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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경수 교수의 라이프롱 디자인 33. 세상에서 가장 큰, 지붕 없는 실험실

아파트 한 채를 통째로 빌린 실험이 있었다. 2004년에 MIT 미디어랩의 윌리엄 미첼 교수가 시도했던 플레이스랩(PlaceLab)이라는 실험이다. 이 실험은 인간 행동과 공간 사용 데이터를 첨단기술로 분석하여 스마트 환경과 인간 중심 설계의 새로운 기준을 제시한 연구였다. 미첼 교수는 센서와 사물인터넷(IoT) 기술을 활용해 주거 및 도시 공간을 실험적으로 분석하며 스마트 시티와 데이터 기반 설계의 토대를 마련했다. 기술과 도시의 융합을 통해 더 효율적이고 인간 친화적인 미래를 설계하는 데 앞장섰다. 아파트 한 채에 이르는 이 거대한 실험실을 '살아 있는 실험실(Living Laboratory)'이라고 명명했다. 미첼 교수의 실험이 기억에서 채 가시기도 전에 이번엔 유럽 대륙이 거대한 실험실이 되었다. 2006년이니까 유럽연합(EU)은 미첼 교수의 아이디어를 빌려 재빠르게 '살아 있는 실험실 네트워크(European Network of Living Labs)'를 만든 셈이다. 아마도 세상에서 가장 큰 실험실이 어디냐고 묻는다면 바로 이 '유럽리빙랩네트워크(ENoLL)'를 꼽아야 할 것이다. ENoLL은 혁신적인 사용자 중심 접근 방식을 기반으로 한 실험 공간을 지원하고 확산시켰다. 예를 들어보자. 2016년에 독일 함부르크 주민들은 750명에 이르는 난민들의 거주지를 찾아주는 프로젝트를 진행했다. 난민들을 위한 장소찾기 프로젝트라 하여 파인딩플레이스(Finding Place)라 명명된다. 함부르크 주민들은 증강현실 지도를 이용해 난민 주거 적합지를 34회에 걸쳐 시뮬레이션한 끝에 6개의 장소를 지방정부에 건의했다. 이렇게 파인딩플레이스는 시민과 공공기관이 협력하여 난민들의 안정적인 정착을 지원하고 지역사회의 포용성을 강화한 성공적인 사례로 주목받았다. 토머스 쿤의 패러다임에 비유하자면 '지붕 없는 실험실'이라는 패러다임의 전환이 시작된 것이다. 2014년 즈음부터 우리나라에도 '지붕 없는 실험실'이 전개되었다. 북촌 IoT 리빙랩, 건너유 프로젝트, 성대골 에너지 리빙랩은 기술과 시민 참여를 결합해 지역 문제를 해결하는 대표적인 리빙랩 사례다. 서울의 북촌 IoT 리빙랩은 스마트 기술을 활용해 전통 한옥마을의 관광 및 생활 환경을 개선했고, 대전의 건너유 프로젝트는 지역 주민의 교통 안전을 위한 IoT 기반 솔루션을 실험했다. 서울 동작구 성대골 에너지 리빙랩은 주민들이 주도적으로 에너지 절약과 친환경 에너지 전환을 실천하며 지속 가능한 지역 모델을 제시했다. 세상에서 가장 큰, 지붕 없는 실험실인 리빙랩은 지역사회를 살아 있는 실험실로 전환하며 실질적 변화를 만들어낸다. 시민, 기업, 공공기관이 함께 문제를 정의하고 해결책을 실험하며, 이는 기술과 정책이 사람들의 일상에 자연스럽게 스며드는 혁신의 장이 된다. 리빙랩은 단순한 연구를 넘어 지역사회의 지속 가능성과 포용성을 높이는 데 기여하는, 살아 움직이는 실험의 본보기다. /임경수 건국대학교 글로컬캠퍼스 교수·성인학습지원센터장

2024-11-18 11:15:30 윤휘종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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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소형의 본초 테라피] 겨울철 감기와 비염 환자들에게 좋은 '유근피'

