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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피니언>기자수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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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수첩] 공치사에는 책임이 뒤따른다

'위풍당당' 문재인 대통령이 신년사를 전하러 청와대 본관으로 걸어들어오는 걸음은 거침이 없었다. 마이크를 잡고 지난해 정부 성과를 나열하며 '자화자찬'했다. 일자리 회복세, 노동자 삶의 질 제고, 분배지표 개선, 안전성 향상, 혁신 등이다. 일본 수출규제에 대응해 기업과 노동계, 정부와 국민이 함께 힘을 모아 '상생의 힘'을 확인했다는 점도 강조했다. 그러면서도 문 대통령은 정작 이윤 추구라는 본연의 역할을 포기하고 '사회적 가치'를 강조하며 힘썼던 기업들에는 별다른 고마움을 표하지 않았다. 산업 역군들이 비로소 일본 수출 규제 리스크를 해소하고 독립 선언을 자축하던 그 때, 갑자기 일본에 손을 내밀던 정부를 보며 느꼈을 허무함에도 '유감'조차 없었다. 청년들 마음도 어루만지지 못했다. 지난해 청년들은 질 나쁜 일자리만 늘어나면서 역대 최대 하향 취업을 해야만 했고, 부동산과 소득 양극화, 전세가 상승과 대출 제한으로 서울 시내에 사는 것조차 어려워졌다. 박탈감도 컸다. 정의의 아이콘이었던 조국 전 법무부장관이 자녀들을 위해 온갖 '편법'을 동원했고, 김의겸 전 청와대 비서관은 동생과 함께 수십억원 부동산을 구입해 불과 1년여만에 10억원 가까운 시세 차익을 봤다. 부동산 가격을 잡겠다던 주요 행정관들이 서울 강남을 비롯한 투기 지역에 집을 몇채씩 보유하고 있다는 사실은 이제 새롭지도 않다. 문 대통령은 일부 통계만 취사 선택해 함께 잘 사는 나라가 됐다고 자평했다. 신년사를 듣던 청년들이 무슨 생각을 했을지 굳이 묻지 않아도 짐작할만 했다. 정부가 아예 공이 없다는 얘기는 아니다. 나름 규제 개혁을 주문하고 지원을 약속했고, 앞으로도 기업하기 좋은 나라를 만들겠다고 약속했다. 그렇다고 정부가 신년사에서 업적을 과시하는 모습은 솔직히 '없어'보인다. 문 대통령이 재계 총수들을 만나 사회적 역할을 강조했던 걸 성과라고 치켜세워주기는 창피할 노릇이다. 굳이 공치사를 해야겠다면 책임도 같이 지길 바란다. 여전한 반기업 정서, 막대한 법인세, 불필요한 규제 등 성장을 위해 해결할 과제가 많다. 기업도 국민이다. 진짜 상생이 필요한 시점이다.

2020-01-07 16:23:17 김재웅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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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수첩] 불법사금융 주의보

P2P금융 법제화, 서민금융상품 확대, 중금리 대출 활성화, 법정 최고금리 인하… 지난해 정부가 저신용 서민들을 위한 다양한 정책을 내놓으면서 2금융권이 다사다난한 1년을 보냈다. 덕분에 생존을 위해 대출이 필요한 서민들, 아니 정부가 내놓은 서민상품의 대상이 되는 저신용자들은 낮은 금리에 대출을 받을 수 있는 창구가 많아졌다. 하지만 서민들을 위한 이같은 혜택이 초저신용자들을 불법 사금융으로 몰아내는 이면 또한 존재하고 있어 안타까움을 자아낸다. 최근 몇년 간 법정 최고금리가 인하되면서 대부업계가 위축됐다. 이에 따라 제도권의 끝이라고 할 수 있는 대부업체들이 대출을 거절하고 급기야 문을 닫으면서 초저신용자가 어쩔 수 없이 불법 사금융으로 손을 뻗고 있다는 우려가 제기되는 상황이다. 불법 사금융에 손을 대는 초저신용자에게 왜 불법 대출을 받았냐고 질문을 하면 돌아오는 대부분의 대답은 "방법이 없었다" 혹은 "다른 방법을 몰랐다"가 주를 이룬다. 적어도 법의 제도 안에서 대출을 받을 수 있는 방법을 찾지 못했다는 이야기다. 물론 금융당국의 법이 초저신용자들의 수많은 변수들을 다 품을 수는 없을 것이다. 하지만 대부업이 위축되면서 불법 사금융으로 어쩔 수 없이 손을 뻗는 초저신용자들이 늘어난다고 하면 '어쩔 수 없는' 한계 앞에서 진짜 포용이 필요하지 않을까라는 생각이 앞선다. 채무자들에게 빚을 탕감해주고 경제 활동을 지속하게 해주는 정부 산하 기관들 조차도 불법 사금융까지는 포용해주지 못하는게 현실이다. 그렇다면 그 한계선에 서 있는 초저신용자에게는 뒤에서 '그 선을 넘지 말라'며 옷자락을 붙들어 주는 포용이 절실할 것이다. 정부와 수많은 금융인이 '포용 금융'에 대해 강조하고 있다. 서민들이 경제 활동을 정상적으로 할 수 있고 계산적으로 가능한 수준 안에서 빚을 갚아갈 수 있는 환경을 구축한다는 의미를 담는다. 불법 사금융으로 빠질 수 있는 초저신용자들이 늘어나는 위기라고 한다. 진짜 포용이 필요한 부분을 세심하게 관찰할 때다.

