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대통령 "'통상국가' 거대 흐름 속 국제 경쟁력 중요… 규제 시스템 '네거티브'로 전환"
이재명 대통령은 15일 "'통상 국가'라는 거대한 흐름 속에서 국제 경쟁력을 갖는 것이 중요하다"면서 "대한민국 경제의 성장 잠재력을 회복하기 위해서는 우리 사회의 불필요한 규제들을 합리화하고 첨단 산업 분야는 네거티브 규제로 전환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네거티브 규제란 금지된 것만 법이나 규정에 명시하고, 나머지는 모두 허용하는 방식이다. 이 대통령은 이날 청와대 충무실에서 새 정부 출범 후 전면 개편한 규제합리화위원회 첫 회의를 주재했다. 이 자리에서 이 대통령은 "불필요하고 비효율적인 규제를 정리하는 것에 더해 규제 시스템을 이른바 '글로벌 스탠다드' 즉 국제 표준에 맞춰가야 한다"고 했다. 규제합리화위원회는 올해 2월 행정규제기본법 개정 시행에 따라, 기존 '규제개혁위원회'를 개편해 출범한 대통령 소속 위원회다. 정부의 규제정책을 심의·조정하고 규제의 심사·정비에 관한 사항을 종합적으로 추진하는 역할을 맡는다. 개편에 따라 위원장은 국무총리에서 대통령으로 격상됐고, 정부 규제개혁 추진체계는 28년 만에 개편됐다. 이 대통령은 "과거에는 규제가 속된 표현으로 경제 주체들로부터 뭔가를 뜯어내는 '갈취 수단'이 되기도 했다"며 "지금은 그 단계는 벗어난 것으로 보이지만, 여전히 지금의 규제는 현장의 필요보다는 규제 당국의 필요에 의한 측면이 많은 것 같다"고 지적했다. 이어 "산업 발전 단계가 낮을 때는 그 사회에서 가장 똑똑한 집단이 관료들이지만, 사회 발전 수준이 높아질수록 공공영역이 민간영역을 못 따라가는데 지금 대한민국이 그렇다"며 "현장에서는 '이거 해야 하는데' 그러면 규정을 바꾸고 허가를 받는 과정에서 경쟁력을 잃게 된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국민의 생명과 안전을 위한 규제는 당연히 필요하지만, 효용성이 떨어지거나 현장의 필요보다 규제 당국의 편의에 기운 규제는 정비해야 한다"며 "필요한 규제는 강화하고 또 만들되, 불필요하거나 효용성이 떨어지거나 플러스 요인보다 마이너스 요소가 큰 것은 완화하거나 철폐하자"고 주문했다. 다만 "사실 저도 말은 이렇게 해놓고 엄청 불안하다. '사고가 나면 어떡하나'라는 생각도 든다"며 2014년 세월호 참사 당시 정부의 여객선 사용 연한 규제 완화가 사고의 원인 중 하나로 지목됐던 사례를 거론했다. 이어 "산업·경제적 필요에 의해 어떤 규제를 대폭 완화했는데 그게 생명과 안전을 위협하는 상황으로 현실화하면 역사에 남는 아주 최악의 대통령으로 기록될 수도 있다"고 우려하기도 했다. 그러면서도 "그러나 믿어야 한다. 어렵더라도 과감하게, 그러나 신중하게 (규제 시스템 개선을 추진해달라)"라며 "합리적으로 균형을 잘 맞춰야 한다"고 당부했다. 이날 회의에서는 국민주권정부 규제 구조개혁 추진방안과 '5극3특' 지원을 위한 메가특구 추진방안이 안건으로 상정됐다. 정부는 '똑똑한 규제, 더 앞서가는 대한민국'이라는 슬로건 아래 ▲한 발 앞선 ▲환경변화에 유연한 ▲성과 지향 ▲국민이 체감하는 ▲현장과 함께하는 모두의 규제합리화 등 규제합리화의 5가지 방향을 제시했다. 또 메가특구는 5극3특과 연계해 지역경제 성장과 국가 전략산업 육성을 위한 대규모 핵심 성장거점으로, 광역 단위에서 대규모 규제 혁신과 재정·금융·세제 등 정책 패키지 지원을 결합하는 게 골자다. 정부는 로봇과 재생에너지, 바이오, AI(인공지능)자율주행차 등 4개 분야의 첨단산업을 중심으로 거점을 마련할 방침이다. 한편 회의에 앞서 이 대통령은 규제합리화위원회 남궁범(전 에스원 대표이사)·박용진(전 더불어민주당 의원)·이병태(KAIST 명예교수) 부위원장에게 위촉장을 수여했다. 이 대통령은 "세 분이 완전히 다른 시각을 갖고 있다. 토론을 통해 (옳은 방향을) 정립해 가자는 게 제 생각"이라며 "열심히 싸우되, 대신 멱살 잡고 헤어지진 말고 균형을 이루며 가자"고 당부했다. /서예진기자 syj@metroseoul.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