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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수첩] 서비스 특성 무시한 5G 요금제에 사업자만 '답답'

과학기술정보통신부가 5세대(5G) 이동통신 상용화 서비스를 이달 안에 시작하지 못할 것으로 선언했지만 여전히 5G 홍보 열기가 뜨겁다. 설익은 과일에 기대만 높아지는 모양새다. 단말도 준비가 덜 됐지만, 가장 중요한 매듭이 여전히 풀려있다. 5G 요금제 책정 문제다. 정부는 5G 상용화를 미룬 이유로 단말 출시 지연과 요금제가 준비되지 않은 점을 꼽았다. 과기정통부는 최근 이동통신 1위 사업자 SK텔레콤의 5G 이용약관(요금제) 인가신청을 반려한 바 있다. SK텔레콤이 신청한 5G 요금제가 대용량·고가 구간만으로 구성돼 있다는이유에서다. 정부가 통신사의 요금제 인가 신청을 반려한다고 공식 발표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소비자단체들도 거들고 있다. 이날 소비자·시민단체는 SK텔레콤 본사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SK텔레콤은 7만원 이상 가격대로만 구성된 5G 요금제안을 철회하고, 다양한 중저가 요금제를 출시하라"고 촉구했다. 이에 대해 업계에서는 불만의 목소리가 여기저기 나온다. 5G 서비스는 롱텀에볼루션(LTE)의 프리미엄 버전 서비스이기 때문에 LTE와 같은 중저가 요금제가 나오기 어렵다는 이유에서다. 초기에는 5G가 상용화 돼도 LTE와 같이 병행해서 이용하기 때문에 고용량의 콘텐츠를 이용하는 소비자만 5G 요금제를 신청할 가능성이 높다. 업계 관계자는 "서비스 특성은 뒤로 하고, 요금 가격만 따지고 있다"며 "5G 서비스 상용화 지연을 사업자에게 미루려는 처사"라고 토로하기도 했다. 5G 서비스가 상용화 하기도 전에 제 2차 요금제 전쟁이 일어날 가능성을 예고하는 셈이다. 5G는 이전에 없던 새로운 서비스인 만큼 단말부터 기술, 콘텐츠, 요금제까지 모두 '새 판'을 짤 수밖에 없다. 이미 세계 최초 3월 5G 상용화가 무색한 만큼 정부도 급한 발걸음을 멈추고, 책임을 사업자에게 돌리는 것보다 새 판을 깔 기반을 튼튼하게 다져야 할 때다.

2019-03-14 15:52:20 김나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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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수첩]미세먼지 특수 노리는 얄팍한 상술 버려야

집 밖으로 나가기 전 날씨를 확인할 때, 미세먼지 농도 확인을 필수적으로 하는 시대가 됐다. 연일 미세먼지 관련 뉴스가 나오고, 미세먼지는 '나쁨' 상태를 보이고 있는 탓이다. 공기청정기와 마스크도 필수품으로 자리 잡았다. 주변만 봐도 마스크를 끼고 다니는 사람이 눈에 띄게 늘었다. 작년까지만 해도 미세먼지라는 단어에 크게 상관하지 않았지만 올해 들어 마스크를 착용하기 시작했다는 목소리도 많이 들린다. 예전에는 미세먼지 상태가 나쁜 날에 돌아다녀도 몸에 큰 이상을 못 느꼈지만, 요즘 들어 마스크 없이 돌아다니면 목이 따끔거리고 기침이 난다는 이유에서다. 미세먼지의 심각성을 몸소 느끼게 된 상황이다. 숨 쉬는 환경이 나빠진 만큼 공기청정기, 마스크 등 미세먼지 관련 상품은 불티나게 팔리고 있다. 미세먼지 특수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G마켓과 옥션, G9을 운영하는 이베이코리아는 지난달 28일부터 5일간 미세먼지 관련 용품 판매가 전주보다 최대 7배까지 늘었다고 밝혔다. 미세먼지 대비 제품에 대한 수요가 크게 늘어난 것이다. 삼성전자와 LG전자 등 공기청정기 제조업체는 판매가 급증해 생산라인을 풀가동하고 있다. 이런 상황을 이용해 수익을 올리려는 얄팍한 상술도 덩달아 활개다. 한 소셜커머스 업체는 1팩에 25개의 마스크가 들어있는 제품의 가격을 하룻밤 사이 4000원 인상해 소비자들의 원성을 사기도 했다. 대부분 마스크가 일회용이기 때문에 가격 부담이 상당하다. 포털사이트에서 가격을 보고 판매 사이트로 이동하면 가격이 몇 만원씩 올라가 있는 경우도 있다. 수요가 많은 틈을 타 수익을 올리겠다는 심산이다. 가뜩이나 나빠진 공기질 때문에 답답한 소비자는 이런 상황에 직면해 분통을 터뜨릴 수밖에 없다 당장의 이익만을 생각한 업체의 잘못이 크다. 사실 미세먼지는 최근 몇 년 사이 뜨거운 이슈로 떠올랐지만 과거부터 존재했고, 획기적인 해결책이 나오지 않는 이상 앞으로도 지속될 것이다. 당장의 수익만을 바라볼지 미래를 바라볼지는 업체에 달렸다.