겨울철이 되면 추위만 걱정되는 게 아니다. 각종 호흡기 질환과, 추워지면 기승을 부리는 알레르기성 비염 때문에 고통을 받는 사람들이 적지 않다. 이맘때에는 잘 낫지 않는 감기나 비염 때문에 한의원을 찾는 환자들도 크게 늘어난다. 그러한 분들에게 효능이 좋은 본초로는 '유근피'가 있다. 유근피는 가을 무렵에 참느릅나무의 껍질을 벗겨서 말려서 만든다. 몸통과 뿌리의 껍질을 통틀어 유근피라 한다. 표면은 약간 붉은 기운을 띠고 있으며, 약재를 맛을 보면 살짝 달콤한 맛이 난다. 그 두께가 두꺼우면 두꺼울수록 효능이 좋은 것으로 본다. 유근피를 물에 담가 두면 끈끈한 점액 성분이 나오는데 그래서 느릅나무에는 코나무라는 별명이 있다. 『동의보감』에서는 유근피에 대해 다음과 같이 적고 있다. "성질이 평하고 독이 없으며 활리(부드럽고 매끄럽게 하여 잘 흐르게 함) 작용을 한다. 즉 소변을 잘 배출시켜 주며 염증이나 붓기를 없애 준다." 이렇듯 유근피는 콧물, 가려움, 재채기와 같이 비염 증상을 완화시키는 데 좋다. 실제로 유근피에는 피토스테롤과 같은 항산화, 혈관 건강 개선에 좋은 성분이 함유돼 있다. 날이 춥고 입안과 목이 쉬이 건조해지는 만큼 유근피를 차로 즐기면 호흡기 질환 예방과 개선에 효과를 볼 수 있다. 유근피로만 차를 만들 때는 물 2리터에 유근피를 15g 넣고 30분 정도 달여서 하루에 2번 음용한다. 칡뿌리를 섞어 유근피갈근차로 만들 때는 물 3리터에 유근피 60g, 여기에 칡뿌리 10g을 더하여 1시간 정도 끓인다. 유근피와 작두콩을 함께 달여 그 물로 밥이나 찌개를 만들어 먹어도 좋다. 겨울철을 지나 봄에도 꽃가루 때문에 여전히 비염을 앓는 이들이 많다. 평소 비염과 축농증, 잘 떨어지지 않는 기침·가래 때문에 고생하고 있다면 유근피가 들어간 차에 관심을 가져볼 만하다. 다만 유근피를 달인 물에는 점액 성분이 들어있기 때문에, 너무 많이 먹으면 소화가 잘 안 되는 등 위장장애가 생길 수 있으므로 주의해야 한다.

2024-11-18 04:15:55 메트로신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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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지희 변호사의 손에 잡히는 法] 임차인의 차임지급의무, 목적물 인도여부와 무관하게 발생

임대차계약이 종료된 경우 임차인의 임차목적물 반환의무와 임대인의 연체차임 등을 공제한 나머지 임대차보증금의 반환의무는 동시이행관계에 있음은 확립된 법리로 잘 알려진 사실이다. 그런데 임대차계약 체결시 임대인의 임차목적물 인도 의무와 임차인의 차임지급의무의 관계는 어떠할까? 임대차계약을 체결하게 되면, 임대인은 임차인에게 목적물을 인도해 이를 사용·수익할 수 있도록 할 의무를 부담한다. 임차인은 이에 대해 차임을 지급할 의무를 부담하게 된다(민법 제618조, 제623조 참조). 이 경우도 동시이행관계가 성립해 임대차목적물이 인도되어야 비로서 임차인의 차임지급의무가 발생하게 될까? 이에 관해 최근 대법원은 "임대인과 임차인의 의무는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임대차계약이 유효하게 성립하면 발생하는 것이고, 상대방의 의무 이행이나 이행의 제공이 있어야 비로소 발생하는 것은 아니다"라고 하면서 임차인의 차임 지급의무는 그가 임대인으로부터 목적물을 인도받았는지와 무관하게 임대차계약의 효력으로서 발생한다고 판단했다(대법원 2024. 9. 13. 선고 2024다256116 판결). A는 피고에게 준공 전 분양권 상태에서 이 사건 부동산을 임대하고 이후 원고들에게 이 사건 부동산의 분양권을 양도했는데, 피고는 임대차보증금 중 잔금을 지급하지 않았고, A 및 원고들은 피고에게 부동산을 인도하지 않았다. 이에 원고들은 A로부터 임대차계약상 지위를 승계했다고 주장하면서 피고를 상대로 임대차기간 동안의 차임을 청구한 사건이었다. 원심은 임대인의 귀책사유를 불문하고 목적물 인도의무가 이행되지 않은 기간 동안 임차인은 차임 지급의무를 면하면서, 이 사건 각 부동산이 피고에게 인도되지 않았으므로 피고는 차임 지급의무를 면한다고 보았다. 그러나, 대법원은 임차인의 차임지급의무는임대인으로부터 목적물을 인도받았는지와 무관하게 발생하나 다만, 임대인의 목적물 인도 의무와 임차인의 차임 지급의무는 서로 대응하는 관계에 있으므로, 임대인이 이러한 의무를 불이행해 목적물의 사용·수익에 지장이 있으면 임차인은 지장이 있는 한도에서 차임 지급을 거절할 수 있을 뿐이라고 판단한 것이다. 즉 계약이 유효하게 성립된 이상 임차인에게는 차임 지급의무가 발생한다. 임대인이 임대인의 의무를 이행하지 않은 경우 비로소 차임지급을 거절할 수 있다. 임대인이 임대차목적물을 현실적으로 인도하지 않았더라도 자신의 의무를 이행제공하고, 그 이행제공 상태가 계속된다면, 임차인으로서는 차임지급을 거절할 수 없다. 다만, 임대차계약 체결시 임대인의 의무에는 임대차계약 당시 임대차목적물에 대한 권리관계 및 임대차계약의 내용 등에 따라 임차인이 확보할 수 있는 대항력과 우선변제권을 취득하는 것을 방해하지 않을 의무도 포함된다고 보아야 한다. 그러므로 이러한 의무를 제대로 이행하지 않아 임차인이 임대차목적물에 대한 대항력이나 우선변제권을 취득하지 못한 경우에는 임대인으로서 의무를 제대로 이행하거나 이행제공하였다고 볼 수 없다. 따라서 이런 경우라면 임차인은 임대차목적물의 사용수익에 지장이 있는 한도에 대해 차임지급을 거절할 수 있다. 임차인이 일정 차임액에 달하도록 차임을 연체하는 경우 임차인은 임대인에게 계약 갱신권을 주장할 수 없다. 임대인이 언제든지 계약을 해지할 수 있으므로 임차인으로서는 차임지급의무가 발생한 시점과 차임지급을 거절할 수 있는 한도를 잘 판단할 필요가 있다.

