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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수첩] 지금 우리에게 진정 필요한 것은

"비상! 비상! 비상!" 80년대 초등학교를 다니고, 90년대 군생활을 했던 나에겐 매우 익숙한 외침이다. 군대에서야 그렇다 치더라도 세상 물정 모르는 초등학생이 학교에서 무슨 훈련을 할 때마다 '비상'을 외쳤는지 가물가물하지만 시간이 한참 지난 2020년 현재 우리는 지금 '비상 사태'를 맞고 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진자가 빠르게 늘며 혹시나 했던 숫자가 26일 기준으로 한국에서 1000명을 훌쩍 넘었다. 미국 하버드대 한 교수는 1년내 코로나19에 감염될 숫자가 전세계 인구의 40~70%에 달할 것이란 암울한 경고를 내놓기도 했다. 물론 코로나19에 걸린다고 해서 모두 치명적인 것은 아니라는 말을 덧붙이긴 했지만 범상치 않음은 분명하다. 과거 사스나 메르스 때 보다 더 말이다. 경제학자들이나 관련 연구원들은 코로나19가 세계경제에 미칠 악영향이 상당할 것이란 경고도 내놓고 있다. 그럼 이같은 비상 시국에 우린 무엇을 해야 할까. 우선 국가는 가용한 모든 것을 총동원해 코로나19 확산 방지와 수습에 최선을 다해야한다. 논의중인 '코로나추경'도 대규모로 긴급하게 편성하고 빠르게 집행해야 한다. 큰 피해를 입고 있는 자영업자, 소상공인, 중소기업 등 경제주체들을 면밀히 보살펴야한다. 추경은 1회용 마스크의 원활한 공급을 위해서도 반드시 쓰여져야 한다. 마스크 몇 장을 구하기위해 수 십미터 줄을 서서 기다리는 대구 시민들의 풍경을 그냥 넘겨선 안된다. 돈이 없어 마스크 한 장으로 며칠을 버틸 수 밖에 없는 소외계층도 돌봐야한다. 무엇보다 코로나추경은 판에 박힌 나눠주기식 예산 집행에서 벗어나 적재적소에 세밀하게 쓰일 수 있도록 해야 한다. 밥값 못하고 있는 정치권은 이 틈을 노려 정쟁을 더욱 격화시켜선 안된다. 정치적, 지역적 색깔론을 펴기보단 이성적이고 냉철한 대안과 방향을 '민의의 전당'인 국회가 내놔야한다. 자칫 '○ 묻은 개가 ○ 묻은 개보고 짖는 꼴'이 될 수 있다. 국민들도 강건너 불구경 할 수 없다. 마스크 착용은 본인과 타인을 위해서 반드시 필요하다. 배려가 무엇보다 중요하기 때문이다. 과도할 정도의 손씻기도 필요하다. 마스크를 만들어 싸게 파는 착한 사장님, 고통 분담을 위해 임대료를 내린 착한 건물주, 코로나19 퇴치를 위해 불철주야 노력하는 모든이들에게 고맙다는 말 한마디는 요즘과 같은 비상시국에서 가장 무서운 것이 '사람'이 아닌 '사람'이 가장 따뜻하다는 것을 인식할 수 있는 계기가 될 것이다.

2020-02-26 11:21:10 김승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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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수첩] 공포 먹고 자라는 '코로나19' 가짜뉴스

