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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수첩]10년 뒤 한국판 '다크데이(Dark Day)'?

"GM이 철수를 발표한 오늘은 호주 제조업에 암흑의 날입니다(This is a dark day…for manufacturing in Australia)."(토니 애벗 당시 호주 총리) 지난 2013년 12월. 호주 뉴스의 헤드라인은 '다크 데이(Dark Day)'로 채워졌다. GM이 호주에서의 완전 철수를 발표하자 토니 당시 호주 총리는 암흑의 날이라는 말로 참담함을 표시했다. 4년 뒤인 2017년을 철수 완료시점으로 해놨지만 한 순간에 3000여명의 일자리를 날려버렸다. 최근 한국GM과 금호타이어의 문제를 놓고 논쟁이 격화되고 있다. 다른 사안으로 보이지만 해외자본의 '먹튀'라는 관점에서 보면 사실상 같은 문제다. 현재 들어와 있느냐 앞으로 들어올 것이느냐의 차이일 뿐 사실상 해외자본의 '먹튀'를 어떻게 방지할 것이냐가 관건이다. 사실 '먹튀'를 완전봉쇄하기란 불가능하다. 시기의 문제일 뿐 해외자본은 매력적인 시장이 아니라면 언제든 떠날 수 있다. 정부가 지원을 약속하면서 5년, 10년의 기한을 명시한들 그 이후에는 또 같은 논쟁이 반복될 수밖에 없다. 지난 2일 금호타이어 채권단인 산업은행에 따르면 더블스타와의 매각 협상 조건으로 최대주주 5년 유지를 내걸었다. 그러나 그 이후 국내 공장에서 철수한다고 할때 방어수단은 "없다"고 답했다. 이대현 산업은행 수석부행장은 방어수단 대신 3가지를 말했다. 높은 생산성과 경쟁력있는 고품질, 매력적인 시장이다. 이 수석부행장은 "제조업에 있어서 외국인 직접 투자가 계속해서 머물러 있을 수 있는 조건이 생산성과 제품 경쟁력, 관련 시장이다. 국내 설비와 제품에 대해 계속 개발과 투자를 해야 하는 이유가 국내 공장이 계속 매력적이고 주요 포트폴리오가 되도록 유도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한국을 기업하기 좋은 매력적인 시장으로 만드는 것. 당장 '먹튀' 방지안이라며 지원금을 주고 5년, 10년의 시간을 묶어두는 것보다 어찌보면 선행되어야 할 과제다.

2018-03-05 15:35:00 안상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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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수첩]올림픽 폐막식이 '아이돌파티'라니

'감동의 도가니' 평창 동계올림픽이 성황리에 마무리됐다. 감히 세계 최고 수준이라고 자부할 수 있는 쇼트트랙·스피드 스케이팅부터 스켈레톤, 컬링 등에서 메달을 획득하며 대한민국 국민들에게 많은 감동과 추억을 남겨줬다. 기자는 이번 올림픽이 평창에서 개최되는 만큼 유난히 큰 기대를 했다. 대표 선수들의 메달 사냥도 기대되거니와 올림픽 자체가 개최지를 전 세계로 알릴 수 있는 대규모 행사이기 때문이다. 우선 개막식은 기대 이상으로 화려하고 멋있었다. 올림픽을 기획할 때 대규모의 투자가 단행된다는 점을 감안, '이왕 쓰는 돈이라면 잘 써야 하지 않나'라는 기자의 기대를 충분히 만족시켜줬다. 특히 1218대의 드론은 가히 "대한민국은 IT 강국이다"라는 메시지를 충분히 잘 담아냈다는 생각이 들었다. 영국 BBC에서도 "개막식의 'wow point(놀라운 부분)'였다"고 보도할 정도니 전 세계의 주목을 이끌어내는데 성공했다는 평가다. '다 된 밥에 재 뿌리기'라고 했던가. '아이돌파티'로 끝난 폐막식이 너무 실망스러웠다. 기자는 2014년 러시아 소치 동계올림픽을 보며 '소름이 돋는다'라는 표현을 연신 내뱉었었다. 각종 편파판정으로 '동네 운동회'라는 비판을 여러차례 받았던 소치 올림픽이었지만 폐막식 만큼은 러시아의 자부심을 전 세계에 강력하고 화려하게 어필한 모습이었다. 라흐마니노프와 차이코프스키의 협주곡이 배경으로 흘러나오는 한편 톨스토이의 문학과 러시아 발레가 각종 현란한 퍼포먼스로 펼쳐지기도 했다. 물론 소치올림픽이 평창올림픽보다 몇십 배 이상 투자를 했으니 더 화려하고 멋있을 수 밖에 없었다. 실제 이번 평창올림픽 개·폐막식은 예산 부족으로 어려움을 겪었다고 알려졌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아이돌파티'라고만 기억에 남는 폐막식이 그저 아쉽다. 대한민국에서 자부할만한 콘텐츠 중 'K-POP'을 이길 수 있는 것이 정말 없었던걸까? 라는 의문이 든다.

