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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피니언>기자수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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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수첩] 청년수당 참가자들에게 보내는 사과문

지난 14일 서울시가 청년수당을 받은 청년 10명 중 4명이 취·창업에 성공했다는 보도자료를 냈다. 청년들이 이뤄낸 성과가 반가우면서도 이런 지표가 나오게 된 작금의 상황이 씁쓸하게 느껴졌다. 청년수당은 서울시가 미취업 청년에게 한 달에 50만원씩 6개월간 지급하는 제도다. 지난해 5월 '서울시의 수상한 청년수당 정책··· 취업률 조사도 안 해'라는 기사를 쓴 적이 있다. 서울시가 청년수당의 성과 지표인 취업률을 조사하지 않아 무상복지 포퓰리즘 정책이라는 비판을 피해 가기 어렵게 됐다는 내용이었다. 사업 참가자들이 지원금을 취업에 도움이 되는 학원·교재비가 아닌 생활비로 쓰고 있다는 것을 근거로 들었다. 2017년 청년수당 사용 비율을 보면 생활비는 41.4%로 학원·교재비(36.5%)보다 4.9%포인트 높다. 당시 서울시 관계자는 "생활비도 크게 봤을 때 구직 활동에 사용되는 비용"이라며 "청년수당은 청년들에게 사회 안전망을 제공해 이들이 사회에 진입할 수 있도록 도움을 주는 사업이다"고 설명했다. 시 관계자는 "취업 성공률이라는 숫자보다는 어떤 구직 상태인지가 더 중요하다"며 "취업자 수만으로는 청년들이 진짜로 원했던 직업인지, 단순히 생계를 위한 취업인지 등을 알 수 없다. 일자리의 질까지 볼 수 없다"고 덧붙였다. 비록 서울시의 이 같은 주장을 정면으로 반박하는 내용의 기사를 쓰긴 했지만 사업 취지에 깊이 공감했고 '지금처럼 취업률 조사를 하지 않아도 괜찮겠다'고 생각했다. 그런데 이틀 전 서울시가 2017년 청년수당 참여자에 대한 추적조사를 실시해 취업 상태에 있는 청년은 38.7%, 창업을 한 청년은 2.1%로 확인됐다고 발표했다. 취·창업에 성공하지 못한 나머지 청년들의 얼굴이 눈에 아른거렸다. '청년수당을 받은 후 취업에 성공했냐'는 물음에 "아직…"이라고 답했을 그들의 심정은 어땠을까. 청년수당 지원금 종료 후 변화를 묻자 한 참가자는 "생활에 엄청난 변화는 없을 것 같기는 한데… 동기부여가 더 될 것 같다. 수당이 딱 끝나니까, 열심히 해야겠다. 천천히 걸었으니까 달려나가야겠다는 변화가 생길 것 같다"고 말했다. 이제 막 사회에 첫발을 내디딘 청년들에게 사채업자처럼 빨리 취업해서 사회에 진 빚을 갚으라고 독촉한 건 아닌지 스스로를 되돌아보게 된다.

2019-05-16 14:55:24 김현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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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수첩] 증권사 리포트 유료화

