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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피니언>기자수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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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수첩] 신상정보공개에 대한 단상

'정유정 또래 살인 사건'과 '부산 돌려차기 남성' 사건 등 중대 강력 범죄가 연이어 일어남에 따라 범죄 피의자의 신상정보공개 제도에 대한 논의가 뜨겁다. 신상공개 결정이 난 정유정 씨가 최근 사진 공개를 거부함에 따라 신분증 사진이 공개돼 '머그샷' 공개 목소리가 높아졌다. 또한 피고인 신분이라서 신상공개 조건에 해당되지 않았던 부산 돌려차기 남성에 대한 신상을 한 유투버가 온라인에 공개하면서 논란이 되기도 했다. 대통령실이 나서 제도 개선을 지시했으며, 당정은 신상공개의 대상이 되는 특정강력범죄의 범위를 넓히고 피고인도 신상정보공개 대상이 될 수 있도록 입법을 추진할 예정이다. 국민의힘은 이를 계기로 흉악범죄 및 보복범죄에 대한 국민적 불안을 해소하고 피해자를 보호할 수 있는 수단이 될 것이라고 밝혔다. 정의당은 수사 및 재판 과정에서의 피해자의 참여, 알 권리 보장이 필요하고 사법부가 성범죄에 집행유예를 남발해 풀려나는 일련의 과정을 끊어내야 한다고 강조했다. 진보당은 사법구조가 보호하지 못하는 피해자들의 권리와 안전, 그에 따른 대책을 수립하는 데 정부여당이 관심을 보여야 한다고 촉구했다. 더불어민주당은 최고위원회의, 원내대책회의, 대변인 논평에서 이와 관련한 발언을 하지 않았다. 신상공개의 유연화를 주장하는 이들은 공개 이후 실제로 흉악범죄가 줄어들었다고 주장한다. 입법조사처가 지난 3월 발간한 보고서에 따르면 '특정강력범죄법' 시행 초반 살인과 강도 범죄는 상당히 줄어들었으나 강간죄 발생건수의 증가로 총 특정강력범죄의 합산 수치는 늘어났다. 신상공개의 효과가 있었다면 강도, 강간 모든 특정강력범죄 발생 건수가 줄어들었어야 했다. 또한 대한민국은 헌법은 피의사실공표죄를 처벌하고 있다. 무죄추정 원칙을 받는 피의자에 대한 신상정보공개 결정은 모순적이고 극히 예외적으로 허용돼야 한다고 입법조사처도 말한다. 민주당이 자당을 둘러싼 각종 보도를 두고 '검찰발', '피의사실공표 위반'이라고 주장하는 것과 달리 이 사안에 대해선 언급하지 않는 것은 의아하다. 정당들은 알 권리와 피의자의 인격권 사이 균형점을 찾을 제도 개선 방안을 찾고 피해자들의 미래에 대한 불안감을 해소함과 동시에 범죄를 예방할 수 있는 실질적 입법을 위해 머리를 맞대야 할 것이다

2023-06-21 15:27:12 박태홍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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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수첩] '남 탓' 대신 함께 민생 챙기는 與野 되길

