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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피니언>기자수첩
[기자수첩] 김상조의 '불편한 관치'

"삼성의 미래전략실은 막강한 권한을 행사하면서도 책임은 지지 않고 있다."(2016년 12월 국정농단 청문회에서...) "이재용 부회장이 삼성전자에 새로운 그룹 컨트롤타워(구 미래전략실)를 구축해야 한다."(최근 한 언론사와의 인터뷰에서...) 김상조 공정거래위원회장이 '삼성의 미전실'에 대해 한 입으로 두 말을 하고 있어 빈축을 사고 있다. 김 위원장은 공정위원장이 되기 전 참여연대 경제개혁센터 소장 시절 미전실에 대해 불투명한 의사결정과 오너 일가의 지배력을 높이기 위한 수단으로 활용되고 있다며 비판을 일삼았다. 2016년 12월 국정농단 청문회에서는 공정위원장이지만 참고인으로 출석해 삼성 미전실에 운영 행태에 대해 비판했다. 이는 미전실 해체에 대한 정치권과 여론의 압박으로 이어져 삼성은 이듬해 미전실을 해체했다. 그러나 지금은 미전실에 대한 생각이 180도 바뀌었다. 김 공정위원장은 최근 한 언론사와의 인터뷰에서 삼성 컨트롤타워 부활의 필요성을 강조했다. 삼성이라는 거대 그룹의 전략적 의사결정과 효율적 경영을 위해서는 과거 미래전략실과 같은 역할을 할 수 있는 조직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사람의 생각은 얼마든지 바뀔 수 있다. 하지만 김 공정위원장이 공정한 시장질서 확립을 위해 존재하는 공정위의 수장이라는 점에서 재계는 물론 학계도 신중하지 못했다는 지적이다. 특히나 이번 미전실 부활에 대한 언급은 삼성에 대한 사업적 측면보다 대관업무 등을 도맡았던 미전실 해체로 정부를 상대할 커뮤니케이션의 카운터 파트너가 없자 불편함을 호소한 게 아니겠냐는 것이 재계의 분석이다. 재계 한 관계자는 "기업 조직이 무슨 동아리나 아마추어 단체도 아니고…"라며 "공정위를 이끄는 분이 이렇게 자신의 상황에 따라 정반대의 주문을 하면 기업 입장에서는 공익과 사익을 제대로 구분하지 못한다고 평가할 수밖에 없다"며 불편함을 드러냈다.

2018-05-18 06:00:00 정은미 기자
[기자수첩]실적악화-자본확충…보험업계 '二重苦'

지난해 사상 최대 실적을 기록하며 환희에 젖었던 보험업계가 올 들어 높은 손해율과 낮은 실적으로 울상이다. 연초 계절적 영향으로 주요 보험사의 자동차보험 손해율이 모두 악화했고 전년 동기 반영된 일회성 요인 등으로 올 1분기 보험사 실적은 기저효과를 보였다. 일부 보험사를 제외하곤 1분기 예상을 밑도는 실적으로 올해 순이익 역시 저조할 것으로 전망한다. 엎친데 덮친격으로 보험사들은 새 보험회계기준(IFRS17) 및 신지급여력제도(K-ICKS) 도입에 따른 자본확충안 마련에 박차를 가하는 등 탄탄한 재무건전성 확보에 열을 올리고 있다. 다만 대형사와 달리 중소형 보험사는 새 회계기준 등 도입에 따른 자본확충 부담으로 현저한 어려움에 처해 있다. 보험개발원이 나서 중소형 보험사와 새 회계제도 도입을 대비하고 있지만 역부족이란 평가가 나온다. 이 가운데 금융당국이 최근 금융소비자보호를 위한 정책 추진에 있어 보험분야를 우선적으로 중점 점검하겠다고 밝혔다. 보험사의 고질병인 불완전 판매비율 등 개선을 위해 일부 부적절한 보험사 상품의 경우 판매중지까지 검토해 소비자 신뢰저하를 원천적으로 방지하겠다는 입장이다. 소비자 피해가 지속적으로 발견될 경우 보험사 영업정지도 불사하겠다고 경고했다. 실적악화와 자본확충 등 이중고(二重苦)에 시달리고 있는 보험업계는 이 같은 당국발(發) 발언에 몸서리를 치고 있다. 보험업계 관계자는 "소비자 신뢰를 먹고 사는 보험사 입장에선 당국의 소비자보호방안 마련에 언급되는 것 만으로도 신뢰도 저하를 야기할 수 있다"며 "소비자만족도 제고는 보험사들이 우선적으로 힘쓰는 분야지만 모두를 만족시킬 순 없는 점을 감안해 당국의 배려가 필요하다"고 호소했다. 최근 미국 금리인상으로 한국경제에 미치는 영향이 가장 클 것이란 경제 전문기관의 보고가 잇따른다. 금리 인상은 보험사에 미치는 영향이 큰 부분으로 향후 금리 인상에 따른 보험사 경영방안에도 변화가 예상된다. 10년간의 저금리 기조 속 마땅한 투자처를 찾지 못한 보험사들로선 금리 인상에 따른 투자처 발굴이 호재로 작용한다. 올해 실적 악화로 수익성 저하를 호소하는 보험사들은 주어진 환경에 어려움만 토로할 것이 아니라 변화된 환경에 민첩하게 대응하여 수익성 제고 방안을 다방면에서 살필 필요가 있다.

