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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지윤 변호사의 부동산 세상] 신탁부동산 체납 관리비, 위탁자와 수탁자중 누가 낼까

A는 상가 여러 호실에 대해 신탁회사와 담보신탁계약을 체결하고 신탁을 원인으로 하는 소유권이전등기를 마쳤다. 신탁등기가 마쳐지는 경우 신탁회사에게 대내외적으로 소유권이 이전된다. 이에 따라 상가관리단은 신탁회사에게 '신탁등기가 되어 있는 기간 중의 체납관리비와 연체료를 지급하라'고 청구했다. 그런데 위 담보신탁계약서에는 '위탁자가 신탁부동산의 보존,유지,수선 등 관리에 필요한 모든 조치를 다하고 세금과 공과금 등 이에 필요한 비용을 부담한다', '신탁재산에 관한 세금과 공과금, 유지관리비, 지료 등은 위탁자가 부담한다'라고 기재돼 있다. 그리고 위 신탁계약서는 신탁등기 당시 신탁원부에 포함돼 상가 여러 호실의 등기부에 편철됐다. 이러한 경우 상가관리단은 위 신탁계약 조항에 따라 신탁회사에게 체납관리비와 연체료 지급을 청구할 수 없는 것일까? 현행 신탁법 제4조 제1항은 "등기 또는 등록할 수 있는 재산권에 관하여는 신탁의 등기 또는 등록을 함으로써 그 재산이 신탁재산에 속한 것임을 제3자에게 대항할 수 있다"라고 규정하고 있다. 한편, 부동산등기법 제81조는 위탁자의 성명 등 신탁조항 등을 기록한 신탁원부를 작성하도록 하고, 신탁원부는 등기기록의 일부로 본다고 규정하고 있다. 따라서 대법원 판결(2012. 5. 9. 선고 2012다13590)은 "위의 규정에 따라 등기의 일부로 인정되는 신탁원부에 '신탁부동산에 대한 관리비 납부의무를 위탁자가 부담한다'는 내용이 기재돼 있다면 수탁자는 이로써 제3자에게 대항할 수 있다"고 봤다. 즉 신탁회사는 위 신탁계약 조항을 이유로 관리단에게 관리비를 지급할 의무가 없다고 본 것이다. 서울중앙지방법원판결(2022. 4. 22. 선고 2021나40098)은 위 대법원 판결을 따라 "이 사건 신탁계약서가 신탁원부에 포함돼 등기의 일부가 됐으므로, 피고 신탁회사는 이 사건 관리비 납부의무의 주체가 신탁회사가 아닌 위탁자라고 원고 관리단에게 대항할 수 있다"고 보아 관리단의 관리비 청구를 기각했다. 그런데 상고심은 달리 판단했다(대법원 2025. 2. 13. 선고 2022다233164 판결). 대법원은 "신탁법 제4조 제1항의 취지는 어떠한 재산에 신탁의 등기 또는 등록을 하면 그 재산이 수탁자의 다른 재산과 독립해 신탁재산을 구성한다는 것을 제3자에게 대항할 수 있다는 의미일 뿐"이라는 점을 분명히 했다. 따라서 현행 신탁법 제4조 제1항이 적용되는 신탁계약에서는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신탁계약의 내용이 신탁원부에 기재돼 부동산등기법 제81조 제3항에 따라 등기기록의 일부로 보게 되더라도, 위와 같은 '신탁재산의 구성에 관한 사항 외에는' 이므로 제3자에게 대항할 수 없다는 것이다. 그 후 대법원은 유사사건에서 또다시 동일한 판단을 내렸다(대법원 2025. 3. 13. 선고 2022다285639 판결). 대법원은 두 판결에서 모두 "대법원 2012. 5. 9. 선고 2012다13590 판결은 구 신탁법(2011. 7. 25. 법률 제10924호로 전부 개정되기 전의 것) 제3조 제1항이 적용되는 사안에 관한 것으로서 현행 신탁법 제4조 제1항이 적용되는 이 사건에 원용하기 적절하지 않다"고도 했다. 구 신탁법 제3조 제1항은 '등기 또는 등록하여야 할 재산권에 관해는 신탁은 그 등기 또는 등록을 함으로써 제3자에게 대항할 수 있다'라고 규정돼 있는 반면, 현행 신탁법 제4조 제1항은 '등기 또는 등록할 수 있는 재산권에 관해는 신탁의 등기 또는 등록을 함으로써 그 재산이 신탁재산에 속한 것임을 제3자에게 대항할 수 있다'고 규정하고 있어 차이가 있다. /이현진기자 lhj@metroseoul.co.kr

2025-04-27 10:21:52 이현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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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세철의 쉬운 경제] 가격과 가치의 불균형

