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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커버스토리] 2차전지 관련주, 고평가 논란에 약세…외국인도 등돌려

최근 2차전지 관련주들이 고점 대비 두 자릿수 넘게 하락했다. 특히 2차전지 관련주의 황제주로 떠오른 에코프로그룹의 주가가 한 달 새 20% 넘게 하락했다. 고평가 논란에 모건스탠리캐피털인터내셔널(MSCI) 지수 편입 불발, 배터리 공급 과잉 우려 등 각종 악재가 겹친 데 따른 것으로 보인다. 외국인들의 매도세까지 확대되고 있는 가운데 시장에서는 현재 주가 조정 장세가 지속될 것이란 예상도 있는 반면 저가매수 시점이라는 상반된 전망도 나오고 있다. 18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에코프로는 고점이었던 지난달 11일 82만원에 비해 31% 가까이 떨어졌다. 에코프로비엠도 고점 대비 26.62% 떨어졌으며, 에코프로에이치엔 역시 고점에 비해 31.87%가량 하락했다. 금양, 포스코퓨처엠, 엘엔에프 등도 고점 대비 30% 가까이 빠졌다. 이러한 상황에서 미국 전기차 기업 테슬라의 성장둔화 우려, 개별기업 악재 등이 나오면서 외국인 투자자들은 2차전지 관련주에서 손을 빼기 시작한 데 반해 개인투자자들은 외국인 투자자들의 매도 물량을 소화하면서 적극적인 매수에 나섰다. 외국인 투자자들은 지난달 3일부터 이달 17일까지 포스코홀딩스를 2조9211억원을 팔았으며 에코프로를 8018억원 순매도했다. 이밖에도 포스코퓨처엠(3140억원), LG화학(2166억원), 엘앤에프(1967억원), 에코프로비엠(1420억원) 등을 처분했다. 같은 기간 개인투자자들은 포스코홀딩스를 3조2868억원을 사들였으며, 에코프로를 9827억원 순매수했다. 이외에도 포스코퓨처엠(4277억원), 엘앤에프(3882억원), LG화학(3101억원), 에코프로비엠(2719억원) 등을 사들였다. 주식 커뮤니티나 종목토론방에서는 2차전지 관련주를 저가매수할 필요가 있다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한 개인투자자는 "에코프로는 지금 역사적 저점에 근접했다"며 "저가매수에 나서거나 평균 매수단가를 낮추는 물타기 전략이 필요하다"라고 주장했다. 증권업계에서는 일단 2차전지 관련주의 성장 가능성이 높다는 점을 들어 중장기적 투자로 접근할 필요가 있다는 지적이 많다. 정창현 대신증권 연구원은 "최근에 2차전지 관련 업체들의 신규 수주들이 계속 발표가 되는데 그런 것들은 올해 실적으로 붙는 게 아니라 2024년이나 2025년으로 중장기 실적으로 계속 붙는다"며 "중장기로 봤을 때 펀더멘탈(기초체력)은 더 강화되고 있어 올해 연간으로 봤을 때 2차전지 관련주 비중 확대가 유효하다"고 내다봤다. 다만 일부 전문가들은 과열 논란이 지속되고 있는 상황에서 개인투자자들이 매수에 나서고 있는 것에 대해 우려하고 있다. 황세운 자본시장연구원 연구위원은 "기관과 외국인들이 주가의 방향성에 대해서는 훨씬 더 많은 영향력을 행사한다"며 "2차전지 관련주는 기관과 외국인을 중심으로 해서 고평가 언급들이 자주 나오고 있는 데다 매도세도 강해지고 있어 개인투자자들은 투자에 주의할 필요가 있다"고 조언했다.

2023-05-18 16:16:50 원관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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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커버스토리] '이상기후'가 덮친 밥상, 식량위기까지 부른다

계속되는 이상기후에 밥상이 휘청이고 있다. 올해 서울 벚꽃의 공식 개화일은 3월25일이다. 관측을 시작한 1922년 이래 두 번째 이른 개화다. 지난 2021년 새롭게 계산된 벚꽃 개화 평년값은 4월 8일, 1월부터 3월까지 이어진 이상기후는 벚꽃을 철부지로 만들었다. 벚꽃만 이르게 피지 않았다. 양파와 무를 비롯해 축산과 수산물까지 이상기후에 가격이 요동치고 있다. 11일 기준 농산물유통정보에 따르면 도매시장에서 양파는 2만2180원(15㎏)로 평년 대비 82.9%, 무는 51.3% 오른 1만 9380원(20㎏)에 거래되고 있다. 반대로 급락한 재료도 있다. 소는 현재 100g당 1만3888원으로 평년 가격 1만5314원 대비 10% 가량 떨어졌다. 매년 매월 나타나는 식재료의 가격 등락 현상은 기후와 관련 있다. 식재료 가격은 기본적으로 수요와 공급 변화폭에 따라 결정되는데, 조금 더 영향을 미치는 것은 공급량이다. 특히 농산물은 수급이 원활해지거나 과하면 가격이 떨어지고, 부족하면 가격은 급등한다. 비닐하우스 등 농업기술이 발전했지만 여전히 '제철' 식재료는 존재하고, 일반적으로 제철을 맞은 식재료는 가격이 안정된다. 제철에도 가격이 폭등하는 작물이 점점 늘어나는 데에는 씨앗과 모종의 정식(定植) 시기부터 출하 직전까지 이상기후의 영향을 받았다는 의미와도 같다. 실제로 현재 가격이 급등한 식자재 중 양파는 올해 주산지인 전라남도 일대에 닥친 가뭄과 이상기온으로 작황 불량의 결과물이다. 11일부터 지난해 5월 10일까지 지난 1년간 전라남도 일대에 내린 강수량은 1093.44㎜로 평년 대비 75.7%에 불과하다. 지난해 가을 정식기부터 계속된 가뭄으로 모종이 속수무책으로 말랐다. 상대적으로 축산은 계절에 따른 변화가 적지만, 최근에는 농산물에서 나타난 기후 문제가 연쇄적으로 이어지면서 가격에 영향을 받고 있다. 최근 가격이 급락한 한우는 러-우크라이나 전쟁과 기상이변으로 인한 배합사료 가격의 폭등이 생산 비용을 증가시키면서 나타난 현상이다. 이상기후 현상은 매년 더욱 심각해지고 있다. 기상청 관측 자료에 따르면 1961~1990년까지 30년과 이후 30년(1991~2020년)을 비교했을 때 여름은 20일 길어지고 겨울은 22일 짧아졌다. 봄과 여름의 시작일은 각각 17일, 11일 빨라졌고 가을과 겨울은 각각 9일, 5일 느려졌다. 이는 식물이 성장할 수 있는 기간에도 영향을 끼쳐 10.1일 더 길어졌다. 현재 식물 성장 기간은 260여 일에 이르지만 정작 작황이 불량한 것은 이상기후 탓이다. 과거로 멀리 가지 않더라도 당장 지난해와 2012년을 비교해도 월별 날씨에 문제가 발생한 것을 알 수 있다. 지난해 12개월 평균 기온은 13.2도로, 2012년 12.21도 대비 1도 가량 올랐다. 지난해 3월 평균기온은 7.7도였으나 2012년은 5.1도였다. 반대로 8월은 지난해 25.7도까지 떨어졌는데 2012년에는 27.1도였다. 지난해 11월은 가을 날씨가 계속 되면서 평균기온이 10도를 기록하고 최고기온은 15.4도에 이르렀는데, 2012년은 같은 달은 평균기온 5.5도, 최고기온 9.5도에 불과했다. 이상기후가 계속 되면서 '식량위기'까지 우려되는 상황이지만 정작 정부의 대책은 부족한 상황이다. 당장 시급한 시세 안정에 급급하다는 게 관련 분야 전문가들의 주장이다. 지난 8일 대외경제 장관회의에는 처음으로 환경부 장관이 참석했다. 국제사회에서 ESG 활동과 탄소절감 여부가 새로운 수출입 기준으로 떠오르는 한편, 어려운 대외경제 속에서 정부가 세워야 할 대책에 대해 논의하기 위해서는 한화진 환경부 장관의 참석이 필요했다. 지난해 유럽연합(EU)는 탄소국경조정제도(CBAM)을 초안보다 강화한 수정안을 표결로 승인했다. CBAM은 2030년까지 1990년 대비 온실가스 배출량 55% 감축을 위해 EU가 마련한 기후변화 정책 패키지 중 핵심 법안이다. EU로 수입되는 제품의 탄소배출량이 EU제품의 배출량보다 많을 때 차이 만큼 세금을 부과하는 것으로 실질적 비용을 부담시킨다는 점에서 세계 산업구조·교역질서 변화를 일으킬 것으로 전망된다. 유럽을 시작으로 확산 중인 이른바 '탄소세금'이 보편화 될 날도 멀지 않았다는 게 전문가들의 의견이다. 이러한 배경에서 국내기업은 당장 탄소배출량의 극적인 감소를 도모해야 하는 상황이지만, 여기에는 막대한 비용과 연구가 필요하다. 그러나 앞서 지난 3월, 정부는 '탄소 중립·녹색성장 기본계획'에서 산업부문 감축 부담을 크게 줄였다. 2030 국가 온실가스 감축 목표(NDC) 산업부문 목표치를 기존 14.5%에서 11.4%로 낮췄다. 3.4%p 낮춘 결정에 대해 정부와 산업계는 "실행가능한 탄소 중립 이행 방안을 세운 것"이라고 설명했다. 한덕수 국무총리는 "지난 정부가 산업 현장의 의견수렴을 충분히 하지 않고 무리하게 온실가스 감축 목표를 상향했다"며 이를 옹호했다. 이러한 결정에 환경단체는 정책 공청회 현장에서 기습 시위를 벌이며 항의했다. 환경단체 측에서는 "기후 위기 대응을 포기한 것"이라며 "감축 대부분을 다음 정권으로 떠넘기고 현정권에서는 극소량만을 감축하겠다는 메시지"라고 비판했다. /김서현기자 seoh@metroseoul.co.kr

