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들은 '이렇게 많이 벌 수 있으면 나도 사기를 치겠다'는 농담 반, 진담 반의 사회 풍자를 던진다. 사기 금액 환수율이 사기 금액보다 현저히 적기 때문이다. 보험사기 중 손해보험을 예로 들었을 때, 5년간 적발된 보험사기 금액 3조8931억 원 중 환수된 금액은 고작 1267억 원이었다. 규모가 커 주목된 사건이었음에도 환수율이 15.2%에 그쳤다.
한국은 특이하게도 '사기'가 범죄 건수 1위를 차지한다. 사기 범죄 건수는 매년 꾸준히 늘고 있는데 2011년 22만건에서 2020년에는 35만건으로 60% 가량 증가했다. 경찰청이 공개한 '주요 경제범죄 발생 및 검거현황'에 따르면 2020년 사기범죄 발생 건수는 정확하게 34만7675건이다. 경찰청에 따르면 이 중 23만7407건은 검거됐다.
하지만 한국에서 사기범죄의 검거 건수는 무의미하게 다가온다. 형량과 처벌 수위가 턱없이 낮다는 평가가 높기 때문이다. 실제로 통계청의 '재범자 재범종류 및 기간'에 따르면 사기 범죄의 동종 재범은 교통 범죄 다음으로 많아 이를 방증한다. 사기 범죄 동종 재범은 재범 주기도 짧은 편이다. 2021년 사기 범죄 동종 재범 총 3만553건 중 ▲1개월 이내는 3155건 ▲3개월 이내는 2956건 ▲6개월 이내는 2820건 ▲1년 이내는 1만873건으로 대부분이 1년 이내에 다시 사기 범죄를 저지른다.
소 잃고 외양간 고친다는 지적을 받았던 '소시에테제네랄(SG) 증권발 주가조작' 역시 사태가 갈무리도 되지 않은 2개월 만에 다시금 무더기 하한가 사태가 발생했다. 대대적으로 주가조작 근절을 선언했던 금융당국은 이번에도 피해자가 발생하고 나서야 조치를 취하겠다고 나선 모습이다. 금융당국의 늑장 대응이 가시화될수록 숨은 경제사범들은 더욱 대담해질 수밖에 없다. '제2의 SG'를 넘어 제3, 4가 계속 반복된다면 고칠 외양간마저 없어질지 모른다.
올해 들어 5월까지 금융당국이 발령한 금융소비자경보는 무려 15건으로 각종 금융사기 발생이 원인으로 지목되고 있다. 2019년의 경우 4건에 불과했지만 2020년부터 19건으로 급증하기 시작한 모습이다. 금융사기가 벌어질 때마다 지적되는 '솜방망이 처벌'을 이제는 정말 손질해야한다. 추락하는 자본시장에 대한 신뢰를 회복하지 못한다면 시장 자체의 죽음을 맞이하게 될 수도 있기 때문이다. 이는 곧 국가 경쟁력으로도 직결된다. 사기 치기 좋은 한국, 정말 오명인가. 냉정하게 되짚어 볼 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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