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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수첩] 열흘 뒤부터 전동 킥보드로 등하교 하는데 안전장치는?

[기자수첩] 열흘 뒤부터 전동 킥보드로 등하교 하는데 안전장치는? 열흘 후부터 전동 킥보드를 타고 등학교하는 학생들이 등장할 것으로 보인다. 만 13세 이상 무면허로 전동 킥보드를 타고 도로 운행을 허용하는 도로교통법 개정안이 12월 10일 시행되기 때문이다. 개정안은 관련 산업 활성화에 무게를 뒀지만, 교육계에서는 학생 안전을 위협한다며 해당 법을 즉시 재개정하라고 목소리가 높은 상황이다. 개정안은 운행 가능 연령을 기존 만 16세에서 13세로 낮춰, 중학생부터 전동 킥보드 운행이 가능토록 했고, 면허 없이도 운행할 수 있게 했다. 안전모 착용 규정은 있으나, 벌칙 조항이 없어져 실효성은 낮을 것이란 우려가 나온다. 전동 킥보드 이용이 늘면 관련 사고도 그만큼 증가한다. 서울시가 최근 진행한 서울 지역 공유 전동 킥보드 이용 조사를 보면 지난해 하반기 350만여건이던 이용률은 올해 3~8월 기준 1519만건으로 4배 이상 늘었다. 경찰에 따르면, 2017년 불과 11건이던 전동 킥보드와 관련한 사고는 2년 뒤인 2019년 447건으로 약 40배나 급증했다. 특히 최근 3년간 개인형 이동수단 교통사고의 전체 사망자의 93.7%, 부상자의 83.2%는 안전모를 착용하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국내 최대 교원단체인 한국교원단체총연합회(한국교총)는 이에 면허 취득과 보험가입 의무화, 보호장구 미착용이나 2인 이상 탑승 시 범칙금 부과 규정 마련, 스쿨존 내 전동 킥보드 운행 제재 등 도로교통법의 재개정을 요구하고 있다. 일부 공유 킥보드 업계도 이용가능 연령을 당분간 만 16세 이상으로 제한키로 하는 등 업계 자체 규제 강화에 나서고 있다. 정부도 전동 킥보드 사고시 처벌을 강화키로 했으나 여론의 우려는 여전하다. 특히 교통사고처리특례법 상 인도에서 전동 킥보드를 타다 사람을 다치게 하면 보험 가입이나 합의 여부와 관계없이 5년 이하 징역 또는 2000만원 이하 벌금이 부과되고, 미성년자도 처벌 예외조항이 없어 중·고생이 중과실로 처벌을 받을 수도 있다. 관련 산업 활성화에 앞서 학생 안전 장치 마련이 시급하다.

