사업자간 협상과정에서 불공정 행위가 없었는지 검토하겠다는 입장을 내놓았다. 이와 관련 OTT 규율법이 부재해 실효성이 없을 것이라는 지적도 나온다. 하지만 시청자들의 시청권 보호를 위해 정부에서 최소한의 안전장치를 마련하고, 더 크게는 콘텐츠 가격책정 등 기준 마련에 적극적으로 나서야 '제2의 블랙아웃' 사태를 막을 수 있다. /김나인기자 silkni@metroseoul.co.kr

2021-06-17 13:55:16 김수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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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수첩] 이준석으로 뜬 '청년', 한철장사에 그쳐서 안 된다

제1야당 국민의힘 신임 대표에 36세 청년 이준석이 당선됐다. 청년이 비례 혹은 지역구 국회의원에 당선된 일은 있지만, 원내교섭단체의 당대표는 헌정사상 처음이었다. 언론은 들썩였고, 정치권도 청년에 주목하기 시작했다. 송영길 더불어민주당 대표는 16일 교섭단체 대표연설에서 "청년 재난의 시대"라며 "대통령께 청년 문제를 총괄하는 청년특임장관 신설을 제안한다"고 말했다. 청년들의 주거, 일자리, 교육 등에 대한 종합적인 지원과 함께 소통 창구가 필요하다는 이유에서다. 송 대표는 당대표 경선 당시 공약한 주택공급 브랜드 '누구나집' 프로젝트에 대해 소개하며 "죽어라 일해서 번 돈의 30%, 40%를 주거비로 내는 삶이 아니라 집값 상승분을 배당받으며 희망을 키워가는 청년기본소득시대를 만들겠다"고도 말했다. 청년 문제에 있어서 청와대도 예외는 아니었다. 4·7 재·보궐선거에서 성난 청년 민심을 확인하자 청와대는 별도의 태스크포스(TF)까지 꾸렸다. 특단의 청년 대책을 만들어 대응하기 위해서였다. 청와대 청년TF는 지난 4월 말 출범한 이후 여러 차례 회의를 갖고 청년 정책 등에 대해 논의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논의를 마치면 자체적으로 만든 결과물도 낼 예정이다. 정치권에서 청년에 주목한 것은 어제오늘 일이 아니다. 매번 선거철만 되면 정치권은 앞다퉈 청년 정책을 냈다. 일자리, 주거, 교육 등 청년과 밀접한 현안에 대한 정책은 꾸준히 나왔다. 청년을 정치권에 영입하기 위한 노력도 꾸준히 있었다. 하지만 한철장사에 그쳤을 뿐이다. 정치권에서 정책을 내기만 했기 때문이다. 청년고용할당제는 공공 부문에만 시행 중으로 민간 확대는 사실상 좌절된 상태다. 청년 주거 안정을 위한 특별법은 지난 20대 국회가 끝나면서 임기 만료 폐기됐다. 정치권에 영입한 청년은 스스로 성장해야 했다. 이준석 국민의힘 대표 또한 2011년 박근혜 당시 한나라당 비상대책위원장의 영입 이후 사실상 스스로 성장한 케이스로 꼽힌다. 그동안 공천이나 정치적인 행보에 있어 이 대표가 당으로부터 지원받은 점을 제외하면 말이다. 그렇기에 이 대표 당선으로 '청년'에 대한 높아진 관심이 한철장사에 그치지 않길 바란다. 정치권도 청년에 대해 꾸준히 관심을 두고 관련 정책도 추진해줬으면 한다.

