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트로人 머니 산업 IT·과학 정치&정책 생활경제 사회 에듀&JOB 기획연재 오피니언 라이프 CEO와칭 플러스
글로벌 메트로신문
로그인
회원가입

    머니

  • 증권
  • 은행
  • 보험
  • 카드
  • 부동산
  • 경제일반

    산업

  • 재계
  • 자동차
  • 전기전자
  • 물류항공
  • 산업일반

    IT·과학

  • 인터넷
  • 게임
  • 방송통신
  • IT·과학일반

    사회

  • 지방행정
  • 국제
  • 사회일반

    플러스

  • 한줄뉴스
  • 포토
  • 영상
  • 운세/사주
오피니언>기자수첩
기사사진
[기자수첩] 카뱅 40조 vs '리딩뱅크' 17조

안상미 기자 한 카카오뱅크(이하 카뱅) 직원이 퇴사를 했더니 전화가 빗발쳤다고 한다. 가지고 있는 카뱅 주식을 서로 자기에게 팔아달라는 연락이었다. 카뱅은 지난해 직원들이 주당 5000원에 우리사주를 살 수 있도록 했다. 보호예수 기간이 아직 남아 있지만 퇴사하면 적용을 받지 않는다. 물량이 귀하다 보니 증권가에서는 카뱅 퇴사자를 수소문하는 일이 벌어지기도 했다. 최근 은행들의 주가가 화제가 됐다. 인터넷은행의 주가도, 시중은행의 주가도 말이다. 그런데 화제가 된 이유는 정반대다. 한 곳은 주가가 너무 고평가된 것 아니냐는 논란으로, 다른 곳은 주가가 너무 저평가됐다는 인식에서다. 먼저 주가 고평가 논란의 주인공 카뱅이다. 카뱅이 기업공개(IPO) 절차에 들어가면서 장외시장에서의 거래가격이 10만원을 넘어섰다. 단순히 발행주식 수 3억6509만주를 곱하면 시가총액은 40조원에 육박한다. 성장성을 고려해 은행주로는 후한 주가순자산비율(PBR) 3배 안팎을 적용해도 시가총액은 9조원이다. 장외시장 주가가 한참 앞서나간 셈이다. 다음은 시중은행들의 주가다. 금융지주들 가운데 '리딩뱅크'로 꼽히는 KB금융지주와 신한금융지주의 시가총액도 각각 17조원, 15조원 수준에 불과하다. PBR은 KB금융이 0.41배, 신한지주가 0.35배로 자산가치만큼도 대접을 못받고 있다. KB금융 윤종규 회장은 "주가가 참담한 수준"이라고 했고, 신한금융 조용병 회장 역시 주가가 급격히 하락한 현재의 상황을 심각하게 받아들인다고 한 것도 그래서다. 카뱅과 시중은행의 주가를 가른 것은 향후 성장성과 경쟁력이었다. 코로나19로 가속화된 '언택트' 세상에서는 인터넷은행이 더 이상 틈새시장을 노리는 '니치 플레이어'가 아니라 2030세대를 장악한 리딩뱅크가 될 것이란 얘기다. 한 금융지주 디지털총괄 임원을 만났더니 인터넷은행을 평가절하했다. 기존 뱅킹업무가 좀 쉽고 빠르기만 할 뿐 시중은행이 따라하지 못할 새로움은 없다는 지적이다. 그런 안이한 인식이 문제다. 아주 조금 더 쉽고, 빠르다는 이유로 고객은 카뱅 앱을 깔고, 다시는 느려터진 은행앱을 열지 않는데 말이다.