2023-05-11 16:11:00 김서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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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커버스토리] '밥상을 지켜라' 정부, 이상기후 여파 대책 마련 나서

기후위기가 거창한 캠페인성 구호가 아니라 우리 일상을 위협할 정도로 가까이 다가왔다. 기온상승과 꿀벌의 실종이 우리가 매일매일 접하는 밥상에까지 영향을 주게 된 것이다. 기후위기는 전 세계적인 추세여서 한 국가만의 노력으로 해결되는 것은 아니지만, 일단 우리 정부는 식량위기를 가져오는 기후위기 대처를 위해 전방위 대책 마련에 나서고 있다. <관련기사 4면> 11일 기상청에 따르면 식물 재배 가능일수는 매년 길어져 2020년 기준 258.7일에 이르러 30년 전인 1993년 대비 240.0일 대비 18일 이상 길어졌다. 그러나 전반적인 평균 기온 상승은 물론 폭염과 한파가 길어지고 이상기후 현상이 이어지며 실제로 안정적인 작물 재배는 과거보다 힘든 상황이다. 이에 따라 정부는 이상기후로 실종된 꿀벌 피해의 근본적 해결을 위한 민관 전문가 협의체를 11일 발족했다. 앞서 9일에는 농식품 수급상황 점검회의를 열고, 작황 불량으로 불안정한 시세가 예측되는 농산물의 대책을 마련하기도 했다. 가장 직접적으로 체감할 수 있는 것은 '꿀벌의 실종'이다. 한국양봉협회에 따르면 올해 약 208억여 마리, 전체의 56.3%에 달하는 꿀벌이 사라졌다. 지난해 전국 39만517개 벌통에서 60억 마리가 없어진 것보다 피해 규모가 3배 커졌다. 가장 심각한 피해가 발생한 곳은 경북지역으로 25만7339개 벌통의 꿀벌 50~75% 가량이 사라졌다. 정부는 민관 합동 협의체 '지속 가능한 양봉산업 협의체'를 발족하기로 하고 김정희 농식품부 식량정책실장을 위원장으로, 운영을 시작하기로 했다. 꿀벌의 실종은 단기적으로 꿀 시세를 올리지만 중장기적으로는 농산물 생산 농가와 원예·종묘업계에까지 막대한 피해를 입히기 때문에 빠른 회복과 대책이 필요하다. 이번 협의체를 통해 해외 사례를 바탕으로 한 정밀한 사육현황 조사 방법을 정하는 등 정책 마련에 필요한 기초통계 구축 방안을 논의한다. 또 사육밀도 관리, 밀원 수 확보 방안, 농약·살충제 등이 양봉에 미치는 영향과 양봉산업의 공익적 가치 증진 방안 등 중장기 발전 방향과 연구개발(R&D)에 이르기까지 폭넓게 논의할 계획이다. 앞서 9일에는 농축산식품부가 농식품 수급상황 점검회의를 열었다. 봄을 맞아 대부분 농산물 시세가 안정화 추세로 들고 있지만 계속 가격 강세가 전망되는 작물에 대해서는 다음달까지 비축물량을 도매시장에 방출하고 대형마트에 직공급하는 한편, 할당관세 등을 통한 수입물량 공급 확대 등을 추진하기로 했다. /김서현기자 seoh@metroseoul.co.kr

2023-05-11 14:09:14 김서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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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커버스토리] 가상자산거래소, 투심 회복 위해 ‘안간힘’

국내 가상자자산거래소가 투자자들의 신뢰를 얻기 위해 안간힘을 쓰고 있다. 모의 해킹 훈련부터 가이드라인 재정비 등을 통해 시장 안정화에 집중하고 있다. 27일 가상자산업계에 따르면 국내 가상자산거래소를 둘러싼 악재가 지속적으로 발생하자 거래소들은 내실다지기에 돌입했다. 코인원은 단독 상장한 퓨리에버코인이 강남 납치·살인 사건의 원인 지목과 전 직원이 다수의 코인 상장 과정에서 뒷돈을 받았다는 의혹을 받고 있다. 이에 코인원은 투자자들의 신뢰를 얻기 위해 퓨리에버코인을 상장폐지하고, 차명훈 코인원 대표가 공식 사과했다. 차명훈 코인원 대표는 "여러 노력에도 불구하고 그동안 쌓아온 신뢰가 흔들리게 됐다는 점에서 다시 한 번 사과의 말을 전한다"며 "동일 사례가 재발하지 않도록 각고의 노력을 기울이겠다"고 강조했다. 또한 최근 발생한 국내 중소형 가상자산거래소 '지닥'의 해킹사태로 코인원은 보완체계를 점검하기 위해 모의 해킹 훈련을 진행하고 있다. 코인원은 매년 주기적으로 진행하던 모의해킹을 확대해 최신 공격 트렌드를 반영하고 공격 방식을 더욱 세분화했다. 모의해킹 종료 후 티오리가 작성한 평가사항에 대해 개선점을 도출하고 보안 체계를 더욱 강화할 예정이다 앞서 지난 9일 지닥은 해킹사태로 비트코인·이더리움·위믹스 등 보관자산의 약 23%인 200억원 상당의 가상자산이 피해를 봤다. 디지털자산 거래소 공동협의체(DAXA, 닥사)도 상장 심사 가이드라인을 내놨다. 닥사가 이번에 발표한 가이드라인은 회원사가 함께 결정한 거래지원 종료(상장폐지) 암호화폐는 1년 동안 닥사 회원사에 재상장이 금지된다. 현재까지 닥사가 공동으로 상장폐지를 결정했거나, 투자유의종목으로 지정한 코인은 ▲위믹스 ▲페이코인 ▲베이직 ▲세럼 ▲오미세고 등이다. 다만, 각 거래소에 단독 상장된 가상자산은 닥사 심사 대상이 아니기 때문에 논란이 나오고 있다. 또한 닥사는 2023년도 자율규제 이행 현황과 추진 계획을 발표하면서 기존 4개 분과(거래지원·시장감시·준법감시·교육)에 더해 자금세탁방지 분과를 새로 설치했다. 신설된 자금세탁방지 분과는 가상자산 특성을 반영한 업권 공통 STR(의심거래 보고)룰 유형 개발, VASP(가상자산사업자) 위험평가·가이드라인 마련, 관련 세미나 개최 등을 주요 과제로 선정한다. 고객정보확인의무(KYC) 등을 포함한 가상자산사업자의 자금세탁방지 의무 이행체계를 보다 견고히 마련해 시장 투명성을 강화하고 업계 전반의 신뢰를 제고한다는 취지다. 투자자 신뢰 회복을 위해 거래소들은 내실 다지기는 더 강화 될 것으로 보인다. 김재진 닥사 상임부회장은 "자율규제 공백을 이용해 그 취지에 역행하는 일이 일어나지 않도록 닥사는 필요한 조치를 적극적으로 마련해 나갈 것"이라며 "객관성과 실효성을 담보한 자율규제를 마련 및 이행하여 업계와 시장 신뢰를 높이는 데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2023-04-27 14:09:40 이승용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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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법지대 코인판…관련법안 이제야 걸음마

