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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수첩]금감원은 '번호표'를 잡을 수 있을까

"니가 형사야? 금감원 직원이면 앉아서 모니터나 볼 것이지. 왜 멀쩡한 사람한테 와가지고 범죄자 취급인데." 영화 '돈'의 한 장면이다. 주식브로커 조일현(류준열)이 자신의 뒤를 쫓는 금융감독원 자본시장 조사국 수석검사역 한지철(조우진)에게 소리친다. 한지철은 한 번 물기 시작하면 놓지 않는다 해서 '사냥개'로 불린다. 증시에서 전설적인 작전 세력인 '번호표(유지태)'를 잡기 위해 조일현 등 관련 인물을 감시하고, 통화내역을 들여다고 보고 윽박지른다. 실제보다는 영화적 허구를 많이 더한 모습이지만 여전히 한계는 있었다. 조일현이 "영장있어요? 영장없죠? 거기 감독만 하는 데니까 영장 없잖아요. 그럼 뭐 경찰이랑 같이 오시던가"라고 반박하는데 한지철은 더 이상 말을 이어가지 못한다. 사실 금감원 직원도 경찰 처럼 수사할 수 있는 제도가 있긴 하다. 바로 특별사법경찰 제도다. 금감원 직원도 지난 2015년 8월 특사경 추천 대상에 포함됐지만 아직 시행된 적은 한 번도 없다. 한지철은 말한다. "난 그냥 니들이 싫어. 니들이 하는 짓이 도둑질이나 사기랑 뭐가 다른데. 일한 만큼만 벌어." 싫어도 현실적으로 잡을 수 있는 방법이 없었다. 한지철 역시 금감원이 아닌 검찰로 파견돼서야 작전 세력을 잡을 수 있게 되지만 앞으로는 금감원 직원이 '번호표'를 잡을 수 있는 길이 열리게 됐다. 금융위원회는 지난 24일 특사경 제도 운영과 관련해 업무 관련 정보차단장치 설치 등의 내용을 담은 자본시장조사 업무규정 개정규정을 예고했다. 특사경으로 지명되는 금감원 직원은 주식시장의 시세조종(주가조작)·미공개정보 이용 등 불공정거래 행위 조사에서 통신기록 조회, 압수수색 등을 활용한 강제수사를 벌일 수 있다. 금감원은 규정 변경 등을 거쳐 특사경으로 추천할 직원 10명의 명단을 금융위에 전달할 계획이다. '번호표'를 잡을 특사경은 빠르면 다음달 출범할 예정이다. 특사경의 활약이 자본시장에 순기능으로 작용하길 기대해 본다.

2019-04-28 13:24:38 안상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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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수첩] 아시아나항공과 박삼구 회장

"창립부터 현재까지 31년간 무(無)에서 유(有)를 창조하는 마음이었다." 1990년 김포공항 국제선 2청사 3층 대합실. 이 자리에서 그와 그의 가족은 항공사로 새롭게 도약하기 위해 의지를 다진다. 그리고 어릴적부터 수리(數理)에 밝았던 그는 아버지의 자리에 오른 후 무에서 유를 창조하기 위해 늘 하이 리스크(High Risk) 방식을 택했다. 지난 2006년 대우건설에 이어 2008년 대한통운 인수에 도전했다. 대부분이 부채였지만 그에게 문제가 되지 않았다. 무에서 유를 창조하는 마음으로 시간이 지나면 계열사 역할을 톡톡히 할 수 있다고 확신했기 때문이다. 금호그룹 경영과 관련한 굵직한 사안에는 늘 "무리 아니겠냐"는 우려 섞인 말이 나왔지만 그는 늘 "해낼 수 있다"는 말로 일관했다. 그는 몸통을 부풀리면 내실도 채워질줄 알았다. 그러나 아니었다. 재계 8위까지 오르던 그의 창조과정은 금융위기를 이후로 하락수순을 밟았다. 자금력을 과시하는 듯 인수했던 대우건설과 대한통운은 헐값에 토해내야 했고, 인수에 돈을 태웠던 금호산업과 금호타이어는 재무구조개선절차를 밟았다. 그리고 내리막의 종착점은 아시아나항공 매각으로 이어졌다. 무에서 유를 창조했던 그가 유에서 무를 창조하게 된 것이다. "지금 회사가 처한 어려움을 현명하게 타개해 나갈 수 있도록 임직원 여러분의 동의와 혜량을 구한다" 박삼구 회장은 아시아나항공 매각을 앞두고 직원에게 편지를 보냈다. 자신의 욕심으로 일어난 상황의 해결을 직원에게 돌리는 것이 맞는 방법인지 모르겠다. 그나마 다행인건 사회가 불공정, 특혜와 반칙을 더 이상 용인하지 않는 시대가 됐다는 것. 더 이상 무에선 유가 나올 수 없는 구조가 됐다는 것이다. 사회가 요구하는 것은 아시아나의 투명한 경영뿐이다. 새 출발점에 서 있는 금호아시아나의 재도약을 기대한다.

