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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피니언>기자수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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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수첩]누구를 위한 카풀 대타협 기구인가

카풀 갈등에 대한 협상이 여전히 교착상태에 빠져있다. 택시와 카풀 업계의 카풀 갈등을 해소하기 위해 지난달 22일 국회에서 사회적 대타협 기구가 출범했지만 20여 일이 지난 현재 승차 공유 산업에 대한 논의는 시작도 되고 있지 않아서다. 앞서 열린 1·2차 회의에선 '택시 카풀'에 대한 논의가 이뤄졌다. 택시에 플랫폼 기술을 접목한다는 방안으로, 자가용이 아닌 택시와 플랫폼을 결합해 택시산업을 발전시키고 4차 산업혁명과 관련된 기술을 활용해 편리한 택시서비스를 제공한다는 계획이다. 그럴싸해 보이지만 승차 공유의 중심인 자가용에 대한 논의가 제외됐다. 승차 공유 산업에 대한 논의는 뺀 채 택시업계의 입장만을 대변하는 것처럼 보이는 이유다. 그도 그럴 것이 택시 업계는 대타협 기구에 참여하면서 '카카오 카풀 불법화'를 대화의 전제조건으로 내세웠다. 오늘(11일) 3차 회의가 열리지만 카카오의 카풀 서비스에 대한 논의가 이뤄질 가능성은 적다. 김현미 국토부 장관은 대타협 기구와 관련해 "카풀은 이해관계가 첨예한 만큼 무엇을 먼저 논의할 것인지에 대해서도 예민한 문제였다"며 "택시와 플랫폼 기술 결합이라는 주제를 두고 본격적인 대화를 시작하게 됐다는 데에 큰 의미가 있다"고 답했지만 이를 바라보는 국민들의 시선은 곱지 않다. 국민의 편의는 생각하지 않고 택시업계의 요구만 들어주고 있는 모양새이기 때문이다. 이런 상황에서 택시 요금의 인상도 예정돼 있다. 서울의 택시 기본 요금이 오는 16일부터 3000원에서 3800원으로 인상된다. 물가와 인건비 상승을 고려한다면 납득할만한 사안이지만, 택시업계는 택시의 문제점은 해결하지 않은 채 카풀 서비스만 반대하고 있어 불만이 나올 수밖에 없다. 택시업계와 카풀 업계의 갈등은 카풀이라는 새로운 기술을 막는다고 해결될 문제가 아니다. 새로운 기술이 줄 영향을 파악해 대응 방안을 마련하면서 새로운 기술을 도입할 준비를 해야 한다. 그리고 이런 해결책을 논의하는 게 대타협 기구에 주어진 과제다.

2019-02-11 16:00:00 구서윤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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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수첩] 기회는 평등하되 결과는 불평등해야

