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 침체에도 꺼지지않는 '명품' 소비
경기 침체에도 꺼지지않는 '명품' 소비
20대 '가치소비' 확산…4050대 여성의 구매 ↑
경기 불황이 장기화됨에 따라 전반적인 소비 심리가 위축된 가운데, 백화점 매출은 늘고 있다. 온라인 거래가 늘면서 대형마트를 비롯한 오프라인 유통채널은 하나둘 점포를 정리할 정도로 힘겨운 시간을 보내고있지만, 백화점은 예외인 것. 20대의 명품 소비, 4050대 여성의 컨텐퍼러리 패션 소비가 크게 늘면서 백화점 매출 상승에 영향을 미쳤다.
유통업계와 금융감독원 전자 공시에 따르면, 롯데, 신세계, 현대 등 국내 백화점의 올 3분기(7~9월) 매출과 영업이익 모두 상승했다. 매출(3분기 백화점 기준)은 전년동기대비 신세계가 7.0%, 롯데가 3.9%, 현대는 4.2% 늘었다. 영업이익 기준으로보면 성장세는 더욱 확연하게 드러난다. 롯데의 경우 3분기 매출은 전년비 3.9% 늘어난 7460억원을, 영업이익은 무려 57.4% 증가한 890억원 기록했다. 신세계는 18.4%, 현대는 14.9%씩 늘었다.
백화점 매출을 견인한 것은 명품이다. 롯데백화점 명품 소비의 경우 올 1~11월 기준으로 전년 대비 18.7% 신장했다. 3년새 늘고 있어 주목할만하다. 신세계백화점은 전체 19.1% 신장했으며, 현대백화점은 14.2%를 기록했다. 갤러리아백화점의 명품 매출 신장률은 전년대비 17% 신장했다.
명품의 경우 온라인에서 구매하기 보다 직접 실물을 보고 향후 A/S까지 보증되는 백화점에서 구매하려는 소비자가 압도적으로 많기 때문에 백화점 매출이 늘어난 것으로 풀이된다.
실제로 산업통상자원부가 지난 10월 말 발표한 유통업체별 매출 추이에 따르면, 백화점 상품군 별 매출 비중은 '해외 유명 브랜드' 품목이 2016년 13.5%에 불과했으나, 2018년 8월에 이르러서는 21.3%까지 늘어났다.
특히 인플루언서들의 명품 소개 영상이 인기를 끌면서 젊은층의 소비심리를 자극했다. 인플루언서는 유튜브ㆍ페이스북ㆍ인스타그램 등 온라인 플랫폼을 기반으로 활동하며 대중적 인기를 얻은 유명인을 뜻한다. 이들을 활용한 '인플루언서 마케팅'은 톱스타를 기용한 광고 이상의 파급 효과를 일으키기도 한다.
신세계 백화점의 올해 1~11월 누계 명품 장르 연령대별 매출 신장률을 살펴보면, 20대가 78.6%로 매출 신장률이 가장 높다. 이어 30대가 16.7%로 뒤를 이었다. 명품 매출 중 20대 소비자가 차지하는 비중은 30.6%로, 2년간 3.6배 이상 커진 것으로 나타났다. 20·30대 소비자의 매출 비중은 전체 약 47%에 달한다.
마음에 드는 제품은 가격을 고려하지 않고 구매하는 20대의 소비 성향이 명품 구매에 영향을 미친 것으로 풀이된다. 자신의 만족을 위해서라면 큰돈을 아끼지 않는 '가치소비' 트렌드가 확산되고 있음을 알 수 있다.
컨템퍼러리 패션(브랜드)도 백화점 매출에 한몫하고 있다.
컨템퍼러리 패션은 가격대는 명품보다 합리적이되 트렌디하면서 품질 면에서 명품에 준하는 브랜드를 의미한다. '띠어리'·'폴로랄프로렌'·'DKNY' 등이 속한다.
백화점업계에 따르면 주요 백화점의 컨템퍼러리 패션 매출이 최근 크게 늘었다.
롯데백화점의 컨템퍼러리 브랜드 매출은 지난해 동기대비 14.7% 증가했다. 지난해 기록한 연 매출 신장률 4.1%를 크게 웃도는 수치다. 신세계백화점과 현대백화점에서도 같은 기간 컨템퍼러리 브랜드 매출이 전년 동기대비 각각 9.6%, 8.0% 늘었다.
컨템퍼러리 브랜드는 40~50대 중년 여성들에게 인기를 끈다. 현대백화점에 따르면, 해당 카테고리에서 40~50대 여성이 차지하는 비중은 57.5%다. 신세계백화점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51%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