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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수첩] '리틀헝거'와 '그레이트 헝거'

"아프리카 칼라하리 사막의 부시맨들에게는 두 종류의 굶주린 자가 있대. 리틀 헝거(Little Hunger)와 그레이트 헝거(Great Hunger). 리틀 헝거는 물질적으로 굶주린 사람이고, 그레이트 헝거는 삶의 의미에 굶주린 사람이래." 이창동 감독의 영화 '버닝(Burning)'에서 나오는 등장인물 '해미(전종서)'의 대사다. 영화는 이 시대의 청년들이 마주하고 있는 현실 속 자화상를 그리고 있다. 헝거는 해미 처럼 취업난, 청년 부채, 꿈을 향한 도전과 실패 등으로 좌초된 젊은이들의 삶을 담아낸 '메타포(metaphor)'다. 대부분의 청년들은 물질적인 굶주림을 염려하는 리틀헝거가 되고 있다. 그들의 거창한 꿈이 떠안을 가난이 개인부채의 문제를 넘어 사회문제로 비화되고 있기 때문이다. 지난 7월 취업포털 커리어가 설문 조사를 진행한 결과 응답자의 37.8%가 학자금 대출을 안고 사회생활을 시작하는 것에 부담을 느끼고 있었다. 학자금 대출이나 농어촌 대출을 받았다가 갚지 못한 연체자는 최악의 경우 사회에 첫발을 내딛기 전부터 신용유의자란 딱지가 붙는다. 지난해 기준 2576명이 장기연체자가 돼 급여 압류 등 강제집행 절차에 들어갔다. 그럼에도 몇몇의 청년들은 꿋꿋이 그레이트 헝거를 꿈꾸고 있다. 현대무용을 전공하고 있는 최정원(27) 씨는 지난달 4학년 2학기의 등록금과 생활비를 충당하기 위해 1000만원 대출을 받았다. 그는 "주위에서 현실과의 타협하라는 목소리가 적지 않다. 1000만원으로 공무원을 준비하라는 주변의 권유를 뿌리치기 어려웠다. 이럴 땐 눈에 보이지 않는 꿈이 나를 자극한다"고 토로했다. 영화 속에서 그레이트 헝거를 동경하는 해미의 취미는 판토마임(pantomime)이다. 보이지 않는 물질을 있다고 믿고 그것을 밀치고 끄는 행위 예술. 그는 보이지 않는 귤을 손으로 집고, 허공에서 그 귤의 껍질을 벗겨 입에 넣는 묘기를 종수(유아인)에게 자랑스레 보여준다. 연출자는 해미의 판토마임을 통해 청년들과 어떤 교감을 나누고 싶었을까. 혹 희망이 없는 시대에서 청년에게 보이는 것과 보이지 않는 것의 차이보다 믿는 것과 믿지 않는 것의 차이가 더 크다는 메시지를 던지고 싶었던 것은 아닐까.

2018-10-01 14:16:45 유재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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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수첩] 딜레마 빠진 BMW…민관합동조사·적극적 리콜 필요