2020-01-06 15:56:07 김유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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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수첩]'소부장 강소기업 100'을 바라본 단상

정부가 올해부터 5년간 소재·부품·장비 분야에 대한 집중 투자를 공언한 가운데 과거와 같은 전철을 밟지 않기 위해선 5년이 아닌 50년, 더 나아가 100년을 내다보는 안목이 중요하다는 지적이다. 이는 정부나 기업에게나 모두 마찬가지다. 과거에도 선진국의 기술종속에서 벗어나기 위해 소재·부품 등에 대한 대책을 수 차례 내놓았지만 그 결과는 신통치 않았다. 앞서 일본의 경제보복에 놀란 정부는 전기·전자, 반도체, 기계금속, 디스플레이, 자동차, 기초화학 분야에 걸쳐 강소기업 55곳을 선정한 바 있다. 나머지 45곳도 올해 추가 공모를 진행, 총 100개를 채운다는 계획이다. 그러면서 이들 기업에 1곳당 5년간 최대 182억원이라는 엄청난 지원을 하기로 했다. 이를 통해 해당 기업은 기술개발부터 사업화, 마케팅, 공정혁신 등 모든 분야에 걸쳐 성과를 도모할 수 있을 전망이다. 그런데 가장 중요한 것은 수요기업을 찾는 일이다. '소·부·장' 분야의 중소기업들이 향후 5년간 정부의 지원을 받아 선진국 수준에 버금가는 기술이나 제품을 개발했더라도 이를 믿고 써줄 수 있는 대기업, 중견기업이 있어야 공생하고 발전해나갈 수 있기 때문이다. 첫 술에 배부를 수도 없다. 당장은 이들 기업의 제품이 만족스럽지 못하거나, 가격이 상대적으로 비싸다고 하더라도 수요기업은 이를 기다려주는 미덕도 있어야한다. '기다림'은 결국 우리 강소기업들이 세계 최고 수준의 반열에 올라서는 시간과 기회를 주기 때문이다. 이 과정에서 소부장 강소기업이 개발한 제품을 쓰는 수요기업들에게 정부 차원에서 일정 수준의 정책 인센티브를 주는 것도 생각해 볼 수 있다. 아울러 정부의 전폭적인 지원을 받아 기회를 잡게 된 강소기업들도 국민들이 낸 혈세의 무게감을 엄중하게 인식해야한다. '5년간 최대 182억원'이라는 엄청난 금액을 기업 1곳당 지원키로 한 만큼 기업들은 빠른 기술 개발과 최고의 품질, 경쟁력 있는 가격으로 우리 산업의 허리를 튼튼하게 떠받치는 역할을 하면 그뿐이다.