[기자수첩] 기회는 평등하되 결과는 불평등해야 비뚤어진 입시교육을 비판하고자 했던 JTBC 드라마 스카이캐슬이 종영됐지만, 그 여운은 여전하다. 다만 그 여운이란 것이 긍정적이지 않아 개운치가 않다. 드라마를 시청했다는 학부모 4명 중 1명은 '이전보다 사교육 의지가 더 강해졌다'는 설문조사 결과도 나왔다. '좋은 대학에 입학하려면 공교육으론 부족하고 사교육이 필요하다'는 명제가 더 명확해진 셈이다. 드라마의 여운 속에는 낙제 수준의 정부 정책도 포함된다. 문재인 정부의 교육정책 방향은 아마 평등교육일 것이다. 대학수학능력시험(수능)을 모두 절대평가로 바꾸려했던 시도와 몇살부터 영어교육을 시작해야할지 아직 갈피를 잡지 못하는 영유아 영어교육 정책, 자율형 사립고(자사고) 등 특목고 폐지 추진 등을 보면 그렇다. 정부가 하고자하는 평등교육은 '기회의 평등'이어야 한다. 하지만 '결과의 평등'으로 가지 않을까 하는 우려가 가시지 않는다. '학교 교육만으로 대학에 입학할 수 있도록 하겠다'는 발상은 기회의 평등을 의미한다. 대학에서 그렇게 신입생을 뽑는다면 박수를 칠 얘기지만, 실제로는 그렇지가 않아 문제다. 대학이 신입생 선발시 소속 고등학교마다 달리 평가하는 이른바 '고교등급제'가 존재한다는 사실도 이미 알만한 사람은 다 안다. 대학마다 뽑고자 하는 인재가 다르고, 그런 기준에 따른 신입생 선발 기준을 탓할 수도 없다. 학과나 전공마다 또 졸업 후 진로에 따라 학생의 고교 성적에 중점을 둘 지, 수능 성적의 어떤 영역에 가중치를 둘 지 정하는 것도 학생을 선발하고 가르쳐야 할 대학의 몫이다. 수능 위주로 30% 이상을 뽑도록 하겠다는 것이 결과의 평등을 의도한 것이 아니길 바랄뿐이다. 경제적 여건에 관계없이 누구나 교육을 받을 수 있고, 그런 기회가 평등하게 주어지도록 하는 방향은 맞다. 하지만 결과는 기회가 평등하게 주어진만큼 그 능력에 따라 차이를 인정하는 상대적 평등이어야 한다. 경제력이 없어 사교육을 받지 못하는 학생들에게 든든한 공교육을 제공하듯, 부잣집 아이들에게도 사교육 없이 자신의 꿈과 진로를 키울 수 있는 기회를 똑같이 줘야 하지 않을까. 올해 고1부터 진로선택과목에 한해 자신이 수강하고자하는 과목을 선택해 듣고 학점을 받는 고교학점제가 일부 시행된다. 학생들의 학습 선택권이 크게 확대되지만, 석차 등급 대신 성취도를 평가함에 따른 불평등 문제가 본격 도마에 오를 것으로 보인다. 대입에서 유리한 과목에 학생들이 몰리는 등의 부작용과 함께 모두가 납득할 수 있는 객관적인 평가 검증이 필요해 보인다.

2019-02-10 14:29:50 한용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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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수첩]기약없는 전세금 반환

"독촉 받는 거 싫어하니까 전세금 마련될 때까지 기다리세요." 계약 만료일에 맞춰 전세금 반환을 요구하자 집주인의 반응이 황당했다. 눈 뜨고 코 베이는 기분이 이런 걸까. 손 놓고 있을 수만은 없어 인터넷에 '전세금 받는 방법'을 검색해보니 피해 사례가 산더미였다. 그러나 구제는 없고 투쟁만 있었다. 임대인의 '전세금 반환 버티기'가 만연한 이유가 뭘까. 신속한 제재·처벌 방법이 없다는 게 가장 큰 문제다. 임차인이 계약 해지를 원할 경우 전세계약 만료일로부터 최소 1개월 전에 임대인에게 의사를 밝혀야 한다. 그럼에도 임대인이 전세금을 돌려주지 않을 경우엔 시간·비용을 들여 싸우는 수밖에 없다. 전세금을 돌려받기 위한 방법은 복잡하다. 이사 후 전입신고 및 확정일자를 받아놔야 하고, 좀 더 명확히 법적 근거를 다지기 위해선 임대인에게 내용 증명을 보내 계약해지를 고지해야 한다. 그럼에도 일정 기일 안에 전세금을 받지 못했을 경우엔 소송을 이용한다. 3000만원 미만의 소액채권일 경우 소액심판을 통해 이행권고결정을 받아 사건을 해결할 수 있다. 그러나 그 이상의 금액일 경우 일반 민사소송 또는 지급명령제도를 이용할 수 있다. 민사소송의 경우 소장을 작성해 법원에 접수하고, 인지대와 송달료를 납부한 뒤 서면을 작성한다. 이후 효력 있는 증거를 준비해 변론기일에 맞춰 출석해야 한다. 이 과정이 최소 1년 정도 걸리고, 부가적인 비용도 무시할 수 없어 실제 소송을 거는 사람은 많지 않다. 전세금을 마련하지 못한 임대인들이 '배 째라' 식으로 나오는 이유다. 이 가운데 최근 '깡통 전세'에 대한 우려가 높아지고 있다. 정부의 9·13 대책 이후 집값 하락과 함께 전셋값이 빠르게 떨어지면서다. 한국감정원에 따르면 지난달 28일 기준 직전 일주일 동안 서울 아파트 매매가격은 0.14%, 전세금은 0.24% 떨어졌다. 전세금은 관련 통계를 집계하기 시작한 지난 2012년 5월 이후 가장 큰 낙폭을 보였다. 깡통전세란 주택 매매가격이나 전세가격 하락으로 전세 재계약을 하거나 집이 경매로 넘어갔을 때 세입자가 전세보증금을 다 돌려받지 못하는 주택을 말한다. 특히 최근 몇 년간 높은 전세가율을 이용해 집을 샀던 갭투자(전세를 끼고 주택을 구매하는 방식) 임대인들이 세입자의 전세금을 돌려주지 못하는 사례가 속출하고 있다. 집값 잡기에만 급급한 정부가 눈을 돌려야 할 때다.