BMW가 차량 화재로 인한 보상을 두고 딜레마에 빠졌다. 최근 잇따라 발생한 차량 화재는 물론, 자동차 전문가들이 서로 다른 주장을 펼쳐혼란만 가중시키고 있기 때문이다. 지난 추석 연휴에도 BMW 차량에서 화재가 발생해 이를 둘러싼 논란이 끊이지 않고 있다. 여기에 자동차 업계 전문가는 물론 피해자모임 등에서 각자 다른 주장을 펼치고 있어 시간이 흐를수록 오히려 소비자들을 혼란에 빠뜨리고 있다. BMW는 차량 화재 원인으로 'EGR 쿨러 손상으로 인한 냉각수 누수'라는 입장을 내놨다. 이는 EGR 쿨러에 문제가 발생해 냉각수가 새어나오고 이 냉각수가 카본 찌꺼기와 뭉쳐서 혼합물을 생성하게 된다. 혼합물이 고온을 받아 불쏘시게 역할을 하게되어 흡기다기관에 연속적으로 들어가면서 극히 드물게 동그란 구멍(천공)이 발생하게 된다. 그러나 소비자협회(이호근 교수, 구본승변호사), 피해자모임(하종선 변호사), 박병일명장, 김필수 교수 등은 BMW측의 입장과 달리 다양한 원인을 주장하고 있다. 박병일 명장의 경우 플라스틱 소재가 문제라고 언급했지만 독일차 브랜드 중 플라스틱 소재를 사용하지 않는 브랜드가 없다. 때문에 박 명장의 주장이 맞다면 메르세데스-벤츠나 아우디 등에서도 동일한 현상이 발생해야 한다. 문제는 차량 화재 발생시 원인 분석을 진행하지 않은 상황에서 차량 결함에 대한 다양한 주장이 나오는 등 단순 차량 결함으로 인한 화재로 단정짓고 있다는 점이다. 최근 추석 연휴에 발생한 차량 화재도 비슷한 양상으로 흘러가고 있다. 순천에서 발생한 화재 차량의 경우 2014년식으로 소유자만 4번 바뀌었고 주행거리 13만, 사고이력 4회, 자차 보험 가입 이력이 없어 사고시 외부에서 수리를 진행했다. 평창에서 화재가 발생한 차량도 2013년식으로 소유자만 7번 변경됐다. 이 차주도 자차가입을 하지 않아 외부 수리업체에서 관리를 받았을 것으로 보인다. 이들 두 차량 모두 자차 보험에 미가입된 차량이고 사고 횟수를 공식적으로 확인할 수 없다. 실제 소유자 변경 7회에 자차 보험 미가입 차량은 실운행 목적보다는 다른 이유로 중고차 시장에서 떠돌았을 가능성이 농후하다. 물론 두 차량 모두 원인 분석을 거쳐야 정확한 문제를 확인할 수 있다. 하지만 BMW 입장에서는 차량 화재라는 타이틀이 붙으면 소비자에게 '을'이 되는 모습이다. 현재 민관합동조사가 10월부터 진행되는 만큼 명확한 원인을 찾고 소비자들도 적극적으로 리콜을 진행해 더이상 피해가 발생하지 않도록 해야 한다.

2018-10-01 06:04:49 양성운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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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수첩]전국민 부동산 전문가 시대

"그 가격에 사주지 않겠다!." 단 두세달 동안에만 집값이 몇 억원 이상 뛰면서 투기꾼들이 가장 무서워 할 무주택자들의 협박이란다. 이번 추석 연휴 가족들끼리 모인 자리에서 나온 우스갯소리다. 올해 추석 밥상머리 화제는 어느 집 할 것 없이 부동산이었다. "그래도 아가씨네는 집 한 채라도 있으니 어디에요." "팔지도 못할 거 무슨 소용이에요. 강남 아니면 차라리 언니네 처럼 없는게 나아요. 무주택자면 이제 로또 청약이 쏟아질텐데요 뭐." 가족들끼리니 어디 사는지, 집이 자가인지 전세인지 뻔히 아는 사정에 서로에 대한 부러움과 위로가 오갔다. 다음 차례는 후회와 비난의 시간이다. 결혼할 때 아무리 부담이 됐어도 집을 샀어야 했다는 후회부터, 몇 달 전 오른 가격이라도 아파트를 사겠다고 계약 직전까지 갔는데 누가 반대해서 못 샀다고 원망의 눈초리가 오고갔다. 그러나 부러움이든 후회든 전초전에 불과했다. 정작 모두들 관심있는 것은 여전히 향후 유망 지역이었다. 정부가 어떤 초강력 대책을 쏟아놔도 집값이 내리기는 커녕 더 오를 것으로 보는 시각이 지배적이란 말이기도 하다. 이번 9·13 부동산 안정 대책은 수요 억제 '끝판왕'으로 평가된다. 규제지역에서 새로 집을 사려는 다주택자에게는 주택담보대출을 원천 금지했다. 그간 비켜갔던 규제의 칼날이 이번엔 무주택자에게도 향해 규제 지역 내 고가주택이라면 실거주할 때만 주택담보대출을 해주기로 했다. 지난해 8·2대책 이후 '똘똘한 한채' 신드롬이 일자 이를 막기위해 한 채도 규제를 시작했다. 사실 가장 효과적인 수요 억제 대책은 앞으로 집값이 내릴 것이란 시그널이다. 그럼 실무자들도 헷갈릴 정도의 복잡한 대출규제를 내놓지 않아도 집값은 알아서 안정세를 찾아갈 터. 투기꾼을 잡겠다는 핀셋 규제를 연구하기 보다 큰 틀에서 효과적인 공급방안을 고민하는 것이 문제를 풀어가는 출발점이 될 수도 있다.