실물상품의 사용가치 또는 효용가치는 주관적이어서 그 크기를 측정하기 어렵고 미래가치를 사전적으로 정확하게 판단하기는 사실상 불가능하다. 금융상품은 거시경제 상황을 반영하여 (시장)가격이 변동하므로 통계자료가 정확하다면 객관적 (내재)가치를 추정할 수 있다. 내재가치와 시장가격이 수렴할 때 가격과 가치는 균형을 이뤘다고 할 수 있다. 집단 쏠림현상으로 가치와 가격이 불균형 상태가 되더라도 끊임없는 시장청산(market clearing) 과정을 거쳐 가치와 가격은 균형을 되찾아 간다. 시장에서 가격이 균형을 이탈하더라도 매수·매도 과정이 쉴 새 없이 반복되면서 적정가격이 발견되며 균형을 찾아간다. 쏠림현상으로 가격이 비정상적 고평가되었을 때 공매도는 시장이 균형을 찾아가게 하는 순기능을 한다. 상품의 시장가격이 본질가치를 크게 벗어나서 상승해도 문제, 하락해도 문제를 야기한다. 시장경제는 매도·매수 의견이 엇갈리며 가격이 계속 변해가는 과정에서 거래가 형성되고 시장이 활기를 찾는다. 상품 가격은 외부 개입이 없는 투명한 시장에서 수요와 공급에 따라 결정되어야 적정가격이 발견되어 시장을 활성화한다. 실물시장이건 금융시장이건 잘못된 정책과 오도된 집단 투기심리로 말미암은, 가격 불균형 현상이 크게 벌어지면 투자 대상 자산의 내재가치와 시장가격의 불균형이 확대되어 누군가에게는 특별이익 창출 기회가 다른 누군가에게는 특별손실 위험이 도사려 부의 비정상적 이동이 진행된다. 가격변동이 심한 데다가 가격 왜곡이 장기화하면 그 후유증으로 실물경제를 교란하고 끝내 경기변동을 초래한다. 만약, AI가 상품의 공급량과 수요량을 측정하여 현재와 미래의 적정가격 예측이 가능하게 되어 현재와 미래의 가격 산정 능력이 정확해진다면 어떻게 될까? 모든 투자자 사이에 가격변동에 대한 의견이 같아지면 거래가 없어져 시장 기능 마비로 시장이 형성되지 못하고 경제 역동성이 저하될 수도 있다. 경쟁시장에서 상품을 더 싸게, 더 빨리, 더 좋게 만들어내려는 경쟁이 정체되어 산업 발전 진행 속도가 더뎌지고 자본주의 사회는 무기력해질 가능성이 커진다. 투자자들이 AI 눈치나 보며 살아야 할지 모르게 될 경우, 누군가 AI를 조작하여 시장을 한순간에 무너트릴 우려도 있다. 소유 재산 대부분을 공익기관, 자선단체에 기부하였다는 워런 버핏과 조지 소로스는 '가격과 가치의 균형과 이탈' 현상을 남보다 빠르게, 바르게 읽어내는 시각으로 금융시장에서 커다란 부를 일궈냈다. 실물경제 흐름과 금융시장 흐름을 예리하게 비교·관찰하는 혜안이 불가결한 장면이다. 버핏은 미래가치가 높아질 가능성이 크거나 가치에 비하여 가격이 낮은 상품에 투자한 다음에 때를 기다렸다. 소로스는 시장에서 가치와 가격의 괴리가 커질 때 시장 간 또는 시차를 둔 차익거래에 베팅하여 시장이 불균형 상태에 깊이 빠지는 현상을 예방하면서 자신은 커다란 이익을 챙겼다. 남다른 분석, 판단력에다 인내심을 가져야 가능해진다. 모든 상품의 가격 결정은 시장에서 수요와 공급에 자연스럽게 형성되어 가치와 가격의 균형을 이뤄가야 바람직한 데, 인위적 시장개입은 불확실성을 잉태하다가 급기야 시장을 망치기 마련이다. 금융시장, 실물시장을 억지로 끌어당기거나 억누르려다 시장을 아예 망가트려 대공황 같은 사태가 발생했는데 아직도 반면교사로 삼지 못하는 듯하다. 최강국 미국에서 막강 권력이 세계 경제를 순리보다 욕심으로 쥐락펴락하는 망동을 보면서 잊지 말아야 할 교훈이다.

2025-04-22 11:28:07 최규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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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경한의 시시일각] 역사적 전환점이 된 작품

'공공미술(Public Art)'은 '공공의 장소에 놓이는 미술'을 의미한다. 도심 빌딩 앞, 공원, 광장 등 일상 속에서 쉽게 마주칠 수 있는 조각 등이 대표적인 예다. 이러한 작품들은 도시미관 개선과 미술향유를 목적으로 설치되지만, 정작 대중의 관심을 받는 경우는 드물다. 왜 그 자리에 놓였는지, 어떤 메시지를 담고 있는지 알기 어려운데다, 공공의 주체인 시민들의 개입 또한 쉽게 허락하지 않는다. 미국 작가 리처드 세라(Richard Serra)의 '기울어진 호'(Tilted Arc)는 이러한 현실을 정면으로 비판하며 공공미술에 대한 새로운 시각을 제시한 문제적 작품이다. 공공미술이란 단순한 장식이 아닌, 공공공간의 본질과 기능을 되돌아보게 만들어야 한다고 믿었던 작가의 신념을 드러낸 도전의 결과물이자, 미술사적으론 예술과 시민, 공간의 관계를 재구성한 선구적 사례로 꼽힌다. 1981년 뉴욕 맨해튼의 폴리 연방 플라자(Foley Federal Plaza)에 설치된 이 작품은 거대한 강철판(Corten steel) 하나로 구성되었다. 길이 36.5미터, 높이 3.6미터에 이르는 규모는 언뜻 거대한 철판 덩어리에 불과하지만, 시각적 문법으로 시민과 공간의 관계를 새롭게 정의하려한 세라의 의도가 가장 잘 반영되어 있다. 실제로 이 조각은 사람들의 이동 방식, 공간 인식, 심리에 영향을 주도록 고안했으며, 이와 같은 설정은 플라자의 동선을 재편하며, 시민들이 일상적인 공간을 새롭게 의식하도록 유도했다. 이에 시민들은 철판을 우회하며 공간과의 긴장감을 몸소 체험하게 되었고 그 과정은 곧 시각적 감상을 넘어 신체적 경험을 통한 예술을 음미하는 것이었다. 그러나 모든 이들의 환영을 받은 것은 아니었다. 사실 특정 장소를 위해 제작된 장소특정적(site-specific) 작품이었던 '기울어진 호'는 설치 직후부터 논쟁의 중심에 섰다. 인근 법원 관계자들과 사무직 종사자들은 위압감을 준다며 불편해 했으며 일부 시민들은 통행을 방해하는데다 주변 경관을 해친다는 이유로 장소 이동을 요구했다. 심지어 1985년엔 사회적 문제로까지 비화되면서 작품 존치를 둘러싼 청문회까지 열리게 되었다. 1300명 이상의 지지자와 반대자가 날 선 의견을 교환하는 등 의견은 첨예하게 대립했다. 세라는 철거 여론을 단호히 거부했다. 예술은 단지 대중을 만족시키기 위한 장식물이 아니라, 때론 불편함을 통해 질문을 던져야 한다며 맞섰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1989년, '기울어진 호'는 기어이 해체되어 창고로 옮겨졌다. 이를 두고 세라는 '예술에 대한 폭력'이라며 강하게 비판했으며, 여러 강연과 글을 통해 공공미술의 본질과 예술가의 권리에 대해 지속적으로 목소리를 냈다. '기울어진 호'가 인정받게 된 것은 시간이 한참 흐른 뒤였다. 뒤늦게나마 공공미술의 존재 방식과 시민 참여, 예술의 자율성에 대한 담론 유발이라는 미술계의 긍정적 평가가 나오기 시작했고 시민들 역시 미술이란 눈에 보이는 것에 그치지 않는, '경험하고, 생각하게 만드는 것'임을 서서히 이해하게 되었다. '기울어진 호'는 더 이상 볼 수 없다. 하지만 당시 길을 가로막는 골칫거리로 인식되던 이 작품이 남긴 의의는 작지 않다. 예술이 지닌 힘, 즉 사고를 자극하고 경험을 변화시키는 것이 예술이라는 메시지를 영원히 남겼고, 예술과 권력 간의 긴장 관계를 비롯해 공공미술이 누구를 위한 예술인지, 작가의 권리와 공공의 권리 중 무엇이 우선인가에 대한 화두를 생산하는 등, 공공미술의 역사에서 커다란 전환점이 되었다. 그리고 이후 미국을 포함한 선진국의 공공미술은 지역 사회와의 협의와 소통, 참여형 기획을 중요시하게 되었다. ■홍경한 미술평론가