2020-01-05 11:20:44 김승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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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수첩] 새해에는 한기총에서 나와야 할 때

"하나님 꼼짝 마. 하나님 까불면 나한테 죽어" "내가 하나님 보좌(寶座)를 딱 잡고 살아" "내가 이렇게 하나님 하고 친하단 말이야. 친해" (지난해 10월 청와대 앞 집회 현장에서 한국기독교총연합회 대표회장 전광훈 목사의 발언 중) 지난해 전국을 뜨겁게 달궜던 종교계의 이슈는 무엇일까. 한기총의 막말 논란, 명성교회 김삼환-김하나 부자(父子) 목사의 세습 사건, 교회 여신도를 상습적으로 준강간한 혐의를 받는 만민중앙교회 이재록 목사를 비롯한 그루밍 성폭력, 사랑의교회와 총신대 사태 등 종교계는 다사다난한 한 해였다. 그중 한기총의 발언은 '신성모독' 논란으로 불거져 국민적 공분을 샀다. 한기총은 한국교회를 대표하는 연합기구이자 스스로가 그 역할을 자처해왔다. 한기총을 대표하는 수장의 자리에 있는 사람이었기에 이 같은 발언은 더욱 논란거리가 됐다. 부인하고 싶겠지만 그의 발언은 한국교회를 대표하는 말이었다. 하나님보다 높아져 버린 한기총에 어떠한 법이 무서울까. 목회자 관련 각종 범죄 사건이 왜 급증하는지에 대한 수수께끼가 한기총의 발언 한마디로 이해되는 까닭은 무엇일까. 해마다 증가하는 가나안 성도들은 한국교회의 부패와 각종 비리·추문 등에 이미 체념해 버린 상태다. 이제 더는 한국교회엔 하나님이 계시지 않는다는 말까지 입에서 나오고 있다. 이에 지난달 26일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에 등록된 한기총의 사단법인 해산을 촉구하는 글이 등록됐고, 해당 글은 5일 만에 20만명을 돌파했다. 폭력집회를 주도한 혐의로 구속영장이 청구된 상태에서 전광훈 목사의 발언이 불을 지핀 것인데, 이제는 청와대가 20만명 이상 동의를 받은 국민청원에 답할 의무가 있다. 자신들이 내건 말처럼 한기총이 한국교회를 대표하는 기관이라면 개신교 경서인 성경을 기준으로 한 법을 지켜야 했고, 종교인이기에 누구보다도 사회적으로 모범이 됐어야 했다. 성경에는 그 열매로 어떠한 나무인지를 안다고 했다. 한기총의 신성모독 발언, 옳다고 생각하는가. 헌법에 명시된 정교분리(政敎分離)의 원칙을 어기는 한기총, 옳다고 생각하는가. 최근 10년간 조사된 목회자들의 범죄 건수는 1만 2000건 이상. 새해에는 한기총에서 나와야 할 때. 기자는 묻고 싶다. 가나안 성도는 누가 만든 것인가.

2020-01-02 11:06:41 박완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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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수첩]포털의 책임감과 함께 이용자 의식도 성장하는 한 해 되길

'새해 복 많이 받으세요', '제야의 종소리', '경자년' 2020년 새해가 밝은 시점 네이버와 다음 등 포털이 보여주는 실시간 이슈 검색어(실검) 상위권에 오른 단어들이다. 실검은 실시간으로 이용자가 많이 검색하는 이슈를 나타내는 순위로 그동안 사람들의 관심사를 알아보는 지표로 쓰였다. 사람들은 심리상 실검 순위에 오른 이슈를 클릭해 살펴보기 때문에 파급력 또한 크다. 하지만 이런 점을 악용하는 사례들이 발생하면서 실검은 논란의 중심이 됐다. 특정인을 옹호하거나 반대하는 세력이 힘을 모아 '00 힘내세요', '00 사퇴' 등을 실검 순위에 올렸다. 언론 조작의 장으로 변질된 모습이다. 특정 상품이 실검 순위를 장악하는 일도 벌어졌다. 광고업체에서 사람들의 이목을 끌기 위해 제품 이름을 검색하도록 하는 이벤트를 진행하는 방법을 통해서다. 언론사는 클릭수를 늘리기 위해 실검에 나온 내용을 담은 기사를 쏟아냈다. 이런 일들이 발생하자 많은 사용자가 피로감을 느꼈고 포털 업체는 대응에 나섰다. 카카오는 오는 2월 중 실검을 폐지할 예정이다. 실검을 대체할 서비스를 내놓는다고 했지만 통 큰 결단이라고 느꼈다. 실검을 통한 사용자 유입량이 상당하기 때문이다. 카카오는 "본래의 목적과 다르게 활용되는 실시간 이슈 검색어는 카카오의 철학과 맞지 않아 종료한다"는 뜻을 밝혔다. 네이버는 상업적 목적의 검색어가 이용자의 실검 순위에 나타나는 걸 최소화하는 기술을 도입했다. 댓글 기능도 초기 기대했던 이점과는 다른 모습으로 흘러가면서 실검과 유사한 양상을 보이고 있다. 다른 사람의 의견을 알 수 있어 공론의 장이 될 수 있다는 장점이 있지만 당장 뉴스 댓글창을 눌러봐도 욕설과 비방 댓글이 상당한 것을 볼 수 있다. 이 때문에 댓글 폐지, 실명제 도입 등 목소리가 나온다. 악성댓글로 인해 연예인 자살이 이어지자 카카오는 아예 연예뉴스 댓글을 없애기도 했다. 바람직한 모습이라고 본다. 사람들이 다양한 정보를 쉽게 얻는 포털 업체의 책임감을 보여준 결과이기도 하다. 올해에는 이 같은 올바른 움직임이 더욱 많아지길 바라본다. '2020년 모두 새해 복 많이 받으시고 건강하시길 바랍니다.' 새해를 알리는 기사에는 모처럼 훈훈한 댓글이 많이 달렸다. 포털의 건강한 인터넷 생태계 조성 노력과 함께 이용자의 윤리의식 또한 함께 성장하면 좋겠다.

