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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EO와칭] 윤상현 콜마그룹 부회장, 콜마 2.0시대
1990년 국내 화장품 시장에 '제조개발생산(ODM)'이라는 생소한 개념을 처음 도입하며 K뷰티의 초석을 닦은 콜마그룹이 36년 만에 자산 5조원의 '대기업집단'으로 올라섰다. 그 중심에는 창업주 윤동한 회장이 일군 견고한 R&D 토대 위에 '세계 시장 진출'이라는 날개를 달고 공격적인 경영 행보를 이어가고 있는 윤상현 콜마홀딩스 부회장이 있다. ◆예견된 해외 영토 공략, 'K콜마' 오늘날 콜마그룹을 관통하는 핵심 가치는 경계 없는 확장성을 구현함에 있다. 콜마그룹은 지난 2022년 원조 기업인 미국 콜마로부터 글로벌 상표권을 100% 인수하는 승부수를 던졌다. 권리 확보는 물론, '한국콜마'가 전 세계 콜마의 중심이라는 정체성을 선포하는 결정적 계기가 됐다. 이후 2024년 4월 콜마그룹은 지주사명에서 한국을 과감히 떼어내고 '콜마홀딩스'로 변경했다. 글로벌 시장을 향한 도전과 통합 브랜드 비전을 담은 새 출발이었다. 그리고 같은 해 5월 윤상현 부회장은 콜마그룹 지주사 콜마홀딩스 대표로 선임됐다. 윤상현 체제의 콜마홀딩스는 해외 시장에서 성장 기반을 다지는 데 속도를 냈다. 미국 뉴저지 북미기술영업센터 개관에 이어 미국 제2공장 건립 등을 추진해 세계 최대 뷰티 시장을 정조준하기 위한 준비에 나섰다. ◆삼각편대로 이룬 역대급 실적 윤상현 부회장이 지주사 대표로 전면에 나서고, 콜마그룹 외형은 비약적으로 팽창하며 질적·양적 성장을 동시에 이뤄냈다. 무엇보다 기술 기반의 사업 다각화가 시장에서 완벽히 통했다. 2015년부터 2025년까지 10년간 콜마그룹 매출의 연평균 성장률은 18%, 총자산 증가는 25%에 달한다. 특히 2025년에는 연간 실적으로 연결 기준 매출 2조7224억원, 영업이익 2396억원을 기록했다. 사상 최대 실적을 달성하는 기염을 토하며 화장품, 건강기능식품, 제약 등 삼각 편대가 각 영역에서 제 역할을 다했다. 화장품 사업회사인 한국콜마는 전년 대비 23.6% 증가한 영업이익을 기록하며 수익성 개선을 주도했고, 신약개발 회사 HK이노엔 역시 매출 1조631억원으로 '1조 클럽'에 안착하며 그룹의 확실한 캐시카우로 자리매김했다. 여기에 중국 법인이 연간 흑자를 유지하고 북미 법인이 손실 폭을 줄이는 등 해외 거점의 수익 구조가 안정화된 점도 고무적이다. 하지만 윤 부회장은 이러한 수치적 승리에만 안주하지 않고, 그룹 전체의 지속가능성을 위해 아픈 손가락을 도려내는 과감한 결단을 내렸다. 그룹 전체가 역대급 연간 실적을 경신하는 와중에도, 건강기능식품 축인 콜마비앤에이치는 나홀로 역성장의 늪에 빠졌기 때문이다. 콜마비앤에이치의 2025년 연결 기준 연간 매출은 5749억원으로 전년 대비 6.6% 감소했다. 영업이익은 266억원으로 전년 대비 8.2% 늘었으나 당기순손실은 226억원으로 적자 전환했다. 윤 부회장은 이러한 실적 악화가 단순히 외부 환경의 문제가 아닌, 경영진의 비전 부재와 본업에서 벗어난 브랜드 실책에서 비롯되었다고 판단했다. 그 결과, 강력한 인적 쇄신과 함께 콜마비앤에이치를 '생명과학 전문기업'으로 전면 재단장한다는 카드를 꺼내 들었다. 잘 나가는 사업은 밀어주고 부진한 사업은 근본부터 수술대에 올리는 윤 부회장의 실용주의적 리더십은, 이제 막 돛을 올린 '콜마그룹 2.0' 시대를 이끄는 핵심 엔진이 되고 있다. 콜마그룹의 기세는 올해 들어 더욱 매서워졌다. 한국콜마는 2026년 1분기 매출 3430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25% 증가했다. 영업이익은 512억원으로 전년 대비 51% 커졌다. 매출 크기와 수익성 모두에서 사상 최대 분기 실적을 시현했다. 대형 고객사들의 스킨케어 및 선케어 수출 주문 증가와 더불어, 럭셔리 브랜드의 플래그십 제품 ODM 공급이 본격화된 성과다. 그룹의 또 다른 축인 HK이노엔 역시 1분기 매출 2587억원, 영업이익 332억원을 기록하며 전년 대비 각각 4.6%, 30.8% 성장하는 등 고부가가치 신약 중심의 성장세를 이어갔다. 핵심 사업군이 2026년 1분기에도 고성장을 지속하며 그룹의 체급을 키우는 가운데, 콜마그룹은 글로벌 시장 확대에 더욱 박차를 가하고 있다. 실제로 한국콜마 중국 법인이 신규 고객사 매출 발생으로 전년 동기 대비 14% 증가한 473억원의 매출로 실적 개선 기대를 높인다. 한국콜마 북미법인 또한 2공장 가동과 신규 고객사 유입을 통해 하반기 실적 반등을 정조준하고 있다. 2026-05-17 18:17:33 이청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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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EO와칭] 석화 위기 속 '기술 LG화학' 전환 이끄는 김동춘 사장