2025-04-22 10:38:41 한용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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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윤열의 푸드톡톡(Food Talk Talk)] 간에 나쁜 술, 간에 좋은 식품

4월 19일은 '세계 간(liver)의 날'이다. '간'이 영어로 'liver'가 된 이유는 역사적, 언어적 배경에서 찾을 수 있다. 영어 단어 'liver'는 고대 영어 'lifere'에서 유래했으며, 이는 '생명'을 의미하는 'life'와 관련이 있다. 간은 신체에서 중요한 역할을 하며, 생명유지에 필수적인 장기이기 때문에 이러한 명칭이 붙은 것으로 생각된다. 한국인의 연간 알코올 소비량은 약 8.7리터로 일본(7.1리터)이나 이탈리아(7.7리터)보다 높은 수준이다. 이는 전 세계 평균 음주량(5.8리터)보다 훨씬 많은 음주량이다. 특히 한국에서는 소주가 가장 많이 소비되는 주종으로 전체음주량의 약62%를 차지한다. 각국의 음주량 순위를 보면 몰타(14.5리터), 체코(14.2리터), 프랑스(12.5리터), 독일(11.5리터), 포르투갈(11.2리터) 등이 상위권이다. 간은 체내에서 알코올을 해독하는 주요 장기로, 우리가 마신 술의 90% 이상을 간에서 처리한다. 그러나 과음은 간세포를 파괴하고 염증을 유발하며 지방간, 알코올성 간염, 간경변과 간암에까지 이르게 할 수 있다. 세계보건기구(WHO)와 질병관리청이 권고하는 하루 알코올 적정 섭취량은 남성은 20g(소주 2잔), 여성은 10g(소주 1잔) 이하다. 주당 이틀 이상은 반드시 금주일을 두어야 한다. WHO 산하 국제암연구소(IARC)는 알코올을 1급 발암물질(Group 1)로 분류하고 있다. 이는 흡연, 석면, 벤젠과 같은 수준으로 명백하게 발암성을 가진 물질임을 뜻한다. 과도한 음주는 구강암, 후두암, 식도암, 간암, 대장암, 유방암 등 다양한 암의 발생 위험을 유의미하게 증가시키며, 이는 수많은 역학연구와 메타분석에서 과학적으로 입증되었다. 특히 음주의 양뿐만 아니라 빈도와 기간도 발암 위험에 큰 영향을 준다. 따라서 '적당한 음주'라는 말도 개인에 따라 기준이 다를 수 있으며 만성적인 음주는 명백히 간 건강에 해롭다는 점을 명심해야 한다. 술은 단순히 음료를 넘어 인류문화와 역사 속에 깊숙이 자리 잡고 있다. 고대 이집트에서는 피라미드 노동자에게 맥주를 급여로 주었고 로마귀족들은 와인을 목욕으로 활용했다고 한다. 중세 유럽 수도사들은 금욕과 함께 양조기술을 발전시켰고, 조선시대 세종대왕은 백성의 건강을 위해 금주령을 내렸다는 기록있다. 국가별로 술에 대한 태도는 다르다. 프랑스인들은 와인을 식사와 함께 천천히 음미하며 생산 지역별로 특성(보르도, 샴페인 등)을 중요시하며 음식과의 페어링을 예술로 여긴다. 일본인은 직장 상사와의 회식에서 사케를 주고받는다. 러시아인은 보드카를 얼음처럼 차게 마시며 건배사를 나눈다. 중국인은 고도주 바이지우를 마신 뒤 '간베이!'를 외친다. '간베이(건배)' 후 일음이진(一飮而盡)으로 단숨에 마시는 문화다. 한국의 음주문화 중 폭탄주는 알코올 흡수를 가속화해 간에 치명적이다. 지나친 과음은 아세트알데히드(ALDH)가 DNA를 손상시켜 암 위험성을 증가시고 뇌 세포를 파괴해 치매 위험을 3배나 증가시킨다. 한국에서 위스키 가격이 높은 것은 세금(종가세) 때문이다. 예를 들어 20만원짜리 위스키에 관세20%, 주세72%, 교육세 30%가 추가되면 총 50만원이 넘는 비용이 발생한다. 반면 일본은 알코올 도수를 기준으로 세금을 적용해서 같은 제품이라도 이보다 저렴하게 구입이 가능하다. 해바라기씨에는 비타민E, 셀레늄 등 항산화 성분이 풍부해 간세포를 보호하며, 햄프씨드는 오메가-3 지방산과 단백질이 간세포 재생을 돕는다. 모링가는 염증억제와 면역력 강화에 탁월한 식물성 슈퍼푸드로 주목받고 있다. 또 양질의 단백질(두부, 생선, 달걀 등)과 적정 탄수화물 섭취는 간의 회복을 돕는다. 쑥은 비타민과 미네랄이 풍부해 간 해독을 촉진하고 부추는 활성 산소를 73% 억제해 간 손상을 방지한다. 올리브유는 담즙분비를 촉진해 체내독소를 배출하고 헛개나무는 숙취 해소와 간 기능 개선에 탁월하다. 모시조개는 타우린이 간 재생을 돕고 피로를 해소한다. 하지만 인진쑥, 녹즙 등 일부 생약제는 농축 시 오히려 간에 부담을 줄 수 있다. 술 체질은 유전자로 결정되지만, 건강은 개인의 선택에 달렸다. 술이 체내에서 분해되는 과정은 알코올 분해효소(ADH)와 알데히드 분해효소(ALDH)의 협업으로 이뤄진다. 1단계로 알코올(에탄올)이 간에서 ADH 효소에 의해 아세트알데히드로 변환된다. 아세트알데히드는 1급 발암물질로 식도암·간암·유방암 등 발병률을 6배 이상 높아진다. 홍조반응이 있는 사람의 식도암 위험은 소량 음주만으로도 급증한다. 이 물질은 독성이 강해 숙취와 홍조의 주범이다. 2단계로 아세트알데히드는 ALDH 효소에 의해 아세트산으로 분해되어 체외로 배출된다. 이 과정이 원활해야 술을 잘 마시는 체질이 된다. 문제는 ALDH 효소의 유전적 결핍에 있다. 동양인의 30~44%는 ALDH 유전자 변이로 인해 이 효소가 부족하거나 비활성화되어 있다. 이로 인해 아세트알데히드가 체내에 축적되며 얼굴이 빨개지고 두통·구토 등의 증상이 나타난다. 서양인의 경우 ALDH 결핍비율이 1%미만이라 홍조를 나타내는 경우가 드물다. ALDH 결핍자는 "얼굴 빨개짐=경고등"으로 인식하고 절주해야 한다. '과유불급'을 명심하자. /연윤열 (사)인천푸드테크협회 사무총장

