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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피니언>기자수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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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수첩]금융권 채용비리를 바라보는 두 가지 시각

"은행들의 주주구성을 보세요. 주식회사인 민간기업입니다. 민간기업이 회사에 이익이 되는 직원을 뽑는 게 당연한 거 아닙니까. 하지만 국민들의 공분은 클 수 있는 이슈죠. 정서법에 걸린 겁니다." 최근 만난 한 은행 관계자의 말이다. 과연 금융권 채용비리가 국민정서법에만 위반된 사안일까. 알음알음 전해지던 채용비리가 드러났지만 여전히 금융권에서는 그간의 관행을 두둔하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사실 감독당국의 채용비리 결과 발표에 은행들이 반박하며 내세웠던 근거도 대부분 이 '관행'에 기댄 것들이 많았다. 당락에 영향을 미쳤는 지 여부를 떠나 특별히 관리하는 소위 VIP 리스트는 분명 있었고, 회사에 도움이 될 만한 VIP는 모두 서류전형을 손쉽게 통과했다. 실력이 아닌 출신 학교로도 점수가 조정됐다. 심지어는 은행 임원이 자녀의 면접위원으로 참여하는 상식 밖의 일도 일어났다. 대검찰청은 지난 5일 금융감독원으로부터 KB국민은행과 KEB하나은행, 대구은행, 부산은행, 광주은행의 채용비리 자료를 넘겨받아 본격 수사에 착수했다. 6일에는 서울 여의도 국민은행 본점에서 압수수색이 진행됐다. 지주 회장 사무실과 채용담당 부서 등 6곳에서 수색이 이뤄진 것으로 전해졌다. 이제 금융권이 말하는 '관행'을 어떻게 판단할 지는 검찰의 몫이 됐다. 만약 불법이라면 금융당국이 해임까지 권고할 수 있는 사안이 된다. KB국민은행과 하나은행 노조 모두 이미 최고경영자의 사퇴를 주장하고 나섰다. 심상정 정의당 의원에 따르면 이들 5개 은행 외에도 11개 은행 모두에서 크고 작은 채용비리와 불공정 관행이 있었던 것으로 조사됐다. 이들 5개 은행에 대한 수사는 금융권 채용비리에 대한 마무리가 아니라 시작일 수 있다.

2018-02-06 16:43:01 안상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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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수첩]상생 바람 부는 프랜차이즈업계

[기자수첩]상생 바람 부는 프랜차이즈업계 지난 한 해 동안 통행세, 성추행 등으로 '갑질' 논란을 일으킨 프랜차이즈업계에 상생의 바람이 불고 있다. 가맹본부마다 차이는 있지만 가맹점 물품 공급가, 로열티를 낮추고, 필수품목의 수를 줄이는 등 상생방안을 잇따라 내놓고 있다. SPC가 운영하는 파리바게뜨는 신제품 본사 마진을 완제품은 5%, 휴면 반죽 제품은 7% 줄였다. 가맹점이 본사에서 반드시 구매해야하는 필수품목도 13% 축소했다. 경쟁업체인 CJ푸드빌이 운영하는 뚜레쥬르도 2월 15일부터 필수품목 중 빵 반죽 등 핵심재료 300여개의 가맹점 공급가를 최대 20%까지 인하해 공급하기로 했다. 이는 가맹점주들에게 실질적인 도움을 줄 것으로 보인다. 뚜레쥬르가 이같이 결정 한 이유는 임대료 상승 및 경기침체와 구인난 등 경영환경이 어려운 점주와 고통을 나누기 위해서다. 또한 '가맹점주의 계약갱신요구권 20년 보장'도 눈여겨볼 대목이다. 현행 가맹사업법에서 인정하고 있는 10년의 두 배인 20년까지 보장하기로 했기 때문에 의미가 더욱 크다. 롯데리아를 운영하는 롯데GRS도 가맹점을 위한 상생 기금 100억원을 조성하고 가맹점 지원을 본격화하기로 했다. 가맹점으로부터 받는 로열티를 내린 가맹본부도 있다. 새마을식당, 빽다방 등을 운영하는 더본코리아가 10%, 김밥 체인 '바르다김선생'은 14%를 내렸다. 이처럼 대형 프랜차이즈 기업을 중심으로 활발한 상생안이 마련되면서 다른 프랜차이즈 기업들의 상생 행보 동참도 이어질 것으로 전망된다. 김상조 공정거래위원장은 "가맹본부와 가맹점이 상생해야 한다는 것은 선택이 아닌, 필수를 넘어 숙명과 같은 것"이라며 "최근 편의점업계는 상생 펀드 조성, 최저수입 보장 등의 지원 방안을 제시하고, 제빵업체도 구입 강제 품목 수의 축소 및 공급 가격 인하 등의 방안을 내놓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올해부터 상생협약 모범사례에 가맹본부를 추가해 치하하는 자리를 만든다는 계획"이라고 덧붙였다. 공정위는 가맹본부들이 작년에 발표한 자율 실천 방안을 잘 이행하면 협약이행 평가에서 가맹본부가 좋은 점수를 받을 수 있도록 협약이행 평가 요소로 새롭게 추가할 예정이다. 그동안 잘못된 관행이 용인되고 묵인되었던 프랜차이즈업계가 '갑질' 오명에서 벗어나려면 상생이 정착되어야한다. 다만 상생 자체는 환영할 만한 일이지만 생색내기가 아닌 실질적인 내용이 담겨야 한다는 걸 명심해야 할 것이다.