김동춘 LG화학 대표이사 사장은 반도체·디스플레이 소재 사업을 거치며 첨단소재 분야에서 전문성을 쌓아온 '기술형 CEO'다. 김 사장은 중국발 공급 과잉과 자급률 확대 등으로 범용 석유화학 사업의 한계가 커진 상황 속에서 LG화학의 체질 전환을 이끌고 있다. AI·반도체·전장 소재를 미래 성장축으로 키우며 기술 기반 고부가 소재 기업으로의 전환에 속도를 내고 있다. ◆석화 한계 넘는 '기술형 CEO'…장기 경쟁력에 방점 LG화학은 석유화학과 첨단소재, 생명과학 사업을 영위하는 국내 대표 화학 업체다. ABS·PVC·고흡수성수지(SAP) 등 범용 석유화학 제품부터 양극재와 반도체·디스플레이 소재, 친환경 소재까지 폭넓은 사업 포트폴리오를 구축해 왔다. 배터리 사업을 키워 LG에너지솔루션을 출범시킨 모회사이기도 하다. 그동안 어려움을 겪고 있는 국내 석유화학 업계는 올해 1분기 래깅 효과 등으로 일시적인 실적 개선 흐름을 보였다. LG화학 역시 석유화학 부문에서 1000억원대 영업이익을 기록했다. 다만 중국 중심의 증설과 자급률 확대, 원가 변동성 장기화가 이어지면서 범용 제품에서의 수익성 부담은 여전하다. 김 사장이 단기 업황 반등보다 장기 경쟁력 확보에 방점을 두고 있는 것도 이 때문이다. 그는 "설령 2~3년 시황이 다소 좋아지더라도 10년, 20년 후에도 경쟁력을 가질 수 있느냐는 관점에서 판단해야 한다"고 말한다. 범용 석유화학 중심 구조에서 벗어나 기술 장벽이 높은 고부가 사업 중심으로 LG화학의 방향을 다시 잡겠다는 의미다. 기술 중심의 사업 전환은 전략 수립뿐 아니라 현장 실행력이 함께 뒷받침돼야 한다. 김 사장이 직원들과의 소통을 중시하는 것도 이 같은 이유에서다. 사업 방향과 현안을 구성원들과 공유하고 현장 의견을 듣는 방식으로 조직 실행력을 높이는 데 힘을 싣고 있다. 첨단소재 사업의 육성은 연구개발과 생산, 고객 대응이 긴밀하게 연결돼야 하는 만큼 조직 간 협업과 빠른 의사결정 체계가 중요하다는 판단이 반영됐다. ◆반도체·전장 소재 키운다…김동춘표 첨단소재 전환 속도 김 사장이 체질 전환의 핵심 축으로 삼고 있는 분야는 첨단소재다. 반도체·디스플레이 소재 사업을 직접 거쳐 온 김 사장은 AI 확산과 반도체 고도화, 전기차·자율주행 확대에 따라 소재 산업의 성장축이 빠르게 바뀌고 있다고 보고 있다. 범용 석유화학 제품만으로는 장기 경쟁력을 확보하기 어려운 만큼, 기술 이해도와 고객 대응력이 필요한 반도체·전장 소재를 LG화학의 미래 성장 동력으로 키우겠다는 전략이다. LG화학은 전자소재 사업 매출을 2030년까지 2조원 규모로 확대한다는 목표를 세우고 있다. 이는 김 사장이 강조해 온 '10년, 20년 뒤 경쟁력'과도 맞닿아 있다. 단기 시황에 따라 실적이 흔들리는 범용 제품보다 고객사 인증과 기술 신뢰가 중요한 고부가 소재 사업을 키워 수익 구조를 안정화하겠다는 판단이다. 김 사장은 기존 동박적층판(CCL)과 칩 접착 필름(DAF)을 기반으로 반도체 공정 소재 포트폴리오를 넓히는 데 힘을 싣고 있다. 감광 절연소재(PID), 공정용 스트리퍼 등 고부가 공정 소재로 영역을 확대하는 동시에 전장 분야에서도 방열 접착제와 전력 반도체·센서용 소재 등으로 적용 범위를 넓히고 있다. 반도체와 모빌리티 산업이 함께 성장하면서 관련 소재 수요가 구조적으로 확대될 것이라는 판단이 반영된 전략이다. 디스플레이 분야에서는 XR과 로봇 등 차세대 디바이스 시장을 겨냥한 기능성 필름과 포토폴리머 소재 개발에도 힘을 싣고 있다. 김 사장이 과거 디스플레이 소재 사업에서 쌓은 경험을 바탕으로 기존 사업 역량을 차세대 응용처로 확장하려는 흐름이다. 김 사장의 첨단소재 전략은 단순히 제품군을 늘리는 방식이 아니다. 반도체 패키징과 고기능 전자소재는 고객사 인증과 공정 안정성 검증에 오랜 시간이 걸리는 대신 한 번 공급망에 진입하면 장기 거래로 이어질 가능성이 크다. 김 사장이 가격 경쟁보다 기술 신뢰와 고객 밀착형 대응력을 강조하는 것도 이 때문이다. ◆AX·OKR 도입까지…'기술 LG화학' 조직 변화 추진 김 사장은 사업 포트폴리오 재편과 함께 조직 변화에도 속도를 내고 있다. 첨단소재 사업은 연구개발과 생산, 영업, 고객 대응이 유기적으로 맞물려야 하는 만큼 조직 실행력이 사업 경쟁력으로 직결될 수밖에 없다는 판단에서다. 김 사장은 인공지능 전환(AX)과 목표 및 핵심결과(OKR)를 전사적으로 도입하며 연구개발과 생산, 영업 전반의 실행력을 높이는 데 집중하고 있다. AI를 활용해 개발·영업·생산 전반의 효율을 높이고 목표 중심 협업 체계를 통해 조직 전반의 생산성을 끌어올리겠다는 전략이다. 단순한 디지털 전환을 넘어 기술 중심 기업으로 체질을 바꾸기 위한 조직 문화 변화에도 힘을 싣고 있다. 첨단소재 사업은 고객 요구 변화 속도가 빠르고 제품 개발 주기도 짧아지고 있는 만큼 빠른 실행력과 유연한 조직 운영이 중요해지고 있기 때문이다. 김 사장이 신년사에서 언급한 '파부침주' 역시 LG화학이 느끼는 위기의식을 보여주는 대목으로 꼽힌다. 업황 회복을 기다리기보다 핵심 기술과 고부가 사업에 역량을 집중해 구조적 변화를 정면 돌파하겠다는 의미다. 범용 석유화학 중심 성장 모델이 한계에 직면한 가운데 김 사장이 이끄는 LG화학이 반도체·전장·첨단소재 중심 기업으로 체질 전환에 성공할 수 있을지 업계 관심을 끌고 있다. ◆ 약력 생년 : 1968년 학력 : 한양대학교 공업화학 학사 / 미국 워싱턴대학교 경영학 석사 ◆주요 경력 2010년 : 정보전자소재. 전략기획팀장 2012년 : 정보전자소재. 경영전략담당 2013년 : LG화학 대만 법인장 2014년 : 정보전자소재. 경영전략/ 신사업 개발담당 / 상무 2015년 : 정보전자소재. 고기능소재 사업부장 2016년 : ㈜LG 시너지팀 2018년 : 정보전자소재. 광학소재 / 고기능소재 사업부장 2019년 : 정보전자소재. 고기능소재 사업담당 2020년 : 신사업 Incubation 센터장 2021년 : 반도체소재 사업담당 2023년 : 전자소재 사업부장 / 전무 2025년 : 첨단소재사업본부장 / 부사장 2026년 : CEO / 사장

2026-05-17 14:54:38 원관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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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EO와칭]보령 김정균 대표, '1조 클럽' 너머 '우주'에 승부수