2024-11-17 11:52:56 신하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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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승호의 시선] 온누리상품권과 모럴 해저드

온누리상품권을 두고 말도 많고 탈도 많다. 온누리상품권은 민간의 소비가 전통시장이나 소상공인 점포로 흘러들어갈 수 있도록 매개체 역할을 톡톡히 하고 있는 대표적인 정책 수단이다. 이런 효과 때문에 매년 발행 규모가 빠르게 늘고 있다. 중소벤처기업부에 따르면 올해 5조원 수준이었던 발행 금액은 내년엔 5조5000억원까지 늘어난다. 2019년만해도 2조원 수준이었다. 그런데 규모가 커질수록 이를 악용하는 사례도 점점 늘고 있다. 방법도 대담해지고 있다. 국회 산업통상자원중소벤처기업위원회 소속 장철민 의원(더불어민주당)이 올해 국감에서 밝힌 내용을 보면 참 기가 막힌다. 온누리상품권 매출 1·2·3위는 대구 팔달신시장에 있는 채소가게였다. 하나는 실존하는 마늘가게였고 두 곳은 실체가 없는 페이퍼컴퍼니였다. 세 가게는 아빠, 엄마, 아들이 각각 주인이었다. 그런데 이들 가게 세곳은 매달 평균 192억원에 달하는 온누리상품권을 환전했다. 마늘이 그렇게 많이 팔렸을리는 만무하다. 정 의원은 온누리상품권의 할인율을 고려하면 매달 10억원 가량이 이 가족에게 흘러갔을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 가족은 소위 '상품권깡'만으로 앉아서 한 달에 10억원을 벌어들인 셈이다. 이 돈은 모두 국민들이 낸 세금이다. 이처럼 온누리상품권을 놓고 곳곳에서 문제점이 불거지자 중기부가 최근 부랴부랴 1차 대책을 내놨다. 연말까지 종합대책을 마련할 계획이다. 중기부가 온누리상품권을 악용했을 것으로 의심되는 15곳을 조사한 결과 13곳에서 위반 사실이 드러났다. 이 가운데 7곳은 경찰에 고발조치했다. 온누리상품권으로 배를 불린 대구의 가족도 물론 포함됐다. 브로커를 이용해 대규모로 온누리상품권을 거래해 사익을 챙기거나 자전거래를 통해 비정상적으로 이익을 취한 것이 대표적인 위반 사례다. 소상공인시장진흥공단에 따르면 2022년의 경우 온누리상품권 부정유통 적발건수는 116건에 달하기도 했다. 적발후 조치는 과태료가 107건으로 절대다수를 차지했다. 서면경고 등은 7건이었다. 72건을 적발한 2023년엔 과태료가 9건에 그쳤고 서면경고 등이 61건으로 대부분이었다. 중기부는 이번에 대책을 발표하면서 법을 개정해 온누리상품권 부정유통으로 취득한 부당이익을 환수하겠다고 밝혔다. 하지만 법 개정 이전의 일에 대해선 환수하기가 쉽지 않은 실정이다. 마늘가게도 마찬가지다. 결국 경찰의 추가 조사에서 처벌 수준이 정해질 수 밖에 없다. 중기부는 이같은 도덕적 해이가 종이 상품권에 국한돼 발생하는 문제로 보고 있다. 카드형 등 디지털 상품권으로 대체되면 자연스럽게 해결될 것이라는 생각이다. 하지만 디지털 시대에 맞춘 변종 수법은 얼마든지 나타날 수 있다. 오히려 더 위험할 수도 있다. 이참에 온누리상품권에 대해 전면적으로 점검 작업이 필요하다. 특히 선의의 정책을 악용한 이들에 대한 본때도 반드시 보여줘야한다.

