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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I야, 우리 밀키트 추천해 줘"… 식품업계, 인간 아닌 'AI' 유혹

소비자가 마트 매대를 직접 보며 브랜드를 고르거나, 포털 창에 맛집을 검색하던 시대가 저물고 있다. 식품·외식업계의 마케팅 대상이 인간 소비자에서 'AI 알고리즘'으로 급격히 이동하고 있어서다. 이른바 'B2AI(Business to AI)' 전략이 식품업계의 새로운 생존 방정식으로 떠올랐다. 그동안 식품 기업들의 지상 과제는 대형마트의 '골든 존(소비자 눈높이에 맞는 매대)'을 선점하거나, TV 광고 및 SNS 인플루언서를 통해 소비자에게 시각적 자극을 주는 것이었다. 그러나 AI가 소비자의 구매를 대행하는 비중이 늘어나면서 외형적 마케팅의 위력은 감소하고 있다. AI 추천 영역에서는 패키지나 감성 카피보다 정형화된 데이터가 더 중요한 기준이 되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국내 주요 식품 대기업들은 자사 제품의 영양 성분, 칼로리, 원재료, 알레르기 유발 물질 등의 데이터를 AI가 가장 완벽하게 긁어갈 수 있는 형태로 재구조화하는 작업에 착수했다. 과거의 검색엔진 최적화(SEO)를 넘어선 'AI 엔진 최적화(AIEO: AI Engine Optimization)' 고도화다. 대표적으로 CJ제일제당은 공식몰 'CJ더마켓'을 통해 지난해부터 생성형 AI 기술 기반의 대화형 자연어 검색 서비스 'Fai(파이)'를 선보였다. 상품명을 정확히 알아야 하는 기존 '목적형 구매' 검색의 한계를 깨고 AI가 고객의 모호한 질문 속 의도를 파악해 제품을 골라주는 시스템이다. 소비자가 "오늘 저녁 뭐 먹지?"라거나 "고단백이면서 저칼로리인 간편식은 없을까?"라고 물으면 AI가 수많은 제품의 영양성분, 알레르기 유발 물질, 원재료 함량 데이터를 즉시 분석해 맞춤형 상품을 제안한다. 구매 후기와 검색 패턴 등 사용자 데이터를 AI가 스스로 학습해 캠핑, 홈파티 등 특정 상황(T.P.O)에 맞는 최적의 식품 조합을 역으로 큐레이션해 주기도 한다. 풀무원헬스케어 역시 헬스케어 플랫폼 '디자인밀' 모바일 앱을 전면 개편하고, AI 기반의 '개인 맞춤형 토탈케어 서비스'를 전면에 내세웠다. 기존의 단순 식단 구독 서비스를 넘어 AI가 고객의 식습관 데이터를 분석해 영양 진단부터 식단 추천, 섭취 후 관리까지 이어지는 촘촘한 통합 알고리즘을 구축했다. 매일 아침 AI가 전날 섭취한 데이터를 분석해 부족하거나 과다한 영양소를 짚어주는 '데일리 영양 리포트'를 배달하며, 음식 사진을 촬영하거나 음성으로 메뉴를 말하기만 하면 AI가 자동으로 식단을 기록하고 영양소를 분석하는 기술도 도입했다. 회사는 전문적인 영양 설계 노하우와 고도화된 데이터 분석 기술을 결합해 라이프스타일 파트너로 자리매김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이처럼 기업들이 AIEO에 속도를 낼 수 있는 바탕에는 정부 기관의 방대한 공공 데이터 인프라가 자리 잡고 있다. 