2025-04-21 16:10:17 윤휘종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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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소형의 본초 테라피] 중장년기 골다공증 예방에 좋은 '우유'

지구상에 우유를 먹지 않는 사람은 있어도 우유를 모르는 사람은 없을 것이다. 그만큼 사람들에게 친숙하며 인류의 식문화와 밀접한 게 바로 '우유'다. 우유는 인류 문명 초기부터 중요한 영양 공급원으로 이용되어 왔다. 무려 7,000년 전 서아시아와 터키 지역에서 이미 우유를 섭취했다고 알려져 있다. 우유 그 자체로, 그리고 치즈, 버터, 요거트 등의 다양한 가공식품으로 수많은 이들이 매일매일 섭취하고 있다. 우유는 가장 대표적인 완전식품이다. 3대 영양소가 풍부하게 들어있으며, 각종 필수 미네랄 또한 골고루 들어있다. 비타민 중에서는 동물성 비타민A의 주요 공급원이자 비타민B군의 보고이다. 이토록 몸에 좋은 식품이건만 우유에 대해 오해를 가지고 있는 사람들이 적지 않다. 대표적으로 우유를 마시면 살이 찐다는 오해다. 우유에는 지방도 있지만 양질의 단백질 또한 가득 들어있으며, 우유는 당지수(GI)가 낮은 식품 중 하나다. 흰쌀밥의 당지수는 무려 86, 사과는 38 정도인데 우유는 27에 불과하다. 흰우유 외에도 초코, 딸기, 커피 등 다양한 맛을 가진 우유들이 있는데 얼핏 보면 칼로리가 비슷해서 별 차이가 없지 않을까 하는 사람들도 있다. 하지만 유당을 줄인 대신 포도당, 과당 등 당분과 기타 첨가물이 들어가 있음을 감안하면 건강을 위해서는 흰우유를 마셔야 한다. 유독 한국인들 중에는 우유를 먹지 않는 사람들이 많은데 바로 유당불내증 때문이다. 특히 우리나라를 포함한, 많은 동아시아인들이 유당불내증을 가지고 있다. 유당불내증이 있는 사람들은 우유를 섭취하면 복부 팽만감, 설사, 복통 등의 증상을 경험할 수 있다. 한창 사회생활을 해야 할 시기에, 먹을 때마다 속을 불편하게 만드는 식재료가 있다면 당연히 멀어질 것이다. 특히 중장년층의 경우 골다공증, 심혈관질환 예방 차원에서라도 우유와 친숙해지는 게 좋다. 유당불내증이 걱정된다면 시중에 다양하게 나와 있는 락토프리 제품을 이용하면 불편하지 않게 우유를 섭취할 수 있다.

2025-04-21 10:11:49 최규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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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윤열의 푸드톡톡(Food Talk Talk)] AI를 활용한 맞춤형 영양 솔루션②

