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통 4.0] 로봇이 안내하고 결제까지…AI에 집중하는 유통업계
[유통 4.0] 로봇이 안내하고 결제까지…AI에 집중하는 유통업계 사람을 대신해 로봇이 매장에 상주하는 시대가 머지 않았다. 최근 유통업계는 인공지능(AI) 로봇을 매장 업무에 적극 활용하고 있다. 고객에게 편리한 쇼핑환경을 제공함과 동시에 직원들의 업무 효율이라는 '두 마리 토끼'를 잡기 위함이다. ◆이마트 '페퍼' '일라이' 지속 개발 대형마트 중 가장 활발하게 진행하고 있는 기업은 이마트다. 이마트 내 디지털 기술 연구 조직 'S-랩'은 로봇 도우미 '페퍼(Pepper)'와 자율주행 카트 '일라이(eli)'를 선보이며 4차산업혁명시대에 대비하고 있다. 지난 5월과 8월 두 차례에 걸쳐 이마트 성수점에서 시범운영한 페퍼는 높이 1.2m, 발에는 바퀴가 달린 휴머노이드 로봇이다. 전신에 심어진 다양한 센서와 눈 역할을 하는 두 개의 카메라로 사람과 사물을 인식한다. 일본 소프트뱅크 로보틱스사가 개발했으며, 서비스에 필요한 모든 프로그램은 이마트가 자체적으로 개발했다. 고객과 눈을 맞추고 간단한 대화를 할 수 있으며, 가슴에는 태블릿 PC가 달려있어 각종 정보도 제공한다. 2차 시범운영 때 페퍼는 자율 주행과 인공 지능 기반의 대화형 서비스를 추가해 한층 고도화된 기술을 선보였다. 행사 정보나 휴점일 등 자주 묻는 질문에 대한 답을 하거나, 상품 로고를 인식해 설명하는 수준에서 한발 더 나아가, 센서를 이용해 고객 체류 상태를 인지하는 것은 물론, 인공지능 기반의 대화형 서비스 챗봇 기능을 추가했다. 이마트는 지속적인 연구 개발을 통해 '페퍼'를 와인매장과 수입식품 매장에 투입할 예정이다. 자율주행카트 일라이도 업계에서 주목받고 있다. 사람을 인식할 수 있는 센서와 음성인식 기능, 상품 무게 인식 센서 등이 달려 있어 상품이 있는 자리로 고객을 안내하거나 고객과 일정거리를 두고 따라다닐 수 있고, 카트 반납도 '자율복귀'하기 때문에 고객은 발품 팔 필요가 없다. 카트에서 즉시 결제도 할 수 있다. 바코드 인식 센서와 무게 감지 센서를 카트 몸체에 탑재해 상품을 고른 즉시 바코드를 읽힌 후 추후에 합계 금액을 결제하는 방식이다. 이마트는 일라이의 세가지 기능 자율주행, 자동결제, 자율복귀 중 자동결제에 주목한 후속 스마트 카트를 개발중이다. 기능 적용과 운영 비용을 모두 고려한 결과다. ◆세븐일레븐, '브니' 운영 편의점 세븐일레븐은 지난 8월 고객 커뮤니케이션 기술과 다양한 결제 서비스 기능을 갖춘 AI 로봇 '브니(VENY)'를 세계 최초로 선보였다. 브니의 7대 핵심기술은 ▲AI 커뮤니케이션, ▲안면인식, ▲이미지·모션 센싱, ▲감정 표현, ▲스마트 결제 솔루션, ▲POS시스템 구현, ▲자가진단 체크 기능 등이다. 최대 강점은 AI 학습 기반의 대화 기능으로 TTS(Text To Speech 문자음성 자동변환) 기술을 활용해 자연스러운 음성 대화 지원이 가능하다. 상품·마케팅·서비스 안내, 그 외 일상 대화나 유머 등 상황별 발화 서비스 제공이 가능하다. 서비스 제공이 가능한 상황 시나리오는 약 1000여개에 달한다. '안면인식'은 고객의 얼굴을 기억해 재방문시 맞춤 접객 서비스 제공이 가능하다. 향후 기술적 보완을 거쳐 단골 고객을 대상으로 한 맞춤형 프로모션 제공까지 기능을 확대할 계획이다. 다양한 결제 서비스와 점포 관리 기능도 갖추고 있다. 4세대 결제 서비스인 바이오페이의 일종인 핸드페이(Hand-pay)를 메인으로 신용카드, 교통카드, 엘페이(L.Pay) 등 다양한 수단을 통한 셀프 결제가 가능하다. 또 일반 점포의 POS 시스템을 있는 그대로 구현해 '브니'는 바코드만 있으면 별도 등록없이 즉각적인 판매가 가능하다. 브니는 현재 스마트 편의점인 '세븐일레븐 시그니처' 1, 4호점의 기존 무인 계산대를 대신해 운영중이며 향후 가맹점 효율 증진 차원에서 일반 점포 도입도 점진적으로 진행해 나갈 계획이다. ◆'언택트' 떠오르며 로봇 각광 유통업계가 로봇 개발에 심혈을 기울이는 이유는 소비 트렌드의 변화와 연관이 깊다는 게 업계의 설명이다. 최근 직원과 불필요한 소통이나 접촉을 최소화하고 서비스와 상품 등을 직접 선택하려는 소비자가 늘고 있다. 이른바 '언택트(Un-Contactㆍ비대면)'다. 로봇은 이들에게 불편함을 주지 않으면서도 원하는 정보를 충실히 제공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특히 편의점은 24시간 영업하는 매장이 많다는 점에서 로봇의 상용화가 주목받는다. 로봇은 업무가 정확하고 생산성이 높으며 한 번 설치하면 추가적인 야간 수당 등이 필요하지 않기 때문이다. 사람의 일자리를 로봇으로 대체하겠다는 의미는 아니다. 업계 관계자는 "기본적인 접객 서비스 및 결제 업무를 로봇이 담당하는 만큼 점포 근무자는 핵심 업무에 집중함으로써 업무 효율을 더욱 높일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며 "직원들은 점포 재고관리나 상품 발주, 진열, 물류 관리 등으로 업무 담당이 바뀌는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로봇 접객 서비스를 통해 소비자에게 보다 재밌고 편리한 쇼핑 환경을 제공할 수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