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브렉시트 여진으로 눈높이 낮아진 하반기 증시

증시가 브렉시트(Brexit·영국의 EU 탈퇴)의 여파로 살얼음판이다. 2000을 뚫고 상승세를 탈 듯 보였던 코스피는 1900선 중반까지 다시 추락하고 말았다. 1900선대 박스권에 갇히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나온다. 코스닥도 투자자 기대치에 아직 못 미친다. 증권업계는 브렉시트가 겨우 살아나던 증시에 찬물을 끼얹을까 노심초사하는 분위기다. 증권사들은 코스피 전망의 눈높이를 낮추고 있다. ◆브렉시트 파장이 변수 "장밋빛 전망을 내세우기엔 악재가 적지 않다. 그렇다고 금융위기 때와 같이 수렁에 빠진다고 보기도 어렵다." 하반기 증시에 대한 전문가 전망을 요약하면 이렇다. 브렉시트, 미국의 추가 금리 인상, 세계 경제 불안 등 악재들이 많은 만큼 단기적으로는 조심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뚜렷하다. 번번히 2000선 문턱에서 주저앉은 증시가 한 템포 쉬어 갈 타이밍이 왔다는 데 의견이 모아진다. 굳이 브렉시트가 아니더라도 '적당한' 구실이 생기면 주가가 조정받았을 거라는 얘기다. 신한금융투자는 코스피 하단을 종전 1930에서 1850으로 80포인트나 낮췄다. 1930~2200을 제시했던 한국금융투자도 1870~2000선을 새롭게 제시하면서 상·하단을 모두 낮췄다. 삼성증권은 아직 1880~2080으로 제시한 기존 전망치를 유지하고 있지만 하단을 1800으로 내리는 방안을 검토 중이다. NH투자증권은 본래 연간 전망치로 1850~2200을 예측했었지만 상단을 50~100포인트 낮추는 것을 고려 중이다. 미래에셋대우는 코스피 하단으로 1700을 제시한 기존 관점을 유지했다. 브렉시트 사태가 진정된다 해도 암초는 많다. 주요 증권사 투자 전략팀장들은 예외 없이 미국 금리 정책을 핵심 변수로 꼬집었다. JP모건체이스는 미국 연준의 기준금리 인상 시기 전망을 잇달아 12월로 늦췄다. UBS와 뱅크오브아메리카(BoA), 메릴린치, 노무라 증권은 연준이 9월에 기준금리를 인상할 것이라는 기존 전망을 수정해 12월 인상으로 바꿨다. 또 브렉시트 우려가 실물 경제로 전이되는지, 경기부양을 위한 각국의 정책공조가 어떤 수준으로 이뤄지는지에 따라 하반기 증시 색깔이 달라질 수 있다는 분석이다. 유승민 투자전략팀장은 "브렉시트가 예상치 못한 핵심 변수로 떠오른 상황"이라며 "금융시장이 얼마나 빨리 안정을 되찾는지와 실물 부문으로 충격파의 전이가 이뤄지는지, 그리고 각국의 정책 공조 수준은 어떤지를 지켜봐야 한다"고 말했다. ◆IT, 자동차 등 환율 수혜주 주목 긍정적인 재료도 있다. 지난 28일 정부는 2016년 하반기 경제정책방향을 통해 10조원 수준의 추경 편성 계획을 밝혔다. 기업 구조조정과 영국의 유럽연합(EU) 탈퇴(브렉시트)에 따른 성장·고용 위축 우려 때문이다. KTB투자증권 채현기 이코노미스트는 "재정보강으로 인해 경기 악화에 대한 우려를 완화시키는 한편, 구조조정 여파로 고용 및 소비가 추가적으로 악화되는 흐름을 어느 정도는 방어해줄 것"이라고 말했다. 2분기 국내 기업들의 실적 추정치가 양호한 것 또한 지수를 끌어올리는 요인이다. 현재 국내 기업의 2분기 이익 추정치는 26조2000억원이다. 신한금융투자 곽현수 연구원은 "2분기 기업들의 이익은 국제유가와 원·달러 환율을 고려할 때 전년 동기보다 18.5% 이상 늘어날 전망"이라며 "투자자들은 브렉시트 우려보다 추가 모멘텀(상승 동력)에 주목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브렉시트로 원화가치가 떨어지고 있다. 전문가들은 그영향으로 환율 수혜주가 주목받게 될 것으로 보고 있다. 엔화 강세로 원화 약세가 이어지면 휴대전화, 자동차, 반도체 등 우리나라 주력 수출 품목의 경쟁력을 높이는 효과가 기대되기 때문이다. 양기인 신한금융투자 리서치센터장은 "엔화 강세로 대형 수출주가 양호한 흐름을 보일 것"이라며 "특히 정보기술(IT), 자동차 업종의 상대적인 강세가 예상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변동성이 완화한 이후에는 낙폭이 과대한 대형주들이 반등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2016-06-29 14:47:28 김문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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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低'는 한국경제 입니다>②원화가치 하락=수출 증가 공식 옛말?

