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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수첩] 천천히 가도 괜찮아

우리나라가 세계 최초로 5세대 이동통신(5G) 상용화에 성공하면서 다시 한 번 인터넷 강국임을 증명해냈다. 하지만, 실제 속도와 활용도가 기대에 못미치면서 실제 5G 서비스를 이용하고 있는 소비자들은 씁쓸한 뒷맛을 숨기지 못하고 있다. 어쩌면 이미 예견됐던 얘기다. 이전에도 국내 이동통신 업체들은 새로운 무선통신 서비스가 시작될 때마다 서비스 질과 커버리지 문제로 곤욕을 치렀던 터다. 통신 품질 문제는 애먼 삼성전자의 '갤럭시S10' 품질 문제까지 불러왔다. 단말기 모뎀 성능에 문제가 있는 것 아니냐는 의혹이 제기되면서다. 통신사와는 달리 스마트폰이 전 세계 소비자를 상대한다는 점에서, 국익 차원에서도 안타까운 일이다. 근본적인 원인은 그놈의 '빨리빨리'가 아닐까 생각한다. 조금 어설퍼도 1등이면 된다는 사회 분위기가 여전하다는 얘기다. 최근 논란이 됐던 삼성전자 1x나노 D램 리콜 원인도 너무 서둘렀기 때문이라는 추측이 나온다. 업계 관계자에 따르면 불량 제품을 생산한 라인은 새로 장비를 세팅한 곳이었다. 구형 라인에서는 문제가 발생하지 않아 원인 규명에 진땀을 뺐다는 후문이다. 그런 중에 LG전자가 'V50' 출시를 미뤘다는 소식은 괜시리 마음을 따뜻하게 했다. 삼성전자와의 5G 경쟁에서도 마음이 조급했을 텐데도, 소비자를 위해 제품 완성도를 높여 돌아오겠다는 해명이 괜한 감동을 줬다. 일부러 늦게 가자는 말은 아니다. 경쟁이 치열해지는 현대 사회에서 '초격차'는 대한민국의 유일한 무기다. 그저 '무조건 빠름'을 재촉할 필요는 없다는 생각이 든다. 정신과 치료가 보편화된 우리를 위해서라도.

2019-04-18 17:30:25 김재웅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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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수첩] '보스'보다 '리더'

"리더는 열려있는 상태로 일하고 보스는 감추면서 일한다. 리더는 사람들을 이끌고 보스는 조정하려고 한다." 미국의 32대 대통령 프랭클린 루즈벨트가 남긴 말이다. 우리는 우리의 보스 또는 리더를 기업, 사회, 가정 등 '사람이 모이는 조직' 안에서 만날 수 있다. 자신은 감춘 채 명령과 복종으로 조직을 운영하는 보스와는 소통이 어렵다. 앞장서서 손을 잡고 이끌어 주는 리더야말로 신뢰가 간다. 보스와 리더를 운운하는 이유는 최근 뿌리째 흔들리고 있는 대한민국 항공업계의 지각변동 때문이다. 최근 대한항공, 아시아나항공의 주가가 연일 급등하고 있다. 조양호 회장이 별세한 지난 8일부터 한진그룹 관련주는 일제히 상승세를 이어갔다. 아시아나항공도 마찬가지다. 금호산업이 아시아나항공을 매각한다는 소식이 알려지자마자 관련주가 연일 오름세를 기록하고 있다. 주가가 오르는데는 수많은 이유가 있겠지만 무엇보다 주주들이 양사의 구조개편, 재무안정화를 크게 기대하고 있다는 점이 두드러진다. 앞서 양사는 오너가의 갑질논란, 부실경영으로 촉발된 회계 쇼크 등으로 기업 이미지가 크게 실추했다. 대한항공의 '땅콩회항', '물벼락 사태'는 기업 오너로서의 도덕적 신뢰감을 잃게했고 아시아나항공이 회계정보를 제대로 공개·반영하지 않았다는 사실은 회사의 재무구조를 의심케했다. 하지만 최근 한진그룹의 지배구조 변화, 아시아나항공 매각 등 항공사의 패러다임 전환이 예고되자 양사를 통해 수익을 포착하려는 주주들의 움직임이 눈에 띈다. 즉 주주들에게도 수익이 나는 기업은 오너가의 이미지 실추로 흔들리는 회사도, 재무제표를 신뢰할 수 없는 회사도 절대 아니라는 결론이다. 주주들은 이런 변화에 본인들의 돈을 투자하고 있다고 기자는 생각한다. 보스의 사전적 의미를 살펴보면 '쥐고 흔드는 사람', '우두머리 행동을 하는 사람'이다. 하지만 리더의 의미는 '어떤 방향으로 앞장서서 이끌고 선도하는 사람'이다. 갑질, 부실경영, 회계쇼크는 보스의 움직임이었다고 말하고 싶다. 기업은 리더의 이끌림으로 움직여야 한다.

