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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피니언>기자수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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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수첩] 허리부터 조이는 금융당국

최근 가상화폐가 금융권의 이슈를 장악하고 있다. 화두는 규제다. 혁신적이지만 위험한 시장을 어디까지 규제할 것인지에 따라 여론이 움직이고 시세가 파도를 탄다. 정부의 규제에 일희일비하는 건 비단 가상화폐뿐만 아니라, 금융권 여러 부문에서 있는 일이다. 특히 2금융권의 저축은행이 그렇다. 저축은행은 1금융권인 시중은행, 외국계은행, 지방은행, 인터넷전문은행의 문턱을 넘지 못하는 중·저신용에게 대출을 제공한다. 이에 저축은행은 고금리에도 꾸준히 고객을 확보해 왔으나, 2011년 저축은행 사태가 터지면서 혹한기를 맞았다. 한국은행 경제통계시스템에 따르면 저축은행 업계의 수신 잔액은 2010년 11월 76조9217억원까지 올랐다가 2011년 저축은행 사태의 여파로 감소하기 시작해 2014년 7월 30조5541억원까지 떨어졌다. 이후 서서히 반등하기 시작해 지난해 11월 50조2031억원까지 올랐다. 금감원에 따르면 지난해 3분기 당기순이익도 3298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22.3% 급증, 3분기 연속 흑자행진을 이어갔다. 그러나 2016년부터 가계부채 문제가 한국 경제의 뇌관으로 떠오르면서 당국이 저축은행을 죄기 시작했다. 1금융권의 대출 문턱을 높이자 풍선효과로 저축은행의 대출이 증가한 영향이다. 이에 금융 당국은 '가계부채의 질을 높이겠다'며 지난해 3월부터 저축은행은 전년 대비 가계대출 증가세를 상반기 5.1%, 하반기 5.4%로 규제했다. 물론 법적 규제는 아닌 '유도'였다. 그러나 업계는 당국의 말을 곧 법으로 받아들였다. 지난해 저축은행 업계의 가계대출 증가액은 2조9000억원으로 전년 대비 1조2000억원 줄었다. 겉으로 보이는 대출의 질은 개선된 셈이다. 그러나 앞으로가 심상치 않다. 총량 규제에 자체 중금리대출 상품도 포함되는 만큼 저축은행 입장에선 고금리 상품 판매에 적극적일 수밖에 없기 때문. 아울러 올해는 2월 8일부터 법정 최고금리가 27.9%에서 24.0%로 인하돼 저축은행의 대출 심사 문턱이 더 높아진다. 이로 인한 피해는 고스란히 서민들에게 돌아온다. 중·저신용자인 서민들에게는 자금의 '허리' 역할을 하고 있는 저축은행마저 이용이 어려워지면 오히려 더 아래(불법 사금융)로 발길을 옮길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한 저축은행 관계자는 "아이러니한 건 대부업체 등 제도권 밖은 오히려 총량 규제가 없다"며 "아래서부터 규제를 해야지 허리부터 조이니까 양극화가 더 심해지고 있다"고 말했다.

2018-01-21 16:33:42 채신화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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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수첩] 최저임금 인상…제대로 대우 받을 노동자의 권리

