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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수첩] 아시아나는 '왜' 부실기업을 벗어나지 못하나

아시아나항공이 끝내 '노딜'을 앞두고, 다시 채권단 관리 체제로 들어갈 것이라는 전망이 나와 비판이 일고 있다. 국적사 가운데 업계 2위 자리를 굳건히 지켜왔던 아시아나항공이 또다시 채권단 관리 체제로 들어갈 위기에 놓인 것이다. 금호아시아나그룹이 경영난을 겪으면서, 자금 수혈을 위해 지난해부터 추진해 온 HDC현대산업개발과의 매각은 사실상 무산에 이르렀다. 업계에 따르면 지난 2일 현산은 12주간의 재실사를 요구하는 기존 입장만을 되풀이하며 산업은행에 이메일을 전달했다. 이 같은 상황에 '업계 2위'라는 명성이 무색할 지경이다. 업계에서는 이번 주 '노딜'을 공식화한 뒤, 아시아나가 6년 만에 다시 산업은행 주도 채권단 체제로 들어가게 될 것이라고 보고 있다. 앞서 아시아나는 금호아시아나그룹이 대우건설 유동성 위기로 2009년 말 워크아웃(기업개선작업)을 신청하면서, 2010년 1월 자율협약을 시작해 2014년 말 약 5년 만에 졸업한 바 있다. 물론 국가기간산업이자 2위 국적사의 경영난에 따른 사회적 파장을 정부가 손 놓고 관망만 하기에는 부담이 큰 게 사실이다. 당장 1만여 명에 달하는 아시아나의 직원과 그 계열사 및 관련 산업까지 생각하면 '실업 대란'으로 이어질 게 뻔하기 때문이다. 2010년에도 정부가 아시아나와 자율협약을 맺었던 이유이기도 하다. 하지만 이 같은 상황이 반복되면서, 과연 채권단 체제가 최선책이 맞느냐는 비판의 목소리가 나온다. 앞서 채권단의 지원으로 경영 정상화를 이뤘던 아시아나항공이 또다시 경영 부실에 빠지며, 결국 '밑 빠진 독에 물 부은 격'이 됐기 때문이다. 일각에서는 이를 지난 1999년부터 20여 년간 최대 10조원의 공적자금 투입으로 경영 정상화를 이룬 대우조선해양 사례에 견주고 있다. '혈세 낭비'라는 차원에서 일맥상통한다는 것이다. 지금 당장 아시아나를 국유화시키는 일은 문제가 아니다. 채권단은 이미 아시아나의 영구채 8000억원을 주식으로 전환할 경우, 주식 약 37%를 보유해 최대 주주가 된다. 이제는 해답을 찾기보다, 업계 2위라 자부하는 아시아나가 어쩌다 '부실기업'이라는 굴레에서 벗어나지 못하게 됐는지 원인을 철저히 규명할 때다. /김수지기자 sjkim2935@metroseoul.co.kr

2020-09-07 15:30:20 김수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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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수첩] 구글 '인앱결제' 논란, 건전한 생태계 조성돼야