2020-10-21 14:49:18 안상미 기자
기사사진
[기자수첩] 진영에 갇힌 라임·옵티머스

최악의 국정감사다. 정부를 감시한다는 본래 기능은 퇴색된 채 의혹을 확대하고 추궁하는 정쟁의 장이 됐다. 라임·옵티머스 사태를 '권력형 비리게이트'로 규정해 공세를 이어가는 야당의 공세에 여당은 금융감독체계를 지적하며 방어전에 나섰다. 그랬던 공방전은 공수가 잠시 뒤바뀐 모양새다. 라임자산운용의 전주로 지목되는 김봉현 전 스타모빌리티 회장이 야권 인사에게 금품 로비를 했다고 폭로하면서부터다. "상품을 설계하고 판매하는 과정 전체적 문제"라고 일관된 주장을 펼쳤던 여권은 표정을 바꿨다. 보수·진보의 낡은 진영논리는 환매중단으로 촉발된 거대 사모펀드 사태까지 편을 갈랐다. 펀드 조성과 운용 과정, 감독 당국의 감시 책임까지 재발을 막기 위한 보완책은 뒤로 한 채 이념의 반대편을 향한 왜곡된 음모론만 쏟아지고 있다. 여야 모두 실제 실정을 추궁하기보다는 의혹을 부각하는 데 힘을 쏟는 중이다. 고질적인 진영논리에 사모펀드 사태의 본질마저 훼손되지 않을까 우려스럽다. 유치한 이분법 싸움이다. 결국 이번 국정감사는 누구를, 그리고 무엇을 위한 평가인지 그 방향성마저 불분명해졌다. 갈 곳 잃은 국정감사의 목적은 무엇일까. 정말 구조적 문제에서 금융소비자를 보호하기 위함인가, 한껏 끓다 식어가는 여론을 집단의 정치적 영향력에 업기 위한 정치인의 수단인가. 더불어민주당 한 의원의 보좌관은 최근 SNS 익명 게시판인 대나무 숲을 통해 "공천심사에 국감실적으로 반영되는 상은 원내대표상이 유일해 의원실마다 (받기 위해) 목숨을 걸 수밖에 없다"고 토로했다. 원내대표상 수상자는 공신력 있다고 평가되는 매체에 실린 기사 수와 이로 인한 보도성과에 의해 선정된다고 한다. 의원들이 국정감사에서 보여준 퍼포먼스가 고스란히 실적으로 수치화되고 있다는 얘기다. 판매사가 문제의 사모펀드를 팔게 된 핵심 이유로 지적받은 것 중 하나가 승진과 인센티브 산정 등에 활용되는 핵심성과지표(KPI)였다. 금융투자회사와 은행이 직원을 경쟁으로 내몰았던 방법에 본인들 스스로가 당하고 있으니 실소가 나올 뿐이다. 금융범죄에 희생됐던 펀드피해자는 이번엔 오염된 진영논리라는 바뀐 목적 아래 또 한 번 이용되고 있다.

2020-10-19 10:08:27 송태화 기자
기사사진
[기자수첩] 빅히트의 '주가'

이제 와서 고백하건데 '따상'(시초가의 2배+상한가)은 무리가 아닐까 싶었다. 따상에 성공한다면 빅히트의 주가는 35만1000원. 올해 예상 실적 기준 주가수익비율(PER)은 80배를 넘어섰다. 카카오도 80배가 안 되는데 빅히트가 가능하다고? 주가 고평가에 대한 불안감은 '증권신고서'부터가 시작이었다. 빅히트 공모가 산정에 PER이 아닌 상각 전 영업이익 대비 기업가치(EV/EBITDA)를 사용한 것. 신사옥 임차 계약에 따른 재무적 부담을 털어내기 위한 묘수였다고 업계 관계자들은 분석했다. 또 동종업계(Peer) 그룹 산정 기준도 의문이었다. 빅히트는 SM, JYP, YG 등 엔터 3사 뿐만 아니라 카카오, 네이버 주가까지 공모가 산정에 활용했다. '위버스'라는 플랫폼을 기반으로 콘텐츠 기업으로 변모하고 있다는 이유였다. 아직까지 위버스는 방탄소년단 팬들이 가입하는 유료 콘텐츠 서비스 수준이다. 당시 카카오 주가 조차도 "과열된 게 아니냐"는 우려가 나올 때 였다. 카카오는 카카오뱅크, 카카오페이, 카카오페이증권 등 모든 계열사의 기대를 반영한 주가 임에도 말이다. 적정 주가에 대한 의문은 증권사 보고서에서도 확인됐다. 최고 38만원을 목표주가로 제시한 증권사가 있는 반면, 16만원을 적정주가로 내놓은 증권사도 있었다. 기업의 최대 리스크이자 장점은 '방탄소년단'이기 때문에 이들의 경제적 파급력을 어디까지 보는가에 따라 기업가치 평가가 천차만별이었다. 이러한 우려에도 유동성이 넘쳐도 너무 넘쳤다. 빅히트 청약을 앞두고 증시 대기 자금은 '사상 최고치'를 기록하면서 흥행이 예고됐다. 실제 일반투자자 청약에서 역대 최고 수준이었던 카카오게임즈의 청약증거금에 비견할 만한 58조원의 자금이 빅히트에 쏠렸다. 유동성에 기댄 청약 흥행은 상장 당일 깨졌다. 이날 시초가는 공모가의 200%에서 결정됐고, 장 초반 상한가에 물량이 몰리면서 잠시나마 '따상'의 달콤함을 누렸지만 상장 4시간 만에 시초가 마저도 무너지면서 급락 마감했다. 이렇게 되돌아보면 많은 힌트가 있었다. 하지만 증권업계도, 기자들도 '흥행 잔치'에 말을 얹기 바빴다. 장 초반 빅히트에 자금을 넣은 투자자가 "환불이 되나요?"라는 글을 올렸다는 해프닝에 마냥 웃을 수 없는 이유다. /손엄지기자 sonumji301@metroseoul.co.kr

