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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피니언>기자수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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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수첩] 위험한 충성

낡은 문고리 하나가 낙엽처럼 떨어졌다. 박근혜 정권 내내 '문고리 3인방'으로 불리던 정호성 전 청와대 부속비서관이 15일 징역 1년 6개월을 선고받았다. 이날 김세윤 부장판사는 정 전 비서관이 고도의 비밀유지가 요구되는 문건을 "오랜 기간 반복적으로" 최순실 씨에게 보내 공직자에 대한 국민의 신뢰를 무너뜨렸다고 지적했다. 정 전 비서관은 2013년 1월부터 지난해 4월까지 박 전 대통령과 공모해 최씨 측에 '드레스덴 연설문' '국무회의 말씀자료' 등 청와대·정부 문서를 넘긴 혐의(공무상비밀누설)로 재판 받았다. 재판 내내 정 전 비서관이 보여준 모습은 '충성'이었다. 박 전 대통령의 나라 사랑을 강조하고 최씨의 청와대 문건 수정을 정당화했다. 오랜 기간, 반복적으로. 지난달 결심공판 때는 3년 반 동안 청와대에서 열심히 일하던 순간을 떠올렸다. 잠시 눈을 붙이다 새벽 5시께 청와대 본관 청소 소리에 잠을 깨곤 하던 공직자의 모습이었다. 그랬던 그가 법정에서 실형을 선고받았다. 충성 때문이다. 충성은 미덕이면서 죄악의 지름길이기도 하다. 조지 오웰의 소설 '동물농장'에는 돼지 나폴레옹의 믿음직한 말 '복서'가 등장한다. 이상사회의 상징인 풍차를 짓다 쓰러진 복서는 결국 도살장에 팔려갔다. 그는 살아생전 나폴레옹의 잔혹한 통치에 이의를 제기하지 않았다. 다만 "나폴레옹은 언제나 옳다"는 충성 맹세를 오랜 기간, 반복적으로 되뇔 뿐이었다. 정 전 비서관도 마찬가지였다. 둘의 공통점은 질문 없이 열심히 일했다는 사실이다. 선고가 끝났을 때, 한 방청객은 정 전 비서관에게 할복을 요구했다. 맹목적인 충성의 말로다. 정 전 비서관은 오랜 기간, 반복적으로 질문했어야 한다. 최순실 씨의 국정 개입은 문제가 아닌지, 박근혜 당시 대통령의 습관적인 의존을 멈춰야 하지는 않는지. 스스로에게도 물어야 했다. 주권자가 선출한 대통령의 비서관이라면, 충성의 대상이 국민이었어야 하지 않은지.

2017-11-15 17:29:19 이범종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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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수첩] 우물쭈물 눈치 보는 삼성… "컨트롤타워 필요해"