2024-11-17 11:40:39 김승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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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상근의 관망과 훈수] G2 환율전쟁과 희생양

[차상근의 관망과 훈수] G2 환율전쟁과 희생양 '로버트 라이트하이저' 도널드 트럼프 미국 차기 대통령 당선인이 2기 행정부의 무역대표부(USTR)를 이끌 '무역 차르'로 점찍은 인물이다. USTR뿐만 아니라 행정부의 무역정책 전반에 대한 감독권을 갖게 될 것으로 외신은 전한다. 트럼프 집권 1기 내내 USTR을 이끌었을 정도로 트럼프와는 호흡이 맞다. 극단적인 보호무역주의자로 불리는 그에 대해 관심을 가져야 할 필요가 있다. 트럼프가 이번 집권기에 극단적인 보호무역주의를 실현할 것으로 예상되는 만큼 그의 역할은 1기 때를 뛰어넘을 전망이다. 1947년생이니 올해 77세이다. 로스쿨을 졸업했고 관직을 맡지 않을 때는 70세가 넘어서까지 변호사로 활동해왔다. 워싱턴D.C.의 가장 유능한 국제법 변호사이자 협상 전문가로 통상분야의 대표적 '매파'로 통한다. 그는 트럼프 1기 행정부에서 관세를 무기로 주요 교역국을 압박해 무역적자 감축과 국내산업 보호를 이끌어냈다는 평가를 받는다. 무엇보다 중국 및 유럽연합과의 무역전쟁을 설계 및 진두지휘했고 세계무역기기구(WTO)를 무력화시킨 장본인이다. 트럼프 1기때의 경력보다 더 눈여겨봐야 할게 있다. 그는 1985년 플라자합의를 이끌어낸 당사자이다. 그는 30대 중반인 1981년 하원 금융위원장 비서실장을 지냈고 곧이어 로널드 레이건 행정부의 USTR 부대표를 지냈다. 무려 40년전에 당시 미국 경제를 추월할 기세였던 일본을 슈퍼301조로 대응하며 굴복시킨 장본인이다. 이때 미국시장을 휩쓸던 일본의 자동차, 철강, 반도체 등에 강력한 제재를 가해 고사위기의 자국내 관련 산업을 지켜냈다는 평을 받는다. 그 무엇보다 일본 경제의 몰락을 가져온 1985년 플라자합의의 주역으로 활약한 이력이 두드러진다. 플라자합의는 미국,영국,독일,프랑스,일본 등 당시 주요 5개국(G5)이 달러의 초강세 행진을 막기 위해 외환시장에 개입하기로 하는 합의다. 이후 엔화 가치는 2년여만에 달러화 대비 두배 폭등했다. 결국 일본은 수출경쟁력을 잃고 장기불황-자산버블로 이어졌으며 1990년대들어 부동산 거품 붕괴와 경기침체, '잃어버린 10년'의 나락으로 떨어졌다. 라이트하이저는 트럼프 1기때 중국산 제품에 340억달러의 관세를 선제부과하는 등 대중국 무역전쟁을 이끌었다. 특히 중국의 환율조작 문제를 정면으로 다루며 플라자합의를 연상케하는 위안화 절상을 압박했으나 중국의 강력한 반발과 내부 사정으로 무산된 바 있다. 그의 극단적 미국우선주의 경향과 대중국 견제는 트럼프 당선자의 국정기조와 정확하게 일치하고 있다. 이 때문에 미국이 이번에는 초고율 관세를 통한 무역전쟁을 넘어 플라자합의 수준의 위안화 절상을 노리는 환율전쟁을 본격화할 것이란 관측이 나오고 있다. 문제는 트럼프 행정부의 환율압박이 중국만 향하지 않을 것이란 점이다. 트럼프식 통상관은 미국을 상대로 막대한 무역흑자를 내는 나라를 자국의 일자리를 빼앗는 악당으로 여긴다. 미국 제조업의 부흥이 최우선이다. 지난해 444억달러나 되는 사상최대 무역흑자를 기록한 한국은 주요 타깃이 될 수 있다. 트럼프 행정부는 어쩌면 라이트하이저를 앞세워 한국이나 일본, 대만 등을 중국과의 환율전쟁에 앞서 시범케이스로 삼을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반세기 이상 통상협상 전문가로 살아온 그가 다시 등판하는 만큼 대어를 잡기 위해 만만한 상대를 골라 먼저 손볼 수 있을 것이다. 미국의 상황은 2019년 1차 대중 무역협상때보다 훨씬 괜찮다. 당시는 북미자유무역협정(NAFTA)협상을 동시 진행했으나 지금은 동아시아 쪽에 전력을 모두 쏟아부을 가능성이 커졌다. 중국측 입장도 위안화 절상이 현 경제상황에서 나쁘지만 않다는 분석이 있다. 중국경제에서 대미수출 비중이 3%선에 그치는 반면 내수부양이나 외자유치에는 도움이 될 수 있기 때문이다. 결국 불똥이 다른 쪽으로 튈 수 있다. 에너지 수입을 늘리는 등 무역흑자를 줄이고 트럼프 행정부와의 통상관계를 원만하게 하는 행보가 시급해졌다.

