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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수첩] 시민에게 붙은 빈대는 누구인가

필자는 웬만해선 물건을 잘 잃어버리지 않는다. 학창시절에 겪은 억울한 경험(?) 때문이다. 분명 전날 밤새서 숙제를 했는데 가방에 수학책이 보이지 않았다. 과제 검사 시간에 "숙제를 했는데 안 가져왔다"고 털어놓았다. 선생은 "우리 집에 황금 송아지가 3마리가 있다"며 "이 말이 믿겨지냐"고 물었다. 필자는 고개를 가로저었고, 선생은 "지금 네가 한 말이 이처럼 허황되다"며 매타작을 했다. 이때의 일이 가슴에 사무쳐 그 후론 집에 뭘 놓고 오거나, 어디에 뭘 두고 오는 일이 없어졌다. 최근 필자는 오세훈 서울시장이 '빈대 제로 도시 프로젝트 전문가 간담회'에서 빈대 대처와 관련해 자화자찬하는 모습을 보며 그때 왜 선생이 봐주지 않고 가차없이 매질을 했는지 알게 됐다. 선생은 '말은 됐고, 결과로 증명하라'는 깨달음을 준 것이었다. 지난 9일 오후 서울시청에서 열린 '빈대 제로 도시 프로젝트 전문가 간담회'에서 오 시장은 "지난 10월24일로 기억된다. 서울시 전 부서에 선제 대응을 지시했다. 이때까지만 하더라도 아직 국내 언론에 빈대가 출몰했다는 기사가 본격적으로 등장하기 직전이었다"며 "외신 기사를 보면서 '(빈대가) 한번 퍼지면 그다음 단계에서는 속수무책으로 방법이 없겠다' 하는 위기의식을 느꼈던 거다. 그래서 매우 선제적으로 대응할 것을 주문했던 게 기억이 난다"고 했다. 납득이 되지 않았다. 오 시장이 선제적인 대응을 지시했으면, 서울에서 빈대가 나오지 않아야 하는 게 정상 아닌가. 지난 8일 오픈한 '서울시 빈대발생 신고센터'에 온라인으로 접수된 신고 건수는 현재까지 총 18건에 달한다. 신고자 거주지(주소지)도 강남·강북·강서·관악·광진·금천·도봉·동대문·동작·마포·서대문·용산·은평·중랑·중구로 다양하다. 오늘(13일) 오후 2시까지는 6건의 신고가 추가로 들어왔다. 시가 빈대 현황을 '유일하게 투명하게 공개'하고 있는 온라인 신고센터만 이 정도이니, 여기에 각 자치구 보건소와 다산콜센터 등에 접수된 것까지 합치면 실제 신고 건수는 이를 훨씬 웃돌 터. 지하철을 이용하는 시민들은 빈대가 무서워 자리가 나도 앉지 않는데, 9일 시가 배포한 보도자료 제목은 '오세훈 시장, 빈대 제로 도시 서울 선언'이었다. 이런 '선언'은 서울의 412개 지하철 열차, 3600개칸을 전수 조사했는데 빈대가 나오지 않았다던가, 서울시내 쪽방촌·고시원 등 빈대 발생 가능 시설을 전부 점검했는데 빈대가 없었다는 '증거 자료'를 들이밀며 하는 게 맞지 않나. 대중교통 요금이 인상됐는데 빈대가 두려워 벌벌 떨며 지하철을 타야 하는 서울시민들이 딱하고 안됐다. 시는 빈대가 서식할 수 있는 직물 의자를 단계적으로 플라스틱 재질 등으로 바꾼다고 했다. 이 말 또한 믿기 어렵다. 2003년 대구 지하철 참사를 계기로 화재에 취약한 천의자를 전부 스테인리스로 교체한다고 했던 시가 아니던가. 이 약속은 현재까지도 지켜지지 않았다. 서울교통공사에 따르면, 전체 좌석 가운데 58%가 여전히 직물 의자다. 빈대부터 쥐까지 지하철과 관련해 해결해야 할 문제가 산적한데 서울시는 공사 노조와 안전인력 감축 문제로 대립하고 있다. 시민에게 붙은 빈대가 누구인지 생각해보게 된다.

