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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수첩] 서울시 '여성의 날' 관련 보도자료 0건

보도자료엔 사이클이 있다. 연초엔 신년 맞이 행사와 제야의 종 타종인사 소개 글이, 설과 추석 명절 전에는 지역 경제 활성화를 위한 서울사랑상품권 배포 일정이, 해빙기에는 재난 취약시설 안전 점검 사항을 안내하는 자료가 배포된다. 당연하게도 여성의 날에는 여성 인권 신장 관련 정책을 홍보한다. 서울시는 지난 2018년 3·8 세계 여성의 날을 맞아 기자설명회를 개최하고 '성희롱·성폭력 및 2차 피해 예방 대책'을 발표했다. 이 자리에서 시는 성희롱·성폭력 2차 피해 관련자에게도 가해자에 준하는 중징계를 내리고, 불이익이 두려워 신고를 주저하지 않도록 '제3자 익명제보 제도'를 신설하겠다고 밝혔다. 그 이듬해 여성의 날 시는 브리핑을 열고 국내 최초로 '성평등 임금공시제'를 도입해 성별 임금격차를 타파하겠다고 선언했다. 성평등 임금공시제는 성별·고용형태별 임금, 근로시간 등 노동 관련 정보 공개를 의무화하는 제도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에 가입한 1996년 이래 줄곧 성별간 임금 격차 1위를 기록한 나라에 사는 한국 여성들이 노동 현장에서 차별을 받고 있다는 인식에서 마련됐다. 오세훈 시장이 돌아오기 전 여성의 날에 대대적으로 기자설명회를 개최하고 여성들의 삶에 실질적으로 도움이 되는 굵직굵직한 정책을 내놓았던 시는 수장이 바뀌고 이같은 활동이 부실해졌다. 전처럼 여성의 날 주간에 기자설명회를 열고 여성 지원 정책을 발표하는 일이 사라졌다. 그나마 작년 여성의 날에는 애경산업 등이 여성 자립준비 청년에게 위생용품을 전달하는 내용의 작은 행사라도 있었지만, 올해는 이마저도 전무했다. 이번 여성의 날 주간에 서울시가 배포한 보도자료 가운데 새롭게 마련된 여성 인권증진 정책을 소개하는 자료는 단 한 건도 없었다. 대신 시는 지난 7일 한국여성단체연합이 오세훈 서울시장을 올해의 '성평등 걸림돌'로 선정한 것을 비판하는 성명서를 냈다. 여성연합은 오 시장이 추진하는 '외국인 가사도우미' 시범 사업이 가사돌봄 노동의 가치를 폄훼하고 외국인 노동자를 차별하는 일이라고 지적했다. 시는 "'좌파단체'인 한국여성단체연합의 납득할 수 없고 일방적인 성평등 걸림돌 선정은 정치 공격"이라고 주장했다. 시가 좌파단체라고 낙인찍은 한국여성단체연합은 최근 더불어민주당을 맹비난하는 성명을 냈다. 성폭행 사건 가해자를 변호한 조수진 변호사를 공천했다는 이유에서다. 여성 인권에 걸림돌되는 인사에 좌우 구분없이 회초리를 휘두르는 여성단체에 '좌파' 딱지를 붙이고 정치적 공격을 하는 게 누구인지 자문해볼 일이다.

2024-03-26 14:01:29 김현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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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수첩]비온 뒤 땅이 굳는다