2019-02-07 15:36:51 채신화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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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수첩]'조선업 빅딜' 현대중공업, '빅2'가 아닌 1강 체제

서기 219년 중국은 솥발처럼 갈라진 세 개의 세력이 패권을 다투고 있었다. 가장 강한 세력은 위(魏)의 조조였다. 오(吳)의 손권과 촉(蜀)의 유비는 이에 대항하기 위해 동맹을 맺고 조조를 견제했다. 당시 유비는 한중을 점령한 뒤 승승장구 하고 있었고 그의 부하 장수인 관우는 형주에서 북상해 조조를 압박했다. 그러자 조조는 손권에게 동맹을 제안했고 이를 받아들인 손권은 관우의 병력이 조조에게 집중된 틈을 노려 비어 있는 형주를 차지했다. 위는 이 싸움 후 1강 체제를 굳힌 반면 촉은 삼국 중 최약체 국가로 전락하며 가장 먼저 망국의 길을 걸었다. 비슷한 두 개 세력이 강대세력을 견제하며 균형을 이루던 체제가 순식간에 무너져 버린 것이다. 현대중공업 그룹이 대우조선해양 인수를 추진하고 있는 '조선업 빅딜'을 살펴보면 관우의 죽음 이후 삼국의 형세가 떠오른다. 인수가 최종적으로 성사되면 현대중공업은 '매머드급' 조선사로 거듭난다. 현대중공업 그룹과 산업은행이 지난 31일 합의한 내용을 보면, 현대중공업그룹은 현대중공업을 투자부문과 사업부문으로 물적분할한 후 산업은행이 보유한 대우조선해양 지분 56%를 현물출자 받게 된다. 이렇게 되면 분할 후 존속법인인 중간지주회사는 현대중공업 사업회사, 대우조선해양, 현대미포조선, 현대삼호중공업 등 4개의 조선사를 거느리게 된다. 현대중공업과 산업은행은 지난해 4분기부터 '중간지주사 설립 및 현물출자를 통한 대우조선 민영화' 방안을 논의해온 것으로 보인다. 이 과정에서 왜 삼성중공업이 아닌 현대중공업이 협상 대상이었는지 의문이다. 왜 현대중공업과의 기본합의서 체결을 공개하고 나서 삼성중공업에 같은 방안을 제안했는지 궁금하다. 인력 감축 문제도 있다. 기업 인수·합병은 양측에서 중복되는 인력과 조직을 어떻게 줄이느냐는 문제가 뒤따른다. 현대중공업이 인수에 성공하면 조선업 전반에 어떤 호재가 될 지는 지켜볼 일이다. 다만 고용안정과 세계 경쟁 당국의 기업결합 심사는 앞으로 넘어야 할 산이 될 것이다.

