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오징어 게임(○△□ )'에서 성기훈(이정재)은 경마 등 도박에 빠져 하루하루 사는 인물이다. 사채, 일수대출에 이어 신체포기각서까지 쓰게된 그는, 딸에게 돈 많은 당당한 아빠가 되고 싶다는 일념 하나로 게임에 참여하게 된다.
사는 것이 지옥이었을 그에게 게임이 위로가 됐으면 좋았겠지만 게임공간은 더 심하면 심했지 덜하지 않았다. 그와 같이 신체포기각서를 쓴 사람들이 참여한 게임공간에는 한 사람이 죽을 때 생겨나는 슬픔과 그리움이란 찾아볼 수 없었다. 오히려 그들은 한 사람이 죽을 때마다 쌓여가는 돈에 집중했다. 그들에게는 그 돈을 내가 받아야 한다는 '생존의식' 밖에 없었기 때문이다.
아이러니한 점은 영화일 뿐이라고 안도해야 할 게임에 참여하고 싶다는 연락이 현실에서 폭주하고 있다는 것. 영화에 언급된 전화번호가 궁금해 연락하는 사람이 대부분이겠지만 진지하게 목숨을 건 게임에 참여하고 싶다고 오는 연락도 상당하다는 설명이다.
26일 법원통계월보에 따르면 지난달 개인파산신청을 한 건수는 3만3826건으로 지난 2019년(3만853건) 대비 9% 증가했다. 반면 개인 회생신청건수는 5만4004건으로 같은 기간(6만3345건)에 15% 줄었다.
개인회생은 일부 수입으로 채무를 갚는 채무조정제도다. 반면 개인파산은 경제활동 자체가 불가능하거나 원금의 일부도 현실적으로 갚기 힘든 상황일때 신청한다. 최소한의 수익없이 살고있는 사람들이 코로나19 이후 급증했다는 설명이다.
배우들의 명연기와 탄탄한 스토리 이면에 우리가 이토록 오징어게임에 열광하고 있는 이유는, 지금 우리가 사는 이곳 또한 '생존' 밖에 존재하지 않는 사회이기 때문이 아닐까.
코로나19 대응 자영업자 비상대책위원회에 따르면 9월 13일에서 16일까지 4일간 사망한 자영업자수는 약 25명이다. 40세 미만 청년고독사는 3년간 62% 증가했다. 사는게 지옥인 사람들에게 생존 이상을 바라볼 수 있을 만한 중장기 대책이 시급한 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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