'코로나19' 확산세가 무섭다. 국민들의 불안감을 틈타 허위사실을 유포하는 '가짜뉴스'도 기승을 부리고 있다. 최근에는 지하철에서 격한 기침을 하며 "우한에서 왔다. 모두 나에게서 떨어져라"고 고함을 지르며 코로나19 환자 행세를 한 유튜버가 대중의 공분을 사기도 했다.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 위주로 '확진 환자가 도망쳐 추격전이 벌어지고 있다'는 등 근거 없는 괴담이 퍼지기도 했다. 확진자들의 잘못된 신상정보가 사실인마냥 온라인을 중심으로 유포되는 일도 있었다. 가짜뉴스는 사회가 혼란에 빠질 때 공포와 불안감을 먹고 자라난다. 가짜뉴스는 사회 구성원 간의 신뢰에 금을 가게 하고, 특정 집단이나 개인에 혐오를 불어넣는 기생충 같은 존재다. 최근 재조명 된 전염병 소재 영화 '컨테이젼(Contagion)'에 등장하는 배우 주드로는 진실이 은폐됐다고 주장하는 프리랜서 저널리스트 역할로 분해 개나리약이 백신이라는 가짜뉴스로 사람들을 끊임없이 선동한다. 재난을 기회로 삼아 개인의 잇속을 챙기거나 관심을 받으려 하는 이기적인 형태다. 이 같은 행위는 정보라는 뜻의 '인포메이션(information)'과 전염병을 뜻하는 '에피데믹(epidemic)'을 합친 '인포데믹(infodemic, 정보전염)'이라고 부른다. 잘못된 정보가 미디어를 통해 빠르게 확산돼 사회 문제를 일으키는 현상을 말한다. 현재 퍼지고 있는 가짜뉴스나 불안감을 퍼뜨리는 행위는 단순히 주변의 '관심'을 받기 위해서이거나 장난인 경우가 대다수다. 이러한 철없는 행위는 지역 상권이 마비되거나 방역 업무 등에 차질을 일으킬 수 있어 고스란히 일반 시민들에게 큰 피해를 입힐 수 있다. 세계보건기구(WHO)에서는 인포데믹이 심각한 수준에 이르렀다고 경고하며 페이스북, 구글, 아마존 등 글로벌 정보기술(IT) 업체와 만나 대응 상황을 공유하고, 정확한 정보를 전달하기 위한 방안을 논의했다. 우리나라도 수사기관이 허위 사실 유포에 대한 대처에 나섰고 방송통신위원회도 확인되지 않은 사실에 대해 팩트체크를 하는 등 가짜뉴스에 대한 심의와 대응에 나서고 있다. 개인의 대응도 중요하다. 위기 상황에서 가짜뉴스에 휘둘리지 않고 정보를 거르기 위해서는 '의심'하는 습관을 길러야 한다. 자극적인 글과 출처가 없는 정보는 다시 한 번 확인하고, 직접 관련 기관 홈페이지를 찾는 등 공을 들여 판단하는 과정이 필요한 때다.

2020-02-25 15:59:38 김나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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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수첩] 타다 '무죄'…택시는 시위보다 상생 방안 찾아야

"타다 서비스는 이용자의 편의를 위해 분 단위 예약으로 필요한 시간에 주문형 렌트를 제공하는 계약 관계로 이뤄진다. 모바일 애플리케이션을 기반으로 한 렌터카 서비스로 이용자와 쏘카 사이에도 법적으로 '초단기 임대차 계약'이 이뤄진다고 볼 수 있다." 지난 19일 재판부가 타다의 무죄를 결정하면서 한 말이다. 이로써 작년 10월 여객자동차 운수사업법 위반 혐의로 기소돼 '불법 콜택시' 오명을 쓴 이후 약 4개월 만에 타다는 무죄 판결을 받게 됐다. 약 30분 동안 진행되는 판사의 판결 내용을 들으면서 타다가 유죄인지 무죄인지 가늠하기 어려웠기 때문에 "무죄를 선고한다"라는 마지막 문장이 나오기 전까지는 고요했다. 하지만 무죄 판결이 나온 직후 재판장에 있던 택시 업계 관계자들이 결과에 항의하는 고성과 욕설이 이어졌다. 법원 밖에서 만난 한 택시 업계 관계자는 "승객들이 택시 불친절하다고 많이 하는데 그렇지 않은 기사도 많다. 렌트카로 사람 이동시켜주면서 돈 받는 유상영업을 허용하면, 앞으로 누가 택시면허를 따려고 하겠냐. 오늘 판결이 마지막 희망이었는데 놓쳤다" 등의 울분을 쏟아냈다. 물론 일리 있는 부분도 많다. 아직 타다에 난관이 남아있지만 법원의 무죄 판결을 시작으로 향후 렌트카를 통한 유상운송을 하려는 업체가 우후죽순으로 생겨나면 택시를 위협할 수 있기 때문이다. 이에 전국 택시 4개 단체는 25일 총파업과 여의도 국회 앞 '여객운수법 개정안 즉시 통과' 대규모 궐기대회를 예고하기도 했다. 하지만 택시단체는 코로나19 전염 위험성이 높아진 상황에서 3만여 명에 달하는 대규모 집회를 여는 것은 무리라고 판단해 잠정 연기를 결정했다. 시위의 역효과가 뻔히 예상되는 상황에서 잘한 결정이라고 생각한다. 오히려 이번 기회를 통해 시대가 변하고 신기술이 등장하면 기존 산업계에 영향을 주는 게 당연하다는 걸 인정하고, 신산업과의 상생 노력을 통해 윈윈전략을 찾는데 몰두하는 게 어떨지 생각해본다. 무조건적인 타다 반대는 승객으로부터 외면받을 수 있다. 타다는 최근 택시와의 상생안을 발표하기도 했다. 재판부가 무죄를 선고하면서 "택시 등 모빌리티 산업의 주체들이 규제 당국과 함께 고민해 건설적인 해결책을 찾아가는 것이 계속될 재판의 학습효과이자 출구전략일 것"이라는 당부의 말이 떠오른다.