국내 제약업계에서 가장 젊고 파격적인 행보를 보이는 경영자를 꼽으라면 단연 보령의 김정균 대표이사(사장)이다. 보령그룹 창업주 김승호 명예회장의 외손자이자 김은선 보령홀딩스 회장의 아들인 그는, 단순히 가업을 잇는 '오너 3세'를 넘어 보령을 '우주 헬스케어 기업'이라는 전례 없는 영역으로 이끌고 있다. 장두현 전 대표와의 각자 대표 체제를 지나 올해부터 단독 대표 체제로 전환하며 '책임 경영'의 시작을 알렸다. 1985년생인 김 대표는 격식을 따지기보다 실질적인 성과와 효율을 중시하는 MZ세대 리더상을 보여준다는 평가를 받는다. 항암제의 공격적 성장을 바탕으로, 우주헬스케어 사업을 이끄는 파격적인 행보로 주목을 받고 있다. ◆'제약' 떼어낸 보령…우주에 승부수 던졌다 김정균 대표는 2022년 대표이사 선임과 동시에 사명에서 '제약'을 떼어내는 결단을 내렸다. 보령제약은 지난 1957년 창업주이자 김 대표의 외할아버지 김승호 회장이 세운 '보령약국'에서 시작해 1963년 설립된 기업이다. 김정균 대표는 '제약'이라는 꼬리표를 60년만에 떼어내며 보령을 단순히 약을 만드는 회사가 아닌 인류 건강에 필요한 모든 솔루션을 제공하는 '종합 헬스케어 기업'으로 재정의 하겠다는 의지를 담았다. 사명을 재정비한 이후 김 대표가 추진한 가장 파격적인 사업은 우주 헬스케어(CIS) 프로젝트 였다. 이 사업은 미세중력 환경에서의 의약품 연구, 생명 유지 기술, 우주 환경 대응 의료 기술 등을 포함하는 우주의학 분야를 목표로 한다. 그가 그리는 그림은 명확하다. 기존 의약품 사업에서 확보한 수익을 미래 산업에 투자해 장기적으로 '우주 헬스케어 생태계'를 구축하겠다는 구상이다.김 대표는 "우주 환경을 활용한 연구 가치사슬과 공급망에서 사업 기회를 찾겠다"고 밝히며 우주 헬스케어를 미래 성장동력으로 제시했다. 보령은 이를 위해 미국 민간 우주기업 액시엄 스페이스(Axiom Space)에 총 6000만 달러를 투자해 약 2.68% 지분을 확보하며 전략적 협력 관계를 구축했다. 또한 양사는 전초기지 역할을 수행할 합작 법인 '브랙스 스페이스(BRAX SPACE)를 설립, 우주의학 연구와 관련 인프라 구축을 공동 추진하고 있다. 최근에는 민간 우주 임무 'AX-4'를 계기로 우주정거장 연구 참여 기반을 확대하고 있다. 해당 임무에는 보령의 우주 교육 프로그램 '휴먼스 인 스페이스(HIS) 유스'를 통해 선정된 한국 초등학생들의 작품이 국제우주정거장에 전달되며 국내 민간 기업의 우주 참여 사례로 주목받았다. 김 대표는 "우주 참여는 선택받은 이들의 특권이 아니라 미래 세대를 위한 공공 권익"이라며 교육·연구를 연계한 우주 프로젝트 확대 의지를 밝혔다. ◆LBA 전략으로 항암제 명가 만든다 김정균 대표의 경영 능력은 수치로 증명되고 있다. 보령은 지난해 매출액 1조360억원을 기록하며 2024년에 이어 2년 연속 매출 1조 클럽에 올랐다. 주력 제품인 고혈압 치료제 '카나브 패밀리'가 약 1644억 원의 매출을 기록하며 성장을 견인했고, 항암제 부문도 약 2349억 원의 매출을 달성하며 국내 항암제 시장 1위 자리를 공고히 했다. 특히 레거시 브랜드 인수 전략(LBA)이 결정적인 한 수였다. 특허가 만료된 글로벌 제약사의 오리지널 의약품 권리를 통째로 인수하는 방식으로, 초기 비용 부담에도 불구하고 신약 개발보다 빠르게 매출을 확보할 수 있는 전략으로 평가된다. 과거 국내 제약사들은 글로벌 제약사의 약을 대신 팔아주는 '코프로모션(Co-promotion)'에 의존해 왔다. 하지만 이는 판권 회수 리스크와 낮은 마진율이라는 한계가 명확했다. 김 대표는 이 구조를 깨기 위해 "직접 사서, 직접 만든다"는 LBA 전략을 전면에 내세웠다. 보령은 2020년부터 글로벌 제약사 일라이 릴리로부터 세 가지 핵심 품목을 순차적으로 인수하며 내재화에 성공했다. 보령은 2020년 일라이릴리의 췌장암, 비소세포폐암 치료제 젬자(Gemzar)를 사들인데 이어, 2021년 조현병, 양극성 장애 치료제, 자이프렉사(Zyprexa), 2022년 비소세포폐암 항앙제, 알림타(Alimta) 등 글로벌 오리지널 의약품의 권리를 잇따라 확보하며 항암제 사업 기반을 확대했다. 확보한 제품들은 국내 생산을 통해 안정적인 매출원으로 자리 잡고 있다. 이어 2024년에는 글로벌 제약사 사노피로부터 항암제 탁소텔(axotere)의 글로벌 사업권을 약 1억7500만 유로에 인수했다. 이 계약을 통해 보령은 한국을 비롯해 중국·독일·스페인 등 19개국과 남미·중동 지역에서 해당 항암제를 유통·판매할 수 있는 권리를 확보했다. 특히 주목할 점은 R&D를 통한 고도화다. 기존 분말 형태였던 '알림타'를 보령의 기술력으로 액상 제형으로 변경 출시한 것이 대표적이다. 이는 의료진의 조제 편의성을 높이고 환자의 안전성을 강화해, 특허 만료 제품임에도 불구하고 시장 지배력을 오히려 높이는 결과를 낳았다. 이 같은 전략을 통해 보령의 항암 사업 부문 매출은 전년 대비 60% 이상 증가하며 핵심 사업으로 자리 잡았다. 보령은 합성 항암제부터 바이오시밀러, 항암 보조 치료제까지 다양한 제품군을 구축하며 국내 항암제 시장 점유율 1위를 유지하고 있다. 또한, 세계적 수준의 항암제 생산 시설(EU-GMP 인증)을 갖추게 되면서, 이제는 글로벌 제약사의 약을 대신 만들어주는 위탁개발생산(CDMO) 사업으로까지 영역을 확장하고 있다. 실제로 2024년 대만 제약사 로터스(Lotus)와 체결한 수출 계약은 LBA 전략이 낳은 또 다른 결실이다.

2026-05-13 13:46:40 이세경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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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EO와칭] 글로벌 위기넘어 통합 항공사 이끈 조원태 대한항공 회장

대한민국을 대표하는 1등 항공사 대한항공을 이끌고 있는 조원태 회장은 업무 추진시 속도보다는 완벽을 추구하는 리더에 가깝다. 2019년 한진그룹 회장에 취임한 조원태 회장은 코로나 시기 극한의 위기 돌파를 위한 전략으로 기업의 성장을 이끌었다. 이어 아시아나항공과의 통합을 앞두고 '원팀'을 강조하며 두 회사의 물리적 결합을 넘어 서로 다른 조직 문화를 하나로 녹여내는 '화학적 융합'을 구축하고 있다. 조 회장은 통합 항공사 출범을 통해 세계 10대 항공사로서 대한민국 항공산업의 새로운 도약을 이끌어갈 전망이다. ◆혁신과 비전\, '글로벌 네트워크 캐리어' 이끌어 조 회장은 창업주 세대부터 내려온 '수송으로 나라에 보답한다'는 수송보국 정신을 현대적으로 계승하며 한국 항공 산업의 발전을 이끌고 있다. 대한항공을 이끌고 있는 조 회장은 2003년 8월 한진그룹 IT 계열사인 한진정보통신 영업기획담당으로 입사했다. 이후 2004년 대한항공으로 자리를 옮겨 경영기획팀과 자재부, 여객사업본부, 경영전략본부, 화물사업본부 등 핵심 분야를 두루 거쳤다. 대한항공 여객사업본부장, 경영전략본부장, 화물사업본부장에 이어 2017년 대한항공 대표이사 사장을 맡았고, 2019년 한진그룹 회장에 올랐다. 조 회장은 취임 직후 코로나19 영향으로 급감한 여객 수요에 대응하고자 신속하게 여객기를 화물기로 전환하는 등 혁신적인 리더십을 바탕으로 위기를 극복한 바 있다. 화물 공급을 선제적으로 확대하고 긴급구호 물품 등 급증하는 화물 수요를 선점하는 혁신 전략을 통해 전 직원들의 고용 유지 뿐 아니라 팬데믹 시기 글로벌 항공사 중 유일무이하게 흑자를 달성, 대한항공의 최대 실적을 이뤄냈다. 조 회장은 항공산업의 구조 개편을 통해 글로벌 항공시장을 선도하기 위해 아시아나항공 인수라는 과감한 결정을 내렸다. 이후 국내외 기업결합심사 관문을 넘기 위해 수시로 해외 출장길에 오르며 각국 경쟁당국을 설득하는 작업을 주도적으로 진행했다. 이같은 조 회장의 노력으로 필수적 선결조건인 14개국 해외 경쟁당국의 기업결합심사를 원만하게 마무리하며 2024년 11월 아시아나항공을 성공적으로 인수해 통합 항공사로서의 도약을 이끌고 있다. 이 같은 성과를 높이 평가한 국내 최대 경영관련 학술 단체인 한국경영학회는 지난해 8월 조원태 회장에게 '제39회 대한민국 경영자대상'을 수여했다. 코로나19 위기부터 아시아나항공의 인수 결정까지 국내 항공산업의 지속가능한 성장을 위한 노력을 높이 샀다. 특히 해당 수상은 조중훈 창업주(제5회), 조양호 선대회장(제22회)의 뒤를 이어 3대가 이룬 최초 수상인 만큼 그 의미가 깊다. 실제 조 회장의 리더십 아래 대한항공의 위상은 국내외 가리지 않고 빠르게 상승하고 있다. 대한항공은 지난 2024년 5월 아랍에미리트 두바이에서 열린 '에어 트랜스포트 월드(ATW) 항공업계 명예의 전당 시상식'에서 명예의 전당에 헌액됐다. 2021년 '올해의 항공사상', 2022년 '올해의 화물항공사상', 2023년 조 회장의 '올해의 항공업계 리더십상' 수상에 이어 4년 연속 ATW로부터 글로벌 선도 항공사로 인정받았다. 이 외에도 대한항공은 2020년부터 6년 연속 영국 스카이트랙스의 '월드 에어라인 스타 레이팅'에서 5성 항공사로 선정됐으며, 글로벌 항공업계 평가사인 APEX의 '오피셜 에어라인 레이팅' 평가에서는 8년 연속 최고 등급인 5성 등급을 받았다. ◆ '고객 감동' 중시 '소통경영' 확대 글로벌 톱티어로 향하는 조 회장과 대한항공의 경영활동 중심에는 한결같이 '고객'이 있다. 급변하는 경영환경에 성공적으로 대응하기 위해선 고객이 무엇을 원하고 있는지를 정확히 파악하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는 판단에서다. 조 회장은 취임 이후 대외 공식석상에서 언제나 '고객'이란 키워드를 강하게 강조해왔다. 조 회장은 지난해 신년사에서 "통합 항공사의 서비스 기준은 이전과는 달라야 하며, 고객들이 더 나은 서비스를 누리고 더 많은 선택지를 고를 수 있도록 해야 할 것"이라며 "고객 서비스에 대한 패러다임 전환과 시야의 확장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조 회장의 리더십은 외부는 물론 내부 소통경영에서도 나타난다. 조 회장은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이 '물리적 결합'에서 한발 더 나아가 '화학적 결합'을 이뤄내야 한다고 역설하고 있다. 조 회장은 올해 초 신년사에서 "올해 통합을 위한 준비가 아닌, 사실상 통합과 동일한 수준으로 만들어 적응하는 기간으로 만들어야 한다"며 "아시아나항공 인수를 선언했을 때 공언한 대로 한국 항공업계를 재편하고 더욱 경쟁력 있는 항공업 생태계를 만드는 시대적 과업을 완수하겠다"고강조한 바 있다. 특히 서로에게 마음을 열고 정식 통합 시점에 맞춰 자연스럽게 스며들어야 한다고 주문했다. 조 회장은 지난 2024년 3월 새로운 기업 가치 체계 'KE Way'를 제시하고 41년 만에 새로운 CI(Corporate Identity)와 로고를 발표하며 양사 통합을 빠르게 추진할 것을 예고했다. 조 회장은 기업의 존재 이유를 'Connecting for a better world(더 나은 세상을 위한 연결)'로 명명하고 'To be the world's most loved airline(전 세계에서 가장 사랑받는 항공사)'라는 새로운 비전을 선포했다. 임직원 모두가 한마음 한뜻으로 지속가능한 경영체계를 구축하고, 글로벌 네트워크 캐리어로서 도약하겠다는 의지를 피력했다. 조 회장은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이 합쳐지면 규모면에서 글로벌 11위 항공사로 거듭나게 된다"면서 "양(量)보다는 질(質)을 우선시해 안전성을 높이고 고객과 직원들에게 사랑받을 수 있는 항공사가 되는 데 집중하고 싶다"는 포부를 밝혔다. ◆ 조원태 한진그룹 회장 프로필 ▲생년월일 : 1976년 1월 25일 (양력, 토끼띠) ▲학력/학위 : 미 남가주대(USC) 경영대학원 졸업 / 경영학 석사 (2006. 12) ▲주요 경력 2003. 08. 한진정보통신 영업기획담당 차장 입사 2004. 10. 대한항공 경영전략본부 경영기획팀 부팀장(차장) 2006. 01. 대한항공 자재부 총괄팀장(부장) 2007. 01. 대한항공 상무보 승진 2008. 08. 대한항공 여객사업본부 부본부장 2009. 01. 대한항공 여객사업본부 본부장(상무) 2010. 01. 대한항공 전무 2011. 01. 대한항공 경영전략본부장 2013. 01. 대한항공 부사장 2013. 07. 대한항공 화물사업본부장 2014. 01. 경영전략 및 영업부문 총괄부사장 겸 그룹경영지원실장 2014. 03. 한진칼 대표이사 2016. 01. 대한항공 총괄부사장 2016. 03. 대한항공 대표이사 2017. 01. 대한항공 사장 2019. 04. 한진칼 대표이사 회장 2019. 04. 대한항공 대표이사 회장

