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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피니언>칼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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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소형의 본초 테라피] 근육통, 관절통 다스리는 '오가피'

많은 이들이 건강관리라고 하면 암과 같은 중대 질병이나 고혈압, 당뇨와 같은 성인병 예방을 우선적으로 떠올린다. 하지만 우리나라가 처한 현실을 보면 뼈 건강 역시 주요하게 다루어져야 한다. 초고령화 사회에 진입하면서 노령 인구는 계속 많아지는데 뼈 건강에 대한 인식은 여전히 낮은 편이다. 뼈 건강은 나중이 아닌, 지금부터 시작해야 늦지 않는다. 여기에 더하여 코로나19 시대를 기점으로 건강에 대한 관심과 관련 활동이 많아지는 상황도 주시해야 한다. 등산, 사이클, 헬스, 요가, 단체 스포츠 등 운동 관련 야외 활동이 많아지고 있는데 무리를 하거나 사고나 나서 뼈를 다치는 젊은 층 또한 크게 늘고 있다. 조심하고 또 조심하고, 뼈 건강에 좋다는 음식을 챙겨 먹는 게 우선순위이겠지만 '가시오가피'처럼 뼈에 좋은 본초의 도움을 받을 수도 있다. 오가피나무(오갈피나무)는 두릅나뭇과의 낙엽 활엽 관목의 일종으로 2미터 정도까지 자란다. 인삼 또한 두릅나뭇과 여러해살이풀인데 오가피는 제2의 인삼이라고 불릴 만큼 몸에 좋은 본초로 오래전부터 주목을 받아 왔다. 실제로 얼핏 보면 외형이 인삼과 흡사한 모습을 하고 있다. 『본초강목』에서는 오가피를 두고 "한 줌의 오가피는 한 수레에 실린 금옥보다 낫다."고 했으며, 오가피를 먹으면 장수한다고 하였다. 이도록 몸에 좋다는 오가피는 우리나라 전역에서 자라난다. 그중에서도 가시가 난 가시오가피는 약효가 좋다고 알려져 있으며, 백두대간을 따라 600m 이상의 고지대에 주로 서식한다. 열매는 물론, 줄기와 뿌리 모두 약재로 활용하며 특히 뿌리의 경우 인삼처럼 사포닌 성분이 풍부하다. 오가피는 뼈와 근육 강화에 좋고, 허리가 자주 아플 때 먹으면 도움을 받을 수 있다. 오가피의 열매는 신경통을 일으키는 풍사를 쫓는 효능이 있다 하여 추풍사라고도 한다. 요즘과 같은 봄철에는 오가피의 순으로 나물을 만들어 먹기도 한다. 또한 오가피를 차로 달여 마시면 근육통, 관절통에 효과가 있으며 간 건강에도 좋다.

2025-05-26 05:36:14 최규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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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지윤 변호사의 부동산 세상] 재건축에서 ‘동일세대’ 판단기준, 주거와 생계 같이 해야

갑과 을은 부부로 주택재개발사업 정비구역 내에 주택을 공유하고 있었고, 조합원 분양신청기간에 1건의 조합원 분양신청을 했다. 갑은 단독으로 세대를 구성해 세대주로 등재돼 있었고, 을은 시아버지를 세대주로 하는 세대의 세대원으로 등재되어 있었다. 이처럼 부부가 별개의 주민등록표상에 등재되어 있다고 하더라도, 이들은 1개의 주택에 대한 조합원 분양신청을 할 수 밖에 없다. 도시정비법이 동일한 세대별 주민등록표상에 등재돼 있지 않더라도 부부의 경우 1세대로 보고 있고, 1세대에게는 1주택을 공급하도록 규정하고 있기 때문이다(도시정비법 제39조 제1항 제2호, 제76조 제1항 제6호). 한편, 갑의 동생이자 을의 시동생인 병도 동일한 사업 정비구역 내에 별도의 주택을 소유하고 있었다. 이에 조합원 분양신청기간에 병도 단독으로 1건의 분양신청을 했다. 그러나 조합은 갑, 을, 병에게 통틀어 1개의 주택만을 분양하는 내용으로 관리처분계획을 수립해 인가를 받았다. 관리처분계획 기준일 당시, 주민등록상 갑은 단독으로 세대를 구성해 세대주로서 등재돼 있었고, 을과 병은 을의 시아버지를 세대주로 하는 세대의 세대원으로 함께 등재되어 있었다. 그러나 실제로 을은 미국에 살고 있었고, 병은 대한민국에 살고 있었다. 이에 조합은 갑, 을, 병이 모두 1세대에 해당한다고 본 것이다. 이에 갑, 을, 병은 이러한 관리처분계획이 위법하다고 주장하며 소송을 제기했다. 을과 병은 실제로 함께 거주하지 않았으므로, 1세대라고 볼 수 없어 병에게도 별도로 1개의 주택을 분양해야 한다는 것이다. 이에 대해 수원고등법원은 이들의 주장을 받아들이지 않았다(수원고등법원 2022. 6. 24. 선고 2021누13083 판결). 경기도 도시정비 조례 제26조 제2항 제2호가 '배우자와 동일한 세대를 이루고 있는 세대원'을 1세대로 보고 있다. 따라서 수원고등법원은 시동생 병이 '배우자와 동일한 세대를 이루고 있는 세대원'에 해당한다고 보았다. '배우자와 동일한 세대를 이루고 있는 세대원'에 해당하는지 여부는 '주민등록표 등 공부에 의하여 형식적'으로 결정돼야 하는 것이지, 실제로 함께 거주하였는지 여부로 판단되는 것이 아니라는 것이다. 그러나 대법원은 갑, 을, 병의 손을 들어주었다(대법원 2025. 3. 27. 선고 2022두50410 판결). 을과 병은 1세대로 볼 수 없고, 따라서 갑, 을에게 1개, 병에게 별도의 1개의 주택을 분양해야 한다는 것이다. 대법원은 수원고등법원과 달리, '1세대'에 해당하려면, "실제로 주거와 생계를 같이하여야만 한다"고 본 것이다. 을, 병이 주민등록표에 형식적으로 함께 세대원으로 등재돼 있기는 하지만, 실제로 주거와 생계를 같이하지 않기 때문에, '1세대'에 해당하지 않는다는 것이다. 대법원은 그 이유로 '세대'의 사전적 의미는 '현실적으로 주거 및 생계를 같이 하는 사람'이라는 점을 들었다. 또한 도시정비법의 1세대1주택 원칙은 정비사업에서 투기를 억제해 사업성 저하를 방지하기 위함인데, 실질적으로 1세대 여부를 판단한다고 해서 위 취지를 해하는 바가 전혀 없다는 점도 들었다. 대법원은 조합이 1차적으로 주민등록표를 기준으로 1세대인지를 확정한 후 조합원의 이의제기, 자료 제출 등을 통해 실질적인 주거여부를 조사 및 확인하는 방식을 취한다면 신속한 사업진행에 대한 지장도 발생하지 않을 것이라고 보았다. /이현진기자 lhj@metroseoul.co.kr