2020-11-30 15:08:56 한용수 기자
[기자수첩] 침묵은 오해하기 쉬운 글과 같다

"문재인 대통령은 법무부 장관 발표 직전에 관련 보고를 받았으며, 그에 대해 별도의 언급은 없었다." 추미애 법무부 장관이 지난 24일 오후 윤석열 검찰총장에 대한 직무배제와 함께 징계 청구를 한 데 대한 청와대 공식 입장이다. 야당은 추 장관의 행보를 두고 문 대통령이 사실상 승인한 것으로 봤다. 문 대통령이 관련 보고를 받았음에도 별도의 언급 없이 침묵하면서다. 이와 관련 문재인 정부 초대 국무총리를 지낸 이낙연 더불어민주당 대표는 대통령의 침묵에 "모든 문제에 대해 전부 말씀을 해야 한다고 생각하지 않는다. 때로는 말씀을 하지 않는 것도 반응일 수 있다"라고 말한 바 있다. 이에 야당은 문 대통령의 침묵을 '검찰 장악 시도'로 보고 강하게 비판했다. 국민의힘 의원들은 지난 27일부터 청와대 앞 분수대에서 추 장관 행보에 대한 문 대통령의 입장을 요구하며 1인 시위에 나섰다. 김은혜 국민의힘 대변인은 29일 논평에서 "대통령의 묵인 아래, 추 장관의 활극으로 독재의 완성이 9부 능선을 넘었다"고 말하기도 했다. 야당 비판에도 문 대통령은 29일 현재 입을 굳게 닫고 있다. 이는 이른바 '가이드라인' 논란을 차단하기 위한 것으로 보인다. 섣불리 입장을 낼 경우 이 역시 문 대통령의 지시로 해석될 소지가 있기 때문이다. 청와대 관계자가 여러 언론과 통화에서 문 대통령이 별도 입장을 내지 않는 데 대해 "대통령이 별도의 가이드라인이라도 내놓으란 얘기냐?"라고 말한 것은 이런 이유에서다. 하지만 대통령이 임명한 법무부 장관과 검찰총장이 권한을 두고 다투다가 법적 분쟁으로 이어진 상황에 침묵하는 것은 '묵비권 행사'에 가까워 보인다. 불리할 수 있는 사안에 답하지 않고 침묵하는 행위인 셈이다. 문 대통령이 '침묵은 오해하기 쉬운 글과 같다'는 말을 기억했으면 한다. 청와대가 여러 시비에 휘말리지 않기 위해 공식 입장을 밝히지 않은 것이 좋지 않은 행보로 해석되는 상황이다. 문 대통령 침묵이 '검찰 장악 시도'라는 오해가 되지 않게 늦더라도 입장을 냈으면 하는 바람이다.

2020-11-29 12:48:50 최영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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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수첩]소비자는 고래싸움에 등 터지고 싶지 않다

[기자수첩]소비자는 고래싸움에 등 터지고 싶지 않다 라이벌. 같은 목적을 가졌거나 같은 분야에서 일하면서 이기거나 앞서려는 서로 겨루는 맞수. 식품업계뿐만 아니라 자본주의 시장 속 수많은 라이벌 업체들이 서로 경쟁하며 세상과 삶의 질을 발전시킨다. 최근과 같은 불황 속 국내 경쟁업체들은 카피제품을 선보이며 장기간 상대업체의 연구개발 노력을 허투루 만들기도 하지만, 소비자에게 다양한 양질의 제품을 합리적인 가격에 선택할 기회를 주기도 한다. 경쟁이 지나치게 과열된 걸까. 최근 라이벌사(社) 사이에서 부도덕함을 넘어선 불법적인 일들이 발생하고 있다. 치킨업계 경쟁사인 BBQ와 수년째 갈등을 빚고 있는 bhc 회장이 BBQ의 내부 전산망에 불법 접속해 자료를 들여다본 혐의로 지난 17일 재판에 넘겨졌다. bhc측은 BBQ와 진행 중이던 국제 중재소송에 관한 서류들을 열람함 것으로 조사됐다. 앞서 BBQ 광고대행사가 bhc기업에 대한 악성글을 인터넷에 게시하다 고소됐고, 광고대행사 대표가 벌금 1천 만 원을 선고받은 바 있다. 한 번 퍼진 식품회사 이슈는 웃고 넘기기에는 사회에 미치는 파급력이 상상 이상으로 크다. 우지파동. 90년대생들 사이에서 전설처럼 내려오는 국내 식품시장 최대 흑역사다. 1997년 대법원에서 무혐의로 판결 났지만 한 번 타격을 입은 라면브랜드의 인기는 급격히 꺾였다. 30여 년이 지난 지금도 소비자 사이에서 라면 및 가공식품에 대한 잘못된 정보를 양산하는데 일조하고 있다. 또한 당시 사건과 관계없던 경쟁업체들 브랜드 이미지마저 여전히 갉아먹고 있다. 기업의 목적은 영리다. 하지만 영리를 위해서 부도덕하고 불법적인 행위를 묵인할 수는 없다. 이젠 영리라는 목적을 달성하기 위해선 ESG(환경보호, 사회적 책임, 지배구조)를 통한 기업의 지속가능한 성장과 발전이 선택이 아닌 새로운 규칙이 됐다. 매출이 소비자의 선택과 직접적으로 관련된 유통기업은, 대체재가 넘쳐나는 식음료 기업은 특히 그렇다. 경쟁에 매몰돼 소비자를 기만하는 행위를 멈추길 바란다. 소비자는 도덕적인 기업을 원한다.