"모바일 시장은 구글과 애플로 이어지는 플랫폼과 앱 개발 콘텐츠 프로바이더, 이를 다운받는 유저들로 이뤄져 있습니다. 건강한 생태계는 개발사들이 선보인 콘텐츠를 올린 매출로 다른 콘텐츠를 개발해야 하는데, 플랫폼 수수료 30%는 국내 대형 개발사에도 부담이 됩니다." 업계 관계자가 최근 구글의 '인앱결제' 논란에 대해 기자에게 한 말이다. 최근 글로벌 사업자 구글과 애플의 앱 마켓 수수료 정책이 이슈로 떠오르고 있다. 그간 게임 앱에만 강제되던 인앱결제가 모든 앱 전체로 확대된다고 해서다. 일각에서는 거대 플랫폼 사업자가 '수수료 장사'를 벌여 국내 사업자들의 숨통을 죄고 있다고 비판하고 있다. 인앱결제는 콘텐츠 업체가 구글의 자체 결제방식만을 이용할 수 있고, 결제대금의 30%를 구글에 수수료로 납부하는 방식이다. 100억원의 매출을 올렸다고 해도, 30억원은 플랫폼 이용 수수료를 내야 하는 셈이다. 그간 게임 앱은 30% 수수료를 부과했으나 이 대상이 웹툰, 음악 스트리밍, 동영상 스트리밍으로 확대될 수 있다. 이에 대해 국내 정보기술(IT) 업체들은 강하게 반발하고 있다. 한국인터넷기업협회는 지난달 구글의 인앱결제 확대 방침에 맞서 정부에 전기통신사업법 위반행위 신고서도 제출한 상태다. 문제는 인앱결제로 비용이 늘어나게 되면, 불가피하게 소비자에게 부담이 전가될 가능성이 크다는 것이다. 이미 인앱결제가 적용되고 있는 게임 업계 또한 대형 게임사라고 해도 개발비 외에도 마케팅비와 유지비 등 비용이 계속 발생하는데 수수료까지 가중돼 어려움이 많다는 것이 업계 관계자의 전언이다. 물론 글로벌 시장에 진출을 할 수 있는 앱 마켓의 중요성을 무시할 수는 없다. 그러나 수수료 정책과 결제 수단을 무조건 강제하는 것은 지배력을 남용하는 것이 아니냐는 지적도 나온다. 반면, 국내 앱마켓인 원스토어는 자체 결재 시스템을 도입할 수 있도록 했고, 이를 도입하면 수수료를 5%만 지급할 수 있게 했다. 수수료도 업계 불문률인 30%에서 20%로 낮췄다. 정부에서도 앱 마켓 수수료에 영향을 받을 수 있는 콘텐츠 사업자들을 대상으로 실태조사에 돌입했다. 한상혁 방송통신위원회 위원장은 이와 관련해 "해석의 여지가 있는 부분들은 시행령 조정을 해 볼 생각을 가지고 있다"고 언급한 바 있다. 애꿎은 소비자 피해가 일어나지 않고, 함께 성장하는 건전한 앱 생태계가 조성되는 결과가 나오길 기대해 본다.

2020-09-06 13:55:31 김나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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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수첩]"음식 주문 1000건인데 라이더는 3명?" 배달업계의 고충

"얼마 전 한 배달대행사에 순간 주문이 1000여 건 들어왔는데, 근무하는 라이더가 3명이었다고 한다. 배달 현장에선 곡소리가 나오고 있다." 소상공인은 음식을 만들어 놓은 후 배달을 못하고, 소비자는 음식을 받는 과정이 오래 걸리는 등 배달 수요 폭발로 인한 문제가 곳곳에서 발생하고 있다. 문제의 원인으로는 코로나19로 인한 사회적 거리두기 2.5단계 격상, 라이더 수 부족, 대형 배달 업체 간 프로모션 경쟁 등이 꼽힌다. 코로나19 발생 이후 외출을 자제하고 집에 머무르는 시간이 늘면서 배달에 대한 수요가 증가해왔는데 정부가 지난달 30일부터 6일까지 수도권 소재 일반음식점과 제과점을 대상으로 오후 9시부터 다음날 오전 5시까지는 포장·배달만 허용하면서 배달 건수는 더욱 증가했다. 배달 업계 관계자가 "6일 이후에도 2.5단계를 연장할까봐 무섭다"라고 말할 정도다. 라이더가 부족한 상황에서 갑작스러운 배달 건수의 증가는 라이더의 업무 과중과 소비자 불편으로 이어졌다. 최근 음식을 시킨 후 받을 때까지의 과정이 오래 걸리고 음식이 식어서 왔다는 불만을 쉽게 볼 수 있다. 식당에서 미리 음식을 만들어뒀어도 라이더가 부족해 늦게 배달할 수밖에 없는 탓이다. 이런 문제들을 일시적인 상황으로 볼 것이 아니라 배달 산업의 지속성을 위해 생태계 자체를 개선할 필요가 있다는 목소리도 나온다. 향후 배달이 일상에서 필수적인 서비스로 자리 잡을 것이란 전망 속에서 건강한 환경을 만들자는 것이다. 현재 배달 수수료 인상의 문제점으로 지적되는 것이 대형 플랫폼 간 프로모션 경쟁이다. 실제로 쿠팡이츠와 배달의민족 등은 프로모션을 통해 라이더에게 평균 배달료 3000원에 더해 거리, 요일, 날씨에 따라 추가로 지불하고 있다. 이에 대응할 여력이 없는 동네 배달대행업체는 속수무책으로 라이더를 빼앗기고 있는 상황이다. 프로모션을 이용하면 평균 수익보다 1.5배에서 2배 이상 많이 벌 수 있기에 발길을 옮기는 라이더가 많고, 배달대행업체는 울며 겨자 먹기로 배달 수수료를 올리고 있다. 하지만 이 같은 상황이 지속되면 결국 피해는 소상공인과 소비자가 입을 수밖에 없다. 지금 당장은 플랫폼 업체가 비용을 부담하고 소비자에게 쿠폰과 행사를 통해 혜택을 주고 있지만 언제까지나 플랫폼 업체가 부담할 수는 없기 때문이다. 배달 산업 생태계 유지를 위한 법체계 논의와 함께 라이더를 하나의 직업으로 인식할 수 있도록 안전 보장 체계 마련이 절실하다.

