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지난11월 3일 LG화학이 LG에너지솔루션 주식 매각을 통해 약 2조원 규모 유동성을 확보했다. LG에너지솔루션 주식 575만주(2.46%)를 주가수익스왑(PRS·Price Return Swap) 방식으로 처분했다. 3년 뒤 LG에너지솔루션 주가가 기준가격(34만7500원)보다 내리면 LG화학이 손실을 보존해주고 반대로 주가가 오르면 LG화학이 차익을 받다. LG화학은 "확보한 자금을 첨단 소재, 바이오 등 신성장 동력에 투입된 차입금 상환을 통한 재무 구조 개선 등 기업 가치 제고에 활용할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 롯데케미칼과 HD현대오일뱅크는 최근 석유화학 산업 재편 과정에서 합작사(JV)의 '영구채(신종자본증권)' 발행을 허용해달라고 채권단에 요청했다. 두 회사는 대신 합작사에 4000억 원씩 총 8000억 원 규모의 유상증자에 참여하기로 했다. 기업들의 부채성 자금 조달을 두고 시장 평가는 갈리고 있다. 스케일업 기업은 지분투자뿐 아니라 대출(간접금융), 우량 고수익 회사채 발행(직접금융) 등 부채성 자금조달이 필요하다는 의견과 신용리스크로 이어질 수 잇다는 의견이 나뉜다. ◆중소기업까지 PRS방식으로 자금 조달 부채성 자본의 중심에는 PRS가 있다.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지난해부터 올 상반기까지 롯데케미칼, 이마트, SK이노베이션 등 대기업들이 PRS를 통해 조달한 자금은 드러난 것만 해도 5조8000억원에 이른다. 시장에선 이 기간 PRS 전체 자금 조달 규모가 10조원에 달할 것으로 추산하고 있다. 올해만 해도 효성화학이 지난달 베트남 자회사인 효성비나 지분을 담보로 4000억원 규모 PRS 계약을 맺었고, 롯데지주는 롯데글로벌로지스 지분을 활용해 1300억원을 조달했다. 한화솔루션도 5000억원 규모 PRS 계약을 체결했다. 최근에는 중소기업들까지 PRS방식으로 자금을 조달하고 있다. 미코는 지난 11월 자회사 HPS(현대중공업파워시스템) 지분 15%(15만주)를 기초자산으로 하는 PRS 계약을 미래에셋증권과 체결했다. 이를 통해 310억원을 조달할 예정이다. 미코는 올해 8월에도 연합자산관리(유암코)가 보유하던 플랜텍(옛 포스코플랜텍)을 1542억원에 인수하며 공격적인 인수·합병(M&A)에 나서고 있다. 단기간에 대규모 인수를 연달아 진행하면서 향후 추가 인수 기회를 놓치지 않기 위한 '실탄 확보' 수단으로 PRS를 택한 것으로 보인다. 에코프로는 보유 중인 에코프로비엠 주식 673만여주를 기초자산으로, 국내 증권사와 최대 8000억원 규모 PRS 계약을 체결했다. 계약 기간은 2년으로 연 5%대 수수료 조건이다. 해당 자금은 에코프로의 인도네시아 2단계 투자 재원으로 활용될 전망이다. PRS는 기업이 가진 주식을 증권사 등 금융회사에 맡기고 돈을 빌리는 일종의 파생상품 계약으로, 주식 매각 없이 현금을 조달하는 수단 중 하나다. 기업들은 이미 보유한 자사주에는 3차 상법에 따른 규제가 적용되지 않을 가능성이 있다고 보고 이를 기반으로 최대한 자금을 뽑아두는 전략을 취하고 있는 것이다. ◆재무부담 우려, 지분증권 가치에 달려 시장에서는 자금조달 성격을 두고 논란이 있지만, 본질을 두고 논란이 있다. 회계상 부채의 성격을 갖고 있기 때문이다. 기업들의 부채성 자금이 크게 늘어나는 상황에서 국제 금융시장 불안과 경기둔화 가능성이 커진다면 신용리스크로 이어질 수 있어서다. 김가영 나이스 신용평가 연구원은 "궁극적으로 기업(스왑 매도자)에 미치는 재무적 부담 수준은 기초자산인 지분증권의 가치에 달려있다"면서 이에 따라 대상회사(자회사)의 실적이 PRS 정산 및 차환 관련 불확실성 등을 통해 기업(스왑 매도자)의 신용도에 영향을 미칠 수 있기 때문에 지속적인 모니터링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한국기업평가는 롯데그룹은 수익성이 낮고 커버리지 지표도 미흡한 수준에 머물러 그룹 차원의 실질적·구조적인 자구노력이 필요하고, 신세계그룹은 계열분리 가능성이 존재하며, 실제 분리시 이마트그룹(가칭) 부문의 재무부담 확대에 대비할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또 한화그룹은 방산 부문에 이익이 과도하게 집중돼 있어, 보다 균형 잡힌 사업 포트폴리오 구축이 요구된다는 입장도 내놓았다. 위험 관리는 당연하지만, 위기 극복의 마중물이 될 수 있다는 평가도 있다. 금융투자업계 한 관계자는 "스케일업 기업은 지분투자뿐 아니라 대출(간접금융), 우량 고수익 회사채 발행(직접금융) 등 부채성 자금조달이 필요하다"면서 "자본 한계생산성이 높은 스케일업 기업에 대규모 자금이 효율적으로 공급될 수 있는 방안을 모색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는 "지금 한 됫박 빌려다가 뿌려서 가을에 한 가마니 수확할 수 있으면 당연히 씨를 빌려다가 뿌려야 된다"라고 말한 이재명 대통령의 국정 철학과도 맞닿아 있다. 재계 한 관계자는 "기업들은 국제 금융시장 불안과 국내 경기둔화의 가능성을 염두에 두고 자금운용을 안정적으로 할 필요가 있다"며 "특히 단기 차입의존도는낮추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강조했다.