몇달 전 영국에서 공부중인 한 친구에게 런던 경제지에 실리는 애널리스트 사진에 대해 흥미로운 이야기를 들었다. 언론매체가 증권 리포트를 작성하는 애널리스트 중에 가장 정확도가 떨어진 애널리스트를 한 명 선정해 한 주에 한 번 꼴로 신문에 얼굴을 공개한다는 것이었다. 리서치센터에서 일하는 연구원을 죄인으로 몰아가는 것도 아니고 심지어 한국에서는 초상권, 인격권 등을 침해한다는 이유로 흉악범의 얼굴도 공개하지 않는데 우리 정서와 너무 안맞지 않냐는 대화를 주고 받았다. 최근 국내 증권업계에 리서치 유료화 바람이 불면서 다시금 그때의 대화가 떠올랐다. 리서치센터 보고서를 돈을 내지 않아도 쉽게 접근할 수 있는 한국과 달리 유럽에선 증권사 보고서가 유료라는 인식이 팽배해 있기 때문에 그런 신문지면 또한 발행이 가능하지 않았을까라는 생각에서다. 증권사 리서치센터에서 발행하는 보고서가 국내에서도 천천히 유료화로 접근하고 있다. 독립리서치 기관은 지난해 말부터 유료화로 전환했고 최근 KB증권은 리서치 보고서의 열람 방식을 '다운로드'에서 '뷰어 열람'으로 바꿨다. 이는 리포트의 무단재배포를 방지해 주는 효과가 있다. 또 KB증권은 네이버 증권에 보고서 제공을 중단하기도 했다. 콘텐츠에 높은 가치가 있는 리포트라면, 또는 충분히 비용을 지불할 만한 리포트라면 기자는 유료화 접근에 찬성 표를 던지고 싶다. 매일 수 십개, 많게는 수 백개씩 쏟아지는 '매수' 의견 리포트가 너무나도 신선하지 않다. 하지만 리서치 유료화로 가는 과도기에서 가장 부각되어야 할 포인트는 '신뢰'가 우선이라고 생각한다. 당장 수익을 위해 유료로 탈바꿈하기에는 시장의 반발이 만만치 않을 것이다. 다행히도 국내에서 돈을 주고 리포트를 찾는 수요가 없지는 않다. 투자자들이 리포트의 가치를 지금보다 더 높이 평가하고 그 신뢰가 큰 수익으로까지 이어지기를 기대해 본다.

2019-05-14 16:31:40 김유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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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수첩] 목마른 자가 '영혼'을 보낸다

최근 영화 관객들 사이에 '영혼 보내기'라는 새로운 문화가 정착하고 있다. 이는 직접 극장을 가지 않더라도 티켓을 구매하는 형식으로 영화에 대한 지지를 표현하는 행위를 의미한다. 주목할 점은 영혼 보내기의 타깃이 '여성 영화'일 때 더욱 큰 힘을 발휘한다는 것이다. 남성 중심의 한국 영화계에 지친 여성들이 보내는 일종의 '경고'인 셈이다. 지난해 개봉한 영화 '미쓰백'(감독 이지원)이 대표적인 수혜작 중 하나다. 이 작품이 손익분기점을 돌파할 수 있었던 데엔 팬들의 힘이 컸다. 여성 배우 주연, 여성 서사 중심의 작품이 투자·배급에 어려움을 겪는다는 소식이 전해지자 팬들이 직접 움직여 흥행을 만들어낸 것이다. 지난 9일 개봉한 영화 '걸캅스'(감독 정다원)도 여성들의 적극적인 지지 아래 흥행을 이어가고 있다. 영화진흥위원회 영화관입장권통합전산망에 따르면 '걸캅스'는 개봉일인 9일에만 7만4721명의 관객을 동원하며 영화 '어벤져스:엔드게임'에 이어 2위에 올랐다. '걸캅스'는 제목처럼 두 여성 배우(라미란, 이성경)를 전면에 내세운 작품이다. 개봉 전부터 불거진 '젠더 이슈'로 인해 평점 테러를 받기도 했으나, 개봉 이후 지난 11일까지 누적관객수 38만8677명을 기록하며 2위를 수성 중이다. 이는 여성 서사에 목 말랐던 여성들이 연대를 통해 우물을 판 사례다. 여성 중심의 영화가 투자·배급에 어려움을 겪는 현실은 이미 너무도 잘 알려진 사실. 여기에 흥행마저 보장되지 않으면 또 다른 여성 영화가 탄생하기 어렵다는 사실이 팬들을 움직이게 했다. 일각에서는 영혼 보내기를 두고 '관객수 조작'이라는 비판이 흘러나온다. 그러나 반대 입장에 선 이들은 직접 돈을 주고 구매하며, 극장을 방문한 관객이 방해되지 않는 선에서 티켓을 산다는 점 등을 이유로 문제가 없다는 입장이다. 실제, 영혼 보내기를 위한 티켓 구매는 주로 관객이 드문 평일 오전 조조, 앞자리 좌석을 중심으로 이뤄진다. 무엇보다 영혼 보내기를 지지하는 이들은 방식에 대한 논란보다, 이 같은 문화가 탄생한 배경에 대해 이해해야 한다고 지적하고 있다. 남성 중심의 한국 영화계가 이제는 달라져야 한다는 것이다. '여성 영화도 돈이 된다'를 보여준 여성 연대가 더 큰 변화를 이끌 수 있을지 주목할 때다.