삼성 인사가 차일피일 늦춰지고 있다. 이는 과거 삼성이 보였던 행보와 사뭇 다른 모습이다. 통상 삼성은 사장단 인사를 12월 초에 단행하고 3일 뒤 임원인사, 4~5일 뒤 보직·조직 개편을 마무리했다. 전 계열사 인사가 일사분란하게 이뤄지며 늦어도 12월 중순까지 모든 인사가 마무리됐다. 올해는 예년과 상황이 달라졌다. 지난해 인사가 올해 5월까지 밀려 최소폭으로만 단행됐다. 그만큼 올해 인사 작업은 서둘러져야 했지만, 삼성전자와 일부 계열사 사장단 인사 외에는 아무런 작업이 이뤄지지 못했다. 삼성전자 임원인사와 보직·조직 개편은 밀려나고 있으며 계열사들은 '맏형'인 삼성전자 인사가 끝나기만 기다리는 상황이다. 한 삼성 계열사 관계자는 "과거에는 언제 인사가 나올지 스케줄이 공유됐고 하다못해 눈치라도 줬다"며 "언감생심 삼성전자와 같이 인사를 낼 수도 없어 숨죽인 채 기다리는 중이라 답답하다"고 심경을 토로했다. 우물쭈물 눈치만 본다는 표현이 아깝지 않다. 삼성의 인사가 늦어지는 까닭은 '머리'의 부재에 있다. '삼성'이라는 글로벌 공룡은 각 계열사에서 가장 뛰어난 인재를 모은 컨트롤타워 '미래전략실'을 통해 하나의 조직으로 기능할 수 있었다. 미래전략실은 계열사와 계열사 간 교통정리를 맡으며 자연스레 삼성 '그룹'의 자리를 차지하기도 했다. 그랬던 미래전략실이 지난해 역사 속으로 사라졌다. 이후 벌어진 상황은 흡사 도시에 수많은 교차로와 신호등이 있는데 이들을 통제할 교통상황실은 없어 신호등이 제멋대로 작동하는 것과 비슷했다. 제로베이스에서 시작하는 이번 인사를 두고 크고 작은 사고도 이어지고 있다. 사실상 퇴임이 결정된 임원들은 예상 인사시기에 맞춰 연차를 썼다가 할 일이 없음에도 다시 출근하고 신임 임원 프로필 사진이 없어 급하게 촬영하기도 했다는 후문이다. 컨트롤타워가 사라지며 그 유명한 '관리의 삼성'이 무너졌다. 이러한 문제를 우려한 듯 김상조 공정위원장도 "컨트롤타워는 필요한 조직"이라고 말한 바 있다. 하루빨리 안정적인 컨트롤타워가 생겨 삼성이라는 거대한 조직이 체계적으로·치밀하게 기능할 수 있기를 기원한다.

2017-11-15 06:30:00 오세성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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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수첩] 서울시 '풀러스' 고발 정부 정책 엇박자

"야근 끝나면 택시는 절대 못타. 가까운 거리는 더욱 안잡히고!" "박봉의 직장인이 이용하기 좋은서비스인데…." 최근 서울시가 카풀 앱 '풀러스'를 경찰에 고발하는 사건이 발생했다. 이를 두고 주변에서는 대부분 이 같은 반응을 보였다. 풀러스는 지난 6일 '출퇴근 시간선택제'의 시범서비스를 시작했지만 서울시가 이틀만에 상업적 용도의 유상 운송이라는 판단을 내리고 불법이라고 규정했다. 논란의 불씨가 된 것은 '출퇴근할 때 카풀만 합법적'이라는 현행 여객자동차 운수사업법 때문이다. 그간 법 조항을 의식해 이른 오전과 저녁 시간에만 영업해 오던 풀러스는 "오늘날 출퇴근 시간은 사람마다 다르다"면서 사실상 24시간 서비스를 이용할 수 있도록 했다. 직장인들의 근무 형태에 맞춰 출퇴근 시간을 아침 저녁으로 분류할 수 없다는 점에서다. 실제로 풀러스가 한국갤럽과 공동으로 진행한 조사에서도 유연근무제 등을 통해 비정형 근무패턴을 가지고 있는 근로자가 30%를 넘는 것으로 나타났다. 또 서울연구원이 2015년 발행한 정책리포트에 따르면 개인택시는 근시간대인 오후 6시부터 공급이 점점 줄어 심야에 접어들면서 급격히 감소한다. 이 같은 내용만 보더라도 심야 퇴근이 잦은 직장인들이 부담없이 이용할 수 있는 카풀 서비스는 필요해 더없이 좋은 서비스다. 이처럼 직장인들의 근무 형태가 빠르게 변화하고 있지만 서울시의 안일한 대응으로 서비스 이용자는 물론 벤처기업들의 피해는 불가피해 보인다. 가까운 나라 일본은 차량공유 서비스가 빠른 속도로 도입되는 데 대비해 승차 전에 미리 운임을 결정하는 시스템, 로봇을 활용해 가장 효율적으로 택시를 배차하는 시스템을 검토 중이다. 또 교통체증과 공해가 심한 베트남에서는 '차 함께 타기' 사업을 하고 있는 벤처기업 '함께가요'가 하노이의 사회적 기업으로 자리매김하고 있다. 전 세계적으로 공유경제 시장이 급성장하고 있는 상황에서 국내에서는 정부의 지나친 규제가 벤처기업들의 성장을 저해하고 있는 모습이다. 혁신 벤처기업에 적극 지원하겠다는 문재인 정부의 정책과 '엇박자'를 내고 있는 서울시의 이번 고발 조치는 아쉬움이 크다.