2019-03-13 17:17:49 구서윤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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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수첩] 대입 발가벗기면, 사교육 잡을 수 있나

지난해 사교육비가 1년 만에 8000억원 오르는 등 3년 연속 증가세다. 증가폭도 전년보다 높아졌다. 사교육비 증가는 이미 예견됐다. 초중등 공교육의 변화와 대학 입시 제도 개편 등 불확실성이 컸기 때문이다. 지난해 초등학교 1,2학년생은 유치원때 배우던 영어를 방과후학교에서 배우지 못했고, 올해 고 1,2,3학년은 모두 다른 대입을 치른다. 이들이 사교육으로 내몰렸을 가능성이 크다. 중등교육에선 2025학년도 고교학점제 전면 도입을 앞두고 학생 평가를 바꾸고 있다. 부모가 자녀를 학원에 데려가지 않으면 더 이상할 지경이다. 교육의 불확실성과 그로 인한 혼란, 사교육비 증가 사태는 흡사 1990년대 초반 학력고사 마지막 세대와 대학수학능력시험 첫 세대가 겪은 혼란이나 이들이 졸업할 때 쯤 불어닥친 IMF 이후 극심한 취업난을 연상케 한다. IMF가 전 세계적인 불황 여파였고, 학령인구가 감소한 지금의 상황에서 사교육비가 오히려 증가한 건 그 때와는 다르다. 결국 사교육을 부추긴 건 오락가락 대입 정책이었던 셈이다. 통계상 학생 1인당 사교육비를 보고 교과 당 고작 몇 만원씩 오른것으로 치부할 일은 아니다. 공교육으론 불안하다는 심리적 소모 비용을 더 주목해야 한다. 너도나도 사교육에 몰리면서 가정 형편에 따라 5배 정도 차이가 나는 사교육비로 인한 상대적 박탈감도 풀어야 할 숙제다. 수도권의 유명한 학원가에서는 과목당 월 100만 원 정도를 학원비로 받는다. 이날 교육부가 내놓은 사교육 경감 대책은 재탕이거나 실효성에 의심이 가는 구호에 그칠 가능성이 커 보인다. 학원 등 교습비에 대한 점검도 그동안 여러차례 해왔지만, 사교육 수요를 낮추지 않는 이상 효과가 없다. 특히 대학의 신입생 선발 기준과 선발 결과를 모두 공개하는 건 대입에 사교육을 끼어들일 여지를 높일 수 있다. 서울대 등 일부 대학이 학생부종합전형 선발 기준을 제대로 공개하기 힘든 건 이때문이다. 대입 전형의 단순화는 대학의 학생 선발 변별력에 영향을 주는 사안으로 신중해야 한다. 대책이 또 다른 대책을 필요로하는 악순환이 지속될 수 있다. 정부의 사교육 경감 대책이 이정도라면, 내년에 나올 사교육비 통계가 올해보다 좋아질 지 의문이다. 교육과 교육·대입 정책은 다르다. '거꾸로 학습'이나 '융복합 교육' 등 교육계의 교수법 변화를 '교육실험'이라고 칭찬할 수는 있지만, 교육·대입 정책을 실험처럼 하면 안된다. 평등교육과 창의교육 등 명분있는 교육·대입정책도 속도를 조절해야 하고 부작용을 제거하는 장치를 우선 만들어야 한다. 미래 교육을 위한다고 현재 학생들의 교육을 희생시키지 말길 바란다.