2019-05-12 13:47:27 김민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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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수첩] 게임업계가 박양우 문체부 장관에게 거는 기대

"여태까지 많은 장관을 거쳐왔지만, 이렇게 업계 전반을 이해하는 장관은 처음이다. 원래 이런 말은 잘 안하지만 감동이었다." 9일 경기도 판교를 찾아 게임업계 첫 현장행보에 나선 박양우 문화체육관광부 장관을 만나 이야기를 나눈 게임업계 관계자의 말이다. 이날 박 장관을 만난 게임 업계 관계자들은 하나같이 입을 모아 앞으로의 박 장관의 행보에 대한 기대감을 표했다. 박 장관은 애초 예정된 90분을 훌쩍 넘겨 넷마블, 위메이드, 네오위즈, 게임 관련 협회 관계자들과 업계 전반에 대한 이야기를 나눴다. 특히 이날 박 장관은 게임 업계 종사자들의 '자부심'을 여러번 강조했다. 사회에서 게임의 부정적인 면만 보기도 하지만 현재 '수출효자'로 부상한 게임을 만드는 일에 대해 자부심을 가져도 된다며 힘을 실어준 것이다. 그간 세간의 부정적 인식과 각종 규제에 얽매여있던 게임 종사자들에게는 한줄기 빛과 같은 위로인 셈이다. 특히 이달 가시화될 게임이용장애 질병코드화와 관련해서도 명확한 기준이 없고, 게임의 가치에 대한 사회적 재조명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최근 7년 새 높은 성장세를 이뤄 세계 게임 시장의 점유율 6%를 차지하고 있는 게임 산업계는 이로 인해 게임 산업이 암초를 맞을 수 있다는 우려를 내놓고 있다. 실제 2022년 질병코드화가 시행될 경우 향후 3년 간 3조8214억원의 경제적 손실이 발생할 것으로 예측된다. 국내매출의 경제적 위축효과는 같은 기간 6조3454억원에 이를 것으로 전망된다. 게임 업계 종사자들의 자부심도 무너질 수 있다. 게임 제작사들이 중독을 유발하는 이른바 '마약상'과 같다는 부정적 인식을 심어줄 수 있기 때문이다. 게임이 직업인 e스포츠 선수들의 경우 하루 10시간이 넘게 게임에 몰두한다. 수십억원대 연봉을 받는 화려한 e스포츠 선수들도 '환자'로 치부될 수 있게 되는 셈이다. 박 장관은 "정부와 게임업계가 함께 건전한 게임문화를 만들기 위해 노력해야 할 시점"이라며 이에 대해 전향적인 태도를 보였다. 해결방안으로 제시한 것은 부처 간 소통과 협업이다. 이날 간담회에 참석한 업계 관계자는 "박 장관은 다른 부처 장관에게 비올 때 우산을 씌워주는 역할을 하겠다고 자처했다"며 "게임 업계 전반의 규제에 대해 다른 부처와도 공식적으로 부탁하고 얘기를 끊임없이 하겠다고 강조한 점이 인상깊었다"고 전했다. 그간 정부에 냉소적이었던 게임 업계 관계자들이 게임 산업 진흥에 소극적이었던 이전 장관들과 다르게 기대감을 보이는 이유다.

2019-05-09 15:02:04 김나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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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수첩] 전동킥보드 시장 커지는데 안전 대책은 뒷전