서울 강남 살인·시세조작, 불법 상장피(상장 대가) 의혹 논란, 위믹스 상장 폐지 등 국내 가상자산시장에 악재가 연이어 터지고 있다. 지난해 루나사태부터 가상자산관련법이 신속히 나와야 된다는 의견이 많았지만 1년이 지난 지금 관련법안은 국회 정무위원회 소위원회를 가까스로 통과한 상태다. ◆ 퓨리에버 코인이 쏘아올린 시장 불신 서울 강남 납치·살인 사건의 발단인 퓨리에버코인(퓨리에버)이 결국 국내 거래소에서 상장폐지가 결정됐다. 가상자산 거래소 코인원에 따르면 퓨리에버 코인은 다음달 5일부터 거래가 종료될 예정이다. 코인원 측은 "다수의 언론을 통해 언급된 특정 홍보 대상과는 어떠한 계약 관계도 체결되지 않은 것을 확인했다"며 "재단 홈페이지에 협의되지 않은 대상의 홍보 배너를 삽입해 투자자에게 잘못된 정보를 제공해 투자자 보호를 위해 거래지원 종료를 결정한다"고 설명했다. 퓨리에버 코인은 2020년 11월13일 코인원에 상장된 뒤 같은 해 12월21일 1만354원까지 가격이 급등했지만 이후 가격이 급락해 최근에는 5~6원대에 거래됐다. 퓨리에버는 코인백서(사업계획서)를 통해 블록체인을 활용해 청정공기를 관리하는 서비스를 제공한다고 소개했다. 이 과정에서 공공기관, 공기업, 대학 등이 협업기관이라고 홍보했다. 하지만 퓨리에버 코인이 강남 납치·살해사건의 배경으로 지목되면서 상장 과정을 조사 중 거래소 임직원과 브로커를 동원한 부정행위가 발견되면서 사건은 더욱 커졌다. 검찰은 코인원 전직 임직원과 브로커 등 총 4명을 지난 11일 구속했다. 코인원 전 상장 담당 이사 전 모씨는 2020년부터 2년 8개월간 코인 상장을 대가로 상장브로커 고 모씨와 황 모씨로부터 약 20억원을 수수한 혐의(배임수증재·업무방해)를 받는다. 코인원 전 상장팀장인 김 모씨도 2년 5개월간 약 10억4000만원을 상장 대가로 받은 것으로 조사됐다. 또 다른 가상자산 거래소인 빗썸 역시 '뒷돈 상장' 의혹으로 검찰 수사가 본격화되고 있다. 서울남부지검은 지난 20일 빗썸홀딩스 이 모 대표를 피의자 신분으로 소환해 조사했다. 특정 가상자산을 빗썸에 상장시켜주는 대가로 뒷돈을 받은 혐의를 받는 그는 현재까지 네 차례 소환조사를 받았다. 검찰은 앞서 빗썸홀딩스 등에 대한 압수수색을 실시하기도 했다. 이처럼 퓨리코인 사태로 가상거래소에 대한 불신이 높아지면서 투자자 신뢰도 바닥이다. 국내 가상거래소 관계자는 "지난해부터 이어지고 있는 코인시장 악재로 투자자들에게 죄송할 따름이다"라며 "투자자 신뢰를 회복하기 위해 내부통제를 강화하고 투명한 시장을 만들기 위해 노력 할 것"이라고 말했다. ◆한발 느린 가상자산법 지난해 루나사태와 FTX사태, 퓨리코인사태까지 발생했지만 가상자산법은 아직도 마련되지 않았다. 법제화를 위한 첫 걸음마를 떼었을 뿐 아직도 넘어야 할 문턱이 많다. 27일 국회에 따르면 국회 정무위는 지난 25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법안심사제1소위원회를 열고 가상자산법안을 의결했다. 가상자산법안은 '가상자산산업기본법안'(윤창현 국민의힘 의원), '가상자산 불공정거래 규제 등에 관한 법률안'(백혜련 더불어민주당 의원) 등 가상자산 관련 발의안 18개 법안이 병합 심사된 대안으로 처리됐다. 관련 법이 처음 발의된 지 약 22개월 만이다. 통과된 가상자산법안은 가상자산, 암호화폐, 디지털 자산, 토큰 등 다양하게 혼용되던 표현을 가상자산으로 통일했다. 투자자 보호를 위해 가상자산사업자는 ▲고객 예치금의 예치·신탁 ▲고객 가상자산과 동일종목·동일수량 보관 ▲해킹·전산장애 등의 사고에 대비한 보험·공제 가입 또는 준비금의 적립 ▲가상자산 거래기록의 생성·보관 등을 의무화했다. 또한 불공정 거래 규제 및 처벌은 ▲미공개 중요정보 이용행위 ▲시세조종 행위 ▲부정거래 행위 등이다. 이를 위반할 시 형사 처벌과 손해배상책임을 부담하고 집단소송을 제기할 수 있도록 했다. 가상자산법안 발의는 의원별로 쏟아져 나왔지만 정작 입법 움직임은 뒷전이었다. 지난해 5월 50조원 규모의 루나사태가 터질 당시 가상자산 투자자 보호를 위해 입법을 서둘러야 된다는 이야기가 지속적으로 나왔지만 사태가 잠잠해지면서 수면아래로 들어갔다. 이후 지난해 국정감사에서도 투자자보호와 제도화에 대한 이야기가 나왔지만 역시 한때 일뿐 국감이 끝나고 금세 잠잠해지면서 관련 논의는 이어지지 않았다. 일각에서는 퓨리코인사태와 유럽연합(EU)이 가상자산 규제안 '미카(MiCA)'를 오는 8월부터 시행하기로 하면서 비난을 덜 받기 위해 관련법에 속도를 낸 것이란 의견도 나오고 있다. 가상자산 투자자는 "지난해 루나사태 이후 투자자보호에 대한 법이 빠르게 나올 것으로 예상했지만 1년이 지나서야 첫 문턱을 넘은 것은 말로만 보호 한 것"이라며 "관련법에 속도가 붙을 것이라는 기대감이 전혀 없다"고 말했다. 정무위 관계자는 "투자자 보호와 불공정 거래 중심으로 규제하는 1단계 법안을 넘어, 발행 유통 체계를 규율하는 2단계 법안을 논의하는 과정에서 EU 등 각국 규제와 발걸음을 맞춰나갈 계획"이라고 말했다.

2023-04-27 14:09:27 이승용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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車 업계 덮친 '카플레이션'…가격 인상 어디까지

"오늘 구매하는 자동차가 가장 저렴합니다." 국내 자동차 시장이 최근 몇 년 사이 판도가 바뀌고 있다. 과거 자동차 시장은 풀체인지(완전변경) 모델 출시가 가까워지면 기존 모델의 판매량은 크게 감소했다. 이는 다양한 첨단 기술을 탑재한 신형 모델에 대한 기대감과 한번 구매하면 장기간 이용해야하기 때문에 새로운 디자인의 차량을 선택하고 싶다는 소비 심리가 작용하기 때문이다. 하지만 최근에는 금리인상과 차량 가격의 가파른 상승세로 오히려 기존 모델을 빠르게 구매하거나 가성비 모델을 선택하는 소비자들이 증가하고 있다. 이에 자동차 가격 인상과 소비변화에 대해 살펴봤다. ◆코로나19로 시작된 '카플레이션' 현상 코로나19 사태 이후 자동차 업계에는 차량 가격이 상승하는 '카플레이션(자동차+인플레이션)'이라는 신조어가 생겼다. 원가재 가격 상승과 차량용 반도체 수급난에 따른 생산차질과 높은 수요로 가격이 인상되는 현상을 이야기한다. 이같은 분위기는 코로나19 사태 이후에도 좀처럼 바뀌지 않고 있다. 최근 차량용 반도체 수급 문제는 어느정도 안정세를 찾았지만 전기차와 자율주행 등의 기술 진화에 따른 고급화로 차 값 상승세는 지속될 것이라는 전망이 이어지고 있다. 한국자동차산업협회에 따르면 2020년에는 3046만원이었던 국산 승용차 평균값이 2021년에는 3277만원, 2022년 상반기에는 3511만원으로 상승세를 이어갔다. 신규 등록된 수입 승용차 가격도 2020년 6309만원에서 2021년에는 7117만원, 2022년 상반기에는 7834만원으로 2년 사이에 약 1500만원 가량 인상됐다. 국내 자동차 시장에서 높은 점유율을 차지고 있는 현대차와 기아의 인상폭은 더욱 가파르다. 지난해 현대차의 승용차 평균 가격은 약 5032만원으로 2020년(약 4182만원)보다 약 850만원 올랐다. 기아는 같은 기간 승용차 3.8%(3309만→3434만원) 상승했다. 특히 지난해 완성차 업계에서는 높은 수요와 쌓여 있는 대기 물량을 바탕으로 연식변경만으로도 차량 가격을 인상하는 현상까지 나타났다. ◆전동화·자율주행 등 고급화 가격 상승으로 이어져 자동차 가격 인상은 완성차 업체들의 전동화·고급화 전략의 영향이 크다. 최근 가파른 상승세를 이어가고 있는 전기차의 경우 차량 가격을 결정짓는 배터리 가격이 여전히 높은 상태다. 여기에 자율주행 기술의 진화와 차량 고급화를 위해 기존 모델대비 차량용 반도체 적용도 2배 이상 증가하면서 신차 가격도 자연스럽게 인상되고 있다. 또 최근 출시되는 신차에는 자율주행 레벨 2 이상의 주행보조 기능, 무선통신(OTA) 서비스 등 다양한 신기술이 탑재되고 있다. 과거 자동차가 단순한 이동수단을 넘어 움직이는 스마트 기기라고 불릴 정도로 진화했다. 이같은 기술 진화를 위해서는 막대한 기술 개발 비용이 투입된다. 현대차그룹은 지난해 8월 자율주행 기술을 개발하는 스타트업 포티투닷을 인수하는데 4772억원을 투입했으며, 미래 기술 개발을 위해 조(兆) 단위 투자를 추진하고 있다. 자율주행 기술 개발에 공격적인 움직임을 보이고 있는 제너럴모터스(GM)은 2016년 자율주행 기술 개발 회사 크루즈를 1조 1000억원에 인수했으며 매년 수조원의 자금을 투입해 기술개발에 집중하고 있다. 스텔란티스그룹은 지난해 자율주행 기술 업체인 AI모티브를 인수하며 미래 기술 개발에 나서고 있다. AI모티브는 2015년 헝가리에 설립된 업체로 자율주행 부문 선두주자로 꼽힌다. 결국 완성차 업체들이 미래 모빌리티 기술 개발을 위해 대규모 투자를 단행하고 기술 개발에 따른 비용은 이용자들이 부담하고 있는 상황이다. 올해도 차량 가격 인상은 불가피할 전망이다. 완성차 업체들이 플래그십 친환경차 출시에 나서고 있기 때문이다. 메르세데스-밴츠는 올해 초 대형 전기차 더 뉴 EQS SUV(1억5270만원)를 출시했으며 기아는 올 상반기 중 첫 대형 전기 SUV인 EV9의 출시를 준비하고 있다. EV의 경우 기아에서 출시하는 모델 중 가장 높은 가격대를 형성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자동차 시장의 가격 인상은 국내 뿐만아니라 전 세계적으로 나타나는 현상"이라며 "과거 페이스리트스(부분변경)이나 풀체인지 등을 하면 신차 개념으로 일정부분 가격 인상이 진행됐지만 갈수록 차이가 커지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연식 변경만으로도 매년 가격이 인상되는 현상도 나타나고 있다"며 "새로운 엔진을 적용하지 않는다면 가격이 저렴한 구형 모델을 선택하는 소비자들이 증가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2023-04-20 11:39:47 양성운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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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지엠-KG모빌리티, 가성비 모델로 소비자 공략…토레스·트랙스 돌풍