2020-11-25 14:57:52 조효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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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수첩] 3기 신도시의 과제

가성비 좋은 식당은 늘 손님으로 북적인다. 그러나 건강을 생각한다면 요리가 어떻게 만들어졌는지 알고 먹는 게 몸에 좋지 않을까? 3기 신도시는 청약 조건으로 무주택자에 대한 혜택을 확대시키며 진입장벽을 낮췄다. 당첨만 되면 시세차익으로 4억원은 기대할 수 있으니 생전 처음으로 집을 구매하려는 부동산 수요자에게 이보다 더 좋은 가성비는 없다. 너도 나도 3기 신도시 사전청약을 하겠다고 벌써부터 야단법석이다. '3기 신도시'라는 식당에서 선보이는 요리는 무엇이 있는 지 맛보기 위해 2주에 걸쳐 7개 도시 내 택지를 둘러봤다. 직접 눈으로 확인한 택지들은 공통적으로 '교통' 문제를 떠안고 있었다. 각 지자체에서는 철도 교통망을 제대로 확보하지 못해 골머리를 앓고 있었다. 특히 인천 계양지구의 경우 철도 노선 신설 계획에 진전이 없었다. 인천 지하철 1호선 임학역과 박촌역이 있지만 택지지구에 가려면 버스를 타야 할 정도로 거리가 멀었다. 신도시가 건설되는 곳에 지하철 신설 계획이 없다는 사실은 충격이었다. 입주하게 될 신도시 주민을 고려해 철도 노선 신설을 결정짓는 게 먼저가 아닐까. 집값이 가장 많이 올랐다고 알려진 하남 교산지구와 남양주 왕숙지구는 GTX노선이 아닌 9호선 연장을 염원하고 있다. 교통 수요를 감당할 지하철이 없다면 훗날 교통 대란이 발생할 수도 있을 것 같았다. 부천 대장지구는 서울 강서, 인천, 부천에서 나오는 900톤의 쓰레기를 처리하는 대형 소각장을 택지 안에 그대로 두게 되며 환경문제에 직면했다. 기존 주민들은 물론 입주자들에게 쾌적한 주거 환경이 제공될 지 의문이었다. 안산 장상지구는 다른 신도시에 비해 서울 접근성이 떨어졌다. 영동고속도로와 서해안고속도로로 둘러싸여 소음도 심각했다. 신도시 개발 과정에서 산적한 문제가 해결됐으면 한다. 편안한 보금자리를 찾는 것만큼 중요한 일은 없다. 3기 신도시가 수요자들에게 희망의 땅이 되기를 바랄 뿐이다.

2020-11-24 10:51:37 정연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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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수첩] '구조조정·항공료 논란' 대한항공 약속 지키길