무더운 여름이다. 푹푹 찌는 날씨에 국민의 시름은 날로 더해가고 있다. 하지만 우리 정치권은 이런 더위에 시원한 민생대책은커녕, 매일 싸우고 남 탓하기 바쁠 뿐이다. 민생은 어디에 있는 것일까. 대학가 천원 식당 같은 이슈도 그저 잠깐이었다. 당장 급하게는 올해 여름 무더위에 따른 전기 수요를 어떻게 감당할 것인가, 또 그 비용은 어떻게 할 것인가. 자영업자들뿐만 아니라 많은 국민들은 무더운 여름을 이겨내기 위해 당장 에어컨을 쓸 수밖에 없다. 더욱이 자영업자들은 생존의 문제다. 손님이 안 오면, 그 비용은 허공에 날리게 되는 셈이다. 이에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는 교섭단체대표연설에서 자영업자와 서민을 위한 추가경정예산을 제안했다. 야당이 오히려 대책을 제안하는 것이 아이러니하다. 여당은 재정중독이라는 프레임으로 반박했지만, 대안은 보이지 않는다. 아무리 의석 때문이라고 하더라도, 국민의힘은 집권여당이다. 행정부를 통해서 할 수 있는 정책과 집행력이 있다. 그러나 매번 야당 탓, 전 정권 탓을 핑계로 아무것도 할 수 없다는 식의 태도는 문제다. 정권교체로 대통령을 배출한 정당으로써 국정 운영과 국민을 위한 무한한 책임감과 사명의식을 바탕으로 국정에 임해야 한다. 최근 김기현 국민의힘 대표와 이재명 민주당 대표 간 회동 제안은 민생을 두고 양당이 논의하자는 점에서 경색된 국면을 풀 것으로 보였다. 그러나 아직 만남은 이뤄지지 않았고, 김 대표는 취임 100일 기자회견에서 "20년 정치 경험을 하면서 겪어보지 못한 야당 대표를 겪고 있는 상황에서 협치는 대화로부터 시작된다고 알아줬으면 좋겠다"고 아쉬움을 토로했다. 여러 의제를 놓고, 공개든 비공개든 일단 회동을 통해 대화를 시작하는 것이 중요하다, 윤석열 대통령과 야당 대표와의 만남이 1년 넘게 이뤄지지 않는 상황에서 여당 대표는 정치력을 발휘해 유의미한 민생 성과를 만들어야 한다. 이 대표도 '추경 편성 논의'와 같이 김 대표와 만남의 끈을 놓지 않아야 한다. 상대의 잘못을 갖고 비판하기는 쉽다. 그러나 이러한 비판은 대안을 만들어내고, 국민에게 희망을 만들어내지는 못한다. 국민이 정치인에게, 여당에게, 야당에게 권력을 준 이유는 민생을 챙기라는 명령이다. 생각만 하지 말고, 민생을 위한 실행에 여야가 함께 나서주길 강력히 바란다.

2023-06-20 14:32:49 박정익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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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수첩] 물가, 꺼진불도 다시보자

"인플레이션(물가상승)이 정점을 지난 것으로 보인다." 필립 로우 호주중앙은행(RBA)은 지난 4월 기준금리를 연 3.6%로 동결하며 이같이 말했다. 지난해 5월부터 10차례 연속 금리인상을 단행, 연 0.1%이던 기준금리를 연 3.6%까지 끌어올린 결과였다. 그러나 자세히 살펴보면 기준금리를 동결할 이유는 없었다. 당시 호주의 소비자물가상승률은 7.0%, 지난해 연 7.8%로 치솟던 것과 비교하면 소폭 둔화됐지만 목표치(2~3%)는 한창 웃도는 수준이었기 때문이다. 결국 호주는 이달 기준금리를 연 3.85%에서 연 4.1%로 0.25%포인트(p) 올렸다. 높은 금리로 인한 이자부담과 생활비 압박, 임대료 상승, 가계지출 둔화로 이어져 물가상승률이 낮아질 것이란 전망과 달리 순이민자가 늘면서 물가가 상승한 영향이다. 5월 물가상승률은 6.8%로 지난 2월로 다시 되돌아 갔다. 안타까운 점은 오락가락 기준금리 결정으로 경제상황에 대한 소비자들의 평가가 코로나19 당시보다 낮아지고 있다는 점이다. 호주의 소비자신뢰지수는 5주연속 80포인트 아래에 머물렀다. 소비자 신뢰지수가 100 미만이면 소비자들이 현재 경기상황을 과거 평균보다 좋지않다고 평가하는 것이다. 19일 이창용 한국은행 총재는 기준금리를 추가로 인상할 수 있지만 호주의 물가상승 수준과는 다르기 때문에 지켜볼 필요가 있다고 했다. 우리나라의 소비자물가상승률은 5월 기준 3.3%(전년 동월 대비 상승률)다. 물가가 급격히 상승하면 금리인상이 불가피할 수 있지만, 가능성이 낮다는 것이다. 그러나 아직 우리나라의 근원물가는 3.9%로 지난해 11월 (4.3%)와 비교해 0.4%p 밖에 떨어지지 않았다. 김웅 한은 부총재보는 "고용전망치가 예상수준을 상회하고 있다"며 "수요측면에선 대면서비스가 늘었고, 공급측면에서 여성과 고령층의 노동공급이 늘어나고 있다. 결국 소득이 늘고 소비로 이어지면서 근원물가의 상방압력으로 작용할 수 있다"고 했다. 전거복철(前車覆撤). 앞의 실패를 본보기 삼아 주의를 기울여 실수가 없도록 해야 한다는 말이다. RBA가 금리동결을 결정했을 당시에는 이민자가 늘어 빈공실이 줄거라곤, 물가상승률이 되돌아갈거라곤 생각하지 않았을 것이다. 1% 가능성이 있는 불확실성이라도 대비가 필요할 때다.