2019-02-06 14:25:22 정연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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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수첩] 지현아 사랑해

'선영아 사랑해.' 2000년 3월, 온동네 전봇대와 전철역을 가득 메운 이 문장이 세상을 흔들었다. 당시 이 포스터를 본뜬 고백으로 학교는 몸살을, 학생은 열병을 앓았다. 문장의 정체는 여성 포털사이트 마이클럽의 티저광고였다. 세기말과 21세기의 간극을 절절하게 채워준 이 고백은 이제 전국민의 추억으로 남아있다. 선영이는 사랑받아 마땅한 이름이 됐다. 하지만 광고의 주인공인 포털을 기억하는 사람은 많지 않다. 본질이 묻히고 상징만 소비되는 상황은 '#미투'에서도 이어진다. 서지현 수원지검 부부장검사의 이름은 지난해 1월 29일 이후 명사가 되었다. 안태근 전 검사장은 법무부 검찰국장이던 2015년 8월, 과거 자신이 성추행했던 서 검사가 수원지검 여주지청에서 창원지검 통영지청에 발령되는 과정에 부당 개입한 혐의로 기소돼 23일 징역 2년을 선고받았다. 하지만 '피해자다움'을 요구하는 왜곡된 관념은 여전히 뿌리깊어, 앞으로가 더 문제라는 지적이 이어진다. 서 검사는 29일 국회에서 열린 '서지현 검사 #미투 1년, 지금까지의 변화 그리고 나아가야 할 방향' 좌담회에서 "많은 검사들이 '검찰에서 앞으로 성범죄가 근절될 지 공정한 인사가 이루어질 지 장담할 수 없지만, 누구도 서지현처럼 입을 열 수 없을 것'이라고 한다"며 "2차 가해가 사라지지 않으면 성범죄 근절과 공정한 사회는 불가능하다"고 지적했다. 서 검사가 들었다는 말이 전국 검사들의 관념을 지배하고 있다면, 한국 최고 수사기관의 미투는 실패한 셈이다. 검사는 구형을, 법원은 판결을 내린다는 점에서 사법부의 성인지 감수성도 우려를 낳는다. 대표적인 사례가 안희정 전 충남도지사의 1심 무죄 선고다. 이제는 성폭력 기준을 강압적 수단 사용이 아닌 '동의 없는 성적 행동'으로 고쳐야 한다는 지적이 잇따른다. 검사의 기소·구형과 법원의 판단 근거인 법을 만드는 국회가, 비슷한 법을 유행처럼 무더기 발의해 생색 내려 한다는 지적도 되새겨야 한다. 요즘은 증강현실 기술 덕에 '선영아 사랑해'를 곳곳에 붙일 수 있다. 오늘 퇴근길에 마주친 사람들의 표정에 '지현아 사랑해'를 붙인다면, 그에게 "진실과 정의를 말하기 위해 모든 것을 불살라야" 한다고 말 할 수 있을까. 그럴 수 없다면 미투는 유행이 아니다.

2019-01-30 10:25:07 이범종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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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수첩] 반도체 클러스터 유치 경쟁 심화, SK '사회적 가치' 어디있을까

