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택배아저씨 아닙니다"…택배기사 10명중 4명 'MZ세대'
CJ대한통운, 자사 2.2만명 택배기사 분석…8101명, 37%가 MZ세대 직장처럼 상하관계 없어 스트레스 덜하고, 일한 만큼 버는 구조 '매력' CJ대한통운 택배기사 경현두씨(왼쪽)와 아버지 경기문씨. 택배기사가 1980년부터 2000년 사이에 출생한 MZ세대 사이에서 '조용한 인기'를 끌고 있다. 택배기사의 특성상 직장인처럼 상하관계에 대한 스트레스가 없고 일한 만큼 수입을 가져갈 수 있는 정직한 직업이기 때문이다. CJ대한통운은 올해 상반기를 기준으로 자사 2만2000여명 택배기사들의 연령대를 분석한 결과 젊은이들을 대표하는 MZ세대 택배기사가 8101명으로 집계됐다고 15일 밝혔다. 전체의 37% 수준이다. 10명 중 4명이 MZ세대다보니 '택배아저씨'란 말이 무색해지고 있는 모습이다. 택배기사가 MZ세대에게 인기가 많은 이유는 '일하는 만큼 수입을 올리는 괜찮은 일자리'라는 인식이 확산되고, 택배기사에 대한 편견이 개선되면서다. 또한 개인사업자 특성상 일반 직장인과 같이 연공서열이나 상하관계로 겪을 수 있는 스트레스가 거의 없다는 게 가장 큰 장점으로 꼽힌다. "일반 직장인처럼 상사 눈치를 볼 필요도 없고, 내가 일한 만큼 가져가는 게 가장 큰 매력인 것 같다." CJ대한통운 택배기사로 일하고 있는 경현두(26·사진)씨의 말이다. 경씨는 아버지, 어머니, 외삼촌, 외숙모, 이모 등 친인척 8명과 함께 택배일을 하고 있다. 대학을 졸업한 이후 취업준비를 하며 사무직 아르바이트는 물론 공사장 일용직까지 안해본 일이 없다는 경씨는 택배기사인 부모님의 권유로 택배일을 시작하게 됐다. 경씨는 "택배기사에 대한 인식이 점차 좋아지는 것 같다"며 "내년에 결혼을 준비하고 있는데 예비 장인, 장모도 택배기사라는 직업에 대해 좋게 봐주신다"고 전했다. 또래에 비해 수입이 높다는 것도 택배기사를 계속하게 만드는 요인으로 꼽히고 있다. 실제로 올해 상반기 기준 CJ대한통운 MZ세대 택배기사들의 비용 공제전 월평균 수입은 694만원(연평균 8328만원) 수준으로 분석됐다. 이는 지난 2월 통계청에서 발표한 2019년 임금근로자일자리 월평균 소득 309만원(연평균 3708만원)과 비교하면 두배 이상 웃도는 액수다. 새로운 자동화시설 도입과 분류지원인력 투입 등 택배현장의 작업환경이 개선되면서 수입은 계속해서 오르는 반면, 작업 강도는 낮아지고 있다. 특히 코로나19로 물량이 늘었지만, 비대면 배송이 정착되면서 상자당 배송 시간은 오히려 줄어들었다. 또한 물량이 증가한 만큼 한집에 2~3개씩 배송되는 중복배송이 많아지고, 담당하는 배송 구역도 좁아져 배송 효율이 극대화되고 있다. CJ대한통운 관계자는 "택배기사 수입과 작업환경이 계속 좋아지면서 새롭게 직장을 찾는 가족이나 지인에게 권유하는 경우가 늘고 있다"며 "특히 상하관계 없이 일하는 만큼 수입을 올리는 택배기사의 특성과 개인존중, 공정성 등을 중요시하는 MZ세대의 가치관이 맞물려 젊은 세대에게 조용한 인기를 끌고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