국내 자동차 시장에 '카플레이션' 현상이 지속되고 있지만 한국지엠과 KG모빌리티는 '가성비' 모델로 내수 시장 점유율 확대에 나서고 있다. 20일 업계에 따르면 KG모빌리티가 지난해 출시한 토레스를 시작으로 한국지엠의 트랙스 크로스오버까지 합리적인 가격과 뛰어난 성능으로 국내 시장에서 주목받고 있다. 한국지엠 트랙스 크로스오버는 지난달 말 사전계약을 시작한지 영업일 기준 7일 만에 계약건수 1만 3000건을 돌파하며 쾌조의 스타트를보였다, 트랙스 인기 비결은 최근 높은 가격대로 출시되는 신차와 달리 합리적인 가격을 갖추고 있다. 트랙스 크로스오버 가격은 개별소비세 3.5% 기준 2052만원~2739만원으로 동급 경쟁 모델 대비 500만원 가량 저렴하다.또 2000만원 초반대로 엔트리카 시장에서도 가격 경쟁력이 있으면서도, 동급 대비 뛰어난 디자인과 넓은 공간을 제공한다. 특히 오토홀드, LED 테일램프, LED 방향 지시등이 전 트림 기본으로 적용된 것도 매력적이다. KG모빌리티의 실적 개선을 견인하고 있는 모델은 바로 중형 SUV 토레스다. 토레스도 경쟁 모델 대비 압도적인 가격 경쟁력을 앞세워 지난해 사전계약 당시 하루만에 1만 2000대를 달성했다. 트림별로 차이가 있지만 토레스 가격은 2830만원부터 시작돼 경쟁 차종으로 볼 수 있는 현대차 싼타페나 기아 쏘렌토 등과 비교하면 수백만원 정도 저렴하다. 가성비를 앞세운 토레스는 올해 1~3월까지 내수 시장에서 1만6852대를 팔았다. 이는 KG모빌리티 올해 내수 판매의 74%에 해당한다. 특히 한국지엠이 이번달부터 트랙스 크로스오버의 내수 판매에 본격적으로 나서면서 상위권 차량들과 판매량 경쟁을 본격화 할 것으로 전망된다. 국내 완성차 시장은 현대자동차그룹 점유율이 80%를 넘어섰지만 한국지엠과 KG모빌리티가 '가성비' 모델로 내수 시장에서 인기몰이에 나서면서 점유율에도 변화가 예상되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한국지엠과 KG모빌리티가 합리적인 가격으로 내수 시장 점유율을 높이고 있다"며 "해당 차급이 내수 시장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높은 만큼 현대차그룹의 경쟁 차종의 가격에도 영행을 미칠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2023-04-20 11:39:45 양성운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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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커버스토리] 처벌은 수단, 회복이 목적돼야...학폭 '치료·회복 대책'은 구체성 미흡

정부가 발표한 '학교폭력(학폭) 근절 종합대책'이 가해자 처벌 대책은 구체적인 반면, 피해자 보호대책은 기준이 불분명해 지적되고 있다. 교육계에서는 처벌은 수단이고, 회복이 목적이 돼야 한다며 '엄벌주의'의 부작용을 우려하고 있는 상황이다. 다만 일각에서는 '원 스트라이크 아웃제'와 같은 엄격한 가해자 퇴출 조치가 필요하다는 목소리도 적지 않다. ◆'치료·회복 대책'은 수박 겉핥기식...명확한 기준 제시 안 돼 학폭 근절 대책이 검토되기 전부터 교육계에서 꾸준히 시사했던 개선점은 피해자 중심의 회복·치료 체계이다. 현재 한국은 학폭 피해 학생 전담의 대안 교육 시설이 해맑음센터 하나이다. 이마저도 안내가 제대로 이뤄지지 않고 있어 피해학생들이 지원받지 못하는 경우가 대다수다. 실제로 조정실 해맑은센터장 겸 학교폭력피해자가족협의회장은 "학교폭력 대책심의위원회(학폭위)가 이뤄진 이후 피해학생에세 해맑음센터를 안내하도록 규정하고 있지만 센터를 찾은 학생 중 심의위원회에게 안내받은 학생은 단 한 명도 없었다"며 "필요하다면 법적 조치를 취해서라도 피해학생들 위한 안내가 제대로 이뤄지도록 선택권을 보장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피해학생이 마땅히 받아야 할 회복·치료 지원에 대한 기본적인 안내마저도 생략되는 셈이다. 한국의 미흡한 학폭 후속 대응 속살이 여실히 드러났다. 정부는 이번 학폭 근절 대책에서 피해학생 밀착 맞춤 지원을 시사했다. '맞춤 지원'이라는 접근 방식은 매우 타당하나 실직적인 세부 대안은 나오지 않았다는 지적이 나온다. 피해학생 맞춤 지원을 위해서는 우선적으로 현재 각 학교마다 갈등 해결 역량을 갖췄는지 진단이 필요하지만 교원단체들이 꾸준히 교사 부족을 외치는 학교 현장에서 학폭 관련 전문 교사가 존재할 가능성은 매우 희박하다. 교원 단체인 좋은교사운동은 "이런 상태에서 맞춤 지원을 누가, 언제, 어떻게 할 수 있다는 것인지, 말뿐인 맞춤이 되지 않기 위해서는 현재 상황을 제대로 진단부터 해야 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교육청 차원의 학교 밖 관계회복 지원단도 운영 수준이 천차만별일 뿐더러 특별교육 기관이나 사회봉사 기관은 그 수가 부족하다. 시도교육청이 학폭 지원으로 매번 언급하는 '위(Wee)센터'는 늘 만원이라고 설명했다. 피해학생전담지원관 제도도 스케치에 불과하다. 피해학생이 필요로 하는 실질적인 심리상담·의료·법률 서비스를 지원할 전문성 있는 전담지원관의 규모와 전문성 확보 방향성은 제시되지 않았기 때문이다. 이에 대해 한국교원단체총연합회는 "학교에서 누가 어떻게 할 것인지, 또 다른 담당자 지정으로 오히려 업무 갈등과 추가 부담을 초래하는 것은 아닌지 재검토가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학교전담경찰관(SPO) 등으로 구성된 '사안처리 컨설팅 지원단'의 실효성도 의문스럽다. 학교경찰제도는 세계 각국에서 학교폭력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대안으로 실시하고 있다. 학교 내 정규 경찰관을 배치해 학폭 등 학교 안전과 보호를 담당하게 되는 구조이다. 하지만 한국은 시스템상 학교전담경찰관 1명이 10개 내외의 학교를 전담하기 때문에 실효적 지원에 대한 의구심이 적지 않다. 종로학원이 13일 공개한 서울 중·고등학교의 최근 3년간 학폭 상황 분석에 따르면 중학교만 비교했을 때, 389개교의 심의 건수는 4700건에 달한다. 이를 평균값으로 계산했을 때, 서울 내 학교전담경찰관 1명이 관리하게 될 1년 동안의 학폭 상황은 적어도 40건 이상이다. 곽대경 동국대 경찰사법대학 교수는 "본래 업무가 있는 경찰관들을 학폭 전담으로 옮기려면 예산상의 부담이 크기 때문에 현실적인 여건을 감안해 구성된 규모로 보인다"며 "인력이나 예상의 여유가 있다면 인당 담당 학교를 줄이는 것이 당연히 효과적"이라고 진단했다. ◆학폭 가해학생 처벌 두고..."강력해야" VS "오히려 부작용 야기" 처벌 강화를 선택한 정부의 학폭 근절대책이 발표되자 가해학생 처벌 수위에 대한 시시비비가 갈렸다. 교육계는 '엄벌주의'가 오히려 부작용을 야기할 수 있는 비교육적인 방향성이라고 지적하지만, 각계에서는 더 강력한 처벌이 선행돼야 경각심을 일깨울 수 있다는 의견이 높은 상황이다. 당초 대입 정시전형에서의 학폭위 조치 필수 반영이 논의되자 일각에서는 대입을 넘어 취업에서도 반영될 수 있도록 기록이 보존돼야 한다는 의견이 거세졌다. 실제로 HR테크 기업 인크루트가 자사 회원 935명을 대상으로 '학폭 처분 기록을 취업 시에도 반영하는 방안'에 대한 의견을 조사한 결과, 응답자 10명 중 9명(93.0%)이 동의한 것으로 집계됐다. 김진숙 법무법인 바른 파트너 변호사는 "정순신 사건에서 드러나듯 이제는 학폭이 물리적인 부분에서 배경·집안으로 옮겨가고 있기 때문에 학폭을 저질러도 불이익을 받지 않는다는 자신감이 있을 때는 근절이 어려워진다"며 "유야무야 되지 않도록 가해학생 퇴출이 엄격하게 이뤄져야 한다"고 강조했다. 예를 들면 학교에서 '원 스트라이크 아웃제' 등의 강력한 조치가 이뤄져야 한다는 의미이다. 덧붙여 이번 처벌 방안은 사실상 '진학을 희망하는 가해자'에게만 불이익으로 다가오기 때문에 '정 전 검사 자녀 사건'에만 특정되는 미봉책이라고 지적했다. 윤성경 학폭 소송 전문 변호사도 "사실상 학교에서 중재가 잘 이뤄지지 못하고 있는 상황"이라며 "요즘은 부모들도 사과 등 관계회복 중심의 해결 방안이 아닌 법적인 부분으로 자녀의 불이익에 대한 보상, 가해자 처벌을 원한다"고 분석했다. 교원 단체들이 우려하는 부작용도 같은 지점에서 시작된다. 교총은 "처벌 강화는 곧 학교·교원 대상 민원, 소송 제기 증가로 이어질 가능성이 크다"며 "특히 비슷한 사안에 대해 시도마다 학폭위 처분 수위가 달라질 경우, 갈등은 더 증폭될 수 있다"고 말했다. 이어 "처벌은 수단이고 목표는 관계회복이어야 한다는 점을 다시 한번 인식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교육이 이뤄져야 할 학교가 민원·소송에 끌려다니는 다툼의 장이 돼서는 안 된다는 의미다. 전국교직원노동조합도 논평을 내고 "문제상황은 곧 교육의 연장이며, 관계회복을 위한 학교의 교육적 노력이 어떤 형사적·사법적 절차보다 우선될 수 있는 '지원대책'이 필요하다"고 설명했으며, 좋은교사운동 역시 "학교폭력을 근절하기 위해서는 학교가 교육기관으로서 학교폭력을 교육적으로 해결할 수 있는 지원이 필요하다"고 당부했다.