반도체 클러스터 유치를 두고 지방자치단체들 간의 경쟁이 치열하다. 경기도 용인과 이천이 유력해지는 가운데, 충북 청주와 경북 구미도 파격적인 제안을 이어가며 도전에 나섰다. 용인과 이천이 내세우는 장점은 간단하다. 수도권이라는 입지적 장점과 함께, 이미 반도체 산업 중심지인 만큼 반도체 클러스터에 완전히 부합한다는 주장이다. 이에 맞서 청주와 구미는 지역 균형 발전 논리를 내세우고 있다. 청주는 그나마 M15 공장을 운영하면서 기본 인프라를 갖추고 있는 상황이지만, 구미는 삼성전자 네트워크사업부까지 철수할 예정이어서 더욱 애타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 사내 분위기는 단연 용인으로 쏠리는 것으로 알려졌다. 삼성전자보다 서울에서 멀리 출근하던 '설움'을 드디어 해소할 수 있게 됐다는 우스갯소리도 들린다. 전문가들도 용인, 이천이나 청주를 벗어나기는 어려울 것으로 보고 있다. 반도체 산업 특성상 산업 단지 조성에 막대한 비용이 드는데, 구미로 간다면 협력업체들과 물류비용도 크게 늘어나기 때문이다. 게다가 구미는 인력을 수급하기도 쉽지 않다고 한다. 그러나 반대로 생각해보면 '닭이 먼저냐 달걀이 먼저냐' 문제다. 구미는 반도체 클러스터 유치에 총력을 다한다는 의지를 드러낸 상황이다. 만약 성공한다면 부지 제공은 물론이고 인프라 구축까지 온힘을 다할 기세다. 지역이 발전하면 수준 높은 인력도 쏟아지기 마련이다. 선순환 구조가 만들어지면서 자연스럽게 반도체 클러스터도 완성되는 셈이다. 한반도는 수도권 과밀화에 따른 사회 문제와, 반도체 산업 '슈퍼 사이클' 종료에 따른 경제 문제 두가지 병을 동시에 앓고 있다. 최근 SK 최태원 회장은 이윤 추구보다 사회와 공존하자는 사회적 가치 전도에 한창이다. 반도체 클러스터를 어디에 두느냐에 따라 최 회장 생각을 짐작해볼 수 있는 셈이다. 과연 최 회장은 어떤 사회 문제에 더 관심이 많을까. 관심있게 지켜볼 일이다.

2019-01-29 17:15:20 김재웅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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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수첩]'네이버' 빠진 인터넷은행 흥행조건

"이대로라면 경쟁구도가 아니라 금융당국이 계획한 두 곳을 채우기도 힘들 수 있어요. 당초 목표한 대로 정보통신기술(ICT)과 금융이 결합한 신종 '메기'가 아니라 규모만 작은 은행이 추가될 수도 있구요." 제3, 4의 인터넷전문은행에 대한 기대치가 확 낮아졌다. 지난주 열린 인터넷은행 인가 설명회에 파급력을 가진 ICT 기업이 모습을 드러내지 않으면서다. 설명회에 앞서 네이버가 불참 의사를 밝힌 직후부터 이미 흥행에 실패한 것 아니냐는 성급한 목소리가 나온 터였다. 사실 인터넷은행의 추가 인가를 놓고 모든 관심은 오로지 네이버에 쏠렸었다. 인가를 주관하는 금융당국도 네이버의 움직임을 주시했고, 법안 통과를 위해 전력을 다했던 여당 의원들도 네이버의 참여를 바랐다. 경쟁구도에 들어가야 하는 기존 인터넷은행들마저 네이버의 참여에 기대를 걸었다. 지금 상황에서는 경쟁보다는 전체적인 붐 조성이 먼저라는 이유에서였다. 금융위원회가 국회 정무위원회 김종석 자유한국당 의원에게 제출한 '인터넷은행 인가심사 설명회 참가 신청자 명단'에 따르면 기존 인터넷은행에 관심을 보였던 은행, 카드사, 증권사 등 금융회사를 비롯해 티맥스, 위메프 등이 설명회에 참석했다. 이들마저도 키움증권 정도를 제외하면 모두 '시장조사 차원'이라던가 '분위기 파악'이라며 한 발 빼는 모습을 보였다. 규모가 큰 ICT 기업만이 차별화된 아이디어를 낼 리 없다. 그럼에도 모두가 네이버만 바라봤다는 것은 국내 금융권을 둘러싼 답답한 규제와 불확실한 환경 속에서는 그 정도로 플랫폼과 자본력이 갖춰진 곳만이 경쟁력을 가질 수 있다는 자조나 마찬가지다. 간편송금 서비스로 잘 알려진 토스(TOSS)는 가입자 1000만에 기업가치는 1조3000억원 안팎으로 평가받고 있다. 지방 금융지주의 시가총액을 웃도는 규모다. 이미 핀테크 혁신은 시작된 셈이다. 핀테크 혁신의 불길이 사그러들지 않도록 인터넷은행 역시 새로운 플레이어의 불안함을 날려줄 해법이 필요한 때다.