주말에 등산을 다녀왔다. 기능성 티셔츠와 얇은 바람막이를 겹쳐서 입었다. 장갑과 목도리도 챙겼다. 막상 나가보니 바람이 제법 불었지만 완연한 봄이었다. 산에는 겨울철 떨어진 낙엽과 마른 나뭇가지가 수북했다. 따로 챙긴 방한용품은 고사하고 입고 있던 바람막이도 벗어 가방에 넣었다. 산에서 내려오니 기침이 나왔다. 봄이 왔지만 우리 경제는 여전히 한파에 몸살을 앓는 모양새다. 특히 2금융권의 취약점이 두드러진다. 카드사를 살펴보면 연체율이 9년만에 최고치로 상승했다. 1년새 0.42%포인트(p) 올라갔다. 돈을 빌리거나 신용카드 대금을 갚지 못하고 있는 소비자가 늘어났다. 카드사들이 위험에 대비해 쌓은 충당금은 1조1505억원이다. 그래도 신용카드사는 사정이 나은 편이다. 순이익이 전년 대비 0.9% 줄어드는 데 그쳤기 때문이다. 같은 2금권인 저축은행은 8년만에 적자로 전환했다.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 여파를 제대로 맞았다. '직격탄'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저축은행권의 기업대출 연체율이 1년 사이 3배 가까이 증가했다. 대손충당금만 4조원에 육박한다. 여·수신 모두 줄이면서 웅크린 상황이다. 상황이 어려워지자 오화경 저축은행중앙회장이 직접 해명에 나섰다. 특히 순이익, 연체율이 모두 악화했지만 건전성에는 문제가 없음을 강조했다. 지난 2011년 저축은행 사태와 비교하면 우려할 수준은 아니라는 것이다. 아울러 오 회장은 일부 건전성 지표가 개선된 상황이라고 했다. 어쩌면 저축은행의 현 상황은 예고된 미래일지도 모른다. 얼마전 한 저축은행에서 근무하고 있는 대학교 동창은 부동산 호황기 PF가 돈이 되자 저축은행권이 섣부르게 뛰어든 영향도 있을 것이라고 털어놨다. 등산 중 덥다고 외투를 벗었다가 기침감기에 걸린 나의 상황과 일맥상통한다. 때론 눈앞에 욕심을 버리더라도 위험에 대비할 필요가 있다. 금융권에서는 저축은행이 어려운 것은 사실이지만 예금에 문제가 생길 일은 없을 것이라고 일축한다. 실제로 지난해 말 기준 저축은행의 유동성비율은 192.07%다. 금융당국의 권고치를 두 배나 웃돈다. 이어 낮을수록 위험하다고 판단하는 BIS비율은 1.20%p 상승했다. 중요한 것은 이번 사례를 반면교사 삼아 위험성이 높은 사업은 심사숙고해야 한다는 점이다. 서민과 소상공인을 위한 금융기관인 저축은행이 보다 단단해져야 한다.

2024-03-24 11:24:49 김정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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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수첩] 매트릭스의 에너지원 '도파민'

온라인에서 '도파민 중독'이라는 말이 널리 퍼지고 있다. 원래 도파민은 행복과 쾌감을 전달하는 신경물질 중 하나다. 최근 온라인에서 쓰는 '도파민'은 억지로 흥미를 지속시키는 자극적인 콘텐츠와 이를 보면서 느끼는 감정을 뜻하고 도파민 중독은 그것을 반복하려는 의지를 말한다. 스스로 유튜브 숏츠나 틱톡 영상을 목적 없이 긴 시간 보고 있다면 스스로 도파민 중독을 의심해볼 만하다. 뇌에서 분비되는 5개의 도파민 수용체는 운동신경부터 의욕까지 감정과 행동에 모두 관여한다. 어떤 행동 후 도파민이 분비되면 느껴지는 성취감과 쾌락은 우리로 하여금 같은 행동을 반복하게 한다. 누구나 어린 시절 억지로 해야 해서 괴로웠다가 해낸 뒤 뿌듯함을 느꼈던 기억이 하나쯤은 있다. 칭찬을 받으려 한 번 더 하기도 했던 그런 기억, 그게 바로 도파민의 기억이다. 도파민 중독이라는 말이 퍼지는 데에는 온라인을 통해 전파되는, 자극적이고 아무런 노력도 필요 없는 콘텐츠가 큰 역할을 하고 있다. 과거 우리는 김치로 뺨을 때리고 눈 밑에 점을 찍고서 타인 행세를 하는 '막장' 드라마를 보며 시원하게 욕하려 일주일을 기다렸다. 지금은 그냥 침대에 가장 편한 자세로 누워 엄지손가락 두 개도 아닌 하나로 휙휙 화면을 밀어올리기만 하면 숏폼 콘텐츠로 하이라이트만 골라볼 수 있다. 영상을 보는 과정에서 느껴야 하는 인내도, 차곡차곡 단계를 쌓아 정점을 향해 가는 동안 감내할 재미없는 장면도 필요없다. 1초밖에 안 쓴 내 시간과 노력은 내게 어떤 기억도 의미도 못 남긴다. 일상 속 많은 행동은 하나하나 달성해야 하는 과정이 있다. 운동화를 신기 위해서는 오른쪽과 왼쪽을 구분하고 끈을 꿰고 리본을 묶어야 한다. 책을 완독하려면 글자 하나하나를 읽어 한 장을 넘겨야만 한다. 어린이가 끈 있는 운동화를 제대로 신기까지 걸리는 시간은 삼 년은 걸린다. 성인이 책 한 권을 오롯이 읽는 데에는 수십 시간이 필요하다. 하지만 도파민 중독을 부르는 숏폼 콘텐츠는 찾아서 끝까지 보는 데에 30초 안 되는 시간만이 필요하다. 영화 매트릭스에서 인공지능 컴퓨터는 인체의 열과 전기 활동을 에너지원으로 쓴다. 어쩌면 지금 AI는 인간의 도파민을 에너지로 쓸지도 모른다. 그리고 과식으로 드러누웠는지도. /김서현기자 seoh@metroseoul.co.kr