최근 최저임금 인상 문제로 정치권의 공방이 연일 이어지고 있다. 야당은 집단해고, 영세 자영업자 인건비 부담 등 '후폭풍'에 대해 강하게 비판하고 있지만, 정부·여당은 보호장치를 마련하며 최저임금 인상을 관철시키겠다는 입장이다. 이에 따라 정부·여당은 18일 국회에서 '최저임금 추진 실태 점검' 협의를 갖고 밴(Van) 수수료 방식 개선, 임대료 동향조사 강화·공공임대상가 및 착한상가 운영, 저금리 정책자금(총 2.4조 원 규모) 대폭 확대, 온누리 상품권 활성화 등 논의를 가졌다. 또한 여당인 더불어민주당도 야당의 공세는 '사실 왜곡'이라며 반박하고 있다. 지난 12일 추미애 대표는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새로 시행된 최저임금 인상으로 자영업자와 소상공인의 피해를 보고 있다는 주장을 야당이 계속하고 있다. 이는 실체가 없고 사실 왜곡"이라며 "자영업자와 소상공인의 삶을 어렵게 하는 근본 원인은 최저임금이 아니라 높은 임대료와 같은 지대(地貸) 추구경제에 있다"고 밝혔다. 반면, 자유한국당 김성태 원내대표는 같은 날 국회에서 열린 원내대책회의에서"최근 경비원 등 취약업종 종사자 집단해고, 영세 자영업자 인건비 부담 가중 등 최저임금 인상에 따른 부작용이 일고 있다"며 "최저임금 인상 후폭풍으로 발등에 불이 떨어진 정권이 이제 와서 여기저기 뛰어다니지만 사후 약방문"이라고 비판했다. 이렇듯 정치권의 공방이 뜨거워지고 있는 것은 '당사자'인 국민의 관심이 높다는 방증일 것이다. 게다가 가격정책에 대해 진영간 입장차가 정리될 수 없다는 점이 정책의 효과를 쉽게 예단할 수 없게 만들고 있어 더욱 갈등이 고조되고 있는 것으로 판단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과연 한국의 노동자들은 제대로 된 대우를 받고 있는가'라는 질문이 최저임금 인상 논의에 주요 의제로 올라야 한다는 생각이다. 한 달 내내 성실히 근무한 노동자가 회사가 어렵다는 이유로, 국가 경제가 어렵다는 이유로 희생을 강요당하는 것이 맞는 것일까. 또한 자영업자·소상공인의 피해가 일각의 주장처럼 과연 최저임금 인상인 것은 확실한 것인가. 지금까지 비정상적으로 돌아가던 구조의 문제가 아닐까. 그렇다면 최저임금 인상을 향하던 화살은 다른 곳을 향해야 하는 것이 맞을 것이다. 회사의 경영이 정상화될 때까지, 국가의 경제가 되살아날 때까지 노동자가 노동의 대가를 제대로 대우 받을 권리는 포기해야 하는 것이 옳은 것인지 깊은 고민이 필요한 시점이다.

2018-01-19 05:30:46 이창원 기자
[기자수첩] 'IT 강국' 한국?

세계 최대 가전전시회 'CES 2018' 지난 12일(현지시간) 폐막했다. 인공지능(AI)과 로봇, 자율주행차 등이 막연한 미래 기술이 아니라 일상생활에 스며들 날이 멀지 않았다는 점을 확인하는 자리였다. 그러나 한편으로는 중국 IT 굴기가 거세다는 것을 실감하는 자리기도 했다. 올해 CES에 참여한 중국 기업은 1379개로, 전체 참가기업의 3분의 1에 육박한다. 그간 중국은 베끼기나 기술 추격자로 치부했지만 올해는 질적 성장도 이뤄내 주목을 받았다. 중국 가전업체 하이센스는 구글과 아마존의 AI 플랫폼을 탑재한 인공지능 TV 'H10E'을 선보였으며, '중국의 구글'로 불리는 바이두는 AI 자율주행차 플랫폼을, '중국의 아마존'으로 불리는 알리바바는 AI 스피커인 'T몰 지니'를 공개했다. 로봇 분야는 더 눈에 띈다. CES 로봇관에 차려진 중국 기업의 부스는 20개로, 전체 참가 기업 36개의 반 이상이었다. 한국기업은 3곳에 불과했다. 중국의 위상은 CES의 메인 기조연설자 명단에서도 확인할 수 있다. CES의 기조연설자는 IT 산업에서 가장 인지도가 높은 기업의 최고경영자(CEO)급에서 선정된다. 올해 CES에서는 세계 최대 통신장비 업체이자 주요 스마트폰 업체인 화웨이의 리처드 유 CEO가 기조연설자 명단에 2년 연속 이름을 올렸다. 반면 우리나라는 지난해에 이어 2년째 명단에 이름을 올리지 못했다. 현장을 둘러본 박정호 SK텔레콤 사장도 "우리가 중국과의 기술격차를 걱정해야 할 정도"라고 우려를 나타냈다. 정부는 냉정하게 우리 IT 산업의 현재 상황과 미래 경쟁력을 가늠해야 한다. 중국의 IT 굴기 원천으로 꼽히는 강력한 지원책은 둘째치고라도 제대로 된 상황에 대한 인식조차도 없다면 그간 쌓은 IT강국으로서의 위상마저도 무너질까 봐 우려된다.