2019-04-17 14:14:51 김유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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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수첩] '포웨히'의 기회를 잡으려면

지난 10일 그간 베일에 가려져 있던 블랙홀의 윤곽이 사상 최초로 공개됐다. 지구로부터 5500만광년 떨어져 있고 무게는 태양 질량의 65억배에 달한다는 이 블랙홀은 '장식된, 깊이를 알 수 없는 어둠의 창조물'이라는 뜻의 '포웨히(Powehi)'라는 이름을 얻었다. 도넛 모양의 노란 빛 가운데 검은 원형이 드러난 블랙홀은 전 지구에 걸친 망원경 8개를 연결한 '지구' 규모의 가상 망원경을 통해 관측될 수 있었다. 이 망원경은 프랑스 파리의 카페에서 미국 뉴욕에 있는 신문 글자를 읽을 수 있을 정도의 성능을 가지고 있다고 한다. '우주의 비밀을 풀 수 있는 열쇠'로 불리고 실체를 알 수 없어 공상과학(SF) 소설과 영화의 소재로 쓰이던 블랙홀을 눈으로 관측할 수 있는 시기가 온 셈이다. 이동통신 업계도 블랙홀과 같이 암흑에 있던 4차 산업혁명의 '열쇠' 5세대(5G) 이동통신을 상용화했다. 상용화 된지 열흘이 지났지만 아직까지 5G가 뭔지 실체를 궁금해하는 사람들이 대다수다. 5G 스마트폰을 손에 들어도 롱텀에볼루션(LTE)과 어떻게 다른지 모르겠다는 이용자도 대다수다. 우리 실생활에 어떤 변화가 일어날지 감도 잘 오지 않는 것이 사실이다. 그런 의미에서는 5G는 실체를 알 수 없는 '블랙홀'과 같은 존재로 느껴질 수 있다. 그러나 5G 상용화가 가시화 되면, 우리 실생활과 산업에는 어마어마한 변화가 촉발될 수 있다. 5G의 특성인 초고속, 초저지연, 초연결을 통해서다. 전 지구에 걸친 망원경을 연결해서야 블랙홀을 포착할 수 있었듯 5G도 단지 한 국가나 한 기업이 잘해서 일어나는 변화는 아니다. 1㎢ 내 100만개 사물 연결이 가능한 초연결 네트워크를 이용하면, 자동차, 드론, 로봇 등 기술 융합이 일어나 전세계의 사물인터넷(IoT)이 활성화 될 수 있다. 이러한 IoT가 확산되면 2024년까지 IoT 연결은 41억개가 될 것으로 전망된다. 5G 네트워크가 앞으로 전세계에 퍼지면 전지구적인 산업·일상 변화가 일어날 것이다. 세계이동통신사업자협회(GSMA)에 따르면 글로벌 기준 5G의 사회경제적 파급효과가 2024년 131억 달러에서 2034년에는 5650억 달러로 폭발적으로 늘어날 것으로 전망된다. 블랙홀 연구가 우주의 역사를 밝힐 단서가 나올 시작이듯 5G 세계 최초 상용화도 결국 거대한 변화의 첫 발걸음일 뿐이다. 5G로 인해 어떠한 혁신적 변화가 생기고, 산업적 기회를 잡을지 장기적인 혜안이 필요한 때다.