2020-09-03 15:13:23 구서윤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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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수첩] 2조 깍인 지방교육재정, 손 놓은 교육부

[기자수첩] 2조 깍인 지방교육재정, 손 놓은 교육부 내년 교육부 소관 예산안이 1일 국무회의에서 확정됐다. 교육부는 코로나19에 따른 학교 비대면 원격교육 운영 지원과 그린스마트 미래학교·사람투자 등 한국판 뉴딜, 고교무상교육 고교 전 학년 시행 등에 중점을 두고 예산안을 편성했다고 밝혔다. 반면 유초중등 교육에 쓰이는 지방교육재정교부금은 올해 본예산 대비 2조원 이상이나 깍인다. 이렇게 되면서 각급 학교의 교수·학습과 학생 교육활동 등 기본적인 교육 여건이 저하될 것이란 우려가 나온다. 국내 최대 교원 단체인 한국교원단체총연합회는 교육부의 예산안에 대한 입장문을 내고 "한국판 뉴딜인 그린스마트스쿨 구축 등의 사업이 더 시급한지 국회 차원에서 면밀히 검토하고 교육청 단위에서도 불요불급한 사업을 조정해 학교 재정을 안정적으로 확보해야 한다"고 밝혔다. 교육부 소관 예산의 약 80% 가까이 차지하는 지방교육재정교부금은 국세에 연동돼 지금처럼 경기 악화로 인해 세수 감축이 불가피할 경우 큰 타격을 입는다. 인건비와 물가상승률 등을 감안하면 내년 지방교육재정의 감액 체감 폭은 더 커질 수 있다. 국회 교육위원회도 최근 발간한 '교육분야 주요정책현안'에서 내년 지방교육재정 감소를 예측하고 대안 마련을 요구했다. 교육위는 "세입여건 악화로 지방교육재정은 줄어들 것으로 보이는 반면 학교는 코로나19로 인해 방역, 원격수업 등에 지출이 크게 증가하고 있고, 방학 축소로 냉·난방비 등 학교 기본 경비 소요도 증가가 예상된다"고 밝히고 학교 교육의 현저한 질 저하를 우려했다. 올해 역시 세수 악화에 따른 교부금 감소로 각 시도교육청은 감액 추경을 단행, 그 과정에서 학교시설개선비, 기초학력보장 운영비, 직업계고 실험실습기자재 확충비 등을 삭감해야 했다. 교총은 교부금 감액을 연차별 분산해 충격을 완화하고, 교부금 감소 규모를 시도교육청과 미리 공유해 불요불급한 사업을 조정하는 등 재정 여력을 확보할 수 있도록 해야한다고 했다. 코로나19라는 재앙 속에서 비대면 원격교육비 확대 등은 불가피하다. 하지만 미래형 교수학습이 가능한 디지털 기반의 친환경 공간으로 전환하는 그린스마트스쿨 등 한국판 뉴딜에 세금을 쓰기보다는 당장 코로나19로 애환을 겪는 학교 현장 지원이 시급하다. 국회의 이런 부분에 대한 심의를 기대한다.