2019-03-12 14:26:05 한용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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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수첩]장애인일자리 저임금 굴레 여전

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고용한파가 여전한 모습이다. 심지어 청년층에서 우리 사회의 허리 역할을 맡고 있는 30~40대로 번지고 있는 모습까지 보이고 있다. 이런 가운데 언제나 비장애인들보다 더 좁은 취업문으로 고통 받았던 장애인들의 고용한파는 더욱 매서울 것이라는 걸 쉽게 짐작 할 수 있다. 최근 한국장애인고용공단이 발표한 '2018년도 4/4분기 장애인 구인·구직 및 취업동향'을 보면 이 같은 사실을 확인할 수 있다. 자료에 따르면 표면적으로는 장애인 취업자 수가 8476명으로 전년에 비해 44.7%나 증가하는 등 개선된 것으로 나타났다. 하지만 좀 더 자세히 들여다보면 장애인 일자리가 개선됐다고 말하기 힘들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취업을 한 장애인은 늘어났다 하더라도 여전히 저임금의 굴레에서 벗어나고 있지 못하기 때문이다. 분석 결과, 장애인 취업자 수의 절반이 넘은 인원이 여전히 200만원 이하의 임금을 받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구체적으로 취업자 중 임금 150~199만원이 3832명(45.2%), 50~99만원 1287명(15.2%), 100~149만원 620명(7.3%)이었고, 50만원 미만도 99명이나 됐다. 반면, 200~249만원은 6.7%(160명), 250만원 이상 2.7%(78명)에 불과했다. 또 취업자의 직종을 살펴보면, 단순노무 종사자가 3083명(36.4%)으로 가장 많았고, 사무종사자 1647명(19.4%), 장치·기계 조작 및 조립 종사자 578명(6.8%), 서비스 종사자 431명(5.1%) 등의 순으로 나타났다. 지난해에 개봉돼 사회적으로 잔잔한 반향을 일으켰던 독립영화 '어른이 되면'은 시설에서 나와 자립하기 위해 노력하는 장애인을 주인공으로 하고 있다. 이 영화는 장애인 탈시설화와 장애인복지의 실질적 개선에 대한 화두를 제시했다. 장애인 탈시설화와 복지의 최우선 과제는 역시 질 좋은 일자리라고 할 수 있다. 수많은 시혜적 정책들 보다 장애인들이 스스로 경제적 주체가 돼 사회생활을 할 수 있는 기반을 만들어 주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기 때문이다. 올해에는 정부가 장애인의 취업자 수를 늘리는 것 보다 장애인 일자리의 질을 개선하는데 더욱 신경쓰길 기대한다.

2019-03-11 10:35:43 최신웅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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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수첩] 이상한 나라의 전세제도