2017-11-12 19:34:50 양성운 기자
[기자수첩] 나쁜 개는 없다. 나쁜 견주만 있다.

[기자수첩] 나쁜 개는 없다. 나쁜 견주만 있다. 최근 '최시원 개 사건'으로 불거진 반려견 안전관리 문제가 논란이 되고 있다. 이 때 경기도가 15kg이상 반려견, 외출시 입마개를 의무화'라는 반려견 안전관리대책을 내놨다. 도는 지난 5일 남경필 도지사의 지시로 반려견 안전관리대책 조례를 개정해 몸무게 15kg 이상 중대형 반려견은 외출시 입마개를 의무화하고, 목줄도 2m 이내로 유지하도록 하겠다고 발표했다. 이같은 발표 이후 청와대 국민청원 사이트에는 경기도의 안전관리대책을 철회해달라는 청원이 올라오는 등 반려인들의 반발이 날로 거세지고 있다. 청원 내용에는 "목줄을 안 하거나 다른 이에게 위해를 가했을 경우, 배설물을 치우지 않았을 경우 과태료를 부과하는 것에는 찬성하지만, 이번 문제가 된 벅시(한일관 대표를 공격한 최시원의 개·프렌치불독)의 경우에도 몸무게가 15키로 이내였듯 공격성과 몸무게는 아무 연관이 없다"고 적혀있다. 그리고 "만약 저 조례가 실행된다고 해도 실제로 몸무게 측정이 실시간으로 실행되기도 어렵기에 현실성이 없다"는 지적도 있었다. 일명 '개통령(개들의 대통령)'으로 불리는 반려견 훈련사 강형욱도 '경기도가 내놓은 '몸무게 15kg 이상의 반려견과 외출 시 입마개 착용 의무화'에 대해 비난했다. 강 훈련사는 한 라디오 방송 인터뷰에서 "경기도의 대책은 반려견을 1도(하나도) 모르고 만든 것"이라며 "몸무게가 반려견의 성향이나 성질을 대변하는 것은 아니다"라고 꼬집어 말했다. 이어 "실제로 의뢰받는 대부분의 문제견들은 소형견인 경우가 더 많다"고 덧붙였다. 너무도 쉽게 내놓은, 말도 안되는 대책대신 '반려동물 등록제'가 잘 지켜지는지, 반려견을 키우면서 지켜야 하는 매너(배변시 깔끔한 뒷처리, 산책시 목줄)는 얼마나 실천하고 있는지, 그리고 그것이 지켜지지 않았을 때 처벌은 실행되고 있는지부터 되돌아봐야하지 않을까. 그리고 '세상에 나쁜 개는 없다. 나쁜 견주가 있을 뿐이다'라는 말처럼 견주들도 개를 키울 자격을 갖췄는지 기본적인 펫티켓을 얼마나 지키고 있는지 반성해야할 것이다.