2024-03-20 17:32:47 김서현 기자
[기자수첩] 스트레스 DSR과 시장 침체

서울 아파트 거래량이 봄 이사철 성수기인 3월 들어 주춤하는 모양새다. 지난 1월과 2월 아파트 거래량이 반등하면서 부동산 거래 시장이 회복되는 모습을 보인 것과는 딴 판이다. 서울부동산정보광장에 따르면 지난 1월 서울 아파트 거래량(19일 기준)은 2575건을 기록하며 전달(1824건) 대비 41.2%(751건) 증가했다. 2월 거래량은 2263건으로 집계됐다. 거래 신고 기한인 이달 말까지 약 열흘 이상 남아 있어 1월 거래량과 비슷하거나 넘어설 것으로 예상된다. 지난달 말 시행된 스트레스 DSR(총부채원리금상환비율)이 1월과 2월 아파트 거래량을 상승시킨 원인으로 분석된다. 집을 사려는 실수요자들이 규제 전에 아파트를 매수하려는 움직임을 보이면서 거래량이 증가한 것이다. 스트레스 DSR은 변동금리 대출 등을 이용하는 차주가 대출 이용 기간 중 금리 상승으로 인해 원리금 상환 부담이 높아질 가능성을 대비해 DSR 산정 시 일정 수준의 가산금리를 부과하는 제도다. 스트레스 금리가 가산되면 연간 이자 비용이 늘어나 DSR 비율은 커진다. DSR을 규제 비율 이내로 맞추려면 결국 대출 원금을 줄여야 하므로 대출한도가 낮아질 수밖에 없다. 이는 가계부채 관리가 수월해지는 효과는 있지만 매수세를 크게 위축시켜 부동산 시장에 악영향을 끼칠 수 있다. 현재 부동산 매매시장은 침체를 이어가고 있다. 한국부동산원의 '주간아파트동향'에 따르면 3월 둘째 주(11일 기준) 서울 아파트 매매가격은 0.01% 떨어지면서 15주 연속 하락세를 기록했다. 업계에서는 스트레스 DSR이 집값 하락을 가속화 시킬 수 있다고 우려한다. 정부가 스트레스 DSR을 도입한 것은 늘어나는 가계 대출을 관리하기 위한 것으로 풀이된다. 하지만 이러한 규제는 자칫 풍선효과를 불러올 수 있다. 실제로 대출한도가 줄어들자 내 집 마련을 하지 못하는 수요자들이 갭투자를 시도하는 경우가 늘고 있다. 전셋값이 오르는 상황에서 전체 가계대출 증가의 주요 요인으로 꼽히는 전세대출을 스트레스 DSR 항목에서 제외한 것이 원인으로 작용했다는 지적이 나온다. 집을 사려는 실수요자들에게 대출 한도 증가는 주거 안정을 위한 사다리 역할을 할 수 있다. 정부는 부동산 연착륙을 위해 다양한 부동산 규제 완화 정책을 쏟아냈던 초심을 기억하길 바란다.