2018-01-31 17:37:14 박인웅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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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수첩] 시급 1만원은 '유토피아'일까

2018년을 맞이하며 유통업계를 가장 뜨겁게 달군 이슈는 최저임금 인상이다. 지속되는 경기 불황에 일자리도 부족한 상황에서 최저임금을 16.4%나 올리는 바람에 프랜차이즈 업계는 물론 중소기업, 소상공인들의 불만의 목소리가 사그러들지 않고 있다. 갑작스러운 변화에는 자연스럽게 이해 충돌이 있기 마련이다. 대표적으로 아르바이트생을 끊임없이 고용하는 편의점 업계의 경우 24시간 영업을 중단하겠다는 가맹점주들도 속출하고 있다. 자영업자나 소상공인의 경우 인건비 부담이 커지는 바람에 원재료 가격을 낮추거나 상품 가격을 올리기도 했다. 한 달 사이에 많은 변화가 있었다. 하지만 시작은 지금부터다. 문재인 대통령이 오는 2020년까지 최저시급을 1만원으로 인상하겠다고 공약한 만큼 험난한 여정이 예상된다. 시급 1만원은 과연 '유토피아' 일까를 고민해본다. 어쩌면 대한민국도 복지국가로 가는 과도기 중 시작점에 선 것은 아닌가라는 생각이 든다. 대표적인 복지국가 유럽에서는 최저임금이 높은 것을 당연시 여긴다. 아무리 단순한 업무일지라도 모든 노동은 가치있다고 여기는 사회적 철학이 있기 때문이다. 이는 소비재 가격과도 연결된다. 분명 원재료 값은 저렴한데 사람의 손을 거치게 되면 가격이 치솟는다. 예컨데 기자의 경험상 유럽의 식품 가격을 한국과 비교해보면 육류는 물론 채소, 과일이 모두 훨씬 저렴했다. 하지만 식당에서 먹는 완성된 요리의 가격은 늘 비싸서 부담스러웠다. 현지인이 된 한국인을 통해 들은 정보에 의하면 사람의 손을 거치는 과정이 유난히 가치있게 여겨지는 문화가 있다고 한다. 대한민국에 시급 1만원 시대가 이렇게 빨리올 줄은 몰랐다. 이왕 다가올 현실이라면 '노동의 가치'를 다시 생각해봐야 한다고 본다. 우선 고용주와 피고용인 모두가 본인에게 주어진 노동을 가치있게 여겨야 한다. 또 업무의 질(質) 또한 높일 필요가 있다. 안타깝게도 초기 단계인 현재는 아르바이트생을 고용하는 구직수가 줄어들고 고용주 스스로가 업무량을 늘리고 있는 추세다. 이번 기회를 통해 노동자들의 가치가 기존보다 더 인정받을 수 있기를 바래본다.