구입하지 않아도 물건을 이용할 수 있는 시대가 됐다. 일정 비용을 지불하고 물건을 이용할 수 있는 공유 경제 개념이 등장하면서다. 그중 전동킥보드는 모빌리티 시대의 핵심 이동 수단으로 부상하고 있다. 걷기에는 힘들고 대중교통으로 가기에는 애매한 거리를 빠르고 편리하게 이동할 수 있다는 장점 때문에 많은 사람이 전동 킥보드를 찾는다. 전동킥보드 업체 수도 빠르게 늘고 있다. 쏘카와 카카오모빌리티 등 국내 모빌리티 업계를 선도하는 기업들도 공용 전동킥보드 사업을 준비하고 있다. 하지만 좋은 취지와 달리 전동킥보드 시장을 키우는데 급급할 뿐 안전 문제는 뒷전인 모습이다. 인도에서 전동킥보드를 타고 사람 사이를 빠르게 지나가고, 스마트폰을 보면서 주행하는 등 위험천만해 보이는 상황이 자주 눈에 띄기 때문이다. 이는 불법이기도 하다. 현재 전동킥보드는 도로교통법상 원동기장치자전거에 해당해 인도에서 주행할 수 없다. 자전거도로 주행도 불가능했지만, 정부는 규제가 과하다는 이유로 지난 3월 시속 25㎞를 조건으로 전동킥보드의 자전거 도로 주행을 허용했다. 하지만 자전거도로에서 시속 25㎞ 이상의 속도로 달리는 사람을 어렵지 않게 볼 수 있다. 헬멧 착용도 필수지만 착용하지 않은 사람이 많다. 전동킥보드는 관련 사고도 증가하고 있다. 도로교통안전공단에 따르면, 작년 한 해 동안 전동킥보드 등이 가해자인 교통사고는 225건으로 2017년 117건보다 92% 증가했다. 사망자는 2017년과 2018년 각각 4명씩이었고, 작년에는 보행자 사망자 1명이 처음으로 포함됐다. 적당한 대책 없이 방치한다면 사고는 증가할 것이다. 공유 모빌리티가 세계적 추세인 만큼 전동 킥보드 등 이동 수단은 앞으로 점차 확산될 전망이다. 하지만 안전 체계가 제대로 마련되어 있지 않아 이에 대한 대책 마련이 절실하다. 정부는 합리적인 안전기준을 마련할 필요가 있다. 시속 25㎞ 속도 제한을 했지만, 이는 도로를 달리는 차량의 운행을 방해해 사고율을 높일 수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제도뿐만 아니라 이용자의 안전 의식도 중요하다. 자신의 안전을 위해 안전모를 착용하고 적정 시속을 지키는 등 안전 운행을 하도록 노력해야 할 것이다.

2019-05-08 16:53:20 구서윤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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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수첩] '정시 30% 룰' 후폭풍, 대입 혼란 지속

[기자수첩] '정시 30% 룰' 후폭풍, 대입 혼란 지속 올해 고1이 치르게 될 2022학년도 대입 개편의 후폭풍이 현실화하고 있다. 학생 수가 줄면서 대학들은 수시모집으로 학생 선점에 나서야 하는 상황이지만, 이른바 '정시 30% 룰'이 적용되면서 대학과 정부의 대립각이 커지는 모양새다. 정부와 대학이 힘겨루기를 하면서 수험생들의 대입 혼란만 가중되는 양상이 벌어지는 셈이다. 2022학년도 대입 개편에 따라 교육부는 지난해 8월 대학에 수능위주 정시선발 비율을 30% 이상 늘리라고 권고했다. 이를 어기면 고교교육 기여대학 지원사업 등 정부 재정지원사업에서 패널티를 주겠다고도 압박했다. 연간 500억원이 넘는 규모의 이 사업은 정부가 대학에 주는 재정지원사업 중 입시와 관련한 유일한 사업이다. 실제로 7일 발표된 이 사업의 계속지원 여부를 정하는 중간평가 결과 고려대 등 10개 대학이 탈락했다. 특히 고려대의 경우 지난달 말 발표한 2021학년도 대입계획에서 정시는 늘리지 않고 학생부교과전형을 3배나 늘렸다가 교육부의 눈총을 받은 상황이다. 교육부는 급격한 대입 전형의 변화를 막기위해 2021학년도부터 대학들이 정시를 확대할 것으로 기대했다. 고려대 학생부교과전형의 전형요소를 보면 학생부 교과성적 60%, 서류평가 20%, 면접 20%이다. 대다수 지원자가 학생부 1등급인 걸 감안하면 서류평가와 면접에 당락이 정해진다. 교육부는 이 전형이 사실상 학생부종합전형처럼 운영된다고 보고 탈락 사유 중 하나로 꼽았다. 이러면서 교육부가 개별 대학의 전형유형과 선발방식 등 세세한 부분까지 관여한다는 지적이 제기된다. 대입전형은 학교가 추구하는 인재상에 걸맞는 학생을 뽑아 사회에 필요한 인재로 양성하는 첫 단추다. 때문에 법령에서도 대학의 대입전형의 자율성을 보장하고 있다. 고려대 등 서울 주요 대학뿐 아니라 지방 소재 대학들도 '정시모집 30% 룰'에 직격탄을 맞을 것으로 보인다. 올해 고3과 고2의 경우 2년 사이 약 11만명이 감소하면서 대학들은 수시모집에서 서둘러 학생들을 뽑으려 하지만, 정시모집에서 일정수준 이상 뽑을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특히 상당수 지방 대학들은 수시모집 정원을 다 뽑지 못해 정시전형으로 이월해 모집하고 있다. 구태여 '정시 30% 룰'을 적용하지 않더라도 정시 모집 인원은 이보다 많을 것으로 예상된다. 박백범 교육부 차관은 지난 3일 이공계 출신 총장들이 모인 자리에서 "앞으로 모든 재정지원사업의 틀을 대학이 지역과 산업계가 필요로하는 인재를 양성해 공급하는 선순환 구조를 갖도록 하는데 맞추고자 한다"고 말했다. 개별 대학의 전형요강의 토씨 하나까지 간섭하면서 이게 가능할지 의문이 든다.