최근 농촌진흥청은 국민 식생활 변화와 식품산업 현장 수요를 반영해 식품 3366점에 대한 영양성분 정보 30만 4853건을 담은 '국가표준식품성분 데이터베이스(DB) 10.4'를 공개했다. 1970년 초판 발간 이후 5년마다 개정되던 식품성분표는 2019년부터 매년 데이터베이스 형태로 갱신되며 고도화되고 있다. 이 데이터베이스는 질병관리청의 국민건강영양조사나 학교급식시스템 등 공공 영역뿐만 아니라, 식품업체의 제품 개발, 영양표시 관리, 그리고 AI 기반의 맞춤형 식단 설계 등 식품산업 전반의 '기준점'으로 쓰이고 있다. 민간의 AI 알고리즘이 오차 없이 구동될 수 있도록 정부가 정밀한 '데이터 나침반'을 제공하고 있는 셈이다. B2AI 마케팅의 성공은 단순히 데이터 입력에 그치지 않는다. AI 알고리즘은 아무리 영양 성분이 훌륭한 제품이라도 '품절'이 잦거나 '배송 예측 시간'이 맞지 않으면 추천 순위에서 사정없이 배제한다. 결국 전방의 AI 마케팅을 뒷받침하기 위해선 후방 밸류체인(물류·유통)의 전면적인 AI화가 필수적이다. 최근 유통·외식업계가 AI 기반의 수요 예측 및 스마트 물류 시스템 도입에 천문학적인 액수를 투자하는 이유가 여기 있다. 농산물 작황과 기상 흐름을 AI로 분석해 원자재 가격 변동에 선제 대응하는 것은 물론, 요일별, 날씨별 주문량을 예측해 식자재 발주를 자동화함으로써 '품절 제로'와 '잔반 최소화'를 동시에 꾀한다. 한 식품업계 관계자는 "이제는 제품 패키지를 예쁘게 만드는 것보다 소비자가 AI에게 질문했을 때 우리 제품이 가장 먼저 매칭되도록 미세한 영양 성분 데이터를 표준화하고 태깅(Tagging)하는 작업이 훨씬 중요해졌다"고 말했다. 일각에서는 초개인화된 AI 식생활이 가져올 편리함을 환영하면서도 독점에 따른 부작용을 경고한다. 소비자가 AI의 추천에 전적으로 의존하게 될 경우 자본력으로 AI 알고리즘 최적화를 끝낸 몇몇 대기업의 제품만 시장을 독점할 수 있다는 것이다. 자본력이 부족한 중소 식품업체나 골목상권의 밀키트 전문점은 AI의 선택지에서 아예 지워질 위험이 크다. 또 데이터에 기반한 효율성만 추구하다 보면 식문화의 다양성이 훼손될 수 있다는 지적도 있다. /신원선기자 tree6834@metroseoul.co.kr

2026-05-18 15:22:11 신원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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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적은 사상 최대, 주가는 급락…증권주 조정은 매수 기회 VS 과열

국내 주요 증권사들이 올해 1분기 사상 최대 실적을 기록했지만 주가는 오히려 급락했다. 시장에서는 최근 조정을 두고 "실적 대비 저평가 구간"이라는 평가와 "증시 변동성에 가장 취약한 업종"이라는 경계론이 동시에 나오고 있다. 18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국내 10대 증권사(미래에셋·한국·키움·NH·삼성·KB·신한·메리츠·대신·하나증권)의 1분기 합산 순이익은 4조3323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114% 증가했다. 