2026-05-12 15:13:32 양성운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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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EO와칭] 적자 늪 끊어낸 전우종·정준호…군살 빼고 수익성 살렸다

SK증권이 전우종·정준호 각자대표 체제 출범 이후 강도 높은 체질 개선을 통해 실적 반등의 발판을 마련하고 있다. 대규모 적자를 기록했던 회사를 1년 만에 흑자로 돌려세우며 비용 구조 효율화와 사업 재편 성과가 가시화되는 모습이다. SK증권은 2024년 영업손실 1078억원, 당기순손실 833억원을 기록하며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 부담과 수익성 악화라는 이중고를 겪었다. 당시 NICE신용평가·한국신용평가·한국기업평가 등 주요 신용평가사들이 신용등급을 하향 조정할 정도로 재무 부담이 커졌지만, 지난해 10월 전우종·정준호 각자대표 체제로 전환한 이후 회사는 빠르게 구조 개편에 나섰다. 두 대표는 먼저 고정비 절감에 집중했다. 2023년 말 기준 임원 수를 102명에서 72명으로 줄였고, 영업점도 25곳에서 15곳으로 통폐합했다. 비핵심 자회사 정리에도 속도를 내며 2024년 피티알자산운용을 매각했으며, 지난해에는 트리니티자산운용도 정리했다. 수익성이 낮은 부문을 과감히 덜어내고 기업금융(IB) 부문을 강화하는 등 핵심 사업 중심으로 자원을 재배치한 것이다. 대표이사 직속으로 IB총괄 조직을 신설해 기업금융 역량을 강화했고, 지난해 말에는 IB총괄 내 본부를 확대하고 패시브영업본부를 신설하는 한편, 내부통제 조직을 본부로 승격했다. 비용 절감뿐 아니라 성장 사업과 리스크 관리 체계를 동시에 강화하는 방향으로 조직을 재설계한 것이다. 수도권과 주요 광역시에 대형 금융센터를 열며 거점 점포 중심의 영업 전략도 추진했다. 자산관리(WM)와 IB를 중심으로 수익 구조를 재편하면서 기존 분산형 조직을 효율화하는 데 초점을 맞췄다. 이 같은 전략은 실적으로 이어지면서 SK증권은 지난해 287억원의 순이익을 기록했다. 1년 만에 흑자 전환에 성공한 것이다. 자기자본도 반등세를 보였다. 지난해 말 기준 SK증권의 자기자본은 5959억원으로, 2023년 6115억원을 기록한 이후 감소세를 이어오던 흐름을 멈추고 다시 증가세로 돌아섰다. 수익 회복과 자산 효율화가 자본 안정성 개선으로 이어졌다는 평가다. 향후 전략도 명확하다. SK증권은 각 사업부문의 수익 모델을 고부가가치 구조로 재편함과 동시에 인공지능(AI) 전환을 통해 업무 생산성을 높인다는 계획이다. 해외주식 브로커리지 고도화, 해외 ETF 유동성공급(LP), 토큰증권(STO), 탄소배출권 사업 등 신규 수익원 확보도 추진 중이다. SK증권은 "2019년부터 빅데이터 플랫폼을 구축하며 축적해 온 독자적 데이터 자산을 기반으로, 단순한 알고리즘 경쟁을 넘어 고객의 실질적인 수익을 돕는 데 초점을 맞추고 있다"고 강조했다. ESG 부문에서도 차별화된 전략이 나타난다. SK증권은 ESG를 단순 사회공헌이 아닌 수익 구조와 연결되는 전략 자산으로 보고 접근하고 있다. SK증권은 지난 2022년 11월 국내 증권사 최초로 SBTi 감축목표 승인을 획득했으며, 이후에도 국내 증권사 최초로 단독 TCFD 보고서, IFRS S2 보고서를 발간하는 등 적극적인 행보를 보이고 있다. 2023년 5월 UNEP FI(유엔환경계획 금융 이니셔티브) 가입, 2024년 1월 TNFD(자연 관련 재무정보 공개 협의체) 가입 등 업계 최초의 움직임을 보여 주고 있다. 같은 해 2023년 10월에도 국내 민간금융기관 최초로 녹색기후기금(GCF) 인증기구 지위 획득했으며, 국내 금융사 최초로 스마트시티 사업을 추진했다. 지속적으로 국내 증권사 최초 사례를 이어오며 ESG를 성장 전략의 한 축으로 편입시키는 모습이다. 전우종·정준호 대표 체제 출범 이후 SK증권은 단기간 실적 개선뿐 아니라 비용 구조 개편과 사업 포트폴리오 재정비까지 병행하며 체질 개선의 방향성을 보여 줬다. 흑자 전환이 일회성 반등에 그칠지, 구조적 수익성 개선으로 이어질지는 지켜봐야 하지만, 적어도 현재까지는 두 대표의 선택이 실적 회복으로 이어지고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정준호 SK증권 대표이사 약력 △출생 1966년 9월 △학력 서울대학교 공법학 학사 연세대학교 경영학 석사 성균관대 법학 박사 △경력 2001~2010년 NH투자증권 IB사업부 2010~2014년 대신증권 IB1본부 팀장 2016~2018년 SK증권 전략기획실장 2019~2020년 SK증권 비전추진실장 겸 디지털금융사업부 대표 2021~2024년 SK증권 리스크관리본부장(CRO) 2024년~ SK증권 대표이사 ◆전우종 SK증권 대표이사 약력 △출생 1964년 5월 △학력 서강대학교 경영학과 서강대학교 경영학 석사 △경력 2019년~2022년 SK증권 경영지원부문 부문장 2021년~2022년 SK증권 부사장 2022년~ SK증권 대표이사