"전세 제도는 우리나라에만 있는 거예요." 최근 불거진 '역전세', '깡통전세' 현상으로 부동산 전문가들에게 해법·조언 등을 구할 때면 종종 돌아오는 대답이다. 우리나라에선 주택 거래 유형이 크게 매매, 전세, 월세 등으로 나뉜다. 이 중 전세와 월세는 '렌트(rent)'의 개념이다. 매매값의 절반 수준 정도를 전세보증금으로 내면 일정 계약기간 집을 빌려 쓸 수 있고, 계약이 만료되는 날 임대인으로부터 다시 보증금을 돌려받는 제도다. 한 부동산 전문가는 전세 제도를 '획기적인 제도'라고 설명했다. 박정희 정권 때 건설경기 부흥을 위해 도입돼 집주인은 전세보증금을 활용해 자산을 불리고, 세입자는 주거안정을 누릴 수 있었다고 했다. 물론 '순(順)기능'만 보면 그렇다. 그러나 맹점도 크다. 임차인이 임대인으로부터 전세보증금을 받지 못해 벌어진 수많은 피해들이 대표적이 예다. 최근엔 전세보증금 보증 보험 등 임차인 보호 제도가 생기긴 했지만, 아직도 전세 계약 만료일에 임대인으로부터 강제적으로 돈을 받아내는 법적 제도가 전무하다. 전세금을 받으려면 긴 싸움에 거쳐 법정 싸움을 하거나, 그 과정에서 집이 경매에 넘어가면 전세금을 다 돌려받지 못하는 등 다양한 피해사례가 있다. 주택 투기의 수단으로 작용하기도 한다. 전세를 끼워 집을 사(갭투자) 여러 채의 주택을 소유하고 웃돈을 붙여 파는 식이다. 최근 발생한 역전세난도 갭투자 등에서 비롯된 현상 중 하나다. 주택 시장에선 '대출 없이 현금으로 집 사면 등신'이라는 얘기가 나올 정도다. 저금리에 주택 가격이 치솟자 갭투자자들이 늘었는데, 정부의 부동산 정책 등으로 다시 주택 가격이 떨어지고 전세 물량이 많아지자 임대인들이 새로운 세입자를 구하지 못하거나 전세보증금 마련하지 못해 곳곳에서 갈등을 겪고 있다. 피해사례가 속출하자 세입자들의 불안감은 날이 갈수록 커지고 있다. 그러나 정부는 선을 그었다. 지난달 최종구 금융위원장은 "역전세는 집주인이 해결할 일"이라고 말했다. 이 가운데 전셋값은 빠르게 떨어지고 있다. KB부동산에 따르면 3월 4일 기준 서울 아파트 전세가격은 전달보다 0.07% 하락, 14주째 내리막길을 타고 있다. 신규 분양가는 점점 높아지고, 서울 집값은 아주 천천히 조정될 뿐 여전히 수억원대서 요지부동이다. 주기적으로 나타나는 역전세 현상 등의 피해를 막기 위해선 전세 제도의 근본적 맹점을 손봐야 할 때다.

2019-03-10 17:21:58 채신화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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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수첩] 이명박의 세 가지 약속

의자 등받이를 힘겹게 붙잡던 노신사가 결국 고집을 꺾고 자리에 앉았다. 변호인의 부축이 없으면 일어서지 못하던 이명박 전 대통령은, 보석 허가 이유를 설명하는 재판부 앞 증언석에 힘 없이 주저앉았다. 6일 낮 12시 7분 서울고등법원 303호. 법원 밖으로 속보를 쏘아올린 기자들은 "(보증금 10억원 등) 조건을 받아들일 지 10분간 변호인과 상의하라"는 정준영 부장판사의 말에 멈칫했다. 휴정 시간 내내, 법정에선 "재판부가 솔로몬의 지혜를 발휘했다"는 측근들의 평가가 쏟아졌다. 하지만 솔로몬이 내린 판단의 이면에는 감당하기 벅찬 약속의 무게가 있다. 정 부장판사는 이 전 대통령에게 "재판에서 느꼈겠지만, 재판은 현재의 피고인이 과거의 피고인과 대화하는 과정"이라며 "본인이 기소된 범죄 사실을 하나하나 다시 읽고 과거를 찬찬히 회고하라"고 당부했다. "앞만 보고 달려온 사람이 뒤를 돌아보았다"는 그의 회고록 '대통령의 시간' 첫 문장은 이렇게 다시 쓰였다. 이번 보석의 핵심은 피고인의 방어권이다. 1심 당시 증인신청을 하지 않던 그의 태세 전환은 2심 시작과 동시에 비난을 샀다. 하지만 이학수 전 삼성 부회장을 비롯한 핵심 증인들의 폐문부재(문 닫히고 사람이 없음), 구속 기한인 다음달 8일 전에 재판을 끝내자는 검찰의 태도를 보면, '피고인 이명박'을 향한 검지 손가락을 접게 된다. 그러니 이 전 대통령은 건강해야 한다. 매일 한 시간 넘게 운동하고 성실히 재판에 임하라는 정 판사의 말은 조언이 아닌 명령에 가깝다. 재판부는 앞으로 소환을 피하는 증인에게 구인 목적의 구속영장을 발부한다고 엄포를 놓았다. 법원이 4월 3일까지 소환한 증인만 9명에 이른다. 이제 이 전 대통령은 그들과 촌각을 다투는 기억 싸움을 벌여야 한다. 강훈 변호사가 강조했듯, 그의 뇌물·횡령 혐의를 가늠할 전달책의 진위를 가려야 한다. 회고록을 쓸 때 전직 대통령의 원칙은 명확했다. "사실에 근거할 것, 솔직할 것, 그럼으로써 후대에 실질적인 참고가 될 것." 두 번째 회고록이 될 그의 재판에서, 법원의 엄포에 모습을 드러낼 공동 집필자들은 이 원칙을 요구받게 된다. 그리고 이 전 대통령 역시 책을 쓰던 6년 전의 그 약속을 떠올려야 한다.