2018-01-18 08:00:00 정은미 기자
[기자수첩]高원화에 발목 잡힌 성장 불씨

올해 한국경제의 주요한 하방요인으로 원화 강세(환율 하락)가 지목되고 있다. 지난 2014년 10월 이후 약 3년 3개월 만에 원화가 달러당 1060원대 초반까지 떨어지면서 국내 수출기업들의 불안감이 커지고 있다. 환율 하락은 수출기업들의 상품 가격 경쟁력을 떨어뜨린다. 실제 환율 변동은 올해 기업 경영의 가장 큰 대외 불확실성 요소로 꼽히기도 했다. 다만 정부와 금융당국은 이 같은 환율 하락에 관조적 자세로 일관하고 있다. 이달 초 김동연 경제부총리와 이주열 한국은행 총재는 만남을 갖고 새해 한국경제가 나아갈 방향과 관련해 의견을 나눴다. 평소 친밀한 관계를 유지하고 있는 두 사람은 이후 기자들과 만나 각각 최근 원화 강세와 관련해 "(환율 하락을)주시하고 있다"는 입장 만을 표명했다. 기자들이 환율 하락이 수출기업의 실적 하락을 야기한다며 질문 공세를 이어갔지만 두 경제수장은 "(환율의)과도한 쏠림 시 적극 대처할 것"이라는 말만 되풀이했다. 두 사람의 관망에 다음날 달러 대비 원화 가치는 오히려 더 강세를 나타냈다. 사실 정부가 적극적인 환율 정책을 펴기는 쉽지 않다. 자칫 우리나라가 국제사회에 환율조작국으로 비칠 수 있기 때문이다. 환율조작국은 미국 정부의 공공입찰에 참여할 수 없고 국제통화기금(IMF)으로부터 환율 정책에 대한 감시를 받게 된다. 우리나라는 지난해 10월 미 재무부로부터 환율조작국보다 한 단계 낮은 관찰대상국으로 지정되면서 한 차례 위기감을 불러온 바 있다. 환율조작국의 기준이 되는 대미 무역 흑자가 200억 달러 이상을 기록했고 경상수지 흑자가 국내총생산(GDP)의 3% 이상에 해당된다는 이유였다. 특히 최근 한미 간에는 자유무역협정(FTA) 개정 협상이 진행되는 상황. 우리나라가 외환시장에 개입한 것으로 판명되면 해당 협상에서 불리해진다. 정부는 이 같은 이유로 원화 가치 강세 현상 속 환율 개입이라는 카드를 감추고 호시탐탐 기회를 노리며 몸을 사리는 모양새다. 그러나 올 들어 원화 강세에 따른 수출기업들의 타격이 날로 심해지면서 시장에선 이제 정부의 환율 정책이 필요한 시기라고 주장하고 있다. 수출 경제를 표방하는 우리의 현 상황을 고려할 때 수출기업의 경쟁력 약화는 결국 한국경제의 성장세가 발목을 잡히는 결과를 가져오기 때문이다. 통상 마찰 우려에도 불구 정부와 한은의 적절한 환율 정책으로 힘겹게 피어오른 한국경제 3%대 성장의 불씨가 꺼지지 않도록 주의를 기울일 필요가 있다.