2018-09-27 14:26:30 안상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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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수첩] 방통위와 과기부 관할, 누구를 위한 것인가?

조선시대의 중요한 사건 가운데 '예송논쟁'이 있다. 1659년, 효종이 승하하자 인조의 계비인 자의대비가 상복을 1년동안 입어야 하느냐 아니면 3년동안 입어야 하느냐를 두고 펼쳐진 치열한 당쟁이다. 본래 이 논쟁은 단지 예를 숭상하는 조선에서 선왕을 기리는 좋은 의식을 둘러싼 형식제안에 불과했다. 그렇지만 당파의 이익을 둘러싸고 서로를 역적으로 몰며 극한 논쟁을 벌이며 지극히 정치적 문제로 변질됐다. 그 와중에 정작 국가나 백성의 이익은 안중에도 없었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와 방송통신위원회 사이에는 오래된 논쟁이 있다. 방송과 통신을 둘러싸고 예산집행이 포함된 '진흥'을 맡은 과기부와 과징금과 영업정지가 포함된 '규제'를 맡은 방통위의 관할논쟁이다. 본래 정보통신부가 전부 관할하던 이 두 가지는 이명박 정부때 방통위가 생기며 분리되며 문제를 만들었다. 이슈는 하나인데 그때마다 방통위원장과 과기부 장관이 만나서 합의를 해야 하는 어색한 형식을 만들었다. 단통법이나 케이블 방송 재허가 등에서 양쪽 기관은 항상 주체가 되기 위해 애썼다. 간략히 보면 방통위는 방송쪽이 전문이지만 예산이 따르는 진흥을 탐내고 있다. 과기부는 진흥정책을 전문으로 하고 있지만 통신쪽에서는 규제권까지도 일원화해서 가지고 싶어한다. 문제는 서로 상대에게 무엇인가를 내줄 생각은 없다는 것이다. 따라서 지금도 인공지능이나 클라우드 등이 결합된 방송을 잘 모르는 방통위의 고충과 정치적 문제에 민감한 방송정책을 껄끄러워하는 과기부의 고민이 계속되고 있다. 이러니 두 부처의 불협화음이 날 때마다 "차라리 통합하라"는 목소리도 나온다. 방송이나 통신정책에 민감한 업체일 수록 위에 상전을 두 개 모시고 있다는 인상을 받고 있기 때문이다. 사실 문제는 간단하다. 두 부처의 이익이나 형식논리보다 중요한 것은 그런 진흥과 규제의 영향을 받는 일반 국민에게 어떤 쪽이 편안하고 이익이 되느냐 하는 것이다. 당파의 이익에 매몰되서 더 큰 것을 보지 못한 어리석음을 수백년이 지난 지금도 반복할 수는 없지 않는가.

