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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소형의 본초 테라피]강인한 생명력의 상징, '칡'으로 건강을 지키는 법

[김소형의 본초 테라피]강인한 생명력의 상징, '칡'으로 건강을 지키는 법 농부들에게 칡은 달갑지 않은 존재이지만, 도시에서 살아가는 이들에게는 몸에 좋은 성분이 풍부한 건강 식재료라 할 수 있다. 요즘과 같이 면역력이 떨어지고 감기에 시달리기 쉬운 계절에는 가까이할수록 좋은 것이 '칡'이다. 척박한 산비탈이든 소금기 가득한 바닷가든 한번 뿌리를 내리면 주변을 칡넝쿨로 가득 채워 황폐화시키는 칡의 강인한 생명력은 놀랍기까지 하다. 그 생명력을 채우는 성분들 중에는 인간의 몸에도 좋은 것이 많다. 실제로 우리 선조들은 칡의 효능을 알아보고 활용해 왔다. 한방에서 칡은 뿌리는 갈근(葛根)이라 하여 약재로 써 왔다. 찬 성질을 가졌으며 술독을 풀어주고 갈증을 멎게 하는 효능이 있다. 갈근탕은 한방의 대표 처방이면서 대중에게 가장 널리 알려진 감기 처방 중 하나다. 갈근과 함께 여러 약재들을 함께 달여 만드는데 열을 내리고 감기를 낫게 한다. 감기만큼이나 현대인들을 괴롭히는 것이 있다. 잘못된 자세와 스트레스다. 바르지 못한 자세로 업무를 보거나 스트레스를 받으면 두통은 물론 목이나 어깨, 등과 같은 곳에 근육이 뭉치고 통증이 생겨 고생하는 이들이 많다. 이 경우에는 갈근을 차로 달여 마시면 좋다. 갈근이 뭉치고 뻣뻣해진 근육을 부드럽게 풀어서 이완시켜주고 통증을 완화해주기 때문이다. 다만 몸이 차거나 위장 기능이 약한 사람들은 섭취에 주의해야 한다. 연초에는 모임도 잦고 설 연휴도 있어 본의 아니게 과음을 할 일이 많아진다. 이럴 때 갈근을 꾸준히 챙겨 먹으면 술을 해독하고 간 건강 또한 보호할 수 있다. 실제로 칡이 간 기능 회복에 효과가 있다는 연구 결과 역시 발표된 바 있다. 칡은 여성에게 좋은 본초이기도 하다. 칡에 함유된 이소플라본(isoflavone) 성분 때문이다. 주로 콩류에 많이 들어 있다고 알려진 이소플라본은 식물성 에스트로겐이라 칭하는데, 갱년기의 호르몬 불균형을 개선하여 상열감, 불면증, 우울감 등 다양한 갱년기 증상 완화에 도움이 된다.

2024-01-22 05:19:39 최규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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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상오 변호사의 콘텐츠(Content) 법률 산책] 저작인격권 침해에 따른 저작권법위반죄는 '침해범' 아닌 '위험범'