2018-01-30 16:42:48 김유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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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수첩]"'두 유 노우' 한국?"에 빠진 TV

[기자수첩]'두 유 노우' 한국? 최근 TV를 점령한 트렌드는 바로 '외국인'이다. 다양한 프로그램을 통해 그려지는 그들의 '한국 사랑'은 얌전히 숨겨뒀던 애국심까지 슬쩍 끌어올리며 기분 좋은 웃음을 선사한다. 그러나 이유 모를 찜찜함이 드는 건 왜일까. 외국인을 소재로 한 대표적인 프로그램은 tvN '윤식당2', MBC every1 '어서와 한국은 처음이지'(이하 어서와), JTBC '비긴어게인' 등이다. '윤식당2'와 '비긴어게인'은 한국 연예인들이 해외로 나가 각각 한국 음식과 음악을 전파하며 소소한 힐링을 주는 프로그램이다. '윤식당2'의 경우, 식당에서 벌어지는 잔잔한 재미로 시청률 고공행진을 기록 중이다. 반면 '어서와'는 외국인들이 한국을 방문해 관광에 나서는 포맷이다. 한국에 정착한 외국인의 친구들이 한국을 처음으로 관광하며 겪는 일들을 리얼하게 그려낸다. 이 외에도 외국인을 소재로 한 프로그램은 숱하게 많다. 각 프로그램은 서로 다른 포맷을 갖고 있지만 외국인에게 '한국'이라는 낯선 문화를 소개한다는 공통점을 갖는다. 한국 문화를 해외에 전파하는 것이 무엇이 문제랴. 그러나 이따금 '낯선 시선'이 주가 되지 못하고, 그들의 좋은 평가에만 집착한다는 모습은 보는 이들을 불편하게 한다. '윤식당2'의 경우 음식에 대한 혹평은 거의 들을 수 없고, '어서와' 역시 리얼한 체험기를 표방하지만 한국에 대한 호평이 주를 이룬다. 물론 이들 모두 예능 장르인데다, 힐링을 앞세우고 있기에 혹평까지 내보낼 이유는 없다. 다만 줄지어 나오는 외국인들의 호평 폭격이 마냥 편하지만은 않다. 마치 싸이의 '강남스타일'이 전 세계적인 인기 몰이를 했던 당시 "두 유 노우(Do you know) '강남스타일'?"을 묻던 느낌과 흡사하다. 뿐만 아니다. "한국인들은 예의바르다", "한국인들은 전통을 잘 지킨다"와 같은 이야기들은 듣기에 좋지만 그 한 편에 오리엔탈리즘이 깔려 있음을 '우리는' 인식해야한다. 백인 위주의 출연자들을 떠올린다면 더욱 그렇다. 물론 이들 프로그램이 한국 문화를 보다 더 넓은 세계로 알린다는 점에선 이견의 여지가 없다. 다만 '전파' 아닌 '인정'에 목 메는 흐름은 지양해야 한다. 있는 그대로의 '낯선 시선'이 필요한 때다.

2018-01-28 16:03:41 김민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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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수첩] 시청자 없는 UHD, 앙꼬 빠진 찐빵?