미래에셋증권은 1조19억원의 순이익을 기록하며 업계 최초로 분기 순이익 1조원을 돌파했다. 한국투자증권은 7847억원, 키움증권은 4774억원, NH투자증권은 4757억원, 삼성증권은 4509억원의 순이익을 올리며 나란히 역대 최대 수준의 실적을 냈다. '팔천피(코스피 8000 포인트)'라는 역사적인 기록을 동반한 증시 활황이 실적을 이끌었다. 코스피 상승으로 거래대금이 급증하면서 위탁매매 수수료 수익이 크게 늘었고, 신용거래융자 잔고가 36조원에 육박하면서 이자수익도 증가했다. 5월 코스피 일평균 거래대금은 52조원을 넘어 1분기 평균을 크게 웃돌고 있어 2분기에도 호실적이 이어질 것이라는 전망이 우세하다. 그럼에도 주가는 실적과 반대로 움직였다. 코스피가 장중 8000선을 돌파한 직후 급락하면서 KRX 증권업종지수는 지난 6일 고점 대비 약 18% 하락을 기록했다. 증권주는 대표적인 고베타 업종(High-Beta)으로 꼽힌다. 거래대금 증가와 증시 호황의 수혜를 가장 직접적으로 받지만, 시장이 흔들릴 때는 차익실현 매물도 가장 먼저 쏟아진다. 실적이 좋아도 코스피 방향성에 따라 주가가 크게 출렁일 수 있다는 의미다. 다만 최근에는 증권사들의 이익 구조가 과거보다 훨씬 다양해지면서 이러한 변동성을 일부 흡수할 수 있는 기반이 마련되고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과거에는 위탁매매 수수료 의존도가 높았지만, 최근에는 자산관리(WM), 투자은행(IB), 세일즈앤드트레이딩(S&T), 종합금융투자계좌(IMA) 등으로 사업 영역을 넓히며 안정적인 수익원을 확보하고 있다. 해외 사업 역시 새로운 성장축으로 자리 잡고 있다.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지난해 말 기준 국내 16개 증권사는 15개국에서 93개의 해외점포를 운영하고 있다. 해외 현지법인의 지난해 순이익은 6540억원으로 전년 대비 67.8% 증가했다. 시장 환경도 우호적이다. 고객예탁금은 지난 12일 기준 137조4174억원으로 사상 최고치를 기록하며 풍부한 대기 자금을 보여줬다. 외국인통합계좌 서비스 도입도 국내 증시 접근성을 높여 거래 활성화에 기여할 것으로 기대된다. 삼성증권은 미국 인터랙티브 브로커스와 손잡고 '외국인통합계좌' 서비스를 제공해 해외 투자자가 국내 계좌 없이 한국 주식을 거래할 수 있는 서비스를 선보였고, 미래에셋·NH·KB·신한투자증권 등도 관련 서비스 출시를 준비 중이다. 증권가는 이 같은 구조 변화가 향후 실적 개선으로 이어질 것으로 보고 있다. 정태준 미래에셋증권 연구원은 최근 증권업종 투자의견을 '비중확대'로 상향하며 거래대금 증가와 신용공여 확대가 순수수료이익과 이자손익을 동시에 끌어올릴 것으로 전망했다. 여기에 단일종목 레버리지 ETF(오는 27일 출시)와 국민성장펀드 등 신규 투자 상품이 잇따라 도입될 예정이어서 거래대금 확대 가능성은 더욱 커지고 있다. 고연수 하나증권 연구원은 "주가가 오르고 거래가 늘어날수록 증권사가 가장 직접적인 수혜를 본다"며 "주식 중개 수수료뿐 아니라 자체 운용 수익도 함께 증가할 수 있어 증권주의 추가 상승 여력이 충분하다"고 말했다.