2020-10-18 10:18:21 손엄지 기자
기사사진
[기자수첩] 배달근로자와 보험

유일하게 VIP로 불리는 공간이 있다. 몇해 전까지만 해도 이 공간의 VIP는 주변에서 기자 외에는 찾아볼 수 없었는데, 최근에는 종종 VIP가 됐다는 소리가 들려온다. 언택트 소비문화가 확산하면서 배달음식에 대한 수요가 증가하고 있다. 자연스레 외부 모임이 줄면서 생겨난 변화다. 이같은 변화에 배달방식은 '음식점'과 계약된 배달 대행업체들이 소비자에게 음식을 전하는 구조에서 '배달앱'이 배달직원을 채용해 소비자에게 음식을 전하는 구조로 바뀌었다. 여기에 최근 배달앱은 일반인을 단기고용해 근거리 배달대행을 진행하고 있다. 문제는 이처럼 배달대행 종사자수가 늘고 있음에도 이들을 위한 보험가입은 제대로 돼 있지 않다는 것. 올해 7월까지 신고된 오토바이는 226만4000여대이지만 지난해 이륜차 보험 가입대수는 98만1666대다. 특히 가입자 중 배달앱을 통해 유상으로 물건을 배달하는 오토바이는 1만3228대(1.3%)에 불과하다. 거리를 지나다보면 배달을 하는 오토바이를 더 많이 보고 있는데도, 보험에 가입한 오토바이는 극소수라는 설명이다. 이들이 가입한 보험은 법적의무 조항으로 돼 있는 책임보험이다. 보상한도가 낮은 대신 보험료가 싸다. '종합보험'의 경우 보상한도가 무한대지만 보험료가 비싸 책임보험에 가입하고 있다는 분석이다. 오토바이사고는 2010년 1만 950건에서 2014년 1만 1758건, 2018년 2018년 1만 5032건, 2019년 1만 8467건으로 증가했다. 그로 인한 사망자도 2010년 1만3142명에서 10년새 2만3584명으로 1만명 가량 늘었다. 금융위원회는 이날 자기분담금을 늘려 책임보험료를 낮추고, 가정·업무용으로 보험가입한 뒤 사고가 나면 배달용 보험으로 갈아타 보상을 받는 편법을 방지하기로 했다. 배달앱을 이용한 배달대행 종사자가 늘어나면서 마련한 조치다. 그러나 책임보험은 사고 시 상대방을 위한 보험일 뿐 배달대행 종사자를 위한 보험이 될 수 없다. 플랫폼 사업자가 보험료가 높은 이유에 대해 인지하고 보험료를 보전해 주든지 배달대행 종사자들과 보험사를 상대로 보험료를 낮추려는 대응이 필요할 때다.