2024-11-17 09:28:56 차상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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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상미의 와이 와인]<260>돌의 발자국 '카이켄 볼더'…"너는 계획이 다 있구나"

이런 포도밭은 생전 처음이었다. 포도나무 사이로 온 천지가 돌덩이다. 자갈이나 돌맹이 수준이 아니라 사람이 앉아 쉬어도 될만한 커다란 바위 말이다. 있는 그대로 바위를 피해 포도나무를 심다보니 일렬로 죽 늘어선 형태가 아니라 제각각이다. 사실 포도밭 가운데 돌의 특징을 지닌 테루아는 많다. 땅 속 아래 깊숙이 암석이 있는 경우 미네랄 느낌이 인상적인 와인이 만들어지기도 하고, 자갈밭 토양에서는 강인하면서도 복합미가 좋은 와인들을 만나볼 수 있다. 아르헨티나 와이너리 카이켄의 아이콘 와인 '볼더'를 만드는 포도밭은 뭔가 좀 다르다. 땅 속, 아니면 험준한 산 속 깊이나 있을법한 커다란 바위가 버젓이 올라와 있는 이 땅에서 자란 포도는 어떤 와인으로 재해석됐을까. 카이켄의 와인메이커 구스타보 오르만은 최근 한국을 방문한 자리에서 "일반적으로 포도를 기르지 않을 정도로 재배하기에 힘든 지형이지만 여기서 나온 포도는 독특한 풍미를 가지기 때문에 포기할 수 없었다"며 "볼더는 큰 바위와 토착 식물들을 없애지 않고 공존하며 포도를 경작하기 때문에 테루아에서 오는 특유의 풍미가 인상적인 와인"이라고 강조했다. 카이켄은 우리나라 국민와인으로 유명한 칠레 몬테스가 아르헨티나에 설립한 와이너리다. 안데스 산맥의 양편인 칠레와 아르헨티나를 오가며 사는 야생 거위가 원주민어로 '카이켄(caiquen)'이다. 야생 거위와 같은 정체성을 상징삼아 와이너리 이름을 발음하기 쉽게 철자만 약간 바꾼 카이켄(KAIKEN)으로 정했다. 잊혀지기도 힘들 돌천지 포도밭으로 다시 돌아가본다. 이 곳은 원래 강이 흘렀던 곳이다. 강이 범람할 때면 많은 돌과 암석들이 무거운 무게를 견디지 못하고 물줄기가 바뀌는 이곳에 그대로 쏟아졌다. 강을 기준으로 북안은 모래나 점토가 쌓였고, 남안은 돌밭이 됐다. 볼더를 만드는 포도밭이 바로 3헥타르 밖에 안되는 그 돌밭이다. 와인 이름 볼더는 이런 테루아를 직관적으로 표현했다. 볼더(Boulder)는 영어로 '비나 바람에 의해 깎인 커다랗고 둥근 돌덩이'를 뜻한다. 볼더는 아르헨티나 대표품종인 말벡 64%에 카버네 프랑 28%, 쁘띠 베르도 8%를 섞어 만든다. 와인 메이커가 어떤 스타일을 구현하기 위해 의도적으로 섞은게 아니다. 돌밭에서 자라고 있는 품종의 비율을 그대로 쓴 소위 '필드(field) 블렌드'다. 좀 더 들여다 보면 환경에 적응 또는 순응한 결과물라고 보면 된다. 말벡은 바위가 많고, 태양빛이 강한 곳에서 잘 자란다. 카버네 프랑과 쁘띠 베르도도 환경에 적응해 말벡과 같은 시기에 수확이 가능해졌다. 반면 카버네 소비뇽이나 멀롯은 척박한 곳에서 스트레스를 많이 받고, 햇빛이 너무 강하면 포도알이 과숙된다. 매우 건조한 이곳에서 장애물 같았던 암석은 아래로 수분을 머금고 있어 포도나무가 암석 주변으로 뿌리를 뻗어내렸다. 이정도면 암석들이 남긴 무계획의 계획인셈이다. 오르만 와인메이커는 "3가지 품종 고유의 특징과 함께 돌과 자생하는 허브의 느낌이 와인에서도 잘 표현된다"며 "특히 부싯돌과 같은 미네랄 느낌은 보통 화이트와인에서 잘 관찰될 수 있는데다 신세계에서는 보기 힘든 특징"이라고 말했다. 포도밭이 3헥타르 밖에 안되다보니 볼더 생산량도 3000병이 조금 넘는 수준으로 적다. 조금씩 따라 한 병을 열 명이 나눠 마신다 해도 전세계에서 볼더를 마실 수 있는 이는 4만명이 안된다. 우리나라에서는 2021 빈티지가 내년 2월에 선보일 예정이다.