저작권자는 저작권법에 따라 여러 권리를 갖게 되는데, 그 중 저작물에 대한 인격적·정신적 권리를 '저작인격권'이라고 한다. 이러한 저작인격권은 저작자 그 자신만이 누릴 수 있는 권리(일신전속권)다. 상속이나 양도의 대상이 되지 않고 저작자의 사망과 동시에 소멸하게 된다는 점 등에서 저작재산권과 구분된다. 우리 저작권법이 정하고 있는 저작인격권으로는 공표권(저작권법 제11조), 성명표시권(저작권법 제12조), 동일성유지권(저작권법 제13조)이 있다. 누군가가 창작자의 저작인격권을 침해했을 경우에는 민사적 구제수단(손해배당 등)을 사용할 수도 있지만 형사적인 제재도 가능하다. 저작권법 제136조 제2항 제1호는 '저작인격권 또는 실연자의 인격권을 침해하여 저작자 또는 실연자의 명예를 훼손한 자'를 3년 이하의 징역 또는 3천만원 이하의 벌금에 처하거나 이를 병과할 수 있도록 하는 벌칙규정을 두고 있다. 참고로, 여기서 '저작자 등의 명예'란 저작자 등이 그 품성·덕행·명성·신용 등의 인격적 가치에 관하여 사회로부터 받는 객관적 평가, 즉 사회적 명예를 가리킨다. 그런데 저작인격권 침해에 따른 위 저작권법위반죄의 성격은 무엇일까? 실제로 명예훼손 등의 침해가 이루어져야 성립하는 범죄(침해범)일까? 아니면 명예훼손 등의 위험만으로 성립하는 범죄(위험범)일까? 최근 대법원은 위 저작권위반죄의 성격을 다시 한번 확인하는 판결(대법원 2023. 11. 30. 선고 2020도10180 판결)을 선고했다. 해당 사안에서 피고인은 피해자가 게시하거나 연재한 글을 페이스북 등에서 복사해 자신의 페이스북 게시판에 피해자의 성명을 표시하지 않은 채 마치 자신의 저작물인 것처럼 게시하거나 임의로 내용을 더하거나 구성을 변경해 게시했다. 그리고 피고인은 위와 같이 피해자의 성명표시권과 동일성유지권을 침해했다는 이유로 기소돼 재판을 받게 됐다. 위 사건에서 대법원은 "(위 저작권법위반죄는) 저작인격권 또는 실연자의 인격권을 침해하는 행위를 통해서 저작자 또는 실연자의 사회적 가치나 평가가 침해될 위험이 있으면 성립하고, 현실적인 침해의 결과가 발생하거나 구체적·현실적으로 침해될 위험이 발생해야 하는 것은 아니다. 다만 저작인격권 또는 실연자의 인격권을 침해하는 행위가 있었다는 사정만으로 바로 저작자 또는 실연자의 사회적 가치나 평가가 침해될 위험이 있다고 볼 수는 없다"고 판단했다. 또 "저작인격권 또는 실연자의 인격권을 침해하는 행위가 저작자 또는 실연자의 사회적 가치나 평가를 침해할 위험이 있는지는 저작자 또는 실연자의 주관적 감정이나 기분 등 명예감정을 침해할 만한 행위인지를 기준으로 판단할 것이 아니라, 침해행위에 이르게 된 경위, 침해행위의 내용과 방식, 침해의 정도, 저작자 또는 실연자의 저작물 또는 실연과 관련된 활동 내역 등 객관적인 제반 사정에 비춰 저작자 또는 실연자의 사회적 명예를 침해할 만한 행위인지를 기준으로 신중하게 판단해야 한다"라고 판단했다. 대법원은 위 저작권법위반죄가 '위험범'임을 다시 한번 밝히면서 동시에 해당 범죄의 성립 여부를 판단하기 위한 구체적·객관적인 판단기준을 함께 제시했다. 그러면서 대법원은 해당 사안에서 피고인의 행위로 인해 피해자의 사회적 평판이 과연 정당하게 형성된 것인지 의심의 대상이 될 위험이 있고, 피고인의 게시글에 나타난 피고인의 주관이나 오류가 원래부터 피해자의 저작물에 존재했던 것으로 오해돼 저작자인 피해자의 전문성이나 식견 등에 대한 신망이 저하될 위험도 있다는 등의 이유로 피고인의 위 저작권법위반죄 성립을 인정했다. 위 판결은 저작인격권 침해에 따른 저작권법위반죄의 성격을 분명히 하고 그 판단기준을 제시했다는 점에서 참고할 만한 판결이라고 할 것이다.

2024-01-21 11:34:34 신하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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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상미 기자의 와이 와인]<223>불황에 눈여겨볼 최고의 '밸류와인'은?…1위 라 크레마

<223>밸류와인 1위 '라 크레마 소노마 코스트 피노누아' "망했다." 와인애호가들 사이에 이런 말이 나오는 순간이 있다. 바로 피노누아 품종에 눈을 뜰 때다. 우아한 맛으로 레드와인의 종착지로 꼽히지만 높은 몸값 때문이다. 투명한 듯 여리여리해 보이지만 과실향과 꽃향, 숙성에 따른 복합적인 아로마가 가득하다. 입에서는 실크처럼 부드러우면서 우아함이 끝까지 이어진다. 제대로 만든 피노누아라면 한 번만 맛봐도 알 수 있다. 비싼 가격에도 왜들 피노누아에 빠지는지. 가성비라는 단어와 가장 어울리지 않는 게 피노누아 와인이었는데 이젠 좀 달라졌다. 가성비 최고의 와인으로 피노누아가 이름을 올렸으니 말이다. 와인스펙테이터가 가성비 와인 가운데서도 가격 이상의 만족을 주는 '밸류(value)' 와인들을 골라냈다. 100점 만점 기준에서 90점 이상의 평가를 받았고, 가격은 40달러(원화 약 5만4000원) 이하가 기준이다. 물론 우리나라로 들어오면 세금에 제반비용까지 더해져 가격이 좀 뛰긴 하겠지만 그래도 가성비 매력은 여전하다. 이와 함께 쉽게 구할 수 있도록 생산수량도 충분해야 밸류 와인 리스트에 오를 수 있다. 매년 톱 10을 발표하는데 2023년 한 해 동안 출시된 와인 가운데 최고의 밸류 와인으로 바로 피노누아 품종의 '라 크레마 소노마 코스트 피노누아' 2021년 빈티지가 선정됐다. 91점을 받았는데 28달러에 불과하다. 20만 케이스(1케이스=12병)가 넘게 생산됐다. 여러 요소가 맞아떨어졌다. 남들보다 한 발 빨리 카버네 소비뇽만큼 피노누아 품종도 성공할 수 있다고 확신했고, 좋은 피노누아를 재배할 수 있는 소노마 코스트에 자리잡았다. 소노마 코스트 포도재배지역(AVA)은 태평양 연안의 산악 지형을 따라 조성되어 있다. 여름을 포함해 연중 해양성 안개의 영향을 받으면서 서늘한 기후로 샤르도네와 피노누아의 산지로 이름을 날리고 있는 곳이다. 라 크레마의 와인메이커는 "소노마 코스트는 소노마 카운티에서도 가장 넓은 AVA로 전 지역에 걸쳐 자유롭게 블렌딩할 수 있었던 것이 와인의 품질과 성장의 비결"며 "재배여건이 좋았던 데다 조기 수확을 포함한 미묘한 변화가 2021년 빈티지를 더 빛나게 만들었다"고 설명했다. 4위도 피노누아 와인이다. 이번에도 미국이다. 오레곤 윌라매트 밸리에서 생산된 '더 포 그레이스 피노누아 2021'이다. 92점을 받았는데 30달러다. 2위는 호주 카버네 소비뇽 와인으로 '바세 펙릭스 카버네 소비뇽 2021'이다. 평점 93점에 28달러다. 바세 펠릭스는 1972년 마가렛 리버에서 처음으로 카버네 소비뇽을 생산한 서호주 대표 와이너리다. 카버네 소비뇽 와인의 경우 우아한 구조감과 풍부한 과실미의 조합으로 주목받는 곳이다. 3위는 화이트 와인이다. 뉴질랜드 대표 품종 가운데 하나인 소비뇽 블랑이다. '라파우라 스프링스 리저브 소비뇽 블랑 2022'은 93점을 받았는데 19달러면 살 수 있다. 말보로 소비뇽 블랑이라면 믿고 마시지만 라파우라는 수확 후 즉시 압착과 온도 조절 스틸 발효 등으로 품질을 한 단계 더 끌어올렸다. 구세계 가운데서는 이탈리아와 프랑스 와인이 각각 하나씩 이름을 올렸다. 각각 '카스텔로 디 볼파이아 키안티 클라시코 2021'과 '니콜라스 푸이야트 리저브 브뤼'다. /안상미기자 smahn1@metroseoul.co.kr