2025-05-25 09:31:50 이현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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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상미의 와이 와인]<283>이젠 나파밸리 아닌 파소로블스…'아메리칸 드림' 다우빈야드

<283>美 다우빈야드(DAOU Vineyards) 다들 미쳤다고 했다. 이런 산과 땅을 샀다가는 돈만 다 날릴 것이라고 했다. 다니엘 다우가 미국 캘리포니아에서도 잘 알려지지 않은 파소 로블스에 와이너리를 세우겠다고 했을 때다. 그간 전폭적인 지지를 보냈던 형 조르주 다우마저 말렸다. 나파밸리도, 소노마도 아닌 파소 로블스라니. 당시만 해도 파소 로블스는 프랑스 남부 론 품종으로 와인을 생산하긴 했지만 품질은 그닥 좋지 않았고, 그나마도 다니엘이 사겠다고 점찍은 곳은 와이너리가 전무했던 지역이었다. 설립 20년도 채 되지 않아 무려 1조원에 팔린 다우빈야드(DAOU Vineyards·이하 다우)의 '아메리칸 드림' 스토리는 이렇게 시작했다. 넵 루키치 다우 최고경영자(CEO)는 최근 한국을 방문한 자리에서 "다우는 파소 로블스를 프리미엄 카베르네 소비뇽의 차세대 중심지로 끌어올렸다"며 "숨겨진 보석같은 다우의 포도밭 뿐만 아니라 파소 로블스 지역에서 예외없는 품질의 와인을 만들겠다는 비전을 실현해 가고 있다"고 강조했다. 다우는 다니엘과 조르주 다우 형제가 2007년 세운 와이너리다. 미국 뿐 아니라 이탈리아와 포르투갈 등 장장 8년간 전 세계 와인산지를 물색한 끝에 정착한 곳이 파소 로블스다. 먼저 파소 로블스가 어디인지 봐야 한다. 캘리포니아에서 샌프란시코와 로스앤젤레스 중간쯤이다. 다니엘의 눈길을 사로잡은 것은 바로 토양이다. 파소 로블스 안에서도 아델라이다 디스트릭트 AVA에 위치한 다우 마운틴은 캘리포니아 다른 지역과 달리 석회질과 점토가 주를 이뤘다. 보르도에서도 우아하고 숙성잠재력이 좋은 와인을 만들어내는 쌩테밀리옹과 같다. 다니엘이 당시 파소 로블스에서 모두 반대했던 카베르네 소비뇽 등 보르도 품종을 심었던 것도 그래서다. 넵 대표는 "나파밸리 대부분의 와이너리들이 좋은 와인을 만들어내는 요소로 기후가 80%, 토양을 20%로 본다면 다우는 반대로 토양이 80%로 더 중요하게 본다"며 "그래야 타닌과 산도, 당도, 미네랄 등이 양조하면서 조정한 균형이 아니라 처음부터 완벽히 균형미를 갖출 수 있다"고 설명했다. 나파밸리와 비슷한 기후 속에서 좋은 땅을 만난 카베르네 소비뇽은 그야말로 잘 자랐다. 다우 디스커버리 카베르네 소비뇽은 내놓자마자 미국에서 가장 잘 팔리는 카베르네 소비뇽의 자리에 올랐다. 과실과 산미가 잘 균형을 이뤘고, 타닌은 벨벳같았다. 플래그십 와인인 '소울 오브 어 라이언'이 평론가들로부터 최고의 평가를 받은 가운데 카베르네 소비뇽 100%로 만든 고가의 '패트리모니'는 나파밸리 컬트 와인을 넘어서는 것으로 평가됐다. 다우 이전에 60% 이상이 론 품종을 재배했던 파소 로블스는 이제 50% 이상이 카베르네 소비뇽을 키운다. 다우가 파소 로블스의 역사를 바꿔놓은 셈이다. 사실 진짜 아메리칸 드림은 따로 있다. 레바논 출신인 다우 형제가 내전 속에서 살아남아 프랑스와 미국에 건너간 것부터 맨 손으로 병원 시스템 IT 관련 스타트업을 만들어 미국 증시에 상장해 소위 대박을 터트린 것까지 모든 여정이 그랬다. 그래서 다우 와인에는 다우 형제는 물론 그들의 가족이 그대로 녹아들어 있다. '소울 오브 어 라이언'은 다우 형제가 아버지에게 헌정하는 와인이다. 사자가 힘들때나 기쁠때나 용기있게 으르렁거릴 수 있는 영혼을 가져야 한다. 아버지가 직접 선택한 자서전의 제목을 그대로 와인명으로 썼다. '소울 오브 어 라이언'은 넵 대표를 다우로 합류하게 만든 와인이기도 하다. 다우 형제를 처음 만난 자리에서 마신 이 한 잔은 다우의 가능성을 확신하게 했다. 보디가드 시리즈는 다우형제가 어머니에게 헌정하는 와인이다. 세상 모든 어머니들이 자식의 보디가드겠지만 내전을 겪은 다우형제에게는 더 각별했다. 집 앞에 떨어진 폭탄으로 혼수상태까지 빠졌던 아들들을 살려낸 어머니였다. 넵 대표는 '보디가드 샤도네이'의 레이블에 이런 스토리를 담았다. 우아하고 아름답지만 동시에 슬픔과 우려를 담고 있는 여성이다. '패트리모니 카베르네 소비뇽'은 다우의 정점을 찍은 와인이다. 다우 내에서도 "패트리모니 이상의 와인은 만들 수 없다"고 하는 와인이다. 최상급 포도만 손으로 수확하고, 줄기를 제거해 선별기를 거쳐 페놀 함량이 일정 수준 이상인 포도만 탱크에 담는다. 페놀 수치가 높으면 와인의 구조감과 복합미가 좋다.

