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주 하얀메디컬의원의 '종합병원급' 행세 의혹 불거져
진주 하얀메디컬의원이 '의원'으로 신고하고 '종합병원' 행세를 한다는 의혹이 있다. 제보에 따르면 의료기관 명칭을 의도적으로 부풀려 사용한다는 것. "하얀메디컬이 3월 9일부터 준종합병원급 규모로 확장이전하여 오픈하였습니다." 29일 진주 하얀메디컬의원 대표전화의 안내음성이다. 이 음성에 나온 '하얀메디컬'은 의원일까, 종합병원일까?
먼저 의료법에서는 의원과 종합병원을 병상 수로 구분한다. 의원은 병상 30개 미만이며 종합병원은 병상 100개 이상 300개 미만이다. 여기에 종합병원은 필수 진료과목을 갖추고 반드시 전문의를 둬야 한다. 하얀메디컬의원은 분명히 '의원'이지만, 하얀메디컬의원이 임차한 건물명도 '하얀메디컬'빌딩이다.현재 하얀메디컬의원 측은 의원명과 건물명을 혼용하고 있다. 건물 외벽에는 건물명만 노출시킬 뿐, '하얀메디컬의원'을 알리는 간판을 설치하지 않았다.의료법에서는 의료기관명과 유사한 빌딩명을 사용하는 것에 관해 별도의 규정을 두고 있지 않다. 각 부처의 유권해석도 분명치 않다. 보건복지부 측은 "빌딩명을 법적으로 제한할 수 없지만, (의원이) 병원급 의료기관으로 보이는 것은 적절치 않다"고 하는데, 진주보건소 측은 "빌딩 명칭이라서 의료법과 상관없다"고 했다. 문제는 일반 시민이 '의원'을 '종합병원급'으로 받아들일 수 있다는 점이다. 주변 상가 A씨는 "메디컬이라는 게 진료과목을 다 합쳐놓은 곳이니까"로 인식했다.의원 측의 안내음성에서도 이 같은 경향은 뚜렷하다.진료과목 중 전문치료센터를 소개하면서 "MRI CT실, 종합검진센터, 도수치료재활센터, 인공심장실, 중앙수술센터, 피부성형레이저센터, 내시경센터, 대상포진통증센터, 여성전문치료센터..." 등을 나열하고 있다. 현재 보건소에서는 '센터'를 등록 명칭으로 사용할 수 없도록 지도하고 있다. 이 때문에 같은 건물의 '하얀메디컬의원비만클리닉'은 '비만센터'가 될 뻔하다가 행정 지도를 받고 지금의 명칭을 사용 중이다. 올해 정부는 대형 병원의 환자 쏠림 현상을 근본적으로 막기 위해 각 의료기관 기능에 적합한 수가 보상체계를 마련하겠다고 지난달 11일 밝힌 바 있다.즉, 경증 환자는 의원에서, 중증 환자는 상급 종합병원에서 진료를 받도록 당근과 채찍을 모두 준비했다.의료기관 측에는 수가 체계 보완을 약속했고, 경증 환자에게는 대형병원만 찾을 경우 환자의 진료비 부담을 높이겠다는 방안이다.정부의 결정은 각 의료기관이 각 의료기관의 기능에 걸맞은 진료를 하도록 권고해온 것과 궤를 함께한다.종합병원은 종합병원에 걸맞은 시설을 갖추고 진료하도록, 의원은 의원대로 그에 걸맞은 진료에 집중하도록 정부에서는 의원을 신고제로, 종합병원을 허가제로 운영하고 있다.하지만 의원으로 신고하고 종합병원처럼 운영되는 의료기관에 관해서는 정부에서도 뚜렷한 대응책을 가지지 못한 실정이다. 이런 상황에서 하얀메디컬의원은 '하얀메디컬'이라는 브랜드를 주도면밀히 설계해 의원의 종합병원화를 시도하고 있다.의원 측은 상급종합병원에서나 볼 수 있는 심볼마크, 로고 이미지 규격 등 기업 이미지 통합 작업(CI)을 진행하고 있다.진료과목도 피부과, 신경외과, 정형외과 등 14과를, 일부는 전문의로, 일부는 일반의로 운영 중이다.하얀메디컬의원 관계자는 "의원으로 등록했고 허가도 그렇게 났다. 명칭 관련해서는 그간 보건소의 개선 의뢰를 받아 지금껏 성실히 개선했다. 법적 기준에 한해 합법적으로 운영 중이다. 병원급 시설이 들어와 있는 것은 사실"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