2018-09-26 10:44:22 안병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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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수첩]추석 장보기 대란

[기자수첩]추석 장보기 대란 민족 대명절 추석을 앞두고 장보기 대란을 우려하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이유는 추석 하루 전날(23일)이 의무휴업일과 겹쳤기 때문이다. 지난 2012년 의무휴업 도입이후 처음으로 대형마트 대부분이 문을 닫는다. 이마트를 비롯해 홈플러스, 롯데마트 등 마트 3사는 총 406개 점포 중 276곳으로 약 67.9%에 달한다. 법 개정으로 이후 대형마트가 추석 전날 쉬게 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대형마트 입장에서는 대목을 앞두고 악재에 직면하게됐다. 이마트에 따르면 추석 명절에는 3일전부터 하루 평균 100만명 이상의 고객이 방문한다. 통상적으로 명절 전날에는 평소보다 50%이상 고객이 찾는다. 이에 각 사마다 할인 행사를 앞당기고 추석 당일 영업을 하는 등 대책 마련에 돌입했다. 추석 전날 휴무가 대형마트에만 피해를 주는것은 아니다. 맞벌이 부부 등 대다수 소비자들은 평일에 마트에서 장볼 수 있는 시간이 없다. 결국 명절 전 대형마트를 갈 수 있는 날은 22일 하루다. 한 주부는 "올해 추석에 금요일까지 일하고 토요일에 고향에 내려가는 데, 일요일이 대형마트 휴무라 미리 장을 봐야한다"며 "전통시장을 살리는 것도 중요하지만 소비자 편의도 생각해야하는게 아닌가 한다"라고 말했다. 이어 "그렇다고 일요일에 전통시장을 방문하지 안을 계획"이라고 덧붙였다. 대형마트에 상품을 납품하는 농·수·축산업계도 걱정이다. 보통 신선식품의 경우 명절 바로 전날 구매율이 가장 높은데, 의무휴업으로 인해 평소 대형마트를 이용하던 소비자들이 당일 다른 채널로 이탈할 가능성이 높아 계획했던 출하 물량을 모두 소진하지 못할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 이같은 이유로 대형마트 의무휴업을 융통성 있게 조절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나온다. 소상공인을 살리는 법취지는 공감하지만 대부분의 소비자들의 피해가 예상되면서 특수성을 감안해야한다는 것이다. 동반 성장과 상생을 핑계로 대형마트를 규제하는 것은 전통시장의 상황까지 악화시키는 것이다. 대형마트와 전통시장, 소비자를 아우를 수 있는 그런 정책을 기대해본다.

2018-09-19 14:39:16 박인웅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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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수첩] 주식, 좋아하는 것에 투자하라

JYP 주가가 3만6000원을 넘어서 52주 신고가를 경신했다. 52주 전 주가는 9000원 수준. 불과 1년 새 4배가 올랐다. JYP 주식 100주를 보유해온 주주라면 1년 전 90만원이 360만원이 된 셈이다. JYP 투자에 성공한 주주 중 트와이스 팬을 자청하는 사람이 적지 않다. JYP 주식을 사게된 이유도 트와이스가 좋아서라고. 그들은 진정한 '성덕(성공한 덕후)'이라 불릴만 하다. 이채원 한국투자밸류 대표 역시 성덕이다. 지난 5월 31일 공시된 바에 따르면 한국투자밸류가 보유한 JYP 지분은 8.42%다. 지난해 JYP 주가가 6000원일 때부터 꾸준히 매수해온 결과다. 지난 해 JYP 주가가 1년 새 150% 오르면서 모건스탠리가 지분을 정리할 때도 한국투자밸류는 추가매수를 선택했다. 물론 이 대표가 JYP 주식을 사들인 이유는 단순히 '트와이스가 좋아서'가 아니다. 엄밀히 말하면 그는 엔터테인먼트 덕후다. 사석에서 만난 그는 일본 유학 중 엔터테인먼트 사업이 광폭으로 성장하는 것을 목격했고 파급력을 실감했다고 했다. 그리고 그 움직임이 한국에서도 나타나고 있다고 덧붙였다. 그는 방탄소년단의 직캠을 보여주며 "정말 대단하지 않느냐"며 감탄했다. 일본에서 트와이스의 인기는 점점 많아지고 있다며 앞으로 JYP주식은 더 갈거라고 예견했다. 그 후 JYP 주식은 4배가 오른 것이다. 이렇게 보면 주식투자는 단순하다. 내가 좋아하는 것을 생산하는 기업을 사면 된다. 시장에 먹히는 것을 생산하는 기업이 곧 성장성 있는 기업이자, 투자할 만한 기업이다. 존리 메리츠자산운용 대표도 말했다. 보톡스 맞을 생각하지 말고, 메디톡스 주식을 사라고. 이후 지금까지 메디톡스 주가는 두 배 이상 올랐다. 이 때 보톡스 대신 메디톡스 주식을 샀다면 보톡스 열 번은 더 맞을 수 있는 돈이 생겼을 것이다.

