패션업계 '콜라보레이션'...브랜딩 넘어 예술·문화 만든다
오르세 미술관·뉴욕 현대 미술관 등 작품 담아내 브랜드 가치 올리고 신진 디자이너 발굴부터 한글 프로젝트까지 영역 한계 없어 마케팅의 한 부분에서 콜라보레이션은 지명도가 높은 둘 이상의 브랜드가 손잡고 새로운 브랜드를 만들거나 소비자를 공략하는 기법을 말한다. 브랜드가 서로 협력해 새로운 제품을 만들어 내고 업종의 경계를 뛰어넘어 어울리지 않을 것 같은 브랜드 간의 만남을 통해 새로운 시장과 소비문화를 창출해 내는 것이다. 패션 업계에서는 디자이너 간의 공동작업을 일컫는 말로 주로 쓰였다. 콜라보레이션은 오랫동안 쌓아 놓은 고정적인 브랜드 이미지에서 벗어나 새로운 가치를 더한 이색적인 디자인을 선보일 수 있는 장점이 있다. 한정판으로 제작되는 특성 상 소비자들의 소유심리와 소비욕구를 자극해 단기적인 매출 효과도 기대할 수 있다. 각기 다른 브랜드 매니아 층에게 브랜드를 자연스럽게 소개할 수 있어 충성도 높은 고객을 비교적 쉽게 얻을 수 있다는 점도 매력이라고 업계 관계자는 귀띔했다. 이에 따라 패션업계는 아티스트와 디자이너 간의 콜라보레이션뿐만 아니라 브랜드 간, 업종 간, 산업 간 등 경계를 두지 않고 예술적인 감각을 더한 제품을 활발히 출시하고 있다. 최근에는 제품 출시와 매출 증대의 목적을 벗어나 의미있는 활동에 가치를 둔 작업도 있어 눈에 띈다. ◆패션에 예술을 입히다 루이까또즈는 오르세 미술관전 공식 후원과 함께 프랑스 인상파 화가 앙리 에드몽 크로스와 앙리 루소의 회화 작품을 그대로 옮겨놓은 듯한 리미티드 에디션 오르세 라인(Orsay Line)을 최근 선보였다. 오르세 라인 듀엣백은 '요정들의 추방', '뱀을 부리는 주술사' 회화에서 영감을 받은 생동감 넘치는 디자인이 특징이다. 르누아르와 앙리 루소, 샤를빅토르 기유 작품을 담은 스카프는 회화의 예술성과 이 브랜드의 고급스러운 감성이 결합된 독특한 디자인으로 시선을 사로잡는다. 10년 전부터 다양한 방면으로 협업을 진행해온 콜라보레이션 계의 강자 유니클로는 최근 '패션과 아트가 만나는 곳'을 콘셉트로 탄생한 서프라이즈 뉴욕(SPRZ NY) 프로젝트 컬렉션을 선뵀다. 지난 4월 초 세계 최고 수준의 근현대 미술 컬렉션을 자랑하는 뉴욕 현대 미술관과 함께 한 대규모 협업 프로젝트였으며 세계적인 아티스트 8인의 예술 작품과 패션을 접목시켜 좋은 평가를 받았다. ◆협업 트라이앵글 '방송·디자이너·소비자', 즉각적인 반응이 묘미 신진 디자이너들의 새로운 활로가 되고 있는 홈쇼핑 방송이나 각종 서바이벌 방송 프로그램도 콜라보레이션의 대상에서 벗어날 수 없다. CJ오쇼핑과 온스타일의 패션 서바이벌 리얼리티 프로그램 '솔드아웃' 시즌 2의 흥미로운 콜라보레이션이 완판을 기록하는 등 소비자들의 이목을 끌고 있다. 독일 명품 브랜드 MCM은 스토리온 채널의 아티스트 서바이벌 프로그램 '아트스타 코리아'와의 콜라보레이션을 통해 패션과 아트의 새로운 결합을 시도하면서 업계의 주목을 받고 있다. ◆작은 움직임, 변화의 태동 '콜라보레이션' 최근 국내 아티스트와의 협업을 통해 한글 티셔츠 한정판을 출시하며 의미있는 프로젝트를 진행 중인 베이직하우스의 입는 한글 프로젝트가 눈길을 끈다. '한글이 콘텐츠로 활발하게 소비되고 있는가'라는 의문에서 시작한 이 프로젝트는 주로 '관'의 주도로 진행됐던 사업이 시대의 요구와 필요에 대응하지 못했다는 판단에 따라 전개하게 됐다고 브랜드 관계자는 말했다. 이 프로젝트는 지난 2013년 12월부터 기획됐다. 섭외 과정 한달, 디자인 과정에 한달정도 소요됐다. 100개의 모든 티셔츠를 '데칼 실크 스크린 랩(실크 스크린 연구회)'의 이종이 대표가 직접 수작업해 제작 과정은 20일 정도 걸렸다. 회사에서 지금 판매하고 있는 13인의 입는 한글 정상 판매용 티셔츠는 동대문 디자인 플라자(DDP)에서 진행한 '입는 한글' 전시회에서 뽑은 작품들이다. 라이프스타일 연구집단인 '십년 후 연구소'와 함께 작가들을 모집했고 이번 입는한글 프로젝트를 계기로 한글발전소 창립 모금을 진행할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