2024-01-18 16:02:50 안상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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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정희 大記者의 西村브리핑] 총선 겨냥 '포퓰리즘 정책'

요즘 가장 흔하게 듣는 말 중 하나가 포퓰리즘일 것이다. 포퓰리즘의 어원은 라틴어 포풀루스(populus)에서 유래되었는데, 대중의 희망과 기대를 대변해서 만들어지는 정치 행위를 뜻한다. 현재의 포퓰리즘 뜻은 국민을 생각하는 척 하지만 인기를 위해 혹은 선거철 표를 위해 이렇게 퍼주고 저렇게 퍼주고 하는 것을 말한다. 조금은 부정적 의미로 변질됐다. 연초 증권시장 개장식에서 윤석열 대통령이 '금융투자소득세 폐지' 추진 방침을 밝힌 것을 시작으로 재건축 안전진단 규제 완화를 포함한 '1·10 부동산 대책'을 비롯해 대통령 주재 민생토론회와 당정협의회 등을 통해 발표한 주요 경제 정책만 10개에 육박하고 있다. 이는 시작에 불과한 느낌이다. 선거 때만 되면 비장의 카드처럼 튀어 나오는 무상복지 공약도 꿈틀거리고 있다. 우선 금융과 관련한 정책을 들여다보면 첫번째 개인종합자산관리계좌(ISA)의 납입 한도 및 비과세 한도 상향. 금융위원회는 지난 17일 윤 대통령이 한국거래소에서 주재한 '국민과 함께하는 민생 토론회'에서 이런 내용을 발표했다. ISA 납입 한도는 연 2000만원(총 1억원)에서 연 4000만원(총 2억원)으로 2배 늘어난다. 비과세 한도는 현행 200만원(서민·농어민용 400만원)에서 500만원(서민·농어민용 1000만원)으로 2.5배 상향된다. 투자 상품에 대한 세금을 덜 받겠다는 것이다. 두번째는 신용사면. 지난 15일 정부는 2021년 9월 1일부터 오는 31일까지 발생한 2000만원 이하 연체 등을 올해 5월 말까지 전액 상환하면 이르면 3월 초부터 추가 대출이나 신용카드 발급 등에 있어 불이익을 없애주겠다고 발표했다. 그 수혜자는 수만~수십만명에 이를 전망이다. 세번째는 대출이자 환급 방안. 국민의힘과 정부는 14일 고위 당정협의회를 통해 은행들로 하여금 고금리로 고통받은 소상공인과 자영업자에게 그동안 냈던 이자의 일부를 돌려주라고 권고했다. 18개 은행 지원 규모는 1조 6000억원, 약 187만명이 1인당 평균 85만원을 받을 걸로 예상된다. 제2금융권 역시 3000억원 규모의 이자 경감 계획을 추진한다. 큰 돈은 아니지만 예상 못했던 돈을 총선을 앞두고 받게 됐다. 네번째 금융투자소득세 폐지 추진. 금투세는 문자 그대로 주식, 파생상품, 채권 등 금융상품에 투자해 발생한 이익에 매기는 세금이다. 국회는 금투세 시행을 기존 2023년에서 2025년으로 2년 유예한 바 있는데, 이번에 아예 폐지 방침을 공식화한 것이다. 세금 깎아준다는 데 반대할 사람보다 좋아할 사람이 더 많은 건 따져보지 않아도 알 수 있다. 역시 줄잡아 수만~수십만명이 수혜를 본다. 다음으로는 공매도 금지. 이 청원은 그 뿌리가 개미투자자란 점에서 환호하는 사람이 수십만~수백만명은 될 것이다. 한시적 공매도 재개 시점은 일러야 오는 6~7월이다. 총선이 지나고 난 뒤다. 우리 경제는 내수 부진, 세수 부족 같은 내부 문제와 함께 교역 질서 재편 등의 복합 위기에 직면해 있다. 새해도 예측 불가능한 국제 정세 불안 등을 고려하면 경제 여건이 녹록지 않다. 사정이 이런데도 불구, 정부와 정치권이 '총선 시계' 속에 선심성 경제 정책들을 마구 내던지면서 정작 필요한 거시정책들은 뒷전으로 밀려나고 있다. 설익은 정책들을 밀어붙인 결과 표는 얻을지 모르겠으나 미래는 불안할 수 밖에 없다. 포퓰리즘의 결과는 누구든 예측할 수 있다. 나랏빚은 더 늘고, 분배 악화는 심해지며, 그 재원은 결국 세금으로 충당된다는 사실. 공짜 점심은 없다는 얘기다.