2024-03-19 14:32:22 김대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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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수첩]'저 사람이 국민의 대표라니, 정말 창피하다'는 감정

누군가에게 과거 일기장은 추억과 창피함을 동반할 것이다. 기자 또한 그렇다. 그런 의미에서 페이스북은 나에게 원치 않는 친절함을 베푼다. 애플리케이션을 실행하면 상단에 오늘자 과거 글을 띄워주는 친절함 말이다. 그래서 잠시 짬을 내 페이스북에 들어가 과거 글을 읽어보고 별 의미 없는 글이라면 그냥 지우거나 비공개로 돌리는 게 루틴이 됐다. 과거 글이 거의 '친구공개'인 것이 다행이라면 다행일 것이다. 만인에게 창피하지는 않기에 '그나마 다행'이라는 의미다. 그런데 정치권에 들어온 이들 중에선 이런 다행이 작용하지 않는 이들이 많았다. 어떤 후보는 만인이 볼 수 있도록 '막말'을 자신의 담벼락에 전시했었고, 어떤 후보는 유튜브 세상에서 막말을 했다. 만인이 볼 수 있도록 말이다. 심지어 어떤 이는 '정치인'이라는 타이틀을 갖고 있음에도 극언을 입에 담는 바람에, 인터넷 세상을 조금만 여행해도 온갖 막말을 만나는 경우도 있었다. 이 같은 막말에 정치권은 진영을 가리지 않고 고민에 빠졌다. 아마 이런 고민일 것이다. 정치인이 되기 전 막말에 대해서는 어떻게 해야 하는가. 과거의 그와 현재의 그는 같은 사람일까. 사람은 정말 깊이 반성하고 달라질 수 있을까. 그리고 그의 반성이 유권자에게 와닿을 것이며, 이것은 선거에 어떤 영향을 미칠까. 결국 국민의힘과 더불어민주당은 서로서로 경쟁하던 '막말 후보'들을 쳐내고 있다. 정계 입문 전에 했던 발언으로 인해 현재까지 책임을 져야 한다면 후보 입장에서는 다소 억울할 수도 있을 것이다. 정계 입문 후에 했어도 현재의 자신은 그때와는 다르다고 주장하고 싶을 수도 있다. 일각에서는 공천 취소가 '과거의 막말로 현재의 피선거권을 침해하는 행위'라고 주장한다. 하지만 공천 취소는 피선거권을 제한하는 것이 아니다. '이 당에서는 후보로 낼 수 없다'는 의미일 뿐이다. 정당 소속으로 출마를 하지 않는 방법도 있으니까. 그리고 공천권자들이 한 가지 기억해야 하는 사실이 있다. 그들은 국민을 대표하러 나왔다는 점이다. '저 사람이 국민의 대표라니, 정말 창피하다'는 감정을 느끼게 하는 이가 후보로 나선다면, 유권자들이 납득하고 표를 줄 수 있을까. 지지층과 유권자는 '표 주는 자판기'가 아니다.

2024-03-17 13:04:20 서예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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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수첩] 중국이 중국했네