2026-05-07 07:35:40 신하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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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EO 와칭] 반도체 전문가 전영현, 위기마다 살렸다…삼성전자 체질 2년만 재편

"삼성이 돌아왔다." 전영현 삼성전자 부회장(DS부문장)이 올해 신년사에서 전한 고객사 평가다. HBM 경쟁에서 밀렸던 삼성전자 반도체 사업이 성과를 내기 시작한 것은 전 부회장 체제 출범 약 2년 만이다. ◆ LG반도체·삼성SDI 거친 '체질 개선형' 리더 전영현 부회장은 삼성전자 내부에서 성장한 전형적인 '삼성맨'과는 결이 다르다. 한양대 전자공학과를 졸업하고 KAIST에서 석·박사를 받은 뒤 LG반도체에서 커리어를 시작했다. 지난 1997년 외환위기 당시 LG반도체가 현대전자(현 SK하이닉스)에 합병되자 2000년 삼성전자로 자리를 옮겼다. 경쟁사 출신으로 메모리사업부장까지 오른 사례는 드물다. 이에 전 부회장은 성과 중심 인사 기조를 상징하는 인물로 꼽힌다. 2014년부터 2017년까지 메모리사업부장을 맡은 전 부회장은 10나노급 D램 세계 최초 양산을 이끌며 경쟁사와의 기술 격차를 확대했다. 낸드플래시 분야에서도 V낸드(V-NAND) 기반 프리미엄 제품 양산을 본격화하며 시장을 이끌었다. 당시 삼성전자가 메모리 분야에서 경쟁사를 크게 앞서 나갈 수 있었던 데는 전 부회장의 역할이 컸다는 평가가 나온다. 하지만 2017년 그는 반도체 현장을 떠나 돌연 삼성SDI 대표이사를 맡았다. 갤럭시 노트7 배터리 폭발 사태 여파로 9000억 원대 적자를 기록한 삼성SDI의 위기 수습을 위한 발탁이었다. 이에 전 부회장은 스마트폰 중심 소형 배터리 비중을 줄이고 전기차·ESS 중심으로 포트폴리오를 전환하며 사업 구조를 재편했다. 핵심 사업부에서 계열사로 밀려난 인사라는 시각도 있었지만 결과는 달랐다. 취임 첫해 1조3000억 원 수준이던 중대형 배터리 매출은 4년 뒤 4조6000억 원 규모로 확대됐고 2019년 흑자 전환에 성공했다. BMW 등 글로벌 완성차 업체에 5세대(Gen5) 배터리 공급을 시작하며 삼성SDI를 글로벌 전기차 배터리 기업으로 끌어올렸다.반도체 전문가가 배터리 사업 구조를 바꿔 흑자로 돌렸다는 점에서 업계의 주목을 받았다. 이를 계기로 "기술 전문가가 아니라 구조를 바꾸는 경영자"라는 평가가 따라붙기 시작했다. ◆30년 관행 타파…조직 재편에 HBM4 반등 2024년 삼성전자는 DS부문장과 메모리사업부장을 30년 가까이 별도로 운영해온 체계를 깨고 전영현 부회장에게 두 직책을 동시에 맡겼다. 7년 만의 반도체 현장 복귀였다. 당시 상황은 명확했다. HBM 시장 주도권이 SK하이닉스로 넘어간 상태였고, AI 반도체 핵심 부품 경쟁에서 뒤처졌다는 우려가 커졌다. 전 부회장은 주주총회에서 "AI 시장 트렌드를 조금 늦게 읽는 바람에 초기 시장을 놓쳤다"고 밝히며 대응 지연을 시인했다. 반도체 수장이 공개 석상에서 기술 판단 오류를 직접 인정한 것은 이례적이었다. 전영현 체제의 첫 변화는 조직이었다. 그는 삼성 반도체를 "덩치만 크고 반응은 느린 초식 공룡"이라고 지적했다. 이후 설계·검증·양산 전 과정을 재점검하도록 지시했고 낙관적 전망 중심의 보고 문화를 문제로 짚은 것으로 알려졌다. 그는 "문제를 숨기거나 희망치만 반영된 비현실적인 계획을 보고하는 문화를 바꿔야 한다"고 사내 메신저를 통해 직접 주문하기도 했다. 전략 기준도 바뀌었다. 그는 "고객 눈높이가 곧 기준"이라며 제품 중심 사고에서 벗어날 것을 주문했다. AI 반도체 시장에서는 성능뿐 아니라 납기 일정, 안정성 등이 경쟁력을 좌우하는 요소로 부상한 상황이었다. 삼성전자는 메모리·파운드리·패키징을 결합한 '원스톱' 통합 대응으로 엔비디아, AMD 등 핵심 고객사를 공략하는 전략을 강화하고 있다. 성과도 나타나기 시작했다. 삼성전자는 2026년 2월 HBM4(6세대 고대역폭메모리) 양산 출하를 시작했다. 이어 3월에는 AMD와 AI 메모리·컴퓨팅 기술 협력 양해각서(MOU)를 체결했다. 전 부회장은 올해 신년사에서 "HBM4는 고객들에게 '삼성이 돌아왔다'는 평가까지 받았다"고 밝혔다. 2년의 변화는 숫자로 증명됐다. 삼성전자는 2026년 1분기 매출 133조9000억 원, 영업이익 57조2000억 원으로 역대 최대 분기 실적을 기록했다. 전년 동기 대비 756% 증가한 수치다. DS부문은 매출 81조7000억 원, 영업이익 53조7000억 원으로 전사 이익의 약 94%를 담당했다. 반도체 업황 회복과 고부가 제품 비중 확대가 맞물린 결과다. 증권가에서는 삼성전자의 2026년 연간 영업이익이 330조 원에 달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다만 전 부회장 스스로 "지난해 성과는 기술 리더십 복원을 위한 초석에 불과하다"며 경계를 늦추지 않았다. 실제 업계도 회복 초기 단계라는 신중론이 나온다. ◆ 파운드리 적자·노노 갈등…난관 돌파 '주목' 사상 최대 실적에도 불구하고 과제는 여전하다. 파운드리 사업은 개선 흐름 속에서도 아직 적자를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DS부문 내 시스템LSI와 파운드리 사업부는 올해 1분기까지 5분기 연속 적자를 기록 중이다. 파운드리 시장에서도 TSMC와의 점유율 격차가 여전히 큰 상황이다. HBM 점유율도 SK하이닉스 53% 대비 삼성전자 35%로 격차가 남아 있다. 노사 문제도 이어지고 있다. DS부문 중심의 초기업노조는 성과급 상한 폐지를 요구하며 5월 21일 총파업을 예고한 상태다. 삼성전자 노조가 예고대로 18일간 총파업에 나설 경우 메모리 반도체 공급이 최대 4% 감소할 것이란 전망도 나온다. DX부문 조합원이 다수인 동행노조는 4일 공동투쟁본부 탈퇴를 선언했다. DS부문 성과급 쏠림에 반발한 DX부문 직원들의 노조 탈퇴 신청도 하루 1000건을 넘어서는 등 노노(勞勞) 갈등도 확산하는 모습이다. 위기마다 구조를 바꿔온 전 부회장이 파운드리 수익성 회복과 노사 안정이라는 다음 과제도 어떻게 풀어갈지 주목된다. 전 부회장은 올해 신년사에서 "과거와 같은 월등한 기술 우위를 회복하기 위해서는 지속 성장이 가능한 모멘텀을 확보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 전영현 부회장 주요 연혁 1984 한양대학교 전자공학과 졸업 1986 KAIST 전자공학 석사 1989 KAIST 전자공학 박사 1989 미국 일리노이대학교 아날로그회로설계 연구원 1991 LG반도체 D램 개발팀 연구원 입사 2000 삼성전자 반도체사업부 입사 2009 삼성전자 DRAM개발실장 부사장 2010 삼성전자 Flash개발실장 부사장 2012 삼성전자 메모리 전략마케팅팀장 부사장 2014 삼성전자 DS부문 메모리사업부장 사장 2017 삼성SDI 대표이사 사장 2020 한국배터리산업협회 회장 2021 삼성SDI 이사회 의장 부회장 2023 삼성전자 미래사업기획단장 부회장 2024 삼성전자 DS부문장 부회장 2025 삼성전자 DS부문장 겸 메모리사업부장 대표이사 부회장 (현재)