2020-02-24 17:38:09 구서윤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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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수첩] '코로나19'와 금융의 역할

'코로나19'의 공포가 전국으로 확산되고 있다. 23일 중앙방역대책본부에 따르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진자는 이날 새벽을 기점으로 123명이 늘어 총 556명이 됐다. 사망자도 4명으로 늘었다. 전례없는 공포에 길거리엔 사람의 발길이 끊겼고, 대부분의 상점은 문을 닫았다. 음식점과 숙박업 등 관광 관련 업종은 매출에 직격탄을 맞았다. 금융위원회에 따르면 코로나19 관련 금융부문 지원은 지난 18일까지 8영업일간 5683건, 약 3228억원 규모를 기록했다. 코로나19의 확산세가 가팔라지면서 금융지원 규모 역시 초반 나흘간 800억원에서 빠르게 늘었다. 코로나19 발생 초기 근원지인 중국과 관련한 피해가 컸다면, 이제는 얼어붙은 내수시장에서 피해가 본격화됐다. 금융의 사회적 역할은 이런 때일수록 빛을 발해야 한다. 국민의 삶에서 절대 빠질 수 없는 요소가 바로 금융이기 때문이다. 주요 금융사들은 본격적으로 금융지원에 나서는 양상이다. IBK기업은행은 코로나19로 어려움을 겪는 소상공인과 중소기업을 지원하기 위해 오는 3월부터 은행이 보유한 건물의 임대료를 30% 인하한다. 또 KB국민은행은 코로나19 확산으로 '감염병 특별관리지역'으로 지정된 대구시와 경북지역 주민을 대상으로 인터넷·스타뱅킹·자동화기기 이용 수수료를 면제하며, 대구·경북지역 소상공인 및 소외계층 지원을 실시한다. 이윤 창출과 디지털·글로벌 등 경영 패러다임의 변화도 중요하다. 하지만 위급한 국가적 문제 상황에 직면한 국민을 돕는 것이 곧 금융의 가장 중요한 역할임에는 틀림없다. 해외금리연계형 파생결합펀드(DLF)사태와 라임자산운용 환매중단 사태로 어수선한 금융권이 주지해야 할 사실이다. 국민과 상생하는 금융의 사회적 역할을 다할 때가 됐다.

2020-02-23 14:24:03 홍민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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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수첩] '코로나19' 뒷북 대응하는 교육부