2019-04-14 15:19:54 김나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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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수첩] '교사-입학사정관 생각차 줄이기'에 대한 단상

[기자수첩] '교사-입학사정관 생각차 줄이기'에 대한 단상 원탁에 둘러 앉은 고교 교사와 대학 입학사정관들의 눈이 반짝 반짝 빛났다. 손짓을 곁들여 자신의 의견을 말하거나 포스트잇에 생각을 적었다. 교사들은 입학사정관들의 한 마디 한 마디를 듣느라 귀를 쫑긋 세웠다. 지난 4일 성남 코리아디자인센터에서 열린 교육부와 한국과학창의재단 주최 교사-입학사정관 원탁토의는 진지했고 뜨거운 열기를 뿜어냈다. 학생을 가르치는 고교 교사와 대학 신입생을 선발하는 입학사정관이 만나 속 이야기를 꺼내놓고 생각의 차이를 줄이자는 취지의 첫 행사였기에 그런듯 했다. 물론 교사들은 학생 선발을 어떻게 하는지에 대한 관심이 컸을 것이다. 지금까지 교사와 입학사정관들은 주로 대학별 선발 방식을 놓고 만났다. 이전까지의 만남이 '어떻게 선발하고' '어떻게 준비를 해야할지' 문답식으로 진행됐다면, 이번 원탁토의는 서로의 의견을 풀어놓는 자리였다. '꽃을 피우듯이 비상하는 것', '자신만의 잠재력을 스스로 이끌어내는 것', '자전거를 타고 세상에 기여하기 위해 나아가는 과정', '원하는 진로를 탐색하고 도전하기' 등 교사와 입학사정관들은 학생 성장에 대한 나름의 정의를 냈다. 교사와 입학사정관들의 생각 차이는 생각보다 컸으나, 참석자들 다수는 '자주 이런 자리를 마련했으면 좋겠다'라던가 '의미있었다'는 긍정적인 반응을 보였다. 다소 엉뚱한 생각도 들었다. '교사와 입학사정관이 동일 인물이라면 어떨까', '학생을 가르친 교사의 학생부기록대로 원하는 대학과 학과에 진학할 수 있을까?'라는 생각이 이어졌다. 학생을 줄세워 뽑지 않겠다는 정부의 대입 정책 방향에 대해 공감하는 이들은 많다. 하지만 방법론으로 들어가면 만만치가 않다. 숫자로 나온 근거가 없으면 공정성 시비가 나오기 마련이다. 이때문에 '차라리 수능으로 뽑거나, 학력고사로 돌아가자'고 생각하는 이들도 많다. 고교 자유학기제나 수능 절대평가화 등등 정부가 추진하는 교육과 대입의 방향과 현재 대입 전형 방식은 서로 큰 차이를 보인다. 그래서 가르치는 고교나 선발하는 대학 모두 혼란스럽다. '이상적인'이란 수식어로 등장한 학종 전형이 10년만에 '깜깜이 전형'이나 '금수저 전형'으로 낙인찍힌 것처럼, 앞으로의 대입 정책이 그런 절철을 밟지 않았으면 하는 바람을 가져본다.

2019-04-10 15:17:07 한용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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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수첩] 항공사 황제경영의 민낯

진(秦)의 시황제는 중국을 최초로 통일하고 '황제'라는 작위 명을 최초로 사용한 인물이다. 숱한 역경을 이겨내고 권력을 잡은 뒤 강력한 군사력으로 천하통일의 대업을 이루었지만 말년에는 전형적인 암군의 모습을 드러냈다. 역사학자들은 진시황의 실책 중 하나로 후계자 결정을 거론한다. 그는 아무런 능력이 검증되지 않은 아들 '호해'를 2세 황제로 지명했다. 물론 이 과정에서 조작이 있었다는 학계의 주장도 있지만 시황제가 후계문제에 신경을 쓰지 않았다는 점은 분명한 사실이다. 호해는 난폭한 성격의 소유자로 사치를 즐기는 인물이었다. 시황제의 뒤를 이은 그는 간신들의 말에 귀를 기울이며 폭정을 펼쳤고 그 결과 진나라는 3대 만에 멸망하게 되었다. "부자는 3대를 못 간다"는 속담이 있듯 단명한 진나라를 떠올리면 경영세습으로 잡음을 내고 있는 국내 대기업의 모습이 보인다. 항공업계 거물인 조양호 회장 부자의 최근 행보는 세습경영의 '안 좋은 예'로 거론하기에 충분하다. 조양호 한진그룹 회장은 270억원대 배임·횡령 혐의, 아들인 조원태 대한항공 사장은 수백억원에 달하는 연차수당을 지급하지 않은 혐의로 나란히 검찰 수사를 받게 됐다. 사퇴를 선언한 박삼구 금호아시아나그룹 회장은 '황제보수'로 구설수에 올랐다. 박 회장은 2017년 9월 금호타이어 대표이사직에서 물러날 때 책정된 퇴직금 21억9400만원을 지난해 수령한 것으로 알려졌다. 박 회장이 그룹 회장직과 아시아나항공·금호산업 등 2개 계열사의 대표이사·등기이사직을 내려놓은 상황에서 퇴직금 논란은 다시 불거질 것으로 보인다. 박 회장이 지난해 두 회사에서 받은 연봉은 14억2300만원으로 알려졌다. 근무 기간, 직급별 지급 배수 등을 고려하면 규정에 따른 퇴직금은 수백억원대에 이를 전망이다. 사퇴한 박 회장의 뒤를 누가 이을지는 모르겠지만 능력과 인성이 검증된 이가 그 자리에 앉았으면 한다.