2024-01-18 08:30:15 이정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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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윤열의 푸드톡톡(Food Talk Talk)] 위성항법장치(GPS)와 24절기

위성항법장치 GPS 세계 최초로 미국 국방부에서 개발한 위성항법시스템(GPS: Global Positioning System)은 구소련에서 발사한 스푸트니크호 위성발사로 인한 미국의 국방안보 차원에서 시작되었다. 우리나라는 국립항공우주연구원에서 독자적인 위성기반 정밀위치정보시스템 개발에 착수하였고 더 나은 정밀도를 위해서 위성항법보강시스템 기술을 개발 중이다. GPS는 차량용 내비게이션, 항공, 선박의 위치는 물론 최신 드론에 이르기까지 운항정보, 안전 등 긴급구조, 재난에 대한 대비, 기후 마케팅, 모바일비즈니스, 증강현실, 소셜네트워킹 등 위치를 기반으로 한 다양한 분야에서 활용범위가 확대되고 있다. 위성항법장치는 위성에서 발사된 신호를 지상에서 수신하면 수신지점의 위치를 파악 할 수 있다는 존스홉킨스 대학 응용물리학실험실의 연구결과에 기초한 것이다. 지상에서 특정지역 한 곳의 위치를 파악하기 위해서는 기본적으로 3개의 위성이 필요하지만 시간오차를 확인하기 위해서 추가로 1개의 위성이 더 필요하다. GPS의 기본원리는 삼각측량법과 삼변측량법이다. GPS는 3개의 위성이면 원리적으로 위치를 결정할 수 있지만, 인공위성의 속도 때문에 특수상대성이론에 의하여 시간 지연이 발생하게 된다. 특수상대성이론에 의하면 빠르게 움직이는 물체는 시간이 지연되는데 위성시계와 수신기 시계가 일치하지 않게 되어 오차가 발생하므로 4개 이상의 위성에서 전파를 수신해서 정확한 위치를 파악할 수 있다고 한다. 절기 GPS라는 초정밀 위치정보기술로 실시간으로 시공간 위치파악이 가능해진 현대와 달리 과학문명 이전 시대에 절기는 농경사회에서 필수적인 시간 개념이었다. 24절기는 기원전 고대 중국 주나라 때 황허강 주변 화북지방의 기후 특징을 바탕으로 만들어 졌다고 한다. 이 때 음력은 달의 위치변화를 토대로 만들어졌고, 해의 이동에 따라 결정되는 계절의 변화와 잘 맞지 않았다. 하지만 농경사회로 접어들면서 태양에 의한 기온 변화가 매우 중요해졌기 때문에 태양의 움직임을 예측할 수 있는 방법이 필요했다. 따라서 이러한 문제점을 해결하기 위해서 지구가 태양을 공전하는 기간을 24개로 나누어 24절기를 만들게 되었다. 24절기는 기온이나 계절적 변화를 가늠할 수 있는 매우 중요한 기준이 되었던 것이다. 24절기와 제철음식 24절기는 3가지로 분류할 수 있는데 계절은 춘분, 추분, 하지, 동지, 입춘, 입하, 입추, 입동 더위와 추위는 소서, 대서, 처서, 대한, 강수량은 우수, 곡우, 소설, 대설, 서리와 이슬이 내린다는 백로, 한로, 상강이다. 계절의 변화는 소만, 만종, 경첩, 청명으로 구분하였다. 24절기는 우리가 살고 있는 지구가 태양계 안에서 자전과 공전을 하고 있는 행성이기 때문에 지구와 태양의 위치가 변화의 궤적을 나타내는 규칙성을 이용해서 만들어졌으며 농경사회에서는 인류의 생존을 위해서 필수적인 시공간적 개념이었다. 우리나라는 4계절에 따른 변화가 뚜렷해서 변화하는 절기에 맞는 제철음식을 절식(계절음식)이라고 했다. 가령 봄이 온다는 입춘에는 입춘 절식음식으로 햇나물인 세생체를 먹었다. 춘분에는 온 가족이 모여서 각자 나이만큼 니이떡을 먹었고 그 해 농삿일을 하는 머슴들에게는 머슴떡을 나눠주기도 했다. 서리가 내린다는 상강에는 제철과일과 견과가 들어간 화채나 국화주를 빚거나 국화를 부쳐 먹곤 하였다. 동지 팥죽 과거에 우리 조상들은 일년 중 밤이 가장 긴 날을 동짓날로 정해 동지를 지나야 비로소 나이를 한 살 더 먹게 된다고 하였다. 찹쌀로 만든 새알심이 들어있는 동지 팥죽은 동짓날 먹는 음식으로 잘 알려져 왔다. 가정에서 팥죽을 끓이는 일은 그리 쉽지 않았다. 팥을 불리고 끓이는 조리과정에서 국자로 저어 주기를 잠시라도 소홀히 하면 바닥이 눌러 붙거나 오버쿠킹되기 일쑤였기 때문이다. 이렇듯 어려운 조리과정 때문에 필자가 근무했던 O식품기업에서 즉석 3분레토르트 단팥죽을 개발할 때 찹쌀경단인 새알심 만드는 게 난제였다. 레토르트제품은 미리 살균과정을 거쳐야 하는데 살균하고 난 후에 봉지안에 있어야 할 새알심이 모두 사라져 버린 것이다. 적정 살균조건을 찾지 못해서 살균과정에서 새알심이 모두 녹아버린 것이다. 결국 출시 예정일은 닥아오고 시간에 쫓겨 새알심 대안으로 꿀밤을 선택할 수 밖에 없었다. 그야 말로 '꿩대신 닭(稚代身鷄)'을 택했던 것이었다. 팥의 주성분은 당질, 미네랄류, 비타민이며, 소량의 사포닌이 함유되어 있다. 팥에 함유된 칼륨은 나트륨 배출을 도와 붓기를 빼고, 혈압이 상승하는 것을 억제하는데 효과적이며, 껍질에 들어 있는 안토시아닌과 사포닌은 장을 자극해 변비 예방에 도움을 준다. /연윤열 (재)전남바이오진흥원 식품산업연구센터장