[기자수첩] '코로나19' 뒷북 대응하는 교육부 이따금씩 '교육부 무용론'이나 '교육부 폐지론'이 나온다. 가장 최근에는 지난해 교육부가 2021년 대학기본역량 진단 계획과 대입제도 공정성 강화 방안을 내놨을 때 그랬다. 지금은 '코로나19'사태로 불안감이 고조된 대학가에서 다시 이런 움직임이 감지된다. 대학들은 감염병 발원지가 중국 후베이성 우한시로 드러나면서 이전 메르스(중동호흡기증후군) 등의 감염병 사태 때보다 더 심각하다는 점을 느꼈다. 국내 대학 외국인 유학생과 어학연수생 상당수가 중국인이고 중국과의 교류가 많기 때문이다. 교육부는 대학의 코로나19 대응 지침을 여러차례 내놨으나 대부분 질병관리본부 대응 지침을 카피해 전한 것에 불과했다. 교육부가 중국 유학생이 많은 대학가를 중심으로 불안감이 고조될 수 있다는 가능성을 미리 간파했음을 보여주는 지침이나 가이드라인은 어디서도 찾아볼 수 없다. 최소한 국내 대학의 외국인 유학생이나 어학연수생 현황과 관리를 제대로 했는지도 의심스럽다. 특히 교육부 코로나19 대응은 일선 대학보다도 느려 '뒷북' 소리를 듣고 있다. 코로나19 발생 초기 중국인 유학생이 많은 경희대 등 일부 대학들이 즉각 개강 연기를 결정하거나 유력하게 검토하고 나서야 대학에 4주 이내 개강 연기를 권고했다. 이후에도 대학들은 중국인 유학생들의 대학가 유입으로 인한 불안감이 크다며 공항에서부터 검역을 철저히 해달라고 했고 교육부도 이후에야 특별입국심사를 한다고 했다. 법무부 외국인 유학생과 어학연수생 출입국사실을 교육부가 받아 대학에 전달한다고 했다가, 대학에 직통으로 전하기로 했다. 아직까지 대학가를 중심으로 코로나19 감염병 확산된다는 보고는 없어 다행이지만, 대학들은 중국 경유 유학생에게 1인1실, 도시락 제공 등 상당한 방역 지출이 예상되고, 대규모 행사 취소와 개강 연기, 그에 따른 온라인 수업 대체 강의를 마련하느라 어수선한 상황이다. 서울 소재 한 대학 관계자는 "(교육부가) 질본 지침만 대학에 전하고 뒷감당을 모두 대학에 떠 넘기고 있다"며 "이번 사태에서 교육부가 대학에 어떤 도움을 주고 있는지 모르겠다"고 말했다. 다른 대학 관계자는 "대학들이 10여년 간 도입해 준비해온 학생부종합전형에 대해선 여론 눈치만 보며 퇴출을 압박했었는데, 이번에는 대학이 알아서 하라고 한다"면서 "교육부가 해야 할 일과 하지 말아야 할 일을 구분하지 못한다"고 했다.

2020-02-20 14:20:57 한용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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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수첩] AI+전통산업 융합, 정부가 나서야 할 때

정부는 올해 들어 인공지능(AI) 융합 서비스를 발굴하기 위한 프로젝트인 'AI+X(애플리케이션)'를 적극 추진하고 있다. 이는 AI 기술이 의료, 법률, 금융, 유통 등 다양한 분야로 확대되는 것에 맞춰 경제·사회 전 분야에서 AI 기술 도입을 추진하기 위한 것이다. AI 기술이 아직 도입되지 않은 전통산업에도 AI가 적용되어야 경쟁력을 확보할 수 있어 'AI 일등국가'의 비전에 더 가깝게 다가갈 수 있게 된다. 우리 정부는 'AI를 가장 잘 활용하는 나라'를 목표로 제시했기 때문에 목표에도 잘 부합한다. 그 일환에서 지난 13일 안민석 문화체육관광위원장은 'AI 시대, 문화·체육·관광 어떻게 준비할 것인가'라는 주제로 국회토론회를 개최했다. 안민석 의원은 "20대 국회 마지막 세미나에 AI로 처음 주제를 잡았는데, 문체부와 국회가 더 분발해야겠다는 생각을 했다"며 "21대 국회에 돌아오게 되면 첫 번째 세미나를 AI 주제로 다시 하겠다"고 밝혔다. 이는 문화·체육·관광 분야에서 정부와 국회 차원의 AI의 활용에 대한 고민이 적었다는 성찰을 담고 있다. 이날 문체부 발표자는 "4차 산업혁명 시대에는 기계가 인간을 대체하면서 사람이 빠져 있다"며 "미래를 계획할 때 사람을 우선시해야 한다"는 주제로 발표했지만 기대했던 문체부의 AI 전략에 대한 내용이 거의 담기지 않아 아쉬움을 남겼다. 그는 문체부에서 준비 중인 AI 전략인 '4차 산업혁명 시대의 문화정책 과제(안)'도 자료로 공개했는데, 막상 AI나 로봇 활용은 SOC(사회간접자본) 활용 국민 AI 교육, AI 전시 안내, 어린이 독서활용 로봇 등 극히 소수에 한정돼 있었다. 이미 국내에서 음악·미술 등에 AI 기술이 도입됐으며, 체육에서도 'AI 코치', 'AI 재활' 등 활용이 이뤄진다는 점을 감안하면 문체부의 정책은 이에 한참 뒤져 있다. AI+X 프로젝트에서 문화·체육·관광 분야의 X를 개발하는 것이 문체부 및 국회에 주어진 과제이다. 안 의원의 문제 제기처럼 문체부 등 각 관계부처에서 AI 기술 발전을 위한 정책 마련에 더욱 분발해야 할 때이며, 올해는 범정부 차원에서 전통산업의 AI를 발굴해 지원하는 데 초점을 맞춰야 한다.