2018-01-16 15:05:40 이봉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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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수첩] 미리 알려주셔야죠

최근 글로벌 정보기술(IT) 업체들이 '역지사지(易地思之)'를 못해 지탄받고 있다. 대표적인 사례가 애플의 '아이폰(iPhone) 배터리 게이트'다. 이번 사태의 원인은 기술 문제만이 아니다. 애플은 아이폰 배터리 노후화와 영하의 날씨에 대한 해결책으로 '일시적 성능저하'를 택했다. 과거에 비해 추운 날씨 때문에 꺼지는 일이 줄었으니, 애플의 방침을 기술적으로는 이해할 수 있다. 반면 소비자들은 애플의 아이폰 성능저하 원인 발표에 '최적화의 배신'을 느꼈다. 애플은 '엔드 투 엔드(end to end)' 방식을 사용하는 기업으로 유명하다. 하드웨어와 소프트웨어를 함께 디자인 한다는 의미다. 서로를 위해 만들어진 두 요소가 최적의 성능과 디자인으로 통합되는 장점이 있다. 맥(Mac)과 아이팟(iPod), 아이폰의 탄생 배경이자, 애플 혁신의 DNA이기도 하다. 반면 이 같은 방식은 '우리가 모든 요소를 직접 디자인하므로, 소비자가 신경 쓸 부분을 최대한 줄일 수 있다'는 자세와 맞물리게 된다. 본래 의도와 상관 없이 '소비자 기망(欺罔)'으로 비춰질 정책을 펼 위험성이 있다. 애플이 내세우는 최적화는 상황에 따라 전혀 다른 의미로 쓰이는 '양날의 검'인 셈이다. 다른 회사 역시 안심할 수 없다. 인텔은 최근 자사 중앙처리장치(CPU)의 치명적 결함이 드러나 곤욕을 치렀다. 인텔이 'CPU게이트'에 대응하기 위해 보안패치를 내놨지만 더 심각한 문제가 발견됐다. 패치를 설치할 경우 PC가 무작위로 꺼졌다가 다시 켜진다. 보안패치 설치를 연기하라는 권고마저 나왔다. 유료 스트리밍 업체 넷플릭스도 마찬가지다. 이 회사는 '아는형님' 등 일부 한국 예능에서 출연자가 춤 출 때 엉뚱한 경음악을 넣거나 모창 장면을 아예 빼는 식으로 서비스 하고 있다. 회원 약관에는 관련법에 따라 서비스한다고 적혀있지만, 국내 다른 업체는 본방송 그대로 서비스 한다. 넷플릭스 측은 시청자가 한 달에 1만원 가까운 돈을 내고도 극단적인 편집을 감수해야 하는 이유를 알려주지 않았다. 기업의 엇나간 처신 때문에 사용자 경험이 위협받아선 안 된다. 회사는 추상적인 약관을 내세우기 전에, 소비자가 불편해할 부분을 미리 알려야 한다. 소비자는 기업이 솔직하게 인정한 단점을 압도할 장점에 마음을 열고 '동의합니다'를 누를 것이다.

2018-01-14 15:12:38 이범종 기자
[기자수첩]비트코인 '김치프리미엄'은 '탈조선' 티켓값?