2023-04-13 15:50:04 신하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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엄벌주의에 밀린 '피해학생' 관리...학폭 대책 '제자리걸음'

'정순신 전 검사 자녀 학교폭력(학폭) 사건'이 대두되면서 11년 만에 손본 정부의 학폭 근절 종합대책이 사실상 '제자리걸음'이라는 평가를 받고 있다. 관계회복·치료 지원이 미흡한 상황임에도 '피해학생'에 대한 대책이 뚜렷하지 않아 교육계의 비판이 이어진다. 13일 교육계는 정부가 발표한 학폭 근절 대책이 '엄벌주의'에 초점이 쏠렸다며 부작용을 우려하고 있다. 정부는 12일 한덕수 국무총리 주재로 '제19차 학교폭력 대책위원회'를 열고 '학폭 근절 종합대책'을 심의·의결했다. 2026학년도부터 학폭 대책심의위원회(학폭위) 조치 사항을 대입(수시·정시)에서 필수적으로 반영해야 하며, 학생부 기록 보존기관을 2년에서 4년으로 연장하는 등의 방안을 골자로 한다. 다만 피해학생 중심의 치료·회복 프로그램은 여전히 미흡하다는 목소리가 크다. 교육계는 오래전부터 가해학생에 대한 처벌보다 피해학생에 대한 회복 지원이 우선돼야 한다고 강조해 왔다. 그럼에도 11년 만에 손본 학폭 근절 종합대책에서는 구체적인 대안이 제시되지 못했다는 평가가 나온다. 전국교직원노동조합은 이날 논평을 통해 "교육부가 발표하려는 대책 또한 새로울 게 없다"며 "이미 진행되고 있는 대책들의 나열에 불과하다"고 꼬집었다. 기존 대책이 만들어낸 법과 제도가 학생들의 관계나 정서적 요인을 구조적으로 간과하도록 만들어 왔다는 지적에도 처벌 강화를 선택했기 때문이다. 이들은 과한 처벌은 피해 사실의 인지, 반성, 사과, 피해자와의 관계 회복에 대한 노력을 자극하기보다 회피 전략을 부추길 뿐이라고 설명했다. 한국교원단체총연합회도 가·피해학생 교육·치유체계 강화에 초점을 둬야 한다고 입을 모았다. 교원 단체인 좋은교사운동 역시 같은 날 성명서를 내고 "학생부 기재 연장과 대입 연계 확대는 학폭 근절 대안이 될 수 없다"며 "엄벌주의 방식을 강조하는 이번 교육부 발표안은 국민적 공분을 잠재우기 위한 미봉책에 불과하다"고 꼬집었다. 강조됐어야 할 피해학생 밀착 맞춤 지원에 대해서는 구체성이 떨어져 실효성을 가늠하기 어렵다는 지적도 이어졌다. 정부의 이번 학폭 근절 종합대책을 살펴보면 가해학생 처벌 대책으로는 학폭 조치사항 대입 정시 의무 반영, 학생부 보존 기간 연장 등이 구체적으로 제시됐지만 피해학생을 위한 보호 조치는 구체성이 떨어져 실효성에 의문이 든다. 예를 들어 피해학생전담지원관 제도 도입을 시사했지만 실질적으로 서비스를 지원할 전담지원관의 규모나 전문성 확보에 대한 기준은 알 수 없기 때문이다. 현재 한국의 학폭 피해 학생 전담의 대안 교육 시설은 전국에서 해맑음 센터가 유일한 수준일 정도로 열악하다. 조정실 해맑은센터장 겸 학교폭력피해자가족협의회장은 "이번 대책에서 실질적인 피해자 보호 조치에 대한 내용은 없었다"며 "학폭에서 가·피해학생의 분리는 우선적으로 이뤄져야 할 중요 사안이지만 피해학생들이 안전하게 머물 수 있는 단독 전담 시설은 부족하다"고 토로했다. 피해학생들이 머물 수 있는 시설들에 대한 전면적인 검토가 필요하다는 의견이다. /신하은기자 godhe@metroseoul.co.kr

2023-04-13 15:31:12 신하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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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커버스토리]가상인간이 쇼호스트도 하고, AI가 광고 창작하고

인공지능(AI)기술이 발달하면서 유통업계에 메타버스(Metaverse)와 가상인간(Virtual Human)의 존재감이 커지고 있다. AI는 일반적으로 인간의 학습능력, 추론능력, 지각능력이 필요한 작업을 할 수 있도록 컴퓨터 시스템을 구현한 컴퓨터 과학의 세부분야 중 하나다. 즉 인간의 지능을 기계 등에 인공적으로 구현한 것이다. 유통업계는 소비시장 주축으로 떠오른 MZ세대와 소통하기 위해 시공간에 제약이 없는 가상인간과 메타버스를 적극활용하고 있다. 롯데홈쇼핑은 자체 개발한 가상인간 '루시'를 생방송 쇼호스트로 출연시켜 이목을 집중시켰다. 루시가 메인 쇼호스트로 데뷔한 첫 방송에서 미우미우의 가방과 카드케이스는 25분 만에 완판됐으며 이후에 판매한 미니 건조기도 40분만에 전량 판매하는 등 큰 관심을 모았다. 롯데홈쇼핑은 메타버스 사업의 일환으로 2021년 2월 루시를 개발했으며 양방향 소통이 가능하게 하기 위해 루시에 시각 특수효과와 리얼타임 엔진 등 최신 기술을 적용했다. 롯데홈쇼핑 내부에는 루시를 인플루언서로 육성하는 디지털휴먼팀까지 갖춰져있다. 롯데홈쇼핑 관계자는 "가상인간을 활용해 MZ세대와 소통함은 물론 디지털 마케팅을 강화할 것"이라며 "향후 홈쇼핑 채널에 국한하지 않고 다양한 플랫폼으로 가상인간의 활동영역을 넓힐 것"이라고 말했다. 콘텐츠 제작기업 싸이더스 스튜디오 엑스가 탄생시킨 22살 '로지'도 버추얼 인플루언서, 가상인간이다. 로지는 얼굴형부터 목소리까지 오로지 MZ세대를 겨냥해 구상된 가상인간으로 '신한라이프' 광고 영상과 종합식품기업 팔도의 '틈새라면' 모델로 활동했다. 인스타그램 팔로워도 12만명이 넘는다. 업계 관계자는 "MZ세대가 메타버스와 버추얼 휴먼에 열광함에 따라 기업들도 화제를 모으기 위해 관련 마케팅을 적극 펼치고 있다"며 "기업이 추구하는 이미지를 구현할 수 있고, 연예인을 모델로 했을 때 따르는 리스크 부담도 덜 수 있다"고 말했다. 신세계그룹도 지난 2021년 네이버와 지분을 맞교환하고 디지털 분야 강화를 위한 협업을 이어오고 있다. 지난해 6월에는 네이버 클로바의 AI보이스 더빙 기술을 적용한 캐릭터 '다나'를 쇼핑라이브에 출연시킨 바 있다. 창작의 영역으로 여겨지던 광고문구 작성을 AI에게 맡기는 챗GPT를 활용한 마케팅도 등장했다. CJ그룹은 고객 성향을 분석해 마케팅 카피를 자동으로 생성해 주는 '성향맞춤 인공지능(AI) 카피라이터'를 개발, 실제 업무에 도입했다. 성향맞춤 AI 카피라이터는 기본적인 프로모션 정보만 입력하면 마케팅 캠페인에서 사용할 카피 문구를 자동으로 생성, 고객의 성향을 고려한 광고 문구를 생성해 준다. 이상적·감정적 성향의 고객을 대상으로 한다면 대화체와 비유적 표현 방식의 문구를 생성하고, 현실적·이성적 성향의 고객에게는 제품의 효과와 계량화된 정보를 부각한 문구를 제안하는 식이다. 향후 CJ AI센터는 추가적인 빅데이터 학습과 사용자 피드백을 반영한 자동 학습을 통해 서비스 고도화를 추진할 예정이다. 현대백화점그룹도 지난 2일부터 광고 카피·판촉행사 소개문 등 마케팅 문구 제작에 특화된 초대규모 AI 카피라이팅 시스템 '루이스'를 업무에 정식 도입했다. 루이스는 원하는 타깃 연령대와 콘셉트를 입력하면 문장 및 문맥을 이해하고 생성할 수 있다. 루이스는 네이버의 초대규모 AI 언어모델 '하이퍼클로바'를 기본 엔진으로 한다. 여기에 현대백화점이 최근 3년간 고객 호응을 얻은 광고카피, 판촉행사 문구 1만여건을 학습했다. 채팅창과 유사한 웹사이트에 대화하듯 핵심 키워드를 입력하면 10초만에 제목과 본문으로 조합된 문구를 추출해준다. 업계 관계자는 "AI카피라이터를 도입하고 업무에 걸리는 시간을 최대 4시간 단축할 수 있었다"며 "또한 소비자 개인에 맞춰 카피라이터를 뽑아주니 판매에 긍정적인 효과까지 더할 수 있다"고 말했다. 한편, 일각에서는 AI의 발전 속도가 빠른 만큼 챗GPT의 규제가 필요하다는 목소리도 나온다. 불완전한 정보제공으로 신뢰성을 떨어뜨리는 점과, 기업의 정보유출 우려 때문이다. /신원선기자 tree6834@metroseoul.co.kr

2023-04-06 15:06:40 신원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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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커버스토리] 물류센터부터 편의점까지 '로봇 시대' 열렸다