2023-06-19 17:18:55 나유리 기자
[기자수첩] 사기 치기 좋은 한국, 정말 오명인가

사람들은 '이렇게 많이 벌 수 있으면 나도 사기를 치겠다'는 농담 반, 진담 반의 사회 풍자를 던진다. 사기 금액 환수율이 사기 금액보다 현저히 적기 때문이다. 보험사기 중 손해보험을 예로 들었을 때, 5년간 적발된 보험사기 금액 3조8931억 원 중 환수된 금액은 고작 1267억 원이었다. 규모가 커 주목된 사건이었음에도 환수율이 15.2%에 그쳤다. 한국은 특이하게도 '사기'가 범죄 건수 1위를 차지한다. 사기 범죄 건수는 매년 꾸준히 늘고 있는데 2011년 22만건에서 2020년에는 35만건으로 60% 가량 증가했다. 경찰청이 공개한 '주요 경제범죄 발생 및 검거현황'에 따르면 2020년 사기범죄 발생 건수는 정확하게 34만7675건이다. 경찰청에 따르면 이 중 23만7407건은 검거됐다. 하지만 한국에서 사기범죄의 검거 건수는 무의미하게 다가온다. 형량과 처벌 수위가 턱없이 낮다는 평가가 높기 때문이다. 실제로 통계청의 '재범자 재범종류 및 기간'에 따르면 사기 범죄의 동종 재범은 교통 범죄 다음으로 많아 이를 방증한다. 사기 범죄 동종 재범은 재범 주기도 짧은 편이다. 2021년 사기 범죄 동종 재범 총 3만553건 중 ▲1개월 이내는 3155건 ▲3개월 이내는 2956건 ▲6개월 이내는 2820건 ▲1년 이내는 1만873건으로 대부분이 1년 이내에 다시 사기 범죄를 저지른다. 소 잃고 외양간 고친다는 지적을 받았던 '소시에테제네랄(SG) 증권발 주가조작' 역시 사태가 갈무리도 되지 않은 2개월 만에 다시금 무더기 하한가 사태가 발생했다. 대대적으로 주가조작 근절을 선언했던 금융당국은 이번에도 피해자가 발생하고 나서야 조치를 취하겠다고 나선 모습이다. 금융당국의 늑장 대응이 가시화될수록 숨은 경제사범들은 더욱 대담해질 수밖에 없다. '제2의 SG'를 넘어 제3, 4가 계속 반복된다면 고칠 외양간마저 없어질지 모른다. 올해 들어 5월까지 금융당국이 발령한 금융소비자경보는 무려 15건으로 각종 금융사기 발생이 원인으로 지목되고 있다. 2019년의 경우 4건에 불과했지만 2020년부터 19건으로 급증하기 시작한 모습이다. 금융사기가 벌어질 때마다 지적되는 '솜방망이 처벌'을 이제는 정말 손질해야한다. 추락하는 자본시장에 대한 신뢰를 회복하지 못한다면 시장 자체의 죽음을 맞이하게 될 수도 있기 때문이다. 이는 곧 국가 경쟁력으로도 직결된다. 사기 치기 좋은 한국, 정말 오명인가. 냉정하게 되짚어 볼 때다.