2026-05-05 16:52:44 구남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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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EO와칭] 김정수 부회장, 삼양식품을 글로벌 식품사로 키우다

김정수 삼양식품 대표이사 부회장은 '불닭볶음면'을 앞세워 삼양식품을 K-라면을 대표하는 글로벌 식품기업으로 성장시킨 주역이다. 내수 중심의 전통 식품회사였던 삼양식품은 김 부회장 체제에서 수출 중심 기업으로 체질을 전환하며 사상 최대 실적과 함께 황제주 반열에 올랐다. 김 부회장은 1964년생으로 서울예술고등학교와 이화여자대학교 사회사업학과를 졸업했다. IMF 외환위기 당시 삼양식품이 위기를 맞으면서 경영에 참여했고, 이후 영업·마케팅·디자인 전반을 아우르며 회사 재건 과정의 핵심 인물로 자리 잡았다. 전환점은 2012년 출시한 '불닭볶음면'이다. 강렬한 매운맛이라는 차별화 전략을 통해 젊은 소비자층을 공략한 불닭볶음면은 국내를 넘어 글로벌 시장에서 폭발적인 반응을 얻었다. 출시 이후 불닭 브랜드 누적 판매량은 70억 개에 달하며, 삼양식품 해외 매출의 약 80%를 책임지는 핵심 브랜드로 성장했다. 실적은 가파르게 뛰었다. 삼양식품은 2024년 연결 기준 매출 1조7280억 원, 영업이익 3446억 원을 기록하며 2년 연속 사상 최대 실적을 경신했다. 2025년 1분기에는 매출 5290억 원, 영업이익 1340억 원으로 창사 이래 최대 분기 실적을 새로 썼다. 해외 매출 비중은 80%까지 확대되며 내수 한계를 넘어선 구조를 완성했다. 이 같은 성장세는 생산 인프라 확장으로 이어지고 있다. 삼양식품은 2025년 6월 경남 밀양 나노융합국가산업단지에 밀양 제2공장을 준공했다. 기존 밀양 제1공장과 함께 전량 수출용 생산기지로 활용되며, 연간 불닭 면류 생산능력은 약 28억 개로 확대됐다. 김 부회장은 준공식에서 "불닭 브랜드를 단순한 제품을 넘어 문화의 아이콘으로 키우겠다"고 강조했다. 글로벌 전략도 본격화되고 있다. 삼양식품은 2027년 완공을 목표로 중국에 첫 해외 생산기지를 건설할 계획이다. 중국은 삼양식품 최대 해외 시장으로, 현지 생산 물량은 전량 중국 내수 시장에 공급해 성장세를 더욱 가속화한다는 구상이다. 기업 외형 성장에 맞춰 조직과 공간도 재편하고 있다. 삼양식품은 2025년 하반기 서울 명동 남산N타워로 사옥을 이전한다. 급증한 임직원 수요를 충족하는 동시에, K-푸드를 대표하는 글로벌 식품 브랜드로서 상징성을 강화하기 위한 행보다. 김정수 부회장은 "불닭을 중심으로 라면을 넘어 소스, 스낵, 간편식 등으로 포트폴리오를 확장해 글로벌 종합식품기업으로 도약하겠다"는 청사진을 제시하고 있다. 불닭으로 시작된 삼양식품의 글로벌 확장은 김 부회장의 리더십 아래 새로운 성장 국면에 접어들고 있다. ▲출생: 1964년 03월 26일. 서울특별시 ▲소속: 삼양식품(대표이사 부회장), 삼양라운드스퀘어(대표이사) ▲학력:이화여자대학교 사회사업학 학사 ▲경력 2024년 09월~ 한국경제인협회 회장단 2023년 09월~ 삼양라운드스퀘어 대표이사 2021년 12월~ 삼양식품 대표이사 부회장

2026-04-28 17:57:17 신원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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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EO 와칭] 송병억 수도권매립지관리공사 사장...'극렬 반대' 경험이 '지역상생'의 밑거름으로