2024-11-14 16:02:38 안상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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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수준의 부동산수첩] 재건축 초과이익 환수제의 운명

어떤 제도이건 그것이 최초로 도입될 때부터 그 명운을 어느 정도 예상하게 된다. 재건축 초과이익환수제가 그랬다. 이 제도는 2006년에 재건축 단지를 중심으로 투기 수요가 몰릴 수 있다는 우려에서 도입되었으나 세법상의 근본적 모순과 부동산 경기 침체가 겹쳐서 한동안 적용하지 않다가 2019년도에 헌법재판소의 합헌 결정을 거쳐 본격적으로 부과되기 시작했다. 그러나 최근 이에 대한 폐지가 꾸준히 나오고 있다. 물가상승 등으로 주택공급의 큰 축인 재건축이 침체된 것이 이유이다. 응익의 원칙(국가로부터 얻는 이익에 따라 세금을 부과하는 조세의 대원칙)을 추구했으나 오히려 공익을 위한 주택공급이 막히고, 나아가 GDP와 200만 일자리를 책임지는 건설업에 위축된다는 우려에서다. 초과이익환수제는 주택시장에 어떤 영향을 미칠까? 통상 재건축사업의 건축비는 강남과 지방의 차이가 없다. 새로 짓는 아파트의 가격 차이는 결국 땅값의 차이다. 초과이익환수제는 이 근본적인 땅값의 차이에 대해, 새집을 짓는 건축행위를 원인으로 해서 징벌적으로 부과한다. 이 제도가 주로 적용되는 강남권의 경우 조합원들이 보유한 비싼 땅의 일부를 팔아서 새집의 건축비를 충당하고 아파트 층수를 높여 무주택 청약자들에게 새집을 공급한다. 즉, 내 땅을 포기해서 남에게 주택을 공급하는 대가로 내는 세금이다. 재건축 조합원은 건설사에 조합원 추가 부담금(전체 재건축 사업비 중 일반분양 이익으로 충당하지 못하는 잔여 비용)을 내야 한다. 여기에 수억 원의 부담금까지 추가된다면 사업을 해도 이득이 없기 때문에 조합원은 재건축사업에 소극적이고 분양가상한제로 인해 건설사도 참여를 꺼리게 된다. 이래저래 주택공급도 막히고, 외부 불경제(낡은 아파트로 인해 인근 도시환경에 부정적인 효과)도 초래하게 된다. 세금은 본래 매출에서 원가 및 비용을 제외하는 회계적 과정을 통해서 확정된 이득에 따라 내야 한다. 그러나 초과이익환수제의 계산법은 아직 새집의 매각 여부, 그 손익조차도 결정되기도 전에 가상으로 예측한 차익에다 부과한다. 이는 일반적으로 통용되는 회계 원칙과 다를 뿐더러 유사한 관행도 찾기 힘들다. 설사 나중에 시세 차익이 발생하더라도 그 시점에는 어차피 그에 대한 양도세를 내야 한다. 이때 미리 걷어간 추가이익환수금은 필요경비로 공제받지만, 만약 양도하지 않는다면 국가가 실거주자를 역차별하는 모순에 빠지는 것이다. 일각에서는 미실현 이득의 조세로서 일부 해외 사례를 주장하지만, 한국의 재건축 제도하에서는 이를 개발부담금의 개념과 현물로 이미 납부하고 있다. 통상 재건축의 용적률을 올리는 대가로 그 토지의 일부를 국가가 기부채납 형태로 가져간다. 예컨대 100평 땅 위의 낡은 2층집(연면적 200평)을 재건축할 때, 보유한 토지 중 30평을 국가에 헌납하고 남은 70평 땅에 3층을 지어서 연면적 210평을 얻는 것이 보편적이다. 특히 대규모 단지는 공공을 위한 도로 확장 등의 제반 비용까지 부담하며, 재건축 이후에는 보유세도 더 내서 그 유지관리비용도 충당한다. 이미 상당한 자산을 공공의 목적으로 제공하는데, 이에 더해 회계적으로나 조세 형평성 측면으로나 모호한 개념인 초과이익을 환수하는 탓에 논란이 끊이지 않던 것이다. 초과이익환수에 대한 유일한 옹호론은 사유재산으로서의 부동산에 대한 국민 정서였다. 그러나 경제 논리로 볼 때 국민 정서는 재건축의 당사자에게도, 무주택자에게도 실익을 가져다주지 못했다. 짧은 시행착오를 뒤로하고 이를 바로잡기 위한 논의가 이루어지는 것은 다행스러운 일이다. 다만 초과이익환수라는 명칭이 없어지더라도 이를 보유 연수, 실거주 기간에 따라 공제해주는 식의 또 다른 규제로 대체한다면 매물도, 전세공급도 줄어들어 집값을 높이는 역효과를 불러일으킬까 우려된다. /이수준 로이에아시아컨설턴트 대표

2024-11-13 15:27:35 윤휘종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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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세철의 쉬운 경제] 인플레이션은 민심 이반과 직결