"구조조정은? 항공료는?" 최근 지인을 만나면 꼭 나오는 이야기 중 하나는 바로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 통합에 관련한 얘기다. 국내 양대 항공사인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이 정부 주도로 통합되면서 32년간 유지해 온 양강체제가 저물고 대한항공 독주 체제가 시작됐기 때문이다. 1969년 조중훈 한진그룹 창업주가 국영 대한항공공사를 인수하면서 대한항공이 탄생됐다. 이후 무려 20여년 가까이 대한항공은 우리나라 하늘길을 열어줬다. 하지만 당시 대한항공이 우리나라에서 유일한 항공사였기 때문에 서비스 수준 등은 기대하기 어려웠다. 이런 상황에서 아시아나항공의 등장은 대한항공의 서비스를 개선시키는데 긍정적인 영향을 줬다. 아시아나항공 등장 이전까지 대한항공은 서비스 질에 대한 논란에서 자유롭지 못했다. 또 두 항공사가 경쟁하면서 자연스럽게 항공권 안정된 가격을 유지했다. 이처럼 대한항공과 함께 국내 항공업계에 긍정적인 영향을 줬던 아시아나항공은 등장과 함께 안정적인 모습을 보여줬다. 그러나 아시아나항공은 박삼구 전 금호아시아나그룹 회장 리스크와 최근에는 코로나19로 인한 시장 침체까지 겹치며 추락했다. 결국 스스로 생존할 수 없는 상황이 되자 아시아나항공은 정부의 지원에 기댈 수밖에 없는 처지가 됐다. 정부는 아시아나항공에 2조4000억원을 지원했지만 이를 극복하지 못하자 대한항공과 합병이라는 결론을 내렸다. 국내 양대 항공사의 통합을 통해 규모 경제를 꾀하고 글로벌 경쟁력을 확보할 수 있는 발판을 마련했다. 그러나 회사 소속원과 국민들은 통합에 대한 우려도 제기하고 있다. 바로 구조조정과 항공권 가격 인상 등이다. 불과 2년 전까지만해도 대한항공이 수년간 독점해온 몽골 노선에 대해 논란이 됐다. 몽골 노선은 홍콩과 비슷한 거리지만 대한항공이 독점하면서 항공권 가격은 성수기 최대 100만원 이상으로 치솟는다. 홍콩과 비교하면 두 배 이상 차이를 보였다. 지난해 아시아나항공이 몽골 노선을 공동 운항하면서 가격은 안정세를 찾았다. 또한 양사 통합으로 아시아나항공 직원들은 벌써부터 속앓이를 하고 있다. 조원태 회장은 지난 18일 이같은 논란과 관련해 "모든 직원을 품고 가족으로 맞이해서 함께 같이 할 수 있는 기회를 만들겠다"며 "절대 고객의 편의나 가격인상은 없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현재 아시아나항공의 재무구조와 부채비율을 보면 대대적인 구조조정없이 경영정상화를 꾀할 수 있을지 의문이지만 정부와 한진그룹 모두 인위적인 구조조정과 항공권 가격 인상 없을 것이라고 약속한 만큼 신뢰를 잃는 행동을 해서는 안될 것이다.

2020-11-19 09:04:42 양성운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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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수첩]규제의 기회 비용

한 임차인이 전셋집을 보러 다니면서 가장 먼저 내세운 것은 이번 계약 뿐만 아니라 갱신시에도 집주인이 전세자금대출에 적극 협조해준다는 조건이었다. 자금이 모자란가 했더니 막상 계약 당일에는 대출 하나 없이 한 번에 전셋값을 치뤘다. 계약 직전까지 은행에서 상담을 받은 임차인. 입주하고 몇 달 뒤까진 전세자금대출을 받을 수 있다고 하니 임대인에게 가능한 늦게 대출을 신청하더라도 도와달라고 당부한다. 용도는 언제 당첨될 지도 모를 청약자금이었다. 서울에서 네 식구가 살만한 집이라면 이제 분양가 9억원 이하는 없다. 중도금 대출이 안되니 소위 '패밀리뱅크(증여)' 신세를 질 수 없는 서민들은 전세자금대출이라도 미리 받아놔야 할 터. 대출금 3억원, 금리는 낮게 2.5%만 잡아도 1년 이자만 750만원이다. 될 지 안될지도 모를 아파트 청약을 위해 매달 60만원 넘게 내야 한다. '청약로또'라는 희망고문에 고스란히 갖다 바치는 비용이다. 이젠 신용대출이다. 금융당국이 고소득자에 대한 신용대출 규제를 예고하자 미리 대출을 받으려는 사람들이 몰렸다. 금요일에 규제 방안이 나오면서 시중은행의 온라인 창구로 신용대출 수요가 몰렸고, 인터넷전문은행인 카카오뱅크는 접속지연 현상까지 나타났다. 한 두달 뒤에 매매잔금을 치뤄야 할 사람 뿐만 아니라 잠재적 매수자까지 '일단 받고보자'는 분위기다. 대출규모는 전세자금보다 작겠지만 금리는 더 높다. 이들 역시 한 달에 수 십 만원씩 쓸데없는 비용을 내게 생겼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로 시중에 시중 유동성은 사상 최대를 기록했지만 풀린 돈은 오른 전셋값으로, 잠재 매수 자금으로 장롱속으로 들어가고 있다. 부동산 시장을 수요과 공급이 아닌 금융으로만 규제를 하다보니 생긴 부작용이다. 금융규제에 나섰다고 가계부채의 질이나 건전성이 좋아진 것도 아니다. 부동산 담보 대출보다 더 위험한 신용대출과 보증대출만 급증했다.