한국인의 삶은 왜 이렇게 고달픈걸까. 최근 몇 개의 통계가 지금 현실이 '헬조선'임을 방증한다. 먼저 해외여행이다. 지난해 해외로 나간 한국인 관광객 수가 11월까지 2400만명을 돌파했다. 연간 2600만명 돌파가 유력하다. 한국인 2명 중 1명은 해외여행을 간 셈이다. 총 인구대비 출국률이 세계1위다. 서민들의 체감 경기는 나빠지는데 해외여행 인구는 늘어나고 있다. 역설적인 문장이지만 해외여행을 '탈조선'으로 바꾸면 문장의 어색함은 사라진다. 해외여행의 이유 중 하나가 팍팍해진 한국의 삶을 잠시나마 잊기 위해서라고 한다. '비트코인'도 마찬가지다. 최근 한국의 비트코인 가격은 해외보다 40~50% 높게 형성돼 있다. 이를두고 일각에서는 '김치프리미엄'이라고 부른다. 세계적 가상화폐 정보사이트인 코인마켓캡은 전 세계 거래소에서 거래되는 가상화폐 국제시세를 매기면서 한국거래소 가격을 제외했다. 한국 가상화폐 시장에는 '거품(김치프리미엄)'이 있다는 것이다. 일반적으로 가격에 '프리미엄'이 붙는다는 것은 웃돈을 얹어주면서까지 구매할 만한 메리트(이점)가 있을 때다. 이번이 아니면 살 수 없는 '한정판'인 경우가 그렇다. 한국사람이 이번이 아니면 살 수 없다고 생각하는 것은 무엇일까. 답은 '탈조선 티켓'이다. 탈조선이 꼭 한국을 떠난다는 의미는 아닐 것. 광의로 해석하자면 지금의 고달픈 현실을 벗어난다는 뜻이다. 취업도 안 되고, 열심히 벌어서 내 집 마련 조차 할 수 없는 현실. 돈은 벌고 있지만 노후는 불안한 2030세대들이 현실을 벗어나는 방법은 돈을 많이 버는 것이다. 하지만 2030세대가 벼락같이 부자가 되는 기회는 자주 오지 않는다. 이번 비트코인 투자 열풍은 2000년 벤처창업 열풍 이후 무려 17년만에 찾아온 기회다. 때문에 이들은 없는 돈과 희망을 모두 털어 가상화폐에 쏟아붓고 있다. 정부의 경고도 귀에 들리지 않는 모양새다. 최근 1000만 관객을 돌파하며 많은 관객의 공감을 얻은 영화 '신과함께' 속 저승사자 해원맥(주지훈 분)은 환생을 하게되면 무엇이 되고 싶냐는 질문에 이렇게 답한다. "코스피 10위권 재벌2세로 태어날거야. 그게 아니면 한국에서는 저승보다 지옥같거든"이라고.

2018-01-11 10:57:02 손엄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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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수첩] 눈앞 이익만 쫓는 폭스바겐에 한국 소비자는 아직도 봉?

2년 전 '디젤 게이트'로 국내 판매를 중단했던 폭스바겐이 판매 재개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그런데 이번에도 조용히 움직이고 있다. 과거 '디젤 게이트' 논란에 휩싸였을 당시에도 폭스바겐은 조용했다. 다만 폭스바겐의 물밑 작업으로 신차 구매를 준비하는 소비자 사이에서는 뜨거운 감자였다. 당시 폭스바겐 인기모델 티구안의 견적을 비교하기 위해 만난 폭스바겐 딜러는 '1000만원 할인'과 같은 대대적인 판촉행사와 함께 "AS는 걱정하지 않아도 된다"는 이야기를 들었다. 그러나 우려했던 문제가 현실화됐다. 폭스바겐 차량 오너들은 AS를 받기 위해 최소 15일에서 한달 가량 대기해야 했다. 지난 2016년 폭스바겐은 수입차 브랜드별로 AS센터 1곳당 취급대수가 가장 많은 곳으로 지목받았다. 10년간 16만1643대가 판매됐는데 AS센터는 30곳에 불과했다. 1곳당 취급대수는 5388대로 서비스센터가 절대적으로 부족했기 때문이다. 여기에 폭스바겐이 '디젤게이트'로 판매 중단되면서 전시장은 물론 서비스센터 확장에 투자할 여유가 사라졌다. 결국 소비자들이 그 부담을 고스란히 떠안았다. 문제는 이처럼 해결한 숙제가 많은 상황에서 서비스센터 확충이나 국내 고객 피해를 줄이기 위한 방안을 마련하지 않은 채 판매 재개를 준비하고 있다는 것이다. 현재 폭스바겐 서비스센터(홈페이지 기준)는 전국 34곳에 불과하다. 반면 수입차 1, 2위를 다투고 있는 BMW와 메르세데스-벤츠는 전시장과 서비스센터를 잇따라 구축하며 소비자 부담 최소화에 집중하고 있다. BMW의 경우 서비스센터는 전국 60개, 전시장 51개, 메르세데스-벤츠는 서비스센터 55개, 전시장 50개를 갖추고 있다. 폭스바겐을 비롯해 외국기업들이 국내 소비자를 '호구' 취급하는 관행이 어제 오늘일은 아니다. 하지만 수입차 판매량 증가와 함께 국내 소비자들의 눈높이도 높아지고 있다. 폭스바겐은 판매정지 이후 한국 시장에서 살아남기 위한 방법을 알고 있을 것이다. 지금처럼 눈앞에 이익을 쫓다가는 한국 시장에서 스스로 자멸할 수 있다는 점을 분명히 깨달아야 한다.