2020-09-02 14:33:21 한용수 기자
[기자수첩] 잘못을 인정하는 정부가 필요하다

문재인 대통령은 지난달 31일 수석·보좌관회의에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이하 코로나19) 재확산에 따른 사회적 거리두기 강화 조치 이유를 "확진자 수치 속에 드러나지 않는 불안 요인이 여전히 크게 잠복해 있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코로나19 재확산 원인으로 '정부와 지방자치단체의 느슨한 방역체계'가 지목됨에도 사회적 거리두기 강화 조치 이유로 정부 책임론이 아닌 다른 것을 지목한 것이다. 특히 문 대통령은 "아직까지도 광화문 집회 참가자와 일부 교회 교인 또는 접촉자 중 많은 수가 검진을 받지 않고 있는 것"을 가장 큰 '불안 요인'으로 꼽았다. 그러면서 "그릇된 신념이나 가짜뉴스, 정부에 대한 반대 때문일지 모르지만 그 때문에 많은 국민들의 노력이 허사가 되고, 민생 경제의 어려움이 더 가중되는 등 국민들이 입는 피해가 너무나 크다"며 안타까움을 토로했다. 문 대통령이 코로나19 재확산에 따른 방역대책 강화를 주문했지만, 정부 책임론은 언급하지 않은 것이다. 문 대통령 지지율 악화 원인으로 꼽히는 '부동산 정책'에 대해서는 상반된 입장이 나왔다. 추미애 법무부 장관은 지난달 22일 SNS를 통해 "(최근) 부동산이 급등하는 것은 투기세력 때문"이라고 주장했다. 반면, 홍남기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지난달 10일 현안 브리핑에서 부동산 정책 실패 책임론을 두고 "정책의 책임은 청와대보다도 내각이 책임져야 한다"고 말했다. 고대 중국 춘추전국시대 정치가이자 유교의 시조인 공자는 군자가 가져야 할 덕목으로 "허물이 있으면 고치기를 꺼려하지 말라"는 점을 꼽았다. 이어 "잘못을 저지르고도 고치지 않는 것이야말로 오히려 큰 잘못"이라고 강조했다. 잘못에 대해 고쳐야 함을 강조한 대목이다. 또 미국의 조직 개발 전문가 존 G. 밀러는 저서 '바보들은 항상 남의 탓만 한다'에서 "국가 지도자들이 모든 갈등의 원죄를 덮어씌우는 것은 국가를 불행하게 만든다"고 말했다. 현시점에서 정부가 이 발언을 곱씹어 보고 반성했으면 하는 바람이다.

2020-09-01 15:22:24 최영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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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수첩] 국회토론회도 '언택트'로 활성화해야

코로나19 확진자가 연일 수백명씩 증가하면서 수도권에서는 16일 시작된 사회적 거리두기가 30일부터 2.5단계로 격상됐다. 18일부터 실내 집합인원 수가 제한되면서 최근 활발히 진행되던 국회토론회에도 제동이 걸렸다. 지난 19일 국회 입법조사처에서 개최된 '디지털 뉴딜 시대의 인공지능 경쟁력 확보와 입법 대응 세미나'는 AI 사업을 포함한 '디지털 뉴딜'의 문제를 짚어보는 자리여서 AI 전문기자로서 이 행사에 참석하기로 했다. 하지만 행사 전일 정부가 실내 50인 이상 집합을 금지하면서 토론회가 예정대로 진행될지 궁금했고, 안내된 문의전화로 토론회 진행 여부를 확인했다. 오후가 돼서야 받은 답변은 "방역 지침을 준수해 토론회를 개최한다"는 것이었고, "인원 수 제한으로 일찍 가야 하냐"고 문의하니 정해진 시간에 오면 된다고 했다. 하지만 행사 10분 전 도착한 토론회장에서는 주최자들과 기자, 시민들과 실갱이가 벌어지고 있었다. 기자는 3번을 전화했던 터라 자신 있게 말했지만 담당자가 직접 전화받은 적 없다는 이유로 출입을 저지당했다. 여러번 설명 끝에 겨우 끝 자리를 배정받을 수 있었지만, 이후에도 출입을 놓고 실갱이는 이어졌고 두어명의 추가 입장이 이뤄졌다. 기자는 왜 코로나19로 위험한 상황에서 비대면이 아닌 대면 토론회를 강행하는지 의문이 들었다. 지난 2월 심각한 코로나 사태 이후 많은 기업들, 기관 등이 예정됐던 행사를 웨비나로 대체해 진행하고 있다. 지난 5월부터 '생활 속 거리두기'가 시행되면서 기업들이 다시 오프라인 행사를 개최했지만, 코로나 사태가 심각해지자 재빨리 웨비나로 전환해 행사를 무리 없이 진행했다. 21대 국회가 5월 30일 출범해 최근 국회토론회가 하루에 10여개까지 진행됐지만, 국회의원들은 잇따라 토론회를 취소했다. 극심한 코로나 추세가 계속된다면 국회토론회는 언제 다시 대중에 개방될지 장담할 수 없다. 이 같은 상황에서 백종헌 미래통합당 의원이 27일 100% '언택트 토론회'를 최초로 개최한 것은 환영할 만 하다. 국회는 이제 비대면 법안 발의와 영상회의 시스템을 도입한 '언택트 국회'로 변신하고 있다. 이 같은 시점에서 산업계 관계자는 물론 국민들도 참석할 수 있는 비대면 국회토론회는 빠른 속도로 확산되어야 한다. 언제까지 코로나19 상황이 좋아지길 기다릴 수는 없는 노릇이다.