2018-09-19 14:28:48 손엄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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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수첩] 버스기사와 근로기준법

"버스 안에서 숨만 쉬고 있을게요." 최근 유럽 여행을 하던 관광객은 시차와 빡빡한 일정 때문에 휴게소에서도 잠자기 바빴다. 이런 그들을 일으켜 세운 건 가이드. 매번 모든 승객을 화장실 혹은 바람 쐬는 것을 이유로 휴게소 앞에서 내리게 했다. 대부분 관광버스로 이동하는 유럽 패키지여행을 하면 불편하면서도 다른 것이 있다. 버스기사의 근무규정이다. 하루에 운전할 수 있는 시간은 기본 9시간인데, 2시간 30분쯤 달리면 15분 휴식, 이후 3시간을 달리면 30분은 쉬어야 한다. 특히 휴식시간에는 관광객의 볼멘소리가 커지는데 대다수 가이드가 온갖 이유를 들며 버스 밖으로 나가게 해서다. 규정상 기사가 승객의 표를 검사하거나 화물칸에서 짐을 싣는 등 휴식 외의 일을 하게 되면 휴식으로 인정하지 않기 때문. 고생해서 마련한 휴식시간이 도루묵 되지 않도록 원천봉쇄하는 것이다. 이처럼 유럽 버스 기사의 근무규정이 엄격한 이유는 모두 '안전' 때문이다. 대형트럭보다도 버스의 경우가 더 심한데 대형트럭도 사고가 나면 피해규모가 크지만 버스의 경우 한 번 사고가 나면 더 큰 인명피해로 이어질 수 있어서다. 국내도 지난해 졸음운전 사망사고가 연거푸 일어나자 안전을 위해 근로기준법을 일부 개정했다. 근로시간 특례업종에서 제외하고, 근무시간을 지난 7월부터 주당 68시간 근무하게 한 데 이어 2020년부터는 주당 52시간으로 제한한 것. 그러나 현실적인 대안에 한참 미치지 못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당장 52시간을 맞추자니 기사 급여 문제가 뒤따르고, 급여를 인상하자니 회사가 적자를 버텨낼 재간이 없다. 지난해 영동고속도로에서 졸음운전 버스사고로 8명의 사상자를 낸 버스기사에게 금고 3년 6개월이 선고됐다. 다시 한 번 위험한 운행을 할 수밖에 없는 요금구조와 급여조건, 근무조건 등을 따져볼 때다. 그리고 전국민의 안전에 대한 의식변화도 필요하다. 모든것이 수반돼야 '안전'이 중심이 되는 현실적인 대안이 마련될 수 있다.

2018-09-17 15:35:54 나유리 기자
[기자수첩] 오렌지라이프는 KB금융의 '계륵'?