2018-01-10 16:43:36 양성운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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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수첩]'약발' 안 먹히는 가상화폐 투기 경고

가상화폐에 대한 정부의 잇단 경고가 도대체 '약발'이 안 먹히고 있다. 정부가 강력한 대책이라며 내놓을 수록 다른 나라보다 한국에서 시세가 더 비싼 '김치 프리미엄'은 확대됐고, 이런 '대박'을 자신만 놓칠 수는 없다며 뒤늦게 뛰어드는 '코린이(코인+어린이)'만 늘어났다. 정부의 경고에 힘이 빠진 것은 처음부터 가상화폐 규제에 대한 스텝이 꼬일대로 꼬인 탓이다. 지난달 말께 가상화폐 거래소 폐쇄를 검토 중이라는 발표에 가상화폐 가격은 순간 급락했다. 그러나 해당 거래소가 불법을 저지르지 않는 이상 폐쇄는 사실상 불가능하다는 해석이 나오면서 분위기는 반전됐다. 정부의 괜한 으름장 처럼 여겨진 셈. 지난 8일 금융위원장의 경고 역시 크게 다르지 않았다. 최종구 금융위원장은 기자간담회를 갖고 "더 나아가 가상통화 취급업소에 대한 직접 조사를 강화하겠다"며 "이른바 위장 (전산·해킹)사고 가능성이나 시세 조종, 유사수신 부분에 대해 어떠한 일이 일어나고 있는 지 철저하게 조사하겠다"고 강조했다. 공식 브리핑이 끝난 이후 가상통화 거래소에 대해 어떻게 직접 조사할 지를 구체적으로 묻자 이번엔 다른 답이 돌아왔다. 금융위 실무자는 "위원장님께서 너무 나가신 것 같다"며 "아직까지 가상통화 취급업자를 직접 조사할 방안은 없다"고 정정했다. 현재 가상화폐 거래소는 신고만으로 문을 열 수 있는 통신판매업자에 불과하기 때문이다. 일본은 가상화폐 거래소를 허가제로 바꾸고 제도권으로 끌어 들였다. 정부의 공식 인정 처럼 여겨지며 투기열풍이 거세졌다. 중국은 가상화폐 거래소를 전면 폐쇄했다. 역시 투기열풍이 잦아들기는 커녕 사행화되는 역효과를 봤다. 한국은 일본과 중국의 중간 어디쯤이다. 가상화폐 시장이 국내에 국한되지 않는 이상 정부가 어떤 방법을 써도 가격을 잡을 수는 없다. 그렇다면 어느 부작용을 감내할 지를 선택해야 할 시기다. 하루 수 조 원이 거래되는 시장을 지하에 둘 지, 지상에 둘 지 말이다.