2018-05-16 14:34:38 이봉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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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수첩] 스승의 은혜는 땅 위에 있다

스승의 시대가 저물고 있다. 교육도 서비스가 되어버린 세상에서, 교사들은 쏟아지는 카카오톡 문의에 시달려야 한다. 해일처럼 밀려오는 잔업에 허우적대다보면 일 년이 금방 지나간다. 교사는 하루가 멀다고 변하는 입시와 지침에 말라간다. 서울의 한 중학교 교사는 고등학교 재직 시절을 떠올리며 고개를 저었다. 학생부 '창의적 체험활동' 작성 방식에 관여하는 학부모들 때문이다. 서울시 교육청의 학생부 작성 지침도 자주 달라져, 수정 횟수가 늘어날 수밖에 없었다고 했다. 특정 부분에 적으라던 '-' 표시는 '~' 표기로 지침이 바뀐다. 한컴오피스에서 따옴표를 적으면 규정위반이지만, 엑셀에서 썼다면 문제없는 식이다. 선생님의 헌신을 알기에, 제자들은 여전히 스승의 날 선생님에게 인사하는 방법을 고민하고 있다. 반면, 어떤 스승은 법정에서 죗값을 확인해야 했다. 지난 3일 김복만 전 울산시 교육감 부부는 서울고등법원에서 재차 실형을 선고받았다. 이들은 울산시 교육청 관급 공사 수주를 대가로 2억8500만원을 받아 챙긴 혐의(뇌물) 중 1억4000만원 부분이 유죄로 인정됐다. 조영철 부장판사가 착잡한 표정으로 양형 이유를 읽는 동안, 김 전 교육감의 아내는 어깨를 들썩이며 울었다. 김 전 교육감의 고개는 땅에 꺼진 듯 보이지 않았다. 징역 7년과 5년. 남편과 아내는 스승의 날을 보름 앞두고 젖은 눈으로 방청석을 돌아봤다. 그의 가족이었을까. 고령의 여인은 의자를 붙잡고 서럽게 울었다. 한때 하늘에 있던 스승의 은혜가 권세로 이름을 바꿔 단 결과였다. 내가 기억하는 5월은 선생님이 경의를 받는 시간이었다. 담임선생님은 제자의 안목으로 골랐을 리 없는 책 한 권을 받아들고, 그 사이에 꽂힌 봉투 하나를 손에 쥐셨다. 걱정 반 호기심 반으로 펼친 봉투 안에는, 어김없이 감사 편지가 들어있었다. 안도의 한숨과 함께 부모님의 인사를 읽던 선생님의 미소. 이날 선고와 죄명이 유독 슬픈 이유였다. 스승의 은혜는 대지에서 피어난다. 지난 겨울 찾은 고등학교 교사의 집에선 제자들과 함께 찍은 사진이 눈에 띄었다. '(제자들이) 말은 잘 듣느냐'는 물음에 "애들 다 착해"라며 웃는 그의 얼굴에는 어떤 권위나 이권도 찾아볼 수 없었다. 대신 '우리 선생님'으로 불리는 한 남자가 서 있었다.