"계륵이라 하시오, 계륵!." 서기 219년 촉(蜀)나라 유비와 위(魏)나라 조조가 한중(漢中)지역을 놓고 전쟁을 벌일 때 일이다. 길어진 싸움에 식량은 떨어져 갔다. 조조의 군대는 유비의 군대에 점점 밀려나면서 조조는 진퇴를 고민했다. 이때 장수 하후돈이 들어와 야간 암호를 물었다. 조조는 무심코 '계륵'이라고 내뱉었다. 주부(主簿)로 있던 양수(楊修)는 조조의 마음을 알아차리고 짐을 꾸렸다. 이튿날 조조도 철수 명령을 내렸다. 여기서 비롯된 고사성어가 '계륵'이다. 닭의 갈비뼈는 고기가 별로 없어, 먹자니 먹을 게 없고 버리자니 아깝다는 것을 의미한다. 그러나 역사 속 한중은 계륵, 그 이상이었다. 한중은 북쪽 진출의 거점이 되고 서쪽 땅을 지킬 수 있는 요충지였다. 윤종규 KB금융지주 회장에게 오렌지라이프(옛 ING생명)는 계륵이었을까. 윤 회장은 지난해 11월 연임이 확정된 뒤 "생명보험 부문이 약하다는 평가가 있다"며 "M&A를 적극적으로 추진해 KB금융그룹 포트폴리오를 강화하겠다"고 강조한 지 채 1년도 안 돼 리딩뱅크 자리를 신한금융에 빼앗길 위기다. 이번 신한금융의 인수가격이 지분 59.15%에 2조3000억원인 점을 감안하면 KB금융 입장에서는 배 아플 수 있는 상황이 됐다. 지난 2012년 KB금융이 옛 ING생명을 인수하려 했을 때 가격은 지분 100%에 2조2000억원이었다. KB금융의 마지막 퍼즐은 KB생명이다. KB생명은 KB금융의 비은행 부문 계열사 중 약체로 꼽힌다. KB생명의 올해 상반기 순이익은 108억원으로 전년 대비 47.6% 급감했다. 그룹 내 자산총액은 KB캐피탈에도 밀렸다. KB생명의 올 상반기 자산총액은 9조1212억원으로 KB캐피탈 9조2105억원보다 890억원 적었다. 생보업계에서도 KB생명은 업계 17위로 저조하다. KB생명은 올 초 허정수 사장을 새로운 CEO로 선임하며 분위기 쇄신을 노렸으나 아직까지 그렇다 할 성과를 보지 못했다. 그럼에도 그룹 강화를 위해서는 KB생명을 키워야 한다. KB금융이 향후 생보사 인수·합병(M&A) 시장에서 큰손으로 나설 것이라는 기대가 나오는 이유다.

2018-09-16 14:26:30 김희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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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수첩] 자해가 유행인 나라에서 아이를 낳아 기르라니