'간담회 돌연 취소' 해외 기업이 미디어 간담회를 하루 앞두고 돌연 취소한다는 건 정말 불가피한 상황이 아니고서야 드문 일이다. 중국 알리바바그룹의 전자상거래(이커머스) 업체인 알리익스프레스는 지난 12일 기자간담회를 앞두고 하루 전날 '부득이한 사정으로 취소하게 됐다'는 짧은 공식입장문을 전달한 채 돌연 간담회를 취소했다. 여전히 취소 배경에 대한 구체적인 언급은 없는 상태다. 정부가 해외 온라인 플랫폼 규제안을 내놓은 것에 대한 부담을 느껴서일까. 아니면 가품·환불·전화 상담 등 고객 서비스를 대폭 늘렸지만 속속 드러나는 문제점들에 대한 기피일까. 앞서 취소된 간담회에서는 국내 기업들의 해외 시장 진출을 지원하는 '한국에서 세계로'라는 프로그램을 소개할 예정이었다. 알리는 이를 통해 한국 기업과의 상생을 위한 이미지 개선에 힘을 실 을 것이라는 의견이 지배적이었지만 간담회가 돌연 취소되면서 알리의 입장을 들을 수 없게 됐다. 한국시장에 알리가 처음 등장했을 당시 레이 장 알리익스프레스 한국 대표는 기자간담회를 통해 "뱉은 말은 지키겠다"는 당당하고 투명한 모습을 보여줬다. 한한령 등으로 쓴 맛을 맛본 국내 업계는 중국의 달라진 모습에 알리의 앞으로의 행보에 기대하는 분위기었다. 하지만 이번 사태로 중국기업과의 신뢰는 회복하기 어려워 보인다. 최소 미디어는 그런듯 보인다. 국내 토종 이커머스 업계인 쿠팡, SSG 등에게 알리가 국내 이커머스를 잠식할 수 있다는 일침을 가했던 미디어들의 시선이 현재는 알리 처신의 우둔함을 우려하고 나섰기 때문이다. 여기에 알리가 내달 부터 수수료를 부과할 방침이라는 입장까지 나오면서 한국 경영에 대한 불신으로 의심이 번지고 있는 상황이다. 수수료 0%를 전면에 내세웠던 알리에 입점하기 위해 수많은 업체들이 대기하고 있는 만큼 수익창출을 위해 수수료 부과로 입장을 틀어버린 거 아니냐는 지적도 나온다. 또 가품 이슈도 있다. 장 대표가 가품 문제에 대한 한국 소비자들의 이해를 돕기위해 다양한 솔루션을 준비한다고 했지만 여전히 수 많은 가품 논란이 나오고 있다. 이에 공정위는 알리익스프레스의 한국 법인인 알리코리아의 소비자 보호 의무 위반 조사에 착수했다. 지난 7일에는 중국 이커머스 업계에 대응하기 위해 '해외직구 종합대책 태스크포스(TF)'를 구성키로 했다. TF팀은 이른 시일 내 첫 회의를 열고 해외 직구 실태 파악에 나선다는 구상이다. 이를 통해 ▲위해 물품 반입 차단 등 안전 관리 강화 ▲소비자 불만·불편 사항 해결 ▲국내 이커머스 업계 애로 해소 등의 대책을 마련할 계획이다. 하지만 이 마저도 해외기업이라는 명목으로 국내의 법망을 교묘하게 피해 나가지 않을까 우려된다. 또 다른 우려는 피해가 고스란히 소비자들에게만 가지 않을까 하는 걱정이다. 최근 초저가, 빠른배송 등의 달콤한 말로 유혹하고 있는 알리에 "중국이 중국할까?"라는 꼬리가 붙었다. 앞으로의 알리의 처신에 이목이 집중됐기 때문이다. 알리가 한국시장에서 살아남으려면 '중국이니까' 라는 신뢰가 떨어지는 문장에서 먼저 벗어나야 할 것 같다.