2026-05-18 15:17:06 허정윤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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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정위, 쿠팡·CJ 등 5대 택배사 ‘갑질 특약’에 철퇴…과징금 30억 부과

9186건 하도급 계약 전수조사…부당 특약·늑장 계약 관행에 제동 국내 택배시장 점유율 90% 이상을 차지하는 5대 대형 택배업체들이 하도급 계약 과정에서 안전사고 책임을 영업점에 떠넘기는 등 부당한 특약을 맺고 계약서를 제때 발급하지 않는 '갑질 관행'을 일삼다 규제당국에 적발돼 제재를 받는다. 공정거래위원회는 쿠팡로지스틱스서비스(쿠팡), 씨제이대한통운(CJ), 롯데글로벌로지스(롯데), 한진, 로젠 등 5개 택배사업자가 영업점 및 터미널 운영사업자 등 수급사업자에게 용역을 위탁하면서 부당한 특약을 설정하고 계약 서면을 미발급한 행위에 대해 시정명령과 함께 과징금 총 30억 7800만 원을 부과하기로 결정했다고 18일 밝혔다. 업체별 과징금은 쿠팡 7억 5900만 원, 한진 6억 9600만 원, 롯데 6억 3300만 원, CJ 6억 1200만 원, 로젠 3억 7800만 원 순이다. 국내 택배시장은 온라인 쇼핑 일상화와 퀵커머스 시장의 가파른 성장으로 2023년 이후 1인당 연간 택배 이용건수가 100건을 돌파하는 등 급성장했다. 그러나 이 같은 경쟁 속에서 대형 택배사들은 안전사고나 물품 훼손에 따른 배상책임을 영업점에 전가하고, 기준이 모호한 계약 위반을 이유로 소명 기회 없이 즉시 계약을 해지할 수 있는 특약을 설정해 영업점과 택배 종사자들을 압박해 온 것으로 드러났다. 이번 조사는 지난해 8월 불공정 하도급거래 관행이 택배 종사자들의 온열질환과 안전사고를 초래한다는 비판에 따라 공정위, 고용노동부, 국토교통부가 합동으로 작업 현장을 불시 점검하면서 시작됐다. 공정위는 총 9186건의 계약현황을 전수 조사했다. 공정위 조사 결과, 이들 5개사는 다양한 형태로 영업점의 이익을 침해하는 부당 특약을 맺어온 것으로 확인됐다. 적발된 주요 유형은 ▲안전사고 발생 시 민·형사상 책임 일체 전가 ▲행정처분·고소에 따른 변호사 비용 및 벌금 대납 분담 ▲노동쟁의(파업)에 따른 손해배상 책임 전가 ▲부동산 담보 설정비용 전액 부담 ▲계약 위반 시 소명 기회나 최고 절차 없는 즉시 계약해지 조항 등이다. 특히 택배사들은 하도급법상 의무인 계약 서면 발급도 제대로 지키지 않았다. 총 2055건의 계약에서 용역 수행이 시작될 때까지 계약서를 발급하지 않았으며, 최장 761일이 지난 후에야 뒤늦게 발급한 사례도 있었다. 심의 과정에서 택배사들은 "서면을 적시에 발급하지는 않았지만 뒤늦게라도 발급이 되었다"고 주장했다. 그러나 공정위는 "서면을 발급받지 못하거나 지연 발급받은 수급사업자와 관련 계약 건수가 상당하고, 사업자들 대부분이 상호출자제한기업집단 소속회사로서 하도급거래질서에 미치는 파급효과가 크므로 위법성이 경미하지 않다"고 판단했다. 이번 조치에 따라 5개 택배사들은 부당 특약 전면 수정에 들어갔으며, 계약서 미발급 관행을 구조적으로 개선하기 위해 새로운 계약체결시스템을 도입하는 등 준법 경영을 강화하기로 했다. 공정위 관계자는 "택배사업자들이 단기간에 사업 규모를 키워온 것과는 달리 수급사업자와의 공정한 계약 체결 관행 정착에는 소홀해 종사자들의 안전에 대한 투자와 책임에는 미흡했다"며 "앞으로도 국민 실생활과 밀접한 분야를 중심으로 부당특약 설정 등 불공정 하도급거래 관행을 지속적으로 점검해 법 위반 확인 시 엄중 제재하겠다"고 밝혔다. /한용수기자 hys@metroseoul.co.kr