2023-06-18 14:22:00 신하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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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수첩] 혁신, 새것보다 완벽하게

애플이 오랜만에 '원모어씽'을 외치며 내놓은 비전 프로는 기대와 달리 혁신과 거리가 멀었다. 이미 존재하지만 비싸서 굳이 시도하지 않았던 기술을 욱여넣고는 경쟁 제품들보다 5배 이상 가격을 책정했다. 그렇다할 콘텐츠조차 제시하지 못했다. 절반 이상이 구매 의사가 없다는 해외 설문조사도 나왔다. 고글형 디자인을 보고 AR 기술을 염두에 뒀다든지 하는 긍정적인 분석도 나오지만, 여느 때와 같이 '꿈보다는 해몽'이라는 데에 무게가 실리는 분위기다. 돌이켜보면 애플은 애초에 그리 혁신적이지 못했던 듯 하다. PC를 먼저 보급하긴 했지만, 아이팟이나 아이폰 등 역사적인 제품들은 디자인에서 큰 차이를 이뤄냈을 뿐 실제 적용된 기술은 그저 여러 기업 부품 짜깁기에 불과했다. 오랜 특허 분쟁도 그 때문. 심지어는 초기 아이폰 CPU를 삼성전자가 공급했다는 사실도 모르는 사람이 많다. 애플이 다른 제품들과 차별화한 것은 완성도였다. 아이팟은 심플한 디자인으로 MP3 플레이어 휴대성을 끌어올렸고, 아이폰은 불완전하다는 평가를 받았던 정전식 터치를 완벽하게 만들어 활용도를 극대화했다. 비전 프로도 그렇다. 그동안 XR 헤드셋이 완성도 면에서 문제가 많아 고성능 콘텐츠를 즐기기에는 부족하다는 평가를 받았던 것과 달리, 비전 프로는 비싼 값을 지불하는 대신 상상을 실현할 수 있을 것이라는 기대다. 당장 산업계에서 교육용으로 활용할 가능성이 커보인다. 이미 자동차를 비롯해 위험한 작업이 잦은 산업군에서는 헤드셋을 실무 교육용으로 사용 중이지만, 정밀도 때문에 범위가 극히 제한됐었다. 비전 프로가 도입되기 시작하면 콘텐츠 생태계도 본격적으로 성장, 비전 프로도 결국 iOS와 같이 헤드셋 시장을 이끌어갈 수 밖에 없다. 시선을 반도체로 돌려보면 HBM도 비슷한 사례다. D램과 낸드를 대체하며 고성능 컴퓨팅에 활용될 것으로 기대됐던 미래 반도체 P램이 시장에서 퇴출된 반면, D램을 쌓아올리는 '원초적인' 방법을 활용한 HBM이 대세가 됐다. 앞으로는 메모리를 많이 연결할 수 있는 인터페이스 CXL이 새로운 시장을 열 전망이다. P램이 데이터 안정성을 증명하지 못한 이유가 가장 크다고 알려져있다. 완성도가 반도체 시장 운명을 뒤바꾼 셈이다. 한국은 전세계 혁신 종주국이다. 아이폰은 물론이고 비전 프로 조차도 수많은 기술을 한국에서 가져다 쓴다. 그러나 세트 제품에서는 좀처럼 혁신가로 자리를 잡지 못하고 있다. 융합의 시대, 혁신이 최첨단 기술 보다는 완성도로 무게 중심을 옮긴 이유가 아닐까는 생각이 든다. /김재웅기자 juk@metroseoul.co.kr