2018-05-15 11:44:18 이범종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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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수첩] 한국GM 한국시장 철저히 외면?…진정성 있는 모습 보여야

"신중을 기해야 하기 때문에…." 한국지엠(GM)이 14일 인천 부평에 위치한 본사에서 예정된 기자회견을 돌연 취소했다. 이날 한국GM은 2019년 흑자 전환 달성을 골자로 한 경영 정상화 계획을 발표할 예정이었다. 벼랑끝에 섰던 한국GM이 극적인 협상으로 생존의 불씨를 살렸지만 이날 갑작스런 행사 취소는 국내 시장을 중요하게 생각하고 있는지 의문이 들게 만든다. 우선 이날 행사 취소는 비정규직 노동자 6여명이 기자회견장을 들어오면서 시작됐다. 한국GM측은 "비정규직 노조원들이 행사장에 들어와 임원들의 안전이 최우선이기 때문에 행사를 취소한다"고 입장을 밝혔다. 이어 "정규직 노조와 합의를 끝낸 상황이고 비정규직은 협상 대상이 아니다"며 "신중을 기해야 하기 때문에 경영정상화 계획 발표는 무기한 연기하겠다"고 말했다. 이 같은 입장을 발표하는 한국GM의 모습에서 진정성을 찾아보긴 쉽지 않았다. 비정규직 노동자 6여명이 언론과 본사 직원들이 있는 자리에서 임원들의 생명이나 안전을 위협할 리 만무했기 때문이다. 또한 베리 엥글 GM 해외사업부문 사장의 경우 미국과 해외에서 업무를 보기 때문에 방한일정을 잡기 쉽지 않다. 그래서 일부에서는 경영 정상화 계획 발표에 대한 의지가 없었던 게 아니냐는 추측까지 낳게 했다. 비정규직 노조 측도 "약속된 자리에 회사 수뇌부가 나타나지 않은 것은 회사 경영화에 대한 의지가 없다는 것을 뜻한다"며 인력 구조조정에 대한 문제 해결을 촉구했다. 문제는 이뿐만이 아니다. GM본사가 한국GM에 신규 투입하는 재원 36억달러(3조9000억원)가 유상증자가 아닌 새로운 차입금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럴 경우 한국GM은 또 다시 GM 본사에 연 4~5%가량의 이자를 줘야 한다. GM 본사의 기존 차입금은 우선주로 전환되는 대신 높은 배당금을 지급해야 한다. 일각에서는 한국지엠이 고비용 생산구조를 벗어나지 못하게 되면서 '한국 철수' 논란은 유예된 것에 불과하다고 보고 있다. 이처럼 상황이 악화될 경우 GM이 국내서 짐을 싸는것도 가능하다. 실제 정부와 산업은행은 GM과의 협상에서 GM의 한국 철수를 막을 '비토권'을 10년까지만 유효하도록 합의한 것으로 알려졌다. 결국 한국GM이 그동안 임단협 합의를 위해 공을 들인 것은 노동자와 소비자를 위한 것이 아니라 노조와 합의를 통해 GM본사와 한국 정부 지원금을 받아내기 위한 것이란 결론에 이르게 된다. 한국GM이 그동안 잃어버린 소비자들의 신뢰를 회복하기 위해 적지 않은 시간이 필요하다. 두루뭉술한 행동은 피하고 국내 소비자들에게 진정성 있는 모습을 보여야 할 때다.