2024-01-17 11:08:43 윤휘종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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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고]우주항공청 출범 환영…넥스트 스텝은 '핵심 첨단엔진' 투자

인카운터경영연구소 김승환 소장(전 평택대학교 교수) 한국형 NASA인 우주항공청이 드디어 첫발을 딛게 됐다. 우주항공청 설치 및 운영에 관한 특별법이 지난 9일 국회 본회의를 통과했다. 이르면 오는 5월 경상남도 사천에 우주항공청이 자리잡게 된다. 주요 20개국(G20) 중 우주 전담 기구가 없는 나라는 대한민국이 유일했다. 그만큼 시작은 늦었지만 우리도 우주시대를 맞이하게 돼 다행스러운 일이 아닐 수 없다. 우주항공청의 출범은 결정됐지만 한시가 급한 상황이다. 지난해 한국형 우주 발사체 누리호 3차 발사에 성공하기는 했지만 아직 갈 길이 멀다. 인도와 중국은 달 착륙에 성공했고 일본은 이번 달 세계 5번째 달 착륙 국가에 도전하는 실정이다. 늦게 출발한 우주시대, 이웃 나라를 따라잡기 위해선 첨단엔진 기술 도입이 해법이다. 첨단엔진 기술은 유·무인기 엔진, 우주산업의 로켓 엔진 등의 근간이 되는 기술이다. 우리나라는 우주 선진국 대비 첨단엔진 국산화율은 40% 수준, 우주 발사체 기술은 60%에 머무르고 있다. 대한민국이 우주 시대를 맞기 위해 첨단엔진에 힘을 쏟아야 하는 이유다. 첨단엔진의 국산화가 이뤄지면 우주 발사체와 인프라가 제대로 구축되고 우주개발 선진국과 같이 인간, 로봇, 위성, 탐사선 등을 우주로 보낼 수 있는 생태계가 마련된다. 우리 정부가 2032년에 달 착륙과 자원 채굴을, 2045년 화성 착륙 계획을 추진하는 데 있어 첨단엔진은 빠질 수 없는 핵심기술이다. 첨단엔진의 독자적 개발 없이 달과 화성에 착륙하겠다는 것은 결국 우주 선진국의 기술에 기대겠다는 말이다. 정치외교적 문제나 기업들 사이의 이해관계로 일부 선진 국가가 독점하고 있는 우주항공 기술 공급을 중단하는 사태는 충분히 벌어질 수 있는 시나리오 중 하나로 우리나라의 우주산업 개발은 그만큼 늦춰질 수밖에 없다. 우주항공 시대 첫발을 내딛은 지금, 우주항공 기업들이 첨단엔진을 개발하도록 지원을 아끼지 말아야한다. 우주항공청이라는 터는 정부가 만들 수 있지만 결국 산업의 성장은 민간 기업들이 해내는 것이기 때문이다. NASA도 본부에서 대형 프로젝트를 설계하고 스페이스X 등 민간에 사업을 맡긴다. 우리나라도 미국의 스페이스X 같은 민간 우주 기업을 육성하는 데 최선을 다해야 한다. 우주기업들이 제대로 된 투자를 통해 첨단엔진을 개발해 내고 한국의 우주산업을 발전시키는 몫을 할 수 있는 판을 깔아줄 때다.

