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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수첩] '쪼그라든 맨 파워' 현대상선, 노동자 신뢰할 수 있는 기준 필요

기자수첩. "맨 파워가 부족한건 사실이다." '파업'이라는 단어가 생소한 국내 해운업계 변화의 바람이 불고 있다. 매년 임금 및 단체협약을 두고 파업을 진행하는 자동차와 조선업계와 달리 그동안 해운업계는 경영 위기에도 파업을 진행하지 않고 기간산업 발전에 기여해왔다. 그러나 최근 분위기가 바뀌고 있다. 국내 해운 업계를 이끌고 있는 HMM(옛 현대상선) 소속 선원들이 내년 1% 임금인상에 반대하며 파업을 예고했다. 20분기 연속 적자로 장기간 임금 동결을 이어온 HMM이 해운대란으로 올해 사상 최대 실적을 기록하면서 임단협을 둘러싸고 노사 갈등이 시작됐다. 사측은 산업은행 등에 상환해야 할 부담금이 3조원을 넘는 데다 내년 업황을 장담할 수 없어 올해와 비슷한 1%대 인상안을 제시했다. 이에 HMM 노조는 성명서를 통해 "선원들이 코로나19로 가족들과 생이별을 감수하고 창살 없는 감옥에서 수감생활을 방불케 할 정도로 인권을 박탈당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이어 "그동안 한국해운재건을 위해 모든 것을 인내하고 참아내 올해 사상 최대 흑자를 냈다"면서 "하지만 채권단과 사측은 부채를 상환해야 한다며 직원들에게 적절한 보상을 하지 않고 있다"고 말했다. HMM노조는 "인건비가 매출에서 차지하는 비율은 고작 2~3% 수준에 불과하다"며 "인건비를 줄여 부채를 상환하려는 사측의 태도에 선원들이 격분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양측의 입장은 충분히 이해된다. 사실 해운업계에서는 HMM 임금에 대해 경쟁업체의 70%정도라며 이름만 '현대'지 복지나 임금 혜택은 턱 없이 부족하다는 이야기가 공공연하게 오가고 있다. 이 때문에 회사를 떠나는 이들도 크게 증가한 것으로 알려졌다. 반면 사측은 오랜 기간 적자가 지속되면서 천문학적인 빚을 진 데다 이번 흑자로 회사가 정상화됐다고 보긴 어려운 것으로 판단하고 있다. 결국 그동안 묵묵히 고통을 감내해온 직원에 대한 보상 시점이 이르다는 입장이다. 서로 입장차는 있지만 여기서 간과해서 안 될게 있다. 바로 '사람'이다. 현재 HMM은 물동량 증가로 운항이 증가하고 초대형 선박을 발주하고 있다. 또 신규 화주를 유치하기 위해서는 맨 파워와 팀워크가 필요하다. 즉 글로벌 해운업체들과 경쟁을 위해서는 인재가 필요한 상황이다. 사측은 올해 흑자를 내년까지 이어갈 경우 점진적 인상을 언급하고 있지만 이는 노동자들이 받아들이긴 쉽지 않다. 점진적 인상이라는 두루뭉술한 기준 제시보다는 노동자들이 신뢰할 수 있는 명확한 기준을 제시 하는 게 필요할 때다.

2020-12-16 15:56:28 양성운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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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수첩]금융, 안정성 vs 혁신성