2019-03-07 13:41:52 이범종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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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수첩] LCC여, '합종책'으로 맞서라

중국 전국시대 후기 연나라의 소진(蘇秦)은 막강한 진(秦)나라에 맞서 제(齊), 연(燕), 조(趙), 한(韓), 위(魏), 초(楚) 등 6개의 나라가 연합하는 합종(合縱)책을 제시했다. 당시 진나라는 이름난 법가사상가 상앙의 부국강병책을 채택해 중국 최강국으로 떠올랐다. 7개나라 중 가장 강한 군사력을 가진 진나라는 천하통일을 위해 나머지 국가들을 공격할 기회를 엿보고 있었지만 이 여섯 나라들은 서로 합치지 못하고 각자 자기 살 길만 찾고 있었다. 그러나 달변가였던 소진은 합종을 위해 진나라에 대적하고 있는 6개국의 사정과 왕들의 성향을 완전한 파악한 뒤 이들을 설득시켰고 세 치 혀로 일거에 6개 나라의 재상이 됐다. 소진의 합종책으로 6개국이 연합하자 실제로 진나라는 15년 동안 군대를 움직이지 못하고 수세에 몰렸다. 최근 항공업계 '뜨거운 감자'중 하나였던 인천~몽골 울란바토로 추가 운수권은 대형항공사(FSC)인 아시아나항공에게 돌아갔다. 6개의 저비용항공사(LCC) 중 제주항공과 티웨이항공, 이스타항공 등이 운수권 획득에 강한 기대감을 표출했지만 대형항공사의 벽을 넘지 못했다. 아시아나항공과 함께 국내 항공업계 양대산맥인 대한항공의 30년 독점노선이 깨졌다는 것에 만족해야 했다. 신규 LCC면허 발급을 받기 위한 경쟁도 치열했다. 지난 2015년 에어서울 이후 4년간 '공석' 이었던 7번째 LCC 자리를 두고 플라이강원, 에어로케이, 에어프레미아, 에어필립, 가디언즈 등 5곳이 각축전을 벌였다. 이용률이 저조한 지방공항을 존손시키기 위해 지방정부까지 나서 면허발급 총력전을 펼쳤다. 이런 상황 속에서 업계는 신규 LCC 간의 과열 경쟁을 우려하고 있다. 그러나 저비용항공사가 진정 걱정해야 하는 것은 대형항공사의 팽창이다. 저비용항공사 역시 성장을 거듭한다면 훗날 대형사와의 정면대결은 피할 수 없게 될 것이다. 지금 이들에게 필요한 것은 합종이다. 자구책을 펼치기 보다는 대형항공사에 대등해질 만한 상생방안을 서로 구상하면 어떨까. 하나 보다는 둘 이상이 낫지 않은가.