2021-06-16 15:09:13 최영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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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수첩]청정하고 진정성 있는 하이트진로가 보존되길

백년역사를 자랑하는 국내 주류 1위 업체인 하이트진로가 도덕성 논란에 휘말릴 위기에 빠졌다. 박문덕 하이트진로 회장이 공정거래위원회(공정위)로부터 고발당한 것이다. 공정위에 따르면 하이트진로는 2013년부터 ㈜연암과 ㈜송정을 계열사로부터 누락시킨 자료를 제출해오다 발각됐다. 대기업으로 지정된 기업들은 매년 계열사에 대한 자료를 공정위에 제출해야 하는데, 고의로 친족 회사들을 빠뜨렸다는 이유에서다. 공정위는 매년 자산 총액 10조원 이상의 상호출자제한기업집단 등을 지정하기 위해 각 기업 집단의 동일인(총수)으로부터 계열사·친족·임원·계열사 주주·비영리법인 현황, 감사 보고서 등 '지정 자료'라고 부르는 것을 받고 있다. 이를 바탕으로 각 기업 집단의 상호출자제한기업집단·공시대상기업집단(자산 총액 5조원 이상) 지정 여부 및 사익 편취 규제 적용 대상 회사를 정한다. 이 자료에서 빠진 계열사·친족은 공정위의 사익 편취 규제 감시를 피할 수 있다. 자료 누락으로 인해 공정위가 수사기관에 고발까지 하는 경우는 흔치 않다. 이번 조치는 대기업집단의 고의적인 지정자료 허위제출에 대해 고발지침을 적용하여 고발 조치한 세 번째 사례다. 그만큼 알고도 숨기려 했다는 일종의 '괘씸죄'가 적용됐다고 볼 수 있다. 지정 자료 허위 제출 행위의 중대성 또한 상당하다는 전언이다. 공정위에 따르면 최장 16년에 이르는 누락 기간 미편입 계열사는 대기업 집단에서 빠져 사익 편취 금지 및 공시 의무 등 관련 규제를 받지 않았다. 하이트진로 측은 고의적인 은닉이나 특별한 경제적 이득을 의도하거나 취한 바 없다고 밝혔다. 공정위 조사 과정 중 해당 계열사들 모두 동일인과 무관, 독립경영을 하고 있다고 주장한다. 앞으로 진행될 검찰 조사에 성실히 임하고 충분히 소명하겠다며 억울함을 드러냈다. 하이트진로 메가히트상품인 테라의 핵심 가치는 '청정'과 '리얼'이다. 고의적인 허위보고로 사기업이 부당한 이익을 얻어서는 안 된다. 동시에 억울한 처벌과 마녀사당도 이뤄져선 안 된다. 하이트진로의 뜻대로 충분한 소명이 이뤄져 '맑고 깨끗하고 진정성있는' 모습을 보존하기를 바라본다. /조효정기자 princess@metroseoul.co.kr

2021-06-14 16:35:12 조효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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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수첩] 부동산 투기와 칼바람