2018-02-27 16:05:35 김유진 기자
[기자수첩]'미투' 빚지는 여성들

문화계 안팎이 '미 투'(#MeToo) 운동으로 들끓고 있다. 연극 연희단 거리패 이윤택을 비롯해 수많은 이들의 추악한 민낯이 공개되고 있으나, 이제 시작일뿐이다. 30년 넘게 연희단 거리패를 이끈 한국 연극계의 대부 이윤택 연출의 성추문이 촉발된 것은 지난 14일이다. 피해자는 이윤택이 '안마'를 요구하는 등 성추행을 일삼았다고 폭로했다. 피해자는 '첫 번째'에 불과했다. 수많은 피해자들의 폭로가 이어졌다. 곳곳에 숨어있던 피해자들은 문화계 전반에 성범죄가 만연했음을 알리며 쌓아왔던 울분을 터뜨렸다. 배우 조재현과 조민기도 '가해자'가 됐다. 조재현은 출연 중인 드라마 '크로스'에서 하차하며 사과했고, 조민기는 징계와 함께 강단을 내려오게 됐다. 그러나 그 과정이 깨끗하지만은 않았다. 이윤택과 연희단 거리패의 몇몇은 사건이 알려질 것을 인지한 뒤 '악어의 눈물'을 위한 대본을 짰다. 조재현은 해당 사건을 보도한 기자에게 밤에 수차례 전화해 폭로한 이가 누구인지를 물었고, 조민기는 강력하게 부인했다. 치졸하기 짝이 없다. 이윤택의 '대본 짜맞추기'는 본인의 잘못을 알고 있었다는 방증이다. 조재현과 조민기는 어떠한가. 피해자의 폭로에 '강력한 부정'을 내놓았다는 것은 성추문에 대한 반성보다 성추문을 알린 이들에 대한 '분노'가 우선됐다는 것을 증명한다. 권력으로 성을 유린한 이들은 여론의 힘을 알고 있다. 수많은 피해자들이 권력 앞에 '꽃뱀'으로 낙인 찍혔다. 사실적시에 의한 명예훼손이란 법을 들어 가해자와 가해자 구도로 교묘히 여론을 호도하는 행태는 지금껏 수없이 있었다. '왜 그때 말하지 않았냐'는 말은 피해자를 더욱 숨게 만든다. 피해 사실을 말하면 '예민하다'고 평하지 않았던가. '나는 겪지 않았는데?'라는 일차원적인 사고는 지양해야 할 때다. '미 투'의 불꽃을 살린 이들은 모든 피해 여성들을 위해 총대를 멨다. 이들의 '목소리'는 모든 여성의 목소리다. 당신의 어머니, 형제, 딸의 목소리다. 먼저 나선 이들의 짐을 덜어줄 때다. 세치혀로 농락당한 피해자들, 이제 더 이상 방관하지 말아야 할 것이다.

2018-02-25 16:41:30 김민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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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수첩] ‘고만고만’ 데이터 요금제에 ‘진짜’가 나타났다?