2026-05-18 15:16:02 한용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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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장] "원전이 밀고 양수가 받친다"…에너지 안보의 심장부, 신한울에서 예천까지

신한울 3·4호기 건설 박차, 2033~34년 완공 송전망 증설 없이 전기생산하는 수상태양광 양수발전, '블랙아웃'에도 전력망 불쏘시개 역할 【울진·안동·예천=한용수 기자】정부세종청사에서 버스로 3시간 30분을 달려 도착한 울진의 봄 바다는 잔잔했지만, 원전 마을은 분주했다. 한울 1~6호기와 신한울 1·2호기가 쉼 없이 돌고, 신한울 3·4호기 건설 인력과 계획예방정비 중인 한울 5호기 인력까지 몰려들며 마을 전체가 거대한 에너지를 뿜어낸다. 인공지능(AI)과 데이터센터 산업의 폭발적인 팽창으로 전력 수요가 급증하는 시대, 울진 신한울 원전과 안동 임하댐 수상태양광발전소, 예천 양수발전소 등 한국수력원자력이 운영하는 대한민국 에너지 안보의 핵심 기지를 둘러봤다. ◆ 철근 10만 톤의 요새, 서울 전력 18% 책임지는 신한울 원전 국가 보안시설인 신한울 원전의 출입 절차는 까다롭다. 사전에 인적사항을 제출해 허가를 받았음에도 삼엄한 경계 속 신분 확인을 거쳐야 했다. 시선을 압도하는 돔 구조의 원자로건물은 높이만 76.66m로 아파트 27층 높이에 달한다. 내부 기압을 외부보다 낮게 유지해, 혹여 문제가 생기더라도 방사성 물질이 밖으로 새 나가지 못하고 외부 공기가 안으로만 빨려 들어가게 설계됐다. 신한울 1·2호기에 들어간 철근만 10만 3000톤으로 63빌딩 건설 소요량의 약 13배다. 외벽 두께는 122cm, 주증기배관 등은 두께가 195cm에 달한다. 27톤짜리 팬텀 전투기가 시속 800km로 충돌해도 고작 5cm 정도 손상되는 수준의 요새다. 신한울 1호기는 1400MW(메가와트)급 신형경수로인 'APR1400' 노형이다. 운영허가기간을 기존 40년에서 60년으로 늘렸고, 내진성능은 대폭 강화해 UAE에 수출된 모델과 같다. 터빈룸에서는 290℃의 고온·고압 증기가 고압터빈(HP)을 돌린 뒤 습분분리재열기를 거쳐 저압터빈 3대로 공급돼 날개를 분당 약 1800회 회전시키며 24킬로볼트(kV)의 전기를 생산한다. 신한울 1호기가 2024년 한 해 동안 생산한 전력량은 8821GWh로, 서울시 전체 전력 소요량(50,352GWh)의 약 18%에 해당한다. 제 역할을 마친 사용후핵연료는 온도가 49.8℃를 넘지 않도록 관리되는 습식 저장조로 옮겨져 안전하게 관리된다. 발전소 내부는 화재와 지진에 완벽히 대비된 구조다. 비상발전기 등 핵심 설비는 지상에 위치한 데다 두터운 방수문이 버티고 있어, 지하 발전기 침수로 수소 폭발을 일으켰던 후쿠시마 원전과는 근본적으로 구조가 다르다. ◆ 12.3조 투입, 국격 높이는 신뢰의 K-원전…에너지 믹스의 중심 서다 총사업비 12조 3000억 원이 투입되는 신한울 3·4호기 건설 현장으로 이동했다. 