2019-01-28 15:07:52 안상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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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수첩]세상을 바꾸는 펀드

돈이면 다 된다. 적어도 금융투자업계 인식은 그렇다. 돈이 고객이고, 돈이 목적이다. 이런 시장에서 ESG(환경·사회·지배구조)를 논하는 것은 넌센스로 보일지 모른다. 하지만 역설적으로 돈으로 사회를 바꾸는 시도가 계속되고 있다. 그 선두에 미국 자산운용사 스테이트 스트리트 글로벌 어드바이저스(SSGA)가 있다. SSGA는 '의결권'을 통해 여성의 사회진출을 돕고 있다. 대표적인 상품은 'SPDR SSGA 젠더 다양성 ETF(상장지수펀드)'다. SSGA에 따르면 지난 2년여 간 여성 이사가 한 명도 없던 1228개 기업 중 약 26%에 해당하는 329곳에 여성 이사를 임명하거나 임명 계획을 세우도록 만들었다. 비결을 간단하다. ETF에 모인 자금을 기반으로 기업에 대한 의결권을 가지고 의견을 개진하는 것이다. 그렇다고 '이사회에 여성을 포함시킬 것'이라는 강요보다는 '이사진 자격 중 최고경영자(CEO) 출신 요건을 제외하라'고 요구하는 식이다. 다양한 풀 안에서 이사진 구성이 이뤄져야 전문성을 가진 여성에게도 자격이 주어질 수 있어서다. 여성의 다양성을 존중하는 기업일수록 수익이 좋다는 여러 연구결과는 SSGA의 투자철학에 힘을 실어준다. 사회 변화를 능동적으로 받아들이는 기업이 결국 수익을 내는 방식에서도 유연하게 대처했을 것이다. 실제 모건스탠리캐피털인터내셔널(MSCI)이 2015년 4200개 상장기업을 대상으로 연구한 결과 강력한 여성 리더십을 보유한 기업은 그렇지 않은 기업보다 자기자본이익률이 36.4% 높았다 돈으로 세상을 바꾸려는 SSGA의 도전은 계속된다. 로리 하이넬 글로벌 부 CIO(최고투자책임자)는 "펀드가 나라의 젠더 문화를 바꿀 수 있다고 믿는다"며 "이 여정은 계속되고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이같은 노력은 미국에만 국한시키는 게 아니라 전 세계 많은 국가에 적용할 것"이라고 말했다. 현재 SSGA는 한국투자신탁운용가 손을 잡고 국내 ESG 펀드 출시를 계획하고 있다. 참고로 대한민국 기업의 임원진 중 여성 비율은 3% 남짓이다. 스튜어드십코드 도입으로 돈으로 세상을 바꾸려는 SSGA와 같은 투자기관이 많아질 것으로 보인다. 금융투자업계는 그 나름의 방식으로 사회 발전에 기여하고 있다.

2019-01-24 13:24:31 손엄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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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수첩]막 오른 코리아그랜드세일