한국 부자들의 금융자산이 처음으로 3000조원을 넘어섰다. 앞으로 주식투자 비중을 확대할 것으로 보이며, 금과 가상자산 등에도 관심을 나타냈다. 14일 KB금융그룹이 발간한 '2025 한국 부자 보고서'에 따르면 금융자산10억원 이상을 보유한 한국 부자는 2025년 47만 6000명이다. 지난 2011년 13만명에서 15년 동안 3배 이상 늘어 연평균 9.7% 증가했다. 같은 기간 총인구 증가율이 연평균 0.5%에 불과하다는 점을 감안하면 증가세가 가파르다. '2025 한국 부자 보고서'는 금융자산 10억원 이상과 부동산자산 10억원 이상을 보유한 '한국형 부자'를 대상으로 실시한 설문조사와 개인 심층인터뷰 결과를 분석했다. ◆ 금융자산, 3000조 돌파 한국 부자가 보유한 총금융자산 규모는 3066조원으로 올해 처음으로 3000조원을 넘어섰다. 지난 2011년 1158조원에서 연평균 7.2% 늘었다. 금융자산은 주식 강세장이 견인한 금융시장 회복세에 힘입어 지난해(2826조원) 대비 8.5% 증가했다. 반면 총부동산자산은 2971조원으로 부동산 경기 불확실성으로 인해 작년(2802조 원) 대비 6.0% 증가에 그쳐 과거와 비교해 상승폭이 둔화됐다. 총자산 포트폴리오에서는 부동산자산의 비중이 줄고 기타자산의 비중이 늘어났다. 부동산 자산의 비중은 2011년 58.1%에 이어 2012년 59.5%로 높은 비중을 차지했지만 2025년 54.8%까지 낮아졌다. 투자 비중에 큰 변화가 없는 금융자산과 달리 기타자산의 경우 최근 금·보석 등 실물자산과 대체 투자처로 새롭게 부각되는 가상자산 등에 대한 투자가 늘면서 한국 부자의 포트폴리오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높아졌다. 한국 부자의 총자산 중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한 자산은 '거주용 주택'으로 31.0%를 기록했고, 현금과 수시입출식예금 등의 '유동성금융자산'(12.0%), '거주용 외 주택'(10.4%), '예적금'(9.7%), '빌딩·상가'(8.7%), '주식'(7.9%) 등이 그 뒤를 이었다. 특히 전년과 비교하면 주가 상승으로 '주식'의 비중이 소폭 높아졌다. 지난 1년간 금융투자에서 '수익'을 경험한(34.9%) 부자가 '손실'을 경험한 부자(9.4%)보다 3.7배 많았았다. 한국 부자가 생각하는 '부자의 자산 기준'은 꾸준히 100억원을 유지해 온 반면 이들이 부를 이룬 원천은 일부 변화가 있었다. 부를 이룬 원천 1순위가 '부동산투자'와 '상속·증여' 중심에서 '사업소득'으로 옮겨가고 '근로소득'과 '금융투자 이익'으로 부를 늘린 경우도 늘었다. 자산관리 관심사 역시 부동산투자 대세론에서 금융투자, 실물투자, 리밸런싱, 가상자산까지 점차 다양해졌다. ◆ 내년 유망 투자처 '주식' 1순위 한국 부자의 2026년 금융투자 기조는 불확실한 환경 속 '현상 유지' 의견이 지배적이었다. 다만 단기(내년)와 중장기(향후 3~5년)에 걸쳐 고수익이 예상되는 유망 투자처로 과반에 가까운 한국 부자가 '주식'을 공통적으로 1순위로 꼽았다. 단기 고수익 투자처로는 과반이 넘는(55.0%) 부자가 1위로 인공지능(AI) 주도의 기술성장과 글로벌 경기회복에 대한 기대감으로 '주식'에서 가장 높은 수익을 예상했다. '금·보석'(38.8%), '거주용주택'(35.5%), '거주용외주택'(25.5%), '펀드'(14.0%), '빌딩·상가'(12.8%), '가상자산'(12.5%) 등이 그 뒤를 이었다. 향후 3~5년 이내 중장기 수익률 역시 가장 높을 것으로 예상하는 투자처 1위는 단기와 동일하게 '주식'(49.8%)이었다. 2024년 말 기준으로 추정된 올해 한국 부자 중 절반 정도(43.7%)인 20만7000명이 '서울특별시'에 살고 있었다. '경기도'(22.5%)와 '인천광역시'(3.1%)에 각각 10만7000명, 1만5000명이 거주해 수도권에 33만명(69.2%)이 집중됐다 황원경 KB경영연구소 부장은 "한국 부자의 지난 15년 발자취에 대한 심층 분석을 통해 한국 부자가 부를 축적해 온 과정에서 터득한 부에 대한 철학과 실전 행태를 살펴보고, 이들이 전하는 성공적인 자산관리를 위한 지혜를 참고해 미래의 부자가 새롭게 부의 길에 올라설 수 있기를 기대한다"고 밝혔다. 그는 또 "과거 15년의 흐름과 2025년 현재, 나아가 미래까지 종합적으로 담아낸 이번 보고서가 부자를 꿈꾸는 이들에게 자산 축적의 기본 원칙과 실질적인 노하우를 제공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안상미기자 smahn1@metro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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