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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수첩] 반도체특별법의 운명은

집권 여당인 국민의힘에서 곧 반도체특별법 당론 법안을 낸다고 한다. 당론 추진 법안의 최대 관심사는 반도체 산업에 직접 보조금을 의무적으로 지급하는 조항의 삽입 여부였으나, 기획재정부가 난색을 표하면서 '직접보조금을 지급할 수 있다'는 임의조항으로 타협을 볼 가능성이 높다고 한다. 반도체 업계는 글로벌 반도체 경쟁국들의 대규모 직접보조금 지원과 세제 지원을 언급하며 재정 투입을 설득했다. 업계는 우리나라 반도체가 강한 메모리 제조 분야에 경쟁국의 직접보조금이 투입되면 원가경쟁력에서 뒤져 장기적인 재투자가 힘들어지는 악순환에 빠질 수 있다고 지적했다. 다만, 반론도 만만치 않다. 반도체에 재정을 대규모로 투입하기 시작하면, 다른 산업들과 형평성 측면에서 문제가 생길 것이다. 국가 주도 고도 발전기 외에 최근 들어 정부가 세제 지원이 아닌 직접 보조금을 투입한 전례는 찾아보기 힘들다. 또, 미국 같이 반도체 제조 역량이 부족한 국가들은 직접 보조금을 지급하나, 일정 수준 보조금을 받으면 기업의 초과 이익을 미국 정부와 공유하고, 가드레일 조항을 통해 중국 내 시설 투자를 제한하는 등 재원 마련과 경제 안보 측면까지 전략적으로 고려했다. 한국 정부는 2년 연속 '세수 결손' 사태가 발생해 나라 곳간이 비어가는 상태에서, 집권여당이 '경제 안보'·'미래 먹거리' 등의 선언 뿐만 아니라 정교한 재원 마련 대책을 갖고 여론을 환기하고 정부를 설득했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식어가는 직접보조금 논의 이후, 반도체특별법 관련 논의는 '반도체 연구개발(R&D) 인력의 근로시간 상한 예외' 논의로 흘러가는 듯 보인다. '주52시간 노동제'라는 경직된 근로환경이 자율 기술 개발에 매진해야 할 연구인력의 족쇄가 되고 있다는 것이다. 이른바 한국형 '화이트칼라 이그젬션'으로 불리는 '근로시간 상한 예외'도 경쟁력 확보라는 선언에만 그치지 않고, 고소득자 엔지니어 등에 대한 확실한 경제적 보상에 대한 약속과 근로자의 건강에 대한 우려를 해소해야 정교한 정책으로 불릴 수 있을 것이다. 중국의 거센 추격과 경쟁국의 반도체 정책에 반도체 강국 한국 기업의 입지가 흔들리고 있는 것은 자명하다. 정기국회 법안 심사에서 여야가 각자 안을 놓고 보조금, 근로시간, 전력망 연결 문제 등이 담긴 '특별법'을 심사했으면 한다.