2017-11-08 11:34:33 신원선 기자
[기자수첩]개미에게도 고급정보가 필요하다

#.흔히 개미로 불리는 개인투자자들은 항상 한 발 늦다. 때문에 개미 귀에 들어간 정보는 이미 시장에서는 한물 간 정보라는 우스갯소리가 나온다. 심지어 기자들이 쓴 기사도 '한 발 늦다'는 평가를 받는다. 이솝우화 속 개미는 추운 겨울, 노력의 결실을 맺는데 증시에서 속 개미는 당최 해피앤딩이 없다. 올해 국내 주식형펀드의 평균 수익률은 30%에 가깝다고 하는데 펀드 순자산은 7조원이 줄었다. 주위에 펀드로 재미를 본 사람이 많지 않은 걸로 봐서는 차익실현을 위한 환매라기보다는 그간 손실을 기록하던 펀드가 모처럼 수익을 내자 본전을 챙기기 위해 환매가 발생한 것이란 해석이 더 적절한 듯 하다. 개별 종목 수익률은 어떤가. 거칠 것 없이 상승하던 종목도 개미의 손이 닿자 우수수 떨어졌다. 연 초 이후 9월까지 98.4% 수익률을 기록하던 SK하이닉스가 최근 한 달 동안에만 7% 하락했다. 이 기간 SK하이닉스를 제일 많이 산 투자자는 개미고, 제일 많이 팔아치운 투자자는 외국인이다. 증권가에서 입을 모아 추천하는 금융주도 개미가 산 종목은 하락세다. 3분기 실적발표를 앞두고 한 달간 개미들은 금융주 중 우리은행을 가장 선호하는 모습을 보였다. 하지만 우리은행 3분기 영업이익은 시장의 기대를 하회할 것으로 전망되면서 주가는 하락세다. 반면 외국인은 '어닝서프라이즈'를 기록한 KB지주를 알뜰하게도 투자 바구니에 담았다. 개미들은 공모주에도 관심이 많다. 올해 개인이 코스닥에서 많이 사들인 종목도 대부분이 공모주다. 하지만 올해 상장한 공모주는 3분의 2가 내리고 3분의 1만이 오르고 있는 상황이다. 공모주 3개 중 2개가 마이너스인 것이다. 물론 개미가 외국인이나 기관보다 투자를 잘하긴 현실적으로 힘들다. 개미에게는 투자가 생업이 아니기 때문이다. 때문에 빠른 판단을 하지 못하고, 오판(誤判)의 확률도 그들보다 높다. 이러한 개미들에게 고급정보를 제공하고, 투자 판단에 도움을 줘야하는 증권사는 그들의 몫을 제대로 해내고 있는 지 의문이다. 증권사들은 투자보고서를 통해 주식을 "사라고"만 말한 뿐 종목에 대한 냉정한 평가는 거의 없다. SK하이닉스가 10% 가까이 하락할 때도 증권사들은 "지금이 기회"라며 '매수' 의견만 내고 있을 뿐이다.

2017-11-07 16:07:14 손엄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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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수첩] 연차쓰고 장보러 가야하나

"평일 퇴근길에 온라인으로 주문해야지 뭐" "휴업 전날 미리 마트가서 장봐야지" "대한민국 근로자가 다 칼퇴하니? 언젠가는 연차쓰고 장보러갈 듯" 대형마트에 이어 복합쇼핑몰까지 의무휴업이 적용될 것이 확실시 되면서 평소 주말에 장을 보던 소비자들의 뒷말이다. 의무휴업제는 정부가 소비자들의 전통시장 유입률을 늘리고자 시행한 규제 방안이다. 하지만 정책의 취지와 실효성에 대한 의문은 물론 소비자 편익을 배제했다는 지적이 끊이지 않고 있다. 우선 정부가 대형쇼핑몰의 영업을 의도적으로 제한한다 한들 전통시장으로 반사이익이 발생하느냐에 대한 의문이다. 앞서 대형마트 의무휴업은 2012년 '유통산업발전법 개정'으로 인해 시행된 제도다. 약 5년의 시간동안 대형마트가 정부의 법과 규제로 인해 월 2회씩 주말에 영업을 쉬었다. 안타깝게도 해당 규제로 인해 전통시장이 살아나지는 못했다. '대기업을 규제해야 중소기업이 살아난다'는 프레임이 실패했다는 것을 받아들일 때다. 소비자들이 왜 대형마트로 향하는 지 파악하고 전통시장에 똑똑한 소비자 유입 방안이 적용되야 한다. 그것이 결국 5년전 정부의 취지에 맞는 '소상공인 살리기'에 적합하다는 분석이다. 사실 현행 규제도 역으로 생각하면 소상공인 살리기에는 미흡하다. 대표적으로 대형마트의 경우 시식코너만 둘러봐도 파트타임으로 일을하는 근로자가 대부분이다. 의무휴업으로 인해 파트타임 근로자들도 일이 없어진 셈이다. '너 죽고 나 살자'가 아닌 '나도 살고 너도 살자'가 될 수 있는 현명한 방안을 고민해야 할 때다. 이것이 유통업계가 시도 때도 없이 부르짖는 '상생'의 길이다.