500m 여자 스피드스케이팅에 참가한 선수들이 빙판을 가로지른다. 치열한 추격전 끝에 가장 먼저 결승전에 들어오는 선수의 이마에 송송히 맺힌 땀방울이 반짝인다. 빙판에 닿는 스케이트 날에 얼음조각이 날리는 모습도 경기장이 아닌 집 안 거실에서 감상할 수 있다. 눈앞에서 보듯 생생하게. 이 같은 초고화질(UHD) 방송이 약 열흘 앞으로 다가오는 평창 동계올림픽에서 구현된다고 한다. 고화질(HD)보다 화질이 무려 4배나 더 선명하고 두 배의 초당 프레임수로 제공돼 눈가루까지 보인다는 4K UHD 방송이다. 정부와 지상파 3사 등은 평창 동계올림픽을 'UHD 올림픽'이라며 홍보가 한창이다. 그간 역대 올림픽에서 컬러텔레비전, HD TV, 3차원 입체 영상 제작 등 새로운 방송 영상 기술들이 등장한 만큼 우리나라에서는 UHD 영상을 내세우겠다는 속내다. 하지만 정작 이를 실제로 즐길 수 있는 일반 시청자는 소수에 불과하다. UHD를 보기 위한 조건이 까다롭기 때문이다. UHD TV 보급률도 떨어지는 데다 실제 지상파 TV만 이용하는 가구 비율도 낮다. 정보통신정책연구원의 '2016년 방송매체이용행태' 조사에 따르면 전체 조사 대상 가구(전국 4388가구) 중 UHD TV를 보유하고 있다고 답한 가구는 전체 가구의 2.5%에 불과하다. UHD TV가 있어도 2017년 4월 이전에 나온 TV는 송출방식이 유럽식이라 미국식으로 도입된 UHD 방송은 볼 수 없다. 별도의 셋톱박스를 구입하면 된다고 하지만 약 7만원에 달하는 가격을 부담하고 셋톱박스를 구입하는 가구는 미미하다. 지상파 직접 수신을 위해 안테나도 설치해야 한다. 소비자 입장에서는 굳이 UHD 방송을 보기 위해 이 같은 수고를 감내해야 하냐는 불만이 나온다. 까다로운 조건을 모두 충족하다고 해도 평창 동계올림픽이 끝난 이후 다양한 UHD 콘텐츠를 즐길 수 있는지도 의문이다. 올해 지상파 방송사의 UHD 방송 의무편성비율은 10%에 불과하기 때문이다. 구슬이 서 말이라도 꿰어야 보배다. 아무리 좋은 기술도 전시용을 위한 보여주기 식에 그친다면 화이부실(華而不實)이다. UHD가 실제 국민 삶에 녹아들도록 꾸준한 지원을 아끼지 말아야 할 때다.

2018-01-25 14:40:52 김나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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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수첩] 대학가 수능 이원화 제안의 함의, 혼란 자초하는 교육부

서울과 수도권 대학 입학처장들이 24일 기존 대학수학능력시험에 서술·논술형 수능을 추가해 두 번 치르고, 서술·논술형 수능은 대학별로 채점해 평가하자는 제안을 내놨다. 교육부가 수능의 절대평가 등급제 전환을 골자로 하는 대입제도개편안을 오는 8월 확정해 발표할 예정인데, 대학들은 이런 정부 방침에 대해 에둘러 반대 의사를 분명히 한 것으로 해석된다. 대학들은 서술·논술형 수능 도입이 되지 않을 경우 기존 대학별로 치르던 논술을 대학들이 연합해 함께 출제하고 대학별 채점하는 방식도 함께 제안해 배수진을 친 모양새다. 이는 정부의 논술 폐지나 축소 방침과도 정면 배치된다. 학생들을 직접 선발해야 하는 당사자인 대학들의 입장인만큼 이들의 제안이나 의견은 무게가 실린다. 정부가 아무리 좋은 취지의 제도를 만들어도 이를 시행하는 대학들이 제도의 취지를 살려 반영하지 않는다면 또다른 혼란이 야기되기 때문이다. 교육부는 이들의 제안을 깊이 고민해야 한다. 교육부는 작년 8월 수능 절대평가 취지의 두 가지 방안을 내놨지만, 여론에 밀려 1년 더 생각해보자고 결정을 유보했다. 이 때문에 올해 고등학교 1학년 학생들은 2015개정교육과정에 따라 교육을 받지만, 수능은 기존 체제로 치르게 되는 촌극이 벌어지게 됐다. 교육 따로 평가 따로가 되면서 학생들이 학교 교육에만 기댈 수 있을지 의문이다. 1994학년도에 첫 도입된 수능은 응시영역 변경을 포함해 지금까지 10여차례 바뀌어왔다. 2008학년도 수능에서는 지금 정부가 도입하려는 제도와 유사한 수능 등급제를 도입했다가, 혼란 끝에 이듬해 다시 원래대로 바뀐 예도 있다. 제도가 바뀌는데 따른 비용과 혼란은 고스란히 수험생과 학부모에게 돌아갔다. 수능을 절대평가 등급제로 전환하겠다면서도, 그 결정을 미루는 것은 교육부가 나서서 혼란을 자초하는 꼴이다. 정부는 작년 대선 공약에서 논술과 특기자전형 폐지를 공언했다가 논술전형은 축소하기로, 특기자전형도 단계적 폐지로 한 발 물러섰다. 출신 고교 블라인드 면접 얘기도 언제 어떻게 시행될지 아직 뚜렷한 방안이 나오지 않았다. 미래 세대를 키워야 할 교육은 백년대계지만, 정부의 대입정책은 3년 앞을 내다보기 힘들고, 제도가 어떻게 바뀔지 모르는 수험생들은 결국 사교육으로 빠져들 수 밖에 없는 구조가 반복되는 것을 이제는 막아야 한다.