2024-11-04 15:27:11 박태홍 기자
[기자수첩] 럼피스킨병 방역 위해 백신 부작용 보상 이뤄져야

최근 축산 농가는 가격 하락, 질병 확산 등으로 힘든 시기를 겪고 있다. 현재 한우 한 마리 출하 시 수백만원의 손해를 보고 있는 상황에서, 국내 중부 지방을 중심으로 럼피스킨병(Lumpy Skin Disease, LSD)이 지속적으로 확산되고 있어 농가의 어려움은 계속될 것으로 예상된다. 1종 가축전염병인 LSD는 소와 물소에 영향을 미치는 바이러스성 질병이다. 이 전염병은 모기 등에 의해 전파되며, 젖소의 우유 생산량 감소, 임신소의 유산, 수소의 불임 등을 유발해 농가에 경제적 피해를 초래한다. LSD는 지난 8월 12일 첫 사례 보고 이후 총 17건이 발생했다. 중부지방에서 15건, 남부지방에서 2건(경북 상주, 문경)이다. 특히, 지난 25일부터 29일까지 단 며칠 사이에 전국 한우 및 젖소 농가 7곳에서 LSD 양성이 보고되면서, 정부의 가축전염병 차단 방역의 허점이 있다는 지적이 제기 되고 있다. 정부는 LSD 예방을 위해 축산 농가에서 송아지 등의 백신접종 일정을 관리하고, 매개곤충에 대한 방제를 포함한 기본적인 방역 수칙을 준수할 것을 당부하고 있다. 그러나 현장에서는 질병 발생 원인을 백신 미접종에 무게를 두고 있는 것에 대해 볼멘소리가 이어지고 있다. 백신 접수 이후 식욕감소, 유량감소, 유·사산, 송아지 급사 등 부작용이 발생하고 있지만, 이와 관련된 보상이 제대로 이뤄지지 않고 있어 농가들의 불만은 더욱 심화되고 있다. 백신 접종에 대한 신뢰가 떨어지고 있는 상황에서, 정부는 긴급 백신명령을 이행하지 않는 농가에 대해 '가축전염병 예방법'에 따라 1000만원 이하의 과태료를 부과하고, 향후 가축방역지원 사업에서 제한하기로 결정했다. 올해 9월 23일부터는 소 거래 시 럼피스킨 백신접종 증명서 휴대를 의무화했고, 이달 11일에는 '가축전염병예방법 개정안'을 통해 백신 접종 명령 위반자에 대한 손해배상권 신설을 추진하며 농가에 대한 압박을 강화하고 있다. 정부의 이러한 조치는 LSD 확산을 방지하기 위한 것이지만, 현장에서는 일방적 규제와 감시가 아닌 교육과 지원을 통해 농가와 협력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농가들이 백신의 부작용과 보상 문제로 접종을 꺼리는 상황에서, 이들의 이야기에 귀 기울이는 것이 중요하다. 정부가 축산 농가를 잠재적 범죄자로 취급하고 가축질병에 대한 책임을 전가하기보다는, 농가의 우려를 해결하는 노력이 선행돼야 한다.

2024-10-30 15:21:51 김대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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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수첩] 망사용료, 국내 기업은 죽어나고 빅테크는 무임승차