10대들 사이에서 자해가 유행하고 있다. 인스타그램에 '자해'를 검색하면, 3만 2333개의 사진과 동영상이 눈앞에 펼쳐진다. 13일 기준으로 '#자해하는 사람이 나쁜사람은 아닙니다'로 5320개의 게시물이 올라와 있다. 아이들은 손목과 손바닥, 허벅지 등을 커터칼로 긋는 모습이나 피가 맺힌 상처 등을 찍어 올렸다. 사진 밑에는 "내가 이렇게까지 해가면서 살아야 하나 나도 힘든데 왜 아무도 안 알아주나", "되는 일 하나 없다. 죽고 싶다"와 같이 힘든 상황을 토로하거나 "모두에게 실망만 안겨준다. 나아지는 모습을 보여준다고 장담하지 못한다", "난 정말 쓸모없는 사람이다"는 등의 자책하는 글이 덧붙여 있었다. 놀랍게도 SNS에 올라온 사진과 영상이 끔찍할수록 '좋아요'와 '댓글' 수가 많았다. 끊을 수 없는 중독에 빠질 수밖에 없는 구조였다. 지난 7월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에는 '청소년의 자해 전파, 확산을 막아달라'는 글이 올라왔다. 정신과 의사라고 밝힌 청원자는 정신의학에서 진료하는 비자살성 자해질환을 넘어 하나의 문화 신드롬처럼 전파되는 것 같은 우려가 들어 청원하게 됐다고 했다. 그는 인스타그램이나 트위터, 구글 검색에서 만이라도 자해사진, 방법, 트윗을 막아달라고 했다. 두 달이 지난 지금까지도 바뀐 건 전혀 없다. 보건복지부가 발간한 '2018 자살예방백서'에 따르면, 우리나라 자살률은 2011년 이후 전반적인 감소세를 유지하고 있지만, 10대 자살률은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10대 자살률은 2016년 4.9명에서 전년인 2015년 4.2명보다 0.7명 늘었다. 한 전문가는 최근 경계성 장애를 가진 아이들이 늘어나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청소년들이 에너지를 분출할 곳이 있어야 하는데 학교에서는 사고 등의 이유로 외부 활동이나 체육 수업 등을 줄여나가고 있다며 아이들이 스트레스 풀 곳이 없어졌다고 우려했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회원국 중 청소년 행복지수는 꼴찌이지만, 청소년 자살률은 1위인 나라, 이런 나라에서 아이를 낳아 기르라니 기가 차다.

2018-09-13 15:58:52 김현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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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수첩]'에티켓' 빠진 US오픈이 아쉽다

미국 뉴욕 시간으로 지난 9일. 세계 4대 테니스 대회 중 하나인 US오픈이 막을 내렸다. 이번 대회 결과가 유난히 찝찝한 건 기자만의 생각일까. 흔히들 테니스를 귀족 스포츠, 백인의 스포츠라고 한다. 실제 테니스는 20세기초까지 귀족에게만 허용된 사교 문화였다. 영국에서 펼쳐지는 윔블던에서는 출전선수의 의상을 흰색으로 규정하며 '흰색=백인'이라는 공식을 암묵적으로 내포한다. 하지만 이번 대회에서는 참으로 우아하지 못한 장면이 여러번 연출돼 테니스팬으로서 아쉬움이 남는다. 여자단식 결승에서 미국의 세레나 윌리엄스가 주심에게 거칠게 항의한 일이 대표적이다. 당시 주심은 세레나가 게임 도중 코치로부터 지시를 받았다며 그에게 경고를 보냈다. 이후 서브 리시브에 실패한 세레나가 라켓을 내리치자 포인트 페널티를 줬다. 이에 대해 주심에게 강력하게 항의한 세레나는 또 한번 재경고를 받았다. 이번 일을 두고 여자프로테니스협회(WTA)는 '감정 표현에 대해 남녀 선수의 기준이 달랐다'고 논평했다. 세레나 또한 비슷한 행동을 하는 남자 선수들에게는 관대하지만 자신이 여자 선수이기 때문에 패널티를 받았다고 주장했다. 그의 발언에서 그가 흑인 여자 선수로서 감내해온 억울한 과거들이 충분히 느껴졌다.하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가 당시 조금만 더 차분하게 해결했으면 어땠을까 하는 아쉬움은 살짝 남는다. 관중 매너 또한 무례했다. 여자단식 결승이 끝난 시상식에서 관중들은 결승 결과에 대해 야유를 퍼부었다. 험악한 분위기가 흐르자 우승을 차지한 일본의 오사카 나오미 선수는 본인의 승리를 만끽하지 못한 채 시상식 인터뷰에서 눈물을 보이며 '미안하다'는 말을 남기기도 했다. 과거에 귀족들만 즐겼다고, 의상을 갖춰입었다고 테니스를 귀족스포츠라고 칭할 수 있을까 의문이다. 출전선수와 관중들 모두에게서 스포츠매너가 발휘될 때야말로 진짜 귀족스포츠라고 부를 수 있지 않을까.

2018-09-12 15:10:31 김유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