2018-01-24 16:37:34 한용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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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수첩] 허리부터 조이는 금융당국

최근 가상화폐가 금융권의 이슈를 장악하고 있다. 화두는 규제다. 혁신적이지만 위험한 시장을 어디까지 규제할 것인지에 따라 여론이 움직이고 시세가 파도를 탄다. 정부의 규제에 일희일비하는 건 비단 가상화폐뿐만 아니라, 금융권 여러 부문에서 있는 일이다. 특히 2금융권의 저축은행이 그렇다. 저축은행은 1금융권인 시중은행, 외국계은행, 지방은행, 인터넷전문은행의 문턱을 넘지 못하는 중·저신용에게 대출을 제공한다. 이에 저축은행은 고금리에도 꾸준히 고객을 확보해 왔으나, 2011년 저축은행 사태가 터지면서 혹한기를 맞았다. 한국은행 경제통계시스템에 따르면 저축은행 업계의 수신 잔액은 2010년 11월 76조9217억원까지 올랐다가 2011년 저축은행 사태의 여파로 감소하기 시작해 2014년 7월 30조5541억원까지 떨어졌다. 이후 서서히 반등하기 시작해 지난해 11월 50조2031억원까지 올랐다. 금감원에 따르면 지난해 3분기 당기순이익도 3298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22.3% 급증, 3분기 연속 흑자행진을 이어갔다. 그러나 2016년부터 가계부채 문제가 한국 경제의 뇌관으로 떠오르면서 당국이 저축은행을 죄기 시작했다. 1금융권의 대출 문턱을 높이자 풍선효과로 저축은행의 대출이 증가한 영향이다. 이에 금융 당국은 '가계부채의 질을 높이겠다'며 지난해 3월부터 저축은행은 전년 대비 가계대출 증가세를 상반기 5.1%, 하반기 5.4%로 규제했다. 물론 법적 규제는 아닌 '유도'였다. 그러나 업계는 당국의 말을 곧 법으로 받아들였다. 지난해 저축은행 업계의 가계대출 증가액은 2조9000억원으로 전년 대비 1조2000억원 줄었다. 겉으로 보이는 대출의 질은 개선된 셈이다. 그러나 앞으로가 심상치 않다. 총량 규제에 자체 중금리대출 상품도 포함되는 만큼 저축은행 입장에선 고금리 상품 판매에 적극적일 수밖에 없기 때문. 아울러 올해는 2월 8일부터 법정 최고금리가 27.9%에서 24.0%로 인하돼 저축은행의 대출 심사 문턱이 더 높아진다. 이로 인한 피해는 고스란히 서민들에게 돌아온다. 중·저신용자인 서민들에게는 자금의 '허리' 역할을 하고 있는 저축은행마저 이용이 어려워지면 오히려 더 아래(불법 사금융)로 발길을 옮길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한 저축은행 관계자는 "아이러니한 건 대부업체 등 제도권 밖은 오히려 총량 규제가 없다"며 "아래서부터 규제를 해야지 허리부터 조이니까 양극화가 더 심해지고 있다"고 말했다.