2019-05-07 15:08:40 한용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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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수첩]아프리카돼지열병 주의보

매년 겨울철만 되면 가축농가를 울상짓게 했던 고병원성조류인플루엔자(AI)와 구제역 등 가축전염병사태가 올해는 큰 확산세 없이 지나갔다. 하지만 최근 또 다른 복병이 가축농가를 긴장시키고 있다. 바로 중국을 포함한 아시아 지역에서 빠르게 확산되고 있는 아프리카돼지열병(ASF)이 그 주인공이다. 농식품부에 따르면 ASF는 돼지에서만 발생하는 바이러스성 질병으로 감염 시 치사율이 100%에 이를 만큼 매우 높다. 또 구제역과 달리 현재 예방 백신이 없어 발생할 경우 막대한 국가적인 피해를 가져올 수 있다. 그동안 아프리카와 유럽에서만 발생하던 ASF가 지난해 8월 중국에서 발생한 후 등 아시아지역을 중심으로 급속히 확산되고 있다. 발생건수만 해도 중국 112건, 몽골 11건, 베트남 211건, 캄보디아에서도 1건이 발생해 지난해부터 아시아에서만 335건이 발생했다. 우리나라에는 ASF가 아직까지 발생되지 않았지만 중국 등을 다녀온 여행객이 가져온 돼지고기 축산물에서 바이러스 유전자가 14건 검출되는 등 안심할 수 없는 상황이다. 특히, 우리나라는 이들 국가와 인적·물적 교류가 많아 언제라도 국내로 유입될 위험성이 높다. ASF는 현재 우리 밥상 물가에도 적지않은 영향을 주고 있다. 세계 최대 돼지고기 소비국인 중국에서 ASF가 퍼지며 국제 돼지고기 가격이 올라감에 따라 국내 가격상승도 우려되는 상황이다. 실제 6일 한국소비자원에 따르면 4월 말 돼지고기 삼겹살 100g의 가격은 2663원으로 1개월 전과 비교하면 16.5%, 1년 전보다는 19.4%가 올랐다. 때문에 정부는 지난 4월 9일 10개부처 합동으로 특별 담화문을 발표하고 ASF 예방을 위한 국민 참여를 당부했다. 또 국내 공항 검역 강화 및 가축전염병예방법 시행령을 개정해 외국에서 국내로 축산물을 신고하지 않고 불법으로 갖고 들어오다 걸리면 최대 1000만원의 과태료를 부과하도록 했다. 이 같은 정부의 방역 활동도 중요하지만 지난 구제역과 AI 사태에서 확인됐듯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가축농가를 비롯한 국민들의 적극적인 예방 활동이다. 나 하나쯤이야 하는 사소한 생각이 큰 재앙을 불러올 수 있는 만큼 국민 모두가 힘을 합쳐 ASF 바이러스로부터 대한민국을 지켜내야 할 것이다.