2024년 미국 대선에서 민주주의 위기를 극복해야 한다는 민주당을 물리치고 공화당 후보가 당선된 까닭은 뭐니 뭐니해도 물가 불안이라는 시각이 가장 유력하다. 역사의 경험을 되돌아보면 민주주의와 물가 불안은 공존하기가 사실상 불가능하였다. 석유파동, 코로나 같은 외부요인이 아니라면, 물가가 불안한 나라에서 민주주의가 정착되기 어렵고, 민주주의가 파괴된 나라에서 물가가 안정될 수도 없다. 9월 현재 미국 근원물가가 2.9%로 어느 정도 안정세로 접어들고 있지만, 그동안 올랐던 물가로 말미암아 현재 물가수준은 상당히 높아 시민들은 물가 불안 고통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우리나라에서 인플레이션이 국가와 정권을 위태롭게 한 직간접 원인으로 작용한 사례들을 되돌아보자. 대원군은 백성의 살림살이를 편안하게 해줘야 왕권이 강화된다는 평범한 이치를 깨닫지 못하고 궁궐을 거창하게 세워야 왕실의 위엄이 높아지는 줄로 착각했다. 글자 그대로 초근목피에 시달리는 백성들의 고통을 아랑곳하지 않고 경복궁 증축에 온힘을 기울이다 나라 살림을 송두리째 탕진했다. 당오전, 당백전을 남발하여 강제로 유통시키고 관에서는 세금으로 땡전은 받지 않는 치졸한 꾀를 부렸다. 돈의 가치가 갑자기 1/5, 1/100로 추락하며 물가가 천정부지로 올라 삽시간에 경제질서가 무너져 내렸다. 부모 자식 건사하기도 어려운 처지에서 나라에 대한 백성들의 신뢰는 글자 그대로 땅에 떨어진 '땡전'처럼 되어 나라의 명줄이 바람결 등불이 되었다. 4.19 의거는 만연한 부정부패와 3.15 부정선거에 대한 거부할 수 없는 저항심이 도화선이었다. 그 먼 원인은 자고 나면 오르는 물가 불안에 따른 민심 이반에서 비롯되었다. 당시 경제정책이란 해외 원조를 기다리거나 돈을 찍어내는 일이 고작이었다. 오죽하면 김광균 시인은 "낙엽은 폴란드 망명정부의 지폐"라고 빗대어 유동성 증발로 말미암은 화폐가치 타락을 통탄하였다. 생산량은 늘어나지 않는데 책임감 없는 정부가 돈을 마구 풀어대니, 통화량이 늘어나며 돈의 가치는 흩날리는 낙엽처럼 되었다. 특권층 다락에는 돈뭉치가 나뒹굴었지만, 한 푼 벌이가 어려운 저소득층은 극한상황으로 몰려 "못 살겠다 갈아보자!"라는 신음이 난무하였다. 반역인지 아니면 '반역의 반역'인지 모를 10.26 사태는 독재정치와 성장피로감으로 흐트러져가는 민심을 수습하려 풀어댄 유동성이 물가 불안을 초래해 비롯되었다. 민심을 달래기 위해 지속적 경제성장을 도모하려 통화를 증발하였으나 경기는 살아나지 못하고 물가 불안이 기승을 부렸다. 통화 증발의 해악을 외면한 데다가 석유파동까지 겹쳐 물가가 기승을 부렸다. 물가가 거침없이 올라 이듬해 1980년에는 물가상승률이 경제성장률의 배가 넘는 20% 후반에 이르렀다. 경제성장률보다 높은 물가상승률로 서민의 생계가 오죽했겠는가? 일자리는 줄어들고 치솟는 물가 불안으로 말미암은 민심 이반에 대한 권력 심장부에서 시각차가 커지며 내부 총질이 벌어졌다. 통화증발은 기발행 화폐의 가치를 떨어트려 민생을 위협하는 결과를 초래하여 결국 권력에 대한 신뢰 저하로 연결되어 민심이 흔들린다. 특히 현대사회에서 물가가 불안해지면 저소득층 살기가 어려워지며 참다운 민주주의가 정착되기 어렵다. 민주주의 기본 원칙이 흔들려 위정자 마음대로 유동성을 팽창시켜 물가 불안이 고개를 드는지, 시민들 살림살이를 어렵게 만드는 인플레이션이 민주주의를 후퇴시켜 절망으로 이끄는지 그 선후 관계는 단정짓기 어렵다.

2024-11-13 14:48:30 메트로신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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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성오의 신비한 심리사전] 세뇌(Brainwashing)