2018-05-14 15:24:04 양성운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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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수첩] 은행 채용비리에 대한 단상

"현대판 음서제다. 이런데도 취업준비생에게 공무원 시험만 준비하지 말고 어디든 도전하라고 말할 수 있나." "은행은 주식회사다. 기업과 주주에 이익이 된다면 누구를 채용하든지 상관하지 말아야 한다. 간섭이 지나치다." 지난 주말 금융권은 신한금융그룹에 대한 채용비리 검사 발표로 다시 뒤숭숭해졌다. 은행 채용비리 특별조사 당시 혐의가 나오지 않았던 신한은행마저 이번엔 비리를 입증할 몇몇 정황이 포착됐다. 올해 초 우리은행으로 금융권 채용비리 논란이 불거진 지 몇 달이 지났다. 일부 금융사는 인사 담당자는 물론이고 최고경영자(CEO)까지 구속돼 수사가 진행 중이지만 여전히 세간의 반응은 극명하게 엇갈린다. 젊은 층, 특히 취업을 준비 중이거나 앞두고 있는 이들은 분노를 감출 수 없다. 앞으로 자신에게 어떤 결과가 주어지더라도 신뢰하기 힘들다고 토로한다. 실력이 아닌 다른 무언가 때문에 취업이 안됐다는 생각이 든다고 했다. 이들의 부모 역시 자괴감에 빠졌다. 몇 년을 취업전선에서 헤매고 있는 자식이 힘없는 부모때문인 것은 아닐까, 뒷바라지가 힘들더라도 공무원 준비를 한다고 할 때 밀어줬어야 하는건 아닌 지 후회가 된다고 했다. 반면 최근의 채용비리 검사를 지나친 간섭으로 보는 이들의 시각은 이렇다. 공기업도 아니고 사기업이니 기업의 이익에 도움이 되는 신입직원을 뽑는 것이 당연하다. 지원자의 부모가 재력가라서 은행에 거액의 뭉칫돈이 들어온다면, 아니면 기업체 임원이라 퇴직연금 사업자로 선정될 수 있지 않느냐는 말을 아무렇지도 않게 내뱉기도 한다. 그들의 의견을 십분 반영해 은행의 발전에 도움이 된다면 그렇게 하시라. 다만 조건은 있다. 투명하게 밝혀라. 예를 들면 이런 식이다. '입사 우대 조건: 부모 금융자산 000억원 이상, 매출 000억원 이상 기업체 임원급 이상, 자사 그룹 계열사 임원 이상 자녀는 서류 전형 면제'. 이왕이면 사업보고서에 결과도 산출해주면 좋겠다. '우대 조건에 따른 은행 순이익 00% 증가' 등으로 말이다.

2018-05-13 10:13:31 안상미 기자
[기자수첩] "이거 너 아니야?" 찍히지 않을 권리는 어디에?