2017-11-02 16:57:05 김유진 기자
[기자수첩]TV 속 존댓말 쓰는 여성들

TV 속 존댓말 쓰는 여성들 한국 사회에서 주말을 보내는 가장 흔한 방법 중 하나는 TV 시청이 아닐까. 가족과 함께 둘러앉아 드라마를 보며 주말을 마무리하는 모습은 누구에게나 익숙한 그림이다. 그러나 드라마 속 '언어'는 낯설기 그지 없다. 특히 아침 또는 주말 드라마 등 남녀의 전통적 역할이 강조되는 편성대일 수록 이는 더욱 도드라진다. 드라마에서 '오셨어요', '밥 좀 줘'라는 대사가 나왔다고 가정해보자. 화자 간의 관계가 부부일 경우, 전자는 여성, 후자는 남성의 이미지가 자연스레 떠오른다. 이러한 수직적 언어 관계는 대화 주체들이 상하 관계에 있을 때 자연스러워야 한다. 교수와 제자, 상사와 부하처럼 말이다. 남녀간, 부부간 관계는 동등하다. 우리는 이 사실을 너무나도 잘 알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정작 TV 속 범람하는 언어적 차별에는 무뎌져 있다. 문제는 드라마뿐만 아니라 TV 속 다양한 장르의 프로그램에서 이 같은 언어적 행태가 유지되고 있다는 점이다. 부부가 함께 등장하는 한 예능의 자막에선 남편은 이름으로, 아내는 '아내'로 지칭된다. 뿐인가. 아이들이 흔히 즐겨보는 '짱구는 못말려', '아따맘마' 등 애니메이션에서도 마찬가지다. 짱구 엄마가 짱구 아빠에게 존댓말을 쓴 지도 어느덧 20년이 넘은 듯 하다. 세월은 너무나도 달라졌다. 그러나 가장 빨리 트렌드를 담아내는 TV, 그 속에서도 유독 '언어'만큼은 구한말 행태를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는 점에 의문이 든다. 방송사를 넘어 우리 모두 물 흐르듯 부유하는 차별에 눈을 뜨고 개선에 힘 써야 할 때가 아닐까.

2017-10-31 17:13:25 김민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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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수첩] 네이버에도 의무휴무일이 있다면?