2018-01-21 16:33:42 채신화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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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수첩] 최저임금 인상…제대로 대우 받을 노동자의 권리

최근 최저임금 인상 문제로 정치권의 공방이 연일 이어지고 있다. 야당은 집단해고, 영세 자영업자 인건비 부담 등 '후폭풍'에 대해 강하게 비판하고 있지만, 정부·여당은 보호장치를 마련하며 최저임금 인상을 관철시키겠다는 입장이다. 이에 따라 정부·여당은 18일 국회에서 '최저임금 추진 실태 점검' 협의를 갖고 밴(Van) 수수료 방식 개선, 임대료 동향조사 강화·공공임대상가 및 착한상가 운영, 저금리 정책자금(총 2.4조 원 규모) 대폭 확대, 온누리 상품권 활성화 등 논의를 가졌다. 또한 여당인 더불어민주당도 야당의 공세는 '사실 왜곡'이라며 반박하고 있다. 지난 12일 추미애 대표는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새로 시행된 최저임금 인상으로 자영업자와 소상공인의 피해를 보고 있다는 주장을 야당이 계속하고 있다. 이는 실체가 없고 사실 왜곡"이라며 "자영업자와 소상공인의 삶을 어렵게 하는 근본 원인은 최저임금이 아니라 높은 임대료와 같은 지대(地貸) 추구경제에 있다"고 밝혔다. 반면, 자유한국당 김성태 원내대표는 같은 날 국회에서 열린 원내대책회의에서"최근 경비원 등 취약업종 종사자 집단해고, 영세 자영업자 인건비 부담 가중 등 최저임금 인상에 따른 부작용이 일고 있다"며 "최저임금 인상 후폭풍으로 발등에 불이 떨어진 정권이 이제 와서 여기저기 뛰어다니지만 사후 약방문"이라고 비판했다. 이렇듯 정치권의 공방이 뜨거워지고 있는 것은 '당사자'인 국민의 관심이 높다는 방증일 것이다. 게다가 가격정책에 대해 진영간 입장차가 정리될 수 없다는 점이 정책의 효과를 쉽게 예단할 수 없게 만들고 있어 더욱 갈등이 고조되고 있는 것으로 판단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과연 한국의 노동자들은 제대로 된 대우를 받고 있는가'라는 질문이 최저임금 인상 논의에 주요 의제로 올라야 한다는 생각이다. 한 달 내내 성실히 근무한 노동자가 회사가 어렵다는 이유로, 국가 경제가 어렵다는 이유로 희생을 강요당하는 것이 맞는 것일까. 또한 자영업자·소상공인의 피해가 일각의 주장처럼 과연 최저임금 인상인 것은 확실한 것인가. 지금까지 비정상적으로 돌아가던 구조의 문제가 아닐까. 그렇다면 최저임금 인상을 향하던 화살은 다른 곳을 향해야 하는 것이 맞을 것이다. 회사의 경영이 정상화될 때까지, 국가의 경제가 되살아날 때까지 노동자가 노동의 대가를 제대로 대우 받을 권리는 포기해야 하는 것이 옳은 것인지 깊은 고민이 필요한 시점이다.

2018-01-19 05:30:46 이창원 기자
[기자수첩] 'IT 강국' 한국?

세계 최대 가전전시회 'CES 2018' 지난 12일(현지시간) 폐막했다. 인공지능(AI)과 로봇, 자율주행차 등이 막연한 미래 기술이 아니라 일상생활에 스며들 날이 멀지 않았다는 점을 확인하는 자리였다. 그러나 한편으로는 중국 IT 굴기가 거세다는 것을 실감하는 자리기도 했다. 올해 CES에 참여한 중국 기업은 1379개로, 전체 참가기업의 3분의 1에 육박한다. 그간 중국은 베끼기나 기술 추격자로 치부했지만 올해는 질적 성장도 이뤄내 주목을 받았다. 중국 가전업체 하이센스는 구글과 아마존의 AI 플랫폼을 탑재한 인공지능 TV 'H10E'을 선보였으며, '중국의 구글'로 불리는 바이두는 AI 자율주행차 플랫폼을, '중국의 아마존'으로 불리는 알리바바는 AI 스피커인 'T몰 지니'를 공개했다. 로봇 분야는 더 눈에 띈다. CES 로봇관에 차려진 중국 기업의 부스는 20개로, 전체 참가 기업 36개의 반 이상이었다. 한국기업은 3곳에 불과했다. 중국의 위상은 CES의 메인 기조연설자 명단에서도 확인할 수 있다. CES의 기조연설자는 IT 산업에서 가장 인지도가 높은 기업의 최고경영자(CEO)급에서 선정된다. 올해 CES에서는 세계 최대 통신장비 업체이자 주요 스마트폰 업체인 화웨이의 리처드 유 CEO가 기조연설자 명단에 2년 연속 이름을 올렸다. 반면 우리나라는 지난해에 이어 2년째 명단에 이름을 올리지 못했다. 현장을 둘러본 박정호 SK텔레콤 사장도 "우리가 중국과의 기술격차를 걱정해야 할 정도"라고 우려를 나타냈다. 정부는 냉정하게 우리 IT 산업의 현재 상황과 미래 경쟁력을 가늠해야 한다. 중국의 IT 굴기 원천으로 꼽히는 강력한 지원책은 둘째치고라도 제대로 된 상황에 대한 인식조차도 없다면 그간 쌓은 IT강국으로서의 위상마저도 무너질까 봐 우려된다.