한국토지주택공사(LH)에서 시작된 부동산 투기 의혹 '칼바람'이 정계에도 휘몰아치고 있다. LH 직원들의 부동산 투기 사태에 이어 여당 정치인의 부동산 투기 의혹으로 부동산 시장이 또 다시 떠들썩하다. 정부 합동특별수사본부(특수본)가 부동산 투기 의혹이 제기된 더불어민주당 의원에 대한 사건을 시·도경찰청에 배당하고 본격적인 수사에 착수한 것. 현재 수사 대상에 오른 이들은 총 12명이다. 이밖에도 경찰은 LH 임직원의 부동산 투기 의혹 이후 수사의 핵심인 '내부정보 이용'과 관련된 수사는 차질 없이 진행되고 있다는 입장이다. LH투기 사태는 지난 4월 재보권 선거에서 여당이 참패를 당한 주된 원인 중 하나로 꼽히고 있다. 석 달 여 만에 다시 부동산 투기 건이 화제가 됐다. 야당도 마찬가지다. 국민의힘 소속 의원 102명은 지난 10일 국민권익위원회에 부동산 투기에 대한 전수조사를 의뢰했다. 국민의힘은 당초 권익위의 정치적 편향성을 우려해 감사원에 조사를 의뢰했지만 당 안팎의 여론이 급격히 악화하자 입장을 바꿨다. 문재인정부는 부동산 정책의 핵심과제로 '투기와의 전쟁'을 선포했다. 집은 '사는 것(buy)'이 아닌 '사는 것(live)'이라는 점을 강조하며 부동산으로 돈 벌려는 세력을 투기세력으로 간주했다. 이들을 잡기 위해 다주택자 등을 대상으로 대출규제와 종부세율 인상 등의 칼을 휘둘렀지만 결국 집값을 잡지는 못했다. 그러나 국민 앞에 모범을 보여야 할 국회의원 마저 부동산 투기 건으로 구설수에 오르며 국민에게 또 한 번 실망을 안겼다. 이제는 투기 논란으로 바닥을 친 정책 신뢰를 공급대책 강행으로 만회하긴 어려워 보인다. 이 점에 대해 여의도에 있는 국민의 대표들은 입이 열 개라도 할 말이 없게 됐다. 정계에 불고 있는 부동산 칼바람이 어디까지 번질 지 현재로선 가늠하기 어렵다. 늦었지만 공정하지 않은, 불평등한 부동산 투기는 뿌리 뽑아야 한다. 정부는 부동산 정책 실패를 만회하기 위해서라도 공급확대 정책은 물론 투기 사태 연루자를 심판하기 바란다.

2021-06-13 16:36:23 정연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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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수첩] 기업 홍보인 또는 숨은 조력자…유통업계 리더의 두 얼굴

최근 유통업계를 짊어지고 있는 리더들 스타일은 크게 두 가지로 나뉜다. 자기 존재감을 확실히 드러내면서 이를 제품 홍보 및 마케팅, 기업 이미지 제고의 수단으로 삼는 적극적인 리더, 자신의 노출과 자신에게로 향하는 눈길을 극도로 꺼려하는 은둔형 리더가 그 두 스타일이다. 요즘에는 스스로 개성과 취향을 드러내며 상대의 솔직한 모습도 '쿨'하다 여기는 MZ 세대가 소비 주축으로 떠오르고, 유통가의 경영 트렌트로 ESG 경영(기업 활동에 친환경·사회적 책임 경영·지배구조 개선 등 투명 경영을 고려해야 지속 가능한 발전을 할 수 있다는 철학)이 자리 잡으면서 전자 스타일의 친숙한 리더가 기업에 더 도움이 되는 듯하다. 개인 SNS 계정으로 대중과 직접 소통하며 자사 및 계열사의 매장이나 제품 론칭, 사업 방향 등을 알리는 정용진 신세계그룹 부회장, 웹예능 네고왕 등에 출연해 알록달록한 셔츠 무늬를 뽐내며 연예인과 유쾌한 거래 장면을 연출한 윤홍근 제너시스 비비큐 회장, 가맹점주들의 부담을 덜기 위해 가맹비를 받지 않는다는 방침을 세운 김하경 이삭토스트 대표 모두 기업인으로서 받은 주목을 각사의 긍정적 사업 전개로 이끈 주인공들이다. 반면, 소통의 부재 및 보수적인 경영 마인드, 고루한 사업 구상을 보이는 기업들은 고전을 면치 못하고 있다. 불가리스 사태를 불러 일으킨 남양유업, 전 대표의 보복 운전으로 도마에 오른 아워홈, 성 차별 이벤트를 기획한 게 아니냐는 지탄을 받은 무신사 등이 CEO가 바뀌는 등 한 차례 파란을 맞았다. 이전에는 최대한 사생활을 감춘 채 뒤에서 카리스마 있는 경영을 펼치던 리더가 진정한 리더로 인정 받았다면, 이제는 내 곁에 있을 만한 인물처럼 나와 대중들과 비슷한 행동 양식과 말투, 시대 흐름에 맞는 경영, 소통 방식을 선보이는 기업인들이 소비자들에게 사랑 받는다. 그리고 소비자들의 기업에 관한 선호도는 해당 기업에서 생산하는 제품의 판매로 직결되기에 CEO의 이미지와 기업 선호도가 곧 그 기업의 흥망성쇠를 결정한다. 일각에서는 기업이 의도치 않은 바를 가지고 기업인에게 과하게 책임을 묻는 방향으로 가고 있다고 걱정하는 목소리도 들리지만 하이 리스크-하이 리턴의 시대다. 잘한 것은 잘했다고 담담하게 밝히고, 못한 것은 못했다고 먼저 꾸지람 받으려는 기업인의 자세가 필요하다. 잘한 것은 모두 대표가 잘한 일이고 못한 것은 기업 구성원 누군가의 잘못으로 치부하며 넘겨서는 안 된다.