정부가 글로벌 빅테크들의 망사용료 미지급에 대해 압박하고 있지만 여전히 제자리다. 망 사용료는 넷플릭스, 트위치, 네이버 등의 콘텐츠제공사업자(CP)가 인터넷서비스공급자(ISP)에 만든 인터넷망을 이용하는 대가로 내는 사용료다. 이를 두고 ISP와 CP는 장기간 갈등을 빚어왔다. ISP는 CP가 데이터 트래픽을 상당 부분 차지하는 만큼 망사용료를 내야 한다는 입장이다. 반면 CP는 이용자들이 통신 요금을 내기 때문에 콘텐츠 기업이 망 사용료를 내는 것은 이중 부담이라는 주장이다. 그러나 정부는 그동안 망사용료 관련 소극적인 자세를 취해왔다. 하지만 최근 트위치가 국내 시장에서 철수하면서 망사용료에 대한 논쟁은 재점화됐다. 트위치가 철수 이유로 한국의 비싼 망 사용료를 꼽았기 때문. 반면 이달 열린 국감에서는 망 사용료와 관련해 글로벌 빅테크와 국내 기업이 불공평하다는 지적이 이어졌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에 따르면 올해 5월 기준 국내 월 무선 트래픽은 115만4718테라바이트(TB)로, 2019년 5월(48만6434TB) 대비 2배 이상 증가했다. 콘텐츠 유형별로 보면 올해 3월 기준 동영상 비중이 절반을 넘는다. 유튜브를 보유하면서 국내 통신망 트래픽의 20% 이상을 차지하는 것으로 알려진 구글은 여전히 망 사용 대가를 ISP에 지불하지 않고 있다. 이에 국내서 구글과 애플 등의 반독점 행위에 대해 단호한 제재가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실제 '유튜브' 등 막대한 트래픽을 유발하는 글로벌 빅테크는 망 사용료를 지급하고 있지만 국내 기업들은 막대한 비용을 지급하고 있다. 이와 관련 김영섭 KT 대표는 국감서 "망 사용료를 받는 것은 당연한 이치이지만, 구글이라는 거대한 기업과의 힘 차이가 있다"고 말했다. 다만 경훈 구글코리아 사장은 "인터넷에 최초 접속할 때 접속료를 내고 나면 그 다음에 데이터를 흐를 수 있게 하자는 것이 국제적 협의로 알고 있다"며 망사용료를 내지 않겠다는 입장을 고수했다. 이처럼 빅테크 기업들이 국내서 망 무임승차를 할 수 있는 이유는 무엇일까. 이는 국내는 구체적인 디지털 법이 마련되어 있지 않기 때문이다. 해외에서는 망사용료 법제화 움직임이 적극적이다. 유럽에서는 망 사용료 분쟁을 위한 기관 설립 논의가 약 2년간 진행 중이고, 남미에서는 내년 중으로 관련 법이 나올 전망이다. 최수진 의원(국민의힘) 의원은 "구글, 애플 등에 우리나라만 계속 차별을 받고 있다. 미국의 집단소송에서는 1조1000억원의 배상금을 최종 합의했는데, 우리나라의 과징금은 680억원 수준이지만, 그 마저도 방통위가 마비돼서 지금 못받고 있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호주 뉴스협상법, 영국 플랫폼 규제 관련법, 유럽연합(EU)의 차세대 네트워크 법안 등을 사례로 들어 "다른 나라는 구글 등 빅테크와 협상력을 (제고)하게끔 법안에 나와 있다"고 했다. 이처럼 망 사용료에 대한 논쟁이 전세계로 확대되고 있는 만큼 정부의 뚜렷한 대책이 필요한 시점이다. 망 사용료는 기업의 성장을 좌우하는 요소이다. 국가경제의 지속 성장을 위해 정부 차원에서 정책적으로 풀어나가길 기대해본다.

2024-10-29 16:50:06 구남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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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수첩] 왜 나는 조그만 일에만…

'왜 나는 조그만 일에만 분개하는가.'(김수영, '어느 날 고궁을 나오면서' 中) 그런 날이 있다. 운전을 하다가 '깜빡이'도 없이 냅다 끼어드는 앞차. 양쪽으로 5m 거리에 횡단보도가 두 개나 있음에도 숨 쉬듯 무단횡단을 하는 동네 사람들. 퇴근시간 지하철에서 내가 내리기도 전에 먼저 타는 사람들. 걸어가다 먼저 부딪쳐놓고 사과는 없이 "아이고"라는 한 마디만 남기며 떠나가는 이. 빠른 속도로 내달리다 사람을 칠 뻔 했지만 그냥 쌩 하니 가버리는 전동 킥보드 운전자. 이런 일을 겪고 화를 내는 날이 있다. 그럴 때 입에서는 험한 말이 튀어 나온다. 그 험한 말들을 지면상으로 옮길 수는 없다. 어떤 이는 의자 다리에 새끼발가락을 찧어 소리없는 비명을 지르며 주저 앉아야 한다. 어떤 것은 아예 세상에 존재한 적 없는 양 소멸해야 한다. 그러니까, 저런 소소한 것이 거슬릴 때 분노 지수가 치솟는 날이 있다. 사실 이것은 별 의미 없는 분노다. 화를 낸다고 바뀌지 않아서다. 일상의 단면만 보고 쉽게 분노를 표출해버린 셈이다. 김수영 시인이 살아가던 1960년대와 다르게, 방구석에서 '거악(巨惡)'을 욕하는 것도 아주 쉬운 일이 됐다. 문제는 금방 잊는다. 그렇게 쉽게 잊는다면, 그건 '거악'인걸까 '조그만 일'인 것일까. 곧 이태원 참사 2주기다. 아무 것도 하지 못하고 안타까워 하다가 2년이 지났다. 이유도 모른 채 떠난 159명의 희생자를 잠시 추모했을 뿐, 그 뒤에 어떤 조치가 이뤄졌는지 알지 못한 채 2년이란 시간이 흘렀다. 그 사이 국회에서는 여야가 함께 '이태원 참사 특별법'이 우여곡절 끝에 통과됐다. 하지만 특별조사위원회가 구성되는 데 시간을 쓰고 있다. 조사가 시작되기까지 유족의 마음은 또 한번 타들어갈 터다. 그러나 내가 방구석에서 분개만 하며 시간을 보낸 사이, 내 마음은 그 일을 '조그만 일'로 만들어 버렸다. 159개의 우주를 소멸시킨 일에 대해 진지하게 고민해보지 않았다. 조롱하는 사람을 경멸했지만, 남은 이들의 슬픔을 생각해보지 않았다. 1심 재판 결과를 보며 잠시 화를 냈을 뿐이다. 그렇게 2주기를 맞았고, 나는 또 조그만 일에만 분개하는 부끄러운 사람이 됐다. '왜 나는 조그만 일에만 분개하는가.' /서예진기자 syj@metroseoul.co.kr