2023-11-13 15:52:45 김현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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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수첩] 반도체 리더십 다시 잡아야

반도체 업계가 새 시대로 돌입한다. 금속 산화막 반도체, 모스펫(MOSFET)이 현대 반도체 표준처럼 자리잡은 이후에는 공정을 어떻게 미세화하는지만 중요했다. 그러나 더이상 미세화하는 게 어려워지면서 완전히 새로운 방법을 찾아야만 발전할 수 있게 됐다. 경쟁력을 평가하는 지표가 달라졌다는 얘기다. 오랜 기간 압도적인 기술로 '초격차'를 자랑하던 삼성전자가 위기라는 주장도 여기에서 나온다. 파운드리 부문에서 TSMC가 우위를 점할 수 있었던 이유도 일찌감치 미세 공정 대신 패키징으로 눈을 돌린 덕분이라는 게 중론이다. HBM 경쟁은 새로운 시대 서막과 같은 모습이다. 삼성전자가 여전히 더 작고 빠른 D램을 만들고 있지만, 더 쌓아올렸다는 SK하이닉스에 수주 경쟁에서 뒤쳐졌다는 소식이 들린다. 삼성전자와 경쟁 구도를 부담스러워하던 SK하이닉스도 이제는 자신있게 점유율 50%를 외치고 있다. 당장은 한국 기업들간 선의의 경쟁이지만, 국가 경쟁으로 보면 문제는 심각해진다. TSMC는 물론 인텔과 마이크론까지 전세계 곳곳에 패키징 거점을 만들면서 생산 능력을 끌어올리고 있다. 특히나 마이크론은 EUV를 뒤늦게 도입한 대신 한 발 먼저 3D D램 등 차차세대 기술을 겨냥해 역전을 노리고 있다는 후문이다. 삼성전자가 그냥 보고 있는 것만은 아니다. 이미 약점을 파악하고 패키징 부문인 AVP 사업부를 신설했으며, 내부적으로도 하이브리드 본딩은 물론 4F 스퀘어 등 아예 새로운 구조도 연구 과제에 올리고 초격차 사수를 위한 작전에 돌입했다. 파운드리 부문에서도 생태계를 확대하며 턴키 방식 수주를 앞세웠다. 그러나 예전만큼 혁신적인 조치가 나오지는 않는다는 점에서 불안감은 좀처럼 사그라들지 않고 있다. 외부에서는 물론, 내부에서도 자신감이 크게 떨어지는 분위기로 전해진다. 반도체가 삼성전자 시작과 끝임은 누구나 알고 있지만, 내부적으로 개혁 노력이 재개되지 않으면 매너리즘에 빠질 수 밖에 없다는 우려다. 이런 상황이 장기화되면 인재 유출도 일어날 가능성도 높아질 것이라는 지적도 나온다. 모두가 함께 나서야 한다. 뉴삼성 선언도, 국가적 지원도, 국민적 격려도 절실하다. 파운드리 공정 수율에 성능이 좌우된다는 등 말도 안되는 소문들도 현장에 힘을 빠지게 한다. /김재웅기자 juk@metroseoul.co.kr

2023-11-12 14:14:58 김재웅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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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수첩] 새마을금고, 비단옷 입고 고향 가길