2019-04-07 16:24:53 정연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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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수첩] '읍참조국' 결말 내다본 청와대?

'읍참마속(泣斬馬謖)'이란 말이 있다. 삼국지에 등장하는 말로 '촉나라 정치가 제갈공명이 울면서 총애하는 젊은 장수 마속의 목을 벤다'는 뜻을 지녔다. 제갈공명은 왜 울면서 마속의 목을 벤 것일까. 당시 촉나라는 위나라와 전쟁을 벌였다. 이런 상황에서 마속은 "패배 시 목숨을 내놓겠다"고 승전 의지를 피력했다. 고민 끝에 제갈공명은 자신의 전략을 마속에게 공유한 후 전쟁에 내보낸다. 하지만 마속은 전쟁에서 제갈공명의 전략이 아닌 다른 전략으로 위군에 맞서다 대패한다. 결국 제갈공명은 엄격한 군율을 위해 마속의 목을 벤다. 읍참마속의 줄거리는 대략 이렇다. 눈여겨볼 점은 읍참마속 후다. 제갈공명은 읍참마속이라는 초강수를 뒀음에도 위나라와의 전쟁에서 이렇다 할 승전을 이루지 못했다. 전쟁 중 건강 악화로 눈을 감았기 때문이다. 문제는 제갈공명 사후다. 촉나라에 제갈공명의 뒤를 이을 마땅한 인물들이 없었던 것. 결국 촉나라는 등애와 종회, 두예 등 걸출한 명장들이 즐비했던 위나라에 나라를 잃고 만다. 역사에 만약이란 말은 없다. 그럼에도 만약, 제갈공명이 읍참마속을 하지 않았다면 상황은 어땠을까. 역사와 다른 전개가 펼쳐지지 않았을까. 읍참마속을 연상시키는 상황이 집권 3년차 문재인 정부 청와대에서 발생했다. 문재인 대통령이 지명한 장관 후보자들이 위장전입·부동산 투기 등 국민 눈높이에 맞지 않는 행동으로 구설수에 오른 것. 최근 '대통령 지명철회' 불명예를 얻은 조동호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장관 후보자가 이를 방증한다. 조 후보자가 지명철회 절차를 밟자 야권에서는 고위공직자 인사 검증을 담당하는 '조국 청와대 민정수석비서관'의 경질을 주장했다. 손학규 바른미래당 대표는 "문 대통령은 읍참마속의 심정으로 조 민정수석을 사퇴시켜야 한다"고 했다. 손 대표가 읍참마속을 곁들여 '조 민정수석 경질'을 주장했듯, 조 민정수석은 현 정부 청와대를 상징하는 인물로 꼽힌다. 실제 조 민정수석은 현 정부 초대 민정수석이자 민주당 정부 최장기 민정수석비서관으로 통한다. 문 대통령의 신임도 상당하다. 앞서 불거졌던 공공기관장 부적격 인선 및 청와대 특감반원 비위 논란 때도 조 민정수석은 직을 유지했다. 이쯤이면 청와대가 읍참마속 후 촉나라 상황이 어떠했는지 아는 모양새다. 고민정 청와대 부대변인은 "무조건 자리 내던지는 게 능사일까"라고 조 민정수석 경질에 의구심을 표했다.