2024-10-27 12:46:55 서예진 기자
[기자수첩] '독서 유행' 왜 비웃음의 대상이 되는가

최근 한강 작가가 노벨문학상을 받으며 MZ세대 사이에서 독서가 새로운 유행으로 떠오르고 있다. 소셜 미디어를 통해 책을 읽는 모습을 공유하는 사람들이 늘고 독서 모임이 활성화되며 책 읽기가 마치 세련된 행위로 자리 잡고 있다. 하지만 이러한 독서 열풍이 미디어와 일부 사람들로부터 조롱과 비웃음을 사는 모양새다. '독서도 유행을 따라가는 것'이라거나 '허세를 부리기 위한 독서'라는 식의 평가가 나오는 것이다. 왜 독서가 일시적인 유행이 됐을 때 유독 비웃음의 대상이 되는 걸까. 먼저 유행으로서의 독서에 대한 비판은 독서 행위 자체가 가진 진정성을 깎아내리는 데서 비롯된다. 사람들은 독서가 깊이 있는 성찰과 자기 개발을 위해서 이루어져야 한다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그런데 독서가 유행으로 자리 잡으면서 단순히 겉모습만 따라 하는 '보여주기식' 독서가 늘어난다고 여겨져 이를 비판하는 목소리가 커진 것이다. 사람들은 단순히 책 표지나 독서 장면을 과시하는 것을 허영으로 보며 그런 독서가 진정한 의미를 갖지 못한다고 단정 짓는다. 그러나 이에 대해 다른 시각을 제기하고 싶다. 독서가 유행이 되는 것이 왜 나쁜가. 독서는 그 자체로도 가치 있는 행위다. 비록 누군가가 사회적 동향에 휩쓸려 책을 읽는다고 하더라도 그 과정에서 지식이나 새로운 관점을 얻을 가능성은 충분히 존재한다. 책을 읽는 동기가 '허세'에서 출발했더라도 그것이 독서의 본질을 훼손하는 것은 아니다. 어떤 이유에서건 책을 읽는다는 사실만으로도 지적 성장과 사고 확장의 기회를 얻을 수 있다. 독서가 특정 사람에게 일종의 문화적 허세일지라도 지식을 쌓는 데 기여할 수 있다는 점은 분명하다. 더욱이 독서 문화가 대중화된다는 사실 자체가 반가운 현상이다. 지금껏 '책 읽기'는 어렵고 지루한 것으로 인식되어 왔다. MZ세대를 중심으로 독서가 트렌디한 행위로 변모하면서 독서의 진입 장벽이 낮아졌다. 더 많은 사람이 책에 관심을 두고, 새로운 경험을 시도하는 것은 궁극적으로 독서 시장의 활성화와 지식의 확산을 끌어낼 수 있다. 결국 중요한 것은 책을 읽는 '이유'보다 '결과'다. 그 출발이 무엇이든 독서는 그 자체로 존중받아야 할 가치 있는 행위다. /차현정기자 hyeon@metroseoul.co.kr

