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企 4000여곳 등친 한국기업복지 검찰 조사 받나
한때 내부人 복지사 70여명, 서울동부지검에 회사 고소 고소장서 대표등 세금탈세·사기죄·명예훼손죄등 '지목' 청와대 국민청원에도 내용…피해자들 온라인 모임 생겨 검·경 조사에 다수 피해자 압박도, '사기행각' 여부 어떻게 스타트업, 소기업, 중소기업 등 4000여 곳이 넘는 기업들에게 대기업 수준의 복지서비스를 제공한다는 명분으로 수년간 돈을 받은 후 올해 초부터 아예 서비스를 중단한 한국기업복지와 이 회사 이모 대표 등이 경찰 조사에 이어 검찰 조사까지 받을 전망이다. <본지 2020년 4월14일 '공공기관인듯 아닌듯… 중소기업복지지원단의 이상한 복지 서비스' 보도 참조> 한국기업복지는 한국기업복지협회라는 임의단체를 만들고, 이 단체 부설로 중소기업복지지원단을 꾸려 수년간 중소기업들을 대상으로 '토닥토닥 e복지'(e복지) 플랫폼을 운영해 온 회사다. 특히 '중소기업복지원단'이라는 명칭 때문에 적지 않은 기업들이 공공기관으로 잘못알고 선뜻 돈을 낸 것으로 알려졌다. 또 한국기업복지와 이모 대표의 행각에 대한 내용은 지난 4월29일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사진)에도 올라와 현재 청원이 진행중이다. 청원자는 글에서 한국기업복지와 이모 대표 등이 전국적인 복지지원사업을 빙자해 250억원(추정) 이상의 사기·세금탈세·자격법위반·공공기관 사칭 등의 행위를 일삼아 철저한 조사와 강력한 처벌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검·경의 조사와 함께 피해자들이 온라인 카페를 만들어 발빠르게 움직이고 있는 가운데 한국기업복지는 최근 본사를 서울 성동구 성수동에서 강서구 염창동으로 이전한 것으로 파악됐다. ◆"우리도 피해…" 소속 복지사 70여명 검찰에 고소장 11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한국기업복지에 소속돼 기업들을 대상으로 회원가입 유치 활동을 했던 기업복지지도사 70여 명은 최근 서울동부지방검찰청에 한국기업복지 이모 대표를 세금탈세 및 자격기본법 위반 및 사기죄, 명예훼손죄로 고소했다. 고소장에 따르면 이 대표는 한국기업복지협회를 통해 인력을 모집한 뒤 일정 금액을 내고 교육을 수료한 이들에게 '기업복지지도사 1급'(사진) 자격을 줬다. 이 과정에서 관련 자격증을 산업인력관리공단 등록 공인자격 또는 국가등록정식자격증이라고 사칭했다. 게다가 자격증을 발급하는 과정에서 수료비 명목과 함께 지원팀장, 사업부장, 사업이사 등 직급에 따라 적게는 수 백만원에서 많게는 수 천만원씩을 받아 챙겼다. 이렇게 기업복지지도사 자격을 취득해 전국에서 활동했던 인원들만 약 300명에 달했던 것으로 전해졌다. 중소기업복지지원단에서 사업부장을 맡았던 한 관계자는 "2016년 11월 당시 활동 초기에 44만원을 회사에 내고, 2018년 4월에는 사업부장 자리를 주겠다고 해 다시 3998만원을 한국기업복지측에 입금했다"면서 "하지만 이후 회사의 제안까지 수락해 사업 유형을 바꿔가며 2곳의 지역구를 담당해 (영업)활동을 했지만 이후 (약속대로)이뤄진 것은 하나도 없었다"고 토로했다. 피해를 입은 기업복지지도사들은 현재 네이버에 '토닥토닥 e-복지사' 카페를 열어 공동 대응을 모색하고 있다. ◆유료회원만 4200개社 추정, 입점업체도 일부 돈 못받아 한국기업복지는 이들 기업복지지도사를 전면에 내세워 그동안 유치한 유료 회원기업만 4200여 곳, 가입인원은 약 6만명에 달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경남에 있는 한 중소기업 대표는 "회사 직원들이 올초부터 관련 서비스가 잘 되지 않는것 같다고 해 (제공자측에)확인하려고 수 없이 전화를 해도 연락을 할 수가 없었다"면서 "그러다 인터넷에서 관련 기사를 보고나서야 서비스가 문제가 있다는 것을 알게 됐다. '중소기업복지지원단'이름만 보면 공공기관인줄 알았지, 사기업이었다면 선뜻 가입하지 않았을 것"이라고 전했다. 