최근 새마을금고에서 발생한 비리가 잇따라 수면 위로 떠올랐다. 서울시의 한 금고직원은 수억원대 자금을 횡령한 혐의를 받고 있다. 부산시의 한 금고는 부실대출 혐의를 받고 있다. 금품 수수 혐의를 받고 있는 박차훈 전 새마을금고 회장이 사임서를 제출한 지 한달이 지나지 않은 만큼 실망감은 배가 된다. 대학생시절 여름방학이면 가방에 옷가지를 챙겨 경상남도 산청군으로 내려갔다. 숙식이 가능한 펜션에서 한 두달 아르바이트 하면서 용돈을 벌었다. 당시 마을에서 사귄 어른들과 매년 전화로 안부를 물으며 연락을 이어가고 있다. 지난해 취직을 하고 금융부에 배치받았다고 하니 제일 먼저 새마을금고 이야기를 꺼냈다. 새마을금고는 산청의 자랑이라고 했다. 근래 고향 민심이 뒤바뀐 모양새다. 새마을금고에 관해 물으니 한숨부터 내쉬었다. 지역의 자랑이 어느새 '비리의 온상'이 돼버렸다고 역정을 냈다. 옛말에 '비단옷 입고 고향 간다'는 말이 있다. 고향을 떠난 사람이 성공해서 되돌아간다는 의미다. 그러나 이대로 고향에 가면 외면 받을 것으로 보여진다. 새마을금고가 민심을 찾기 위해서는 앞으로 남은 두 가지 과제를 잡음 없이 마쳐야 한다. 우선 경영혁신위원회다. 새마을금고중앙회는 지난 8월 경영혁신위원회를 출범했다. 7월 뱅크런 사태 이후 조합원들을 중심으로 쇄신을 요구하는 목소리가 커졌기 때문이다. 대대적인 체질개선이 요구되는 만큼 내부통제방안, 지배구조 혁신, 예금자 보호 강화 방안 등이 구체적으로 등장해야한다. 중앙회에 따르면 지금까지 경영혁신위원회는 세 차례 회의를 진행했다. 오는 17일 최종 결과물을 공개할 예정이다. 또 한가지는 내달 치러지는 차기 중앙회장 선거다. 새마을금고 출범 60주년만에 치러지는 직선제 선거인 만큼 의미가 남다르다. 유력 후보군의 윤곽은 아직이지만 업계에서는 김인 회장 직무대행이 선거에 적극적으로 나설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간혹 사람들은 '결과가 좋으면 과정은 미화된다'는 말을 한다. 하지만 지금 새마을금고에 필요한 것은 공정한 과정에 입각한 결과다. 조합원과 시민들로 하여금 신뢰를 회복해야 한다. 신뢰회복만이 새마을금고 역사관이 있는 고향 사람들의 자부심을 되찾을 수 있는 지름길이다.

2023-11-09 08:30:20 김정산 기자
[기자수첩] LFP, 비싸다

현재 국내 배터리 업계의 화두는 리튬인산철(LFP) 배터리 개발·생산이다. LG에너지솔루션을 필두로 국내 배터리 업계의 주력은 '비싸지만 오래 멀리 가는 배터리', 즉 NCM(니켈코발트망간) 배터리였다. 하지만 배터리 업계의 판도가 빠른 속도로 LFP로 옮겨가는 것은 막을 수 없었다. 이른바 'LFP 대세론'은 전기차 수요가 둔화하기는 했지만 여전히 전기차를 원하는 고객들이 늘고 있는 상황에서 구축됐다. 글로벌 경기 침체로 NCM 배터리가 탑재된 고가의 전기차에 대한 소비 심리는 위축됐지만 LFP 배터리로 가는 중저가 전기차 시장은 활발한 거래가 진행되는 분위기다. 실제로 테슬라, KG모빌리티, 국내 완성차업체들까지 중국산 LFP 물량 확보를 서두르고 있다. 글로벌 시장에서 LFP 배터리의 점유율은 빠르게 증가해 2020년 11%에서 지난해 31%로 늘었으며 2030년 40%까지 오를 것이라는 전망도 나왔다. 결국 프리미엄 제품을 주력으로 삼던 배터리 제조사들도 중저가 시장을 외면할 수 없게 됐다. 국내 배터리 기업들이 'LFP 배터리를 앞다퉈 빠르게 생산하겠다'고 나선다는 소식은 더 이상 새롭지도 않다. 너도 나도 개발에 나서는 LFP의 장점은 명확하다. NCM보다 무게 대비 에너지 밀도가 낮아 주행거리가 짧지만 제품 가격이 저렴하고 그 단점마저 기술 개발로 점차 보완되고 있다. 게다가 충전 인프라까지 개선되면 가성비 높은 LFP 배터리의 인기는 높아질 가능성이 농후하다. 하지만 LFP는 결코 싸지 않다. 여기에는 재활용 가격이 빠져있다. LFP 배터리는 다른 종류의 리튬이온 배터리에 비해 철과 인의 비중이 높다. 그렇다 보니 재활용도 어렵고 경제적으로 재활용을 할 이유가 없다는 의견이 지배적이다. NCM 배터리는 비싼 대신 그 안에 다량 포함돼 있는 리튬, 니켈, 코발트 등 고부가가치 원료가 재활용이 가능해 폐배터리 조차도 수익원으로 각광 받는 중이다. 반면 LFP 배터리는 환경 처리 비용을 고려해야 할 정도로 재활용 방안이 마련돼 있지 않다. 현시점에서는 LFP 전기차가 폐차되면 배터리는 그대로 땅에 묻힌다. 에너지저장장치(ESS)로 '재사용'하는 방법이 있다고 한다지만 그조차도 한계는 명확하다. 전기차로 화석연료에 대한 의존도를 낮추는 일이 다른 환경오염을 야기하지 않도록 대책이 필요한 때다.