2024-01-16 17:21:27 김승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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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경수 교수의 라이프롱 디자인] (14) 흐르는 것이 물뿐이랴

스무살 시절에 좋아했던 시가 있다. 정희성의 '저문 강에 삽을 씻고'이다. 노래이기도 해서 혼자 흥얼거리기도 했고, 친구들과 술자리에선 목청껏 불러보기도 했다. 허름한 목로주점의 다락방에서 젊은 울분을 그렇게 토해보곤 했다. '흐르는 것이 물뿐이랴/우리가 저와 같아서/강변에 나가 삽을 씻으며/거기 슬픔도 퍼다 버린다.' 이렇게 시는 처음에 물길을 내고, 인생사로 흘러들어간다. 물살이 빠르지도 않고, 그렇다고 잔잔하지만도 않은 것이, 우리가 마치 강물처럼 시간에 따라 살아가기 때문이다. 그저 바라만 보지 않고 우리는 기꺼이 강변으로 나간다. 삽은 노동이고, 고된 생활을 상징하지만 우리는 삽을 씻듯이 인생을 정화하며 내일을 준비할 것이다. 고대 그리스의 철학자인 헤라클레이토스는 강물을 이렇게 말했다. "너는 같은 강물에 두 번 발을 담글 수 없다. 늘 새로운 강물이 너에게 흘러들기 때문이다." 여기에서 강물은 변화하는 환경이다. 흐르는 것은 똑같지만 우리가 강물처럼 흘러갈 것인지, 새로운 강물을 맞아 발을 담글 것인지는 한참 다를 것이다. 한쪽이 순종이라면 다른 한쪽은 도전이다. 한편이 물길을 따라 흘러간다면 다른 한편은 새로운 물길을 내어 길을 만든다. "세계에서 일어나는 변화는 목적의 지배를 받지 않고 단지 우연과 필연으로 변할 따름이다." 논리철학자 버트런드 러셀의 말이다. 이 말이 담겨 있는 '러셀 서양철학사'에서 러셀은 또한 "그들은 세계를 이해하는 일을 실제보다 더 쉽게 생각했지만, 이러한 낙관주의가 없었던들 그들은 감히 시작할 엄두도 내지 못했을 것이다."라고도 했다. 흐르는 강물에 비유하자면 목적지가 정해져 있는 것은 아니다. 폭우가 쏟아져 불어나기도 하고, 가뭄으로 바닥이 드러나기도 한다. 흐르는 것엔 우연적인 사건이 따르고, 이러한 우연이 모여 필연을 만들 것이다. 이렇게 보면 흐르는 것은 물뿐이 아니라 인생의 길이다. 우리가 어떻게 흐름에 맞게 물길을 만들 것인가가 인생을 디자인하는 일이다. 스무살 시절에 서른살을 더하여 쉰살 시절을 겪다 보니 이렇게 말들이 서로 엮여 읽힌다. 흐르는 것이 물뿐이 아니라 인생이라 할 때 필자가 좋아하는 린드만 선생의 말로 이를 정리하고 싶다. "인생은 성장(지속적 변화)이며, 환경은 한 순간도 고정되어 있지 않기 때문에 새로운 상황이 끊임없이 생겨난다. 지성은 이러한 새로운 상황이 요구하는 도전에 늘 직면한다." 덧붙이자면 지성은 학습하는 능력이자 문제를 해결하는 힘이며, 변화하는 환경에 끊임없이 적용하기 위해 지식을 사용하는 것이다. 우리는 능력의 범위와 한계를 발견할 때 자유로워진다. 삶을 있는 그대로 받아들이되, 실현가능하며 감당할 만한 이상을 세워 새로운 도전을 시작한다면 우리는 항상 성장을 거듭할 수 있다. 이것을 이해하기 시작하는 게 평생학습의 첫 단계인 것이다. 그래서 오늘은 강변에 나가 삽을 씻고 싶다. /임경수 건국대학교 글로컬캠퍼스 교수/성인학습지원센터장

2024-01-15 14:25:51 윤휘종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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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소형의 본초 테라피] 일본을 대표하는 장수식품 '낫토'의 특별한 매력