LG유플러스가 23일 '속도·용량 걱정 없는 데이터 요금제'를 출시하며 고만고만했던 이동통신사의 데이터 요금제에 파동이 예상된다. LG유플러스가 출시한 요금제의 핵심은 '진짜'다. 무제한 데이터 요금제라면서도 일정 데이터 제공량을 소진하면 속도 제한으로 데이터 사용을 제한해 왔던 '꼼수'를 정면으로 겨냥했다. 가족들과는 횟수 제한 없이 데이터를 나눠 쓸 수도 있다. 고화질(HD) 동영상을 시청하는 등 데이터 이용량이 급증하는 상황에서 데이터 '헤비유저'를 겨냥한 LG유플러스의 전략에 대해 SK텔레콤과 KT의 고민이 깊어지고 있다. 가입자 확보 경쟁이 치열한 이동통신업계의 특성 상 경쟁사들도 이에 대적하는 비슷한 요금제를 내놓을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LG유플러스의 새로운 요금제는 공교롭게도 '가계통신비 정책협의회'가 별다른 소득 없이 활동을 마친 날 소개됐다. 이날 가계통신비 정책협의회는 보편요금제, 기본료 폐지, 단말기 완전자급제 등에서 이동통신사와 시민단체 간 합의가 무산되며 막을 내렸다. LG유플러스는 이번 요금제 출시가 보편요금제 대안 차원에서 나온 것이 아니라는 점을 밝혔다. 그러나 LG유플러스를 시작으로 이동통신 3사가 자발적으로 요금제를 인하하는 연쇄효과가 일어나면 보편요금제를 밀어붙이는 정부의 입김이 무뎌질 수 있다. 문제는 이동통신사의 데이터 요금제 변화가 고가요금제에만 한정됐다는 것이다. 통신 3사가 3만원대에 제공하는 최저가 데이터 요금제는 데이터 제공량이 300메가바이트(MB)에 머무른다. 각자 데이터 이용량이 다른 만큼 6만원 이상의 고가 요금제가 아닌 저렴한 요금제에서도 다양한 선택지가 있어야 한다. 일부에서 LG유플러스가 고가 요금제에만 용량·속도 제한을 없앤 것에 대해 '통신 빈익빈 부익부'가 초래되는 것이 아니냐고 우려한 이유다. 그러나 LG유플러스가 견고한 데이터 요금제를 개편한 파격적 행보를 보였다는 점은 주목할 만하다. 고가 요금제는 이통사에서, 저가 요금제는 알뜰폰 사업자가 다양한 선택지를 줄 수 있다는 LG유플러스 측의 설명도 일리가 있다. 이번 움직임을 계기로 이동통신사가 자발적으로 다양한 요금제를 설계할 수 있는 길이 열리기를 기대해본다.

2018-02-23 06:30:58 김나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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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수첩] 금감원의 최후통첩은 '상주 검사?'