안상미 기자 전자금융거래법(전금법) 개정안을 놓고 한국은행과 금융위원회의 갈등이 다시 한 번 수면 위로 올라왔다. 이번엔 수장끼리의 설전이다. 이주열 한은 총재가 지난달 금융통화위원회 회의 이후 열린 기자간담회를 통해 먼저 작심발언을 했고, 은성수 금융위원장이 지난 14일 열린 송년간담회를 통해 반박에 나섰다. 은 위원장은 최근 간담회에서 전금법 개정안에 대해 "(전자지급거래) 청산제도가 (도입)되더라도 한은이 디지털 청산(기관)에 대해서도 운영기준 개선 요청, 자료제출 요구 등 (한은의) 권한 침해가 되는 게 없다"며 "한은 입장에서는 빅테크가 금융결제원 안으로 들어오니까 오히려 업무영역이 커진다"고 말했다. 한은 주장을 정면으로 반박하는 것은 물론 전금법 개정안을 그대로 밀어붙이겠다는 뜻으로 해석될 수 있다. 앞서 금융위는 빅테크의 내부거래에 대해서도 청산기관을 통한 지급결제 청산을 의무화하고, 당국이 청산기관인 금결원을 감독하겠다는 내용의 전금법 개정안을 내놨다. 작게는 금결권에 대한 권한 다툼이지만 넓게 보면 금융산업 패러다임 변화에 따른 불가피한 갈등이기도 하다. 이를 두고 금융권에서는 오는 17일 예정된 한은의 송년 기자간담회에서 이 총재가 의견을 밝힐 것으로 예상했지만 한은은 바로 다음날 날선 반박을 내놨다. 한은은 "은 위원장의 발언을 보면 금융위는 지급결제제도의 운영과 관리가 중앙은행의 고유업무라는 사실을 간과하고 있다"며 "금융위가 금결원을 전자지급거래청산기관으로 지정해 관리·감독하는 것은 중앙은행의 고유 기능인 지급결제제도 운영·관리 업무를 감독당국이 통제한다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감독당국인 금융위가 기준금리 결정이나 화폐 발행에 관여해선 안되는 것 처럼 지급결제제도를 통제해서도 안된다는 얘기다. 어떤 사안에 대한 논쟁은 당연하고, 자연스럽다. 전금법 개정안을 계기로 지급결제 시스템의 안정성을 지키면서 혁신성을 살릴 수 있는 논의를 할 수도 있었다. 문제는 방식이다. 조율되지 못한 수장들 간의 설전은 한은과 금융위 모두 세련되지 못했다. /안상미기자 smahn1@metroseoul.co.kr

2020-12-15 16:06:38 안상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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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수첩] 주가와 CEO의 입

'소문에 사서 뉴스에 팔아라'는 오랜 증시 격언으로 통한다. 기업들의 실적 발표 때마다 나오는 단골 멘트기도 하다. 그 전에 우리는 소문을 내는 사람, 즉 뉴스의 진원지에 주목해 볼 필요가 있다. 개인투자자들이 뉴스를 보고 사들일 때 가장 많은 물량을 던지는 이들은 소문을 낸 사람들일 가능성이 크기 때문이다. 지난달 말 서정진 셀트리온 회장은 한 라디오 프로그램과의 인터뷰에서 "코로나19 치료제 생산이 가능한 전 세계 캐파의 7%를 가지고 있다"며 "치료제를 최대한 생산하면 200만명분을 만들 수 있고 이미 10만명분을 생산했다"고 밝혔다. 서 회장의 말은 소문인가, 아니면 뉴스인가. 소문이라고 하기엔 CEO 입에서 직접 나온 말이고 뉴스라고 하자니 임상 결과가 정식 논문 등 신뢰할 수 있는 수단에 의해 검증된 것이 아니다. 공개된 불완전한 정보 앞에 투자자는 혼란에 빠지게 된다. 라디오 방송 다음 날 셀트리온 3형제 주가는 장중 20% 넘게 오르며 나란히 52주 신고가를 새로 썼다. 시가총액 수십조원 대 기업의 주가가 말 한마디에 요동친 셈이다. 셀트리온 주주들은 신바람이 났다. 백신 테마는 작은 뉴스 하나에도 민감하게 반응한다. 이번 주만 해도 코로나와 엮인 바이오 종목들은 롤러코스터 흐름을 이어갔다. 한 바이오업체 IR 담당자가 "개인주주들의 연락으로 업무를 보기 힘들 지경"이라고 토로했을 정도다. 거기서도 대장주로 꼽히는 셀트리온을 향한 개인투자자의 기대감은 특별할 수밖에 없다. 신용융자 잔고 순위표를 살펴보면 셀트리온 3사 모두 최상위권에 이름이 올라있다. 임상2상도 채 끝나지 않은 미완성인 상태의 치료제를 긁지 않은 복권으로 보는 듯하다. 어쩌면 이미 긁어버린 복권이 됐을지도 모르겠다. 테슬라 CEO 일론 머스크는 이달 초 직원들에게 보낸 메일에서 테슬라 주식을 '큰 망치 아래 놓인 수플레'에 빗댔다. 머스크가 말한 수플레는 테슬라뿐만이 아닐 터다. 코로나라는 전례 없는 환란이 부른 과열 곳곳엔 함정이 숨어 있다. 그 함정을 피할 혜안은 투자자 영역으로 남겨뒀으면 한다. 주가에 관심 많은 CEO의 한마디는 그 의도와 무관하게 시장을 형태만 나타나고 속 보이지 않는 투기장으로 변질시킬 수도 있다. 소문과 뉴스 그 사이 어디쯤을 오가는 서 회장의 호언이 다소 위태로워 보이는 이유도 그래서다. 회사 차원에서 할 수 있는 최선의 주가관리는 우수한 실적으로 수익성을 증명해 내는 것이다. /송태화기자 alvin@metroseoul.co.kr