올해 4월 기준 종합공정률 29.80%를 기록 중인 현장은 오는 27일 첫 콘크리트 타설을 앞둔 4호기의 기초 지반 다지기 작업 등으로 건설에 박차를 가하고 있었다. 신한울 3·4호기는 오는 2033년과 2034년 각각 완공을 목표로 순항 중이다. 월드컵 경기장 197개를 합친 140만 3921㎡의 광활한 대지에서는 원자로 격납건물 철판(CLP) 설치와 해저터널 공사가 동시에 진행된다. 바다 쪽으로는 해안선을 건드리지 않고 냉각 효율을 극대화하기 위해 해저 터널을 뚫어 심해의 차가운 물을 끌어오는 공사가 한창이다. 이 거대한 현장엔 외국인 근로자가 없다. 원전 기술 유출을 원천 차단하기 위해 투입 인력 100%를 대한민국 국민으로 채웠다. 신한울 3·4호기는 단순한 발전소 건설을 넘어 정부가 추진하는 '에너지 믹스'의 핵심축이다. 원전 비중을 30% 이상으로 확대해 단단한 에너지 안보를 구축하고 탄소중립을 달성하는 핵심 수단이다. 실제로 신한울 3·4호기가 본격 가동되면 연간 2만 358GWh의 전력을 생산하게 된다. 이는 2024년 국내 총 발전량 기준 약 3.4%에 달하는 규모로, 연간 484만 가구(4인 가구 기준, 서울시 연간 전력 소요량의 약 40%)에 안정적으로 전력을 수급할 수 있는 양이다. 동시에 고사 위기에 처했던 원전산업 생태계를 활성화하고 지역 경제와 상생하는 핵심 마중물 역할도 하고 있다. 건설 기간 중 노무인력 443만 명을 비롯해 한수원, 설계, 기기제작, 시공 등에 누적 총인원 722만 명이 참여하며 거대한 고용 창출 효과를 내고 있다. 지역 사회에 환원되는 경제적 혜택도 막대하다. 60년 운영 기준 총 2조 1541억 원 규모의 법정지원금이 투입된다. 건설 기간에 지급되는 특별지원사업비 2304억 원을 시작으로 기본지원사업비와 사업자지원사업비가 각각 3511억 원씩 책정됐다. 특히 운전 개시 이후 지역에 납부되는 지역자원시설세만 1조 2215억 원에 달해 울진 지역 경제의 든든한 버팀목이 될 전망이다. 아울러 순수 국산화 원전(APR1400)의 건설·운영 경험을 축적해 향후 대한민국 원전 수출의 강력한 '참조 모델(Reference)'을 구축한다는 복안이다. ◆ 송전망 한계 극복한 국내 1호 주민참여형 '임하댐 수상태양광' 울진에서 경북 안동시 임하댐으로 발길을 돌렸다. 굽이굽이 산길을 돌아 도달한 댐 수면 위로 뜻밖의 장관이 펼쳐졌다. 잔잔한 물결 위로 거대한 태극기와 무궁화 형상이 태양빛을 받아 반짝였다. 네모반듯한 모듈들이 빚어낸 이색적인 정체는 국내 최대 규모(47.2MW)의 수상태양광 시설이다. 축구장 약 74개를 합친 52.1만㎡ 면적에 총 732억 원이 투입된 이 시설은 산지나 농지를 훼손하지 않는 친환경 발전의 모델이다. 수면의 냉각 효과 덕분에 육상 태양광보다 발전 효율이 높고, 녹조 발생을 억제하는 효과도 있다. 특히 임하댐 수상태양광은 전국적인 현안인 '송전망 부족' 문제를 영리하게 해결했다. 기존 임하댐 수력발전소의 송전계통을 그대로 공유해 별도의 송전망 증설 없이 전기를 보낸다. 낮에는 태양광이, 밤에는 수력이 하나의 선로를 나누어 쓰는 '교차발전' 방식이다. 이곳은 국내 1호 '주민참여형 재생에너지 집적화단지'이기도 하다. 인근 마을 주민 4000여 명이 투자자로 참여해, 향후 20년간 약 222억 원의 수익 혜택을 돌려받게 된다. 태양빛으로 피운 무궁화가 지역 경제의 든든한 버팀목이 되고 있는 셈이다. ◆ 재생에너지 시대의 '응급실' 예천양수발전소 최근 신재생에너지 비중이 늘어나면서 역설적으로 전력망의 고민은 깊어지고 있다. 