2021-06-09 14:58:14 원은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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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수첩] 법 지켜도 매 맞는 대학

"법 위에 규제 아닙니까". 교육부가 대학 등록금 인상을 제재하고 있는 상황을 표현한 말이다. 최근 교육부가 법정 인상 한도를 초과해 등록금을 올리는 대학에 입학정원을 최대 10% 감축하겠다는 내용을 담아 '고등교육법 시행령 일부개정안'을 입법 예고하면서 대학가에 '등록금' 이슈가 또 한 번 불거졌다. 학령인구 급감으로 학생모집에 어려움을 겪는 대학에 학생모집 인원 감축은 그 어떤 것보다 강력한 제재다. 하지만 이번 개정안에 대학들은 의외로 담담한 반응이다. 법정 인상 한도는커녕 어차피 등록금을 인상하지 못하는 구조기 때문이다. 현행 고등교육법은 대학이 물가 상승률 3년 치 평균의 1.5배를 초과하지 않는 범위 내에서 등록금을 올릴 수 있도록 하고 있다. 이에 따라 교육부는 지난해 말 2021학년도 등록금 인상 상한선으로 1.2%를 제시했다. 그런데도 현재 대부분 대학은 13년째 등록금 동결 상태다. 교육부가 대학이 등록금을 올리면 정부 재정 지원 사업 선정이나 국가장학금 지급에 불이익을 주는 방식으로 등록금 인상을 억제하고 있기 때문이다. 대학이 고등교육법에 명시된 범위에서 합법적으로 등록금을 올려도 불이익을 받는 셈이다. 결국 지난 10년 물가상승률이 18.7% 오르는 동안 등록금은 되레 낮아졌다. 지난해 사립대 연평균 등록금은 747만9000원으로, 10년 전인 2010년에는 751만4000원이었다. 그사이 학령인구도 급감해 입학정원보다 수험생 수가 적은 '역전현상'이 현실화했다. 정부 지원도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가입국 중 하위권이다. 2020년 OECD 교육지표에 따르면 우리나라 고등교육 학생 1인당 공교육비는 OECD 평균의 65%에 불과하다. 고등교육 공교육비 정부 부담 비율은 38%로 OECD 평균 68%의 절반 수준이다. 4차 산업혁명 시대에 대응한 대학 혁신을 강조하면서도, 그 책임은 국내 대학 80%를 차지하는 사립대학에 미루고 있는 셈이다. 대학이 심각한 재정난을 맞은 배경이다. 등록금 문제 해결을 위해서는 정부 지원 확대가 필수라는 게 학생과 대학 모두의 지적이다. 경제학자들 사이에서도 현행 대학등록금 규제 수준을 완화해 대학이 자율적으로 등록금을 책정하도록 맡겨야 한다는 의견이 우세하다. 한국경제학회가 지난해 말 실시한 설문조사에서 경제학자 36명 중 67%는 '현행 대학등록금 규제 방식에 대해 대학등록금 책정을 대학 자율에 맡겨야 한다'고 답했다. 규제는 교육 혁신도 규제한다는 말이 있다. 교육부는 법정한도 이상 등록금 인상 대학에 규제를 가하기에 앞서, 법정한도 내 등록금 인상 시 국가장학금 2유형 제외라는 과도한 규제부터 풀어야 한다. 왜냐하면 대학 등록금 인상은 학생 및 대학 구성원이 참여하는 고등교육법상 기구인 등록금심의위원회를 통해야 하기 때문이다. 교육부가 법을 어기는 꼴이다. "등록금 인상 시 국가장학금 예산도 증액이 필요해 정부가 몸 사리는 것 아니냐"는 대학 관계자의 말이 교육 당국을 향한 누명인지, 불편한 진실인지 대학가의 눈이 쏠려있다.