2019-03-05 13:40:56 정연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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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수첩] 살라미 전술과 시나브로

살라미 전술이란 말이 있다. 조금 생소할 수 있는 이 말은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두 번째 회담 후 주요포털 실시간 검색어를 장악했다. 살라미 전술과 제2차 북미정상회담은 어떤 관계일까. 살라미 전술은 협상용어의 하나다. 한 과제를 여러 단계별로 세분화해 하나씩 해결하는 전술을 뜻한다. 전문가들에 따르면, 북한은 이 전술을 지난달 27일부터 28일까지 베트남 하노이에서 열린 2차 북미회담 때 사용했다. 핵 관련 협상 단계를 최대한 세분화해 단계별로 이슈화하고, 이를 통해 미국과 국제사회로부터 경제적 보상을 최대로 끌어내려고 했다. 핵 협상을 너무 세분화한 탓일까. 두 정상의 회담은 결렬됐다. 트럼프 대통령은 회담 결렬 후 숙소로 돌아와 "(북한은) 영변 핵시설 해체로 국제사회의 전면적인 제재완화를 요구했으나 이를 받아들일 수 없었다"고 했다. 북한이 제시한 비핵화 조치와 미국의 상응조치간 인식 차가 컸던 것이다. 회담이 결렬되자 우리나라를 비롯한 국제사회는 큰 충격을 받았다. 이번 회담에서 구체적인 비핵화 로드맵이 나올 것으로 기대했기 때문이다. 이러한 충격을 인지했을까. 회담 결렬 후 김 위원장과 트럼프 대통령, 그리고 문재인 대통령은 충격완화 작업에 들어갔다. 새로운 한반도 평화 비전을 국제사회에 보여준 것이다. 김 위원장은 회담 결렬 다음날인 지난 1일 응웬 푸 쫑 베트남 국가주석을 만나 '도이머이(대외 개방) 정책' 가능성을 논의했다. 문 대통령은 같은날 3·1절 100주년 기념식 축사 때 '금강산 관광·개성공단 개방'을 놓고 트럼프 대통령과 협의할 것임을 알렸다. 남북미 정상들의 이러한 행보는 모두 한반도 평화와 연관이 깊다. 시나브로란 말이 있다. '모르는 사이에 조금씩'을 뜻하는 순우리말이다. 북미 정상간 회담이 결렬됐지만 우리는 조금씩 한반도 평화시대에 시나브로 다가가는 게 아닐까. 또 회담 결렬은 평화란 큰 물줄기 아래 잔파도는 아닐까.

2019-03-04 10:20:51 우승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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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수첩] 신형 쏘나타 '택시' 이미지 벗을까