[기자수첩] "이거 너 아니야?" 찍히지 않을 권리는 어디에? 자신도 모르는 사이에 본인의 모습이 담긴 사진이나 영상물이 버젓이 타인의 SNS 계정에 올라와있다면 기분이 어떨까? 최근들어 이러한 불만이 사회 곳곳에서 터져나오고 있다. 언제부터인가 찍을 권리는 늘어났고, 찍히지 않을 권리는 사라져버렸다. 최근 온라인을 뜨겁게 달군 '홍대 누드크로키 사건'과 '마카롱 10개 사건'은 공통점이 있다. 바로 본인 동의없이 개인의 모습이 담긴 촬영물을 유포했다는 것이다. 두 사건이 화제가 되면서 몰래카메라 범죄 처벌에 대한 관심도 커졌다. 몰래카메라 촬영물을 유포한 경우 대부분 벌금형이나 집행·선고 유예에 그치는 실정이다. 한번 유포되면 인터넷을 통해 순식간에 퍼져나가는 게 몰래카메라 영상임에도 불구하고, 처벌 수위는 상당히 낮은 편이다. '마카롱 10개 사건' 의 법정 싸움도 초미의 관심사다. 사건은 이렇다. 평소 자주 찾던 디저트 가게에서 마카롱 10개를 먹은 A 씨는 황당한 일을 겪었다. 가게 주인이 SNS를 통해 자신을 조롱하는 듯한 글을 게재한 것이다. A 씨는 가게 주인에게 불쾌감을 드러냈지만, 가게 주인은 A 씨가 댓글을 달지못하도록 계정 차단은 물론, 마카롱을 먹는 A 씨의 모습이 담긴 CCTV 영상을 인터넷상에 공개한 것이다. 온라인상에서 악플 공격을 당한 A 씨는 충격으로 가게 주인을 부산지방검찰청에 고소했고, 가게 주인 역시 영업 방해로 맞고소했다. 실제로 우리 주변에도 이와 비슷한 일은 쉽게 찾을 수 있다. 학부모가 동의하지 않았는데 아이들의 모습이 담긴 영상을 올린 어린이집, 회원들 몰래 운동하며 땀흘리는 모습을 게재하는 스포츠센터 등 주변에서도 영상물로 인한 갈등은 빈번히 일어나고 있다. 물론 식별 불가능한 경우는 제외하고 말이다. 곧 여름이다. '몰카'가 기승을 부리기 전에 처벌 수위에 대해서 다시 한번 재고해봐야함은 물론이고 기본적으로 '찍히지 않을 권리'가 누구에게나 있다는 것을 아는 사회가 되어야 하지 않을까.

2018-05-10 16:26:54 신원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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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수첩]펀드, 계열사에서 사면 안 되나요?

오는 2022년까지 은행, 보험, 증권사 등의 계열사 펀드 판매 비중이 현행 50%에서 25%로 낮아진다. 당장 올해부터 45%까지는 줄여야 한다. 금융당국이 지난 3월 입법예고한 금융투자업규정 개정안에 따르면 계열사 펀드 판매 비중을 연간 판매규모의 25%로 축소하되 시장 부담을 감안해 단계적으로 연 5%씩 축소해야 한다는 내용이 담겼다. 이같은 규제는 금융사가 계열사 펀드 판매를 의도적으로 밀어주면서 공정한 시장경쟁을 해치고 불완전판매 가능성을 키우고 있다는 지적이 제기된 데 따른 것이다. 즉, 건전한 펀드 판매시장 조성을 위한 방안이다. 일단 올해 1분기까지 증권사들은 45% 선을 잘 지켰다.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올 1분기 증권사의 계열사 신규 펀드판매 비중은 미래에셋대우가 44.53%로 가장 높았고, 비엔케이투자증권(44.06%), 대신증권(35.7%), 한국투자증권(31.51%) 순으로 나타났다. 사실 증권사는 금융당국이 제시한 기준에 최대한 맞추는 분위기지만 뒤에서는 볼멘소리가 가득하다. 좋은 펀드에 대한 수요는 높을 수밖에 없는데 높아진 규제 기준을 맞추기 위해서 고객을 돌려보내거나 다른 자산운용사의 펀드를 권해야 하는 경우가 생길 수 있어서다. 실제 연말이 되면 펀드 판매 비중을 맞추기 위해 증권사들이 의도적으로 계열사 펀드 판매를 중단하기도 한다. 내부판매 규제가 오히려 투자자 선택권을 해치고 있는 것이다. 심지어 A자산운용사 펀드 가입은 A증권사에서 하는 게 좋다는 인식을 가진 투자자도 적지 않다. 금융당국이 내부 판매 규제에 나선 의도는 긍정적이다. 일정 수준의 규제가 필요하다는 것 역시 시장에 공감대가 형성돼 있다. 다만 금융당국의 이해와 융통성도 필요하다. 아무 대책없이 '25%룰'을 몰아부치면 시장에 또 다른 부작용이 생겨날 수도 있다.