브렉시트(영국의 유럽연합 탈퇴)로 원화 가치가 급락하면서 득실(得失) 계산도 복잡해졌다. 일부에선 수출 회복을 기대하지만 실익이 크지 않을 뿐 아니라 금융시장 불안만 키울 것이라는 우려도 많다. 특히 브렉시트의 파장이 확산된다면 아시아에서 파생상품시장이 가장 발달한 한국이 글로벌 금융시장 충격을 고스란히 받을 것이란 우려도 있다 금융기관들은 자금조달이 걱정이다. ◆원화가치 하락=수출 증가 공식 옛말? 수출기업들은 보통 환율이 오르면 세계시장에서 가격경쟁력이 좋아져서 매출이 늘어나는 것이 상식이다. 29일 경제전문가들에 따르면 원·달러 환율이 100원 가량 오르면 삼성전자 전체 영업이익은 8000억원 안팎 늘어나는 것으로 추정된다. 현대차와 기아차도 각각 연간 1조2000억원, 1조3000억원의 영업이익이 늘어나는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세계 경기가 좋았을 때 얘기다. 재계 한 관계자는 "미국까지 기준금리를 올린다면 신흥국 경제가 위축돼 우리나라 경제에도 부정적인 영향을 줄 수 있다"면서 "특히 잇따른 정책 효과까지 반감될 수도 있다"고 걱정했다. 일본의 경우 최근 몇년 동안의 '엔저'가 주력 품목의 수출에 긍정적이지 않았다. 산업연구원(KIET)의 '해외생산 확대가 수출에 미치는 시사점'에 따르면 일본의 수출은 2011년 8200억 달러를 기록한 이후 3년 연속 하락세를 보였다. 지난 2014년 일본 수출은 6900억 달러로 3년 만에 15.8% 줄어들었다. 보고서는 "엔·달러 환율 가치 하락에도 수출 회복이 더딘 현상은 해외생산과 관련이 있다"고 분석했다. 일본은 중간재 수출을 늘려 수출 경쟁력을 강화하기 위해 해외생산 비중을 높여왔다. 우리 기업 상당수도 해외에 생산기지를 두고 있다. KIET측은 "수일본의 수출 부진은 상당히 중요한 의미를 가진다"며 "일본에 비해 내수시장 규모가 작고 수출 의존도가 높은 우리나라는 일본의 정책 선택과 동향을 반면교사로 삼아 미래 정책수립에 참고할 필요가 있다"고 조언했다. 우리 기업들의 수출과 환율의 상관관계도 떨어지고 있다. 홍성욱 산업경제연구원 연구위원은 "대부분의 업종에서도 환율의 시간변동계수, 즉 환율이 수출에 미치는 영향력은 최근까지 지속적으로 감소하고 있었다"면서 "특히, 수출주력업종인 전기 및 전자기기, 정밀기기, 수송장비 등에서 환율의 영향력 감소가 두드러지는 특징이 관찰됐다"고 말했다. 금융시장에도 원화 가치 하락은 고민거리다. 이창선 LG경제연구원 수석연구위원은 "과거 대외충격의 성격에 따라 나타난 외국인 투자자금 및 금융시장의 반응 패턴을 감안하면 브렉시트가 현실화 될 경우 우리나라도 외국인 자금 유출이 발생하고 주가 하락, 환율 상승 압력이 커질 것"이라면서 "자금이탈 규모가 커지고 충격이 장기화 되면 금융시장 및 경제에 미치는 영향도 커질 것"이라고 우려했다. 그는 브렉시트의 영향 그 자체는 제한적일 수 있지만, 미국의 금리 인상과 위안화 및 중국의 경제불안이 겹칠 때 충격은 클수 있다고 지적했다. ◆은행 건전성 위협할까 금융권도 주름이 늘고 있다. 금융시장 불안으로 환율이 불안한 움직임을 보이면 해외 자금 조달 비용이 높아질 수 있어서다. 국내 채권을 사려는 해외 투자자들의 유인이 떨어져 은행들은 더 높은 금리로 채권을 발행해야 하는 것이다. IB업계에 따르면 올해 만기가 도래하는 국내 주요 은행의 해외 채권액은 13조2300억원에 달한다. 내년에는 이보다 2배가량 많은 23조8900억원 규모의 해외 채권의 만기가 돌아온다. 한 국내은행 관계자는 "원·달러 환율이 가파르게 상승(원화가치 하락)한다면 외국계 은행들로부터 자금을 빌리는 것이 어려워 질 수 있다"라면서 "내부적으로 금융시장 동향을 예의 주시하고 있다"고 전했다. 은행들의 자산건전성 관리도 비상이다. 원·달러 환율 상승은 은행들의 국제결제은행(BIS) 기준 자기자본 비율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친다. BIS 비율은 자기자본을 위험자산으로 나눈 비율로, 환율이 오르면 위험자산에 포함되는 외화자산의 원화 환산액도 늘어나 BIS 비율이 하락하게 된다. 특히 기업 구조조정이 본격화될 수록 시장은행들도 자본확충에 나설수 밖에 없어 환율 움직임에 민감할 수밖에 없다. 시중은행 관계자는 "환율이 당분간 불안한 모습을 보일 가능성이 있다"면서 " 환율이 고공행진을 하면 BIS 비율 하락을 막도록 자산을 줄이거나 추가로 자본을 늘릴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지난 2008년 3분기 때 환율 급등으로 키코 계약을 체결한 태산 LCD가 기업 회생 절차에 들어가면서 KEB하나은행(옛 하나은행)의 경우 2500억 원이 넘는 대손충당금을 쌓아 8년 만에 분기 적자를 내기도 했다.

2016-06-29 14:46:19 김문호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