"한국의 택시를 상징하는 차량은 쏘나타 뿐인가요?" 현대자동차가 내수시장에서 연타석 홈런을 노리고 있다. 현대차가 지난해 대형 스포츠유틸리티차(SUV) 팰리세이드 흥행에 이어 올해는 신형 쏘나타(프로젝트명:DN8)로 중형 세단 시장 공략에 나선다. 이번달 출시를 앞둔 신형 쏘나타에 대한 대중의 관심은 높다. 자동차 관련 커뮤니티에서는 신형 쏘나타로 예상되는 스파이샷 공개와 출시 시점에 대한 이야기 등 이슈가 끊이지 않고 있다. 문제는 과거 '국민중형세단'이라는 명성을 얻을 수 있을지 여부다. 특히 쏘나타는 출시마다 소비자들 사이에서 뛰어난 가성비(가격대비성능)를 앞세워 흥행을 이어갔다. 하지만 언제부턴가 '쏘나타=택시'라는 이미지가 강해지면서 소비자들에게 외면 받기 시작했다. 실제 내수 시장에 판매된 쏘나타는 일반 승용보다 택시 판매 물량이 높다. 지난해 쏘나타 전체 판매량 중 택시가 절대 다수를 차지하는 2.0LPG모델의 판매 비율이 전체 판매량의 과반을 넘는 56%를 기록했다. 주변 지인들과 신형 쏘나타 출시에 대한 이야기를 나누다 보면 "일본이나 미국, 유럽 등은 그 지역을 상징하는 택시가 있는데 한국은 쏘나타가 그 역할을 하는것 같다"는 이야기를 종종 듣는다. 이처럼 '아빠차'에서 '국민택시'로 이미지가 굳어지자 현대차는 최근 "신형 쏘나타는 택시를 만들지 않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중형 세단 시장은 가장 규모가 크고 최근 시장이 위축된 것처럼 보이지만 신차 출시를 앞두고 대기 수요도 증가하고 있어 놓칠 수 없기 때문이다. 이에 대해 소비자들은 대부분 만족스러운 반응을 보이고 있지만 일각에서는 "쏘나타는 택시를 분명히 내놓을 수밖에 없을 것" "지난번 모델도 택시는 없을것이라고 하지 않았나"라는 의견을 내놓고 있다. 쏘나타가 중형 세단 시장에서 명성을 되찾기 위해서는 현대차의 노력이 어느때보다 절실할 것으로 보인다. 쏘나타의 '국민중형세단' 명성을 유지함과 동시에 택시 업계의 반발을 막을 방법을 찾아야하기 때문이다. 가까운 나라 일본이나 유럽의 택시를 보면 답은 간단하다. 도요타는 크라운 모델을 일본 전용 택시 모델로 생산하고 있으며 영국은 블랙캡으로 택시를 운영하고 있다. 덕분에 해당 도시의 여행을 앞두고 택시하면 떠오르는 차량이 있다. 현대차가 최초의 국산 고유 모델로 선보인 포니를 개발해 택시 모델로 출시하는 건 어떨까하는 생각이든다. 현대차가 한국을 상징하는 모델을 선보임과 동시에 국민 브랜드의 가치를 유지할 수 있는 방법이 어떤게 있을지 그 어느 때보다도 빠른 지원과 결단력이 필요한 상황이다.

2019-03-04 06:55:44 양성운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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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수첩]금융중심지가 뭐길래

"한국산업은행·한국수출입은행의 본점을 전라북도에 두도록 함으로써 전북의 금융 인프라 조성 및 육성에 기여하고…." 김광수 민주평화당 의원이 발의한 산업은행법·수출입은행법 개정안이다. 산은과 수은 본점을 전북으로 이전하는 내용이다. 김 의원은 전북 전주가 지역구다. "한국은행·산업은행·수출입은행·중소기업의 본점을 서울특별시에 두도록 하는 규정을 삭제하고 정관으로 정하는 바에 따라 필요한 곳에 본점을 둘 수 있도록…." 김두관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산은 등의 본점을 서울에 두도록 한 규정을 아예 삭제하는 개정안을 발의했다. 이게 끝이 아니다. 부산 연제 김해영 더불어민주당 의원도 개정안을 준비 중이다. 이번엔 산은 등의 본점을 부산으로 옮겨야한다는 법안이다. 제3금융중심지 논의가 산으로 가고 있다. 지역 간 대결구도가 되면서 이번엔 불길이 정치권으로 옮겨붙었다. 현재 금융중심지로 지정된 곳은 서울 여의도와 부산 문현지구다. 지난 2009년 1월에 지정됐다. 10년이 지났지만 성과는 저조하다. 국제금융센터지수(GFCI)는 하락세며, 외국계 금융회사는 최근 몇 년새 철수하거나 영업을 축소하겠다고 밝혔다. 최종구 금융위원장은 지난 15일 부산 금융중심지 지정 10주년 기념 세미나에서 "외형적·물적 인프라 대비 내실 있는 성장은 일궈내지 못했다"고 지적하기도 했다. 저조한 성과가 반대로 국책은행 본점 이전에 매달리는 결과를 낳기도 했다. 다른 파급효과가 없으니 국책금융기관이라도 잡아야 한다는 얘기다. '금융중심지 추진전략 수립 및 추가지정 타당성 검토를 위한 연구' 용역은 지난달 말에 마무리됐다. 금융위서 이를 토대로 내부 검토에 들어갔으며, 상반기 중으로 추진위를 열고 향후 방향을 논의할 예정이다. 국책은행들의 본점을 어디에 둘 것인지보다 금융 경쟁력을 강화하기 위한 방안이 먼저다.

2019-02-27 15:14:25 안상미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