2018-05-09 15:22:21 손엄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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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수첩]소음·쓰레기에 시달리는 주민들

[기자수첩]소음·쓰레기에 시달리는 주민들 아침부터 단체관광객들이 오면서 소음과 쓰레기에 시달리는 동네가 있다. 서울시 종로구 북촌한옥마을이다. 2000년대에 한옥 보존의 필요성이 대두되어 북촌마을 가꾸기 정책이 수립되고 환경개선운동과 한옥보존운동이 꾸준히 이뤄지면서 지금의 북촌한옥마을이 됐다. 경복궁과 창덕궁 사이 북악산 기슭에 있는 한옥 보존지구로 청계천과 종로의 윗동네라는 뜻으로 북촌이라고 한다. 북촌은 고관대작들과 왕족, 사대부들이 모여서 거주해온 고급 살림집터로 한옥은 모두 조선시대의 기와집이다. 1992년 가회동한옥보존지구에서 해제되고, 1994년 고도제한이 풀리면서 일반 건물들이 많이 들어섰지만 2000년대 들어 한옥 보존의 필요성이 대두되어 북촌마을 가꾸기 정책이 수립되고 환경개선운동과 한옥보존운동이 꾸준히 이뤄지고 있다. 그러던 곳이 최근 관광객으로 인해 몸살을 앓고 있다. 이곳에 있는 대부분의 건물에는 실제 주민들이 살고 있으며, 새벽부터 몰려드는 관광객 때문에 일상생활이 힘들 지경에 이르렀다. 많게는 수십년 적게는 1~2년전부터 한옥에 살고 있는 주민들은 내·외국인 관광객 가리지 않고 벨을 누르거나, 집 안으로 들어오거나, 쓰레기와 소음에 밤낮으로 시달리고 있다. 심지어 노상방뇨를 목격하는 경우도 있다. 또한 수많은 관광객을 실어나르는 관광버스로 인해 주민들은 위협을 받고 있다. 왕복 4차선 도로 중 양쪽 한 차선씩을 차지하고 있어 주말마다 차량으로 꽉막혀 있다. 이에 주민들은 사생활 피해를 호소했지만, 서울시와 종로구는 답보상태다. 결국 거주하는 주민들은 주말마다 관광객 출입을 제한하는 집회를 열고 있다. 서울시와 종로구는 문제를 인식하고 있으며 대책을 마련하고 있다고 밝혔다. 박원순 서울시장은 "북촌마을 실거주자들이 겪는 문제점을 파악하고 대책을 찾겠다"며 "관광으로 주민들이 불편을 겪지 않도록 챙기겠다"고 말했다. 그러나 북촌한옥마을이 거주지와 관광지로의 역할을 하고 있는 만큼 강력한 대책을 내놓을 가능성은 희박해보인다. 문화재를 보호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그 문화재를 지키고 함께 살아가는 주민들을 위한 정책이 필요할때다.

2018-05-08 15:14:53 박인웅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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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수첩]샤넬의 자신감 혹은 배신