2020-10-15 16:11:34 나유리 기자
기사사진
[기자수첩] 퇴보한 '민주주의 서울'

독일의 법학자 루돌프 폰 예링은 "권리 위에 잠자는 자 보호받지 못한다"고 했다. 서울시의 정책 제안 플랫폼 '민주주의 서울'에는 주권 행사에 적극적인 시민들이 모인다. 이들은 자신이 사는 도시를 더 나은 곳으로 바꾸기 위한 정책을 제안한다. 지난해 10월 19일 장애인 공공재활병원을 만들어달라는 시민 제안이 민주주의 서울을 통해 접수됐다. 당초 이 제안에 서울시 보건의료정책과는 "공공재활병원 설립은 예산과 건립 장소, 주변 환경, 여러 법적인 사항 등 다양한 시각에서의 검토가 필요하다"며 다소 부정적인 답변을 내놨다. 그러나 이 의견은 시민 1248명의 공감을 얻어 제안이 공론화로 이어지면서 공공재활병원 건립과 장애인 공공재활서비스 확대라는 긍정적인 변화를 이끌어냈다. 올해 3월 25일 시민 김모 씨는 민주주의 서울에 '코로나 방역을 위해 한강공원 인파를 관리해달라'는 청원을 올렸다. 이에 서울시 한강사업본부는 "한강공원은 일반적인 공원이 아닌 하천구역으로 구분되며 일반구역과 연결된 산책로, 도로가 다양하게 접해 있어 한강공원 자체를 제한·폐쇄하는 행정조치를 취하긴 어렵다"는 소극적인 태도를 보였다. 그러나 김 씨의 제안에 525명이 찬성표를 던져 공론장이 열렸고 한강공원에서의 코로나 확산을 우려하는 여론이 조성됐다. 공원 폐쇄는 어렵다고 버티던 시는 한강공원에 사람이 몰려 거리두기가 지켜지지 않는다는 지적이 잇따르자 결국 지난달 8일 여의도·뚝섬·반포 한강공원 밀집지역의 출입을 통제하겠다고 발표했다. 위 두 사례는 서울시청 담당부서에서 난색을 표하며 거절한 시민 제안이 공론화를 통해 가까스로 빛을 본 경우다. 그런데 '민주주의 서울'의 진입장벽이 높아지면서 이마저도 어렵게 됐다. 시민 토론이 진행되는 공론장이 열리려면 '시민토론 의제 선정단'이라는 거대한 산을 넘어야 하기 때문이다. 일면식 없는 100명한테 '좋아요'를 받는 것도 어려운데 '의제 선정단' 투표에서 과반을 넘겨야 공론화 안건으로 상정돼 시민 토론장이 운영되기 때문이다. 지난 2017년부터 현재까지 민주주의 서울에는 7845건의 시민제안이 올라왔는데 이중 50명 이상의 공감을 받은 제안은 222건뿐이다. 가장 최근 열린 시민토론 의제선정단 회의 결과를 보면 4차에서는 공감 100건을 넘긴 7건 중 1건, 5차에서는 15건 중 1건, 6차에서는 10건 중 0건이 시민토론 안건으로 상정됐다. 낙타가 바늘구멍을 통과하는 게 더 쉬워 보인다.

2020-10-14 16:12:24 김현정 기자
기사사진
[기자수첩] 청년은 버려졌다

김재웅 기자 "아저씨들은 정년 연장을 위해서 성과금을 포기하고 사원들을 버렸다." 한 대기업 사원이 커뮤니티에 올린 글 일부다. 노조가 고연령층을 위한 협의에 집중한 탓에 젊은 직원들이 의욕을 잃었다며, 회사가 앞으로 발전하기 어려울 것이라는 푸념을 담았다. 이같은 일이 처음은 아니다. 몇해 전 한 회사 노조는 폐업까지 논의되는 상황에서 임금과 성과금, 교통비 등을 포기하는 대신, 대학 등록금 등 일부 직원들만 혜택을 받을 수 있는 복리후생을 지켜낸 적이 있다. 이후 구조조정으로 많은 청년들이 회사를 나갔지만 올해에도 무리한 요구를 이어가고 있다. 상황을 지켜봤던 한 직원은 노조 관계자들을 이렇게 기억했다. "밖에서는 노동자 권리와 비정규직 문제를 해결해달라던 사람들이, 테이블에 앉으면 제안을 살펴보지도 않는다. 간부급을 위한 혜택이 무엇인지에만 집중했다." '아저씨'들은 말한다. 너희도 나이 먹는다. 정년을 겪게 된다. 평생 직장을 만들어야 한다. 누구나 안심하고 일할 권리가 있다. 그렇게 어렵게 취업 구멍을 통과한 청년들에 정당성을 설명하려 한다. 그러나 이제 청년들은 그 말을 믿지 않는다. 인간의 자리를 인공지능이 대체하는 4차산업혁명에 누구보다 익숙한 세대, 언제까지 일자리가 남아있을지 의문이기 때문이다. 구조조정이 시작되면 결국 남는 것은 '아저씨'들이라는 것도 누구보다 잘 알고 있다. 꼭 노조만이 그런 건 아니다. 문재인 정부는 청년층 지지를 등에 업고 높은 지지율을 이어가고 있지만, 청년에 대한 이해와 인식은 낙제점이라는 평가를 받는다. 특히 부동산 정책에서는 계층 사다리를 끊는 결과를 낳았고, 최근에는 39세 미만이 부동산을 구입하면 출처를 철저하게 캐내겠다는 '협박'까지 했다. 신입사원들이 업무보다는 주식과 부동산, 혹은 다른 자격증 취득에 목을 맬 수밖에 없는 이유다. '라떼는' 노력으로 극복했을지 모르겠다. 그때는 '아저씨'들이 없었을테니. /김재웅기자 juk@metroseoul.co.kr

