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달러화 환산 코스피지수 2450포인트
국내 증시의 흐름을 좌우하는 외국인의 시각으로 코스피를 바라보면 어떨까? 외국인 투자자의 시각으로 본 코스피지수는 이미 2450선까지 올랐다. 또 글로벌 투자자금에서 상장지수펀드(ETF)가 차지하는 비중이 늘면서 딱히 한국이란 시장을 보고 들어오기보다 ETF에서 정한 신흥국 투자비율에 따라 투자자산이 배분되는 경향이 강했다. 신흥국 증시에서 한국의 차별화를 기대하기 어려워진 것이다. 9일 금융투자업계과 미래에셋증권에 따르면 미국 달러화로 환산한 코스피지수는 2450포인트선으로 집계됐다. 코스피가 3년째 장기박스권인 1950~2050선에 갇혀있지만 최근 원화 강세 현상으로 달러 환산 코스피지수의 수치는 원화 기준으로 산정할 때보다 더 높아진다. 이재훈 미래에셋증권 연구원은 "일반적으로 지수 상승으로 발생하는 시세차익이 환차익보다 커야 정상적인 장세"라며 "그러나 최근 원화 강세 압력이 커지면서 외국인 환차익이 시세차익을 넘어서는 비정상적인 구간에 진입했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달러 환산으로도 코스피는 박스권을 탈피하지 못했다. 외국인 자금이 더 유입돼 원화 강세 현상이 짙어지면 코스피지수가 추가 상승하며 전고점을 넘어설 가능성도 있다. 이날 서울 외환시장에서 원·달러 환율은 5년 8개월 만에 최저까지 밀리며 간신히 1040원선을 지켰다. 환율은 전 거래일(1052.2)보다 10.8원 내린 1041.4원으로 장을 마감했다. 환율이 1050원선에 근접할 때마다 당국 개입에 대한 경계감에 작용하면서 추가 하락을 막았으나 이날 1050원선이 뚫렸다. 다만 이 연구원은 "코스피가 달러 기준으로 박스권을 탈피하려면 과거 800~900원대까지 환율이 하락해야 하지만 이렇게까지 원화 강세를 보이긴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외국인 눈으로 한국 증시를 보는 눈도 종목별에서 지수 중심으로 바뀌었다. 예전에는 삼성전자, 현대자동차 등 시가총액 상위주의 전망 등을 보고 종목 위주로 액티브펀드 자금 등이 들어왔다면, 지금은 ETF 등 패시브펀드 자금이 한꺼번에 신흥국에 들어와 한국에 일정 부분 배분됐다가 환매로 한꺼번에 빠져나가는 경향을 보인다. 신흥국에 투자하는 ETF인 '아이셰어 MSCI 이머징마켓 ETF'의 경우, 국가별 투자 비중이 중국 18.8%, 한국 16.1%, 대만 12.1% 등의 순이다. 또 한국 증시에서도 시가총액 상위 30종목에 대해 삼성전자 3.7%, 현대차 0.97%, 네이버 0.54%, 현대모비스 0.54%, 신한금융지주 0.53%, SK하이닉스 0.50%, 포스코 0.49%, KB금융지주 0.40% 등의 비중으로 투자금이 나뉜다. 김영일 대신증권 연구원은 "이런 ETF 자금은 외국인 비차익 매매로 들어오며 투자와 환매가 쉽기 때문에 자금이 빠르게 유입되지만 그만큼 빨리 이탈하는 단기성 자금 성향을 보인다"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