한자로 '뇌를 씻는다'는 뜻의 세뇌(洗腦)는 인간의 정체성 자체를 변화시켜 기존에 자신이 가지고 있던 가치관이나 사고 방식을 근본적으로 바꾸는 것을 말한다. 즉, 물리적 폭력 혹은 정신적 압박 등의 강한 외압을 통해 특정주의 사상을 갖도록 하는 것이다. 예를 들어 한국 전쟁 때 중국 공산당이 포로인 미군에게 공산주의를 믿도록 강요하였는데, 세뇌라고 부르던 것을 영어로 직역해 brainwashing이라고 명명했다. 한 개인을 육체적 정신적으로 감금하여 비밀을 밝히게 하거나 정치적 성향이나 도덕적 확신을 설득하는 것이며 가치관이나 행동을 변화 시키는 것을 의미한다. 보통 강력한 신체박탈 상태, 감금, 수면이나 음식의 박탈을 통해서 지적·정서적으로 붕괴시키는 것을 의미한다. 조건반사로 잘 알려진 파블로프의 연구에서도 세뇌의 기본적인 원리들이 밝혀져 구소련에서는 일종의 '통치 공학'으로 활용되었다고 한다. 개에게 종소리를 들려주고 사료를 주는 것을 강압적으로 반복하였더니 나중에 종소리만 들어도 개들이 침을 흘리는 현상을 확인할 수 있는데 이것이 파블로프의 조건화이다. 그런데 파블로프가 추가로 발견한 사실은, 극심한 혼란 상태나 목숨의 위협을 경험하는 상태에서는 학습된 모든 것을 잃어버린다는 것이었다. 게다가 조건화에서 보였던 반응과 반대되는 반응까지 보이는 현상도 발견하였다고 한다. 1924년에 레닌그라드에 큰 홍수가 있어 파블로프의 연구실에도 갑작스럽게 물이 들이닥쳤다. 그 때문에 값비싼 기자재나 실험용 개들을 챙길 새도 없이 급하게 사람만 빠져 나오게 되었다. 그 때 연구원 한 명이 물속에서 허우적대던 개들을 어렵게 건져내서 목숨을 구해주었는데 이 일이 있고 나서 기묘한 일이 생겼다. 식사시간을 알리는 종을 쳐도 개들이 꿈쩍을 안했고 몸에 배어 있던 자극 반응의 학습을 모두 잃어버린 것이다. 이것을 물에 빠져죽을 뻔했던 충격 때문으로 추측한 파블로프는 동일한 상황을 인위적으로 구성해서 실험했더니 역시 학습된 개들에게서 조건화가 사라지는 것을 확인하였다. 더욱이 학습된 행동이 사라진 것뿐만이 아니라 오히려 얌전하던 개가 난폭해지거나 난폭한 개가 얌전해지는 결과도 보게 되었다고 한다. 파블로프의 이러한 연구들은 멀리 미국에까지 전달되어 행동심리학을 촉발시키게 된다. 물론 학문적인 얼굴로 연구되었으나 사실 이러한 기술은 악의적으로 활용된다. 예를 들어, CIA의 '블루버드' 라는 프로젝트로 시작하여 1953년에는 'MK 울트라' 계획이라는 악명 높은 프로젝트까지 발전하게 되는데, 영화 '본시리즈'의 주인공 제이슨 본은 세뇌된 인간의 전형적인 모습을 보여주었다. /진성오 세종사이버대학교 교수

2024-11-11 10:57:17 윤휘종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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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소형의 본초 테라피] 겨울 피로 풀어주는 해산물 '새우'

11월, 12월이면 가족, 친구, 동료들과의 모임이 많아진다. 그만큼 술자리도 늘고, 기름기 많은 고칼로리 음식을 자주 접하게 된다는 점이다. 활동량은 자연스레 줄어들고 먹는 양은 늘어나고 살이 안 찔 수가 없다. 살만 찌면 모르겠지만 각종 성인병 등 건강도 함께 나빠질까 봐 걱정이 앞선다. 제철 식재료이면서 맛도 좋고, 건강에도 좋은 그런 음식이 고민된다면 선택은 '새우'다. 새우는 경기, 충청, 전라 등 각지에서 올라오는 토산물이었다. 김치를 담글 때 필수 재료로, 각종 한식에 감칠맛을 내는 양념으로 새우젓이 사용될 만큼 우리나라와 새우는 인연이 깊다. 겨울이 다가오면 서해안은 새우 축제로 들썩인다. 많은 이들이 대하를 먼저 떠올리겠지만 대하는 양식이 무척 힘들기 때문에 양식 새우라 하면 대부분 대하와 모양새와 영양 성분 또한 거의 비슷한 '흰다리새우'를 의미한다. 흰다리새우는 영양소 면에서 보자면 여느 육류 식재료와 비교해도 뒤지지 않는다. 한우 등심보다 필수 아미노산은 더욱 풍부하면서도 지방은 닭가슴살만큼이나 적게 들어있다. 축제의 주 메뉴인 소금구이는 물론, MZ세대가 사랑하는 감바스, 볶음밥이나 샌드위치, 샐러드의 주재료로 다이어트가 고민인 이들에게 맛과 영양을 동시에 보장하는 식재료다. 또한 어패류 특유의 아미노산인 타우린 또한 새우를 선택하게 하는 이유다. 새우의 또 하나의 장점은 미네랄이다. 나트륨 배출이 필수적인 칼륨과 뼈 건강을 지키는 칼슘 등의 함량이 높다. 특히 굴에 많이 들어있다고 알려진 천연 정력제 '아연'도 풍부하다. 몸에서 아연이 부족해지면 성장이 지연되고, 면역력 감퇴, 염증, 탈모 등이 생길 수 있다. 다만 높은 콜레스테롤 함량 때문에 꺼리는 이들도 적지 않다. 하지만 콜레스테롤이라고 해서 전부 나쁜 게 아니다. 도리어 새우에 있는 몸에 좋은 성분들이 몸에 안 좋은 콜레스테롤 수치를 낮춰준다는 연구 결과도 있으니 적당한 양을 즐긴다면 얼마든 다양한 방식으로 새우 요리를 만끽할 수 있을 것이다.

2024-11-11 04:15:47 메트로신문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