2020-02-19 11:11:54 채윤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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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수첩] 부동산 규제와 풍선효과

규제가 또 다른 규제를 부르고 있다. 경기도 수원과 용인, 성남 등 이른바 '수·용·성' 지역의 가파른 집값 상승세가 경기 남부 일부 지역으로 번질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정부가 서울 부동산 투기를 막기 위해 내놓은 12·16 대책으로 인한 '풍선효과'다. 마·용·성(마포·용산·성동)에서 시작된 풍선효과가 수·용·성 지역에 나타났다. 집값이 급등한 수·용·성 처럼 조정대상지역이나 투기과열지구로 묶으면 9억원 이하 아파트가 밀집한 경기 남부의 또 다른 지역으로 이어질 수 있다. 하나같이 개발호재를 품은 인구 밀집 지역이다. 현재로서는 지난해 말 12·16 대책 이후 2개월만에 정부의 19번째 부동산 대책이 나올 가능성이 크다. 청와대와 정부는 부동산 가격 급등세를 보인 일명 '수·용·성(수원·용인·성남)' 지역을 대상으로 한 추가 규제 대책을 마련하기로 가닥을 잡고 있다. 대출규제나 자금출처·세무조사·단속 강화 등으로 수도권에서 풍선효과가 발생한 지역의 집값까지 두루 안정화를 꾀하는 방안에 무게가 실릴 것이라는 게 전문가 분석이다. 이러다 전국이 부동산 규제지역으로 묶이는 것은 아닐까. 하지만 지역 표심을 우려한 정부가 4월 총선을 앞두고 규제 카드를 꺼내들기가 쉽지 않을 것이란 전망도 나온다. 각계의 우려를 고려해 집값이 치솟는 지역만 선택적으로 규제하는 '핀셋 규제'를 가하는 방식이 될 가능성도 크다. 12·16 대책 이후 전세시장이 관망세를 띄자 대출이 막힌 매매 실수요자는 전세로 발을 돌리며 전셋값 상승세가 이어졌다. 매매시장에서는 고가 주택 호가가 수억원씩 떨어지며 상승세가 꺾였지만 대출 규제에서 벗어난 9억원 이하 주택으로 투자자들이 몰려들며 높은 가격 따라잡기인 이른바 '갭 메우기' 현상이 나타났다. 전국을 모두 규제지역으로 묶지 않고서는 풍선효과를 막을 방법이 없어 보인다. 그렇다면 규제를 완화하면서 자유로운 시장 경쟁에 맡기는 것도 하나의 방법은 아닐까. 개발 호재가 있는 곳에 투자자가 모인다. 인구밀집 지역에 규제를 하기 보다는 부동산 수요가 급등하는 원인을 분석해 지혜로운 공급정책을 세우는 게 우선이다.

2020-02-18 14:56:24 정연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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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수첩] 코로나19 직격탄 맞은 현대·기아차 글로벌 기업 성장하려면