인공지능(AI) 알파폴드를 활용한 메디푸드 개발은 다음과 같은 분야에서 혁신을 가져올 수 있을 것으로 예측된다. 첫째, 환자의 유전자 정보와 종양 특성을 분석하여 최적화된 단백질 구조를 설계하고, 면역 기능 강화와 항암 효과를 동시에 지닌 기능성 펩타이드 개발암 환자를 위한 맞춤형 치료식품 개발이 가능하다. 둘째, 인슐린 감수성을 높이는 단백질 구조 예측 및 설계와 혈당 상승을 억제하는 당뇨병 환자를 위한 혈당 조절 기능성 아미노산 식품 개발이 가능하다. 셋째, 콜레스테롤 저하 효과가 있는 단백질 구조 설계와 혈압 조절에 도움이 되는 펩타이드를 개발함으로서 심혈관 질환 예방을 위한 기능식품개발이 가능하다. 개인의 유전자 정보를 분석하여 최적의 영양소 조합과 유전적 취약점을 보완할 수 있는 기능성 단백질 설계를 통해서 유전자 기반의 맞춤형 영양설계를 한다. 개인의 장내 미생물 분포를 분석하여 프리바이오틱스 효과가 있는 단백질 구조를 설계하고 유익균의 증식을 촉진하는 펩타이드를 개발하여 개인별 마이크로바이옴에 최적화된 식품 공급이 가능하다. 초고령화시대 진입에 따라 노령층 단백질 대사 변화를 고려한 최적의 단백질 구조 설계와 근감소증 예방을 위한 필수 아미노산을 조합한 개인별 맞춤형 특수의료용도 케어식품에 대한 요구가 증가할 것이다. 알파폴드를 활용한 정밀영양학적 접근은 개인의 건강상태와 유전적 특성을 고려한 맞춤형 영양 솔루션을 제공할 수 있을 것이다. 이를 통해 질병예방과 건강증진에 크게 기여할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되며, 미래의 식품 산업과 헬스케어 분야에 혁명적인 변화를 가져올 것으로 기대된다. 알파폴드를 활용한 단백질 구조예측과 이를 활용한 개인맞춤형 영양솔루션 개발을 위해서는 개인의 영양 및 건강상태와 질환 데이터의 수집 및 분석등 데이터관리가 선행되어야 한다. 알파폴드의 핵심 기능인 단백질 구조 예측 능력을 활용하여 개인의 유전체, 대사체, 마이크로바이옴 데이터를 분석하여 최적화된 단백질 구조를 예측하고 예측된 구조를 바탕으로 개인에게 가장 적합한 영양소 조합을 설계하여 특정질병이나 건강상태에 맞춘 기능성 단백질 설계가 가능해 질 것이다. 효소의 촉매 효율성을 최적화하고 식품가공 및 음식조리 단계에서 효소를 정밀하게 설계하고 선택할 수 있게 될 것이다. 생리활성물질의 생산을 촉진하거나 최적화, 식품의 영양가, 소화율, 생체이용률을 향상, 동물성 단백질과 유사한 기능을 가진 식물성 단백질을 식별하고 환경 영향을 줄이면서도 영양가 있는 단백질 대체품개발이 가능할 것이다. 용해도, 안정성, 영양가와 같은 특성개선, 특정 식이 요구사항과 건강 목표에 맞는 단백질 설계, 개인의 유전자 정보를 분석하여 최적의 영양소 조합 예측, 유전적 취약점을 보완할 수 있는 기능성 단백질 설계, 식품 폐기물 감소 및 자원 활용도를 높일 수 있는 효소 개발 등 친환경적이고 지속가능한 식품산업 발전에 기여할 수 있다. 환자의 건강데이터와 영양데이터를 분석하여 개인별 식사요법 진단, 질병 상태별 매칭 알고리즘을 통한 맞춤형 메뉴 추천, 원물, 맛 유사성 데이터를 기반으로 유사 영양성분 범위 내에서 대체적인 맛의 발굴 등 알파폴드는 메디푸드와 개인 맞춤형 식단 개발에 혁신적인 기여를 할 수 있다. 정밀한 단백질구조 예측과 설계능력을 바탕으로, 개인의 건강 상태와 유전적 특성을 고려한 맞춤형 영양솔루션을 제공할 수 있으며, 이는 질병 예방과 건강 증진에 크게 기여할 것이다. 하지만 알파폴드의 가장 큰 한계는 단백질의 동적 특성과 복잡한 상호작용을 완전히 포착하지 못한다는 점, 비정형 단백질 및 새로운 설계 예측, 알고리즘으로 설계된 단백질의 안전성 평가 방법, 복잡한 생물학적 메커니즘 이해의 한계성 등에 대한 연구가 필요하다. /연윤열 ESG 푸드테크 소사이어티 대표

2025-04-21 09:20:54 윤휘종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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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규희 변호사의 도산법 바로알기] 회생회사 인수자격, 기존 거래처도 있어

재정적 어려움에 빠진 회사가 통상적인 회생절차를 밟을 경우가 있다. 회사의 수익성, 자산의 가치 등을 평가받아 청산가치보다 계속가치가 높은 상황, 즉 지금 당장 파산하는 것보다 계속해서 영업을 해나갔을 때 채권자들에게 변제할 수 있는 변제율이 높은 상황임이 인정되는 경우다. 법원은 이 경우 채무 일부를 면제하고 회생계획에서 정한 기한내에 채무를 변제해 나가게 한다. 그러나 이런 방법 외에도 회사는 제3자를 대상으로 신주를 발행하거나 회사의 영업을 양도하는 등 M&A 절차를 추진할 수도 있다. 인수자로부터 거액의 인수대금을 수령하고, 해당 인수대금으로 조기에 채권자들의 채권을 변제하는 방법이다. 청산가치가 높아 회생계획안을 인가 받기 어려운 경우에는 더욱 그렇다. 문제는 그 과정에서 채무자 회사를 인수하기로 한 제3자가 채무자 회사의 거래처이거나 주주에 해당하는 등 긴밀한 관계에 있었을 경우다. 채권자들 입장에서는 신속하게 이뤄지는 M&A과정이 마치 '짜고 치는 고스톱', 즉 법원을 통해 채무 다수를 탕감 받고 채무자 회사의 기존 경영자와 인수자가 서로 이득을 나누고자 하는 음모가 있는 것인 양 보일 수 있다는 것이다. 그러나 법원은 "채무자회생법에서 정하고 있는 절차와 실질을 준수했다면, 단지 채무자 회사나 그 경영자가 인수자 사이 특정관계가 있었다는 것만으로는 회생절차 내에서 이뤄지는 M&A에 따라 채무자 회사의 신주를 인수할 자격이 제한된다고 할 수 없다"는 입장이다(대법원 2007. 10. 11. 자 2007마919 결정). 채무자회생법 제205조 제5항은 '채무자 회사의 자본감소 후 신주발행 시, 주식회사인 채무자의 이사나 지배인의 중대한 책임이 있는 행위로 인하여 회생절차개시의 원인이 발생한 때, 회생계획에 그 행위에 상당한 영향력을 행사한 주주 및 그 친족, 그 밖에 특수관계에 있는 주주는 신주를 인수할 수 없다'고 정하고 있다. 또, 같은 법 제231조의 2에서는 '회사의 채무자인 이사나 그 특수관계자, 회사인 채무자의 감사, 회사인 채무자의 지배인의 중대한 책임이 있는 행위로 인하여 회사가 재정적 어려움에 빠졌거나, M&A의 인수인이 현재 및 과거의 거래관계, 지분소유관계 및 자금제공관계 등을 고려할 때 위 이사, 감사, 지배인과 채무자 회사의 경영권 인수 등 사업운영에 관하여 경제적 이해관계를 같이하는 것으로 인정되는 경우에는 법원이 직접 해당 M&A를 내용으로 하는 회생계획안을 관계인집회의 결의에 부치지 않을 수 있다'고 하고 있다. 즉, 채무자의 재정파탄이 이사, 감사, 주주 등으로부터 촉발됐고 M&A 인수인이 그들 본인, 특수관계인 이거나 경제적 일체를 이루는 것으로 인정할만한 자료가 없다면, 단지 채무자회사 또는 그 경영진과 매우 밀접해 보인다는 등의 '의심요소'가 있다는 이유만으로는 그 누구도 인수자의 지위에서 배제되지 않는다는 것이다. 오히려 오래된 거래관계가 있다는 등 채무자 회사의 사정을 잘 알만한 특정 요인이 있는 인수인은 M&A절차를 신속하게 마무리 지어 채권자들이 회생채권을 조속히 회수할 수 있도록 하고 추후 채무자 회사를 더욱 빠르게 재건할 여지도 있다. 따라서 갑작스런 재정적 어려움에 처한 거래처가 급히 회생절차에 들어가게 된 경우, 사업의 확장을 도모하고 있는 회사라면 이러한 회생 회사를 인수하는 것도 적극적으로 고려해볼 만 하다. 또한 채권자 입장에서도 채무자 회사의 재정 파탄에 기존 경영진이나 주주의 중대한 책임이 인정된다거나, 회생절차 내 M&A의 진행에 악의적인 의도가 포함된 것이 명백하지 않다면, 채무자 회사 또는 그 경영진과 밀접한 제3자가 인수인으로 나서더라도 실리를 중시해 상황을 객관적으로 바라보고 평가할 필요가 있다.