2020-01-01 10:44:16 구서윤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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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수첩] 공교육 강화한다면서, 입시컨성팅비 방치하는 교육부

[기자수첩] 공교육 강화한다면서, 입시컨성팅비 방치하는 교육부 한 교육시민단체가 이달 전국 178개 교육지원청의 진학상담·지도 교습비(입시컨설팅비) 조정기준을 전수조사 했더니, 4곳 중 3곳은 아예 없는 것으로 드러났다. 서울의 경우 11개 교육지원청 중 강남·서초교육지원청을 제외한 10곳은 입시컨설팅비 조정 기준이 없다. 진학 상담을 대가로 지불하는 입시컨설팅비는 시간당 비용을 기준으로 일반 교과 학원비와 비교하면 고액 사교육에 속한다. 입시컨설팅비 조정기준은 학원들이 터무니없이 높은 비용을 책정하는 걸 방지하기 위한 취지로 '학원의 설립·운영 및 과외교습에 관한 법률'(학원법)을 통해 지역별 상황 등을 고려해 각 시도교육감이 규제토록 하고 있으나 사실상 방치되고 있는 셈이다. 입시컨설팅비에 대한 행정규제가 방치되면서 최근 사교육비는 3년 연속 증가 추세다. 교육부와 통계청이 올해 3월 발표한 2018년 초중고 사교육비 현황을 보면 전체 사교육비 규모는 19조5000억원으로 1년 사이 8000억원 증가했다. 교육부는 증가하는 사교육비 현황을 발표하면서 학원 교습비 안정화를 위해 관계부처 합동점검 등을 통해 학원비 안정화를 추진한다고 했다. 특히, 서울·경기지역을 중심으로 입시컨설팅업체 특별점검을 함께 실시하고, 과도한 컨설팅 비용 문제를 해소하도록 연내 학원 교습비 분당 조정기준을 마련할 방침이라고 밝혔지만, 연말이 코앞인 지금까지 아무런 대책이 나오지 않고 있다. 교육부의 사교육비 조사 시점도 학원가 입시컨설팅 시기와 맞지 않아 실제 사교육비는 사교육비 통계 조사 결과보다 높을 것으로 보인다. 학원 입시컨설팅은 주로 대학수학능력시험 점수가 발표되는 12월 이후 집중적으로 이뤄지지만, 교육부와 통계청이 진행하는 사교육비 조사는 5~6월, 9~10월 진행된다. 교육부의 행정 규제 방치로 인해 '부르는게 값'이 되어버린 입시컨설팅비 안정화를 위해선, 구멍 뚫린 사교육비 통계 조사 시기부터 고쳐야한다.

2019-12-29 12:47:37 한용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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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수첩] AI에 '지능정보'란 구시대 용어, 왜?