중국 후베이성 우한에서 시작된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으로 국내 완성차 업계의 맏형인 현대·기아자동차가 차량 생산을 중단했다. 중국 자동차산업 허브인 우한시의 공장이 생산을 멈추면서다. 물론 현대·기아차를 비롯해 르노삼성, 쌍용차, 한국지엠 등도 중국 현지에서 공급받은 전선부품 '와이어링 하네스'의 수급에 차질이 발생하면서 공장을 멈춰세웠다. 하지만 현대·기아차와 달리 한국지엠의 경우 17~18일만 가동 중단하며 생산 물량 피해를 최소화했다. 한국지엠의 경우 미국 GM(제너럴모터스)이 중국 부품에 집중하지 않고 동남아쪽 등으로 물량을 분산화하는 전략을 펼쳤다. 언제, 어떻게 터질지 모를 '만약'을 대비한 것이다. 반면, 글로벌 강자로 도약하고 있는 현대·기아차는 글로벌 강자로 도약하기 위해 미래 기술 개발에 역량을 쏟아붙고 있지만 정작 기본적인 부분은 간과했다는 지적이다. 현대차는 지난 2011년 엔진의 핵심 부품인 피스톤링을 생산하는 유성기업이 노사갈등으로 파업하면서 자동차 생산라인을 '올스톱'한 사태를 경험했다. 불과 1000원짜리 부품을 만드는 작은 업체였지만 후폭풍은 예상보다 컸다. 당시 현대차는 엔진 공장을 멈추고 완성차 차량 생산에 차질이 발생했다고 설명했다. 문제는 당시 사태가 타결돼도 유사한 상황이 언제든 재연될 수 있다고 우려한 바 있다. 특정 부품을 독점 공급하는 곳에 문제가 발생하면 모 기업도 안심할 수 없다는 부분을 강조한 것. 그러나 10여년이 지난 현재도 이같은 일이 되풀이되고 있다. 현대·기아차는 와이어링 하네스의 부품을 중국에서 80%이상 조달받고 있었고, 이번 물량 부족으로 생산을 중단하면서 수천억원의 피해가 발생할 것으로 보인다. 중국의 경우 사스에 이어 이번 코로나19까지 바이러스 공포는 잊을만 하면 지속적으로 발생하고 있다는 점에서 언제 터질지 모를 사태에 대한 대비책을 세워놓았어야 했다. 반면 도요타 등 글로벌 업체들은 만약의 사태에 대비해 피해 규모를 최소화했다. 실제 도요타 등 글로벌 기업들은 중국뿐 아니라 베트남 등 동남아에서도 상당한 물량을 확보하고 있어 코로나19의 충격이 국내 업체만큼 크지 않다. 이번 사태가 조속히 마무리 된다해도 이와 비슷한 사태는 언제 발생할지 모른다. 현대·기아차는 글로벌 강자로 성장하기 위해 미래 기술 경쟁력 확보와 함께 언제 발생할지 모를 다양한 위기 상황을 유연하게 대처할 수 있는 대비책 마련을 고민해야 한다.

2020-02-16 15:28:45 양성운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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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수첩]불평등에 대하여

지난 10일 한국 영화 기생충이 아카데미 시상식을 휩쓸었다. 그 비결이야 뛰어난 연출, 배우들의 열연 등 다양하겠지만 가장 큰 요소는 내용이다. 전 세계를 관통하는 주제인 불평등을 이야기 했다는 것이다. 불평등은 모든 삶에 녹아있다. 때문에 국내 자본시장도 예외가 아니다. 이른바 증권사 VIP들의 세상은 '그사세'(그들이 사는 세상)가 따로 없다. 돈의 효율은 최대한도로 발현된다. 우선 프라이빗뱅커(PB)들의 '서비스'다. 지난해 정경심 교수의 짐을 함께 날라준 증권사 PB의 행동이 화제가 된 바 있다. 일각에서는 "도대체 어떤 이해관계가 있어서 저렇게까지 하냐"며 의구심을 품었지만 정작 PB들은 "별 것 아니다"고 일축했다. 그냥 돈이 많은 VIP라면 누구나 저정도의 '서비스'는 받을 수 있다는 것이다. PB는 고액 자산가의 '집사' 역할을 자처한다. 그들의 골프 약속을 대신 부킹해주는가 하면 인원이 부족할땐 언제든 투입되기도 한다. 인맥을 통해 VIP 자녀들의 입시상담도 도맡는다. 일반인은 누릴 수 없는 VIP의 특권이다. 사모펀드 시장은 어떤가. 사모펀드는 자녀들에게 무료로 자산을 상속하고, 미공개 정보를 이용한 투자에 활용되고 있다. 사모펀드 투자는 큰 위험을 감수하고도 억대의 투자 여력이 있는 부자들의 영역이라는 것은 주지하고 있었지만 이것이 탈세의 용도가 되는지는 몰랐다. 최근에 대규모 환매 사태가 불거진 사모펀드 이슈 속에서도 일부 PB들은 고액 자산가들에게 자금을 뺄 것을 '귀띔'했다는 말도 나온다. VIP가 아닌 일반 투자자들이 얻은 정보는 자산운용사가 보낸 "안심하라"는 보도자료가 전부다. 이같은 불평등을 해소하는 것은 우리의 몫이 아니다. 다만 알아야 한다. 자본시장에는 정보의 비대칭이 발생하고, 그 정보는 자산가들에게 기울어져 있다는 것을. 오늘도 코스닥 시장에는 코로나 바이러스 테마주에 편승해 알파 수익을 따내려는 개미들의 분투가 이어졌다. 우리는 알아야 한다. 자본가들은 테마주 따위에 놀아나고 있지 않다는 것을.