2024-10-23 15:19:52 차현정 기자
[기자수첩] 금투세 논란 조속히 해결해야

시행 70여일 앞으로 다가왔지만 금융투자소득세의 불확실성이 아직도 해소되지 않고 여전히 지지부진하다. 금투세 시행 여부가 결론이 나지 않는 상황이 국내 증시에 적지 않은 영향을 주고 있는데도 정치권은 뻔한 논쟁만 이어가고 있다. 이 문제를 풀어야 할 국회의원들은 자신들의 정파적인 입장에 갇혀서 1000만 투자자들의 불만에 귀를 기울이지 않고 있는 것이다. 정부와 여당은 '금투세 폐지'를 계속해서 주장만 하고 있고 조국혁신당 등 진보 진영은 '금투세 시행'을 내세우며 금투세 시행 여부를 좌우할 더불어민주당을 압박하고 있다. 그러나 국회 의석의 과반수를 차지하고 있는 더불어민주당은 아무런 결론을 내지 않고 미적거리고 있다. 더불어민주당은 당 내부에서 금투세 유예·폐지 필요성을 주장하는 목소리가 커지자 지난달 24일 금투세 시행 여부를 두고 공개토론을 진행했다. 이어 지난 4일 의원총회를 개최하고 금투세 관련 당론을 결정하겠다고 했으나 결론을 도출하지 못하고 지도부에 위임하기로 했다. '금투세 간보기'를 하고 있다는 부정적인 여론이 확산되고 있지만 민주당 지도부는 금투세에 대한 구체적인 입장을 내놓지 않고 있다. 국정감사가 종료되는 10월 이후에나 당론을 정할 것이란 전망이 나오고 있다. 다수당인 민주당이 금투세 폐지 여부를 놓고 결정을 미루는 사이 미국 증시가 오르고 있는 상황임에도 국내 증시는 여전히 부진을 면치 못하고 있다. 불확실한 국내 증시 상황에 고액 투자자들이 증시에 관심을 두지 않기 때문이다. 증권업계에 따르면 올 상반기 말 기준 국내 3대 증권사 개인투자자 계좌 중 국내 주식 투자로 5000만원 이상 수익을 낸 계좌의 잔액은 지난해 말 46조5691억원에서 36조4365억원으로 10조원 넘게 줄었다. 시장에선 고수익 계좌 잔액이 감소한 건 금투세가 일정 부분 영향을 주고 있다는 분석을 내놓고 있다. 투자자 입장에서 가장 나쁜 건 증시의 불확실성이다. 따라서 증시의 불확실성을 해소해 투자자들이 안심하고 투자할 수 있는 여건을 마련해줘야 한다. 국내 증시의 활성화 차원에서 하루빨리 금투세 문제를 해결해야 한다. 금투세와 관련해 이야기할 것은 다 했다. 이제 정치권이 빨리 움직여야 한다. 특히 다수당인 민주당이 책임지고 이 문제를 풀어야 한다.