홈플러스, 이마트, 롯데마트 등 대형마트는 격주 주말에 한 번, 즉 월2회 의무휴업이 있다. 골목상권과 전통시장 보호를 위해서다. 지난 2012년 정부에 의해 의무휴무 규제가 도입된 이후 5년이 됐고, 소비자들도 익숙해져 제도가 정착된 모양새다. 그렇다면, 눈을 온라인으로 돌려보자. 최근 인터넷 업계의 시장 지배력 이슈가 뜨겁다. 오프라인 세계에서는 독과점을 막기 위한 방파제 같은 규제가 있지만 온라인 세계는 그렇지 않다. '사이버 골목상권 침해'다. 30일 예정된 국감에서는 네이버와 카카오, 두 포털 사업자에 대한 국회의 날선 비판이 예상되는 이유다. 특히 포털 사업자 1위 네이버는 온라인·모바일 검색 분야에서 이용자 수 기준 75% 이상의 점유율을 차지하고 있다. 2위 사업자인 카카오는 약 15% 점유율에 그친다. 지난해 매출은 4조원, 영업이익은 1조원을 넘었다. 이 중 3조원 가량이 광고매출이다. 최근에는 검색 분야의 독점적 지배력을 바탕으로 뉴스 조작에 대한 우려도 제기되고 있다. 지난해 한국프로축구연맹으로부터 청탁을 받아 기사 재배열한 사실이 밝혀진 것이다. 네이버의 영향력은 온라인에만 한정된 것도 아니다. 거대 포털들은 그간 끊임없이 몸집을 키워 소상공인 등 오프라인까지 손을 뻗쳤다. 최근 공정위는 네이버페이와 관련해 네이버를 상대로 공정거래법 위반여부 조사에 착수중인 것으로 전혀지기도 했다. 금융감독원이 제출한 국내 페이시장 결제 현황 및 수수료 자료에 따르면 평균 수수료가 가장 높은 업체는 3.7%로 네이버인 것으로 나타났으며, 연간 매출도 네이버가 1위를 차지했다. 유통과 판로가 변변치 않은 소상공인과 영세사업자는 네이버의 간편결제를 이용하게 되면, 높은 수수료도 감내할 수밖에 없는 실정이다. 기자와 만난 한 인터넷 업계 관계자는 "우리나라는 네이버 공화국"이라며 "유통업계에 적용된 독과점 규제처럼 포털도 의무 휴업 제도가 필요한 것이 아니냐"고 했다. 네이버 입장에서 보면 억울한 측면이 없는 건 아니다. 자사가 만든 플랫폼을 자유롭게 이용해 매출을 올리는 것이 기업의 목적이기 때문이다. 그러나 사업을 확장하고 규모가 커진 만큼 이에 따른 책임을 지는 것이 기업의 의무이기도 하다. 해외에서도 구글 등의 지배력이 커지는 데 따라 기업을 강제 분할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오는 실정이다. 눈은 다시 국회로 간다. 일부 의원이 네이버 등 대형 포털들의 사이버 골목상권 침해를 막기 위한 특별법을 추진하고 있고, 김상조 공정거래위원장은 네이버의 시장지배력 남용 여부를 살펴보겠다고 말했다. 온라인에서도 허울뿐인 '상생'이 아닌 골목상권을 아우르는 공존이 필요한 시점이다.

2017-10-29 17:28:37 김나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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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수첩]정규직 전환, 디테일이 중요

정부가 2020년까지 공공부문 비정규직 노동자 20만5000명을 정규직으로 전환하겠다는 계획을 발표했다. 우선 올해안에 7만4000명의 정규직 전환을 완료하겠다는 방침도 정했다. 같은 근무를 하면서도 그간 비정규직은 정규직이 아니라는 이유만으로 임금과 복지 부분에서 차별 받아 왔다. 때문에 노동계에서는 이번 계획을 통해 공공부문 뿐만 아니라 민간부문까지 비정규직의 정규직화가 진행되길 희망하고 있다. 하지만 이번에 정부가 발표한 정규직 전환 계획에 대해 우려하는 목소리도 만만치 않다. 정부가 그간 실태조사를 포함해 여러 준비를 했지만 그럼에도 부족한 점이 있기 때문이다. 우선 가장 큰 문제는 역시 재원 마련 문제라고 할 수 있다. 재원 마련을 위해서는 국민 세금 부담이 늘 수밖에 없다는 주장이 벌써부터 제기되고 있다. 또 비정규직이 정규직으로 전환되면 새로운 청년 일자리가 줄어들게 될 것이란 전망도 나오고 있다. 한편, 노동계에서는 이번 계획이 명칭만 비정규직에서 정규직으로 바뀔 뿐 실질적인 임금 인상이나 복리후생 등의 처우는 크게 개선되지 않을 것이라는 우려를 제기하고 있는 상황이다. 실제 정부는 정규직 전환으로 인한 국민 부담을 최소화하기 위해 고용안정을 우선적으로 추진하고 처우개선은 단계적으로 추진하겠다는 방침을 밝혔다 이에 대해 한국노총 강훈중 대변인은 "무기계약직이 온전한 정규직이 되기 위해서는 처우개선이 이뤄져야 하는데 이를 위해서는 동일노동·동일임금의 원칙이 적용돼야 한다"며 임금인상과 복리후생 수준 제고의 필요성을 강조했다. 2016년 기준으로 대기업 정규직 대비 중소기업 비정규직의 임금 수준은 37%에 불과했다. 이 같은 사회적 양극화를 해결하기 위해 비정규직 노동자들의 정규직 전환은 시대의 흐름이라고 할 수 있다. 이번 계획이 이런 미흡한 점들로 인해 순조롭게 마무리되기 못하고 중간에 흐지부지 된다면 정규직화를 기대하고 있던 비정규직 노동자들의 실망은 이루 말 할 수 없고 사회적으로도 큰 후유증을 낳게 될 것이다. 정부는 이번 계획 발표 뒤에 나온 여러 지적들을 충분히 검토한 후 이번 계획이 완벽하게 진행될 수 있도록 보완책 마련에도 신경을 써야 할 것이다.