2020-08-31 10:30:25 채윤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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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수첩] 30대가 '영끌'하는 이유

정연우 기자 "사느냐 죽느냐, 그것이 문제로다" 윌리엄 셰익스피어의 작품 '햄릿'의 명대사다. 부동산 정책에 소외된 청년세대의 문제를 살펴보면 이 대사가 자연스럽게 떠오른다. 하루가 다르게 치솟는 집값에 청년들은 울고 있다. 그만큼 보금자리를 마련하기 어렵다는 의미다. 부동산 중개업소나 신축 아파트 분양 현장에서 20~30대 청년을 발견하는 것은 드문 일이다. 전·월세 집을 구하거나 신혼부부 특별공급을 바라보고 청약을 시도 하는 이들이 대부분이다. 40~50대가 되어서야 그동안 모은 돈으로 원하는 집을 구매하는 경우가 일반적일 것이다. 국가 경제의 미래를 책임지는 청년 세대들은 부동산 정책에서 소외돼 주거 중심에서 밀려났다. 누구나 살고 싶어 하는 역세권의 주거 환경 좋은 아파트는 비싸서 쳐다볼 수 조차 없다. 학자금 대출을 받아 학교를 졸업하고 어렵게 취업해 내 집 마련을 시도한다 해도 청약에 번번이 떨어지거나 돈이 없어 발길을 돌리는 게 청년 수요자들의 현실이다. 김현미 국토교통부 장관은 최근 '30대 부동산 영끌(영혼까지 끌어서 주택매입)' 발언에서 청년 문제 대한 공감 부족을 여실히 드러냈다. 부동산 관련 법안이 통과된 지 얼마 되지 않아서 효력을 보려면 더 기다려야 한 다는 김 장관의 주장은 일리가 있지만 청년 주거 문제의 현실을 꽤 뚫고 이를 정책에 반영해야 하는 국토부 장관의 입장이라면 발언에 조금 더 신중했어야 했다. 현실적으로 '금수저' 혹은 고수익 종사자가 아닌 이상 30대에 자기 집을 마련하기는 하늘의 별 따기다. 부동산 정책에 대응하는 젊은 세대에 대한 질책보다는 30대가 왜 영혼까지 끌어서 주택을 구입하려는 지에 주목하고 초점을 맞춰야 했다. 김 장관은 치솟는 집값에 규제가 더 강해지면 집을 영원히 못 살 것이라는 우려에 '패닉바잉(공포로 서둘러 매수)'한 30대를 "법인과 다주택자 등이 보유한 주택 매물이 많이 거래됐는데 이 물건을 30대가 영끌로 받아주는 양상"이라며 "안타깝다"고 말한 바 있다. 30대가 영끌하는 이유는 무엇일까. 국토부는 청년들과 눈높이를 맞추었으면 한다. 그들은 내 집 마련을 위해 인생을 걸며 죽기 살기로 전쟁을 치르고 있다. /정연우기자 ywj964@metroseoul.co.kr

