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인 매수 행진 끝?…그래도 투자시계는 맑음?
11월 마지막 날 외국인과 개인의 수급 상황이 엇갈렸다. 외국인투자자의 순매수 행진은 역대 최고 기록을 눈앞에 두고 멈췄고, 전 거래일까지 5조원을 팔아치웠던 개인투자자는 하루 동안 2조2000억원 규모의 주식을 순매수했다. 마지막 거래일 수급 상황이 정반대로 돌아서며 12월 증시 향방이 안개 속으로 빠진 가운데 연말 증시 분위기를 좌우할 핵심 변수로 외국인의 남은 매수 여력이 꼽힌다. ◆외국인 매수 행진 스톱…월별 순매수 역대 '7위' 30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외국인은 이달 유가증권시장에서 5조1479억원을 순매수했다. 이날 개장을 앞두고 시장의 화두는 코스피시장 외국인 순매수액 월별 최고 기록이던 2013년 9월을 넘어설 수 있을 지 여부였다. 당시 외국인은 7조6362억원 어치의 코스피 상장사 주식을 쓸어 담았다. 하지만 11월 마지막 거래일에 2조4031억원 어치의 주식을 내다 팔며 기대는 깨졌다. 역대 순매도액 최대 규모다. 이달 급등에 따른 피로감으로 차익 실현 매물이 출회된 것으로 분석된다. 업계 한 관계자는 "12월엔 연말마다 나타나는 계절성 특성으로 변수가 많기 때문에 연간 수익을 일찌감치 확정 지으려는 심리가 반영된 것"이라고 평가했다. 그래도 월별 기준 역대 순매수 7위로 상위권에 자리매김했다. 2013년 9월 이후 순위를 살펴보면 2012년 1월 6조3060억원, 2009년 7월 5조9401억원, 2010년 3월 5조3644억원, 2012년 8월 5조2651억원, 2010년 4월 5조2155억원 등이다. 순매수액이 5조원을 넘긴 달은 이달을 포함해서 7번뿐이다. 이날 2조원 이상의 매도가 나왔음에도 불구하고 수 년 만에 폭발적인 매수세가 일어났다는 것을 알 수 있다. 반면 개인은 이날 2조원어치 이상을 순매수하며 매도세로 일관했던 최근 동향과 정반대의 모습을 보여줬다. 전날까지 5조41억원을 팔아치웠던 개인의 이달 순매도액은 2조1836억원으로 최종 집계됐다. ◆外人 매수여력 계속, 순매수 강도 높은 업종 주목 이날 쏟아진 매물에도 외국인의 매수는 계속되리라는 것이 증권가 중론이다. 그동안 국내 증시에서 나타난 외국인 순매수는 대체로 1~2분기 이상 연속성을 띄었다는 것이 근거다. 경기 회복 국면에서 신흥국으로 관심이 쏠린다는 것도 매수 전망을 뒷받침 한다. NH투자증권에 따르면 2000년대 이후 나타난 네 차례 글로벌 경기 회복 국면에서 외국인의 평균 코스피 순매수액은 28조2000억원으로 조사됐다. 통계만 놓고 보면 이달 순매수액은 20%에도 채 미치지 못한다. 허재환 유진투자증권 연구원은 "이달 나타난 외국인의 매수세는 신흥국으로의 자산배분이 변했음을 보여준 것"이라며 "매수세는 연속성을 보일 가능성이 크다. 한국 증시의 최고치 경신 시도도 아직 유효하다"고 평가했다. 박상현 하이투자증권 연구원도 "코스피와 높은 상관성을 보이는 호주달러가 연고점을 넘어섰다. 국내 증시로 외국인 자금 유입은 당분간 이어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이에 따라 외국인 순매수 강도가 높은 업종에 주목하라는 조언이 나온다. 화학, 전기전자, 기계 등이 해당 업종으로 지목된다. 김중원 현대차증권 투자전략팀장은 "외국인이 매수 규모를 확대하고 있다는 점에서 그들의 매수 강도가 높은 업종에 관심이 필요하다"고 조언했다. 그는 "최근 한 달 동안 외국인 순매수 업종의 주가 수익률을 보면 화학, 조선, IT가전, 에너지, 자동차와 반도체 업종이 시가총액 대비 순매수 규모가 컸고, 주가 수익률 또한 높았다"고 설명했다. 상승 기대감에 4거래일 연속 국내 주식을 사들이고 있는 개인의 행보에도 관심이 쏠린다. 개인은 2008년부터 13년간 12월엔 순매도를 기록한 바 있다. 지난해 12월의 경우 주식 양도소득세 대주주 기준이 낮아진 영향 등으로 3조8000억원을 내다 팔았다. 이경민 대신증권 투자전략팀장은 "국내·해외의 경제 지표 발표와 4분기 실적 시즌이 당락을 결정지을 것"이라며 "대주주 요건이 10억원으로 유지되기는 했으나 올해 워낙 많은 개인 매수가 들어와서 12월 수급적인 변수도 경계해야 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