2021-06-08 10:30:49 이현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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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수첩] 머스크 응징에 나선 어나니머스?

이영석 기자. "당신이 가상화폐 시장에서 하는 놀이 때문에 여러 삶이 파괴돼왔다. 수백만 명의 소매 투자자들은 삶을 개선하고자 가상화폐에서 얻는 수익에 의존하고 있다." 스스로를 국제해커집단 '어나니머스(Anonymous)'라고 지칭한 한 유튜버가 영상을 제작해 일론 머스크 테슬라 최고경영자(CEO)에게 경고성 발언을 남겼다. 이어 그는 "당신의 공개적인 변덕 때문에 힘들게 일하는 사람들의 꿈이 물거품이 됐지만, 당신은 수백만 달러짜리 저택에서 이들을 조롱했다"며 "당신이 제일 똑똑하다고 생각할지 모르지만 이번에는 임자를 만났다. 기대하라"고 말했다. 커뮤니티와 기사 댓글에서도 "머스크는 이제 큰일났다", "머스크한테 참교육 한 번 해주자"라는 등 어나니머스에 동조하는 반응이 이어졌다. 이를 통해 머스크가 경솔한 발언이 가져오는 혼란이 멈추길 바라는 이들이 지지를 보낸 것이다. 그러나 이들의 기대와는 달리 그 '참교육'이 제대로 이뤄지지는 않을 가능성이 높다. 영상을 올린 이가 실제 어나니머스가 아니라는 분석이 제기됐기 때문이다. 경제 전문지 포브스에 따르면 670만명의 팔로워를 거느린 어나니머스의 트위터계정(@YourAnonNews)에서는 해당 영상은 그들이 올린 것이 아니라고 부인했다. 더불어 어나니머스와 관련된 것으로 알려진 트위터 계정들 모두 '해당 영상은 어나니머스가 제작한 것이 아니다'라고 반응을 올렸다. 또 해당 영상이 올라온 계정은 구독자가 16만명에 불과하고, 구독자 352만명인 공식 계정에서는 머스크와 관련한 영상은 올라오지 않았다. 진위 여부와 관계 없이 이 짧은 영상에 많은 이들이 열광하는 건 머스크에 대한 실망이 극에 달했다는 방증이다. 전기자동차를 넘어 이제는 가상화폐 시장에서도 큰 영향을 발휘하고 있는 인물로 떠올랐다. 그런 그의 지지 속에서 도지코인은 반 년 만에 수십배로 올랐다. 그런데도 뜻을 알 수 없는 트위터를 남발하며, 몇 달 만에 입장을 번복하는 등의 태도로 그의 말 한마디 한마디에 시장은 출렁이고 있다. 머스크 스스로가 자신의 발언의 영향력에 대해 자각이 필요가 있다. 진정으로 가상화폐가 미래산업을 바꿀 어떠한 기술이라 생각한다면, 자신의 발언에 힘이 실린 이 상황에서 경솔한 발언보다는 신중한 언행이 필요하다. /이영석기자 ysl@metroseoul.co.kr

2021-06-07 15:53:49 이영석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