2020-08-27 11:09:01 정연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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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수첩] 韓 정부를 우습게 보는 수입차 CEO들

최근 국내 수입차 브랜드 수장들의 모습을 보고 있으면 개탄스럽다. 국내 수입차 판매량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팬데믹(세계적 대유행) 사태에도 불구하고 꾸준히 증가세를 기록하며 호황을 누리고 있다. 덕분에 본사의 수익은 물론 한국지사 사장의 성과에도 청신호가 켜졌다. 하지만 이들은 문제가 발생하면 국내 소비자들을 위해 해결방안을 모색하기 보다 현재 상황을 피해가기 급급한 모습이다. 특히 5년 연속 국내 수입차 판매량 1위에 오른 벤츠코리아 디미트리스 실라키스 사장의 행보는 아쉬움이 크다. '서울시 외국인 명예시민'에 선정되는 등 한국 사랑을 강조해온 실라키스 사장은 그동안 한국에서의 벤츠코리아의 위상을 끌어올리기 위해 노력한 대표적인 인물이다. 하지만 검찰이 벤츠의 불법 배출가스 조작 논란에 대한 수사에 착수하자 그동안 쌓아온 커리어에 문제가 될까 '도피 퇴임'을 선택했다. 그동안 실라키스 사장이 벤츠의 사회공헌위원장으로 한국에서 진행한 다양한 사회 공헌 프로그램의 진정성도 의문스럽다. 성희롱 논란으로 자리에서 물러난 수입차 CEO도 있다. 피아트크라이슬러(FCA)코리아의 파블로 로쏘 사장은 성희롱과 폭언·폭행 의혹으로 지난달 24일부터 직무가 정지됐다. 지난 12일에는 FCA코리아가 파블로 로쏘 사장이 회사를 떠났다고 발표했을 뿐이다. 외국인 CEO들의 이같은 무책임한 도피행각은 갈수록 심각해지고 있다. 이는 허술한 사법체계가 가장 큰 문제로 보인다. 앞서 2015년 독일 아우디폭스바겐의 배출가스 조작 사태가 발생했을 당시 미국은 폴크스바겐 임원이었던 올리버 슈미트를 체포해 징역 7년을 선고했으며, 조작으로 피해를 본 미국 소비자들에게 98억달러 상당의 합의금을 지불하도록 명령했다. 반면 한국은 요하네스 타머 전 아우디 사장이 재판 도중 독일로 출국해 한국 법의 심판을 피하는 사태가 발생했지만 아직까지 해결하지 못한 상태다. 앞으로 이같은 사건의 재발을 막고 한국 소비자들의 피해를 최소화 하기 위해서는 외국 기업들이 한국을 무시하지 못하는 엄격한 법적 처벌 규제를 만들어야 한다. 만약 물에 물탄듯 술에 술탄듯 어정쩡한 태도를 유지한다면 외국인 CEO들이 한국 사법부와 정부를 우습게 보는 태도는 더욱 확대될 것이다.

2020-08-24 17:21:00 양성운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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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수첩]신용대출로 집 사는 사회