2023-06-15 13:36:19 김재웅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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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수첩] 사람 살 곳은 골골이 있다

농협카드의 '지금 고향으로'가 4월 출시 후 이달 5만좌 가입을 돌파했다. 정확하게는 4월 5일 출시했으니 카드부문에서만 하루에 700명이 넘는 소비자들이 고향 사랑 기부제에 관심을 기울이고 있다는 의미다. 고향사랑 기부제는 특정 지자체에 기부를 하고 답례품과 세액공제를 받는 일종의 기부캠페인이다. 기부 금액은 지방 소멸 예방과 농어촌 취약계층 지원을 위해 사용한다. 지인 중 한 명은 임실에서 만든 치즈를 답례품으로 받아 흡족해했다. '사람 살 곳은 골골이 있다'는 말이 딱 맞다. 국내 유명 연예인, 스포츠선수들 또한 고향사랑 기부제에 동참하고 있다. 이달 경기도에서는 고향사랑 기부제 답례품을 추가 선정했다. 한과, 김치 공예품 등을 시작으로 지역의 인프라를 활용한 자연휴양림 이용권 등 다채롭다. 일본은 물론 한국에서도 만족도가 높은 모습이다. 농협을 비롯한 각 지자체에서도 홍보에 몰두하고 있다. 최근 일부 지자체에서는 MZ세대를 겨냥한 마케팅을 선보이고 있다. 농협카드의 '지금 고향으로'의 유튜브 광고 조회수는 이달 2000만을 돌파했다. 이런 흥행에도 개선점은 존재한다. 개인기부만 받는다는 점이다. 기업단위 기부가 불가능하다. 일부 지역 중소기업에서는 임직원들의 명의로 고향사랑 기부제에 참여하고 있지만 기업 이름으로는 불가능하다. 금융권의 경우 엔데믹 후 ESG경영 또한 활발해졌다. 참여자들의 만족도가 높은 만큼 기업 참여 규제 또환 완화할 필요가 있다. 올해는 2금융권만 하더라도 ESG경영의 연속이다. 카드사의 경우 지방자치단체와의 업무협약을 진행하고 있다. 보험업계와 저축은행, 상호금융권은 물품기부 및 소상공인 컨설팅 등을 단행하고 있다. 2금융권만 살펴봐도 지역단위 EGS경영 행보가 활발하다. 고향사랑 기부제의 기업단위 참여는 본 취지의 실효성을 높일 방안 중 하나로 여겨진다. 기업단위 기부에는 금액 상한도 고려해 볼 수 있다. 현재 고향사랑 기부제는 개인이 매년 최대 500만원 한도에서 기부가 가능하다. 지역특산품 소비가 함께 이뤄지는 만큼 금액 상한을 높여 지역 경제 활성화에 속도를 낼 수 있는 것이다. 사람 살 곳은 골골이 있다는 말은 세상 어디든 서로를 돕는 풍습이 있다는 의미다. 고향사랑 기부제가 성공을 이어가고 있는 만큼 규제 완화를 통한 신규 유입이 필요한 시점이다.

2023-06-14 09:55:46 김정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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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수첩] 현실화 된 기후위기, 함께 하는 우리