2024-03-14 14:20:16 최빛나 기자
[기자수첩] 증권사, CEO 세대교체…불안정한 경영 환경 속에서 조직 역동성 끌어내야

최근 대다수의 증권사들이 최고경영자(CEO)를 바꾸는 등 세대교체에 나섰다. 특히 이번에 장수 CEO들이 물러나고 현장 경험이 풍부한 젊은 수장들이 자리를 채웠다. 지난해 미래에셋증권이 창립멤버였던 최현만 대표를 26년 만에 퇴임시키고 김미섭·허선호 부회장의 각자 대표이사 체제로 변경한 것을 신호탄으로 증권사 CEO의 세대교체가 이뤄졌다. 메리츠증권은 14년 만에 최희문 대표를 장원재 세일즈앤트레이딩(Sales&Trading) 부문장으로 교체했으며 한국투자증권도 5년간 재직했던 정일문 CEO를 부회장으로 승진시키고 1세대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 전문가 김성환 사장을 CEO로 선임했다. NH투자증권도 투자은행(IB)전문가인 정영채 대표의 4연임 대신 그 자리에 윤병운 투자은행(IB)사업부 부사장을 내정했다. SK증권 역시 11년간 이끌었던 김신 대표가 퇴진하고 정준호 리스크관리본부장이 후임으로 추천됐다. 이밖에도 삼성증권, KB증권, 키움증권, 하이투자증권 등도 CEO를 교체했다. 증권사들의 세대교체에는 불안정한 경영 환경에 대비, 변화와 혁신을 추구하겠다는 의도가 깔려있는 것으로 볼 수 있다. 실제로 업계의 핵심 수익원인 IB 사업이 국내 PF 시장 침체에 따른 딜 감소, 사업장 리스크 관리, 해외 부동산 투자 손실 등 각종 악재로 위축됐다. 이에 따라 증권사들은 내공을 쌓은 실무형 CEO를 앞세워 대대적인 변화에 나선 것이다. 하지만 신임 CEO들의 앞에 놓인 상황이 만만치 않다. 여전히 세계 경제의 불확실성이 높은 데다 당장 눈앞에 닥친 부동산 PF리스크와 홍콩ELS 손실문제 등을 해결해야 하기 때문이다. 무엇보다도 위축된 부동산 PF사업 대신 신사업에 도전해 새로운 수익원을 만들어야 하는 과제도 있다. 이런 상황에서 새 CEO들이 영업 환경 악화를 타개할 만한 묘책을 찾기는 쉽지 않다. 그러나 중요한 것은 내부 조직의 역동성을 살리는 것이다. 새 CEO들이 조직을 어떻게 이끌어갈지가 관건이 될 것으로 보인다. /원관희기자 wkh@metroseoul.co.kr

2024-03-13 13:59:48 원관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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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수첩] ‘레테’가 휩쓸고 간 자리

올해도 새 학기를 앞두고 학원가에는 한바탕 '레테' 바람이 불었다. '레테'는 학교 시험보다 더 치열하다는 학원 '레벨테스트'를 의미한다. 최상위반에 배정받고자 별도로 또 다른 학원에 다니거나 과외까지 받는 아이도 있었다. A씨는 자녀가 '레테'를 치른 한 영어학원에 등록하고 낸 돈은 한 달 60여만원. 수학이나 예체능까지 합하면 100만원을 훌쩍 넘기는 사례는 예사다. 초등학교 2학년 학생들 얘기다. 사교육비를 경감하겠다며 입시업계에 칼을 겨눈 정부 행보가 무색한 정도다. 사교육비를 경감하겠다는 정부 의지가 여느 때보다 강하다. 정부가 지난해 사교육비 경감대책을 발표한 것은 지난 2014년 이후 9년 만이었다. 특히 입시학원은 타깃이 됐다. 정부가 입시 사교육업계를 대상으로 대대적인 조사를 벌인 결과, 수능 출제교사에게 많게는 수억원을 건네고 문항을 사들인 사례가 다수 적발되는 등 '입시 비리 잡기'엔 성과도 내고 있다. 하지만 사교육 문제는 입시를 목전에 둔 연령대만큼 유년기 세계도 심각하다. 선행 시기가 더 어려지면서 사교육비가 가장 가파른 증가세를 보이는 그룹도 초등학생 시기다. 교육부 조사에 따르면 지난해 초등학생 1인당 월평균 사교육비는 37만2000원으로 전년 대비 13.4% 증가했다. '평균의 함정'을 생각하면 보통의 초등 가정에서 쓰는 월평균 사교육비는 훨씬 더 높다. 특히 영유아부터 이어지는 영어 사교육은 이미 일반화된 코스로 자리 잡았다. 그러면서 영어 '레테'에 응시하는 미취학 및 초등 저학년이 증가세를 보인다. 영어교육 전문 사교육업체가 2019년 1월부터 지난해 12월까지 미취학 아동~고교 3학년 대상 자사 영어 진단평가 데이터 13만5709건을 분석한 결과 9세 이하 응시자는 2019년 6547건, 2021년 7059건, 2023년 7567건으로 매년 늘고 있다. 미취학 및 학년별 전체 13개 그룹에서 이들이 차지하는 비중은 2019년 23.3%, 2021년 25.4%, 2023년 26.0%다. 레테 응시자 4명 중 1명은 9세 이하인 셈이다. 그렇다고 정부가 사교육을 무조건 막기는 힘들다. 1980년대 정부가 과외 금지 조치를 내리고 과외 금지 위반자에 대한 처벌을 법으로 규정한 적도 있지만, 위헌 판결이 내려진지 오래다. 지난 정부에선 유치원과 어린이집에서 영어수업을 금지하는 정책을 추진하려다 반대 여론에 부딪힌 바 있다. 사교육을 막기 위해 사교육 시장을 규제하는 건 근본적 해결책이 될 수 없다. 치열한 경쟁과 서열화가 고착된 우리나라 교육 문화가 대학 입시 제도를 만들고, 그 대입 제도가 다시 사교육을 쫓게 되는 교육 문화를 공고히 하고 있기 때문이다. '공부 좀 시킨다'는 동네에선 4세부터 영어를 시작하고 초4에 수학 중1 과정을 마쳐야 명문대 입시를 노릴 수 있다는 분위기마저 팽배한 상황이다. 정부가 '사교육 근절'을 외치며 대입 사교육 비리만 잡아봤자, 이미 4세부터 시작되는 사교육 문화는 잡기 힘들다. '교육이 곧 입시'이고 '입시가 곧 교육'인 우리나라 교육 문화를 타개하고 근본적인 교육 쇄신을 모색해야 할 때다. /이현진기자 lhj@metroseoul.co.kr