2019-04-02 09:50:41 우승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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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수첩] 규제·제재로 멍든 국내 기업…진에어 임직원 상처

한 때 창의력과 혁신성을 무기로 국내 게임 업체들이 글로벌 시장에서 '게임 한류'를 이끌었다. 하지만 게임업계는 국내에서 '셧다운제'와 '게임 결제한도' 등의 규제와 편견으로 새로운 성장동력이 싹틀 기회를 잃어버렸다. 결국 중국이나 해외 업체에 시장 경쟁력을 빼앗겼다. 국내 굴지의 게임회사인 넥슨의 매각 소식까지 들려오고 있다. 이같은 상황은 게임회사로 국한되지 않는다. 국내 저비용항공사(LCC) 2위인 진에어는 제재에 막혀 성장동력을 잃고 있는 상황이다. 진에어는 지난해 8월 미국 국적 조현민 전 부사장이 등기임원을 지냈다는 사실이 드러나면서 국토부로부터 경영 정상화 조치를 받았다. 당시 국토부는 진에어의 사업면허를 유지하는 대신 경영문화 개선대책이 충분히 이행되기까지 신규노선 불허, 신규 항공기 등록 및 부정기편 운항허가를 제한했다. 진에어 측은 국토부에 제출한 '항공법령 위반 재발방지 및 경영문화 개선대책'을 충실히 이행해 왔다. 진에어는 이사회 강화, 법무실 신설로 준법경영 강화, 사내 고충처리시스템 구축, 청바지 객실 승무원 유니폼 변경 등에 이어 지난달 27일 정기 주주총회에서 정관변경을 통해 '사외이사후보추천위원회 설치'까지 마무리했다. 진에어는 회사 경영 정상화를 위한 임직원들의 노력 끝에 국토부가 지적한 문제점을 모두 해결했다. 국토부의 제재 해제 발표만 남은 상황이다. 하지만 최정호 국토부장관 후보자가 지난달 31일 논란 끝에 자진 사퇴하면서 진에어의 기다림은 길어질 전망이다. 장관 인선 진통 속에 국토부의 결정이 지연될 가능성이 높아졌기 때문이다. 국토부의 눈치를 보고 있는 진에어는 "국토부가 결정할 사안"이라며 "우리는 성실히 문제점을 보완했다"며 조심스런 태도를 보이고 있다. 그러나 최근 신규 LCC의 면허 발급과 갈수록 치열해지는 시장 경쟁을 8개월간 바라본 직원들은 불안해질 수 밖에 없다. 지난달 28일 '진에어 경영 정상화를 위한 노동조합 성명서'를 발표한 진에어 노조는 총수 일가의 문제점을 언급하면서 "국토부의 조속한 재제 철회를 요구한다"고 말했다. 노조는 "국토부와 김현미 장관은 지난 여름 총수 일가의 갑질로 시작된 면허 취소 사태에서 본인들의 과실은 모른 척하며 애꿎은 진에어 2000명 직원들에게 씻을 수 없는 상처를 남겼다"면서 "그 후로 8개월간 법적 근거도 없고, 행정 절차도 무시한 전대미문의 항공사 제재를 통해 또 한번 직원들을 괴롭히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어 "이런 상황에서 현 장관은 신임 국토부 장관의 인사 청문회를 진행 중이다. 임명 절차와 업무 인수기간 등을 고려하면 진에어 제재는 앞으로 얼마나 더 이어질지 예측할 수 없다"면서 "억울한 진에어 직원들의 고통을 끝내고 항공산업 발전을 위해 조속한 시일 안에 제재를 철회하라"고 강조했다. 규제와 제재의 의미는 다르지만 정부의 '나 몰라라' 식의 행태로 인해 국내 기업과 임직원들의 마음은 멍들어가고 있음을 잊어서는 안된다.