2019-04-23 17:27:56 나유리 기자
[기자수첩] 치킨값 2만원시대가 저물가?

지난 2003년 '만원의 행복'이란 프로그램이 있었다. 연예인이 출연해 만원으로 일주일을 살아보는 방식으로 인기가 대단했다. 지금 이런 포맷의 프로그램을 한다면 어떤 제목이 적당할까. 사람마다 다르겠지만 '만원으로 하루 살기' 또는 '5만원의 행복' 정도가 적당해 보인다. 그만큼 물가가 많이 올랐다는 의미다. 2000원대였던 택시 기본요금은 4000원을 바라보고 있고 5000원짜리 점심은 찾아보기 힘들어졌다. 서민들의 얇아진 지갑을 표현하기 위해 흔히 비교 대상에 오르는 담뱃값은 2500원에서 4500원으로 올랐고 후라이드 치킨값은 2만원에 달한다. 그런데 정부는 물가가 너무 낮다고 한다. 통계청에 따르면 3월 소비자물가 상승률이 전년 동월 대비 0.4%로 3개월 연속 0%대에 머물고 있다. 저물가 추세에 접어들었지만 '체감 물가'는 그렇지 않다. 최근 한국은행이 집계한 3월 물가 인식은 2.4%로 조사됐다. 이는 지난 1년간 소비자가 인식한 물가 상승률로, 소비자가 체감하는 물가는 2.4%가 올랐다는 것이다. 실제 물가와 체감 물가의 '괴리'는 점점 더 커지고 있다. 지난달 물가 인식과 소비자물가 상승률 격차는 1.9%포인트를 기록했다. 2018년 1월(1.7%포인트) 이후 가장 커졌다. 그럼에도 정부는 디플레이션(물가하락 속 경기침체) 가능성은 낮다고 보고 있다. 최근 소비자물가 상승률이 둔화된 것은 주로 공급 측 요인에 따른 것으로 일시적인 요인에 의해 물가가 낮아졌다는 것이다. 한은은 오히려 물가가 오를 것으로 예측했다. 이주열 한은 총재는 "경기상황과 관련도가 높은 물가지표는 1%대 중후반 수준을 유지하고 있다"며 "하반기 이후에는 전체 소비자물가 상승률도 0%대에서 벗어날 것"이라고 강조했다. 정부는 국제유가 상승, 미·중 무역협상 영향, 최저임금 인상, 수출 감소 등 대내외 여건을 고려해 낮은 실제 물가와 상대적으로 높은 체감물가 간의 간극을 좁히는 노력이 필요하다.