2024-03-12 15:21:20 이현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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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수첩] 쉽게 돈 벌 수 없다

최근 투자자들 사이에서 최대 이슈는 가상화폐다. 가상화폐 대장주인 비트코인 가격이 사상최초로 7만달러를 돌파했고, 알트코인 대장인 이더리움 역시 최고점에 근접해 있기 때문이다. 전문가들 역시 상승 동력이 충분해 올해 10만달러, 20만달러를 돌파할 것이란 전망을 쏟아내면서 투자자들의 수요가 더욱 높아지고 있다. 긍정적인 전망이 쏟아지면서 지금이라도 코인판에 뛰어들려는 사람들도 많아지고 있다. 다만 시장 활황을 틈타 불법 리딩방 범죄가 다시 기승을 부리면서 투자자의 피해도 커지고 있다. 실제 인스타그램과 유튜브 등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에서 유명인이나 투자 전문가를 사칭해 좋은 정보를 알려주겠다며 불법 리딩방에 초대한 뒤 돈을 받아 가로채는 사기 범죄가 기승을 부리고 있다. 대부분의 피해자들은 SNS에서 '원금과 최소 500% 이상 수익률 보장', '가상화폐 관련 고급 정보 제공' 등 허위 과장 광고를 보고 투자 불법 리딩방에 가입한다. 이들의 수법은 흔히 말하는 작전 종목 몇 개 추천해 일정금액의 수익을 올려주면 이후 'VIP 회원방' 가입을 유도 또는 '고액의 유료 리딩방'에 초대해 거액의 투자금을 입금하도록 유도한다. 적게는 연 300만원에서 많게는 1000만원까지 가격은 천차만별이다. 리딩방에 있는 사람들 중 대부분은 투자 경험이 없는 사람들이기 때문에 리더라고 불리는 '투자전문가' 말을 전적으로 신뢰한다. 실제로 대화방 내용은 가관이다. "급등 예상 종목 알려드리겠습니다. 지금 자리에 계시면 숫자 1 눌러주세요", "공격적인 투자가 필요한 상황입니다. 200만원씩 더 투자하세요", "하락 전환이 예상됩니다. 숏 배팅으로 전환하세요" 불법 리딩방 리더의 말이다. 사기가 성공하는 것은 투자자들의 심리를 교묘하게 파고들기 때문이다. 코인 리딩방이 위험하다는 문제를 지속적으로 이야기해도 피해자가 사라지지 않는 이유다. '일급 기밀'은 아무한테도 알려주지 않아 일급 기밀이다. 원금을 보장하면서 고수익을 낼 수 있다는 이야기는 세상에 존재하지 않는다는 것을 다시 한 번 생각해야 한다. 자산을 불리고 싶다면 거짓 유혹에 쉽게 흔들리지 않도록 투자자 스스로 공부하고 익혀서 투자 안목을 키운 후 투자하는 습관을 길러야 한다.