수도권매립지관리공사의 송병억 사장은 다소 독특한 길을 걸어 왔다. 과거 수도권에 매립지를 조성하는 방안이 발표됐을 때, 지역 내 환경권을 지키고자 주민대표로서 최전선에서 반대 목소리를 높인 바 있다. 이후 약 30년이 지난 시점인 2023년 '반대자'가 아닌 '책임자'로 공사 사장에 부임했다. 송 사장은 누구보다 주민의 고충과 바람을 잘 안다고 자부한다. 취임 후 지역주민들과의 끊임없는 소통을 통해, 지역과 함께 성장하는 공사를 만드는 데 최선의 노력을 기울여 왔다. 공사가 위치해 있는 인천 서구는 그가 태어난 곳이기도 하다. 1992년 첫 폐기물 반입을 시작한 이후 수도권매립지는 우여곡절을 겪으며 진화를 거듭했다. 현재 국내는 물론 해외에서도 손꼽히는 우수한 폐기물 처리시설이자, 자원순환을 통한 재생에너지를 생산하는 대표 공간으로 자리매김했다. 공사는 사업 추진의 투명성을 높이기 위해 폐기물의 반입부터 시설 운영에 이르는 주요 결정 과정에 주민대표의 참여를 제도화하고 있다. 또 매립지 내부 및 주변 환경모니터링 자료를 상시 공개해, 과거의 불신을 두터운 신뢰로 바꿔 놓았다. 특히 송 사장 취임 이후 마을별 순회간담회를 정례하는 등 주민 목소리를 직접 경청하고 있다. 이를 통해 지역사회와 공사가 함께 나아갈 실질적 상생 방안을 모색하고 있다. ◆생활폐기물 직매립금지...매립지의 '녹색대전환' 기회 올해부터 수도권지역 생활폐기물의 직매립이 전면 금지됐다. 이러한 정책변화는 탄소중립 실현을 위해 반드시 가야할 길이다. 하지만 협력업체 근로자를 비롯해 현장에서 일하는 지역주민의 고용 불안 문제가 대두됐다. 반입수수료 감소에 따른 주민지원기금 및 사후관리 재원 축소라는 현실적인 과제도 생겨났다. 송 사장은 이러한 변화를 위기가 아닌, 수도권매립지를 녹색대전환의 중심지로 재편할 계기로 보고 있다. 매립지가 단순한 폐기물 처리시설을 넘어 재생에너지 생산과 자원순환을 촉진하는 공간으로 발전해야 하며, 이 과정은 지역사회에 새로운 성장동력을 제공하는 정의로운 전환이 돼야 한다는 구상이다. 공사는 이미 지난해 기준 반입폐기물의 46%(48만9000톤)를 자원화한 뒤 에너지로 생산하거나 고형연료로 판매하는 등 수준 높은 녹색기술을 보유하고 있다. 아울러 제1 매립장부터 제3-1 매립장까지 발생하는 매립가스를 포집해 전기를 생산하는 역량 역시 공사의 중요 자산이다. 이 같은 역량을 모아, 수도권 반입폐기물을 최대한 자원순환과 재생에너지 생산으로 극대화할 수 있도록 시설개선과 운영의 고도화에 박차를 가한다는 방침이다. ◆폐기물 온실가스감축 분야 '국가핵심기관' 발돋움 공사의 온실가스 감축을 향한 여정은 20년쯤 전 시작됐다. 2007년 공사는 매립가스 자원화 사업을 통해 UN기후변화협약(UNFCCC)에 CDM(청정개발체제)사업을 등록했다. 이는 국내 폐기물분야 최초 사례이자, 당시 전 세계 동종 사업 중 최대 규모로 주목받았다. 특히 선진국의 기술이나 자본지원 없이 공사가 독자적으로 추진했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 10년간 확보한 총 882만 톤 규모의 탄소배출권에 대해 송사장은 "500MW급 석탄 화력발전소 2.5기가 1년간 가동을 중단해야 얻을 수 있는 막대한 양"이라고 했다. 이어 "이러한 성과에 안주하지 않고, 국내 각 지자체 매립장에 적용가능한 온실가스 감축방안을 구체화하며, 실무적인 방법론 개발에도 역량을 집중하고 있다"고 전했다. 글로벌시장에서의 활약도 두드러진다. 2006년 파키스탄 진출을 시작으로 현재까지 약 50건에 이르는 해외사업을 수행해 왔다. 특히, 2023년 정부로부터 '국제 온실가스 감축사업 전담기관'으로 지정된 이후, 개발도상국을 대상으로 한 폐기물 자원화 및 매립가스 에너지화 사업을 더욱 본격화하고 있다. 몽골(NEDS 매립장)과 볼리비아(산미구엘 매립장)에서는 매립가스 포집·활용 본사업이 진행 중이다. 가나, 말레이시아, 카자흐스탄 등 8개국을 대상으로 매립가스 및 폐수를 활용한 바이오가스 생산·발전사업 타당성 조사도 추진 중에 있다. 송 사장은 "해외에서 확보하는 온실가스 감축실적은 향후 우리나라 국가 온실가스 감축 목표(NDC) 달성을 뒷받침하는 주요 동력이 될 것"이라며 공사의 중추적인 역할을 다짐했다. ◆"현장노하우를 국가표준으로...지역경계 넘어 자원순환 구심점 만들 것" 공사의 전문성은 객관적인 지표로 입증되고 있다. 공사가 직접 운영 중인 '광역 음폐수 바이오가스화 시설'은 2년 연속 전국 최우수 시설로 선정되며, 국내 최고 수준의 공정 관리 능력을 입증했다. 최근에는 음식물류 폐기물 처리시설 검사기관으로 신규 지정되며, 국가 차원의 시설 적정성을 평가하는 공신력까지 갖추게 됐다. 전국 매립시설 기술 지원, 환경 신기술 검증, 폐자원 에너지화 분야의 전문 인력 양성 등 고도의 전문성과 중립성이 요구되는 국가적 사무를 확대 수행하고 있다. 송 사장은 "이러한 노력은 국내 폐기물 처리 기술의 표준을 상향 평준화하는 동력이 될 것"이라며 "이제 공사는 개별 현장 관리 수준을 탈피해, 대한민국 자원순환 정책을 기술적으로 뒷받침하는 구심점으로 거듭나고 있다"고 말했다. 특히 기술력과 국가적 공신력이 인천지역에만 머무르지 않고, 대한민국 전체의 환경 경쟁력을 견인하는 소중한 자산으로 작용하고 있다. 송 사장은 "공사가 국가 공공기관으로서의 역할을 수행할 때, 특정 지역의 경계를 벗어나 전문적인 기술지원과 검증체계를 보다 폭넓고 균형있게 제공할 수 있다"고 했다. 또 "이는 결과적으로 인천이 대한민국 환경인프라의 핵심 도시로 인식되고, 전국으로 기술적 영향력을 확장해 나가는 데에도 긍정적으로 작용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철저한 환경관리' 제3-1 매립장...'시민 위한 가치공간' 제2 매립장 생활폐기물 직매립이 금지됐지만, 소각되고 남은 재 등 불연성위주의 폐기물들은 여전히 매립을 통한 최종처리가 불가피하다. 공사는 이러한 변화에 대응해, 반입량과 폐기물 성상에 맞춰 매립방식 및 인력·장비를 탄력적으로 조정하며 운영 효율을 높이고 있다. 아울러 환경영향을 최소화하기 위해 장비운영을 개선하고 균열된 복토면을 신속히 복구하는 등 다각적인 노력을 기울여, 악취와 비산먼지 등 주요 환경지표를 법적 기준보다 훨씬 낮은 수준으로 관리하며 청정한 매립환경을 유지하고 있다. 약 8000만 톤의 폐기물이 매립된 제2 매립장은 이제 새로운 가치를 창출하는 전환을 준비하고 있다. 축구장 215개 규모의 부지인 매립지를 안정화하고, 주변 환경영향을 최소화하기 위해 진행중인 최종복토공사는 2028년까지 공사를 마무리할 예정이다. 송 사장은 "매립지의 향후 활용 방향은 지역주민이 가장 필요로 하고 선호하는 시설을 중심으로 검토하겠다"고 했다. 그는 "공사가 지금의 위치에 오기까지 지역사회의 인내와 협력이 중요한 역할을 했다"며 "이제는 그에 상응하는 책임을 다할 수 있도록 지역과 함께 가는 사후관리 모델을 만들겠다"는 포부를 밝혔다. /세종=김연세기자 kys@metroseoul.co.kr ◆약력 -수도권매립지관리공사 사장(제10대) -수도권매립지관리공사 감사 -아시아육상경기선수권대회 조직위원회 사무총장 -인천전문대 겸임교수 -인천광역시의회 기획행정위원장 -수도권매립지주민지원협의체 위원 -단국대 행정학 석사 -단국대 화학공학 학사 -인천 서구 生

2026-04-21 15:54:48 김연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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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EO와칭] 테드 서랜도스 공동 CEO, 콘텐츠 전략으로 넷플릭스 성장 이끈다

넷플릭스의 확장 전략은 콘텐츠 투자와 한국 시장 공략, 수익 구조 전환을 결합한 테드 서랜도스 최고경영자(CEO)의 판단에 기반한다. 20일 OTT 업계에 따르면 넷플릭스는 글로벌 콘텐츠 투자 확대와 수익 구조 개편을 병행하며 시장 내 입지를 강화하고 있다. 이 같은 흐름의 중심에는 공동 CEO 테드 서랜도스의 전략이 자리한다. OTT 시장이 성숙 단계에 접어든 가운데 넷플릭스는 콘텐츠 경쟁력을 기반으로 사업 모델을 재정비하며 경쟁 우위를 유지하는 모습이다. 서랜도스는 넷플릭스를 단순 유통 플랫폼이 아닌 콘텐츠 중심 기업으로 정의하고 오리지널 제작에 대한 투자를 지속해왔다. 북미 중심 콘텐츠 공급 구조에서 벗어나 유럽과 아시아 등 다양한 지역의 제작 역량을 활용하는 전략을 추진하면서 글로벌 이용자 기반을 확대했다. 이는 OTT 경쟁의 핵심을 플랫폼 기술에서 콘텐츠 경쟁력으로 이동시키는 흐름에 영향을 미쳤다는 평가가 나온다. 한국 콘텐츠에 대한 투자는 이러한 전략을 상징적으로 보여주는 사례다. 서랜도스는 방한 당시 한국 콘텐츠에 대한 대규모 투자 계획을 밝히며 한국을 주요 거점으로 제시했다. 이후 '오징어 게임' 등 한국 작품이 글로벌 시장에서 성과를 내며 넷플릭스의 콘텐츠 경쟁력을 강화하는 데 기여했다. 업계에서는 넷플릭스가 한국 콘텐츠를 글로벌 유통 구조에 편입시키면서 콘텐츠 시장의 범위를 확장한 사례로 보고 있다. 넷플릭스는 콘텐츠 제작 과정에서 현지 창작자의 특성을 유지하는 방식을 택하고 있다. 각 국가의 문화와 서사를 기반으로 한 콘텐츠를 그대로 글로벌 시장에 선보이는 전략으로 차별화를 시도하고 있다는 분석이다. 이는 콘텐츠 다양성을 확대하는 동시에 이용자 경험을 강화하는 요소로 작용하고 있다. 수익 구조 측면에서도 변화가 이어지고 있다. 넷플릭스는 계정 공유 제한 정책과 광고 기반 요금제 도입 등을 통해 기존 가입자 확대 중심 전략에서 벗어나 수익성 중심 구조로 전환을 시도하고 있다. 광고 요금제는 신규 이용자 유입과 매출 다변화 측면에서 일정 부분 효과를 내고 있는 것으로 평가된다. 이 같은 전략 변화는 OTT 시장 전반에도 영향을 미치고 있다. 콘텐츠 확보 경쟁과 함께 수익성 개선이 주요 과제로 부상하면서 사업자 간 격차가 확대되는 양상이다. 넷플릭스가 투자와 수익 구조를 동시에 관리하는 방향으로 움직이는 반면, 일부 OTT 사업자는 적자 구조 개선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국내 OTT 시장은 콘텐츠 투자 확대에도 불구하고 수익성 확보가 쉽지 않은 상황이다. 일부 사업자는 구조 개편과 서비스 통합 등을 통해 대응에 나서고 있지만, 시장 환경 변화에 따른 부담이 지속되고 있다. 이에 따라 글로벌 사업자와의 경쟁에서 차별화 전략이 필요하다는 지적이 이어진다. 업계에서는 넷플릭스가 콘텐츠 투자와 수익 구조 개편을 병행하며 비교적 안정적인 사업 모델을 구축해 나가고 있다고 평가한다. 다만 콘텐츠 제작 비용 증가와 경쟁 심화 속에서 투자 효율성과 수익성 간 균형을 유지하는 것이 향후 주요 과제로 꼽힌다. OTT 업계 관계자는 "넷플릭스는 콘텐츠 투자와 수익 구조를 동시에 고려한 전략을 펼치고 있다"며 "한국 콘텐츠를 글로벌 시장에서 활용한 점이 성과로 이어지고 있다"고 말했다.