2019-04-22 14:03:30 김희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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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수첩] 부분공개를 공개로··· 정보공개율로 꼼수 부리는 서울시

올해 1월 서울시는 행정안전부가 주관한 2018 정보공개 실태조사에서 우수기관으로 선정돼 장관 표창을 받았다. 시는 보도자료를 내고 지난해 전국 17개 시·도 중 2018년 서울시의 원문공개율이 93.9%로 1위를 달성했다고 밝혔다. 하지만 막상 서울시의 정보소통광장 홈페이지에 들어가 보면 확인이 불가능한 문서가 대다수다. 시의 높은 원문공개율의 비밀은 '부분공개'에 있다. 부분공개란 정보공개를 요구받은 문서 중 일부만 공개한다는 뜻이다. 부분공개 처리된 문서를 확인해 보면 정보 값이 거의 없다는 사실을 알게 된다. 지난해 서울시에는 1만6570건의 정보공개가 청구됐다. 이중 5824건이 전부공개, 2985건이 부분공개, 546건이 비공개 처리됐다. 전부공개와 부분공개 건수를 합치면 공개율은 94.2%다. 그러나 이는 옳은 계산법이 아니다. 가장 최근 부분공개 처리된 문서를 예로 들어 보겠다. 지난 20일 서울시 정보소통광장 홈페이지 내 '원순씨와 함께보는 문서'에 게시된 '2019년 제6차 도시계획위원회 심의안건 상정' 결재문서다. 해당 문서를 보면 '2019년 제6차 도시계획위원회 심의(예정) 안건을 아래와 같이 상정한다'는 한 줄 외에 새롭게 알 수 있는 정보가 전혀 없다. 시민들이 궁금해하는 심의 안건 목록은 비공개로 돼 있기 때문이다. 그럼에도 시는 이를 '부분공개' 처리해 놓고 결재문서 공개율을 높이는 꼼수를 부리고 있다. '부분공개'는 '대부분 비공개'로 명칭을 바꿔야 한다. 그리고 정보공개율 계산 시 공개된 문서에 포함시키지 말아야 한다. 부분공개를 비공개로 계산하면 지난해 서울시의 정보공개율은 겨우 절반을 넘긴 62.2%에 그친다. 같은 기간 결재문서의 경우 총 233만2889건 중 실제 공개된 문서는 25.8% 밖에 되지 않는다. 윤여진 언론인권센터 이사는 지난해 11월 열린 서울시 정보공개정책 포럼에서 "중요한 부분을 가린 채 부분공개를 하는 등 공개결정이 문서 생산부서의 권한인 상태에서는 정보 공개 만족도가 높지 않다"며 "비공개와 다를 바 없는 부분공개가 2000여건이면 서울시의 주장대로 정보공개율이 높다고 볼 수 없다"고 일갈했다. 시민의 알권리를 보장하고 행정의 투명성을 높이겠다는 서울시의 약속은 공허한 메아리였나.

2019-04-21 15:44:38 김현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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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수첩] 천천히 가도 괜찮아

우리나라가 세계 최초로 5세대 이동통신(5G) 상용화에 성공하면서 다시 한 번 인터넷 강국임을 증명해냈다. 하지만, 실제 속도와 활용도가 기대에 못미치면서 실제 5G 서비스를 이용하고 있는 소비자들은 씁쓸한 뒷맛을 숨기지 못하고 있다. 어쩌면 이미 예견됐던 얘기다. 이전에도 국내 이동통신 업체들은 새로운 무선통신 서비스가 시작될 때마다 서비스 질과 커버리지 문제로 곤욕을 치렀던 터다. 통신 품질 문제는 애먼 삼성전자의 '갤럭시S10' 품질 문제까지 불러왔다. 단말기 모뎀 성능에 문제가 있는 것 아니냐는 의혹이 제기되면서다. 통신사와는 달리 스마트폰이 전 세계 소비자를 상대한다는 점에서, 국익 차원에서도 안타까운 일이다. 근본적인 원인은 그놈의 '빨리빨리'가 아닐까 생각한다. 조금 어설퍼도 1등이면 된다는 사회 분위기가 여전하다는 얘기다. 최근 논란이 됐던 삼성전자 1x나노 D램 리콜 원인도 너무 서둘렀기 때문이라는 추측이 나온다. 업계 관계자에 따르면 불량 제품을 생산한 라인은 새로 장비를 세팅한 곳이었다. 구형 라인에서는 문제가 발생하지 않아 원인 규명에 진땀을 뺐다는 후문이다. 그런 중에 LG전자가 'V50' 출시를 미뤘다는 소식은 괜시리 마음을 따뜻하게 했다. 삼성전자와의 5G 경쟁에서도 마음이 조급했을 텐데도, 소비자를 위해 제품 완성도를 높여 돌아오겠다는 해명이 괜한 감동을 줬다. 일부러 늦게 가자는 말은 아니다. 경쟁이 치열해지는 현대 사회에서 '초격차'는 대한민국의 유일한 무기다. 그저 '무조건 빠름'을 재촉할 필요는 없다는 생각이 든다. 정신과 치료가 보편화된 우리를 위해서라도.