2020-11-18 15:52:38 안상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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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수첩] 아직도 동학개미?

대중의 언어는 때론 대명사가 되기도 한다. '동학개미'가 그랬다. 조선 말엽 보국안민과 제폭구민을 내건 반외세 운동인 동학농민운동과 개인투자자를 뜻하는 개미를 합친 말. 주식투자자들은 동학개미란 이름 아래 외국인이 쏟아낸 매물을 받아내는 힘 약한 독립투사가 됐다. 그 말이 생겨난 지도 10개월이 지났다. 그동안 동학개미의 집단적 영향력은 발생 당시와 비교도 안 될 정도로 단단해졌다. 표 셈법을 끝마친 계산 빠른 정치인들은 그 영향력에 탑승했다. 이젠 동학개미는 정책 방향성도 바꿀 수 있게 됐다. 공매도 금지 기간을 연장 시킨 데 이어 주식 양도소득세를 부과하는 대주주 기준도 현행 유지에 성공했다. 현대판 연좌제로 불리게 된 가족합산 규정 또한 조직적인 움직임을 견뎌내기 버거울 터다. 약자를 자칭하던 개인투자자들이 집단성을 발휘하더니 동학개미란 깃발 아래 정의(正義)가 됐다. 최근 수급 상황은 오히려 개인이 뱉고 외국인과 기관이 사는 형국인데도 그들은 여전한 동학개미다. 기관과 외국인은 국민과 충돌하는 기득권으로 묘사된다. 최근 대주주 요건 관련 사태에서 홍남기 기획재정부 장관은 조선 백성을 침탈하려는 '왜장'으로 그려졌다. 그의 사표를 받아 냈을 때 동학개미의 결집력은 또 한 번 소리 없이 강해졌다. 이쯤 되면 기관도 안쓰럽다. 기관투자자는 연기금을 비롯해 금융투자, 보험, 투자신탁, 은행, 사모펀드 등이다. 모두 개인이 투자한 자금으로 운용된다. 기관이 돈을 벌면 최종적인 과실은 개인의 몫이다. 외국인과 함께 기득권 동맹으로 묶이기엔 결이 너무 다른데도 개인은 기관이 배를 불렸다는 소식에 분노한다. 동학개미는 집단의 목소리가 정치적 지형마저 변화시킬 힘을 갖고 있다는 것을 학습했다. 이제 어떤 상황에서도 순순히 물러서지 않을 것이다. 당장 내년 3월 공매도가 재개됐을 때 이를 받아들일 수 있을까. 이젠 동학개미라는 억지스러운 포장의 마침표를 찍을 때가 됐다. 외세를 몰아내고 희생을 감내했던 동학농민운동이 주식투자와 비견됐던 것 자체가 억지였다. 개인은 시세 차익을 통한 자산 증식을 목적으로 하는 시장 참가자일 뿐이다. 투자와 애국은 결이 다르다. /송태화기자 alvin@metroseoul.co.kr

2020-11-16 10:07:14 송태화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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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수첩] 금융권 '영어이름' 보다 우선돼야 할 것