2018-01-18 08:00:00 정은미 기자
[기자수첩]高원화에 발목 잡힌 성장 불씨

올해 한국경제의 주요한 하방요인으로 원화 강세(환율 하락)가 지목되고 있다. 지난 2014년 10월 이후 약 3년 3개월 만에 원화가 달러당 1060원대 초반까지 떨어지면서 국내 수출기업들의 불안감이 커지고 있다. 환율 하락은 수출기업들의 상품 가격 경쟁력을 떨어뜨린다. 실제 환율 변동은 올해 기업 경영의 가장 큰 대외 불확실성 요소로 꼽히기도 했다. 다만 정부와 금융당국은 이 같은 환율 하락에 관조적 자세로 일관하고 있다. 이달 초 김동연 경제부총리와 이주열 한국은행 총재는 만남을 갖고 새해 한국경제가 나아갈 방향과 관련해 의견을 나눴다. 평소 친밀한 관계를 유지하고 있는 두 사람은 이후 기자들과 만나 각각 최근 원화 강세와 관련해 "(환율 하락을)주시하고 있다"는 입장 만을 표명했다. 기자들이 환율 하락이 수출기업의 실적 하락을 야기한다며 질문 공세를 이어갔지만 두 경제수장은 "(환율의)과도한 쏠림 시 적극 대처할 것"이라는 말만 되풀이했다. 두 사람의 관망에 다음날 달러 대비 원화 가치는 오히려 더 강세를 나타냈다. 사실 정부가 적극적인 환율 정책을 펴기는 쉽지 않다. 자칫 우리나라가 국제사회에 환율조작국으로 비칠 수 있기 때문이다. 환율조작국은 미국 정부의 공공입찰에 참여할 수 없고 국제통화기금(IMF)으로부터 환율 정책에 대한 감시를 받게 된다. 우리나라는 지난해 10월 미 재무부로부터 환율조작국보다 한 단계 낮은 관찰대상국으로 지정되면서 한 차례 위기감을 불러온 바 있다. 환율조작국의 기준이 되는 대미 무역 흑자가 200억 달러 이상을 기록했고 경상수지 흑자가 국내총생산(GDP)의 3% 이상에 해당된다는 이유였다. 특히 최근 한미 간에는 자유무역협정(FTA) 개정 협상이 진행되는 상황. 우리나라가 외환시장에 개입한 것으로 판명되면 해당 협상에서 불리해진다. 정부는 이 같은 이유로 원화 가치 강세 현상 속 환율 개입이라는 카드를 감추고 호시탐탐 기회를 노리며 몸을 사리는 모양새다. 그러나 올 들어 원화 강세에 따른 수출기업들의 타격이 날로 심해지면서 시장에선 이제 정부의 환율 정책이 필요한 시기라고 주장하고 있다. 수출 경제를 표방하는 우리의 현 상황을 고려할 때 수출기업의 경쟁력 약화는 결국 한국경제의 성장세가 발목을 잡히는 결과를 가져오기 때문이다. 통상 마찰 우려에도 불구 정부와 한은의 적절한 환율 정책으로 힘겹게 피어오른 한국경제 3%대 성장의 불씨가 꺼지지 않도록 주의를 기울일 필요가 있다.

2018-01-16 15:05:40 이봉준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