날씨에 따른 간헐성이 큰 신재생에너지가 확대됨에 따라 안정적인 전력계통 유지가 어려워지고 있기 때문이다. 전기는 매 순간 60Hz 수준의 일정한 주파수를 유지해야 하는데, 이 출렁임을 잡아주지 못하면 전력망 전체가 붕괴하는 광역 정전, 즉 '블랙아웃'이 올 수 있다. 이 문제를 해결할 전력계통의 '최후의 보루'는 경북 예천군 은풍면 골짜기의 한국수력원자력 예천양수발전소다. 예천양수발전소는 2011년 준공된 우리나라에서 가장 최신의 양수발전소이자, 단일 호기(호기당 400MW) 기준 국내에서 가장 큰 설비용량(총 800MW)을 자랑하는 곳이다. 임석채 발전부장은 "발전소마다 각 특징이 있는데, 원자력은 대용량으로 기저 역할을, 양수발전소는 주파수를 안정적으로 유지해 주는, 전력계통의 안정화 기능을 수행한다"고 설명했다. 발전소 입구에서 버스를 타고 약 720m의 어두운 지하 터널을 내려가자, 습하고 차가운 공기 속에서 아파트 13층 높이 4개 동 규모(높이 53.5m, 길이 19m, 폭 21m)에 달하는 육중한 지하 발전기실이 모습을 드러냈다. 양수발전의 원리는 거대한 '물 배터리(WESS)'다. 전력 수요가 적은 야간이나 태양광 등 신재생에너지 발전량이 과도해 전기가 남아돌 때, 그 남는 전기를 이용해 발전기를 반시계 방향으로 돌려 하부 저수지의 물을 484m 위 상부 저수지로 끌어올린다. 반대로 전력 수요가 폭증하거나 태양광 발전량이 급감할 때는 상부 저수지의 물을 떨어뜨려 발전기를 시계 방향으로 돌리며 순식간에 전기를 생산한다. 임 발전부장은 "상부댐에 물을 저장했다가 즉각 전기를 생산할 수 있기 때문에 일종의 배터리라고 볼 수 있다"며 "특히, 전력 수급 상황이 급변할 때 신속하게 투입되는 긴급 구조대"라고 설명했다. 양수발전은 전력망 전체가 무너지는 블랙아웃 상황에서 발전소들을 다시 깨우는 '불쏘시개' 역할도 맡는다. 전기를 생산하려면 발전기 내부에 전자기석을 만들어야 해 초기 전기가 필수적인데, 광역 정전 시에는 양수발전소가 상부댐의 물만 떨어뜨려 전기를 자생적으로 생산하고, 이 전기를 마중물 삼아 대형 원전과 화력발전소의 엔진을 차례로 돌리기 때문이다. 한수원은 기후변화와 신재생에너지 확대로 신규 양수발전의 필요성이 커지면서 최초로 지자체 자율유치공모를 도입했다. 그 결과 주민들이 유치에 적극적으로 나선 영동(500MW), 홍천(600MW), 포천(700MW) 등 3곳에 총 4조 3000억 원을 투입해 신규 건설을 추진 중이다. 특히, 건설 과정에서 지역의 인력과 기업이 최대한 투입될 수 있도록 지역 상생에 힘쓰고 있다. 건설이 끝나도 관광객이 많이 찾아 지역이 꾸준히 발전할 수 있도록 댐 주변 조경이나 둘레길 조성 등도 추진된다. /한용수기자 hys@metroseoul.co.kr

2026-05-18 15:10:59 한용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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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금융미래재단, 취약계층 문화격차 해소 지원