인공지능(AI)을 취재하며 AI 윤리에 관심이 많던 기자는 방송통신위원회에서 AI 윤리원칙을 하반기에 발표하겠다고 밝혀왔기 때문에 언제 나올지 궁금했다. 어느 날 보도계획에서 '이용자 중심의 지능정보사회를 실현하기 위한 원칙'을 보고 AI 원칙인가 했는데 예감은 적중했다. 이름만 봐서는 이 원칙이 AI에 활용되는 건지 알 길이 없었다. 정부 부처 중 처음 AI 윤리를 내놓은 것이었는데, 이름 때문에 의미가 희석된다는 생각을 지울 수 없었다. 방통위는 이후에도 '지능정보사회'라는 타이틀을 고수했다. 세계적인 AI 전문가들이 참석한다고 해 관심을 모아온 글로벌 AI 윤리 콘퍼런스도 마찬가지였다. 5일 개최된 이 행사는 '지능정보사회 이용자보호 국제컨퍼런스'로 명명됐다. 이름만 보고 AI 윤리 콘퍼런스가 맞나 갸우뚱거려질 정도였는데 주제를 'AI for Trust'를 정해 그제야 알 수 있었다. 담당자에게 "왜 AI 대신 '지능정보사회'를 사용하는지" 물었다. 이 관계자는 "지능정보 용어를 이전부터 사용해왔고 나름 많은 의미를 담은 것이어서 굳이 바꿀 필요를 못 느꼈다"고 설명했다. 지능정보기술은 4차 산업혁명에 활용될 정보통신 기술을 포괄하는 개념으로, 박근혜 전 대통령 정부에서 처음 도입됐다. 문재인 대통령이 AI 정부를 외칠 정도로 AI가 핵심이 된 시대에서 왜 구시대적인 용어가 이어지는 걸까. AI의 가장 큰 협회도 협회명에 '지능정보'라는 타이틀을 달고 있다. 협회측에 왜 '인공지능'라는 이름을 사용하지 않냐고 물었더니 2016년 창립될 당시에는 인공지능으로 인가를 받기 어려웠다는 답변이었다. 하지만 이후 용어 사용이 자유로워지면서 다른 협회가 인공지능 타이틀을 발빠르게 사용했기 때문에 이제는 인공지능으로 바꾸게 되면 혼동이 생길 수 밖에 없다는 것. 정부는 2017년 4차 산업혁명 종합정책을 마련하기 위해 지능정보사회추진단을 신설했다. 하지만 추진단은 최근 조직개편을 통해 과학기술정보통신부의 AI국에 통합돼 해체됐다. 이처럼 정부도 인공지능이라는 명확한 타이틀을 내걸고 발빠르게 정책을 추진해야 한다. 더 이상 무슨 뜻인 지 모호한 명칭을 고수할 이유가 없다.

2019-12-26 10:33:21 채윤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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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수첩] 2030위한 부동산 정책

"서울에 똘똘한 한 채 장만하는 게 필수다." 내 집 마련을 목표로 둔 사람이 가장 많이 듣는 조언이다. 그러나 사회 기반을 쌓고 있는 20~30대 청년에게는 어려운 과제다. 강남권의 경우 시장 안에서 가장 인기가 많다는 전용면적 84㎡ 아파트가 20억원에 달한다. 비 강남권만 해도 대부분 9억원에 이른다. 금수저 현금부자가 아니면 서울에 집 한 채 마련하기란 쉽지 않다. 주변 시세에 비해 저렴한 분양가로 얼굴을 내밀고 있는 새 아파트만 봐도 수 억원대의 재산을 보유하지 않는 이상 입주는 '그림의 떡'이다. 매매는 꿈도 꾸지 않는다. 전·월세도 힘들다. 결국 부동산 거래 시장은 '그들만의 리그'다. 고시원 거주자의 75%가 20~30대 청년이라는 점이 이를 증명한다. 박원순 서울특별시장은 지난 17일 서울 여의도 국회 의원회관에서 열린 '불평등 해소를 위한 부동산 정책 개선 방안 토론회'에 참석해 "부동산 자산 격차의 대물림 구조를 해체해야 한다"며 "상속·증여로 발생한 재산 규모가 연평균 59조원 정도인데 상속재산의 66%, 증여재산의 49%가 부동산"이라고 지적했다. 그는 이어 주거지원 정책과 관련해 청년의 출발선을 지원하겠다고 다짐했다. 부동산 시장 내에서 공정 경쟁을 실현하고 부익부 빈익빈 현상을 막기 위함이다. 여전히 젊은 세대에게는 선택의 폭이 좁다. 서울에 직장을 둔 청년이라면 공공임대주택 혹은 상대적으로 저렴한 지방 분양 아파트를 바라봐야 한다. 부동산 시장은 결국 '현금 부자'들의 놀이터다. 주인공은 늘 정해져 있다. "가난한 청년이 가난한 중년이 되고 빈곤한 노인이 되고 있다"는 박 시장의 발언처럼 집은 사는 곳이 아닌 살 것이 되어 버린 게 지금의 현실이다. 2030 청년에게 필요한 것은 투자 수단으로서의 재산이 아닌 따뜻한 보금자리다. 자본주의 사회에서 젊은 세대가 질 좋은 아파트에 입주하는 것은 사치일까. 지금의 부동산 생태계는 30대 청년이 도전하기에 너무나 가혹하다.