2020-10-13 16:39:16 김재웅 기자
기사사진
[기자수첩] 누구를 위한 수도(水道)법인가

미래 세대를 생각하고 만든 법이 세심하지 못한 조문 때문에 제 역할을 하지 못하는 경우가 더러 있다. 얼핏 보면 미래지향적인 것 같지만 자세히 들여다보면 안 하니만 못한 결과가 되는 그런 법 말이다. 환경부가 관장하는 수도법도 그 중 하나다. 2018년 12월24일 신설된 수도법 제15조 4항은 '절수설비를 국내에 판매하기 위해 제조하거나 수입하려는 자는 해당 절수설비에 절수등급을 표시할 수 있다'고 명시돼 있다. 양변기가 대표적인 '절수설비'다. 가정의 경우 양변기를 포함한 변기는 물 사용량이 설거지나 세탁, 세면보다 많다. 양변기에 쓰는 물만 아껴도 물값을 적지 않게 줄일 수 있고, 환경에 도움이 된다. 양변기 등에 '절수등급을 표시할 수 있다'고 돼 있는 위 수도법 조항만 보면 매우 선진적이다. 하지만 여기엔 맹점이 있다. 강제조항이 아니어서 양변기 등에 절수등급을 표시 안 하면 그만이다. 또 같은 법엔 '절수설비에 절수등급을 거짓으로 표시한 자에게는 500만원 이하의 과태료를 부과한다'고 돼 있다. '표시를 하지 않으면 과태료를 부과'하는 것이 아니라 '표시했는데 이것이 거짓이면 과태료를 물어야 한다'는 것이다. 법이 이런 상황에서 어느 사업자가 자신이 만든 양변기에 절수등급을 표시하겠는가. 절수형이 아닌 일반 양변기를 파는 회사들은 더욱 그렇다. 관련업계에 따르면 현재 시중에서 판매되고 있는 양변기는 물(대변 기준)을 한 번 내릴 때마다 10~12리터(ℓ)를 사용하는 제품이 대부분이다. 절수형의 기준은 6ℓ다. 많은 양변기가 절수형보다 2배 이상 물을 허비하고 있는 것이다. 4ℓ의 물만 갖고도 충분히 가능한 초절수형 양변기도 시중에 나와 있다. 법에 이처럼 허점이 있다보니 양변기 사업자들은 법대로(?) 절수등급 표시를 외면하고 있다. 그러는 사이 소비자들이 더 많은 물을 허비하고 있음은 물론이다. 충분히 아낄 수 있는데도 국민들은 물값을 더 내고 있고, 수자원 환경도 망치고 있다. 수도법 개정을 반대하는 이도 있다. 절수형이 아닌 양변기를 팔면서도 장사를 잘 하고 있는 쪽이다. 선의로 포장된 듯한 관련법이 어물쩡하는 사이 지금의 양변기는 2~3배 많은 물을 아낌없이 내보내며 다음세대의 물까지 당겨쓰고 있다.