2019-04-18 17:30:25 김재웅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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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수첩] '보스'보다 '리더'

"리더는 열려있는 상태로 일하고 보스는 감추면서 일한다. 리더는 사람들을 이끌고 보스는 조정하려고 한다." 미국의 32대 대통령 프랭클린 루즈벨트가 남긴 말이다. 우리는 우리의 보스 또는 리더를 기업, 사회, 가정 등 '사람이 모이는 조직' 안에서 만날 수 있다. 자신은 감춘 채 명령과 복종으로 조직을 운영하는 보스와는 소통이 어렵다. 앞장서서 손을 잡고 이끌어 주는 리더야말로 신뢰가 간다. 보스와 리더를 운운하는 이유는 최근 뿌리째 흔들리고 있는 대한민국 항공업계의 지각변동 때문이다. 최근 대한항공, 아시아나항공의 주가가 연일 급등하고 있다. 조양호 회장이 별세한 지난 8일부터 한진그룹 관련주는 일제히 상승세를 이어갔다. 아시아나항공도 마찬가지다. 금호산업이 아시아나항공을 매각한다는 소식이 알려지자마자 관련주가 연일 오름세를 기록하고 있다. 주가가 오르는데는 수많은 이유가 있겠지만 무엇보다 주주들이 양사의 구조개편, 재무안정화를 크게 기대하고 있다는 점이 두드러진다. 앞서 양사는 오너가의 갑질논란, 부실경영으로 촉발된 회계 쇼크 등으로 기업 이미지가 크게 실추했다. 대한항공의 '땅콩회항', '물벼락 사태'는 기업 오너로서의 도덕적 신뢰감을 잃게했고 아시아나항공이 회계정보를 제대로 공개·반영하지 않았다는 사실은 회사의 재무구조를 의심케했다. 하지만 최근 한진그룹의 지배구조 변화, 아시아나항공 매각 등 항공사의 패러다임 전환이 예고되자 양사를 통해 수익을 포착하려는 주주들의 움직임이 눈에 띈다. 즉 주주들에게도 수익이 나는 기업은 오너가의 이미지 실추로 흔들리는 회사도, 재무제표를 신뢰할 수 없는 회사도 절대 아니라는 결론이다. 주주들은 이런 변화에 본인들의 돈을 투자하고 있다고 기자는 생각한다. 보스의 사전적 의미를 살펴보면 '쥐고 흔드는 사람', '우두머리 행동을 하는 사람'이다. 하지만 리더의 의미는 '어떤 방향으로 앞장서서 이끌고 선도하는 사람'이다. 갑질, 부실경영, 회계쇼크는 보스의 움직임이었다고 말하고 싶다. 기업은 리더의 이끌림으로 움직여야 한다.