2025-04-20 11:22:39 이현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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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상미의 와이 와인]<280>韓 와인바가 美 뉴욕으로…나기정 탭샵바 대표

<280>나기정 탭샵바 대표 인터뷰 평일 오후 6시 탭샵바 청계점. 익숙한 듯 들어서서 와인을 고르는 무리가 있는가 하면 여전히 쭈뼛쭈뼛 두리번 거리는 손님도 있다. 한두 번이 아닌 것 처럼 혼자 와서 와인 한 잔을 두고 노트북으로 업무를 보는 이도 있다. 각양각색이지만 공통점이라면 모두 자신 만의 방식으로 와인을 즐기고 있다는 점이다. 5호인 서울 합정점까지 그간 다녀간 이들만 6만명이 넘는다. 2022년 12월에 1호 동대문점이 문을 열었으니 3년도 채 되지 않아서다. 재방문율은 50%가 넘는다. 이 정도면 나기정 탭샵바 대표가 20년 전 꿈꾸던 와인의 대중화는 어느 정도 이뤄진 것이 아닐까. 새로운 꿈은 전 세계 주요 메가시티로의 진출이다. 첫 타자는 미국 뉴욕이다. 빠르면 연내다. 한국의 와인바가 뉴욕 진출이라니. 괜찮다. 한국은 몰라도 와인은 알테니 말이다. 그게 나 대표를 와인에 빠져들게 한 힘이기도 하니까. 나 대표를 만난 곳은 3호점인 도산점이었다. 그는 "어떻게 하면 한국 사람들이 와인을 마실까부터 시작해 이제는 세계 주요 도시에 탭샵바 거점을 두고 앱에서 와인을 주문하는 이커머스 플랫폼을 준비중"이라고 말했다. ◆ 와인주막차차에서 탭샵바까지 나 대표의 와인 외길 인생이 시작된 것은 2005년 영국에 유학을 가면서다. 당시만 해도 국내에선 와인 자체가 낯설었을 뿐 아니라 와인, 남들이 볼 때는 그냥 술인 것을 공부까지 하겠다는 별종이었다. 와인 MBA로 이론을, 귀국 후 와인 수입사에서 실무를 익히고는 바로 창업의 길로 뛰어들었다. 당시 한식과 와인을 접목해 업계에 새로운 바람을 일으킨 '와인주막차차'가 그의 첫 작품이다. 주막이란 네이밍은 고심의 결과물이다. 해외의 비스트로나 펍 등을 떠올리자니 식당이자 선술집이었고, 카페, 호텔 역할까지 했던 주막이 딱이였다. 나 대표는 "스시라면 일본을 떠올리는 것 처럼 음식은 그 나라의 이미지가 된다"며 "음식이 굉장히 중요하다는 것을 깨닫게 되고는 우리가 매일 먹는 한식에서 와인과 접점을 만들어야 시장이 커지겠다고 생각했다"고 전했다. '차육쌈'과 '차돌라면'은 의외로 와인과 어울렸고, 난제였던 와인 고르기는 학위 논문에서 제안했던 '와인사다리'를 활용해 쉽게 접근토록 했다. 한식과 신선하고 좋은 재료에 대한 믿음은 여전하다. 탭샵바에선 매일 통영 양식장에서 바로 올라오는 굴을 맛볼 수 있고, 순대튀김은 안 시키면 서운한 메뉴다. 팬데믹은 위기이자 기회였다. 코로나19로 와인주막차차가 문을 닫게 됐는데 나 대표의 눈에 와인 소매 시장이 급성장하는게 보였다. 와인샵 '와인도깨비'를 열었더니 월 매출이 1억원을 웃돌 정도로 잘됐다. 팬데믹으로 와인 수요가 급증하자 대형 와인샵에서 러브콜이 왔다. 와인샵 옆에 여러 종류의 와인을 잔으로 맛볼 수 있는 탭과 음식 공간을 운영해 달라는 부탁이었다. 당시 고가 와인을 잔으로 맛볼 수 있다는 입소문에 탭 자체는 소위 대박이 났지만 돈은 되지 않았다. 테이스팅이라는 것 자체가 80~100종 이상 다양해야 하고, 또 싸야 한다. 마진은 적고, 디스펜서 기계는 비싸다. 빠르게 망하게 딱 좋은 비즈니스 모델이다. 지금에야 하는 말이지만 좋았든 힘들었든 모든 여정이 탭샵바로 귀결됐다. 탭과 샵과 바를 유기적으로 결합하고 보니 살 길이 알아서 찾아졌다. 탭 만으로, 샵 만으로, 바 만으로는 안되던 일이 다 해결되더란 말이다. 나 대표는 "여러 형태의 매장을 운영하며 얻은 노하우를 총망라한 것이 탭샵바"라며 "와인바로 F&B의 기본을 갖추고, 샵으로 소비자 경험이 쌓였다. 탭만으로는 수익을 낼 수 없지만 사람을 불러들인다. 여기에 샵과 바를 붙여 일상에서 가볍고 싸게 매일 와인을 즐길 수 있는 여건이 마련됐다"고 전했다. ◆ 한국판 웨더스푼? 와인계 스타벅스?…와인 이커머스 플랫폼! 한국에서는 동대문을 시작으로 청계와 도산, 여의도, 합정 등 5개 매장을 열었다. 보통 매장 한 곳당 매출이 30억원 안팎으로 올해 연매출은 150억원에 달할 것으로 보고 있다. 목표는 서울에만 20개의 매장을 내는 것이지만 해외 진출과 동시에 진행을 하고 있다. 미국 뉴욕과 영국 런던, 일본 도쿄, 싱가포르, 대만 등 메가시티를 살펴보고 있다. 장기적으로 앱을 통해 와인을 주문하고 배달하려면 필요한 최소한의 거점 네트워크가 20개다. 나 대표는 뉴욕에 매장을 열기 위해 이번주 초에도 뉴욕에 다녀왔다. 기관 투자자들과도 만남을 가지고 있다. 우리 나라에선 F&B가 전통 산업으로 취급되지만 미국에서는 샐러드계의 스타벅스라는 스위트그린처럼 앱과 편의성을 입혀 기업가치를 인정받고 있는 상황이다. 그는 "코로나19 팬데믹(세계적 대유행)을 거치면서 일반음식점에서 와인을 팔 수 있는 규제는 풀렸지만 아직 세계에서 유일하게 주류 배달은 막혀 있다"며 "일단 스타벅스와 같이 사이렌오더로 주문하고 개인화된 큐레이션을 제공하는 시스템을 준비하고, 향후에는 B마트와 같은 와인 배송으로 이커머스 시장에 진출하는 것이 목표다"라고 강조했다.