한 보험회사에서 일하는 A씨는 2년 전 '그 날'을 떠올렸다. 불완전판매 의혹으로 금융감독원이 사무실로 들이닥쳤다. 엄밀히 말하면 예고 후 방문이었다. 하지만 A씨를 비롯해 동료와 상사들은 당최 일이 손에 잡히지 않았다. 금감원 직원들은 사무실에 책상을 들이고 나흘간 A씨 회사의 업무 내역 등을 감시했다. 파놉티콘(원형감옥)에서 감시받는 수감자가 된 느낌이었다. 시도 때도 없이 입술이 바싹 말랐다. 검사 결과 불완전판매를 신고한 소비자는 고의성이 있었고, A씨는 경고 조치 등을 받았다. 정신이 바짝 들었다. 하지만 한동안 사무실의 어수선한 분위기는 사그라들지 않았다. 금감원이 '상주 검사'를 예고하자 곧바로 A씨의 사례가 떠올랐다. A씨가 은행원이었다면 지금쯤 마른침을 삼키고 있지 않았을까. 상주 검사 얘기가 나오자 금융권에선 불만의 목소리가 나왔다. 그럴 만도 했다. 상주 검사는 사무실에서 이뤄지던 상시 감시를 개별 은행에 검사역을 파견해 실시하는 것이다. 가계·기업대출 등을 비롯해 은행의 위험 요인을 사전에 파악하고 대응책을 준비하는 일을 한다. 금융회사의 건전성을 높이겠다는 취지에서다. 지난해부터 은행권은 채용비리 사태와 지배구조 문제 등으로 논란을 몰고 다녔다. 이에 금감원은 우선 지배구조 상시 감시팀을 만들기로 했다. 최흥식 금융감독원장은 20일 "금융회사가 뭐하고 있는 지 계속 봐야 한다"며 돌직구를 날렸다. 은행들은 공기업도 아닌데 금융 당국의 제재가 심하다며 반발했지만, 고객의 돈을 맡아 운영하는 기관이 좀 더 투명하게 경영할 수 있게 된다는 것에 긍정적인 평가가 나왔다. 그러나 상주 검사는 얘기가 다르다. 지배구조의 경우 외부 기관에서 감시를 하지 않으면 '그들만의 잔치'가 될 여지가 있다. 그러나 은행은 내부적으로 리스크관리를 하고 있는 데다, 대출 실적 등은 금감원에 정기적으로 보고하고 있다. 여기에 상주 검사까지 실시하면 '옥상옥(屋上屋)' 구조로 직원들의 업무 부담이 늘거나 경영권 간섭이 이뤄질 가능성이 우려된다. 금감원은 지난 2014년에도 은행권에서 고객정보 유출, 부당 대출 등 대형 사고가 잇따르자 대형 사고가 반복되는 금융사에 검사반을 상주시키겠다고 엄포를 놓은 적이 있다. 그로부터 4년 후, 금융권은 뭐가 변했나.

2018-02-20 17:25:40 채신화 기자
[기자수첩] JY 경영복귀에 쏠린 눈

삼성전자 이재용 부회장이 지난 5일 항소심에서 집행유예를 선고 받고 석방됐다. 구속 353일만이다. 재계는 이 부회장이 집행유예로 풀려나면서 짧은 휴식을 취한 뒤 삼성전자 경영 일선에 모습을 드러낼 것으로 전망했다. 그러나 석방 후 2주가 지난 지금도 이 부회장의 행적은 뚜럿한 게 없다. 경영 복귀를 위한 준비를 계속하고 있는 것으로 관측되고 있지만 그의 경영복귀 시점은 오리무중이다. 이 부회장의 복귀가 늦어지고 있는 데는 항소심 판결에 대한 논란과 함께 삼성이 다스의 변호사 비용을 지원했다는 의혹에 이건희 삼성그룹 회장의 신규 차명 계좌가 발견 등의 악재가 계속되는 탓으로 풀이된다. 삼성은 이 부회장이 없는 지난 1여 년간 내부적으로 상당한 어려움을 겪어왔다. 전문인 경영체제로 지난해 최대 실적을 달성하기도 했다. 하지만 총수 부재로 글로벌 네트워크가 끊기고, 미래에 대한 방향성 등을 잃으면서 삼성 내부의 불안감은 걷잡을 수 없이 커져만 갔다. 삼성은 내달 창립 80주년을 맞는다. 삼성 창업주인 고(故) 호암 이병철 회장이 1938년 자본금 3만원으로 삼성상회(삼성물산) 사업을 시작해 이제는 명실 공히 대한민국 1위 기업이다. 우리나라에서 유일하게 애플, 구글, 페이스북 등 글로벌 IT기업들과도 어깨를 나란히 할 수 있는 기업으로도 꼽힌다. 그만큼 국민의 기대는 크다. 싸늘한 여론이 쉽게 가라앉을 것으로 보이지는 않는다. 그러나 이 부회장의 경영 공백에 대한 우려가 컸던 만큼 경영 복귀도 더 이상 늦춰져서는 안 된다. 이 부회장이 석방 후 "앞으로 더 세심하게 살피겠다"고 한 약속처럼 대한민국 1등 기업의 위치와 무게감 맞는 윤리 경영과 과감한 투자, 일자리 확대로 사회적 역할에 보다 적극적으로 나선다면 사회적 신뢰 회복도 빠르게 이룰 수 있을 것으로 여겨진다.