2019-04-01 13:37:56 양성운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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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수첩]감독 vs 괴롭힘

"소송 결과가 나올 때까지 즉시연금 검사를 하지 않겠다고 약속해라." 지난주 국회에서 열린 정무위원회 전체회의에서는 어색한 장면이 연출됐다. 김진태 자유한국당 의원이 윤석헌 금융감독원장을 상대로 삼성생명이 종합검사 대상에 포함될 가능성을 질의하더니 급기야 검사제외라는 약속을 요구하고 나섰기 때문이다. 삼성생명은 즉시연금으로 법원 소송을 진행 중이다. 당연히 받아들여지지 않았다. 윤 원장은 "종합검사기 때문에 즉시연금, 암보험 등도 모두 검사에 포함된다. 즉시연금만 보는 것은 아니다"며 "검사를 하지 않겠다고 약속할 수 없다"고 답했다. 이해상충이라는 프레임도 등장했다. 김 의원은 즉시연금 보험상품이 있다는 윤 원장에게 "본인이 몇 억원 되는 즉시연금을 갖고 있으면서 감독 기능을 수행하겠다고 하면 이해충돌이 되는 것"이라고 날을 세웠다. 윤 원장의 즉시연금 가입이 이해상충이라면 앞으로 금감원장 자격을 갖춘 사람은 거의 없게 된다. 감독권을 쥐고 있는 금감원장이 되려면 민원이 많은 자동차보험이든 실손보험이든 어떤 금융상품도 가입하면 안된다. 종합검사에 나서기 전에는 해당 금융사가 판매한 금융상품을 가지고 있는지 없는지부터 밝혀야만 공정성이 확보된다. 윤 원장이 "제가 가진 자산이라면 대부분 금융상품"이라며 "은행에 있고, 펀드도 있고, 보험도 있다"고 답답함을 토로한 것도 그때문이다. 절정은 당국의 검사·감독에 대한 비하였다. 김 의원은 "법은 멀고 주먹은 가깝다고, 이러면 무서워서 어떻게 소송을 하겠습니까"라며 금감원의 검사를 법에 앞서 심판하려는 주먹으로 치부해버렸다. 4년 만에 재시행을 앞둔 금감원의 종합검사를 놓고 우려는 분명 있다. 금융위원회가 금감원의 종합검사안에 대해 선정기준 등을 좀 더 명확히 하라고 했던 것도 그런 우려를 불식시키기 위해서였다. 그러나 관치를 걱정하는 것과 감독을 비하하는 것은 엄연히 다르다.

2019-03-31 13:31:54 안상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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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수첩] '매운 주총'

올해 주총에는 유난히 많은 이변이 쏟아졌다. 이러한 변화는 '스튜어드십 코드'(수탁자 책임원칙) 도입이 결정적이다. 대주주에 대한 견제가 강화되는 사회 분위기 속에 기업의 주요 투자자인 연기금 등 기관투자자의 태도도 변했다. 아니, 변해야만 했다. 주권 행사의 근거를 공시해야 하는 만큼 명분이 확실한 결정을 해야하기 때문이다. 특히 27일 열린 대한항공 주총에서는 조양호 한진그룹 회장이 사내이사 연임에 실패하면서 대기업 총수가 경영권을 잃는 사상 초유의 사태가 발생했다. 조 회장은 2.5% 남짓한 지분을 추가로 확보하지 못해 경영권을 지켜내지 못했다. 주주 한 표의 가치가 이렇게나 커졌다. '한 표의 소중함'은 코스닥 기업이 절실하게 느끼고 있다. 의결권을 확보하지 못해 반쪽자리 주총을 여는 기업들도 허다하다. 지난해부터 시작된 섀도보팅(의결권 대리행사제도) 폐지 여파다. 특히 감사 선임의 경우 발행주식 총수의 4분의 1이상 및 출석 주식 수 과반의 찬성을 얻어야 한다. 더욱이 최대주주의 의결권이 3%로 제한돼 찬반을 차치하고 의결권 확보도 쉽지않다. 지난 26일에만 총 32개 상장사가 의결정족수 미달로 일부 주총안건을 처리하지 못했다고 공시한 이유다. 한국상장사협의회는 올해 정족수 미달로 감사·감사위원 선임안건을 통과시키지 못하는 기업이 역대 최대에 달할 것으로 내다봤다. 신(新)외감법 도입으로 외부감사가 깐깐해지면서 비적정 의견을 받은 기업도 속출했다. 아직 감사보고서를 제출하지 못한 기업까지 감안하면 비적정 의견을 받은 기업 역시 역대 최대치를 기록할 전망이다. 심지어 새로운 회계 기준 도입으로 감사인과 갈등을 빚은 아시아나 항공이 '한정'을 받은 사실이 알려지면서 시장에 충격을 안겼다. 시가총액 8000억원 이상의 대기업이 비적정 의견을 받은 것 역시 사상 최초다. 다행히(?) 아시아나 항공은 대규모 부채를 떠안은 회계처리 변경으로 '적정'의견을 받아냈다. 기업 경영 환경이 빠르게 변하고 있다. 그 속도를 따라가지 못한 기업들로 사회 곳곳에 파열음이 들린다. 변화를 빠르게 쫓아야 하는 건 기업의 역할이지만 무조건 "따라오라"고 요구하는 분위기도 돌아봐야 한다. 기업 경영의 안전망을 고민해야 할 때다.