'인구 절벽'과 '인건비 상승'으로 인해 유통업계가 로봇 도입에 속도를 내고 있다. 물류센터부터 식당, 편의점까지 로봇이 도입돼 인간이 설 자리를 대신하고 있는 것이다. <관련기사 4면> 전세계 로봇 시장 규모는 2015년 110억달러에서 2025년 164억달러까지 늘어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국내 협동 로봇 시장도 2021년 1조6000억원에서 2025년 6조9000억원으로 연평균 약 44% 증가 추세를 보이고 있다. 이미 대규모 물류센터에서는 물건 분류 작업 및 자율 이동, 포장 등에 로봇이 이용되고 있다. 대표적으로 쿠팡이 있다. 2020~2021년 자동화 물류에 1조2500억원을 투자한 쿠팡은 지난 2월 무인운반로봇(AGV)·분류로봇(일명 소팅 봇·sorting bot) 등 1000여대 이상의 로봇을 운영하는 대구 풀필먼트 센터를 공개했다. 무인 운반 로봇은 바닥에 있는 정보문의(QR)코드를 따라 움직이고, 온라인을 통해 들어온 주문을 인식해 해당 상품이 실린 선반을 찾아 작업자 쪽으로 운반하는 작업을 한다. 소팅봇은 상품 포장지에 찍힌 운송장 바코드를 스캐너로 인식해 단 몇 초 만에 배송지별로 상품을 분류하는 작업을 한다. 쿠팡에 따르면 무인운반로봇을 통해 전체 업무 단계의 65%가 축소됐고, 운영 효율화 덕분에 쿠팡의 익일배송 서비스 지역이 확대됐다. 신세계와 롯데도 자동화 플필먼트 구축에 공들이고 있다. 이마트는 오는 2025년까지 대형 PP(Picking·Packing) 센터를 70개 이상 만들고, 자동화 물류 시설을 각 거점 점포에 도입해 배송 효율성을 높일 예정으로 알려졌다. 롯데 또한 2025년 신선식품 자동화 물류센터를 시작으로 2030년까지 6개 자동화 물류센터를 구축할 계획이다. 입고부터 출고까지 자동화 물류 로봇을 도입해 업무 효율화를 꾀한다는 복안이다. 편의점 업계도 로봇 도입에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다.자율주행 로봇과 협동 로봇을 도입, 디지털 전환을 통해 직원들이 편하고 쉽게 일하는 근무환경을 조성하는 것이다. CU는 현대자동차 사내 스타트업 '모빈'과 편의점 로봇 배송 시범 사업을 본격화한다. 앞서 CU는 지난해 8월 모빈과 경기도 화성시 소재 아파트에서 계단, 비탈길 등을 자유롭게 이동할 수 있는 로봇 배송서비스 실증사업을 실시한 바 있다. GS리테일은 편의점 GS25 동래래미안아이파크점, 슈퍼마켓 GS더프레시검단신도시점 등에서 로봇이 만든 치킨을 판매하고 있다. 특히 로봇치킨 운영 점포의 경우, 식품위생안전처 주관 음식점 위생등급제에서 '매우우수'를 지정 받는 등의 효과를 내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코로나19 이후 1인·무인점포, 로봇·자동화 기기 도입 점포가 크게 늘었다"며 "다양한 곳에서 로봇이 활용되면서 사람의 업무 강도를 낮춰주는 긍정적인 효과를 보고 있다"고 말했다. 정부가 로봇 관련 규제를 완화한 것도 업계의 로봇 도입을 촉진시키는데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산업통상자원부는 최근 '첨단 로봇 규제 혁신방안'을 발표하고 51개 과제를 수행하기로 결정했다. 특히 정부는 올해 안으로 지능형로봇법 개정을 추진해 실외이동로봇 운행에 대한 근거와 보도 통행 기준을 만들 계획이다. 그동안 차량으로 분류되어 보도통행이 불가능했던 실외이동로봇을 보행자에 포함시켜 보도통행을 가능하게 하는 내용의 도로교통법개정안은 지난달 30일 국회 본회의를 통과했다. 아울러 로봇을 활용한 배송사업이 가능하도록 택배 및 소화물배송대행 운송수단에 로봇을 추가한다. 업계는 정부의 규제 완화가 로봇 도입 시기를 앞당길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제도 개선이 이뤄지고 있고, 또 국회를 통과한 법안은 공포 후 6개월 경과 시점부터 시행되기 때문에 빠르면 내년에는 배달로봇이 운행되는 모습을 볼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신원선기자 tree6834@metroseoul.co.kr

2023-04-06 14:15:37 신원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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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커버스토리]'돈 밝히면 안돼'...금융문맹과 가난의 대물림

"글을 모르면 사는데 다소 불편하지만, 금융을 모르면 생존자체가 어렵기 때문에 금융맹이 문맹보다 더 무섭다." 앨런 그린스펀 전 미국 연방준비제도이사회 의장은 금융 공부의 중요성을 언급하며 이 같이 말했다. 글로벌 데이터 수입기관인 월드데이터아틀라스에 따르면 우리나라의 15세 이상 금융 비문맹률은 33%에 달했다. 3명중 2명은 금융에 대해서 문맹에 가깝다는 얘기다. 우리나라의 순위는 조사대상국가 142개 중 81위. 초·중·고교 등 정규 교육과정에서 제대로 된 금융교육이 없어 아무도 기초적인 금융지식을 가르쳐준 적이 없다는 분석이다. 그렇다고 금융당국의 노력이 전혀 없는 것이 아니다. 금융감독원은 금융교육국을 통해 일선학교와 금융회사를 연결해 초등학교와 중학교에 금융교육을 실시하고 있다. 학교에서 원하면 금융교육을 해주고 선생님들과 학생들이 참고하도록 별도의 교과서도 출간했다. 그러나 이렇게 공들여 출간한 교과서는 제대로 쓰이지 못하고 있다. 금융당국의 한 관계자는 "선생님들도 행정업무 등 부외 업무에 바빠 금융교육에 별로 관심이 높지 않은 게 현실"이라고 전했다. ◆'돈밝히면 점잖지 못해'…MZ세대 금융교육 미흡 어쩌면 우리나라가 금융문맹국이 된 것은 현재사회를 이끌어가는 중장년층의 가치관과도 무관치 않다. 현재 50대 이상 이들 중에는 어린 시절 돈과 관련된 것은 터부시하며 자란 사람들이 많다. 돈을 이야기하고 돈을 벌려고 하는 것 자체가 점잖지 못하고 존경받지 못하는 행위라는 관념이 어린 시절부터 주입됐다. 이런 부모들 밑에서 자란 MZ세대 대부분 돈이 왜 중요한 지 어떻게 쓰고 어떻게 모아야 하는지를 배우지 못했다. 금융문맹으로 인한 가난의 대물림은 지표로도 나타난다. 한국은행과 금감원의 '2022년 전국민 금융이해력 조사'에 따르면 소득계층에 따라 금융이해력의 차가 극명히 달랐다. 고소득층의 금융이해력 점수는 68.7점인 반면 저소득층은 63.2점이었다. 세부적으로 살펴보면 소비자가 금융상품과 서비스를 비교·선택할 수 있는 금융지식은 고소득층은 81점이었지만, 저소득층은 70.2점에 불과했다. 장기적인 재무계획을 세우는 금융행위의 경우 고소득층의 경우 68.4%였지만 저소득층은 62.5%였다. 상대적으로 저소득층의 경우 재무상황을 점검하는 경우가 낮아 장기적인 재무계획과 소비가 어려울 수 있다는 설명이다. ◆또다른 가난 대물림…청년 불안정성 제거해야 문제는 지금 이 시대에서 금융문맹을 벗어나지 않으면 또다시 대물림은 지속될 수밖에 없다. 2020년 불어닥친 빚투(빚내서 투자)와 영끌(영혼까지 끌어모음)광풍은 수 백 만명의 청년 빚쟁이들을 양산했다. 빚을 내 집을 사는 2030이 급증했고 취업난과 저소득에 갈 곳 없는 이들의 한탕주의 심리는 주식과 코인 투자를 부추겼다. 제대로 검증도 안 된 P2P(온라인투자연계금융)에도 무작정 달려들었다. 투자금은 대부분 빚이었다. 특히 이들의 불법사금융 이용비중은 급격히 증가하고 있다. 한국대부금융협회에 따르면 2020년 기준 불법사채 피해자 중 절반이 넘는 56.8%는 2030세대였다. 협회와 사법기관에 접수된 피해자수를 합한 수치로 전년 동기 대비 36.4% 늘어난 규모다. 감당할 수 없는 부채에 신용회복을 요청하는 청년층도 꾸준히 늘어나고 있다. 신용회복위원회에 따르면 올 상반기 '신속채무조정'을 신청한 이들은 4835명에 달한다. 신속채무조정은 연체가 30일 이하인 채무자가 대상이다. 지난해 상반기 3095명에서 56.2%(1740명) 늘었다. 곽윤경 한국보건사회연구원 부연구위원은 "청년이 현재 처한 상황은 아동 청소년 시기에 누적된 경험의 결과이므로 미래 청년이 될 아동·청소년을 위해 정책에 더 많은 관심과 자원을 투입할 필요가 있다"며 "현재 청년의 불안전성은 미래에도 부정적인 영향을 미치므로 청년정책과 중장년정책, 노인복지정책, 노후소득보장정책 등과의 연계하는 방안을 통해 생애 주기 전반에 걸쳐 한 개인이 자립할 수 있도록 안전망 체계를 마련해야 한다"고 말했다.