혼인이라는 인륜지대사를 앞두고 예물가방으로 명품 가방을 하나씩 구매하는 예비신부들이 늘고 있다. 결혼 전 수백만원 또는 수천만원에 호가하는 값비싼 명품 가방을 하나씩 마련하는 것이 으레 혼인문화로도 번져가고 있는 양상이다. 혼수철을 앞두고 예물가방으로 유명한 샤넬이 또 가격을 올렸다. 샤넬코리아는 오는 15일부터 일부 가방 가격을 약 11% 인상한다. 수백만원 가방이 11%나 가격이 오르면 기존보다 수십만원 이상을 더 내야한다. 앞서 샤넬은 지난 1월부터 백화점 등에서 판매하는 총 326개 품목의 향수와 스킨케어, 메이크업 제품의 가격을 평균 2.4% 인상하기도 했다. 샤넬측은 환율변동, 물가상승 등을 인상 이유로 설명한다. 하지만 이같은 명품 브랜드들의 지속적인 가격 인상은 소비자들의 열광적인 수요가 뒷받침한다. 실제 한국 소비자들은 다른 국가보다도 명품 소비를 즐겨하는 것으로 유명하다. 대표적으로 한때 루이비통의 한 제품은 길거리에서 3초만에 눈에 띈다고 '3초백'으로 불리기도 했다. 당시 평범한 소비자들이 아닌 부유층을 대상으로 제품을 제조, 판매하는 명품 브랜드가 이같은 별명을 얻은 건 명품의 희소성을 떨어뜨리고 브랜드 자체의 매력을 잃은 것이라는 지적도 제기됐었다. 이러한 대한민국 소비 트렌드는 아쉽게도 명품 브랜드측에 "아무리 비싸도 살 사람은 산다"라는 자신감을 줬나보다. 샤넬은 이번 가격 인상을 포함해 1년 내에 가격 인상을 총 4차례나 단행했다. 샤넬과 루이비통, 에르메스 등 국내에 명품 브랜드를 유통하는 브랜드들은 유한회사라는 이유로 매출액을 공개하고 있지는 않지만 예상컨데 대한민국 명품 수요를 따져보면 우리 소비자들은 '봉'이 아닌 'VVIP'로 분류되야 마땅할 것이다. 명품의 가치를 알아보고 어렵게 제품을 구입한 국내 소비자들을 '호구 고객'으로 취급하고 있다는 배신감을 지울수가 없다.

2018-05-07 15:01:19 김유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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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수첩]'가즈아~' 개성공단

지난달 27일 오전 5시. 개성공단 기업인 20여 명이 새벽 찬바람을 맞으며 청와대 인근에 모였다. 이날은 문재인 대통령이 판문점에서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과 정상회담을 하는 날이었다. 당초 문 대통령은 이날 오전 8시께 청와대를 출발할 계획이었다. 5시부터 모인 기업인들은 꼬박 3시간을 기다렸다. 그런데 출발시간이 조금 늦춰지면서 기업인들의 기다림도 더욱 길어졌다. 대통령의 출발 소식이 알려졌고 주변이 웅성웅성했다. 대통령을 태운 차량이 지나가는 줄만 알았는데 중간에 내려 시민들과 악수를 나눴던 문 대통령이 다시 기업인들 앞으로 다가왔다. 기업인들이 준비했던 '대통령님 화이팅'이란 구호를 문 대통령의 손을 잡으면서 할 수 있게 된 것이다. 출발 신호가 좋았다. 이날 김 위원장과 11시간59분간을 함께 한 문 대통령은 역사적인 '판문점 선언'을 이끌어냈다. 선언문엔 각계각층 다방면의 협력과 교류, 왕래와 접촉을 활성화하겠다는 내용이 담겼다. 민간교류와 협력을 위해 개성에 남북공동연락사무소 설치도 약속했다. 이것이야말로 개성공단 기업인들이 바랐던 바다. 기업인들은 박근혜 정부가 무작정 개성공단을 폐쇄하면서 현지에 두고 온 공장 설비, 재고자산 등 눈에 보이는 것뿐만 아니라 거래처 감소, 대외 신용도 하락 등 추산하기도 쉽지 않은 유무형의 재산손실을 그대로 짊어져야 했다. 2년이 훌쩍 지나 서서히 물꼬가 트이고 있는 것이다. 하지만 해결해야 할 과제도 많다. 국제사회의 대북제재 문제가 풀리지 않았지만 민간교류에 기업인들의 방북도 포함시켜 개성공단내 시설점검을 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 이는 기업인들이 현 정부 들어서도 줄기차게 요구했던 내용이기도 하다. 급한대로 경협보험을 받아 융통했던 기업인들이 재입주할 경우 그에 따른 금융지원도 절실하다. 설문에 따르면 10곳 중 7곳 가량의 기업이 재입주시 재원마련을 가장 걱정하고 있는 실정이다. 개성공단은 남북경협의 상징이다. 이젠 '판문점 선언' 이후 진행될 남북 관계의 획기적 전환을 위한 기회를 그 개성공단에서 다시 찾아야한다.

2018-05-03 23:05:57 김승호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