[김소형의 본초 테라피] 일본을 대표하는 장수식품 '낫토'의 특별한 매력 운송 기술의 발달로 해외의 신선하고 몸에 좋은 식재료를 안방에서 편하게 공급받을 수 있어 먹거리에 대한 선택의 폭이 넓어졌다. 낫토(낫또, 納豆)도 그런 식품 중 하나이다. 발효 식품에 몸에 좋다는 사식은 익히 알려져 있다. 우리나라의 경우 한식을 대표하는 김치를 비롯하여 수많은 젓갈과 장 종류 등을 갖고 있어 발효식품 강국이라고 할 수 있다. 낫토는 유사한 제조 방식이라든가 호불호가 명확히 갈린다는 점에서 '일본의 청국장'으로 불리기도 하는데, 청국장보다는 훨씬 향이 덜한 반면 점성이 있는 식감이 거부감을 일으키는 편이다. 낫토는 주재료인 콩의 장점을 고스란히 담고 있다. 한우 등심보다 많은 단백질 함유하고 있으면서도 칼로리는 육류와 비교했을 때 낮은 편이다. 또한 3대 영양소가 골고루 들어 있어 충분히 한 끼 식사로 활용할 수 있으며, 식이섬유가 풍부해 건강관리, 다이어트에 관심이 많은 이들에게 큰 사랑을 받고 있다. 낫토에는 칼륨도 무척 풍부하게 들어 있다. 나트륨 과다 섭취는 뇌졸중이나 심근경색과 같은 뇌혈관, 심혈관 질환의 원인이 되는데 평소 음식을 짜게 먹는 편이라면 칼륨이 풍부한 음식을 충분히 섭취해야 한다. 칼륨은 나트륨을 몸 밖으로 배출시키는 주요 성분이기 때문이다. 낫토를 대표하는 또 하나의 성분은 비타민 K다. 비타민 K는 혈액 응고에 중요한 역할을 하며 골다공증 예방하는 등 뼈 건강을 유지시킨다. 낫토는 모든 식재료 중에서 거의 최고라 할 만큼 비타민 K를 많이 함유하고 있다. 이처럼 단백질, 비타민, 미네랄, 식이섬유 등 다양한 영양소를 골고루 품은 낫토는 성장기 아이들의 뼈와 근육의 발달을 돕는 것은 물론이고 체력이 떨어지고 뼈가 약해지는 중년의 건강 관리에도 좋습니다. 식사 때 반찬처럼 곁들여도 되지만 샐러드나 비빔밥 등에 토핑처럼 곁들여서 가볍게 먹기에도 좋다. 먹으면 포만감을 주는 것은 물론이고 지치고 힘들 때는 기운을 내게 하는 음식이기도 하다.

2024-01-15 05:19:27 최규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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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승호의 시선]50인 미만 중대재해처벌법 시행 유예 셈법

지난 9일 오후 5시를 전후해 경제단체와 정부 관계부처가 합동으로 낸 보도자료가 각각 20여 분의 시차를 두고 기자의 메일로 날아왔다. 12월 임시국회 마지막 날인 이날 국회는 50인 미만 소규모 사업장에 대한 중대재해처벌법 시행 유예 법안을 통과시키지 않았다. 경제6단체는 관련 법안 처리가 무산된 것에 대한 공동성명에서 "안타깝고 참담한 심정을 표한다"고 토로했다. 그러면서 "50인 미만 사업장에 대한 중대재해처벌법 유예는 현실적으로 예방 투자 여력이 부족한 소규모 사업장이 그동안 준비하지 못한 원인을 개선하고, 형사처벌보다 마지막으로 준비할 수 있는 기회를 주자는 것"이라고 호소했다. 경제단체들은 이달 27일부터 50인 미만 사업장에도 적용되는 중대재해처벌법을 2년 더 유예해달라고 지난해부터 줄기차게 요구해왔다. 이번에 국회가 법을 개정해 유예해주면 더 이상 추가 유예를 요구하지 않겠다며 배수진도 쳤다. 경제단체가 집단으로 호소하던 날 정부도 관계부처합동으로 배포한 자료에서 "현장의 절박한 호소를 충분히 고려해 법 전면시행 전까지 적극적인 개정안 논의 및 신속한 입법 처리를 간곡히 요청드린다"면서 국회에 공을 던졌다. '관계부처'에는 기획재정부, 고용노동부, 중소벤처기업부, 산업통상자원부, 국토교통부가 모두 이름을 올렸다. 최상목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도 지난 11일 중소기업중앙회와 간담 자리에서 "중대재해처벌법 50인 미만 기업 적용과 관련해 국회는 현장의 절박한 호소를 고려해 신속한 입법 처리를 간곡히 요청드린다"며 정부 입장을 다시 한번 밝혔다. 정부와 경제계가 모처럼 같은 목소리를 내는 것도 참 드문 일이다. 정부는 시행 유예를 전제로 지난달 말 '중대재해 취약분야 기업 지원대책'을 내놓았다. 84만 곳에 가까운 50인 미만 기업을 대상으로 향후 2년간 안전보건관리체계 구축을 지원한다는게 골자다. 중대재해처벌법은 지난 2022년 1월27일부터 시행했다. 2년 후인 이달 27일부터는 50인 미만 사업장까지 전면적으로 시행할 예정이다. 지난 2년간의 시간 동안 시행 준비를 충분하게 하지 못한 50인 미만 기업들과 이를 그대로 방치한 정부는 입이 있어도 할말이 없다. 국회가 혹여 시행일에 앞서 극적으로 '2년 유예'를 결정하더라도 경제계는 당연히 더 이상 추가 유예를 요구해선 안된다. 명분도 없다. 일부에선 2년간 보낸 허송세월을 놓고 추가 2년도 다르지 말란 법은 없다며 유예를 우려하고 있다. 산업 현장의 안전은 무엇과도 바꿀 수 없다. 사람은 도구가 아니다. 중대재해처벌이 시행된 지난 2년 동안에도 안타까운 사고는 곳곳에서 일어났다. 사장님은 종원업에게 책임을 돌린다. 종업원은 사장님 책임이라고 말한다. 중대재해처벌법 시행 유예를 놓고 줄다리기를 하는 이 순간에도 산업현장에선 사람의 목숨이 왔다갔다하고 있다. 유예 여부는 국회가 임시국회를 열어 다시 판단할 일이다. 개별 주체들은 남아 있는 또는 남게 될 시간 동안 해야 할 책임과 임무가 무엇인지 신랄하게 고민하고 행동해야한다.