하루가 다르게 더워진다. 지난 봄 유래없이 이른 벚꽃이 피더니 5월이 되자 한반도에서도 서울의 최고 기온이 30도를 넘긴 날이 등장했다. 6월이 되자 맑고 쨍쨍한 초여름 태양빛은 간데 없이 우중충하고 습한 날씨가 이어지고 있다. 연초 올 여름 내내 비가 와 맑은 날이 며칠에 불과하다는 소문이 돌았다. 터무니 없는 이야기지만 사람들은 진지하게 듣고 어떡하냐며 레인부츠니, 선풍기니 여름 대비책을 세웠다. 장마를 한 달여 앞두고 보니 거의 현실이다. 공상과학 소설에 나올 법한 디스토피아를 어느샌가 모두 현실로 받아들이는 요즘이다. 유통업계는 사람들의 의식주에 밀접한 영향을 끼치는 소비재를 다루다 보니 갑작스럽게 변하는 날씨에 큰 영향을 받는다. 추운 날과 더운 날의 일수에 따라 그해 베스트셀러가 바뀐다. 2년 전부터일까, '계절 모르는 가전'이라는 말이 유통가에 돌았다. 전에도 여름철 설치 순서가 밀릴 것을 걱정해 가을, 겨울에 여름 가전을 사는 사람들이 많았다. 지금은 더 나아가 '방방냉방'이라며 방마다 두느라 겨울부터 팔리고 있다. 늦여름부터 가을이면 갑자기 닥치는 북풍에 여름도 안 갔건만 난방가전을 산다. 역시즌/시즌 특별 프로모션이었던 계절가전 상품들이 요즘은 일년 사계절 내내 행사를 이어가고 있다. 과일매대의 과일도 점점 동남아시아를 닮아간다. 스타프루츠니 두리안이니, 조선시대 사람들은 본 적도 없는 과일들을 미래 작물로 낙점한 지방자치단체가 수두룩하다. 이미 강원도에서는 망고를 땄다고 한다. 가전이 팔리고 과일 열리는 시기를 면밀히 들여다보려니 '늦었다'는 생각만 든다. 팬데믹 전 '다시는 코로나19 없는 세상을 보지 못할 것'이라던 정부의 말처럼 우리는 위기 속에서 살아가야 한다. 요즘 마음이 비슷한 사람들과 만나면 이런저런 생필품 공유를 하고 있다. 설거지 비누 후기라든가, 자연 수세미 공동구매 같은 이야기들을 나눈다. 반신반의 하면서도 바꿔보면 왜 그동안 환경 오염을 시키던 걸 썼나 의아하다. 태어나던 때부터 이미 부모가 쓰던 설거지 세제와 플라스틱 수세미가 너무 당연한 줄 알았다. 나 혼자로 뭐가 바뀔까 하면서 시작했지만 집을 나서는 손에 들린 재활용 봉투는 전보다 무척 가볍다. 그리고 혼자가 아니다. 유통기업들이 고객을 맞는 첫 화면과 첫 매대에 올린 친환경 아이디어 상품들 후기에 빼곡한 글들이 우리 모두의 노력을 방증해주고 있다. /김서현기자 seoh@metroseoul.co.kr