2018-01-09 14:55:53 안상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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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수첩] 서울고등법원, 시민 안전 고민해주길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의 2심 선고 공판이 오는 2월로 예정됐다. 세간의 주목을 받은 재판인 만큼 취재진은 물론, 많은 시민들이 재판 방청을 희망할 것으로 예상된다. 때문에 사고가 생길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기본적으로 공개재판 방청은 희망하는 누구나 할 수 있다. 다만 희망자가 몰릴 경우 선착순으로 방청객을 선정한다. 이 때문에 유명인이 재판을 받는 경우 서로 방청하기 위해 새치기를 하거나 폭력을 휘두르는 경우도 발생하곤 한다. 최근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 등에 대한 선고 공판 역시 방청 희망자가 몰리며 충돌이 빚어졌고 지난해 8월 있었던 이재용 부회장 1심 결심 공판의 경우 폭행사건까지 발생했다. 당시 방청을 희망하는 시민들은 결심 공판 전날 낮부터 법원 앞에 줄을 서서 기다렸다. 대기 시간이 길었던 탓에 가방을 두고 화장실을 가거나 식사를 위해 자리를 비우는 경우도 쉽게 볼 수 있었다. 많은 이들이 줄을 서서 참을성 있게 방청을 기다렸지만 모든 이가 그랬던 것은 아니다. 재판 당일 아침에 법원을 온 일부 시민들은 "전날부터 선 줄은 인정할 수 없다"며 새치기를 시도했고 이들 가운데 한 남성은 새치기를 만류하는 시민을 폭행해 경찰에 연행되기도 했다. 지난해 12월 열린 이 부회장 항소심 결심 공판에서도 방청 대기줄이 전날 오후부터 생겨났다. 한 겨울에 시민들이 노숙할 경우 사고가 발생할 수 있다는 판단에 법원 관계자들이 이들을 해산시켰지만, 이러한 상황은 재판 당일 새벽부터 다시 연출됐다. 줄을 선 순서와 새치기를 둘러싼 언쟁도 벌어졌다. 당시 한 시민은 "새벽에 왔는데 법원이 문을 닫았기에 법원 밖에서 기다렸다"며 기자에게 치열한 방청 열기를 전했다. 오는 2월 5일로 예정된 이 부회장 항소심 선고 공판에서도 이러한 상황이 반복될 전망이다. 법원이 별도의 방청 안내를 하지 않았기에 이전과 같은 양상이 벌어질 것으로 보이며, 경쟁률이 높은 만큼 전날 일찌감치 야외에서 기다리는 시민이 발생할 가능성도 높다. 추운 겨울철인 만큼 사고가 발생할 우려도 높다. 시민들의 안전을 위해 서울고등법원과 재판부가 현명한 방안을 마련해주길 기대해 본다.

2018-01-04 15:18:29 오세성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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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수첩]새해 물가 잡아야

[기자수첩]새해 물가 잡아야 새해 물가가 꿈틀거리고 있다. 원재료 값 상승과 최저임금 인상으로 인한 결과다. 자칫 물가상승과 일자리 문제 등 악재가 겹칠까 걱정이다. 2018년 최저임금은 시간당 7530원으로 지난해보다 16.4% 올랐다. 근로자의 임금만 오른게 아니다. 프랜차이즈, 화장품 등 유통업계도 줄줄이 가격을 올렸다. 최저임금 인상으로 어느정도의 후유증은 예견됐지만 그 규모와 크기가 더욱 커질 가능성 때문에 걱정이 되는건 사실이다. 프랜차이즈는 이미 가격 인상을 시작했다. 지난해 12월 KFC가 치킨과 햄버거 등 24개 품목의 가격을 평균 5.9% 올렸다. 놀부부대찌개, 신선설농탕도 주요 메뉴 가격을 5.3∼14% 인상했다. 죽이야기는 주요 제품의 가격을 각각 1000원씩 올렸다. 더욱 많은 브랜드들이 가격 인상에 동참할 수 도 있다. 이들이 가격을 올린 이유는 가맹점주들의 가격 인상 요구를 무시할 수 없었기 때문이다. 이같은 악재가 지속된다면 중소기업과 자영업 등에서 고용 축소가 예상된다. 폐업하는 매장이 증가할 수도 있다. 이미 중소 매장들은 점원 줄이기에 나섰으며, 외식업계에는 키오스크(무인주문자판기)를 선보이고 있다. 편의점도 24시간 영업을 포기하는 곳도 나타났다. 최저임금 인상으로 인해 청년과 자영업자들이 일자리를 빼앗기고 생활고를 가중시키는 결과를 낳고 있는 것이다. 결국 누구를 위한 최저임금 인상이라는 소리가 나올 수 밖에 없다. 유통업계 관계자는 "최저임금이 인상되면 가맹점주의 인건비 부담이 가중돼 결국 제품 가격이 오를 수 있다"고 말했다. 최저임금 인상이 물가인상 등에 미치는 영향을 세밀하게 관리할 필요가 있다. 이에 정부는 올해 일자리 안정자금 3조원을 지원한다고 밝혔다. 하지만 이것이 유일한 대안으로 다른 보완책을 마련해야 할 것이다.

2018-01-03 16:33:08 박인웅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