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창조경제센터 출범 1년…삼성 지원 밑거름 된 성공 벤처 잇따라
[대구/메트로신문 양성운 기자] 대구창조경제혁신센터가 출범 1년만에 눈에 띄는 성과를 만들고 있다. 대구창조경제혁신센터는 대기업과 지역 혁신센터가 연계한 첫 번째 사례다. 전담기업인 삼성의 멘토링을 바탕으로 벤처기업들이 빠른 성장을 기록하고 있다. 삼성그룹은 15일 대구혁신센터에서 기념식을 열고 지난 1년간의 활동과 성과를 공유했다. 대구혁신센터는 지난해 9월 15일 삼성그룹의 창업지인 옛 제일모직 터에서 문을 열었다. 이날 행사에 참석한 최양희 미래창조과학부 장관은 "대구창조경제혁신센터는 기존 벤처기업의 성공 사례를 뛰어넘는 결과물을 만들어 낼 것"이라며 "전 세계 업체들의 러브콜이 이어지고 있어 대구가 아닌 세계의 센터로 성장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우리나라 경제성장의 모멘텀에 있어 창조경제가 유일하고 절박한 선택이라고 본다"며 "미래부는 창조경제지원을 총괄하는 부처로서 최선을 다해 지원하겠다"고 말했다. 이상훈 삼성전자 경영지원실장(사장)은 "출범 당시 목표로 했던 벤처 생태계 육성 성과가 나타나기 시작했다"며 "앞으로도 창조경제 지원 프로그램을 강화하고 지역경제 활성화를 위해 최선을 다하겠다"고 밝혔다. ◆벤처기업 발판 마련 이날 행사장에서 만난 벤처기업 '테크트랜스' '구니스' '월넛' 대표의 표정에서는 행복함과 기대감·긴장감이 묻어났다. 이들은 "삼성과 대구창조경제혁신센터가 없었다면 지금의 회사도 없었을 것"이라고 입을 모았다. 창조경제 성과 우수기업으로 선정된 디자인 설계 프로그램 개발업체 월넛은 지난 1년 동안 삼성과 대구창조경제혁신센터의 도움으로 빠르게 성장했다. 지난해 매출 3000만원에 불과했던 월넛은 올 한 해 동안 무려 40배나 성장한 12억원의 매출을 기록할 전망이다. 이경동 월넛 대표는 "개발에 대한 열정만으로 그동안 수많은 도전과 실패를 반복했지만 해결되지 않았던 부분이 있었다. 바로 법, 회계, 인사 등이 발목을 잡았다"고 밝힌 뒤 "삼성전자와 제일모직, 삼성 벤처투자의 지원을 받으면서 모든 문제가 해결됐다"고 말했다. 바로 삼성의 'C-랩(Lab) 액셀러레이팅(조기육성)' 프로그램을 두고 한 말이다. C-랩 프로그램은 삼성이 파견한 전문가와 일대일 창업 멘토링, 시제품 제작을 위한 시설, 삼성벤처투자의 투자자문 등을 제공한다. 덕분에 월넛은 중국 칭화대 과학기술원과 연계 현지 사업 IR을 개최하는 등 해외 시장으로 진출할 수 있는 발판을 마련했다. 실제 해외 시장에서도 성과가 나타나고 있다. 뛰어난 비철금속 표면처리 기술을 보유한 테크트랜스는 삼성 벤처파트너스데이를 통해 운영 자금 3억원을 지원받아 최근 미국 유명 전기자동차 업체와 납품 계약을 맺었다. 테크트랜스 대표이자 영남대 교수로 활동하고 있는 유재용 대표는 "27개의 특허를 보유할 정도로 기술력만큼은 자신했지만 투자금이 들어오지 않았다. 대구창조혁신센터의 지원이 없었다면 올해 1월 무너졌을 것"이라며 "특히 삼성의 투자를 받았다는 점에서 해외 기업에게 신뢰성을 인정받았다"고 말했다. 현재 테크트랜스는 최근 미국 업체와 경쟁을 뚫고 현지 유명 전기자동차 업체 '테슬라'와의 납품계약에 성공했다. 스마트 기기를 통해 미술교육을 할 수 있는 솔루션을 만든 구니스는 삼성전자와 함께 조달청 등록을 마쳤다. 이 외에도 '코제'(의료용 특수모니터)와 '성진포머'(자동차용 부품) 등도 미국과 유럽, 중국 등의 기업들과 납품 계약을 위한 협의를 진행하고 있다. ◆창조경제 모델 브라질 수출 '대기업·벤처 협력 생태계 구축'이라는 창조경제혁신 모델은 브라질로 수출됐다. 삼성과 대구혁신센터는 지난 4월 브라질 혁신기업협회(ANPROTEC)와 스타트업 발굴 및 육성을 위한 협약을 맺었다. 삼성은 이를 위해 500만달러 규모의 기금을 조성했다. 혁신기업협회는 브라질 벤처 육성을 맡는 단체로 스타트업 양성기관, 연구소 등 290여개 회원사를 뒀다. 혁신기업협회는 이날 대구혁신센터를 방문, 교류회를 열었으며 내년부터 브라질 스타트업 2개팀이 대구혁신센터의 C-랩 프로그램에 참여할 예정이다. 삼성은 이와 함께 '창조경제혁신센터 활성화 협의회'를 꾸리기로 했다. 삼성의 부사장급 임원이 위원장을 맡고 혁신센터장과 지역업체 대표, 산학연 전문가 등이 참여한다. 협의회는 분기마다 회의를 열어 전담기업의 지원 방안과 성공 전략 등을 논의할 계획이다. C-랩을 졸업한 팀의 글로벌 진출도 지원한다. 이선종 삼성벤처투자 사장은 "아이디어 발굴에서 창업과 육성까지, 발전에서 투자확대로 이어지는 선순환 벤처 생태계가 정착되도록 지속적으로 지원하겠다"고 강조했다. 한편 옛 제일모직 터에 조성중인 '대구·삼성 창조경제단지'는 현재 순조롭게 공사가 진행돼 계획대로 2016년 12월 완공될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