2019-12-25 10:11:57 정연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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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수첩] 쌍용차 노사 협력…위기의 한국 제조업 본받아야

국내 제조업의 노사 관계는 매년 임금 및 단체협약 협상이 진행되면 극도로 악화된다. 임금 및 복지와 직결되기 때문에 민감할 수 있지만 안타까운 부분은 회사의 경영 상황은 고려하지 않는다는 점이다. 특히 글로벌 경기 침체로 회사가 적자를 기록했지만 노조는 임금 인상을 외치며 파업을 단행하는 모습은 쉽게 볼 수 있다. 다만 쌍용자동차 노조는 회사 경영 정상화에 발벗고 나서 귀감이 되고 있다. 쌍용차 노조는 지난 9월 비상 경영에 참여한데 이어 지난 19일에는 상여금 200%와 생산격려금 등을 반납하고 연차지급률도 현행 150%에서 100%로 낮추는데 합의했다. 쌍용차 노조가 현재 회사의 위기에 공감하며 한 발작 물러서면서 연간 1000억원의 인건비를 아낄 수 있게 됐다. 이는 단순히 비용 절감이라는 성과로 정리할 수 없다. 쌍용차 대주주인 마힌드라그룹은 경영 정상화를 위해 2300억원을 직접 투자하겠다는 입장을 내비쳤다. 물론 산업은행이 지원에 나설 경우라는 단서를 붙였지만 쌍용차 노사 관계를 지켜보면서 회사가 충분히 위기를 극복할 수 있다는 확신을 갖게된 것으로 풀이된다. 지금 당장 새롭게 출시할 신차가 없어 단기간 실적 정상화를 이루긴 쉽지 않지만 쌍용차 노사의 모습을 보면 위기 극복을 위해 서로 협력 자세로 허리띠를 졸라매는 등 소비자 신뢰는 물론 향후 성장 동력을 갖추게 됐다. 반면 경쟁 업체들은 노사간 입장차를 좁히지 못하고 여전히 쳇바퀴를 돌고 있다. 공장을 가동하지 못하는 최악의 상황도 맞을 수 있지만 노조는 당장 내년 월급을 올리겠다는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르노삼성 노조는 지난 6월 '2018년 임단협'을 마무지한 지 6개월 만에 또다시 전면 파업을 선언했다. 노조는 임협에서 기본급 8% 인상, 임금피크제 폐지 등의 요구가 관철되지 않자 파업을 단행하겠다는 입장을 내놨다. 현재 르노삼성은 노조의 파업으로 본사로부터 신차 물량을 확보하지 못해 생산량 반 토막 위기에 처한 상태다. 르노삼성은 모회사인 르노 그룹이 로그를 대체할 신차를 배정하지 않을 경우 2022년 부산공장 생산량이 9만5000대를 기록, 지난해의 절반에도 미치지 못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적자 전환과 생산직의 절반인 약 900명 규모 구조조정마저 예상된다. 하지만 노조는 회사 상황을 전혀 고려하지 않고 있다. 노조는 2018년 임단협 과정에서 작년 10월부터 올해 6월까지 총 312시간의 파업을 벌여 회사에 3000억원의 손해를 끼쳤다. 즉, 회사의 손해보다 최대한 임금을 인상하자는 모습이다. 기아차는 임단협 잠정합의안을 마련하며 노사간 갈등폭을 좁히는듯 했지만 원점으로 돌아왔다. 오히려 노사 관계는 악화된 모습이다. 노조가 조합원들의 눈치를 보며 돌연 파업을 진행했기 때문이다. 철강과 조선업계도 비슷하다. 글로벌 경기 침체와 원재료 가격 인상 등으로 철강 실적이 하락하고 있지만 현대제철 역시 올해 임단협을 끝맺지 못하고 있다. 대규모 총파업과 천막농성 등 강경한 태도로 일관하고 있는 노조가 기존의 성향을 그대로 물려받는다면 노사간 갈등이 장기화될 위기에 처해 있다. 현대제철은 올해 노조가 총 파업을 진행하며 1000억원의 피해가 발생한 것으로 추산하고 있다. 현대중공업 노조도 올해 부분파업과 파업을 수시로 벌여왔다. 글로벌 제조업체들이 치열한 생존 경쟁을 펼치고 있는 상황에서 국내 제조업들은 과거의 낡은 관행에 얽매여 성장 동력을 찾지 못하고 있다. 지금 당장 눈앞의 이익에 연연하지 말고 회사의 장기적 생존을 위해 서로 머리를 맞대야 한다. 쌍용차 노조가 뼈를 깎는 쇄신안에 동참했는지 고민해야 할 때다.