2023-11-07 18:25:27 허정윤 기자
[기자수첩] 부동산 거래절벽

최근 고금리 지속과 정부의 대출 조이기 등이 아파트 매매시장에 영향을 주면서 서울 아파트 거래량이 크게 줄었다. 저렴한 급매물이 대부분 소진되고, 시중은행 주택담보대출 금리가 연 7% 수준까지 오르면서 주택 매수세도 위축된 것. 서울부동산정보광장에 따르면 10월 아파트 매매건수(6일 기준)는 1533건으로 9월(3361건) 대비 반토막 이상 줄었다. 매매거래 신고 기한(30일)이 아직 남아 있지만, 현재 추세를 감안하면 3000건대 진입도 안심할 수 없는 상황이다. 부동산 시장의 선행지표인 거래량이 주춤하는 모습을 보이면서 아파트 매물은 8만건에 육박했다. 부동산 빅데이터 업체 아실에 따르면 이달 3일 서울 아파트 매매 물건은 8만452건으로 집계되면서 2020년 10월 집계 이래 역대 최다 기록을 경신했다. 전문가들은 매수자들의 관망세로 매매 물건이 쌓여 부동산 시장의 '숨고르기' 국면이 이어질 것으로 전망한다. 거래 공백으로 인한 나비효과로 부동산 공인중개업은 불황을 겪고 있다. 실제로 금융권의 대출 제한과 고금리 등으로 시장 침체가 이어지며 공인중개사 자격시험의 인기는 하락세다. 오는 28일 실시되는 '공인중개사 자격시험'의 응시자 수는 29만2993명으로, 전년(38만7705명) 대비 24%(9만4712명)나 줄었다. 한국공인중개사협회에 따르면 지난달까지 누적 폐업 사무실은 1만586곳, 휴업은 1028곳이다. 같은 기간 개업 사무실은 9611곳으로 폐·휴업 사무실보다 2003곳 부족하다. 개업자와 폐·휴업자가 역전된 것은 관련 집계가 시작된 이후 처음이다. 업계에서는 거래절벽 현상이 심화하는 분위기가 지속될 것으로 예상한다. 시중은행 주담대 금리가 올해 연말 8%를 넘볼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오면서 부동산 시장의 위축 가능성이 커질 것이란 우려도 나온다. 정부는 지난 7월 서민들의 내 집 마련 부담을 줄여주기 위해 50년 만기 주담대 상품을 내놨다. 시장 활성화를 위한 완화책은 결과적으로 가계부채를 사상 최대치로 경신시켰다. 정부는 뒤늦게 특례보금자리론을 사실상 중단시켜 가계대출 억제에 나섰지만, 가계부채 증가세는 여전하다. 정부가 대출 옥죄기에 나선 만큼 매수심리 회복은 쉽지 않아 보인다. 총선이 5개월 앞으로 다가온 가운데 정부의 줏대 없는 정책이 시장의 혼선을 주면서 실수요자들만 고통을 받고 있다.