애니메이션 '센과 치히로의 행방 불명'에서 치히로는 부모님과 함께 시골로 이사하던 도중 길을 잘못 들어서 인간 세상이 아닌 다른 세상을 접하게 된다. 그곳에서 치히로는 '센'으로 불리고, 기존에 입던 옷은 '유카타' 로 바뀐다. 인간 세상의 치히로를 완전히 잊게 하기 위한 방법이다. 최근 은행들도 '이전의 치히로'를 잊기 위한 움직임이 거세다. 직원간에 직책이 아닌 영어이름을 사용하도록 하고, 유니폼 대신 복장자율화도 꾀한다. 기존의 수직적인 문화를수평적 조직문화로 바꿔 IT기업과 같이 혁신적인 아이디어가 나올 수 있는 환경을 만들겠다는 의도다. 문제는 이같은 조치들이 애매하게 시행되면 '센'이 '치히로'를 기억할 수 있게 된다는 것. 다양성을 수용할 수 있는 분위기가 마련돼 있지 않는 이상 영어이름 부르기와 복장자율화는 취지와 달리 어떤 '형식'으로 자리잡을 수 있다는 설명이다 몇 해전 한 핀테크 기업에서 일할 때의 일이다. 주로 온라인으로 회의를 진행하고, 영어이름을 사용하다보니 같은 팀이더라도 이름을 기억하기 어려웠다. 회의에서도 알수 있는 것은 A님 의견이 논리적이다, 아이디어가 창의적이다 정도. 몇 개월 뒤에서야 대표님이 B님이라는 것을 알게됐지만 그것을 알든 모르든 회의 분위기는 같았다. 이미 내부에서는 기탄없이 의견을 내놓을 수 있는 분위기가 바탕이 돼 있었기 때문이다. 내부의 분위기가 마련돼 있지 않은 상태에서 영어이름 부르기와 복장자율화는 오히려 업무의 효율성만 악화시킬 뿐이다. C님이 대표 부장 팀장인 것을 알게된 이상 의견을 걸러서 내놓을 수 있고, 유니폼과 같은 단정함을 요구하는 분위기는 오히려 직원에게 유니폼보다 더 큰 부담감을 지울 수 있다. 혁신적인 은행을 위해 영어이름 쓰기와 복장자율화를 시행하는 취지에는 동의한다. 다만 이같은 시행에 앞서 누구의 의견이든 들을 수 있는 분위기가, 어떤 옷이든 받아들일 수 있는 분위기가 우선 돼 있는 지 다시 한 번 확인해 볼 때다.

2020-11-15 16:28:47 나유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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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수첩]'금융사기의 나라'

라임자산운용이 일부 펀드에 대해 환매 중단을 처음 선언한 것은 지난해 10월이다. 환매중단 규모만 무려 1조6000억원이 넘는다. 제2의 해외금리연계 파생결합펀드(DLF)인가 했지만 라임사태는 불완전판매는 물론 자산의 98%가 부실해진 이후에도 투자자들을 속여 펀드를 판매한 '사기성' 사건이었다. 옵티머스 사태 역시 대규모 환매 중단으로 시작됐지만 들여다보니 라임사태보다 더했다. 라임이 그래도 투자를 하다가 손실을 입었고, 그 손실을 감추려던 것이었다면 옵티머스는 처음부터 그냥 '사기'였다. 자금을 모으며 내세웠던 공공기관 매출채권에는 아예 투자한 적이 없었다. 사모사채 발행사를 경유해 부동산 등에 투자하거나 펀드간 돌려막기에 투자자들의 자금을 사용했다. 이 모든 일이 1990년대 우간다에서 일어난 일이 아니다. 때는 2020년, 아시아 금융허브를 꿈꾼다는 나라에서 발생했다. 사모펀드로 입은 피해규모만 더해도 수조원대에 달한다. 회계법인이 옵티머스자산운용이 펀드자금을 가지고 무얼 했는지 들여다 봤다. 절반이 넘는 금액을 펀드 돌려막기에 사용했다. 1000억원 넘는 돈은 아예 어디에다 썼는지조차 알 수 없었다. 금융인재들이 모여있다는 판매 금융사도, 관리감독을 담당하는 당국도 운용사가 환매중단을 말하기 전까진 엉터리 금융사기를 몰랐다. 오히려 펀드 투자금 5146억원 가운데 회수할 수 있는 금액이 많아야 783억원이라는 것을 알아내는 데 넉 달이 걸렸을 뿐이다. 그것도 회계법인 인원 20명이 달라 붙어서 한 결과다. 수 조 원대 금융사기가 벌어지는 나라에선 사기 피해자는 많지만 책임질 사람은 없다. 옵티머스자산운용은 살림살이가 어디에 있는지 알려줄 직원 하나 남지 않은 빈 집이 됐다. 감독자는 썩은 사과를 판 게 잘못이라며 소매상을 닥달하고, 소매상은 감독실패를 탓하는 반박만이 빈 집을 시끄럽게 하고 있다.