2025-05-22 15:49:31 안상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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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승덕의 냉정과 열정사이] 금융사 감독과 개입 사이

최근 금융감독원이 롯데손해보험의 후순위채 조기상환(콜옵션 행사)에 제동을 걸어 논란이다. 금감원은 자본 적정성 유지와 금융시장 안정성 등을 명분으로 롯데손보의 상환 계획을 무산시켰다. 하지만 업계에선 감독권 남용이자 금융사의 경영 자율성 침해라는 목소리가 나온다. 금감원은 금융사와 시장에 대한 감시자다. 기업경영에 간섭할 수 없다. 이번 사태는 감독기관이 '선택적 개입'을 통해 시장 원리에 딴지를 건다는 인식을 주기에 충분했다. 후순위채는 보험사의 지급여력(K-ICS·킥스) 비율을 보완하기 위해 활용되는 방법 가운데 하나다. 발행 당시 계약서에 명시된 '콜옵션'은 일정 시점 이후 발행사가 원리금을 상환할 수 있는 권리다. 시장 신뢰를 전제로 작동하는 메커니즘이다. 롯데손보는 자본 여력과 재무 구조 개선 등을 근거로 콜옵션 행사를 진행했지만, 금감원은 제동을 걸었다. 킥스 비율이 당국의 기준인 150%를 웃도는 수준임에도 '향후 건전성 우려'를 들어 상환 불가 방침을 통보한 것이다. 문제는 바로 이 지점이다. 금융당국이 '미래의 불확실성'을 근거로 기업의 합법적인 계약 이행을 가로막는 것이 과연 정당한가. 롯데손보는 지난 2월 신규 후순위채 발행을 통해 콜옵션 상환 재원 확보를 계획했다. 하지만 금융당국은 수요예측이 완료된 이후 증권신고서 정정을 요구했고 발행은 무산됐다. 롯데손보의 콜옵션 행사 관련 계획이 일부 언론에 보도되고 금감원은 이를 핑계로 외부에 공개한 것도 의아하다. 시장의 안정과 투자자 불안을 고려했다면 금융사 임원이나 최고경영자를 불러 주의를 주거나 컨설팅을 하는 것이 일반적이다. 자본시장 전체에 '콜옵션 불이행 가능성'이란 부정적 신호를 보내 투자자들의 불안을 키웠다. 후순위채는 고위험 상품이지만 발행사의 콜옵션 신뢰를 바탕으로 투자자들은 일정 수준의 예측 가능성을 전제로 투자한다. 금감원이 개입해 콜옵션 행사를 차단한다면, 이는 곧 향후 후순위채 발행 자체에 대한 투자자 불신을 불러올 수밖에 없다. 금감원이 동일한 문제에 대해 다른 잣대를 적용한다는 비판도 피하기 어렵다. 과거 일부 대형 보험사의 후순위채 조기상환은 무리 없이 승인된 반면, 롯데손보의 경우에는 유독 까다로운 조건을 내세우며 제동을 걸었다. 이번 사건의 발단은 작년 말까지 거슬러 올라간다. 무저해지보험(일정 기간 동안 보험계약자가 해지할 수 없거나 해지 시 환급금이 거의 없는 보험상품) 관련 회계모형 논란이다. 금융당국은 예외모형과 원칙모형 가운데 선택할 수 있다고 안내했지만 사실상 원칙모형을 권고하는 분위기였다. 대부분의 보험사가 원칙모형을 따랐지만 롯데손보는 예외모형을 택했다. 이때부터 롯데손보는 '미운털'이 박혔다. 보험사 간 형평성 문제와 감독의 일관성 부족은 시장의 혼란을 키운다. 이번 콜옵션 행사 제동 사태는 금융당국의 전반적인 '보험사 규제 강화 기조' 속에서 이뤄졌다. 자본확충 수단을 억제하면서도, 지급여력 비율은 높게 유지하라는 식이다. 중소형 보험사의 영업환경이 불리할 수밖에 없다. 감독기관은 시장 원리를 거스르지 않아야 한다. 또 기업의 재무 판단을 존중하는 것이 순리다. 금융시장은 예측 가능성을 요구한다. 감독기관은 법적 근거와 명확한 기준에 기반한 조치를 통해 책임을 다해야 한다. '사전 차단'이나 '불허 통보' 방식은 1차원적이다. 롯데손보의 후순위채 조기상환 제동은 단지 하나의 사례가 아니다. 향후 보험사 전반의 자본정책과 시장신뢰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 금융당국은 통제의 권위보다 시장의 신뢰를 생각해야 한다. /금융부장 bluesky3@metroseoul.co.kr