2023-06-13 16:18:11 김서현 기자
[기자수첩] 집값 바닥론과 신중론

최근 부동산 시장에선 집값이 상승 추세로 돌아서는 것 아니냐는 기대감이 커지고 있다. 급매물 소진 이후에도 일부 단지를 중심으로 거래가 늘고 가격 하락세는 주춤한 양상을 보이는 등 시장의 변화가 나타나고 있기 때문이다. 한국부동산원의 '4월 전국주택가격동향조사'에 따르면 전국 월간 주택종합 매매가격은 전월 대비 -0.47% 하락했다. 하락폭은 전월(-0.78%)보다 0.31%포인트(p) 축소되면서 지난해 12월 이후 4개월 연속 낙폭이 줄었다. 서울(-0.55%→-0.34%)은 구축 대단지 위주로 하락폭이 줄었다. 경기(-1.15%→-0.63%)는 안산 단원구·고양 일산서구·군포시 외곽지역이나 구축 위주, 인천(-0.81%→-0.29%)은 입주 물량의 영향 있는 미추홀·부평·동구 위주로 하락폭이 축소됐다. 실제로 수도권 곳곳에서 매매가격이 반등하는 단지가 나오고 있다. 국토교통부 실거래가공개시스템에 따르면 대치동 '은마아파트'는 지난달 전용면적 84㎡가 24억3000만원에 거래되면서 지난 2월 거래가격(22억2000만원)보다 2억1000만원 상승했다. 경기 안산 단원구 고잔동에 위치한 '힐스테이트중앙'은 지난달 전용면적 74㎡가 7억5000만원에 거래됐다. 지난 1월 거래가격인 6억5000만원과 비교하면 1억원 올랐다. 인천 서구 청라동에 위치한 '청라국제금융단지한양수자인레이크블루'의 경우 지난 1월 전용면적 84㎡의 거래가격이 6억3000만원이었지만, 4개월 만에 1억3500만원 상승한 7억6500만원에 거래됐다. 전문가들은 집값 바닥론을 확신하기에는 아직 시기상조라는 입장을 보이고 있다. 박원갑 KB국민은행 부동산수석전문위원은 "지난해 서울아파트 실거래지수가 22% 급락했기 때문에 폭락 뒤 반등은 자연스러운 일"이라면서 "시장은 관성의 법칙이 작용하는 만큼 반등세는 좀 더 이어지겠지만 역전세난, 경기침체, 고금리 등으로 V자형 반등은 힘들 것"이라고 했다. 여경희 부동산R114 수석연구원은 "여전히 매수자 대부분이 추격매수에 나서기보다는 신중한 행보를 보이고 있어 본격적인 추세전환을 예단하기는 일러 보인다"고 진단했다. 집값이 바닥을 찍었다는 분석은 아직 일러 보인다. 지금을 최상의 매수 적기로 보고 있는 투자자들은 전문가 전망과 대출이자 등을 감안해 보수적으로 접근하는 전략도 고려해야 한다.

2023-06-12 14:30:34 김대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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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수첩] ‘비상구’에 대한 상식

지난달 23일 제주에서 대구로 향하고 있던 아시아나항공기의 '비상구 문열림 사고'를 두고 한동안 말이 많았다. 일반 승객이라면 '명목상의 문' 혹은 '열리지 않는 문'이라는 생각이 들 정도로 비상구가 열리는 모습을 보는 일이란 흔치 않은 일이다. 기자들 역시 승무원들의 안전교육을 참관해야 비상구를 통해 탈출하는 모습을 볼 수 있을 정도다. 하지만 일어나서는 안 될 일이 일어났고 비상구는 약 200미터 상공에서 활짝 열려 강한 바람이 승객들을 공포에 떨게 만들었다. 일부 사람들은 "비상구문이 너무 쉽게 열리는 것 아니냐"며 "문 여는 방법이 얼마나 쉬웠으면 일반 사람이 일말의 제재 없이 열 수 있었나"라는 의문을 던지기도 했다. 아시아나 에어버스 A321-200 기종은 기내·외 기압 차를 이용해 출입문을 열 수 있게 한 '여압 방식'으로 운영되며 별다른 잠금장치를 갖추고 있지 않다. 하지만 모든 항공기가 이 방식을 채택하고 있지 않다. 국내 운항 중인 보잉 항공기의 경우 비행 중에는 수동으로 문을 열 수 없는 '핀 방식'을 갖췄다. 이런 사고가 발생했음에도, 비상구 문은 비상시 쉽게 열 수 있어야 한다. 그것이 '상식'이다. 이러한 공감대는 최근 온라인 여론조사 플랫폼 더폴의 설문 결과에서도 도출된 바 있다. 해당 기관은 2만1000여명을 대상으로 '항공기 비상구 출입문 개폐 난이도' 조사에서 44.8%(9500명)는 '비상 상황에서 빨리, 쉽게 열 수 있어야 한다'고 답했다고 발표했다. 아시아나항공은 이번 사고에 대한 대응으로 사고 기종인 A321-200 항공기의 비상구 앞자리 판매를 전면 중단했다. 하지만 이 또한 근본적인 대응으로 보기는 어렵다. 훈련된 캐빈 승무원들이 있어도 항공 사고 발생 시 비상구 앞 승객의 도움이 필요할 수도 있기 때문이다. 아시아나항공이 언제까지고 비상구 앞좌석을 판매하지 않는지는 아직 발표한 바 없지만, 사고 방지를 위한 선택이 오히려 더 큰 사고를 방지하는 데 방해가 될 수도 있다는 위험한 상상마저 든다. 비상구는 비상 시에 빠른 탈출을 경로를 확보하는 가장 중요한 수단이라 해도 과언이 아니다. '항공기 비상구'의 어떠함을 탓하기 보다는 항공법을 강화해 비행기 안전운항에 위해를 가하는 행동에 대한 강력한 처벌이 선행돼야 한다.