2023-11-06 14:49:22 김대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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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수첩] 택시가 쏘아올린 카카오 위기

최근 카카오택시의 독과점 문제와 관련 대통령까지 나서면서 그룹 전체가 흔들리고 있다. 카카오 경영진의 사법리스크 여파에 이어 대통령이 카카오택시 공개 저격에 나서면서 여론 악화에 방점을 찍은 것. 이에 '국민주'로 불렸던 카카오를 비롯한 계열사 주가가 연일 추락하며 개미무덤이 됐다. 윤석열 대통령은 지난 1일 서울 마포구에서 열린 제21차 비상경제민생회의에서 "소위 약탈적 가격이라고 해서 돈을 거의 안 받거나 아주 낮은 가격으로 해서 경쟁자를 다 없애버리고, 시장을 완전히 장악한 다음에 독점이 됐을 때 가격을 올려서 받아먹은 것이라 부도덕하고 반드시 정부가 제재해야 한다"고 비판했다. 그러면서 참석한 장관들에게 "저는 법을 공부한 사람이다. (제재가) 법적으로 전혀 문제가 안 된다"며 "이건 아주 독과점 행위 중에서도 아주 부도덕한 행태니까, 여기에 대해서는 반드시 우리가 조치 방안을 마련해주시라"며 작심 발언을 이어갔다고 한다. 현재 카카오택시의 운영사인 카카오모빌리티는 당국의 표적이 된 상태다. 카카오모빌리티는 매출 부풀리기 의혹에도 휩싸여있다. 금감원은 카카오모빌리티의 실질 매출이 운임의 3~4%에 불과하지만 이를 부풀렸다고 보고 있다. 여기에 공정위도 올해 2월 카카오모빌리티의 '콜 몰아주기' 행위에 대해 257억원의 과징금과 시정명령을 부과했다. 카카오모빌리티는 카카오T 서비스에가입한 택시가 우티·타다 등 다른 플랫폼과 가맹을 맺으면 배차 콜을 끊는 등 '콜 차단' 행위를 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처럼 카카오택시 사업은 그룹의 황금알에서 '계륵'으로 변모하고 있다. 2년 전 닥친 카카오의 위기에도 카카오택시가 중심에 있었다. 카카오 택시 호출 서비스의 가격인상이 택시요금을 끌어올리고 있다는 불만이 커진 것. 영세사업자와 서민경제가 얽혀있는 만큼 민감도가 높다는 점도 한몫한다. 문제는 카카오가 지난 10여년 동안 급격히 덩치를 키우는 과정에서 준법시스템과 경영진의 의식 등이 기초체력을 충분히 기르지 못했다는 점이다. 외형은 급격히 성장했지만, 내부 시스템은 스타트업 수준에 머물면서 대형 위기를 불러왔다. 특히 카카오 사업 분야는 골목상권 침해라는 논란에서 자유롭지 않은 만큼 준법경영을 중시해야한다는 점을 잊지 말아야한다. 카카오가 이번 사태를 계기로 준법경영을 감시할 기구를 마련하고, 진정한 대기업 수준의 내실을 다져 사회적으로 인정 받는 건강한 기업으로 탈바꿈 하기를 기대해본다. /구남영기자 koogija_tea@metroseoul.co.kr

2023-11-05 16:10:41 구남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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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수첩]'회전문 인사' 비판, 당직 인선에 고려할 것들