2025-04-17 15:57:16 안상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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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승덕의 냉정과 열정사이] 폭삭 속는 세상

올 봄 '폭싹 속았수다'(매우 수고하셨습니다)란 드라마가 장안의 화제였다. 억척스러운 어머니 아래서 야무지고 똘똘하게 자라난 오애순과 무쇠처럼 성실하고, 한 사람만 바라보는 양관식의 인생 이야기다. 봄에 만난 사람마다 빠지지 않는 화두였다. 어떤 사람은 두번, 세번. 어떤 이는 등장인물 각각의 시점으로 다섯차례 이상 봤다는 사람도 있었다. 많은 사람들이 드라마를 보면서 눈물을 훔쳤다. 콧끝이 찡했던 이유는 불우했던 어린시절과 삶을 희생했던 부모님이 오버랩됐기 때문이다. 어릴적 어른들이 말하곤 했다. 살 만 하다 했더니 세상을 등진다고. 폭싹 속았수다의 관식 처럼. 며칠 전 4월에 우박이 내렸다. 벚꽃이 핀 봄에 비와 눈이 섞여 내린 날도 여러차례다. 겨울 같은 봄이다. 어떤 사람은 요즘의 이상기후를 '트럼프 날씨'라고 했다. 전 세계와 '관세 전쟁'을 펼치면서 이랬다, 저랬다 말을 바꾸는 트럼프를 빗댄 말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2일(현지시간) 미국으로 수입되는 모든 물품에 10%의 관세(기본관세)를 부과한다고 공표했다. 또 대(對)미 무역 흑자가 많은 주요 무역국에는 개별적인 관세율을 적용한다고 했다. 국가별 상호 관세율은 ▲한국 25% ▲일본 24% ▲베트남 46% ▲유럽연합(EU) 20% ▲대만 32% ▲인도 26% ▲인도네시아 32% 등이다. 중국에는 기존 20% 관세에 새롭게 부과되는 34%포인트(p)를 더해 54%의 막대한 관세를 부과한다고 했다. 하지만 지난 9일(현지시간) 상호관세 정책이 발효된 지 13시간 만에 90일간 관세를 유예한다고 했다. 물론 중국(총 145%)은 예외였다. 트럼프가 물러선 이유는 무엇일까. 트럼프의 집권 숙제는 무역적자 해소와 부채 축소다. 그런데 예상을 뛰어 넘는 관세 전쟁 이후 미 국채 금리가 4.5%까지 치솟았다. 누군가 안전자산으로 꼽히는 채권을 대거 팔면서 가격이 급락한 것이다. 이렇게되면 미국 정부의 이자 부담이 크게 늘어난다. 부채를 줄이기는 커녕 늘어나는 구조다. 국채 금리에 연동되는 모기지론(주택담보대출) 금리도 오른다. 모기지론을 이용하는 미 국민의 불만이 커질 수밖에 없다. 관세 전쟁이 트럼프에겐 부메랑이 된 셈이다. 무역이 줄어 들면 경기침체 우려까지 제기되는 상황이다. 트럼프의 90일 관세 유예 결정에 대해 시장에선 "트럼프가 채권 시장에 굴복한 것"이라고 해석한다. 정치가 시장을 이길 수 없다. 최근 메트로신문이 주최한 재테크포럼에서 염승환 LS증권 이사는 미국 자산가들의 탈(脫)미국 움직임이 감지되고 있다고 했다. 그는 "미국 자산가들이 로마, 파리 등 유럽 주요 도시의 주택 등 부동산을 매입하는 사례가 증가하고 있다"며 "미국 자산(주식·채권 등)의 변동성이 커지면서 분산 투자가 진행되고 있다"고 해석했다. 트럼프의 오락가락 정책에 대한 불신과 우려가 현실화하고 있다는 방증이다. 많은 남편들은 폭싹 속았수다의 양관식이라고 생각한단다. 그런데 실제로는 '학씨'로 불리는 부상길이 70%라고 한다. 실제와 다른 착각 속에 살아가는 셈이다. 정치도, 사람도 마찬가지다. 파면된 전 대통령은 여전히 공감능력이 부족한 '유체이탈'이다. 국민 모두를 생각하기 보다 자기편만 생각한다. 반성도 사과도 없다. 백성들은 그냥 폭삭 속았다. 검사출신이어서 똑똑하고, 정치 신인이어서 순수할 줄 알았다. 실제로는 폭삭 속았을 뿐이다. 어쩌면 미국 국민들도 폭삭 속을 수도 있겠다. 일자리가 늘어나고, 물가가 안정되고, 경제가 살아나길 기대하며 트럼프를 선택했지만 그의 집권 초반 그림은 정반대로 흘러간다. /금융부장 bluesky3@metroseoul.co.kr