2025-05-22 07:20:49 박승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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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준형의 '청맹과니'] 오른 손이 한일

2층에서 떨어진 사람과 10층에서 떨어진 사람 중에 누가 더 크게 다치겠는가? 당연히 10층에서 떨어진 사람이 더 크게 다친다. 이것은 당연한 물리 법칙이다. 그런데 사람 사는 인생에서도 이 법칙은 똑같은 적용된다. 큰 부자일수록 가난해지면 더 고통 받게 되고, 선량하다고 믿었던 사람의 비리가 밝혀지면 대중은 더 크게 분노하게 된다. 높은 곳일수록 떨어질 때 충격이 더 크기 때문이다. 그래서 탈무드에서는 '바닥에 엎드려 있으면 넘어질 일이 없다. 마찬가지로 너무 높이 오르지 않으면, 높은 곳에서 떨어질 일도 없다.'고 했다. 더본코리아 백종원 대표에 대한 논란이 뜨겁다. 발단은 금년 초에 백대표가 빽햄의 할인율을 부풀려 보이게 하는 유튜브 방송을 하면서 시작되었다. 이어서 빽햄의 돼지고기 함량이 도마에 오르고, 과일맥주의 함량 논란, 지역축제의 위생관리 논란, 원산지 표기 논란 등으로 이어졌다. 그런데 2019년의 '못난이 감자'사건을 돌이켜 보자. 당시 감자 값이 폭락해서 농가는 어려움을 겪고 있었다. 이런 고통스런 상황에서도 못난이 감자는 상품성이 없어서 버려야 하는 기가 막힌 상황이었다. 방송에 출연한 백대표는 신세계 정용진 부회장에게 이러한 사실을 알렸고, 정부회장은 '제값 받고 팔도록 노력해 보겠습니다.'고 화답했다. 이 사연이 알려지자, 소비자들은 기쁜 마음으로 마트를 찾았다. 우리 사회에는 아직 가슴 따뜻한 사람들이 많았고, 30톤 물량의 못난이 감자는 단 이틀 만에 다 팔렸다. 이 사건은 '우리 사회는 얼마든지 위기에 빠진 이웃을 도울 수 있다.'는 희망을 가지게 하는 사건이었다. 그리고 이 사건에서 백대표는 중요한 역할을 했다. 지금까지 대중들은 백대표를 선한 사람으로 인식했다. 못난이 감자사건이나, 골목식당에서 자신의 노우하우를 전수해 주는 모습은 분명 선한 모습이었다. 그러나 백대표가 할인율을 부풀려 보이게 하려는 모습을 보인 순간, 선한 이미지는 위선적인 이미지로 바뀌었다. 그리고 선한 이미지가 컸던 만큼, 실망과 분노도 컸다. 너무 높은 곳에서 콘크리트 바닥으로 떨어진 셈이다. 백대표가 여러 차례 사과를 했지만, 비난의 불길은 사그라들지 않는다. 백대표는 3개월만 기다려 달라고 한다. 그러나 과연 대중의 분노를 3개월만에 가라앉히는 것이 가능할까? 쉽지 않은 일일 것이다. 더본코리아가 백종원 대표의 선한 이미지에 많이 의존한 브랜드라는 것을 생각하면, 해결방법은 한 가지 뿐이다. 처음으로 되돌아가서 다시 선행을 차곡차곡 쌓는 것이다. 다만 이번에는 떠들썩하게 선행을 광고하려고 해서는 안 된다. 그러한 행동은 다시 10층으로 올라가는 꼴 밖에 안 되기 때문이다. 1년이 되든, 2년이 되든, 10층이 아니라 보이지 않는 바닥에서 꾸준히 선행을 쌓고, 이런 선한 영향력이 조금씩 대중들의 마음을 녹여나갈 때, 이 문제는 해결될 것이다. 성경 말씀에 '오른 손이 한 일을 왼손이 모르게 하라.'는 말씀이 있다. 이 말은 위선적인 선행을 하지 말라는 뜻이다. 어쩌면 이 말 속에는 '선행을 여기저기 알려서, 10층까지 올라가려고 하는 것은 지극히 위험하다.'는 것을 경고하는 가르침이 숨어 있는 것인지도 모른다. 오른손이 한일을 왼손이 모르게 하는 것은 스스로를 지키는 방어수단인 것이다. 김준형 칼럼니스트(우리마음병원장)