2020-10-11 10:45:59 김승호 기자
기사사진
[기자수첩]위기 내몰린 '신생 LCC'…600명은 어디로?

지난해 항공운송사업면허를 발급받았던 LCC(저비용항공사)들이 순식간에 위기로 내몰리면서 국토교통부에 대한 비판이 나온다. 항공업계는 올해 들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이 확산하면서 사상 최악의 업황을 맞았다. 이런 가운데 제대로 된 운항도 못하고 궁지로 내몰린 항공사가 있다. 바로 지난해 3월 국토부가 항공운송사업면허를 내줬던 플라이강원, 에어프레미아, 에어로케이다. 그나마 플라이강원은 지난해 11월 양양-제주 노선에 취항했다. 현재 국제선은 잠정 중단했지만, 일부 국내선은 운항하고 있다. 그러나 에어프레미아와 에어로케이는 여전히 항공운항증명(AOC) 발급만을 기다리고 있다. 양사는 정식 운항을 하기 이전이기 때문에 특별고용지원업종에 지원되는 정부의 고용유지지원금도 신청하지 못한다. 기존 항공사들은 정부의 지원을 받으면서도 적자를 면치 못하고 있는데, 이미 직원 채용 등 사실상 운영에 들어간 양사는 정부 지원도 없이 코로나 사태를 버텨야 하는 것이다. 항공사는 항공기를 보유하기만 해도 유지비, 공항시설사용료 등 비용이 발생한다. 에어로케이는 이미 항공기를 도입했고, 에어프레미아는 11월 1호기가 들어올 예정이다. 물론 충분한 자격을 갖춘 항공 사업자에 국토부가 면허를 내주지 않을 이유는 없다. 외려 정당한 자격 조건을 가졌는데도 면허를 내주지 않는다면 기존 항공사 대비 불공정한 잣대를 내세운다는 비판을 받을 수도 있다. 하지만 국토부는 항공업이 국가기간산업이라는 점을 잊어서는 안 된다. 최근 이스타항공 사태에서 볼 수 있듯이, 국가기간산업이 무너지면 이는 곧 대량 실직으로 이어진다. 항공시장의 수급 불균형 등을 고려치 않은 무분별한 면허 발급은 항공사뿐 아니라 그 직원들까지도 위태롭게 만들 수 있다. 이미 플라이강원을 비롯해 에어프레미아는 10월 한 달간 무급휴직에 들어갔다. 아웃바운드(내국인의 해외여행) 시장에 집중된 국내 항공업계는 2018년 하반기부터 그 성장세가 둔화하기 시작했다. 항공업을 관할하는 국토부가 이를 알지 못했을 리는 없다. 신생 LCC 3사에서 일하는 직원은 모두 600여 명에 달한다. 이들의 삶이 무너진다면 그 책임은 누구에게 물어야 하는가. /김수지기자 sjkim2935@metroseoul.co.kr