2020-12-13 13:50:02 송태화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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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수첩] 개인정보 유출

두려움에 노출될 수록 두려움에 대한 감정은 무뎌진다. 개인정보 유출도 그렇다. 10년 전 A 통신업체는 초고속 인터넷 서비스에 가입한 사람들의 이름, 전화번호, 생년월일, 주소, 사용요금 등 개인정보를 텔레마케팅 업체에 제공해 많은 비판을 샀다. 그 이후 다른 기업들에 의해 수도 없이 개인정보 유출이 일어났지만 시간이 갈수록 비판의 소리는 작아졌다. 개인정보는 공공재라는 인식이 깊어지며 개인정보 유출에 대한 두려움이 무뎌진 것이다. 지난달 22일 한 해커조직은 이랜드의 사내시스템을 랜섬웨어로 공격한 후 약 4000만달러(약 445억원)를 요구했다. 이어 이들은 지난 3일 다크웹에서 10만건의 카드정보를 공개했다. 다크웹은 특수한 웹 브라우저를 사용해야만 접근할 수 있는 웹이다. 이에 대해 금융위원회는 해커조직이 공개한 카드정보 10만건 중 유효카드 정보는 약 3만6000건으로 집계됐다며 금융보안원·여신협회·카드사들의 부정사용방지시스템(FDS) 분석결과 부정사용 거래는 없는 것으로 확인됐다고 전했다. 그렇다면 여기서 소비자는 부정사용 거래가 없었다고 안심해야 하는 걸까. 지난 카드사 대량 개인정보가 유출된 뒤 '2차 유출은 없었다'는 발표에도 스팸문자가 늘어났다는 신고는 빗발쳤다. 직접적인 부정사용 거래가 없었더라도 소비자 피해로 이어질 수 있다는 설명이다. 최근 국회에선 데이터기본법 처리에 속도를 내고 있다. 데이터기본법은 개인정의 상업적 활용을 활성화 하기 위해 마련됐다. 이 법은 특별법으로 개인정보보호법의 영향을 받지 않는다. 소비자는 빈번한 개인정보 유출로 두려움에 무뎌지는 것을 원하지 않는다. 소비자들이 원하는 것은 두려움이 오기전 예방이다. 부정사용 거래가 없었으니 '안심하라'가 아니라 개인정보 유출이 없었으니 '안심하라'가 돼야 한다.

2020-12-10 17:05:50 나유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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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수첩] 거리두기 단계가 상향됐는데 확진자 수는 왜 줄지 않나요?