우리금융그룹 우리금융미래재단은 가정의 달을 맞아 서울시 내 교육취약학생들의 문화격차 해소를 위한 문화예술 지원사업 '우리 함께 무대로' 초청행사를 진행했다고 18일 밝혔다. 이날 행사는 국립중앙박물관 극장 '용'에서 뮤지컬 '태권, 날아올라' 공연을 단독 대관해 진행됐다. 이날 행사에는 평소 문화예술 향유 기회가 적었던 학생과 가족 등 약 700명이 참석했다. 현장에는 꿈을 직접 적어보는 체험 부스와 포토존도 설치됐다. '우리 함께 무대로'는 아동·청소년 약 2000명에게 공연 관람부터 진로 교육, 실제 무대 참여까지 단계적으로 지원해 아이들의 정서적 성장을 돕는 통합형 교육 사업이다. 재단은 방학을 제외한 4월부터 11월까지 매달 정기적인 공연 관람 기회를 제공하며, 5월에는 가족 단위 참여 기회를 마련했다. 우리금융미래재단은 올해 '우리 함께 무대로'의 지원 대상을 고등학생까지 확대하고 우리금융 극단을 창단했다. 오는 12월에는 금융을 주제로 한 창작 뮤지컬을 제작해 학생들이 직접 무대에서 공연할 수 있도록 지원한다는 계획이다. 조혜진 우리금융미래재단 대리는 "가정의 달을 맞아 가족과 함께 꿈을 키우는 특별한 시간을 선물하고 싶었다"며 "아이들이 직접 배우고 참여하며 성장할 수 있는 문화예술 교육 기회를 지속적으로 확대하겠다"고 말했다.

2026-05-18 15:04:26 안승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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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정의 달' 르노·한국GM, 고객 잡기 총력…이색 프로모션 진행

국내 완성차 업계가 내수 시장 침체에 대응하기 위해 다양한 프로모션과 기존 고객에 대한 서비스 확대에 나선다. 18일 완성차 업계에 따르면 한국GM은 쉐보레 브랜드 고객을 대상으로 이달 사은 행사를 진행한다. 이달 중 쉐보레 트랙스 크로스오버, 트레일블레이저, 시에라 등을 구매하거나 인도받은 고객들은 2027년 5월까지 서비스 네트워크를 처음 방문할 때 엔진오일을 1회 무상으로 교환 받을 수 있다. 이와 함께 오는 6월까지 서비스 네트워크를 방문한 고객들을 대상으로 추첨을 통해 3000명에게 커피 쿠폰 3만원권을 증정한다. 오랜 기간 차량을 이용해 온 고객들을 위한 혜택도 준비했다. 쉐보레는 스파크·마티즈 보유 고객에 무상 점검 서비스를 진행하는 한편 5월 중으로 트랙스 크로스오버 또는 트레일블레이저를 구매할 경우 100만 원의 추가 할인 혜택을 제공한다. 르노코리아는 이달 중형 SUV 그랑 콜레오스와 준대형 크로스오버(CUV) 필랑트 구매 고객을 대상으로 3년 뒤 신차 가격의 67%를 잔존 가치로 보장하는 프로모션을 진행한다. 연간 주행거리 1만5000km 기준이며, 차량 반납과 르노코리아 신차 재구매 조건이 적용된다. 예를 들어 그랑 콜레오스 하이브리드 E-테크 아이코닉 트림(4208만9000원)을 선수금 20% 조건으로 구매하면 월 불입금은 약 26만원이다. 36개월간 연간 주행거리가 1만km 이하라면 잔가보장율 69%를 적용받아 추가 납부금 등의 조건 없이 차량을 반납할 수 있다는 설명이다. 스마트유예 할부 상품도 함께 운영한다. 선수율 20% 기준 차량 가격의 최대 70%까지 유예율을 설정할 수 있으며, 3년 후 R:assure 잔가보장율 67%를 적용받는다. 그랑 콜레오스 하이브리드 E-테크 아이코닉을 월 약 27만원에 36개월간 이용하다 르노코리아 신차 재구매를 희망할 시, 추가로 약 126만원을 납부하면 기존 차량을 반납할 수 있다.

2026-05-18 15:03:51 양성운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