2019-04-17 14:14:51 김유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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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수첩] '포웨히'의 기회를 잡으려면

지난 10일 그간 베일에 가려져 있던 블랙홀의 윤곽이 사상 최초로 공개됐다. 지구로부터 5500만광년 떨어져 있고 무게는 태양 질량의 65억배에 달한다는 이 블랙홀은 '장식된, 깊이를 알 수 없는 어둠의 창조물'이라는 뜻의 '포웨히(Powehi)'라는 이름을 얻었다. 도넛 모양의 노란 빛 가운데 검은 원형이 드러난 블랙홀은 전 지구에 걸친 망원경 8개를 연결한 '지구' 규모의 가상 망원경을 통해 관측될 수 있었다. 이 망원경은 프랑스 파리의 카페에서 미국 뉴욕에 있는 신문 글자를 읽을 수 있을 정도의 성능을 가지고 있다고 한다. '우주의 비밀을 풀 수 있는 열쇠'로 불리고 실체를 알 수 없어 공상과학(SF) 소설과 영화의 소재로 쓰이던 블랙홀을 눈으로 관측할 수 있는 시기가 온 셈이다. 이동통신 업계도 블랙홀과 같이 암흑에 있던 4차 산업혁명의 '열쇠' 5세대(5G) 이동통신을 상용화했다. 상용화 된지 열흘이 지났지만 아직까지 5G가 뭔지 실체를 궁금해하는 사람들이 대다수다. 5G 스마트폰을 손에 들어도 롱텀에볼루션(LTE)과 어떻게 다른지 모르겠다는 이용자도 대다수다. 우리 실생활에 어떤 변화가 일어날지 감도 잘 오지 않는 것이 사실이다. 그런 의미에서는 5G는 실체를 알 수 없는 '블랙홀'과 같은 존재로 느껴질 수 있다. 그러나 5G 상용화가 가시화 되면, 우리 실생활과 산업에는 어마어마한 변화가 촉발될 수 있다. 5G의 특성인 초고속, 초저지연, 초연결을 통해서다. 전 지구에 걸친 망원경을 연결해서야 블랙홀을 포착할 수 있었듯 5G도 단지 한 국가나 한 기업이 잘해서 일어나는 변화는 아니다. 1㎢ 내 100만개 사물 연결이 가능한 초연결 네트워크를 이용하면, 자동차, 드론, 로봇 등 기술 융합이 일어나 전세계의 사물인터넷(IoT)이 활성화 될 수 있다. 이러한 IoT가 확산되면 2024년까지 IoT 연결은 41억개가 될 것으로 전망된다. 5G 네트워크가 앞으로 전세계에 퍼지면 전지구적인 산업·일상 변화가 일어날 것이다. 세계이동통신사업자협회(GSMA)에 따르면 글로벌 기준 5G의 사회경제적 파급효과가 2024년 131억 달러에서 2034년에는 5650억 달러로 폭발적으로 늘어날 것으로 전망된다. 블랙홀 연구가 우주의 역사를 밝힐 단서가 나올 시작이듯 5G 세계 최초 상용화도 결국 거대한 변화의 첫 발걸음일 뿐이다. 5G로 인해 어떠한 혁신적 변화가 생기고, 산업적 기회를 잡을지 장기적인 혜안이 필요한 때다.

2019-04-14 15:19:54 김나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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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수첩] '교사-입학사정관 생각차 줄이기'에 대한 단상