9일 0시 기준 국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신규 확진자 수가 전날보다 686명 늘었다. 이는 대구·경북 지역을 중심으로 한 1차 대유행 이후 역대 두번째로 큰 규모다. 특히 서울시의 상황이 좋지 못하다. 시는 지난달 24일부터 사회적 거리두기 2단계 격상과 함께 '서울형 정밀 방역'을 시행했다. 학원 내 스터디룸 등 공용 공간 이용인원을 50%로 제한하고 10인 이상 집회를 금지했다. 대중교통 운행 횟수를 줄이고 막차 시간도 앞당겼다. 사실상 2.5단계나 다름없는 강력한 조치였는데 보름이 지나도록 신규 확진자 수는 제자리걸음이다. 최근 15일 서울 지역 확진자 수 현황을 보면 11월 24일 142명, 25일 212명, 26일 204명, 27일 178명, 28일 158명, 29일 159명, 30일 155명, 12월 1일 193명, 2일 262명, 3일 295명, 4일 235명, 5일 254명, 6일 244명, 7일 213명, 8일 270명으로 집계됐다. 강화된 2단계가 적용된 날부터 서울에서 매일 211.6명의 환자가 새로 나온 셈이다. 코로나19 잠복기가 2주임을 감안할 때 8일 확진자 수는 급감했어야 한다. 그러나 시는 이날 '신규 확진자 270명'이라는 기대 이하의 성적표를 받았다. 어떤 이들은 "거리두기가 효과 없는 게 아니냐"며 방역당국을 질책하지만, 전문가들은 코로나19 백신이 원활히 공급되기 전까지는 거리두기가 가장 강력한 방역 수단이라고 입을 모은다. 그런데 확진자 수는 왜 이모양일까? 카페에서 테이크아웃만 가능하게 했더니 패스트푸드점이나 브런치 카페로 몰려가고, 숙박시설에서 주관하는 행사를 막았더니 공간 이름을 바꾼 변종 영업이 성행하고 있다. 이런 반칙 행위는 일찍이 고위험시설로 분류돼 걸핏하면 집합금지 조치가 내려졌던 코인 노래방 사장님들과 공공시설 휴관으로 생계에 타격을 받는 프리랜서 강사 등 우리 이웃들을 벼랑 끝으로 내모는 일이다. 명심하자. 거리두기는 "거리를 두지 않을 때만" 효과가 없다는 것을. /김현정기자 hjk1@metroseoul.co.kr

2020-12-09 14:44:44 김현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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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수첩] 감성, 스톡홀름 신드롬

"감사합니다. 덕분에 늦지 않게 해결할 수 있었습니다." 소비자 불만을 기사화하면 출입처에서 종종 듣는 말이다. 해당 업체들은 문제를 해결한 후에도 조치 상황을 알려주며 재발 방지 대책까지 세우고 사업에 반영하곤 한다. 대부분 국내 기업이나 국내 시장을 중요하게 생각하는 외국계 기업이다. 고객을 중요하게 여기는 만큼 비판이나 질타도 달게 받는 편이다. 과거 일이나 오해 때문에 소비자들 사이에서 나쁜 이미지가 각인된 경우에는 안타까움도 크다. 반면 국내 사업을 '캐시 카우' 정도로 보는 외국계 기업들은 대체로 그렇지 못하다. 소비자 불만이 아무리 커져도 무대응으로 일관하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기사를 내리지 않으면 고소하겠다고 협박을 받은 사례도 봤다. 그나마 힘이 있다는 언론을 이렇게 대하는데 소비자들에는 어떨까. 모든 처리는 '본사 규정'대로, 모든 보상은 '법'대로다. 소비자 보호 법안이 취약한 국내에서는 '호갱님'이 될 수밖에 없다. 서비스 문제로 제품 결함을 호소하는 소비자에게 영어를 할 줄 아냐느니, 구형 제품을 쓴 잘못이라느니 온갖 '망언'을 늘어놓을 수 있는 이유는 '그래도 되니까'다. 그래도 승승장구다. 판매량은 매번 '역대급'을 기록하고, 회사는 서비스나 사회공헌이 아닌 판매망 확충과 프로모션에 대규모 투자를 단행한다. 피해자들은 그래도 이만한 제품이 없다며 또 그 제품을 구매하는 악순환을 반복한다. 이유야 많겠지만, 불가피한 경우를 제외하면 대체로 '감성'으로 수렴한다. 소비자들이 전세계 시장을 주도하는 국산 제품들을 낮잡아 보는 근거로도 쓰인다. 그러나 누구도 감성의 의미를 제대로 설명하지 못한다. 고민을 거듭해 나름대로 결론을 내렸다. 감성은 '스톡홀름 신드롬'을 순화한 단어라고.