2023-06-08 15:52:14 허정윤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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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수첩] '극단의 정치'로 해결할 수 있는 건 없다

"자꾸 대화는 안 하고 논쟁만 하자고 하니까 답답한 노릇이다." '비공개 회동' 제안을 거부한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에게 김기현 국민의힘 대표가 한 말이다. 김기현 대표는 7일 오전 국회에서 열린 확대당직자회의를 마친 뒤 기자들과 만나 이재명 대표가 '비공개 회동' 제안을 거절한 데 대해 "여야 대표가 만나 국정 현안을 긴밀하게 나누는 협상의 자리가 대화의 자리다. 토론하는 자리는 협상하는 자리가 아니다"면서 이같이 말했다. 앞서 이재명 대표는 같은 날 오전 최고위원회의에서 "여야 대표가 비밀리에 만나 할 얘기도 있지만, 굳이 특별한 현안도 없이 비공개로 만나는 척을 보여주겠다는 데 동의하기 어렵다"라며 '비공개 회동' 제안을 거절했다. 가는 말이 고와야 오는 말이 곱다는 속담처럼, 집권여당 대표와 제1야당 대표가 설전을 주고받는 상황이다. 여야 대표가 다투면서 민생 현안 논의 차원에서 나온 공개 정책 토론은 무산될 위기에 놓였다. 먹거리 문제를 두고도 여야는 극단적으로 대치 중이다. 일본 후쿠시마 원자력발전소 오염수 방류 문제를 두고 민주당은 국민의힘에서 과학적 근거로 대응하는 데 대해 "국민의힘 진짜 이름은 '일본의힘'이냐"며 몰아붙였다. 국민의힘에서 말하는 과학적 근거에 대해 '일본 정부 말만 믿는다'는 취지로 비판하는 데서 나온 발언이다. 국민의힘도 민주당 비판에 7일 "최근 언론보도에 따르면 지난 2008년 광우병 괴담을 주도했던 단체 196곳이 후쿠시마 오염수 방류반대 여론몰이에 나서고 있다고 한다. 후쿠시마 오염수를 제2의 광우병 사태로 만들겠다는 의도 아니겠는가"라는 말과 함께 정치적 의도가 있는 대응이라고 맞섰다. 한국은 최근 고물가와 경기 침체가 이어지고 있다. 특히 서민 경제가 위태롭다. 통계청 국가통계포털에서 집계된 올해 4월 라면 소비자물가지수는 124.04로, 지난해 같은 달보다 13.1% 올랐다. 이는 글로벌 금융 위기 시기인 2009년 2월(14.3%) 이후 14년 3개월 만의 최고치다. 여의도 정치권에서 한 목소리로 '민생 위기 극복'을 외쳐도, 정작 서로가 극단적인 설전만 이어가면서 해결한 것은 아무것도 없다. 지금은 치열하게 극단의 정치로 치닫을 때가 아니다. 한목소리로 외친 '민생 위기 극복'에 함께 매진할 때다.

2023-06-07 14:41:10 최영훈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