2024-03-11 15:09:09 이승용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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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수첩] 한화오션 VS HD현대중공업 갈등 'K-방산' 해양 분야 경쟁력 실추 해선 안돼

'꼬리 자르기 VS 억지 주장' 세계 방산 시장 공략에 공들이고 있는 'K-방산'이 흔들리고 있다. 글로벌 기업과의 기술력이 아닌 K-방산을 바라보는 세계 기업들의 신뢰와 이미지다. K-방산은 최근 2년 연속 세계 상위 10위권에 진입하는 등 위상이 눈에 띄게 성장하고 있다. 이미 육군과 공군 분야에서는 신속한 공급능력과 뛰어난 가성비, 면밀한 사후관리 등으로 인정받고 있다. 이제 해양 분야의 경쟁력을 키워야하는 상황이다. 그러나 최근 한화오션과 HD현대중공업이 7조8000억원에 달하는 해군의 차기 구축함 사업(KDDX)를 놓고 벼랑끝 싸움을 예고하면서 K-방산을 바라보는 시각도 곱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특히 해외 선주를 유치하는 조선업에서 경쟁과 법적 분쟁은 자주 발생하지만 형사 고발로 이어지는 경우는 극히 드물기 때문이다. 이번 사태는 방위사업청이 KDDX 부정당업체 제재 심의에서 HD현대중공업에 비교적 가벼운 처분을 내리면서 시작됐다. KDDX 프로젝트가 본격 시작된 2012년 HD현대중공업 직원들이 군사 기밀을 빼낸 사건에 대한 징계성 조치인데 임원의 개입이 없어 1.8점 벌점만 부과하고 5년 간 입찰자격을 아예 박탈하는 중징계는 피했다. 당시 방사청은 "방위사업법 59조에 따른 제재는 청렴서약 위반의 전제가 되는 대표나 임원의 개입이 객관적 사실로 확인되지 않아 제재 처분할 수 없다고 봤다"며 결정 이유를 설명했다. KDDX의 입찰을 둘러싸고 한화오션과 HD현대중공업의 경쟁은 치열했다. 한화오션은 2012년 개념설계를 수주하면서 전체적인 분위기를 이끌었다. 하지만 한화오션의 기대와 달리 2020년 기본 설계 사업권은 HD현대중공업이 가져갔다. 문제는 2012년~2015년 HD현대중공업 직원 9명은 방위사업청과 해군본부 등에서 함정사업 관련 군사기밀 12건을 불법 취득·공유한 것이다. 여기에는 한화오션이 제작한 KDDX 개념설계도(3급 군사기밀)도 포함했다. 군사기밀보호법 위반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HD현대중공업 직원 9명은 2023년 11월 유죄 판결을 받았다. 이와 관련해 업계에서는 당시 대우조선해양이 채권단 채제에서 경영 환경이 좋지 않았고 당기 기술 인력들도 HD현대중공업으로 대거 이탈한 영향이 크다는 분위기다. 결국 대우조선해양은 한화그룹이라는 든든한 뒷배를 마련하면서 그동안 참았던 방산업계의 문제점을 들고일어난 것으로 보인다. 한화오션 관계자는 "수년 동안 조직적으로 군사기밀을 불법 취득하고 몰래 비인가 서버를 운영하면서 업무에 활용해 유죄 판결을 받았음에도 제재 없이 사업을 수행하는 일이 있어서는 안 된다"며 "이같은 일이 또다시 반복될 수 있어 공정성을 확보하려는 차원에서 고발했다"고 강조했다. 고발이 접수됐기 때문에 법적 절차는 멈출 수 없는 상황이지만 지나치게 과열되지 않았으면 한다. 지금은 우리나라 내부에서 시작되는 싸움이지만 이게 커지면 글로벌 시장으로 빠르게 확산될 수 있다. 불구경보다 재밌는게 싸움구경이라는 말이 있다. K-방산에서 해양 분야가 차지하는 비중은 크지 않지만 해외 시장까지 포함하면 무시할 수 없는 수준이다. 특히 양사의 싸움은 방산 뿐만이 아닌 상선 수주에도 영향을 미치게된다. 오래 전부터 논란이 된 방산비리 카스텔을 깨고 가열되는 내전으로 K-방산의 경쟁력까지 악화되지 않도록 갈등을 봉합하길 기대해본다.

2024-03-10 10:42:00 양성운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