2020-12-08 13:44:57 김재웅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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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수첩]대전은 중기부를 놔줘야한다

충남 홍성에서 태어난 기자는 고향에서 9살까지 살다 대전으로 이사했다. 대전에선 3년 살았다. 이런 개인적인 이야기부터 꺼내든 것은 충남이나 대전이나 모두 나의 고향이라는 전제를 깔기 위해서다. 문재인 정부 들어 장관급 부처로 격상된 중소벤처기업부의 거취 문제를 놓고 대전이 시끄럽다. 중기부는 지금 있는 대전에서 세종으로 옮기겠다는 '이전 의향서'를 지난 10월 말 행정안전부에 제출했다. 중기부는 행안부에 낸 의향서에서 세종시 이전을 희망하는 것은 "중소·벤처기업과 소상공인 정책 컨트롤타워로서 관계부처와의 소통과 협업을 강화하고, 증가하는 정책 수요에 효과적으로 대응하기 위해서"라고 밝혔다. 이같은 소식이 알려지자 98년부터 중소기업청을 품에 안고 있던 대전지역이 발칵 뒤집혔다. 특히 오는 17일 관련 공청회가 예정되면서 중기부 이전 반대 목소리가 더욱 거세지고 있다. 대전시장을 비롯해 대전이 지역구인 국회의원들, 단체들은 중기부 '대전 존치', '세종 이전 반대'를 외치며 행안부 청사에서 집회를 열기도 했다. 대전지역 언론들도 중기부를 붙들어놓기 위해 연일 뉴스로 도배하고 있다. 그러나 대전시는 중기부를 품에서 놔줘야 한다. 나랏일을 하는데 대전이면 어떻고, 세종이면 어떤가. 구차하게 기자의 고향까지 언급하면서 이 칼럼을 시작한 것도 이 때문이다. 2017년 7월 중기청이 중기부로 바뀐 이후 중기부 노조가 본부 직원들을 대상으로 한 설문조사 결과, 응답자의 68.6%가 세종시 이전을 찬성했다. 반대는 31.4%였다. 옮기길 희망하는 이유론 '장관 부처로서의 위상 확보 및 타부처와의 협업'이 31.5%로 가장 많았다. 현재 중기부 본부에 있는 직원 472명 가운데 거주지는 대전이 54.4%(257명)로 가장 많고, 세종 12.5%(59명), 서울 등 기타 33.1%(156명)다. 절반 가량의 직원이 대전에 터를 잡고 있지만 나랏일을 좀 더 잘, 그리고 효율적으로 하기 위해서라도 일터를 집과 다소 먼 세종으로 옮기는 것쯤은 얼마든지 감수하겠다는 것이다. 대전에 산다는 중기부 한 직원은 "중기부가 하는 각종 정책이 (타부처와 관계없이)단독으로 하는 것이면 (위치가)부산이어도 상관없다. 하지만 중소기업 정책은 타부처와의 조정과 협력이 중요하다. 출퇴근길이 멀어도 대승적 차원에서, 국가 경쟁력 차원에서 세종시 이전은 필요하다고 본다"고 전했다. 연인원 기준으론 매년 2600명 가량의 중기부 직원이 총리실, 기획재정부, 산업통상자원부, 고용노동부, 국세청 등이 있는 세종시를 오가고 있다. 일을 하는 당사자들이 '나랏일을 제대로 하기 위해' 옮기길 원하는데 옆에서 '감놔라 배놔라' 할 일은 전혀 아니다.