2025-05-21 11:01:09 구현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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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경한의 시시일각] 소외된 문화예술 공약

제21대 대통령 선거를 앞두고 주요 후보들의 분야별 공약이 속속 발표되고 있다. 대선 공약은 향후 5년간 대한민국의 국가 운영을 결정짓는 청사진이라는 점에서 그 하나하나가 매우 중요하다. 경제, 외교, 국방, 산업, 정치 등 그 어느 것도 소홀 할 수 없다. 국가 정체성을 규정짓는 문화예술 또한 의미 있게 다뤄져야 한다. 그러나 어찌된 일인지 이번 대선에선 문화예술과 관련된 약속은 좀처럼 찾아보기 어렵다. 일례로 국민의힘 김문수 후보의 공약에서 문화예술 관련 내용은 거의 발견되지 않는다. 정당 홈페이지에 게재된 '10대 공약'과 선거관리위원회가 배포한 선거공보엔 기업하기 좋은 나라, 과학기술이 우대받는 나라를 비롯하여 일자리 창출, AI·에너지 3대 강국 도약 등 다양한 약속이 나열되어 있지만, 문화예술 비전이나 계획은 명시적이지 않다. 개혁신당 이준석 후보와 민주노동당 권영국 후보도 마찬가지다. '새로운 대통령'(이준석), '진보 대통령'(권영국)을 표방하면서도 언제나 새롭고 진보적인 문화예술은 배제시키고 있다. 문화예술 분야를 상대적으로 비중 있게 다루고 있는 이는 더불어민주당의 이재명 후보다. 역시 정당 홈페이지와 선거공보에 등록된 자료를 살펴보면, 이 후보는 1.33% 수준의 문화예산을 대폭 늘린다는 것과 K-콘텐츠 문화수출 50조 원 달성, OTT 등 K-플랫폼 육성, 예술인 창작비 지원, 창작공간 확충, 콘텐츠 기술개발(R&D)과 같은 문화예술 생태계 조성 및 인프라 구축을 위한 여러 구상을 제시하고 있다. 이재명 후보는 특히 문화예술 인재 양성과 지원제도 확대뿐만 아니라 이를 뒷받침할 전문 조직 설립도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이는 예술 창작과 연구, 교육, 유통 등 각 단계별 맞춤형 지원체계를 명료히 하고 문화예술계의 지속 가능한 성장을 염두에 둔 조치로 풀이된다. 추구 가치의 현실 구현의 일환인 셈이다. 물론 이 후보의 공약도 섬세하다고 보긴 어렵다. 미술만 해도 그렇다. '표현의 자유'와 같은 기본 권리는 여러 창구를 통해 확인되지만 국립근대미술관 건립, 한국예술인복지재단의 '예술인(복지)청' 승격, 문화다양성위원회 설립, 국립현대미술관장 공모제 폐지, 예술인금고 설치, 독립기획자와 비평가에 대한 현실적인 창작 대가 기준 마련 등, 예술(미술)인들이 시급하다 여기는 것들은 아직 비가시적이다. 다만 전국민 생애주기별 인문학 교육 활성화처럼 문화기본권에 대한 이 후보의 철학적 고민을 엿볼 수 있는 부분도 있다. 문화예술은 한 사회의 본질이면서 구성원들의 삶과 역사를 담는 그릇이다. 국민의 가치관 형성과 세대 간 연대, 통합을 가능케 하는 매개요, 반도체와 자동차 수출을 뛰어넘는 고부가가치 산업이며 미래 성장 동력이기도 하다. 더구나 문화예술은 다원화된 현대사회의 갈등과 분열을 해소하고 통합을 이끌어내는 강력한 언어다. 이뿐 아니다. 전통적인 의미에서의 국력이 군사력과 경제력을 축으로 했다면, 오늘날의 사회에선 이미지와 이야기와 같은 매력 자본이 훨씬 더 큰 영향력을 발휘한다. 이른바 문화예술 기반의 '소프트 파워'가 외교력의 핵심인 것이다. 이와 같은 사실을 고려할 때, 대통령 후보들의 공약에 문화예술이 반드시 포함되어야 함은 두 말할 필요가 없다. 이는 선택의 문제가 아니다. 국민 삶의 질, 경제 생태계, 국가 브랜드, 다음 세대의 경쟁력을 좌우하는 가장 강력하고도 유일한 분야이기 때문이다. 따라서 의제로써의 문화예술은 고사하고 다짐마저 누락된 대선은 정치적 수단에만 의존하는 서사 부재의 정치현실을 드러낼 뿐이다. ■홍경한 미술평론가

2025-05-20 10:56:43 한용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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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성오의 신비한 심리사전] 방황하지 않는자 길 잃을 것이리라