2019-05-06 09:22:10 최신웅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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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수첩] '후계자의 표본' 삼국지(三國志) 손권의 리더십

"나라 밖의 일은 주유에게 안의 일은 장소에게 물으라" 서기 200년 중국, 양쯔강 이남 강동(江東) 지역을 다스리던 손책이 손권에게 한 유언이다. 흔히 손권을 '수성의 군주'라고 부른다. 국가의 시스템을 확립한 군주라는 의미다. 집권 초기 손권의 입지는 불안정했다. 당시 손권의 세력은 집안과의 사적인 친분으로 뭉친 결속체에 지나지 않았고 부하들은 영지 내 자신의 이권만 내세우며 하나로 뭉칠 줄 몰랐다. 그러나 그는 주유와 노숙이라는 걸출한 인재를 활용해 나라를 안정시켰고 적벽에서 조조의 80만 대군을 격파했다. 일자무식이었던 여몽에게는 학문을 권유해 당대 명장 관우를 전사(戰死) 시킬 정도의 군 지휘관으로 성장시켰으며 명성은 없지만 능력이 출중했던 육손을 사령관으로 기용해 유비의 대군을 이릉에서 물리쳤다. 훗날 그는 강남을 완전히 재패한 뒤 오(吳)의 황제가 되었다. 조원태 한진그룹 신임 회장은 조양호 전 한진그룹 회장의 타계 17일 만에 그룹 회장직에 올랐지만 앞길이 순탄할 것으로 보이지는 않는다. 한진칼 2대 주주인 행동주의펀드 KCGI가 경영권을 압박하고 있기 때문이다. 조 신임 회장이 보유하고 있는 지분은 2.34%에 불과하다. 그가 지배력을 행사하기 위해서는 조 전 회장인 보유했던 한진칼 지분 17.84%를 최대한 확보해야 한다. 상속세 문제도 해결해야 한다. 금융권에서는 조 회장의 지분 1055만 주에 대한 상속세 규모가 2000억원 안팎이 될 것으로 추산하고 있다. 삼국지의 손권이 어린 나이에 불안정한 가업을 물려받아 황제가 될 수 있었던 것은 인재를 모으고 적재적소에 활용했던 부분에 있었다. 조원태 회장이 가장 먼저 해야 할 일은 내부 단합이다. 경영권을 확립하기 위해서는 자신을 보좌할 만한 인재를 가려 뽑아 결속을 다져야 한다. 오는 6월 서울에서 열리는 IATA(국제항공운송협회) 연차총회는 조원태 회장이 존재감을 각인시킬 수 있는 자리가 될 것이다. 한진가의 세 번째 리더인 조 회장이 아버지의 후광에서 벗어나 어떤 리더십을 보일지 지켜볼 일이다.

2019-05-02 16:23:38 정연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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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수첩] 문재인 정부가 일으키는 '녹색 바람'

문재인 정부가 2019년을 기점으로 집권 3년차에 접어들었다. 정부는 남북관계 개선 등 여러 가지 행보를 선보였다. 그중 정부가 새해 들어 선보인 눈에 띄는 행보가 있다. 바로 친환경 행보다. 실제 문 대통령은 29일 청와대에서 세바스티안 피네라 칠레 대통령과 '한-칠레 정상회담'을 갖고, 칠레가 올해 하반기 개최될 APEC(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 정상회의 및 COP25(제25차 기후변화협약 당사국총회)를 유치한 점을 극찬했다. 또 두 정상은 '2030~2040년 탄소 제로 정책을 추진하는데 공감대를 형성했다. 그뿐인가. 문 대통령은 피네라 대통령과의 정상회담 후 진행된 수석보좌관회의 때 '올해 중 불법폐기물 전량 처리'를 관계부처에, '쓰레기 투기에 따른 이득 범법자 엄중 처벌'을 사법당국에 각각 지시했다. 계속해서 '폐기물 처리 시스템의 근본적인 개선책 마련'도 주문했다. 정부의 환경 행보는 작년 세계환경의날(6월5일) 때도 이목을 끌었다. 문 대통령이 당시 메시지를 통해 '플라스틱 없는 하루'를 제안한 것. 문 대통령은 제안과 함께 "유엔(국제연합)이 선정한 이번 환경의날 공식 주제는 '플라스틱 오염으로부터의 탈출'이고, 우리나라에서는 '플라스틱 없는 하루'를 정했다. '플라스틱 사용을 줄인 하루를 보냈는데 참 좋더라' 하는 경험이 우리에게 남았으면 한다"고 했다. '티끌 모아 태산'이란 말이 있다. '작은 것이라도 모이고 모이면 나중에 큰 산을 이룬다'는 뜻을 지녔다. 정부의 섬세한 환경 행보 역시 꾸준히 이뤄진다면, 향후 대한민국은 환경강국으로 발돋움할 것으로 본다. 악취로 인한 주민 피해와 토양·수질 오염 등 환경 피해 등 언론 보도도 줄어들 것으로 확신한다.