2026-04-20 14:55:38 최빛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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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EO 와칭] 진승욱 대신증권 대표, ‘안정 위에 승부수’…초대형 IB로 진격

'30년 원클럽맨' 진승욱 대신증권 대표가 새 수장으로 올라서며 회사의 방향 전환에 속도가 붙고 있다. 대신증권은 최근 정기 주주총회와 이사회 의결을 거쳐 진승욱 전 기획지원총괄 부사장을 대표이사로 선임했다. 2020년부터 회사를 이끌어온 오익근 전 대표 이후 6년 만의 수장 교체다. 이번 인사는 증권업계 전반이 '연임을 통한 안정'을 선택하는 흐름과 달리, 내부 출신 전략가를 전면에 내세워 성장 전략을 강화하겠다는 선택으로 평가된다. 진 대표는 1993년 대신증권 공채로 입사해 약 30년간 그룹 내 주요 보직을 두루 거친 인물이다. 대신증권 전략지원부문장과 경영기획본부장을 비롯해 대신에프앤아이, 대신자산운용 대표 등을 역임하며 증권과 자산운용을 아우르는 경력을 쌓았다. 특히 계열사 전반의 경영기획과 사업 포트폴리오 관리를 총괄해온 '전략통'이라는 점이 강점으로 꼽힌다. 업계에서는 "조직 이해도가 높은 내부 인사를 통해 전략의 연속성과 실행력을 동시에 확보하려는 인사"라는 평가가 나온다. ◆전략통 '원클럽맨'…조직 이해·실행력 강점 진 대표의 가장 큰 특징은 '대신증권 DNA'를 가장 깊이 이해하고 있는 경영자라는 점이다. 30년 넘게 한 회사에 몸담으며 증권과 자산운용, 부동산 금융 등 그룹 주요 사업을 두루 경험해 왔다. 단순히 영업 중심의 커리어가 아니라 경영기획과 전략 수립을 중심으로 경력을 쌓아온 점은 차별화된 경쟁력으로 꼽힌다. 실제 그는 대신자산운용 대표 시절부터 계열사 간 사업 연계와 포트폴리오 재편을 주도하며 그룹 차원의 전략 방향을 설계해 왔다. 이후 대신증권 기획지원총괄을 맡아 본사 전략과 조직 운영까지 총괄하며 그룹 전반을 아우르는 시각을 갖췄다. 이처럼 현장 경험과 전략 수립 역량을 동시에 갖춘 점은 향후 대신증권의 사업 구조 개편과 중장기 성장 전략을 추진하는 과정에서 중요한 강점으로 작용할 것으로 평가된다. 특히 내부 출신 경영자로서 조직 이해도가 높다는 점에서 전략 실행력 측면에서도 강점을 발휘할 것이라는 기대가 나온다. ◆WM 성장·실적 개선…안정적 기반 확보 진 대표는 단순히 새 판을 짜야 하는 인물이 아니라, 이미 일정 수준 다져진 실적 기반 위에서 다음 전략을 설계할 수 있는 위치에서 경영을 시작하게 됐다. 대신증권이 최근 몇 년간 리테일과 자산관리(WM)를 중심으로 비교적 안정적인 수익 구조를 구축해왔다는 점은 진 대표 체제의 중요한 출발점이다. 대신증권은 전통적으로 리테일과 WM 부문에서 강점을 지닌 증권사로 분류된다. 특히 최근 증시 활황과 고액자산가 유입이 맞물리며 WM 기반이 한층 두터워졌다. 지난해 4분기 기준 WM 부문 총자산은 108조원으로 집계됐다. 전년 동기 대비 38% 증가한 규모다. 단순히 고객 수가 늘어난 것이 아니라 자산 규모 자체가 커졌다는 점에서 대신증권의 자산관리 역량이 일정 부분 시장에서 통했다는 의미로 해석된다. 고액 자산가 기반도 확대됐다. 1억원 이상 자산 보유 고객 수는 지난해 4분기 기준 7만4400명으로, 1년 전보다 37% 늘었다. 이는 단순한 계좌 증가보다 더 의미가 있다. 증권사 입장에서 고액자산가 고객은 자산관리 수수료와 금융상품 판매, 연금, 기업 오너 고객 대상 서비스 등 다양한 수익으로 연결되는 핵심 기반이기 때문이다. 대신증권이 WM 경쟁력을 앞세워 고객 풀을 넓혀왔다는 점은 향후 진 대표가 추진할 사업 다각화의 밑바탕이 될 수 있다. 실적도 뚜렷하게 개선됐다. 대신증권은 지난해 연결 기준 영업수익 5조639억원, 영업이익 3014억원, 당기순이익 1867억원을 기록했다. 전년 대비 각각 24%, 261%, 30% 증가한 수치다. 특히 영업이익이 큰 폭으로 늘어난 것은 단순한 시장 호조를 넘어 수익 구조 전반이 개선된 결과로 읽힌다. 수수료 손익은 3760억원에서 4310억원으로 늘었고, 이자손익은 320억원에서 1170억원으로 급증했다. 트레이딩·기타 손익 역시 1900억원에서 3360억원으로 확대됐다. 대신증권이 특정 부문 하나에 기대기보다 브로커리지, WM, 이자, 운용 부문에서 고르게 실적을 받쳐온 셈이다. 수수료 손익 안에서도 위탁매매(브로커리지) 수익은 1940억원에서 2600억원으로 증가했고, WM 수익도 670억원에서 680억원으로 소폭 늘었다. 이는 진 대표 입장에서도 의미가 크다. 리테일과 WM이 기본 체력을 받쳐주는 동안, 진 대표는 회사가 오래 숙원사업으로 삼아온 초대형 IB 진입과 발행어음 사업 준비, 자본 확충 이후의 수익화 전략에 보다 집중할 수 있다. ◆초대형 IB 도전…사업 구조 전환 본격화 진 대표 체제에서 가장 큰 전략적 과제는 '초대형 IB 도약'이다. 대신증권은 2028년까지 초대형 투자은행 지정과 발행어음 사업 인가를 목표로 설정했다. 이를 위해 자본 확충과 IB 사업 확대를 병행하고 있다. 이미 자기자본 4조원을 넘어서며 초대형 IB 요건을 충족한 상태다. 2023년 2조8000억원대였던 자기자본은 2025년 4조원 이상으로 확대됐다. 조직 개편도 병행됐다. 기존 IB 조직을 확대 개편하고 기업금융, 기업대출, IPO 등 전반적인 IB 사업 역량 강화에 나섰다. 향후 대신증권은 리테일 중심 구조에서 벗어나 IB 중심으로 사업 포트폴리오를 재편한다는 계획이다. 2030년까지 자기자본이익률(ROE) 10% 달성이 목표다. 초대형 IB로 지정될 경우 발행어음 사업을 통해 기업금융 경쟁력을 한층 끌어올릴 수 있다는 점도 기대 요인이다. 진 대표는 "급변하는 금융 환경에 대응해 사업 경쟁력을 강화하고 안정적인 수익 기반을 구축하겠다"며 "고객 중심 경영과 리스크 관리 강화를 통해 지속 가능한 성장을 이끌겠다"고 밝힌 바 있다.

2026-04-20 06:37:58 허정윤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