필자가 오래 전 정신병동에 출근한 첫날, 병동을 둘러 보던 중 한 입원한 할머님 환자 한 분이 필자에게 노쇠한 목소리로 질문을 하셨다. "젊은이 여기 화장실이 어디있어요?" 그래서 아주 친절하게 할머님을 화장실까지 안내해 드렸다. 열심히 근무해야 하는 의무감 이전에 노인을 공경하는 기본적인 예의 때문에도 책임감을 가지고 모셔다 드렸다. 그리고 이렇게 할머님께 화장실을 안내 해주는 일을 거의 1년 반 반복해서 모셔다 드려야 했다. 젊을 때는 잘 몰랐고 또 공감하지 못했던 질문이 다시 자연스럽게 머리 속에 떠오로는 때가 있다. 할머님이 치매에 걸려 반복하던 이 말은 단순히 공간적인 위치만을 물었던 건 아니지 않을까? 그 할머니는 자신이 있는 곳이 잠시 머무는 병원이라는 공간인 것으로 알고 있었을까? 나에게 물었던 화장실의 위치는 사실 '젊은이, 내가 지금 어디에 있는가?'라는 질문이 아니였을까. 우리는 길에서만 길을 잃지는 않는다. 집을 나온 청소년, 자신이 누군가로 부터 버림 받았다고 느끼는 사람, 자신의 진로와 미래가 어떻게 될지 모르는 누군가, 확실하게 자신을 사랑할 것이라고 말했던 사람으로부터 배신당한 사람들, 그들은 모두 길을 잃은 사람들이다. 또 어디로 갈지 모르고 어떻게 할지 모르고 그래서 자신이 길 잃은 고아 같다고 표현하는 말은 단순한 비유나 은유가 아니라 실재 장소에서 길을 잃은 것이다. 신경과학적으로 길을 찾는 능력은 단순한 방향 감각이 아니다. 해마(hippocampus)는 공간적 기억을 담당하는 중요한 뇌 구조로, 우리가 '인지 지도(cognitive map)'를 만드는 데 핵심적인 역할을 한다. 이 기능이 저하되면 단순히 길을 못 찾는 게 아니다. 길을 잃는다는 것은 그래서 자신의 정체성, 기억, 감정의 안정성까지 잃어버리는 것이다. 알츠하이머병 초기 증상이 방향 감각의 상실에서 시작되는 것도 이 때문이다. 흥미로운 건, 우리가 GPS에 의존하면 할수록 이 뇌 기능을 덜 쓰게 된다는 점이다. 마이클 본드라는 심리학자는 "지도 없이 세상을 누비던 우리의 탐험 본능이 퇴화되고 있다"고 경고한다. 낯선 길을 걸을 때, 뇌는 끊임없이 환경과 자신 사이의 관계를 재구성한다. 그러나 우리가 더 이상 직접 길을 찾지 않게 되면, 뇌도 더 이상 탐험하지 않는다. 이건 단지 공간적인 문제 만이 아닌 것이다. 우리는 물리적 길을 잃지 않아도 정신적으로는 더 자주 방황할 수 있다. SNS 속 타인의 삶은 잘 정비된 내비게이션 경로처럼 보이지만, 정작 우리는 어디로 가야 할지 모른다. 정해진 스펙, 직장, 관계의 루트, 해야만 할 일들, 정해진 코스를 강박적으로 따라가며 '방황하지 않도록' 노력한 결과, 역설적이게도 우리는 길을 잃는다. 마치 매일 같은 길을 가는 버스 운전기사가 목적지를 잊은 채 운전대를 잡고 있는 듯한 기분으로 말이다. 인간은 "길을 찾는 존재"일 뿐 아니라 "길을 잃을 수 있는 존재"이다. 방황하는 능력은 우리 뇌에 본능적으로 새겨진 것이다. 자연스럽게 자라는 아이들은 처음에는 직진하지 않는다. 이리저리 샛길을 탐색하고, 돌아가고, 멈추고, 다시 걷는다. 그것이 그들의 뇌가 성장하는 방식이다. 현대 사회는 이 방황을 일찍 금지한다. 놀이터 대신 학원, 골목 대신 실내, 고민 대신 정답과 정해진 코스. 우리는 방황하지 않도록 철저히 훈련받는다. 그러나 방황하지 않고 도착한 목적지에는 '나'라는 존재가 없다. 우리가 정신적으로 길을 잃지 않기 위해서는, 오히려 때로는 길을 잃고 방황해야 한다. 그것이 새로운 길을 만들고, 이 공간과 장소에서 자신을 확장하는 방법이다. 명확한 경로는 우리를 아이러니하게도 길을 잃게 만든다. 그래서 방황이란 '살아있는' 사람들의 증거다. 우리 조상들처럼 밤에 별을 보고 낮선 곳으로 여행하던 그 탐험가가 여전히 내 안에 있다는 뜻이고, 그탐험가는 우리에게 질문을 던진다. "내가 여기 있니?" 그 물음에 답하려면, 우리는 스스로 길을 잃는 연습부터 다시 시작해야 할 것이다. /진성오 세종사이버대학교 교수

2025-05-19 14:17:04 윤휘종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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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소형의 본초 테라피] 세계 인기 1위 채소 '토마토'