2018-02-18 16:54:32 정은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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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수첩] 안철수·유승민, '새로운 스토리' 쓸 수 있을까

지난해 대통령선거가 한창일 당시 한 정치권 인사와 대통령 후보들에 대한 이야기를 나누게 됐다. 후보들에 대해서 한 명씩 분석하던 그는 안철수·유승민 후보에 대해 흥미로운 말을 꺼냈다. "안철수 후보와 유승민 후보는 이념 노선이나 정책들이 아무리 준비가 됐어도 절대 될 수가 없다. '스토리'가 없다." 흔히 정치권에서 대통령의 '조건'으로 꼽는 스토리의 부재를 지적한 것이다. 김영삼·김대중 전 대통령의 군사독재정권과의 갈등, 노문현 전 대통령의 이른바 엘리트 세계로의 진입 과정에서의 역경, 박근혜 전 대통령의 '천막당사' 등 역대 대통령을 살펴보면 정치권에서 어려움을 겪고 이를 극복해낸 이야기가 있다는 것이다. 안철수 당시 후보의 경우에는 토크콘서트 등으로 인한 높은 인지도를 바탕으로 '새 정치'라는 브랜드를 만들어내긴 했지만, 정치권에 들어온 이후에는 딱히 다른 이야기가 없다는 것이다. 유승민 당시 후보도 여당이었던 새누리당 원내대표의 자리에서 박근혜 전 대통령에 대한 비판을 했다가 원내대표직에서 내려오게 되는 사태를 겪으며 전국적으로 이름은 알리게 됐지만 그 이후 대통령선거 때까지 이렇다 할 성과는 보이지 못했었다. 이러한 평가를 받던 이들은 13일 자신들이 각각 창당한 국민의당과 바른정당을 '바른미래당'으로 통합했다. 이를 두고 일각에서는 자유한국당으로의 흡수 절차, 의미없는 통합, 낡은 정치 등 비판의 목소리도 나오고 있지만, 이념 갈등이 최고조인 우리나라 정치판에서 이러한 통합이 이뤄졌다는 것에는 주목할 만한 가치가 있다. 또한 4개월여 앞으로 다가온 6·13 지방선거에서의 결과가 관건이기는 하지만, 이례적으로 제3당으로 제대로 자리매김할 것이라는 전망도 적지 않다. 국회가 양극단으로 대립하며 제대로 된 기능을 하지 못하는 모습이 이어지고 있는 상황에서 '캐스팅보트'로서의 역할을 제대로 수행한다면 양쪽으로부터 '정당이 지속적으로 존재할 정도의' 이동이 있을 것이라는 해석이다. 이처럼 이번 통합이 국회에 대한 국민의 불만과 갈증을 해소시켜주는 역할을 수행하게 된다면, 한국 정치사에 중요한 변곡점이며 이는 곧 안철수·유승민 대표 두 사람의 '스토리'가 될 것이다.

2018-02-13 18:00:32 이창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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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수첩] 미투 계주, 이제 시작이다