[기자수첩]막 오른 코리아그랜드세일 지난 17일 '코리아그랜드세일' 행사의 막이 올랐다. 올해로 10회째를 맞는 행사로, 정부는 이번 행사에 큰 기대감을 나타내고 있다. 이번 행사는 문화체육관광부와 한국방문위원회가 주최하고 있다. 외국인 관광객을 적극적으로 유치하고 관광 수입을 늘리겠다는 목적이다. 총 43일동안 서울을 비롯한 수도권, 전국 주요 지자체에서 열린다. 참가 업체도 지난해와 비교해 약 10% 증가했으며, 유통, 패션 등 다양한 업계에서 많은 혜택을 제공한다. 정작 참여업체들은 시큰둥한 반응이다. 그동안 '코리아그랜드세일'에 참여했지만 별다른 효과를 보지 못했기 때문이다. 외국인 관광객 비중이 높은 면세업계에서는 이 행사에 큰 매력을 못느끼고 있다. 주고객은 중국인이 대다수고, 매출 대부분이 보따리상으로부터 나오면서 행사 효과가 크지 않다고 판단한다. 아울러 기존 할인혜택과 '코리아그랜드세일' 혜택이 겹치면서 행사기간 매출 변화가 크지 않는 것으로 나타났다. 백화점업계는 국내 고객이 주고객이라 행사 효과가 미비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이에 유통업체들이 행사 기간이 아닌 다른 기간에 자발적으로 대규모 할인행사를 실시하고 있다. 또한 지난해 말 진행된 한국판 블랙프라이데이 '코리아세일페스타(코세페)'가 끝난지 얼마 안된 상태에서 비슷한 이름의 대규모 세일 행사를 시작하면서 소비자들의 혼란만 부추겼다는 지적도 있다. 유통업계 관계자는 "세일은 1년 내내 진행된다고봐도 무방하다. 코리아그랜드세일 행사에서 볼 수 있는 종류의 세일이 많아 효과도 크지 않다. 단지 보여주기식으로 비춰진다"고 말했다. 정부 주도로 진행되면서 업체들의 눈치를 보며 행사에 참여하고 있지만, 업체들이 주도적으로 나설 수 있도록 해야한다는 목소리도 있었다. 정부가 '코리아그랜드세일'을 통해 외국인 관광객에게 한국관광의 즐거움을 주고 싶다면 정확하게 분석하고, 업계의 목소리에 귀 기울여 부족한 부분은 보완해야 한다. 업체들이 먼저 행사에 참여할 수 있는 방법을 찾아야 할 때다.

2019-01-23 15:19:11 박인웅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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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수첩] 택시·카풀업계, 기술과 사람 간 상생 이루길

지난 8일 세계 최대 가전 전시회인 'CES 2019'에 참석하기 위해 미국 라스베이거스를 찾았다. 수많은 신기술과 신제품들이 기자의 눈을 사로잡았다. 하지만 한국에 돌아온 후 기억에 남는 것은 따로 있다. 세계적인 차량공유 서비스 우버다. 호텔에 우버 승강장이 있었다. 스마트폰으로 우버를 호출하고 승강장에서 기다려 차를 타면 된다. 많은 사람들이 택시가 아닌 우버를 기다렸다. 뿐만 아니라 우버는 영업용 차량처럼 승객을 위한 편의를 갖추고 있었다. 아예 우버 기사를 직업으로 삼고 있는 사람이 많기 때문이다. 승객 입장에서는 택시보다 가격은 저렴한데 편리하기까지 해서 좋았지만 한편으론 한국에서 벌어지는 카풀 논쟁이 떠올랐다. 택시 업계가 외치는 '생존권 사수'가 과장이 아니라고 느껴진 탓이다. 이런 이유들로 우버는 2015년 전 한국에서 퇴출당했다. 4년이 지난 지금, 비슷한 일이 반복되고 있다. 카카오의 자회사 카카오모빌리티가 지난해 2월 카풀 서비스 진출을 선언했지만 아직 공식 서비스를 시작하지 못하고 있다. 택시업계의 반발 끝에 지난 15일 카카오는 카풀 시범서비스를 종료하겠다고 밝혔다. 택시업계와의 대화를 위한 결정이었다. 마침내 22일 국회에서 택시업계와 카풀업계의 갈등을 해소하기 위한 사회적 대타협기구 출범식이 열렸다. 택시 기사는 생존권, 카카오는 이윤을 걸고 대화에 임하는 만큼 갈 길은 멀어 보이지만 공식적인 첫 대화라는 데 의미가 있다. 정부는 택시산업의 근본적인 체질 개선과 처우 개선 방법을 논의하겠다고 밝혔다. 택시업계도 카풀을 무조건 반대하기보다는 카풀 업계가 말하는 상생에 대해 협의해 나갔으면 하는 바람이다. 기술 발전을 강조하는 카풀업계는 누구를 위한 기술인지 생각해야 한다. 승객의 편의가 우선이 될 수 있지만 카풀이 기존 운송사업자인 택시업계에도 도움이 될 것이라고 설득하는 게 중요하다. 결국 모두가 함께 사는 게 세상이고, 기술은 사람을 위해 발전해야 하기 때문이다.

2019-01-22 17:17:31 구서윤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