[기자수첩] '교사-입학사정관 생각차 줄이기'에 대한 단상 원탁에 둘러 앉은 고교 교사와 대학 입학사정관들의 눈이 반짝 반짝 빛났다. 손짓을 곁들여 자신의 의견을 말하거나 포스트잇에 생각을 적었다. 교사들은 입학사정관들의 한 마디 한 마디를 듣느라 귀를 쫑긋 세웠다. 지난 4일 성남 코리아디자인센터에서 열린 교육부와 한국과학창의재단 주최 교사-입학사정관 원탁토의는 진지했고 뜨거운 열기를 뿜어냈다. 학생을 가르치는 고교 교사와 대학 신입생을 선발하는 입학사정관이 만나 속 이야기를 꺼내놓고 생각의 차이를 줄이자는 취지의 첫 행사였기에 그런듯 했다. 물론 교사들은 학생 선발을 어떻게 하는지에 대한 관심이 컸을 것이다. 지금까지 교사와 입학사정관들은 주로 대학별 선발 방식을 놓고 만났다. 이전까지의 만남이 '어떻게 선발하고' '어떻게 준비를 해야할지' 문답식으로 진행됐다면, 이번 원탁토의는 서로의 의견을 풀어놓는 자리였다. '꽃을 피우듯이 비상하는 것', '자신만의 잠재력을 스스로 이끌어내는 것', '자전거를 타고 세상에 기여하기 위해 나아가는 과정', '원하는 진로를 탐색하고 도전하기' 등 교사와 입학사정관들은 학생 성장에 대한 나름의 정의를 냈다. 교사와 입학사정관들의 생각 차이는 생각보다 컸으나, 참석자들 다수는 '자주 이런 자리를 마련했으면 좋겠다'라던가 '의미있었다'는 긍정적인 반응을 보였다. 다소 엉뚱한 생각도 들었다. '교사와 입학사정관이 동일 인물이라면 어떨까', '학생을 가르친 교사의 학생부기록대로 원하는 대학과 학과에 진학할 수 있을까?'라는 생각이 이어졌다. 학생을 줄세워 뽑지 않겠다는 정부의 대입 정책 방향에 대해 공감하는 이들은 많다. 하지만 방법론으로 들어가면 만만치가 않다. 숫자로 나온 근거가 없으면 공정성 시비가 나오기 마련이다. 이때문에 '차라리 수능으로 뽑거나, 학력고사로 돌아가자'고 생각하는 이들도 많다. 고교 자유학기제나 수능 절대평가화 등등 정부가 추진하는 교육과 대입의 방향과 현재 대입 전형 방식은 서로 큰 차이를 보인다. 그래서 가르치는 고교나 선발하는 대학 모두 혼란스럽다. '이상적인'이란 수식어로 등장한 학종 전형이 10년만에 '깜깜이 전형'이나 '금수저 전형'으로 낙인찍힌 것처럼, 앞으로의 대입 정책이 그런 절철을 밟지 않았으면 하는 바람을 가져본다.

2019-04-10 15:17:07 한용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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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수첩] 항공사 황제경영의 민낯

진(秦)의 시황제는 중국을 최초로 통일하고 '황제'라는 작위 명을 최초로 사용한 인물이다. 숱한 역경을 이겨내고 권력을 잡은 뒤 강력한 군사력으로 천하통일의 대업을 이루었지만 말년에는 전형적인 암군의 모습을 드러냈다. 역사학자들은 진시황의 실책 중 하나로 후계자 결정을 거론한다. 그는 아무런 능력이 검증되지 않은 아들 '호해'를 2세 황제로 지명했다. 물론 이 과정에서 조작이 있었다는 학계의 주장도 있지만 시황제가 후계문제에 신경을 쓰지 않았다는 점은 분명한 사실이다. 호해는 난폭한 성격의 소유자로 사치를 즐기는 인물이었다. 시황제의 뒤를 이은 그는 간신들의 말에 귀를 기울이며 폭정을 펼쳤고 그 결과 진나라는 3대 만에 멸망하게 되었다. "부자는 3대를 못 간다"는 속담이 있듯 단명한 진나라를 떠올리면 경영세습으로 잡음을 내고 있는 국내 대기업의 모습이 보인다. 항공업계 거물인 조양호 회장 부자의 최근 행보는 세습경영의 '안 좋은 예'로 거론하기에 충분하다. 조양호 한진그룹 회장은 270억원대 배임·횡령 혐의, 아들인 조원태 대한항공 사장은 수백억원에 달하는 연차수당을 지급하지 않은 혐의로 나란히 검찰 수사를 받게 됐다. 사퇴를 선언한 박삼구 금호아시아나그룹 회장은 '황제보수'로 구설수에 올랐다. 박 회장은 2017년 9월 금호타이어 대표이사직에서 물러날 때 책정된 퇴직금 21억9400만원을 지난해 수령한 것으로 알려졌다. 박 회장이 그룹 회장직과 아시아나항공·금호산업 등 2개 계열사의 대표이사·등기이사직을 내려놓은 상황에서 퇴직금 논란은 다시 불거질 것으로 보인다. 박 회장이 지난해 두 회사에서 받은 연봉은 14억2300만원으로 알려졌다. 근무 기간, 직급별 지급 배수 등을 고려하면 규정에 따른 퇴직금은 수백억원대에 이를 전망이다. 사퇴한 박 회장의 뒤를 누가 이을지는 모르겠지만 능력과 인성이 검증된 이가 그 자리에 앉았으면 한다.