2020-02-12 16:56:49 손엄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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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수첩] 그림의 떡 '잠자는 내 돈 찾기'

"1300원이 뭐라고…." 며칠 전 잠자고 있는 자산을 찾기 위해 파인 홈페이지 '잠자는 내 돈 찾기'에 들어간 지인은 버럭 화를 냈다. 잠자고 있는 A은행의 1300원이 이체가 되지 않는다는 이유에서였다. '에이 설마' 불신이 가득한 눈빛을 쏘아대며 나도 가담했다. 홈페이지에서 AnySignForPC 프로그램이 설치될 때까지 기다리다 B은행에 211원이 남아 있다는 사실을 발견했다. 그러나 기쁨도 잠시. 그 돈은 환급받을 수 없었다. 도무지 이체방법을 찾지 못해서였다. 그렇게 우리는 잠자는 계좌에 돈이 얼마나 있는지만 확인한 뒤 돌아서야 했다. 지난 10일 금융당국은 숨은 금융자산 찾기 캠페인으로 잠자던 약 1조 4000억원이 주인을 찾아갔다고 밝혔다. 단일 캠페인 실적으로는 최대규모다. 특이했던 점은 자산을 찾아간 채널과 연령별 실적이었다. 휴면금융재산은 영업점과 고객센터를 찾아간 비중이 81.7%, 인터넷 모바일이 18.3%이다. 장기미거래 금융재산은 영업점 고객센터를 통해 찾아간 비중이 97%, 인터넷 모바일이 3%이다. 연령별로는 휴면금융재산의 경우 50대·60대 이상이 64.7%, 30대 이하가 14.8% 였다. 장기미거래 금융재산은 50대·60대 이상이 79.4%, 30대 이하가 7.7%였다. 금융당국은 고령층이 방송, 신문을 통해 캠페인을 인지하거나 금융사의 개별 안내를 통해 찾아간 것으로 판단했지만, 단순히 그렇게 확정짓기엔 인터넷이나 앱을 통해 접속이 쉬운 30대 이하가 상대적으로 너무 적었다. 다시 한 번 파인홈페이지에 들어갔다. 조회를 누르니 211원 아래 며칠 전 확인하지 못한 '조회된 휴면계좌 금액의 수령 방법은 해당 금융기관으로 연락 또는 방문하여 확인하시기 바랍니다.'라는 문구가 적혀있었다. 그말인 즉슨, 211원을 찾기 위해 5년간 가지 않았던 은행 영업점을 방문해야 한다는 설명이다. 지난해 한국은행은 2018년도 금융정보화 추진현황 보고서를 통해 금융서비스 중 비대면 거래를 이용하는 비중이 91.2%라고 밝혔다. 10명중 9명이 비대면 거래를 이용한다는 의미다. 금융당국이 비대면 거래 속도에 맞추지 못한다는 말이 아니다. 다만 디테일이 아쉽다. 잠자는 내 돈을 인터넷·앱으로 볼 수 있게 했다면 그 돈을 내 지갑으로 갖고 올 수도 있게 해야 한다. 비대면 거래가 늘어난 이유는 기술의 발달도 있지만 은행 영업점을 방문하는 것에 대한 번거로움도 포함된다. 속 빈 금융서비스는 소비자의 눈에서 벗어나기 마련이다.

2020-02-11 17:00:39 나유리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