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슈진단] 신흥국 국채 투자열풍, 테이퍼링에 식을까
지난해 하반기부터 투자 붐이 일었던 신흥국 채권의 내년 전망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올 한해 신흥국 채권은 미국 테이퍼링(양적완화 축소) 가능성이 불거질 때마다 수익률이 주춤했다. 미국 연방준비제도(연준)가 이달 말 드디어 테이퍼링 시행을 공표했고 내년 1월부터 시작될 예정이다. 전문가들은 내년 글로벌 시장의 판도가 달라지면서 신흥국 채권 투자도 경제 기초체력이 크게 흔들리지 않는 신흥국 중심으로 유효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25일 우리투자증권이 JP모간, 바클레이즈, 블룸버그 등의 자료를 취합해 집계한 결과에 따르면 2013년 이머징로컬통화국채의 수익률은 평균 약 1.6%를 기록하면서 유럽투자등급(1.6%)와 동일한 성과를 냈다. 유럽 투기등급(8.5%), 유럽 금융 후순위채(8.1%), 유럽국채(2.6%) 등에는 미치지 못했지만 마이너스 수익률을 기록한 미국 국채(-1.9%)나 이머징달러표시 국채(-2.6%)를 앞섰다. 오유미 우리투자증권 연구원은 "올해 신흥국 채권의 수익률은 미 테이퍼링이 내년으로 지연될 수 있다는 가능성에 상반기 강세를 보이다가 지난 5월 벤 버냉키 연준 의장의 "연내 축소" 발언 이후 흔들리는 양상을 보였다"고 말했다. 또 양적완화로 미 달러화가 약세를 보이고 신흥국 통화가 강세를 보인 점도 선진국과 신흥국 채권 수익률의 명암을 갈랐다. 미 연준이 시중에 돈을 푸는 양적완화를 단계적으로 축소하는 테이퍼링을 시행하면 그동안 신흥국에 유입됐던 자금이 다시 이탈하면서 신흥국 경제를 출렁이게 할 수 있다. 실제로 지난 5월 버냉키 의장의 발언 이후 신흥국 채권의 환율이 오르고(통화가치 하락) 금리는 상승(채권가격 하락)하면서 수익률이 위축됐다. 환율이 중요한 변수인 브라질 국채 등에 투자한 투자자들은 환차손 우려에 발을 동동 구르기도 했다. 내년 내년 1월 양적완화 축소가 단행되면 이런 경향은 더 강해질 전망이다. 전문가들은 신흥국 채권 투자에 대한 우려에 대해 펀더멘탈이 있는 신흥국 중심의 채권 투자를 권하며 멕시코, 브라질, 러시아, 중국을 유망하다고 꼽았다. 오유미 연구원은 "금리와 환율 측면에서 볼 때 신용등급 상향 가능성이 있는 멕시코, 상대적으로 환율 변동성이 낮은 러시아, 가격 매력이 높은 브라질, 환율 절상이 기대되는 중국이 눈여겨볼 만 하다"고 분석했다. 국채 투자가 어려운 중국의 경우, 딤섬본드 상장지수펀드(ETF) 등이 투자 대안으로 제시됐다. 다만 브라질의 경우 환율 우려가 크다는 견해도 많다. 외신에 따르면 프랑스 크레디트아그리콜의 미툴 고테차 글로벌마켓리서치책임자는 내년 미 테이퍼링으로 신흥국에서 자금 이탈이 가속화되면서 미 달러화 대비 약세로 돌아설 신흥국 통화로 인도, 인도네시아, 터키, 남아프리카공화국과 함께 브라질을 꼽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