전 세계에서 가장 많이 생산되고 소비되는 채소는 무엇일까? 아마 '토마토'를 꼽는 사람들은 많지 않을 듯하다. 아마도 한식에서는 토마토를 거의 찾아볼 수 없기 때문이다. 그럼에도 유럽과 북미를 중심으로 세계인들이 가장 많이 즐기는 채소는 토마토다. 그리고 그 높은 인기만큼이나 영양적인 면에서도 토마토는 1등이다. 토마토는 체중 관리, 각종 암과 고혈압 등의 심혈관질환 예방 효과로 인기가 높은 지중해식 식단의 주요 재료이다. 실제로 지중해 연안의 이탈리아, 스페인, 그리스 등에서는 무척 많은 양의 토마토를 소비하고 있다. 고혈압 환자들을 위한 DASH(Dietary Approaches to Stop Hypertension) 식단에도 토마토는 잘 어울린다. 질병관리청은 "저염식과 함께 채소와 생선을 더 많이 섭취하고 지방을 적게 섭취하는 대쉬 식단은 혈압을 낮추는 효과"를 가지고 있다고 소개한다. 칼륨을 비롯한 각종 필수 미네랄과 식이섬유가 풍부하면서도 당과 나트륨은 극히 적은 토마토는 혈관 건강에 더없이 좋은 식재료이다. 토마토에 함유된, 몸에 좋은 성분이라고 하면 가장 먼저 리코펜을 꼽을 수 있다. 리코펜은 주로 토마토, 수박, 자몽과 같은 붉은 색을 띠는 과일과 채소에 많이 들어 있는 색소의 일종으로 강력한 항산화 효능을 가지고 있다. 또한 유방암, 폐암 등을 예방하고 심혈관 건강 유지에 도움을 준다. 리코펜 외에도 토마토에 함유된 퀘르세틴, 플로레틴과 같은 플라보노이드 성분들 역시 항산화, 항암 작용을 한다. 특히 방울토마토는 크기가 커다란 토마토들에 비해 퀘르세틴 성분이 월등하게 많이 들어있다. 리코펜은 지용성 성분이므로 기름과 함께 섭취할 때 흡수율이 높아진다. 예를 들어 토마토를 올리브 오일과 함께 요리하면 리코펜 흡수를 극대화할 수 있다. 그래서 생으로 먹기보다는 요리로 즐기면 좀 더 건강상의 이점을 얻을 수 있다. 단백질 보충 차원에서 달걀과 함께 볶음 요리로 만든다면 토마토를 더욱 맛있고 건강하게 즐길 수 있다.

2025-05-19 05:36:16 최규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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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규희 변호사의 도산법 바로알기] 파산채권 불복은 '채권조사확정재판'으로 해야

채무자가 파산선고 및 채권에 대한 면책결정을 받게 되면 실질적으로 채권자가 채무자의 재산을 현금으로 바꿔 변제받게 되는 금액은 전체 채권금액에 비해 매우 적을 수밖에 없다. 채무자 재산이 생각보다 많아 파산절차에서도 채권자들이 비교적 많이 변제받을 수 있으면 좋겠지만, 영업용 재산이 많거나 여전히 일할 여력이 있어 앞으로의 소득으로 채권을 변제해 나갈 수 있는 경우엔 법원이 파산을 선고하기보다 회생절차를 진행하도록 하기 때문이다. 법원이 파산을 선고했다는 사실 자체가 채무자의 미래 변제 여력이나 현재 변제 재원이 매우 미미하다는 것을 보여주기도 한다는 의미다. 채권자 입장에서는 채무자가 파산절차에 들어간 것만 해도 매우 속이 상할 일인데, 여기에 더해서 채무자가 채권자의 채권액을 실제보다 소액으로 알고 있거나, 소멸시효 완성 등을 근거로 더이상 채권자에 대한 채권이 존재하지 않는다고 주장하는 경우가 종종 있다. 이런 부분들은 사실 '채무자'가 주체가 된다기 보다는 채무자의 재산을 관리하고 채무자에게 배당할 권한을 부여받은 제3자인 '파산관재인'이 주도하게 된다. 파산관재인은 주로 파산절차와 채권관계에 대한 법 지식을 가진 전문가(회계사, 변호사, 법무사 등)가 담당하기 때문에 이들이 채권자의 채권액 전부 또는 일부를 부인했다면 정말 해당 채권이 법적으로 소멸되었거나 존재하지 않을 가능성이 높다. 그럼에도 자신의 채권액 전부 또는 일부가 부인된 것을 받아들일 수 없는 채권자라면 어떻게 해야할까. 채권조사기일에 출석해 신고된 파산채권에 이의가 있음을 밝히고 그로부터 1개월 이내에 파산채권조사확정재판을 신청하면 된다. 파산채권조사확정재판에 들어가게 되면 법원은 반드시 이의자를 심문해야 하고, 그 심문 결과를 참고해 이의가 있는 파산채권의 존부 또는 그 내용을 정해야 한다. 혹여라도 이의자에 대한 심문 절차를 누락한 경우에는 재판절차를 다시 진행해야 한다. 대법원은 채권조사확정재판의 진행에 있어 채권조사확정재판의 이의자 중 1인에 대해 심문절차를 거치지 않았다가 추후 판결문 기재에만 당사자 표시를 추가하는 것으로 판결 경정이 이뤄진 사안에서, "채무자회생법이 정한 채권조사확정재판의 절차를 지키지 아니한 원심에는 헌법상 보장된 법률에 따른 재판을 받을 권리를 침해해 재판에 영향을 미친 헌법 위반의 잘못이 있다"고 보아 원심 결정을 파기하고 사건을 다시 심리하도록 판단하기도 했다(대법원 2024그866 결정). 다만 채권조사확정재판은 엄밀히 말하면 '소송절차'가 아닌 '결정절차'로 파산절차의 효율적인 진행을 위해 신속하게 채권을 확정시키기 위한 것이다. 위와 같이 필수적인 심문 절차를 거친다고 하더라도 일반 민사소송만큼 당사자들에게 주장과 입증을 위한 충분한 시간을 허락하기는 어렵다. 이러한 이유로 채권조사확정재판의 결과가 채권자에게 불리하게 나온다면, 채권자는 다시 한번 채권조사확정재판의 결정서를 송달 받은 날로부터 1개월 이내에 '채권조사확정재판에 대한 이의의 소'를 제기할 수 있다. 이의의 소는 '소송절차'에 속하기 때문에 좀 더 충분한 자료 수집과 주장 정리를 통해 채권의 존재를 입증해 볼 기회를 가질 수 있다. 실무를 진행하다 보면 채권 조사기일에서 전액 부인된 채권이 채권조사확정재판에서는 15%, 그 이의의 소에서는 30% 이상 또는 전액 인정되는 사례도 종종 있다. 물론 이를 위해서는 기존 회생, 파산절차에서 충분히 입증되지 못했던 채권의 법적 존재와 내용을 적극적으로 입증하기 위한 노력이 필요하다. 채권액이 고액이거나 해당 채권을 인정받는 것이 채권자의 영업이나 생활에 큰 영향을 미친다면, 채무자의 회생이나 파산으로 인해 변제율이 현저히 적어진 상황이라고 낙담하기보다는 어떻게든 자신의 권리를 지키기 위한 방법을 찾는 것이 바람직하다.

