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 "채소 값 6월 돼야 안정...일부 할당관세 적용해 대응"
정부는 채소 가격이 향후 1개월 이내에는 내림세로 전환하기 어려울 것으로 예상했다. 다음 달 노지 재배분이 출하돼야 평년 수준으로 안정화할 것이란 전망이다. 농림축산식품부는 7일 '엽근채소와 양념채소 생육 및 수급동향'을 발표하고 공급이 부족한 당근·양배추 등에 대해서는 할당관세를 추진하겠다며 이같이 밝혔다. 할당관세를 적용하면 특정 수입품목의 일정 수량에 한해 낮은 세율을 적용한다. 노지는 상대적으로 재배면적 비중이 크고 생산비가 낮다. 농식품부는 오는 6월 이후 노지 재배량이 본격적으로 출하되면 대부분의 노지 채소류 가격은 평년 수준까지 안정될 것으로 봤다. 배추의 경우, 지난달 하순부터 시설재배 물량이 출하돼 하락세로 돌아섰다. 그러나 김치 업체의 겨울배추 수요가 높아 당분간 전년보다 높은 가격을 유지할 것으로 관측된다고 밝혔다. 이어 이달 하순부터 노지 재배량이 빠르게 수확되면 전년 수준으로 안정될 것으로 예상된다고 설명했다. 배추 도매가격은 이달 상순 4671원까지 올랐다. 전년대비 40%가량 높은 수준이다. 양배추는 경남 밀양과 대구 등지의 시설재배 물량이 출하돼 하락세로 전환했지만, 일부 지역의 작황이 부진해 당분간 높은 가격을 유지할 전망이다. 노지 재배면적이 전년대비 3% 늘어 6월부터 수확이 시작되면 전년수준으로 점차 안정될 것으로 봤다. 배추, 양배추, 무, 당근의 재배기간은 3~4개월이다. 이 채소류는 겨울에는 제주·전남에서, 여름에는 강원·경북 북부에서만 생산된다. 이른 봄에는 노지 수확이 어려워 겨울 저장물량과 시설 물량이 시장에 공급된다. 농식품부는 지난달 노지채소 가격이 오른 이유로 지난 2~3월 눈·비의 영향을 들었다. 잦은 눈비로 생산량이 줄고, 품위도 급격히 나빠졌다. 게다가 산지 수확 일정이 배추와 당근, 양배추 모두 평년보다 빨라지면서 일평균 공급량이 감소했다. 이른 봄에 수확되는 시설재배 배추, 양배추, 당근은 재배 면적이 감소한 상황에서 일조량 부족으로 작황 부진까지 겹친 것으로 나타났다. 농식품부는 "가격 상승에 대응해 정부 비축 품목인 배추, 무 등을 시장에 지속 공급하고 있다"며 "특히 배추는 봄철 역대 최대 물량을 방출하고 있다"고 밝혔다. 정부가 지난달 방출한 배추 물량은 4654톤(t)으로 최근 5개년 평균의 4.7배에 달했다. 대파는 봄 대파가 2~3월 잦은 강우와 저온 영향으로 출하가 지연돼 당분간 전년보다 높은 가격을 유지할 전망이다. 하지만 이달 하순부터 전북 완주·부안과 경기 포천 등지에서 봄 대파가 본격 출하되면 가격은 점차 안정될 것으로 예상했다. 마늘은 작황이 부진한 상황이다. 재배면적이 전년보다 5.7% 감소했고, 지난 2~3월 고온과 잦은 강우로 제주·전남·경남을 중심으로 저품질의 마늘이 늘고 있다. 정상 인편(마늘쪽) 수는 6~8개인데 반면, 생육 상황이 좋지 않은 마늘(벌마늘)은 인편이 16개가량으로 수가 많고 크기도 작아진다. 박순연 농식품부 유통소비정책관은 "국민들 식탁에 자주 오르는 배추, 무, 대파 등 채소류의 조속한 수급안정을 위해 봄철 생육관리에 더욱 만전을 기하겠다"고 말했다. 또 "공급이 원활하지 않은 당근, 양배추 등 일부 품목에 대해서는 할당관세를 추진해 물가부담을 낮출 것"이라고도 했다. 정부는 농업재해로 인정하고 지방자치단체 피해조사를 진행해 내달 말까지 복구계획을 수립할 계획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