2020-12-06 10:20:57 김승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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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수첩] 이스타항공도 '인력 감축'을 계획하진 않았다

대한항공이 아시아나항공을 인수하기로 했지만, 여전히 구조조정 등에 대한 논란은 뜨겁다. 대한항공이 아시아나를 인수하겠다고 밝힌 지 벌써 20여 일이 흘렀다. 항공사 가운데 '빅2'로 꼽히는 두 FSC(대형항공사)가 통폐합된다는 사실에 이목이 쏠렸다. 지난해 기준 자산만 약 40조원, 매출 약 20조원에 달하는 세계 7위 항공사가 될 것으로 전망됐기 때문이다. 심심치 않게 볼 수 있는 '메가 캐리어'라는 단어도 그 기대감을 방증했다. 그러나 이제는 대규모 항공사의 출범에 대한 기대감과 함께, 일각에서는 이에 따른 우려도 나오고 있다. 동종업계 간 인수 합병이 진행되는 만큼, 향후 중복 인력에 대한 인력 감축 등 구조조정이 불가피할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이다. 올해 3분기 말 기준 대한항공과 아시아나의 직원 수는 각각 1만8992명, 9042명으로 총 2만8034명에 이른다. 우기홍 대한항공 사장도 지난 2일 간담회를 통해 "95% 이상이 직접 부문 인력이고, 이 같은 인력 수요는 그대로 필요하다. 통합되어도 공급을 줄일 예정은 없다"며 "중복 인력은 전체 인력에 비해 크지 않은 상황이다. 이런 인력도 필요시에는 수요 많은 부서로의 이동 등을 통해 충분히 흡수할 수 있다"고 우려를 잠재우기 위해 나선 바 있다. 하지만 올해 들어 확산한 코로나 사태로 인해 직격탄을 맞은 항공업계가 언제 회복할지 알 수 없는 상황에서 이 같은 '말뿐인 약속'은 무의미하다. 코로나 사태가 장기화할 경우 경영난에 따른 인력 감축은 불가피해질 것이라는 우려 때문이다. 현재 정리해고 등을 거쳐 400여 명의 직원만 남은 이스타항공도 올 초에는 1600명이 있었다. 코로나를 비롯해 제주항공과의 M&A(인수 합병)까지 무산되자, 경영난이 가중되며 대대적인 인력 감축을 피하지 못했다. 분명 이스타항공 경영진도 논란거리가 될 대량의 인력 감축을 처음부터 계획하지는 않았을 것이다.

2020-12-03 15:28:37 김수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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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수첩] 구독경제가 답이다

매달 정기 지출비를 따져보면 얼마나 될까. 신문, 잡지, 우유 배달, 통신비와 같은 정기적인 지출을 제외하고도 음악이나 콘텐츠로 나가는 비용을 무시할 수 없게 됐다. 기자는 휴일이면 '넷플릭스'와 '왓챠'로 드라마와 영화를 보기도 하고, '유튜브 프리미엄'으로 홈트를 하고 '플로'로 음악을 들으며, '로켓와우'로 특가상품을 구매한다. '넷플릭스'가 촉발한 구독경제가 생활 전반으로 스며들고 있다. 기자뿐 아니라 특히 밀레니얼 세대(1980년대 초반~2000년대 초반 출생한 세대)들에게 구독경제는 더 이상 낯선 개념이 아니다. 스탠다드앤드푸어스(S&P)가 지난해 OTT 가입자를 대상으로 진행한 조사결과 미국 OTT 시청자 중 29%가 세가지 이상 OTT에 가입했고, 두 개 OTT에 가입한 사용자는 21%로 나타났다. 최근에는 코로나19로 인해 콘텐츠 구독 뿐 아니라 '줌'과 같은 화상 회의 서비스 부문 구독 서비스도 늘어난 것으로 조사됐다. 전문가들은 이를 피할 수 없는 흐름으로 보고 있다. 기업에서 구독경제는 가입자 데이터를 확보할 수 있고, 이를 기반으로 개인 맞춤형 서비스를 낼 수 있는 도구가 될 수 있다. 디지털 혁명이 가속화 되면서 물건을 구매하는 전자상거래(이커머스) 시장에서도 구독경제가 가속화되고 있다. 최근 기자와 만난 한 이커머스 전문가는 "구독경제로 가야 미래가 보인다"고 말하기도 했다. 국내에서 가장 눈에 띄는 곳은 쿠팡과 티몬이다. 쿠팡은 '로켓와우' 멤버십, 티몬은 '슈퍼세이브'를 통해 일정 월 요금제를 내면 각 사 배송의 강점을 활용해 상품 구매를 좀 더 저렴하고 손쉽게 할 수 있게 해 충성 가입자를 확보하고 있다. 명암도 있다. 대표적으로 지난달 서비스를 종료한 SK텔레콤의 '올프라임'이 있다. 지난해 12월 선보인 올프라임은 11번가의 쇼핑 혜택과 무료배송, OTT '웨이브', 음악 서비스 '플로' 등의 혜택을 묶어 월 9900원에 제공하던 서비스지만, 1년을 못 채우고 종료하게 됐다. 하지만 구독경제 자체를 그만둔 것은 아니다. 최근 11번가와 아마존과의 제휴가 또 다른 기대감을 일으키기 때문이다. 아마존은 대표적인 디지털 구독경제의 성공 모델 중 하나로 꼽힌다. 아마존 유료 멤버십 '아마존 프라임'은 현재 글로벌 가입자 1억5000만명을 확보하고 있다. 아마존의 상품력과 브랜드파워와 SK텔레콤의 고객 데이터가 결합하면 힘이 상당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업계에서는 올프라임 종료 이후 아마존프라임과 연계한 새로운 구독 서비스가 나올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결국 답은 구독경제다. 정확히 예측할 수 없는 시장에서 잘 만든 구독경제 모델은 충성고객 확보로 불확실성을 조금이나마 해소할 수 있는 수단이 될 수 있다. 소비자들의 편의와 취향에 맞는 똑똑한 소비를 할 수 있는 구독 서비스가 나오길 기대해 본다.