2019-04-07 16:24:53 정연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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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수첩] '읍참조국' 결말 내다본 청와대?

'읍참마속(泣斬馬謖)'이란 말이 있다. 삼국지에 등장하는 말로 '촉나라 정치가 제갈공명이 울면서 총애하는 젊은 장수 마속의 목을 벤다'는 뜻을 지녔다. 제갈공명은 왜 울면서 마속의 목을 벤 것일까. 당시 촉나라는 위나라와 전쟁을 벌였다. 이런 상황에서 마속은 "패배 시 목숨을 내놓겠다"고 승전 의지를 피력했다. 고민 끝에 제갈공명은 자신의 전략을 마속에게 공유한 후 전쟁에 내보낸다. 하지만 마속은 전쟁에서 제갈공명의 전략이 아닌 다른 전략으로 위군에 맞서다 대패한다. 결국 제갈공명은 엄격한 군율을 위해 마속의 목을 벤다. 읍참마속의 줄거리는 대략 이렇다. 눈여겨볼 점은 읍참마속 후다. 제갈공명은 읍참마속이라는 초강수를 뒀음에도 위나라와의 전쟁에서 이렇다 할 승전을 이루지 못했다. 전쟁 중 건강 악화로 눈을 감았기 때문이다. 문제는 제갈공명 사후다. 촉나라에 제갈공명의 뒤를 이을 마땅한 인물들이 없었던 것. 결국 촉나라는 등애와 종회, 두예 등 걸출한 명장들이 즐비했던 위나라에 나라를 잃고 만다. 역사에 만약이란 말은 없다. 그럼에도 만약, 제갈공명이 읍참마속을 하지 않았다면 상황은 어땠을까. 역사와 다른 전개가 펼쳐지지 않았을까. 읍참마속을 연상시키는 상황이 집권 3년차 문재인 정부 청와대에서 발생했다. 문재인 대통령이 지명한 장관 후보자들이 위장전입·부동산 투기 등 국민 눈높이에 맞지 않는 행동으로 구설수에 오른 것. 최근 '대통령 지명철회' 불명예를 얻은 조동호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장관 후보자가 이를 방증한다. 조 후보자가 지명철회 절차를 밟자 야권에서는 고위공직자 인사 검증을 담당하는 '조국 청와대 민정수석비서관'의 경질을 주장했다. 손학규 바른미래당 대표는 "문 대통령은 읍참마속의 심정으로 조 민정수석을 사퇴시켜야 한다"고 했다. 손 대표가 읍참마속을 곁들여 '조 민정수석 경질'을 주장했듯, 조 민정수석은 현 정부 청와대를 상징하는 인물로 꼽힌다. 실제 조 민정수석은 현 정부 초대 민정수석이자 민주당 정부 최장기 민정수석비서관으로 통한다. 문 대통령의 신임도 상당하다. 앞서 불거졌던 공공기관장 부적격 인선 및 청와대 특감반원 비위 논란 때도 조 민정수석은 직을 유지했다. 이쯤이면 청와대가 읍참마속 후 촉나라 상황이 어떠했는지 아는 모양새다. 고민정 청와대 부대변인은 "무조건 자리 내던지는 게 능사일까"라고 조 민정수석 경질에 의구심을 표했다.

2019-04-02 09:50:41 우승준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