2019-12-22 10:25:02 양성운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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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수첩]금투협회장의 자격

금융투자협회는 오는 20일 제5대 금융투자협회장을 선출한다. 고(故) 권용원 금투협회장의 후임 선임을 위해 이뤄지는 선거다. 회원사 과반이상의 신임과 지지를 받아야 가능한 자리다. 후보는 나재철 대신증권 대표, 신성호 IBK투자증권 전 대표, 정기승 KTB자산운용 부회장(가나다순)이다. 세 후보 모두 금융투자업계에서 굵직한 요직을 맡아 왔기에 누가 선임되어도 이상하지 않다. 다만, 이번 5대 금투협회장 자리는 지금까지의 선거와 다르다. 새로 무엇인가를 시작하기보다는 권 회장이 남긴 과제를 잘 이행할 수 있는 사람이 되어야 한다고 업계는 입을 모은다. 권 회장이 남기고 간 과제들이 산적해 있다. 권 회장은 기자간담회를 유난히 길게 하는 회장이었다. 보통 하나의 주제로 이야기를 풀어나가는 방식에서 벗어나 추진할 과제를 하나하나 설명했다. 기자간담회 자료에는 숫자 1부터 12까지 추진 과제가 나열돼 있었다. 늘 기사를 쓰기엔 까다로운 기자간담회였다. 도대체 무엇을 강조하고 싶은 것인지 아리송했고, 그래서 제목을 뽑아내는 것도 힘들었다. 한 번은 권 회장에게 "무엇이 가장 중요한 과제냐"고 물었다. 권 회장은 "어느 하나 중요하지 않은 과제가 없다"고 했다. 그리고 그는 "하나를 강조해서 하나를 얻을 수 있는 상황이 아니다. 모든 걸 다 내놓고 그중에 하나라도 진척이 있다면 그게 성과다"라고 말했다. 실제로 권 회장은 임기 동안 숫자를 하나하나 지워나갔다. '금융투자회사의 정보교류 차단기준(차이니즈 월)'을 '업권 단위'에서 '정보 단위'로 전환했고, 내년부터는 아시아 펀드 패스포트 제도가 시행된다. 자산운용업계는 총 50개의 규제 완화를 얻어냈다. 제5대 금융투자협회장은 공론의 장에 올려놓은 과제를 법 개정까지 이뤄질 수 있도록 연속성 있는 정책을 펼쳐나가야 한다. 증권거래세 단계적 폐지, 금융투자상품 손익통산, 손실 이월공제, 퇴직연금제도 개혁 등 정당성을 입증하고 폭넓은 동의를 얻었지만 실제 법 개정까지 이어지진 못한 상황이다. 권 회장이 나열했던 과제를 하나, 둘 지워나갈 수 있는 적임자가 필요한 시기다.

2019-12-17 14:35:54 손엄지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