2023-03-30 14:51:49 나유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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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커버스토리]노인이 가난한 나라…금융문맹도 한몫

#. 문예창작과를 졸업하고, 미술·문학·음악 상담치료 1급 자격증도 있었지만, 일자리를 얻기 위해 중졸로 이력을 속였다. 학력과 경력을 없애고 그동안 쌓아온 모든 것을 버리니 취업은 쉬웠다. 지하 식품부에서 청소를 하게 됐다. 결혼하고 35년 간 매일 하던 청소가 손에 익지 않아 짝꿍 아줌마 잔소리를 자주 듣다 보니 정신이 혼미했지만 이 일로 밥을 먹을 수 있음에 감사하자고 중얼거렸다. (이순자의 '실버 취준생 분투기' 중에서) 935만명. 우리나라 전체인구 중 65세 이상 노인의 수다. 은퇴 후 제2의 인생을 위해 나서야 할 이들이 또 다시 취업시장을 찾고 있다. 30일 통계청에 따르면 지난 2월 기준 60세 이상 취업자수는 577만2000명으로 10년 전과 비교해 2.1배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고용률도 42.8%로 10년간 10%포인트(p) 늘었다. 이들의 취업률이 늘고 있는 이유는 경제적 빈곤 때문이다. 실제 우리나라 노인빈곤율은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국가 중에서 가장 높은 수준을 유지하고 있다. 보건복지부의 '통계로 보는 사회보장 2020'을 보면 한국의 노인 빈곤율은 OECD 회원국 중 1위를 차지했다. 우리나라 65세 이상 노인 인구 중 소득이 중위소득의 50%(상대빈곤선) 이하인 비율은 43.2%다. OECD 평균인 13.1%보다는 3배 이상 높다. 한국 위로는 라트비아(39%), 에스토니아(37.6%) 등의 국가들이 자리했고, 미국과 일본은 각각 23.1%, 20%였다. 문제는 이렇게 오래 일하면 부유해야 하지만 나이가 들수록 빈곤율은 떨어지지 않고 있다는 것. 전문가들은 질 낮은 일자리 외에도 금융을 이해하고 활용할 수 있는 금융 이해력이 부족한 점도 원인이라고 지목한다. 금융감독원과 한국은행이 지난 29일 발표한 '2022년 전국민 금융이해력 조사'를 보면 우리나라 성인(만18~79세)의 금융이해력 점수는 66.5점으로 조사됐다. 금융이해력이란 일상적 금융 거래를 이해하고, 금융 지식을 활용하며, 금융 선택에 따른 책임을 이해하는 능력을 말한다. 노인인 60대와 70대의 금융이해력 점수는 각각 64.4점, 61점으로, 30대(69점)와 비교해 최대 8점가량 차이가 발생했다. 가장 낮은 분야는 금융행위 분야였다. 금융행위는 재무계획과 예산관리, 정보에 입각한 금융상품을 선택하는 행위를 말한다. 60대와 70대의 금융행위 점수를 보면 62.5점, 59.2점으로 평균(65.8점)을 밑돌았다. 이 경우 금융상품 선택 시 금융기관 직원이나 전문가가 제공한 정보보다 친구·가족·지인의 추천에 의존하는 경향이 높다. 디지털 금융 이해력은 더 뒤쳐졌다. 60대와 70대의 디지털 금융 이해력은 각각 41.1점, 36점으로 평균 (42.9점)을 하회했다. 코로나19 팬데믹 이후 비대면 거래가 늘고 있지만, 이로 인한 피해 또한 증가할 수 있다는 설명이다. 실제로 금감원에 따르면 60대 이상 고령자의 전기통신금융사기(보이스피싱) 피해액은 614억4521만원으로 나타났다. 피해건수는 1만2160건으로 전체의 40.7%를 차지했다. 노인보호전문기관에 접수된 경제적 학대 신고건수는 400억을 넘었다. 경제적 학대는 노인의 금전 또는 재산을 허락 없이, 또는 부정한 방법으로 사용하는 것을 말한다. 전병목 한국조세재정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은 "우리나라 고령층은 높은 빈곤율과 함께 높은 주택보유율을 보여 주택연금으로 인한 노후 빈곤 완화가능성이 많다"며 "다양한 금융교육을 통해 금융피해를 줄이고, 보유자산을 통해 효과적으로 빈곤을 완화할 수 있는 방안을 마련해야 한다"고 말했다.

2023-03-30 14:21:10 나유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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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커버스토리]"삼원계가 좋다던데…", LFP는 대세가 될까?

배터리 형태를 알게 되었다면 이제는 소재에 따른 구분을 할 필요가 있다. 배터리는 제조에 사용하는 양극재 소재에 따라 구분할 수 있다. 국내 기업들은 1회 주행거리가 길고 상대적 연비가 뛰어난 '삼원계 배터리'를 만드는데 집중해 왔고, 중국은 가격 경쟁력과 화재 안정성이 삼원계보다 뛰어난 'LFP 배터리'를 보급해왔다. 하지만 최근에는 판도가 바뀌는 모양새다. 각자의 영역에서 완성차 업체들과 협력해온 한국과 중국의 배터리 기업들은 이제 LFP 배터리를 주목하고 있다. ◆ "LFP가 뭐길래?"…삼원계 만큼 찾는다 삼원계는 '니켈(Ni), 코발트(Co), 망간(Mn)'과 '니켈, 코발트, 알루미늄(Al)' 조합으로 구성된다. 원소의 이름의 앞글자를 따 'NCM'과 'NCA'로 불리며 니켈 함유량에 따라 에너지 밀도가 좌우된다. 나머지 코발트와 망간은 배터리의 화학적 안정성을 높이는 소재로 쓰인다. 니켈은 주행거리를 결정짓는 핵심 소재다. 밀도가 높을수록 더 많은 전기 에너지 충전이 가능하기 때문이다. 게다가 LFP 배터리보다 가볍기에 전기차에 니켈 함량도가 높은 배터리가 들어간다면 더 연비 좋은 전기차를 가진다는 의미가 된다. 하지만 삼원계 양극재는 '니켈'의 수급에 큰 영향을 받는다.니켈은 희귀한 금속에 속하고, 니켈 가격이 치솟으면 삼원계 양극재 가격은 더 크게 뛴다. 원가율이 커지면 완성차 업체들이 아무리 좋은 배터리라도 선택하기 힘들어지는 것은 현실이다. 게다가 삼원계 양극재는 화학적 구조가 불안정한 나머지 '열폭주' 가능성이 LFP 배터리보다 상대적으로 높아 소비자들이 불안 요소로 꼽힌다. 그에 반해 LFP배터리는 양극재로 리튬인산철(Li- FePO4)을 사용한다. 중국의 배터리 업체인 CATL과 BYD는 LFP 개발에 적극적으로 나서 중국 내수 시장과 저가 전기차 시장을 사로잡으며 성장해 온 업체이기도 하다. 해당 배터리의 핵심 소재인 철(Fe)은 지구가 풍부하게 가지고 있는 흔한 소재 중 하나다. 철의 가격이 니켈의 가격보다 안정적이다보니 LFP 배터리 가격은 삼원계 대비 약 30% 이상 저렴하다는 장점이있다. 또한 리튬인산철 배터리는 화학적으로 원소 결합이 삼원계 배터리보다 안정적이어서 안정성 측면에서도 강점을 가진다. 다만 LFP 배터리는 에너지 밀도가 낮고 무겁다는 단점이 있다. 고급형 전기차에서는 채택하지 않는 이유다. 주행거리가 긴 전기차라면 LFP 배터리를 탑재하지 않을 가능성이 높다. 게다가 저온에 약해 추운 겨울철에는 에너지 효율이 떨어진다. 그럼에도 CATL의 지난해 순이익률은 9.34%, 2021년 순이익률은 14%에 달하며 LFP 배터리로 높은 성장세를 보였다. 2020년 세계 전기차 시장을 주도하는 테슬라가 저가형 전기차에 LFP 배터리를 도입했고, 이어 메르세데스-벤츠, 폴크스바겐, 포드 등이 LFP 배터리 도입을 선언했다. 빠르게 성장하는 전기차 시장에 LFP 배터리의 성장은 예고된 것이었다. 앞으로 국내 배터리 3사도 모두 LFP 배터리 개발에 뛰어들 것이라고 예고해 글로벌 시장에서 가격 경쟁이 더욱 치열해질 것으로 전망된다. 한편, 시장에 LFP 배터리가 많이 보급되자 재활용 배터리 업계도 주목하고 있다. 폐배터리 재활용은 삼원계의 니켈, 망간, 코발트, 리튬 등을 수거하기 위해 움직인다 해도 과언이 아니다. 배터리 재활용 업체들은 LFP 배터리에도 니켈이 들어가지만 소량 들어가기 때문에 이를 위해 재활용 공정 시설을 증설할지는 고민 중이다. 삼원계 배터리 재활용을 위해 사용되는 공장은 LFP 배터리 재활용을 겸할 수 없기 때문이다. LFP 배터리에 다량 포함된 철 성분이 같은 트림에 오를 수 없다는 게 배터리 재활용 업계의 지배적인 의견이다.