기적의 조건은 시련이다. 지난 10일 평창 동계 올림픽 쇼트트랙 여자 3000m 계주 예선 1조 경기에서 한국팀이 '엉덩방아'를 극복하고 1위를 차지했다. 막내 이유빈 선수가 4바퀴째에서 넘어지자 최민정 선수와 손을 맞대고 순서를 넘겼다. 끈질긴 추격으로 캐나다 팀을 넘어선 한국 팀은 마침내 심석희 선수가 4분06초387을 기록하며 결선에 진출했다. 이날 한국팀의 드라마는 옆에서 살피고 뒤에서 밀어주는 계주의 특성도 한몫 했다. 여성을 비롯한 소수자의 '미투(나도 당했다)' 역시 서로의 격려 없이 기적같은 변화를 기대하기 힘들다. 지난 2016년 가을, 한 제보자는 자신이 겪은 직장 내 성희롱을 제보하려다 정신적 고통으로 입을 닫았다. 지난달 서지현 검사의 검찰 내 성폭력 폭로 직후 전화기를 들어 설득했다. 유부남인 직장 상사의 몸매 평가와 데이트 신청이 1년동안 이어졌다는 제보가 시작됐다. 수많은 증거가 있지만 다시 마주할 용기가 나지 않고, 상대방의 불기소 처분 이유서 역시 부모님께서 버리신 것 같다는 대답이 이어졌다. 반면 해당 기업은 상세한 설명 자료를 보내 법적으로 문제가 없었다고 설명했다. 여성으로 살면서 겪어야 할 '각개전투'의 단면이었다. 또 다른 기업에서 일한 여성은 "평소에는 점잖던 분이 술에 취하면 20대 초반 여직원을 남성 직원들이 모인 곳으로 보냈다"고 말했다. 말 못할 고충은 분야를 가리지 않는다. 최근 만난 미술계 한 관계자는 "문단이야 스타가 많아서 대중에게 알릴 스피커가 많지만, 이곳은 누가 말해도 일반인에게 무명일 뿐인 현실"을 말하며 씁쓸해했다. 여성들은 시련을 겪을만큼 겪었다. 부모들은 '억울하면 출세하라'는 말이 얼마나 자연상태에 가까운 표현이었는지를 깨닫고 있다. 내 딸이 아무리 노력한들, 폐습과 힘의 논리에 질식되는 세상은 얼마나 끔찍한 곳인가. 우리는 미투를 '사회 현상'이 아닌, 함께 뛰는 계주로 인식하고 독려해야 한다. 아직도 숨죽이는 여성과 성적 소수자, 노동자들이 거친 빙상을 떠돌고 있다.

2018-02-11 14:32:32 이범종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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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수첩] 평창 동계올림픽, 착취 뿌리 뽑는 계기가 되길

평창 동계올림픽이 개막한다. 이번 올림픽은 그 준비과정에서 우리 사회에 산재한 여러 문제를 발견하는 계기가 됐다. 우리가 의식하지 못했거나 대수롭지 않게 여겼던 병폐가 만천하에 드러난 일은 부끄러운 일인 동시에 사회가 한 걸음 발전할 수 있는 계기가 되곤 한다. 우선 올림픽은 준비하며 강제 동원된 군인들의 처우가 지적됐다. 대한민국의 건장한 청년들은 국방의 의무를 다하기 위해 징집돼 꽃다운 청춘을 헌신한다. 이들의 헌신과 희생은 존중받아야 할 일이지만 우리 사회는 그러지 않았다. 전장의 최전선에서 국가와 민족을 수호해야 할 이들은 동계올림픽을 지원한다는 명분으로 전장과 거리가 먼 평창으로 불려갔다. 혹자는 지원자를 받았다고 말하지만 지원자가 없더라도 징집할 이들의 수는 정해져 있었기에 변명이 되지 않는다. 근방에 복무하는 탓에 '제설' 따위를 이유로 강제 징집된 이들도 있다. 평창 동계올림픽에서는 이들을 '공짜 일꾼'으로 부렸다. 쇼트트랙 금메달리스트인 변천사 쇼트트랙 담당관은 언론 인터뷰에서 빙상 경기장 교체를 "벤쿠버와 소치보다 훨씬 더 빠르고 정확하게 하는 것이 목표"라고 말한 바 있다. 올림픽에서는 하나의 빙상경기장에서 다양한 경기를 열기에 매번 경기장을 목적에 맞게 변경시키는 작업을 한다. 벤쿠버와 소치에서는 약 30분이 걸린 이 작업을 변 담당관은 "20분 안에 끝내겠다"고 말했고 얼마 후 SNS를 통해 '18분 내 완료'했다고 밝혔다. 변 담당관 개인의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 땀 흘려 짐을 옮긴 것은 전문 인력도 자원봉사자도 아닌 징집된 병사들이었다. 누군가의 아들들이 안전을 도외시하고 혹사당한 셈이다. 실제 평창 동계올림픽에서는 열악한 안전 설비로 인해 20세 장병이 사망하는 사고도 벌어진 바 있다. 군 장병은 공짜 일꾼이라는 평창 조직위의 인식은 다른 곳에서도 엿보인다. 최근 민간안전요원들 사이에서 노로바이러스 감염자가 발생하자 평창 조직위는 이들을 격리시킨 뒤 곧바로 '군 장병 900명'을 긴급 투입하겠다고 밝혔다. 가뜩이나 인원이 많지 않은 강원도 지역 보병사단에서 병력을 거리낌 없이 동원하는 모습은 많은 이들로부터 아쉬움을 샀다. 평창 동계올림픽을 준비하며 군 장병들에 대한 우리 사회 인식이 적나라하게 드러났다. 이번 올림픽이 향후 군 장병의 인권에 보다 관심을 기울이는 계기가 되길 바란다.