2020-12-02 14:51:32 김나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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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수첩]플라스틱에 대한 고찰

코로나19의 재확산으로 배달 수요가 빠르게 늘고 있다. 외식을 자제하고 집에 머무는 시간이 늘면서 나타난 현상이다. 특히 과거에는 중국집이나 일부 음식점만 음식을 배달했던 것과 달리 현재는 대부분의 음식점과 카페가 음식뿐 아니라 커피와 빵 등 디저트까지 배달하면서 배달을 즐기는 소비자도 늘고 있다. 그동안 품질 유지 어려움을 이유로 배달을 하지 않던 스타벅스도 배달 서비스를 도입하는 등 많은 업체가 배달 서비스를 시작하는 상황이다. 바로고에 따르면 지난달 11~17일 배달 접수 건수는 324만건에서 18~24일 357만건으로 전주 대비 10.2% 증가했다. 코로나19의 확진자가 다시 급증하면서 배달 건수가 크게 늘었다. 배달을 이용하면 음식점에 방문해 먹는 것보다 안전하고 편하다는 장점은 있지만 종종 배달 음식을 받아보는 과정에서 염려되는 순간이 있다. 음식 하나를 시켰는데 5~6개의 플라스틱 용기를 접할 때다. 여러 반찬들이 곱게 담겨온다. 배달앱에서 주문할 때 '일회용 수저, 포크 안 주셔도 돼요. 일회용품 줄이기 함께 시작해요' 버튼을 누르지만 배달된 음식을 보면 전혀 그렇지 않은 모습이다. 심지어 다회용 그릇에 음식을 담아 배달하고 일정 시간이 지난 후 그릇을 회수해가던 중국집조차 플라스틱 그릇으로 바꾸고 있는 추세다. 플라스틱은 생산하는 데 5초, 쓰는 데 5분, 분해되기까지 500년이 걸린다고 한다. 그렇기 때문에 환경오염의 주범으로 인식된다. 특히 코로나19 이후 일회용 마스크, 장갑, 물티슈, 포장 용기 등의 사용량이 크게 늘면서 전 세계적으로 생태계 파괴와 폐기물 처리에 대한 우려가 높은 상황이다. 친환경 소재로 만드는 플라스틱에 대한 연구도 활발하다. 플라스틱에 대해 걱정한들 당장의 명쾌한 해결책은 없지만 각자 위생적이고 편리한 플라스틱의 이면에 담긴 불편한 사실을 돌아볼 필요가 있을 것 같다. 환경을 생각해 일회용품의 사용을 줄이고 일회용컵 대신 텀블러, 물티슈 대신 손수건을 사용하는 작은 노력이 도움이 될 수 있다.

2020-12-01 15:44:14 구서윤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