2020-10-07 14:41:24 김수지 기자
기사사진
[기자수첩] OTT가 되짚어봐야 할 세 가지 전략

디즈니의 밥 아이거(로버트 아이거) 회장은 취임 당시 디즈니의 미래가 세 가지 우선순위에 달려있다고 내다봤다. 고품격 브랜드 콘텐츠 창출과 기술에 대한 투자, 글로벌 성장이다. 디즈니는 이 같은 전략을 통해 고유 브랜드에 멈추지 않고 픽사, 마블, 스타워즈 등을 인수해 몸집을 키우고, 글로벌 성장을 위해 온라인동영상서비스(OTT) '디즈니 플러스'를 선보였다. 이처럼 OTT 시장의 변화가 거세다. 밥 아이거조차 자신의 저서인 '디즈니만이 하는 것'에서 전통적인 미디어의 종말이 시작된 것 같다고 언급하며, 생존 가능성이 없는 기존 모델을 버리고 새로운 변화를 따라가라고 강조했다. '디즈니플러스', '아마존 프라임', '애플TV플러스' 등 글로벌 OTT는 '넷플릭스'를 필두로 전 세계적으로 확산하고 있다. 올초부터 세상을 뒤흔든 신종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코로나19)의 여파로 OTT 확산세는 더 거세졌다. 업계에서는 미래에는 '코드 커팅'뿐 아니라 인터넷으로만 영상을 보는 '코드 네버' 현상이 심화될 것을 내다보고 있다. 국내에서도 이 같은 변화에 발맞춰 이동통신사가 주도로 기존 미디어인 케이블TV 인수·합병(M&A)에 나서고 독자적인 OTT 서비스를 앞다퉈 내놓고 있다. 대표적으로 지상파와 SK텔레콤(SK브로드밴드)의 합작 OTT '웨이브'와 CJ ENM과 JTBC가 합작할 '티빙', KT의 '시즌' 등이 있다. 이뿐 아니라 네이버와 카카오도 OTT 시장 진출에 나섰다. 국내 OTT 사업자들이 경쟁력을 가지기 위해서는 양질의 오리지널 콘텐츠 확보가 무엇보다 중요하다. 최근 1000만 가입자를 돌파한 이태현 웨이브 대표는 티빙과의 통합 논의에 대해 "서로 선의의 경쟁력을 강화하고 더 커진 이후에 같이 할 수 있는 기회를 모색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고 언급하기도 했다. 통합은 고품질 콘텐츠를 늘릴 수 있는 방안 중 하나이기도 하다. OTT 사업 확대를 위한 글로벌 진출은 아직까지 요원하다. 글로벌 OTT 사업자에 비해서 몸집도 작다. 그러나 변화는 시도하는 데도 의의가 있다. 플랫폼이 선택이 아니라 필수인 시대에 몸집을 키우기 위해 밥 아이거가 내세운 우선순위인 콘텐츠 확보, 기술 투자, 글로벌 성장이라는 전략을 되새겨볼 필요가 있다.

2020-10-06 15:01:55 김나인 기자
기사사진
[기자수첩] 추석 연휴, 코로나19가 남긴 것

[기자수첩] 추석 연휴, 코로나19가 남긴 것 신종 코로나바이러스(코로나19)는 추석 연휴 모습도 바꿔놓았다. 평시처럼 고속도로 통행료를 내야 했고, 전날까지 취식이 가능했던 고속도로 휴게소 식당은 포장만 허용됐다. 코로나19의 지역간 전파를 막고 감염병에 취약한 고령의 부모님을 위한 '고향길'을 자제해달라는 정부의 권고도 지켜진 듯 하다. 다만, 예년처럼 귀성길과 귀경길 교통체증은 여전했다. 고향길 대신 이른바 '추캉스(추석+바캉스)'를 간 국민이 많았기 때문이다. 대전의 경우 추석 당일을 제외한 연휴 기간 백화점이나 대형마트도 사람들로 붐볐다. 명품 매장에 들어가려고 선 긴 줄, 큰 폭의 세일을 한다며 펼쳐놓은 판매대 위 옷가지를 뒤적이는 사람들로 북적였다. 한편으론 '경제는 살려야 하니까'란 생각이 다른 한 편으론 '코로나19 방역은?'이란 의문이 따랐다. 우려됐던 개천절 집회도 원천 봉쇄됐다. 광화문과 인근에만 1만명의 경찰이 동원됐고, 시내로 통하는 진입로 90곳에 검문소가 설치됐다고 한다. 지하철은 정차없이 통과했고 집회와 무관하게 인근을 지나던 시민들도 검문을 받아야 했다. 대다수 시민은 정부 방역 방침으로 인한 다소의 불편을 기꺼이 감수했다. 8월 중순 코로나19 재확산의 계기가 된 것으로 파악된 광복절 집회의 예방주사를 맞아서다. 이처럼 추석 연휴를 거치며 우리는 코로나19 방역이 선택적으로 펼쳐지는 광경을 봤다. 코로나19가 누구에겐 명분이 될 수도, 어딘가에선 면죄부가 될 수 있다는 걸. 다만, 이런 과정에서 특정 집단에 대한 혐오나 불신이 커진 건 문제다. 실제로 정부 코로나19 방역이 정부를 비판하는 일부 교회나 야권 정치 세력에 집중된다고 보는 국민도 적지 않다. 독재자들도 명분은 있었다. 추석 연휴의 방역 결과는 조만간 확진자 추이로 드러난다. 방역에 성공하는 것만큼 사회적 화합을 위한 정부의 세심한 배려와 정치권의 노력이 필요하다.

2020-10-04 11:24:22 한용수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