2019-04-30 07:00:00 우승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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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수첩] LG전자 공장 해외 이전…강성노조 이대로 괜찮나

"LG전자 베트남 공장이 성공하면 국내 제조업체들도 한국 떠나는 것 아니야?" LG전자가 최근 국내 최대의 스마트폰 생산거점인 평택 공장을 정리하고 베트남 하이퐁으로 이동한다는 발표가 나온 뒤 주변에서 자주 듣는 이야기다. '설마 그러겠어?'라는 답변을 내놓지만 그럴 수 있을 거라는 생각도 들었다. LG전자의 공장 이전은 글로벌 업체들의 치열한 기술경쟁이 펼쳐지고 있는 가운데 2010년 후반에 접어들면서 가성비를 앞세운 중국 업체들의 추격이 거세지면서 시작됐다. 결국 LG전자는 모바일 시장에서 생존을 위해 생산 단가가 저렴한 베트남으로 거점을 옮겨 적자 폭을 최소화하면서 후일을 기약하기 위한 전략으로 변화했다. 실제 베트남의 월 최저 임금은 418만동(약 21만원)으로 한국의 8분의 1 수준이다. 글로벌 업체들과 장기전을 펼치기 위해 적자폭을 최소화할 수 있기 때문이다. LG전자가 선택한 '베트남행'은 향후 국내 제조 업계에 큰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특히 임금 및 단체협약(임단협) 협상을 둘러싸고 노사간 잡음이 끊이지 않는 자동차 업계는 더욱 크다. 자동차 업계의 경우 글로벌 판매 성장 둔화와 '가성비'를 앞세운 중국 브랜드의 추격으로 위기를 겪고 있지만 임금 인상과 복지 강화 등을 강조하는 노조에 발목이 붙잡혀 진퇴양난에 빠졌다. 회사의 경영 상황은 악화일로를 걷고 있지만 완성차 업계 노조는 지난해부터 장기간 파업을 이어오며 위기를 키우고 있다. 쌍용자동차를 제외하면 국내 완성차 4개사 노조가 올해도 파업을 예고한 상태다. 그렇지만 국내 완성차 업체 노동자들의 임금이 턱없이 낮은 것도 아니다. 국내 완성차 5개사의 평균임금은 9000만원대다. 매출 대비 인건비 비중은 12.3%로 일본 도요타의 5.8%의 두 배를 넘는다. 결국 내수 시장도 중요하지만 글로벌 업체와의 경쟁에서 생존하기 위해서는 국내 완성차 업체들도 극단적인 선택을 할 수 있다. 물론 전 세계 46개 도시에서 자동차를 생산하고 있는 르노그룹 소속인 르노삼성과 미국 제너럴모터스(GM)의 한국지엠은 상황이 다르지만 그룹의 결정에 따라 국내 생산을 종료할 수 있다. 르노삼성의 경우 노사 갈등이 장기화되면서 르노그룹이 부산공장 생산 차질을 문제 삼아 북미 수출 물량인 닛산 로그 배정을 일본 공장으로 돌리면서 후속 물량 배정은 불투명해졌다. 여기에 르노삼성 노조가 임단협까지 장기화할 경우 신형 크로스오버 SUV 'XM3'의 유럽 수출 물량을 스페인 공장으로 넘긴다는 방침을 세우고 있다. 현대·기아차는 당장 이같은 결정을 내리지 않겠지만 글로벌 시장의 중요성을 강조하는 만큼 해외 공장을 확대하는데 집중할 가능성도 높다. LG전자가 생산 거점 이전을 발판으로 부활할경우 국내 기지를 둔 제조업체들의 고민도 깊어질 수 밖에 없다. 노조는 지금 당장 눈앞의 이익만을 추구하기 보다 회사와 그 구성원들이 함께 성장할 수 있는 올바른 방법을 고민해야 한다.

2019-04-29 16:27:39 양성운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