2025-04-17 07:25:29 박승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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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상근의 관망과 훈수] 투키디데스 함정 앞에서

[차상근의 관망과 훈수] 투키디데스 함정 앞에서 G2, 미국과 중국이 보복관세를 주고받으며 1차 패권전쟁이 한참이던 2018년말 파이낸셜타임즈는 '투키디데스 함정'을 올해의 용어로 선정했다. 어원은 기원전 5세기 아테네의 학자였던 투키디데스가 당시 펠로폰네소스반도의 신흥세력 아테네와 기존의 패자 스파르타간의 전쟁 원인과 과정을 기술한데서 비롯된다. 빠르게 부상하는 신흥강국이 기존의 세력판도를 흔들면서 기존 패권국과 신흥국간에 무력충돌이 일어나는 상황을 학자들은 투키디데스 함정으로 표현한다. 최근들어 이 용어가 자주 회자되고 있다. 2500여년전 벌어진 지중해 연안의 도시국가간 쟁패 양상이 세계사에서 끊임없이 반복됐고 지금 또 그 앞에 있다고 여기기 때문일 것이다. 특히 우리는 현재의 미중갈등을 지켜보면서 투키디데스 함정에 빠지지 않을까 걱정하며 사태의 향배를 숨죽인 채 지켜보고 있다. 미국의 국제정치학자 그레이엄 앨리슨은 2012년 '투키디데스 함정'이란 용어를 사용하며 지난 500년간 신흥세력이 지배세력에 도전했던 주요 사례 16개 중 12개가 전면전으로 귀결됐다고 주장했다. 자연의 섭리를 생각하면 이보다 훨씬 많겠지만 우리의 우선적 관심은 75%의 무력 전쟁화 비율이다. 지금 지구촌에는 미국과 중국의 주도로 무지막지한 관세폭탄과 기술 및 공급망 전쟁, 세계 경제·안보의 블록화가 진행중이다. 지구라는 한정된 자원을 둘러싼 양강의 패권전쟁인 만큼과거사례로 볼때 무력충돌로 귀결될 확률이 70%대에 이를 수 있다. 전쟁으로 확장하지 않고 상호 통제되는 25% 확률 상황인 '투키디데스 함정에서의 탈출'에는 크게 두자지 사례를 볼 수 있다. 하나는 미국과 구소련의 경우처럼 추격자가 내부붕괴하는 경우이다. 다른 하나는 20세기 초중반 기성패자 영국과 신흥강국 미국간의 평화적 패권이양이다. 작금의 미중 갈등은 아직은 군사력 다툼이 아닌 제조업을 포괄하는 경제적 능력 분야여서 다행스런 상황이다. 이 양상이 기축통화 지위의 수성과 탈취라는 통화전쟁으로 연장될 것이란게 대체적 전망이다. 미중갈등이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1기 집권때 무역전쟁으로 표면화했지만 대중국 견제의 시작은 2010년대 초반으로 알려졌다. 10여년 이상 '투키디데스 함정'의 현실화가 진행되고 있는 것이다. 만약 이 과정이 원만하게 넘어가지 않고 더욱 첨예해지면 군사적 충돌 확률이 급격히 올라갈 것이다. 그 조짐은 미약하지만 곳곳에서 감지되고 있다.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처럼 대만에 대한 중국의 전격적인 국지전이 궁극적으로 미-중간 분쟁으로 확산될 여지는 있다. 이럴 경우 주변국이 온전하지 않을 수도 있다. 미중간 극한 충돌 와중에 대한민국은 지난 60여년간 이어온 성장경제의 종언을 걱정하고 있다. 가계·기업·정부의 과도한 부채와 버블경제 및 구조조정 지연, 저출산 고령화에 따른 성장동력 상실과 성장의지 위축, 경제 양극화와 만성화된 정치·사회 갈등 등 대내적 위기 징후는 널려있다. 외부적으로도 고도성장의 토대가 됐던 신자유주의 및 세계화의 종식, 미국의 관세폭탄과 자국우선주의 및 신먼로주의, 중국 경제의 위축과 대중 수출 급감, 한중 기술격차 소멸 등 K-산업의 근간을 흔드는 악재들은 더욱 위력을 발휘하고 있다. 협상에 지극히 밝은 트럼프 미 대통령이 작금의 갈등관계를 주도하고 있다는 점에서 미중갈등 상황이 투키디데스 함정에 빠지는 파국까지 진행될 가능성은 낮아 보인다. 미국이 기축통화국 지위를 유지하며 중국의 상대적 제조업 우위를 인정하는 수준에서 타협한다면 대한민국은 새로운 도약기를 맞을 수도 있을 것이다. 동트기 전이 제일 어둡다는 속담을 곱씹어 봐야 할 시점이다.

2025-04-16 17:14:48 차상근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