그러면서 "사정이 여의치 않은 중소기업들이 선한 마음을 갖고 이처럼 외부의 힘을 빌려서라도 직원들에게 복지서비스를 제공하기 위해 돈을 냈는데 결과가 이렇게 돼 안타깝다"고 덧붙였다. 한국기업복지는 중소기업복지지원단을 통해 'e복지 플랫폼'에 가입한 기업들에게 시스템구축비 명목으로 1곳당 70만원과 가입자 1명당 20만원(1년)씩을 받았다. 이들 유료 회원에게는 정기적으로 간식박스를 배달하고, 개인에겐 선택에 따라 의료검진, 펜션호텔, 워터파크, 쇼핑몰, 복지몰 등을 활용할 수 있도록 서비스를 제공하는 것이 골자였다. 하지만 회원들에게 약속한 만큼의 서비스를 하지 못하다 결국 중단됐고, 그 과정에서 입점 서비스 기업들에게 줄 돈도 제대로 주지 않은 것이다. 지난 4월 말 결성된 네이버의 또다른 카페인 '토닥토닥 e복지 피해자들 모임'에도 회원에 가입했다 피해를 입은 기업 뿐만 아니라 쇼핑몰 입점 업체 등이 하나 둘씩 모이고 있는 모습이다. 한국기업복지에서 일했던 한 내부자는 "건강검진 서비스를 제공하던 병·의원이나 쿠폰을 발급하던 회사 등 적지 않은 입점기업들도 법적 대응을 준비하고 있는 것으로 알고 있다"고 전했다. 지난해 8월 유료회원으로 가입했던 한 중소기업 관계자는 "회사가 낸 가입금만 1000만원이 넘는다"면서 "일부는 초기에 건강검진도 받고 쇼핑몰도 이용했지만 파악해보니 700만원 어치 정도는 혜택을 받지 못했다. 경찰에 신고를 해야할지, 피해자들을 찾아 함께 소송을 해야할지 잘 모르겠다"고 토로했다. ◆유사단체 만들어 사업에 적극 활용도 한국기업복지와 이 대표는 관련 사업을 확장하는 과정에서 유·무형의 임의단체를 다양하게 만들기도 했다. 가입 기업들이 공공기관으로 혼동한 중소기업복지지원단 뿐만 아니라 한국기업복지협회, 한국기업복지지도사협회, ㈜한국동반성장, 한국동반성장위원회, 노사동반성장협회 등이 대표적이다. '동반성장'이란 단어가 들어간 이들 단체는 정부가 대·중소기업 동반성장을 위해 2010년 출범한 동반성장위원회와는 전혀 다르다. 또 사업 초기엔 고용노동부(재직자근로카드)와 고용부 인가 사단법인인 혁신리더협회(수행기관), 산업인력공단(워크샵지원), 근로복지공단(공동근로복지기금) 등 중앙정부, 공공기관 이름을 사업소개서(사진) 등 곳곳에서 들먹이기도 했다. 이때문에 관련 민원을 접수한 고용부는 지난해 말 자신들이 인가를 내준 혁신리더협회에 대한 감사를 벌이기도 했다. 혐의를 받고 있는 한국기업복지 이모 대표는 "정상적인 상담활동을 해 달라고 복지지도사들에게 간곡하게 부탁을 했지만 지도사들이 다니면서 고용부 이름을 팔고다녀 민원이 발생했다"고 해명했다. 이에 대해 복수의 관계자들은 "한국기업복지가 복지사를 양성하는 과정에서 언급하고, 또 배포한 자료엔 고용부 등 정부로부터 일부 예산을 지원받아 사업을 하기 때문에 믿을 수 있다는 내용이 수 없이 포함돼 있다"며 "이 대표의 말은 모두 거짓"이라고 반박했다. 나이스신용평가에 따르면 한국기업복지는 2016년 당시 3억원이던 매출이 이듬해 6억원으로 늘더니 2018년엔 24억원까지 증가했고, 지난해엔 121억원의 매출을 기록했다. 이날 현재도 중소기업복지지원단 전화는 "담당자와 전화연결중이니 잠시만 기다려주십시오"라는 안내음성만 들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