2019-03-27 14:20:35 손엄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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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수첩]불법 노점상 사라진 영등포역

[기자수첩]불법 노점상 사라진 영등포역 서울시 영등포구가 지난 25일 지게차 3대, 5t 트럭 4대, 청소차 3대 등과 인력 59명을 동원해 영등포역 일대 불법 노점상을 철거했다. 이 일대는 노점상 약 70곳이 인도를 점거하고 영업을 하고 있었으며, 주민들은 지속적으로 민원을 제기하는 상황이었다. 불법 노점상들이 인도를 차지하면서 행인들은 비좁은 길을 지나야 했고, 버스 정류장과 지하상가 출입구 주변도 극심한 혼잡을 빚었기 때문이다. 최근 채현일 영등포구청장이 한 매체와의 인터뷰에서 '4월 중 노점상을 정리할 것'이라 밝히며 인근 상인과 주민들은 노점상 철거에 기대감을 내비쳤다. 25일 철거는 예상보다 빠르게 진행됐지만, 그 과정에서 별다른 충돌은 없었다. 이는 그동안 영등포구가 노점상인들에게 철거를 수차례 예고했으며, 불필요한 충돌을 막기 위해 정확한 날짜와 시간은 공지하지 않으면서다. 철거 당시에 10여명 노점상인들이 있었지만 충돌없이 약 2시간 만에 철거를 끝냈다. 영등포구에 거주하는 한 시민은 "영등포에서만 20년 살고 있는데, 노점상 때문에 불편한 게 한 두개가 아니다"며 "평소에도 그렇지만 비오는 날이나, 저녁 퇴근길에는 한 숨이 저절로 나왔다"고 말했다. 이어 "일단 거리가 깨끗하게 변해 너무 좋다"고 덧붙였다. 최근 서울 도봉구 창동역 인근 노점상 허가를 놓고 주민, 노점상인 간 갈등이 발행했다. 도봉구청이 창동역 일대 노점상과 MOU를 맺고 '생계형 노점'들이 합법적으로 영업할 수 있도록 보장해주면서 인근 주민들은 반발했다. 도봉구가 주민들의 의사를 묻지 않은 채 노점상을 양성화한다는 이유에서다. 주민들은 대책위원회까지 꾸려 노점상 재설치를 저지하고 있다. 노점상들은 구청과 맺은 협약대로 창동역 고가철로에서 철수했던 노점상들도 영업 보장을 외치고 있다. 도봉구청은 중재를 벌이고 있지만 마땅한 해결책을 찾지 못했다. 영등포구는 지난해 영등포역 맞은편 영중로 약 390m 구간에 대해 거리가게 허가제 시범사업 대상지로 정했고, 약 70개에 달하는 노점상을 규격화된 거리가게로 정비하기로 했다. 오는 6월까지 보도블록을 새롭게 깔고, 가로수 위치를 조정하는 등 보도 정비 작업을 거쳐 7월 중 거리가게 30개가 오픈한다. 기존 노점상은 절반 이하로 줄어들며, 점포당 면적도 감소해 행인들의 불편이 줄어들 것으로 보인다. 창동역 사례처럼 노점상인과 주민들이 갈등이 발생하지 않고, 채 구청장의 계획대로 구민들에게 깨끗하고 걷기 좋은 골목길을 만들어주길 기대해본다.

2019-03-26 14:56:37 박인웅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