2024-10-22 14:08:10 원관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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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수첩]한국, 노벨 문학상 넘어 과학상을 향해

소설가 한강이 '2024 노벨 문학상' 수상자로 선정됐다. 한국은 드디어 노벨 문학상 수상자를 배출하게 됐고, 한국인 노벨상 수상자가 등장한 일은 고(故) 김대중 전 대통령이 지난 2000년 '노벨 평화상'을 받은 후 24년 만의 쾌거다. 노벨상은 인류에 크게 기여한 바를 인정받는 최고의 영예로 매년 물리학, 화학, 생리학, 문학, 평화, 경제학 등 6개 분야에서 수여된다. 한강 작가는 노벨상을 통해 세계 무대에서 한국 문학의 우수성을 포함해 또 다른 문화적 성취를 알렸다. 최근 K팝, K드라마, K뷰티 등이 글로벌 곳곳에서 한류 열풍을 일으키고 있는 시점에서 한국 문학도 국가 경쟁력을 강화하는 요소가 될 것이다. 이와 함께 노벨 생리학상에는 마이크로 RNA를 발견한 생물학자들에게 돌아갔다. 이들이 찾은 이 새로운 종류의 작은 RNA 분자는 유전자 발현을 조절하는 것으로 알려져 난치병 치료 가능성에 대한 기대감을 높이고 있다. 특히 올해는 노벨 물리학상과 화학상도 화제다. 인공지능(AI)을 응용해 연구에 매진해 온 과학자들이 상을 휩쓸었기 때문이다. 노벨 물리학상을 공동수상한 존 홉필드 교수와 제프리 힌튼 교수는 인간 뇌의 뉴런을 모방한 인공 신경망으로 머신러닝 기법을 발전시켰다. 노벨 화학상도 수상자들이 인공지능을 접목해 단백질 구조를 예측함으로써 비약적인 연구 발전을 이뤘다고 평가했다. 일각에서는 인공지능이라는 응용 학문이 기초 과학을 대신해 노벨상을 차지하는 것이 맞는지에 대해 회의적인 의견을 냈다. 반면 인공지능은 수단에 불과하며 수상자들의 기초 과학에 대한 근본적인 이해과 업적이 없었다면 인공지능이라는 도구는 무용지물이었을 것이라는 반론도 이어진다. 이처럼 노벨 과학상을 놓고 다양한 의견과 최신 지견이 논의 중인 가운데, 한국의 과학 기술도 세계 중심에 서는 날을 그려본다. 미래 한국 과학은 기초 과학과 응용 과학의 경계를 허물며 글로벌 소통을 주도하기를 희망한다. 매년 노벨상 소식을 접할 때면 각계 각층에서 성공과 실패에 대한 자성의 목소리를 높이는데, 올해는 한국 문학 예술이 가치를 드러낸 만큼 다양한 도전이 계속되길 바란다. 물론 예술과 과학이 발전함에 따라 인간의 욕망은 커지고 사회는 복잡해지겠지만 그 변화 속에서 새로운 기회를 찾는 지혜가 필요함을 모두가 알 것이다.

2024-10-21 15:14:28 이청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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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수첩] 서울 초1 ‘난독’ 전수 조사, 한글 선행 부추긴다