국민의힘이 2일 인재영입위원회를 발족했다. 인재영입위원회는 내년 총선을 대비해 말 그대로 '인재 영입'을 담당하는 기구다. 그리고 이 기구의 수장으로 이철규 의원을 내정됐다. 이 의원은 김기현 1기 지도부의 사무총장이었고, 최근엔 10·11 서울 강서구청장 보궐선거 패배의 책임을 지고 사퇴했다. 선거 패배의 책임을 지고 사퇴한 인사가 보름 만에 인재영입위원장으로 돌아오니, 당연히 당내에서는 '회전문 인사'라는 비판이 나온다. 더 격하게는 '아내의 유혹이냐'는 표현도 나왔다. '점 하나 찍고 돌아온' 상황이 됐으니 말이다. 게다가 이 의원은 친윤계(친윤석열계) 핵심으로 꼽힌다. 이 의원은 사무총장 시절이던 지난 8월 당내 일부 의원들이 '수도권 위기론'을 주장하자 "배를 침몰하게 하는 승객은 함께 승선 못 한다"는 취지의 발언을 해 비판을 받았다. 공천을 연상시키는 '승선'이라는 발언에 당내 '수도권 위기론'은 잠잠해졌지만, 국민의힘은 강서구청장 보궐선거에서 17%p 차이로 참패했다. 당 지도부가 '회전문 인사'라는 비판을 예상하지 못했을 리는 없다. 박정하 국민의힘 수석대변인도 이같은 지적에 "충분히 감안했다"고 답변했으니 말이다. 당에서는 이 의원이 사무총장을 역임하며 인재 영입 활동을 오래 전부터 계속 해왔기 때문에 업무 연속성을 고려했다고 해명했다. 총선까지 시간이 별로 없으니 업무의 연속성은 중요한 요소일 것이다. 하지만 지도부가 '회전문 인사'라는 비판을 받은 것은 이번이 처음은 아니다. 앞서 지도부는 2기 임명직 당직자 선임 당시, 정책위의장에서 사퇴한 박대출 의원을 다시 사무총장에 앉히려다가 '돌려막기'라는 반발에 무산된 바 있다. 지도부는 박 의원이 정책위의장으로서 좋은 평가를 받은 점을 고려했다고 한다. 어떤 일을 맡길 때 능력을 고려하는 것은 당연하다. 업무 연속성 역시 마찬가지다. 인재영입위원장이라는 중책을 맡길 만한 인사를 찾기 쉽지 않았던 것도 이해할 수 있다. 그러나 국민의 시선에서 바라보자. '인요한 혁신위원회'는 통합을 외치고 있는데, 당 지도부는 친윤계를 다시 당직에 앉혔다. 그의 능력과는 별개로 사람들은 다른 해석을 하지 않을까. 허은아 국민의힘 의원은 이 의원의 인재영입위원장 내정 소식에 "대통령께 할 말 하겠다는 다짐은커녕 최소한의 국민 눈치도 못 보는 현실인식"이라고 맹비난했다. 당직 인선을 할 때 능력, 업무 연속성, 세평뿐 아니라 국민 눈높이도 고려할 항목에 넣어야 했던 것은 아닐까 하는 아쉬움이 생긴다.

2023-11-02 14:22:45 서예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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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수첩] 첨단 기술의 발전 속도