안상미 기자 "주택 구입 용도라고 한 번 말씀하신 이상 지점에서는 신용대출을 해드릴 수 없어요. 저희 은행 앱 아시죠? 비대면 신용대출 신청하세요. 그게 금리도 더 유리해요." 대놓고는 힘들지만 신용대출이 가능한 편법은 알려준다. 편법은 어느새 수요자끼리 공유한다. 금융당국에 따르면 전 금융권 신용대출은 올해 1월 2000억원 안팎에 불과하던 것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이 본격화된 2월과 3월 각각 2조1000억원, 4조2000억원 규모로 늘었다. 현금확보가 절실했던 시기는 지났지만 신용대출은 오히려 더 늘었다. 6월엔 3조7000억원, 7월엔 4조원이나 폭증했다. 대출건수는 물론 건당 대출규모도 커진 탓이다. 신용대출이 집을 사려는데 '영끌 대출(영혼까지 끌어 모은 대출)'의 주요 수단으로 떠오르다 보니 억 단위도 드물지 않다. 신용대출로 집 사는 사회가 됐다. 여러 요인이 맞물렸다. 먼저 수요다. 정부가 DSR(총부채원리금상환비율), LTV(주택담보대출비율) 등을 시작으로 집값 기준에 따라 주택담보대출을 아예 막았고, 전세자금대출도 규제에 나서면서 결국은 신용대출로 몰렸다. 다음은 저금리다. 기준금리가 사실상 제로금리 수준으로 떨어지면서 신용대출 역시 금리가 최저 연 1%대에 불과하다. 1억원을 빌려도 연 2% 금리면 한 달 이자가 16만7000원으로 가볍다. 금융사들 역시 이를 기회로 대출자산 불리기에 나섰다. 최저 금리, 최대 한도의 상품을 경쟁적으로 내놨고, 대출실행까지 3분이면 가능한 '컵라면 대출'로 편리함까지 갖췄다. 금융당국도 신용대출 급증에 따른 문제의 심각성은 인식하고 있지만 뾰족한 수는 없다. 주담대와 전세대출과 달리 신용대출은 돈에 꼬리표를 달 수 없는한 규제가 쉽지 않다. 구체적인 대책 없이 모니터링 강화만 외치는 이유다. /안상미기자 smahn1@metroseoul.co.kr

2020-08-23 14:53:45 안상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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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수첩]서울시의 아이러니한 '땅따먹기'?

서울시가 대한항공의 송현동 부지를 붙잡고 끝까지 놓지 않으려는 듯한 모습이 연출되고 있다. 대한항공은 지난 6월 11일 송현동 부지의 매각과 관련해 서울시의 부당한 행정절차를 막아달라며, 국민권익위원회에 고충 민원 신청서를 제출했다. 서울시가 인허가권을 쥔 채 행정력을 앞세우자, 대한항공이 최후의 수단으로 택한 게 권익위인 것이다. 앞서 대한항공은 올해 들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의 여파로 국제선 대부분을 운항하지 못하자, 자구책의 일환으로 송현동 부지 등 유휴부지의 매각을 추진 중이다. 이 같은 상황에 권익위는 20일 대한항공과 서울시의 줄다리기에 본격적인 '심판'으로 등판했다. 권익위는 3자 대면 등으로 양측의 입장을 확인하고, 사실관계 확인에 나선다는 방침이다. 해당 민원을 최종 처리하는 데까지는 민원 접수일 기준 최대 90일 이상이 걸릴 전망이다. 현재 권익위가 지정한 시한은 내달 12일이지만, 추가 자료 요청 등 상황에 따라 연장이 가능하다는 말이다. 문제는 대한항공의 사정이 한시가 급한 반면, 서울시는 여전히 공원화 계획을 밀어붙이고 있다는 데 있다. 서울시 관계자는 지난 12일 본지와의 통화에서 "서울시는 계획대로 똑같이 진행할 방침"이라고 밝혔다. 다만 업계에 따르면 서울시는 최근 대한항공에 감정평가를 거친 실제 보상비가 당초 제시했던 4670억원보다 높을 것이며, 연내 일괄지급도 검토하겠다고 제안했다. 하지만 이마저도 신속한 자금 마련이 가능한 경쟁입찰 과정을 두고, 대한항공이 감정평가를 통해 정해질 불분명한 보상비를 기다리기는 무리라는 지적이 나온다. 또한 송현동 부지의 연내 매각이 불분명해진 대신 대한항공은 기내식 사업부를 팔기에 나서며 노조 측의 반발도 사고 있어 '사면초가'에 놓인 상태다. 기내식 사업부의 매각으로 고용 위기에 처했다는 게 노조 측의 주장이다. 하다못해 개인 간 다른 이의 땅을 침범해도 '사적 재산권의 침해'라고 규정된다. 그런데 누구보다 준법정신이 강조돼야 할 행정기관인 서울시가 당당히 사기업 소유의 부지를 내놓으라고 주장하니 아이러니할 따름이다. /김수지기자 sjkim2935@metroseoul.co.kr

2020-08-19 14:09:12 김수지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