내년부터 서울 시내 모든 초등학교 1학년은 난독 검사를 받는다. 정근식 제23대 서울시교육감이 취임 하루 만인 18일 '서울학습진단치유센터 기본 계획'을 1호로 결재하면서다. '교육 격차 해소'와 '학생 기초학력 보장'을 공약으로 내걸었던 정 교육감이 '1호 결재'로 그 의지를 표명했다는 게 서울시교육청 측 설명이다. 취지와 정책 방향에 공감한다. 난독증이나 난산증, 경계성 지능장애 등이 곧 학습에 큰 문제를 초래한다는 점에서 조기에 발견해 치료하는 '골든 타임'을 놓치지 않는 게 중요하다. 시교육청은 검사를 통해 난독, 경계선 지능 등이 의심되는 학생은 심층 진단해 맞춤 지원한다는 계획이다. 그러나 당장 내년부터 계획된 '난독' 전수 조사가 첫해 초1을 대상으로 이뤄진다는 점에서 우려가 제기된다. 난독이란 지능지수는 정상 범주에 속하고 듣고 말하는 데에도 어려움이 없지만, 문자를 판독하는 데 이상이 있는 증세를 말한다. 보통 글자나 단어를 뒤집어 읽거나, 새로운 단어를 발음하는 데 어려움을 겪는다. 글을 빠르게 읽지 못하는 증세도 그중 하나다. 동갑이라도 1월생과 12월생이 성장의 격차를 보이는 나이는 대략 7~8세까지다. 이 때문에 같은 1학년이라도 1월생보단 12월생이 더딘 경우가 왕왕 있다. 내년 초1 대상 난독 전수 조사를 실시하는 데 부담감을 느낄 수밖에 없는 이유다. 이런 부담감은 '한글 선행'으로 이어질 공산이 크다. 정부가 시행 중인 '한글 책임교육' 정책과도 배치된다. 교육부는 지난 2017년부터 초1·2의 한글교육 시간을 종전 27시간에서 68시간으로 대폭 늘리는 '한글 책임교육' 정책을 시행하고 있다. '한글을 모르는 상태에서 입학한다'는 전제로 초1을 교육한다는 취지다. 교육부의 '한글 책임교육'을 믿고 한글이 무지한 상태로 초1에 입학한 학생이, 서울시교육청 정책에 따라 당해 '난독' 검사를 받아야 하는 셈이다. 한글을 미리 배우고 입학한다는 전제 없이는 불가능한 수준이다. 한 설문조사에서 취학 전 한글 선행학습을 줄이기 위해 필요한 것으로 학부모 65%가 '공교육 전반에서의 책임교육 실현'을 꼽았다. '한글 해득 진단'으로도 충분한 초등 1학년을 대상으로 '난독' 진단을 시행해 학부모로 하여금 '한글 선행'을 부추기는 일은 없어야 한다. / 이현진 메트로신문 기자

2024-10-20 13:03:04 이현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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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수첩] 가상자산시장 변화해야

투기라고 불리던 가상자산은 이제 투자성을 인정받고 있다. 해외에서는 지난 6월 유럽연합(EU)이 세계 최초로 만든 가상자산법 '미카'(MiCA·Markets in Crypto Asset Regulation)가 시행됐다. 가상자산법 시행으로 법적 불확실성이 사라지고 시장 건전성이 제고되는 긍정적인 효과가 나타나면서 가상자산을 대하는 태도도 바뀌고 있다. 글로벌 시장에서는 가상자산 투자가 이전보다 크게 활성화 됐고, 이는 다시 서비스 발전이란 선순환으로 이어지고 있다. 규제 시행으로 가상자산의 투자에 대한 인식이 개선된 것이다. 그렇다면 한국에서의 가상자산시장 상황은 어떠할까. 글로벌 국가에서는 법제화, 서비스개선, 기술개발 등을 실행하고 있는 반면 국내에서는 투자자보호법만 만들어진 상황이다. 우리나라가 가상자산과 블록체인 시장에서 우위를 점하기 위해선 제도권 편입을 서둘러야 하는 상황이지만 정부와 정치권, 금융당국은 부정적인 입장만 고수하고 있다. 지난주 정무위 금융위원회 국정감사에서 국내 가상자산거래소 점유율 1위인 업비트의 '독과점'을 비판했다. 업비트는 국내 5대(업비트·빗썸·코인원·코빗·고팍스)거래소 중 점유율 60%를 기록하고 있다. 업비트 독과점 비판은 지난 2021년부터 지속해서 나왔지만 3년이 넘는 시간동안 손 놓고 있다가 국감시기에만 보여주기식 비판을 보여주고 있다. 금융당국은 부랴부랴 가상자산위원회를 꾸려 시장 구조적 문제나 독과점 이슈 등 시장 발전을 위해 노력하겠다고 밝혔지만 글로벌 국가들과는 이미 많은 격차가 벌어져 있다. 실제 제도권화 트렌드를 주도하는 국가 중 하나인 홍콩은 가상자산 허브로 자리매김하기 위해 기존 법률을 개정하고 가상자산을 제도권 내에서 다룰 수 있는 환경을 조성하고 있다. 기관 투자자들 역시 패쇄적인 우리나라보다 우호적 규제 환경인 홍콩으로 눈을 돌리고 있다. 우리나라가 가상자산시장을 대하는 태도를 바꾸지 않으면 빠르게 변모하는 글로벌 금융시장에서 고립·도태될 수 있다. 출발이 느렸으면 노력해 따라가면 되고 주변소리를 듣고 공부해야지만 경쟁력을 키울 수 있다. 독과점이 중요한 것이 아닌 가상자산시장 전체를 봐야 할 때다.