2018-02-08 09:22:31 오세성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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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수첩] 수소전기차 '넥쏘' 성공하려면 정부 지원 필요

현대자동차그룹은 막대한 R&D 비용을 투자하며 글로벌 친환경차 시장 주도권을 선점에 나서고 있지만 여전히 힘겨운 모습이다. 현대차는 지난 2013년 수소차 투싼ix35를 세계 최초로 양산에 성공했다. 이어 지난달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열린 세계 최대 전자박람회 'CES 2018'에서 넥쏘의 차명과 제원, 주요 기술을 세계 최초로 공개했다. 현대차의 넥쏘는 공개와 동시에 전 세계 자동차 업계의 관심을 받았다. 하지만 수소전기차는 국내 시장에서 뚜렷한 두각을 나타내지 못하고 있다. 뛰어난 기술력을 갖추고 있지만 정부의 적극적인 지원이 뒷받침되지 못하고 있기 때문이다. 수소차는 현대차가 가장 먼저 선보였다. 이후 일본 도요타와 혼다 등이 개발에 성공하며 생산하고 있다. 단순히 생산 시점만 보더라도 현대차가 궁긍적으로 친환경차·수소차 개발에서 앞서고 있다. 하지만 판매량을 보면 일본 도요타는 누적판매 4000대가 넘어섰다. 반면 현대차는 890여대에 불과하다. 도요타와 혼다는 일본 정부의 적극적인 지원을 받아 수소차 보급에 탄력을 받고 있다. 일본 정부는 2020년까지 수소전기차를 4만대로 늘리고 충전소 설치 비용과 운영 보조금 등의 지원을 통해 2030년까지 900곳으로 확대할 방침이다. 후발주자인 중국의 경우 정부의 친환경차 확대 정책을 바탕으로 2030년까지 1000개 이상 충전소를 확보할 예정이다. 현재 42개의 충전소를 가동중인 독일은 2023년까지 400곳으로 늘릴 계획이다. 반면 우리나라의 경우 수소차 충전소는 전국에 12곳에 불과하다. 일반 시민이 이용할 수 있는 충전소는 7곳 뿐이다. 지난달 17일 김동연 경제부총리가 현대차 연구소를 방문했을 당시 정의선 현대차 부회장이 충전소 지원을 요청한 바 있다. 이에 김 부총리는 수소차 분야는 정부에서도 새로운 성장산업으로 보고 있기 때문에 전향적인 지원을 검토하겠다는 입장을 전했다. 그러나 지난 2일 자율주행 등 미래차에 대한 정부의 투자 발표에서 수소차는 빠져 있다. 전기차 중심의 투자 계획만 내놓은 것이다. 결국 전 세계에서 가장 먼저 수소차 양산에 성공했지만 위태로운 모습이다. 아직까지 수소차 경쟁력에서 현대차가 앞서고 있지만 주도권을 빼앗기는건 한 순간이다. 도요타와 혼다의 경쟁, 중국과 독일 등 후발주자의 추격을 따돌리기 위해서는 반드시 지속적인 기업의 노력과 정부의 지원이 뒷받침되어야 한다.

2018-02-07 16:58:24 양성운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