2025-05-18 09:15:09 이현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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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세철의 쉬운경제] 정신적 빈곤으로 무너지는 성장동력

북한산에 올라 사방을 뒤덮은 매연의 띠를 바라보면, 우리 사회가 몸부림칠수록 탈출은커녕 갈수록 더 빠져들 것 같은 갈등과 대립의 늪을 떠올리게 된다. 힘센 인사들끼리 벌어지고 있는 미증유의 아귀다툼은 한마디로 경제성장과 공동체 의식이 균형을 이루지 못하면서 비롯되었다고 판단된다. 그럭저럭하다 큰 혜택을 받은 인사들일수록 수단 방법 가리지 않고 더욱 움켜쥐려는 광경들이 사람들을 지치게 하고 있다. 실천 의지도 능력도 없이 말재주나 뽐내려 드는 인사들의 후안무치한 모습들을 볼 때, 성장동력이 나락으로 떨어지고 있다는 보도가 우연이 아님을 느끼게 된다. 우리나라는 물질적 빈곤 상태를 탈출하는 과정에서 정신적으로는 더 빈곤하고 공허하게 되었음을 부인하기 어렵다. 공동체 의식과 경제성장이 조화와 균형을 이루며 발전하기보다는 잘 살기만 하면 된다는 경쟁심리를 부채질해 왔기 때문일까? 날이 갈수록 혐오감과 적대감이 깊어지는 사회에서 경제가 어떤 모습으로 변해왔을까? 1인당 국민소득이 아시아 1위를 기록하면서도 OECD 국가 중 가장 큰 빈부격차에다 노인빈곤율 절대적 1위, 자살률 1위라는 오명이 굳어졌다. 절대빈곤을 벗어난 국가 중에서 한국인 행복지수 또한 세계에서 가장 낮은 수준이다. ‘생각하는 갈대’로서 인간은 아무리 배가 불러도 마음이 평안해야 비로소 삶의 가치를 느낀다. 사람들의 귀감이 되고, 세상의 등대가 되어야 할 지도층 인사들이 탐욕에 빠져 갈팡질팡하며 헤매는 모습이 여기저기 널려 있다. 최소한의 도덕이나 규범도 없이 보통 사람이라면 부끄러워 흉내도 내지 못할 행동을 저지르고도 엉뚱한 넋두리를 늘어놓다 돌연 애국을 부르짖는 모습이 자주 보인다. 무지한 다수가 이들을 영웅으로 떠받들고 편을 갈라 말장난에 장단 맞춰 괴성을 지르는 장면을 어떻게 해석할 것인가? 자칫하다 대중독재(大衆獨裁, Mass Dictatorship) 색채가 짙어질 우려가 잠재하고 있다. 백범일지(白凡逸志)를 읽어보면, 자신에게는 서릿발처럼 엄격하였으며, 이웃에게는 따뜻한 정을 준 흔적을 여기저기서 느끼게 된다. 어느 저명인사는 “남에게는 봄바람처럼 부드럽고, 자신에게는 서릿발처럼 엄격하라(待人春風 持己秋霜, 채근담)”고 담벼락에 써 붙여놓고, 실제 행동거지는 남들에게는 서릿발처럼 냉정하고 자신과 패거리에게는 봄바람처럼 따뜻하게 대하는(待人秋霜 持己春風) 해학을 연출하고 있다. ‘내로남불’이라는 수치스러운 한국말이 해외 어학사전에 두루 등재된 까닭 아니겠는가? 제 몸을 닦지 않아 악취가 나는 인사가 힘을 휘두르는 사회는 정신적 빈곤으로 성장동력이 무너지기 쉽다. 중장기로 내로남불 사회의 국가경쟁력이 갈수록 곤두박질치는 까닭이 하등 이상하지 않다. 자라나는 청소년들에게 시기하고 질투하는 경쟁심리를 북돋우지 말고 수신제가(修身齊家) 자세부터 가르쳐야 한다. 마음을 바르게 닦고 주변을 가지런하게 한 다음 공동체에 봉사할 뜻을 펼칠 수 있다. 지도자가 되고 싶은 미래의 주역들에게 파렴치한 행동을 자제하는 계기로 작용할 수 있다. 제 마음을 추스르지 못하고 어찌 가정을 책임지고 사회를 돌 볼 수 있겠는가?

2025-05-16 12:45:23 최규춘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