2024-01-14 11:33:59 김승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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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지희 변호사의 손에 잡히는 法] 중대재해처벌법위반과 산업안전보건법위반은 상상적 경합관계

2022년 1월27일 중대재해처벌법이 시행된 이후, 2024년 1월 현재 중대재해처벌법위반으로 실형1건을 비롯해 11건의 판결이 선고됐다. 그 중 실형이 선고됐던 중대재해처벌법위반죄 두번째 사건(이하 '제2호' 사건)의 대법원 판결(2023도12316)이 2023년 12월28일 선고되어 중대재해처벌법 시행 이후 최초의 대법원 판결이 나왔다. 제2호 사건은 한 제강회사의 하도급업체 근로자가 방열판 보수작업을 수행하던 중, 방열판을 들어올리는 과정에서 심하게 손상된 섬유벨트를 표면이 날카로운 방열판 고리에 직접 연결해 크레인으로 들어올리다가 섬유벨트가 끊어져 1224Kg에 달하는 방열판이 낙하하면서 발생했다. 피고인은 2007년경부터 현재까지 위 제강회사의 경영책임자 겸 안전보건총괄책임자로 재직해 왔는데, 2011년부터 2021년까지 산업안전보건법 위반으로 적발되어 3회 벌금형을 받은 동종전과 전력이 있었다. 또 2021년 10월경 산업안전보건법위반죄로 기소돼 1심 재판을 받는 도중에 중대재해처벌법이 시행됐음에도, 경영책임자로서 안전보건확보의무를 제대로 이행하지 않아 재차 이 사건 중대산업재해가 발생했다는 이유로 실형을 선고받았다. 이 사건은 중대재해처벌법위반죄에 대한 첫 실형 선고 판결이 그대로 확정됐다는 것만으로도 파급 효과가 크지만, 증대재해처벌법위반죄와 산업안전보건법위반죄 사이의 죄수관계를 명확히 밝힌 첫 판결로도 의미가 있다. 동시에 여러 죄가 성립될 때 각 죄가 실체적 경합관계인지, 상상적 경합관계인지가 문제되는데, 이 사건의 피고인은 대표이사이자 안전보건총괄책임자로 중대재해처벌법위반죄와 산업안전보건법위반죄 및 업무상과실치사죄가 모두 해당돼 죄수 문제가 발생했다. 실체적 경합관계는 말 그대로 수개의 죄를 저지른 것으로(형법 제37조) 가장 중한 죄의 법정형의 장기(長期)나, 다액(多額)에 그 2분의 1까지 가중처벌된다(형법 제38조). 즉 실체적 경합관계는 여러 개의 죄를 저지른 것으로 인정돼 가중 처벌되는 것이다. 반면, 상상적 경합관계는 한 개의 행위가 여러 개의 죄에 해당하는 경우로, 여기에서 한 개의 행위는 법적 평가를 떠나 사회관념상 행위가 사물자연의 상태로서 한 개로 평가되는 것을 의미한다(대법원 1987 .2 .24. 선고86도2731판결, 대법원 2017 .9 .21. 선고 2017도11687 판결 등 참조). 이때는 해당되는 여러 개의 죄 중 가장 무거운 죄에 대해 정한 형으로 처벌한다(형법 제40조). 검찰은 중대재해처벌법위반죄와 산업안전보건법위반죄 및 업무상과실치사죄를 실체적 경합관계로 기소했다. 반면, 대법원은 상상적 경합 관계에 있다고 판단했다. 궁극적으로 사람의 생명·신체의 보전을 그 보호법익으로 한다는 공통점이 있고, 이는 사람의 생명·신체의 보전을 보호법익으로 하는 형법상 업무상과실치사상죄도 마찬가지라고 봤다. 앞으로 50명 미만 사업장에도 중대재해처벌법이 적용되면, 중대재해처벌법의 책임주체와 산업안전보건법의 책임주체가 동일한 사건이 더욱 많아질 것으로 보인다. 그래서 중대재해처벌법위반죄와 산업안전보건법위반죄의 죄수관계를 명확히 밝힌 이 판결이 시사하는 의미가 크다.

2024-01-14 11:29:56 신하은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