2017-10-26 15:43:47 최신웅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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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수첩] 정쟁으로 얼룩진 국감..연휴 반납 보좌진 '울상'

지난 12일부터 국회 국정감사가 시작됐지만 여야가 정쟁(政爭)만을 이어가고 있어 이에 대한 비판의 목소리가 높다. 이번 국감은 문재인정부 출범 이후 첫 국감이자 내년 지방선거를 앞둔 상황인 만큼 어느 때보다 기대를 모았다. 여야도 국감을 앞둔 시점에서는 각각 전 정부와 현 정부에 대한 철저한 진실규명과 날카로운 비판을 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국감 본연의 기능인 행정부에 대한 감시 비판을 제대로 이행함으로써 그동안의 '맹탕국감', '하나마나한 국감'이 되지 않도록 하겠다는 것이었다. 하지만 막상 국감이 시작되자 국감장은 여야는 행정부에 대한 감사의 장소가 아닌 정쟁의 장으로 바꿔버렸다.여당은 '적폐청산'을, 야당은 '원조·신(新)적폐 저지'를 강조하며 연일 공방을 이어갔으며, 심지어 이로 인해 일부 상임위원회는 파행되기도 했다. 때문에 반환점을 지난 국감 과정 속에서 국회는 정부의 주요 정책에 대한 검증도, 지난 정부에 대한 비판도 어느 하나 제대로 이뤄지지 못했다. 상황이 이러하자 또 다시 '국감 무용론'이 고개를 들고 있으며, 정치권 일각에서는 "국감의 본 기능을 회복하기 위해서는 의례적인 국감보다 '상시국감'으로 바꿔야 한다"는 주장도 나오고 있다. 또한 야당의 경우 국감에 대한 준비가 제대로 되지 않았다는 정치권 안팎의 지적의 목소리가 높다. 국감이 행정부에 대한 감사인 만큼 사실상 국감은 사실상 '야당의 무대'이며 특히 박근혜 전 대통령 탄핵으로 잃었던 민심을 되돌리기 위해서도 이번 국감은 야당에 있어 중요한 기회였다. 그럼에도 야당의 '공격'은 날카롭지 못했고, '분위기 반전'을 위한 의지마저도 부족하다는 비판이 나오고 있는 것이다. 실제로 지난 국감들은 국민적 비판을 받아왔지만 이른바 '국감스타'가 나왔고 국감에서 드러난 '핫이슈'들이 없지 않았지만 이번 국감에서는 이런 부분들이 현재까지 부재하다. 게다가 일부 피감기관에서는 "이런 국감이라면 1년에 2번도 받겠다"는 농담까지 나오고 있는 상황이다. 이렇듯 성과없는 국감이 진행되면서 '황금연휴'를 반납하며 의욕적으로 국감을 준비했던 국회의원 보좌진들의 울상이 자주 목격되고 있다. 기자와 만난 한 보좌관은 "연휴 동안 국감 질의서, 보고서 작성에 많은 노력을 했는데, 어느 순간 자괴감마저 드는 순간이 있다"고 아쉬움을 내비쳤다. 자신과 뜻을 함께하며 힘을 보태는 보좌진들의 기대도 충족시키지 못하면서, 국민을 대표하겠다는 것은 지나친 '만용(蠻勇)'이 아닐까?

2017-10-23 05:30:00 이창원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