2024-10-17 15:39:14 이승용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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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수첩] 고려아연 경영권 분쟁 '회사는 멍든다'

1949년부터 반세기 넘게 우호협력 관계를 이어온 영풍과 고려아연이 이별의 끝자락에 서있다. 오랜기간 협력하며 성장해왔지만 결코 아름다운 이별은 아니다. 한달 전 영풍이 MBK파트너스와 고려아연 공개매수에 나서면서 이들 기업의 존재감은 수면 위로 급부상했다. 단순히 고려아연의 경영권을 두고 치열한 분쟁을 펼치는 것으로 판단하는 이들도 많다. 그러나 영풍과 고려아연의 인연은 남다르다. 영풍 전신 영풍기업사는 고 장병희 전 회장과 고 최기호 전 회장의 동업으로 탄생했다. 경북 봉화 연화광산에서 채굴한 아연광을 아연과 납 같은 비철금속으로 제련하는 석포제련소를 운영했다. 이후 기업은 빠르게 성장해 나갔고 생산능력 확장을 위해 아연광 수입에 유리한 바닷가 온산에 제련소를 구축한다. 이를 운영하기 위해 고려아연을 설립하고 2대 주주인 고 최기호 전 회장이 경영권을 행사했다. 당시에도 양사의 관계는 의심할 여지가 없었다. 그러나 아름다운 인연은 3세 최윤범 회장이 고려아연의 경영을 맡으며 갈라지기 시작했다. 최근에는 양측이 치열한 공방전을 벌이고 있다. 영풍과 MBK파트너스 측이 최 회장의 경영 능력을 비판했다. 이후 최 회장은 영풍·MBK파트너스에 대해 회사경영과 미래보다는 단순히 돈을 목적으로 경영권을 확보하려한다고 주장했다. 문제는 이같은 싸움이 지분 확보를 위한 '쩐의 전쟁'으로 확대되면서 '승자의 저주'도 고개를 들고 있다. 지분 확보를 위해 양측이 투입하는 자금만 약 5조원에 육박한다. 누군가 고려아연의 경영권을 갖게 되든 후폭풍은 피할 수 없는 수준에 이르렀다. 결국 과도한 금액을 지불해 인수한 후 실질적인 이익을 얻지 못하면 자연스럽게 회사의 미래도 위축될 수 밖에 없다. 이처럼 고려아연 경영권 분쟁이 극으로 치닫으면서 고려아연과 거래해온 고객사들도 조심스러운 모습을 보이고 있다. 일각에서는 MBK연합이 경영권을 가져갈 경우 고려아연의 핵심기술진들의 이탈로 이어져 핵심 원자재 공급망도 위협을 받을 수 있다는 우려의 목소리도 나오고 있다. 회사의 발전을 위해 시작된 경영권 다툼이 올바르게 흘러가는지 의문이다. 세계 최고의 비철금속 제련 기술을 보유한 우리나라 핵심 기간산업인 고려아연이 누군가의 욕망을 채우기 위해 흔들려서는 안된다. 최 회장이 기자회견에서 장 고문에서 오해를 풀고 싶다는 의지를 내비친 만큼 창업세대에 시작된 아름다운 동행이 최악의 결과로 끝나지 않길 바란다.

2024-10-16 16:21:35 양성운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