2020-11-12 15:37:40 안상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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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수첩] 서울시는 부동산 폭등의 책임이 없습니까?

"서울시는 부동산 폭등에 대한 책임이 없습니까? 문재인 정부 들어와서 오른 서울의 아파트값은 오롯이 중앙 정부만의 실책인가요? 서울시의 정책 발표 때마다 부동산 가격이 급등했던 기억은 잊으셨나요? 공급은 다 막아버리고 헛발질이나 차면서 정부 보조 맞춰 집값 올린 것은 누구 책임인가요?" 지난 7월 시민 이모씨가 서울시에 올린 상소문이다. 그의 지적대로 서울시는 부동산 정책 실패에 대한 책임을 피해갈 수 없다. 잘못은 크게 두 가지다. 동족방뇨식 주택 공급 정책과 교통 인프라 차별로 지역 격차를 심화시킨 것이다. '언 발에 오줌 누기'란 말처럼, 집값 문제가 불거질 때마다 시는 이 상황만 어떻게든 모면해 보고자 하는 미봉책을 내놓았다. 정부와 서울시가 8·4 부동산 대책의 일환으로 노원구와 마포구, 용산구에 각각 1만가구, 6200가구, 3100가구의 공공임대주택을 짓겠다고 발표하자 해당 지역 주민들이 즉각 반발하며 들고 일어섰다. 유동균 마포구청장은 상암동 공공주택 건립 계획에 반대하며 단식 투쟁을 벌이기도 했다. 숙고해 마련한 정책에 이런 부작용이 발생했을 리 없다. 특정 지역에만 대중교통 서비스를 집중적으로 투자해 불균형 발전을 이끈 것도 서울시다. 서울연구원이 시내 대중교통 서비스의 지역 형평성을 평가한 결과 금천구와 관악구는 서울에서 대중교통 환경이 가장 열악한 곳으로 꼽혔다. 이 지역 주민들은 걸어서 10분 거리 이내에 이용 가능한 버스·지하철 노선이 드물었고 대중교통을 이용해 단시간 내 이동 가능한 지역도 얼마 안 됐다. 서울시는 이처럼 정작 필요한 곳에는 대중교통을 마련해 주지 않고 녹색순환버스라는 '수요 없는 공급'을 만들어냈다. 시는 녹색교통지역사업의 일환으로 지난 1월부터 시내 4개 노선에서 27대의 녹색순환버스를 운영하고 있다. 이 버스는 서울역·시청·종로와 명동·남산 관광지를 오가는데 해당 노선엔 이미 충분히 많은 버스가 운행 중에 있다. 이를 증명하듯 올해 31억원의 적자를 기록했다. 홍보비로 10억원을 썼으니 41억원의 손해가 난 셈이다. 서울시의회가 지난 6월 25일부터 7월 2일까지 시민 1000명을 대상으로 설문조사를 했는데 응답자의 60.8%가 녹색교통지역을 모른다고 했다.

2020-11-11 16:18:36 김현정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