세계 4대 성인은 모두 고독했지만 공자(孔子)는 더욱 그랬다. 공자는 긴 세월 자신의 이야기에 귀를 기울이고 그의 고언을 받아들일 군주를 찾아 다녔지만 죽는 날까지 찾지 못했다. "때로 배우고 익히면 기쁘지 아니한가"로 시작하는 논어의 두 번째 구절이 "먼 곳에서도 스스로 찾아오는 이 있으니 기쁘지 아니한가"인 것은 그의 삶 자체를 말한다 할 수 있겠다. 사람은 누구나 고독하고 외롭다. 그래서 타인을 만나기 위해 끊임없이 동분서주 한다. 첨단 ICT 기술이 결국 누군가와 이어져 떨어지지 않으려는 기술이라 생각하면 무척 의미심장 하다. 요즘 IT업계는 '소셜마케팅(Social marketing)'을 충성소비자를 확보하기 위한 중요한 수단 중 하나로 보고 힘쓰고 있다. 처음 론칭했다고 하는 여러 서비스 앱과 웹을 보면 늘 이용자 간에 의견이나 정보를 나눌 수 있는 공간을 두고, 누군가의 글에 반응할 수 있는 기능을 꼭 둔다. 전세계 최첨단 기술의 선두에 선 메타의 시작은 2009년 페이스북의 '좋아요(Like)'였다는 몇몇 학자들의 평가를 생각하면 정말 그런가 싶다. ICT 기술이 걷잡을 수 없이 빠르게 발전하는 이유는 모든 사람의 심연에 있는 절대고독 때문일지도 모른다. 세상 모든 현상은 다면적이다. 첨단 기술도 그런 듯 하다. 지난 3월 고립 은둔 청년(은둔형 외톨이)에 대한 정부 실태조사 결과가 나왔다.고립 은둔 청년이 집에서 하는 활동은 주로 '인터넷(59.1%)'로 나타났고 그 다음은 게임(11.1%)였다. 비교군인 서울시 청년 또한 52%가 집에서 주로 인터넷을 한다고 답했는데, 2순위는 게임이 아닌 TV시청(10.1%)로 달랐다. 은둔 고립 청년은 타인의 반응을 확인하고 교류할 수 있는 활동이 주를 이루고 서울시 청년은 도리어 홀로 즐기는 독서, 음악감상, 실내운동 등으로 나타났다. 'SNS나 채팅등으로 누군가와 대화하는가?'라는 질문에 긍정적인 응답을 한 비율은 서울시 청년 대비 절반에 불과했다. 인터넷은 1969년 UCLA와 SRI연구소 간 연결로 시작 된 ARPANET 후 시작됐다. 누군가와 누군가를 연결하기 위해 시작 된 인터넷이지만 우주보다 넓은 망망대해 인터넷 속에서 여전히 외로운 누군가들이 있다. 첨단 기술이 발전해도, 아무리 발전해도 해결할 수 없는 일들은 결국 있나 보다. /김서현기자 seoh@metroseoul.co.kr

2023-11-01 16:23:48 김서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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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수첩] 부산엑스포, 28일 남았다

윤석열 대통령 취임 이후 가장 큰 심혈을 기울인 2030년 엑스포 유치국가를 정하는 프랑스 파리 국제박람회기구(BIE) 총회가 다음 달 말 열린다. 본부에서는 182개 회원국 투표로 정해진다. 한달도 남지 않은 가운데 우리나라에서는 민관이 촉각을 곤두세우고 막바지 총력을 다하고 있다. 현재 부산은 사우디아라비아 리야드, 이탈리아 로마와 치열한 경쟁을 벌아고 있다. 유치전 당시에는 승산이 없을 줄 알았지만 돌연 중동 지역 무력 충돌 사태로 승산이 있다는 의견이 우세하다. 엑스포는 대한민국 경제에 큰 원동력을 가져다 줬을 뿐만 아니라 국격까지 높인 행사다. 윤석열 정부가 지방시대위원회 출범 이후 가장 강한 의지를 보이고 있는 게 부산엑스포 유치다. 무려 대통령실에 부산엑스포 유치전을 전담하는 미래전략기획관과 산하에 미래정책비서관실을 두고 모든 정책적 역량을 총결집하고 있다. 하지만 과거 국가의 위상을 올린 엑스포와 현재의 엑스포의 전반적인 분위기는 사뭇 다르다. 부산엑스포 유치에 성공하더라도 뒤따라오는 다양한 과제들이 많다. 엑스포는 대한민국 하나의 문제가 아닌 현재 인류를 대상으로 하는 글로벌 장이다. 국가 경제력도 생각해야 한다. 올해 6월까지 국개 채무액이 600조원에 다다른다. 이번 엑스포를 통해 부채액을 줄일 수 있을지는 의문이다. 엑스포를 오래 연구해온 전문가들은 엑스포같은 국제적인 행사가 오히려 '낭비'의 행사로 전락될 수 있다고 우려한다. 2012년 여수엑스포, 2018년 동계올림픽이 이를 방증한다. 여수 올림픽은 개최 직후 적자만 100억원 대를 넘긴 바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판을 깔아졌다. 유치가 성공해 한국에서 엑스포를 개최하게 되면 현 시점 가장 중요한 건 혁신을 위한 엄청난 추진력과 에너지다. 그렇기 위해서는 정부, 관련부처, 기업 등 전방위적으로 엑스포 성공에 몰입해야 한다. 과감함도 필요하다. 그러려면 국가, 정부기관이 경제적인 최대의 효과를 내기 위한 최선의 방법을 국민들에게 정확하게 전달해야 한다.무엇을 보여줄 수 있는지 어떻게 할 것인지 구체적으로 알려야 한다. 대전엑스포를 준비할 당시 보여줬던 적극적인 정부기관의 모습과 권위에 의존하지 않고 위험을 감수 할 수 있는 과감함 말이다. 37년 동안 3번이나 엑스포를 개최한 대한민국의 국격이 글로벌 시장에서 인정받는 유일한 기회다. 자, 28일 남았다.

2023-10-31 16:24:41 최빛나 기자
[기자수첩] 주가조작 근절, 처벌강화가 해법이다.

자본시장에 대한 투자자들의 신뢰도가 땅에 떨어졌다. 주식 시장의 암 덩어리인 주가조작에 대한 의혹이 지속해서 터지고 있기 때문이다. 지난 4월 소시에테제네랄(SG)증권발 8개 종목 주가 폭락사태를 시작으로 지난 6월 동일산업·방림 등 5개 종목의 '제2의 하한가' 사태가 터진 지 불과 4개월 만에 영풍제지·대양금속의 주가가 동시 하한가로 직행하면서 또다시 주가조작 논란이 끊이지 않고 있는 것이다. 문제는 잇따른 주가 조작 사태로 개인투자자들이 고스란히 피해를 입고 있다는 점이다. 주가 조작 대상 종목은 호재도 없이 상승을 거듭해 1~2년 만에 10배씩 오른 경우가 많았다. 상승 폭이 컸던 만큼 이들 종목에 투자한 개인투자자들이 큰 피해를 볼 수밖에 없었다. 실제로 올해 4월 발생한 라덕연 주가조작 사태 관련주인 대성홀딩스는 지난 27일 9890원으로 고점 대비 92.88% 하락했다. 서울가스도 이날 6만300원에 마감해 고점 대비 88% 하락했다. 지난 6월 무더기 하한가를 맞았던 5개 종목의 상황도 비슷하다. 대한방직은 사태 이전 대비 주가가 84.37% 하락했고, 동일산업(-77.36%), 방림(-72.72%) 등도 크게 떨어졌다. 영풍제지 역시 주가조작이 밝혀지기 직전 주가인 4만8400원에서 66%가량 하락했다. 시장에서는 쌓여있는 매도 물량 등을 감안하면 영풍제지의 하한가는 당분간 더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개인투자자들의 피해도 피해지만 고금리, 중동의 지정학 리스크 등으로 국내 증시가 부진한 상황에서 되풀이되는 하한가 사태는 시장에 대한 신뢰도를 떨어뜨리면서 증시의 불투명성을 더욱 높이고 있다. 특히 이 같은 주가 조작 사건은 입증하기도 어려워 개인이 주가조작 피해에 대한 보상을 받기가 쉽지 않기 때문에 사전 예방이 중요하다. 하지만 지난 4월 라덕연 주가조작 사태 이후 이 같은 일들이 되풀이되고 있다는 점에서 '금융당국은 뭐했느냐'는 지적이 계속 나오고 있는 실정이다. 전문가들은 예방적 목적을 위해서라도 사후 처벌을 강화해야 할 필요성이 높다고 입을 모아 지적하고 있다. 불공정거래 행위를 저질러온 이들에게 강한 처벌을 해야 추락한 자본 시장의 신뢰를 회복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원관희기자 wkh@metroseoul.co.kr

2023-10-30 15:47:24 원관희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