2023-03-23 16:18:34 허정윤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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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커버스토리]배터리 세상을 아시나요…배터리 형태마다 다른 매력

경기 침체가 세계를 덮치고 있다. 고물가·고금리의 기세가 꺾일 줄 모르고 소비 위축은 경기를 얼어붙게 만들었다. 하지만 이런 환경 속에도 아랑곳하지 않고 질주하는 업계가 있으니 바로 '배터리'다. 세계 각국 정부가 기후위기를 인식하고 친환경 정책과 보조금 정책을 세우면서 전기차 시장이 성장한 것이 배터리 시장 성장의 주요 배경이다. 국내 배터리 3사로 불리는 LG에너지솔루션·삼성SDI·SK온의 1분기 합산 매출만 해도 16조 원을 넘을 전망이라는 분석이 나왔고, 올 한해 누계 추정치는 약 70조원의 매출을 올릴 거라는 관측이 나올 정도다. 시장조사업체 SNE리서치에 따르면 2022년 상반기 전기차용 배터리 시장은 전년 동기 대비 76% 성장한 202GWh를 기록했다. 또한 원자재 수급난에도 28개월째 꾸준한 성장세를 보이는 중이다. ◆ "모양새에 따라 각기 다른 매력"…원통형·각형·파우치형 전기차의 핵심은 배터리라 해도 과언이 아니다. 전기차의 속도와 운행 가능 거리를 결정하고 혹여나 터질 사고에 대비해 안전성도 중요한 이슈기 때문이다. 배터리는 크게 양극재, 음극재, 분리막, 전해액(전해질) 등으로 구성돼 있으며 이를 어떻게 담아내느냐에 따라 배터리는 ▲원통형 ▲파우치형 ▲각형으로 분리된다. 배터리는 형태에 따라 각기 다른 특성을 가지고 있으며 완성차 업체들의 '러브콜'을 받고 있다. 먼저 '원통형 배터리'는 가장 오래된 형태이자 일상생활에서 흔히 볼 수 있는 건전지와 같은 모양이다. 대형 배터리 제조사들이 표준화된 규격에 맞는 설비를 갖추고 있어 다른 형태의 배터리들보다 많은 양을 빠르게 생산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가장 전통적인 형태로 생산 비용도 저렴하고 내구성이 좋으며, 부피당 에너지 밀도도 높다. 특히나 안정적인 수급으로 완성차 시장을 공략해 왔다. 하지만 전기차 장착을 위해서는 원통형 배터리를 하나로 묶어야 하는데 그 비용이 많이 들어 배터리를 만들기 위한 배터리 시스템 구축비용이 많이 든다는 단점도 있다. 이어 '파우치형 배터리'는 전극을 셀파우치로 감싼 모양이다. 배터리를 둘러싼 외관이 얇아 다른 형태의 배터리보다 가볍고, 다양한 형태로 만들 수 있으며 높은 에너지 밀도로 장거리 주행에 적합하다. 열 관리도 잘 되는 편에 속하지만 대량 생산이 어렵고 공정 난이도가 높아 생산 비용도 비싸다. 파우치형 배터리는 여전히 다양한 IT 기기에 광범위하게 사용되고 있었는데, 전기자동차에도 탑재되고 있어 활용 분야가 점점 늘어날 것으로 전망되는 배터리 형태다. 게다가 장점으로 꼽힌 외관 얇기는 외부 충격에 약하다는 단점을 야기했다. 결국 모듈이나 팩으로 구성할 경우 강도 보완 기술이 필요해 상대적으로 비용이 높아지게 된다. 마지막으로 '각형 배터리'는 각형은 금속 캔 형태로 원통형에 비해 얇고 파우치형과 비교해 내구성이 뛰어나다는 평가를 받는 배터리 형태 중 하나다. 각형 배터리는 사각형 모양의 금속 캔(CAN)에 양극, 음극, 분리막, 전해질 등의 소재를 집어넣는 형태로 중국 배터리 업체들이 주로 생산해왔다. 교환식 배터리 휴대폰의 배터리 모양을 떠올리면 된다. 단점은 알루미늄 캔을 사용해 무게가 무거워 다른 배터리에 비해 주행거리가 짧다. 또한 알루미늄 캔을 사용하기에 열 방출이 어려워 냉각 장치가 필요하다. 이는 생산비용이 높아지는 결과를 초래하게 된다. 그럼에도 각형 배터리의 점유율은 시장에서 높다. 폭스바겐이 2030년까지 자사 전기차 배터리의 80%를 각형으로 바꾸겠다는 '배터리 로드맵' 발표했고, 완성차 업체인 BMW, 아우디, 포드, 포르쉐, 토요타도 각형 배터리를 채택하고 있어 시장성이 밝다. 이에 SK온은 이번 '인터배터리 2023'을 통해 18분 만에 80%까지 충전할 수 있는 '급속충전 배터리'보다도 충전 속도를 더 높인 것이 특징인 각형 배터리를 선보였으며, 올해 안에 시제품 생산에 돌입한다는 계획을 세우기도 했다.

2023-03-23 15:33:10 허정윤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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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커버스토리] 회계투명성, 어디까지 왔나…尹정부 노조 회계투명성 강화나선다

신(新)외부감사법 도입 이후 일반 기업에 이어 비영리부문에 대한 회계투명성을 강화 움직임이 이어지고 있다. 회계투명성 향상을 위해 비영리부문에도 표준감사시간을 도입하는 등 제도 개선 필요성도 제기된다. 16일 회계업계에 따르면 국제경영개발대학원(IMD)이 매년 발표하는 국제 회계투명성 순위에서 지난해 한국은 총 63개국 중 53위를 차지했다. 회계투명성 순위는 2017년 63위, 2018년 62위, 2019년 61위로 최하위권 성적표를 이어갔다. 2018년 주기적 감사인 지정제를 비롯한 신외감법 시행후 2020년 46위, 2021년 37위로 급등하기도 했으나, 오스템임플란트, 우리은행 등 대규모 횡령 사건에서 드러났듯이 아직까지 중하위권을 면치 못하는 실정이다. ◆"사립대학, 공익법인도 표준감사시간 도입 필요해" 비영리부문의 회계개혁은 아직까지 갈 길이 멀다. 사립대학과 공익법인에 대해 주기적 감사인 지정제 도입 외에도 표준감사시간을 도입해야 한다는 주장도 나오고 있다. 감사시간 부족문제를 해결할 수 있기 때문이다. 손혁 계명대 교수는 2017년부터 2019년까지 사립대학 표본 737개를 분석한 결과 감사투입시간, 감사보수, 시간당 감사보수 등이 증가할수록 오류수정금액이 줄고 오류수정 빈도 역시 줄어든다고 밝혔다. 손 교수는 "영리기업과 마찬가지로 사립대학에서도 감사투입 노력이 증가하면 오류수정금액의 크기가 줄어들고 오류수정의 빈도가 줄어든다"며 "오류수정금액이나 빈도가 재무보고 품질의 대용치이므로 이번 연구 결과는 사립대학의 경우 감사투입 노력이 증가하면 회계투명성이 제고될 수 있음을 의미한다"고 밝혔다. 이어 그는 "일본, 미국, 영국 등 선진국도 사립대학의 외부감사제도를 점점 더 강화하고 있으며, 이는 글로벌 흐름"이라고 덧붙였다. 비영리부문 회계개혁과 관련한 법안들은 국회에 계류돼 있다. 성일종 국민의힘 의원과 민병덕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각각 지난 2020년, 2021년 비영리부문에서도 영리부문처럼 표준감사시간을 정하도록하는 공인회계사법 일부개정법률안을 대표 발의했다. 부실감사의 원인으로 지적돼 온 감사시간 부족 문제를 비영리부문에서도 강화해 회계투명성을 높이자는 취지다. 이 가운데 정부는 노동조합의 회계투명성 강화를 적극 추진하고 있다. 정부와 여당은 노조 조합원 절반 이상이 요구하거나 노조 내에서 횡령·배임 사건이 발생했을 경우 노조가 의무적으로 회계장부를 공시하도록 '노동조합 및 노동관계조정법(노동조합법)' 개정을 추진한다. 고용노동부는 3분기까지 노조 회계공시 시스템을 구축하고, 노조 회계 공시와 세제혜택을 연계하는 방안을 계획 중이다. 고용부의 노동관행 개선 자문회의 자문단장을 맡은 김경율 회계사는 "장부 열람권을 통해 회계 자료를 공개한다고 해도 누구나 볼 수 있는 공시와는 엄연히 차이가 있다"며 "공익법인, 아파트, 협동조합 등 다른 단체에 적용되는 것을 노조에도 적용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주기적 감사인 지정제 완화 논란 한편, 주기적 감사인 지정제 완화 논란은 여전하다. 회계업계는 주기적 감사인 지정제 도입 이후 감사 보수와 감사 시간이 늘었으며, 감사 품질 역시 향상됐다고 밝힌 반면, 재계는 외부감사 보수비용 부담이 크다고 주장하고 있다. 한국회계학회의 '상장기업 감사보수 변화와 국가별 비교를 통한 시사점'에 따르면 국내 상장기업의 총감사보수 평균은 지난 2020년 2억2363만원으로 집계됐다. 신외감법 도입으로 인해 감사 시간이 늘면서 직전 연도 대비 24% 상승했다. 하지만 시간당 감사보수는 거의 변화가 없는 것으로 나타났다. 2020년 시간당 감사보수는 9만8000원 수준으로 신외감법 시행 이전인 2006년(9만7000원)과 비교했을 때 큰 변화가 없다는 지적이다. 해당 논문을 작성한 안혜진·한승엽 홍익대 경영대 교수, 전규안 숭실대 회계학과 교수는 "15년간 시간당 감사보수는 명목 금액을 기준으로 거의 변화가 없어 분석대상기간의 소비자물가상승률(31%)을 감안할 때 실질적으로 감소했다"며 "소비자물가상승률을 반영하면 2020년 시간당 감사보수는 12만8000원이 돼야 한다"고 주장했다. 한국공인회계사회를 비롯한 회계법인은 주기적 감사인 지정제 완화에 대해 "아직은 이르다"는 입장이다. 주기적 감사인 지정제(6+3)가 제대로 정착되기도 전에 법안을 완화하는 건 회계개혁을 역행한다는 주장이다. 회계법인 관계자는 "기업 입장에서는 감사 보수 증가를 이유로 불편이 커졌겠지만, 장기적으로 봤을 때 기업과 투자자 모두에게 도움이 된다"며 "외부감사를 강화함에도 일부 상장사들은 내부통제가 안되고 횡령 사건이 터지는데, 제도를 완화한다는 건 시기상조"라고 답했다. 이어 금융당국의 주기적 감사인 지정제 완화 추진은 사실상 스톱된 상태다. 금융위 관계자는 "회계제도 개선을 위해 다양한 방안을 검토 중에 있으나, 구체적인 개선방안은 확정된 바 없다"면서 "개선방안은 연구용역 결과 등을 바탕으로 전문가 의견수렴을 거쳐 상반기 중 마련될 것"이라고 밝혔다.

2023-03-16 16:15:58 박미경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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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커버스토리] 공익법인·사립대학·노조 '비영리부문'…여전히 회계감사 사각지대?

주기적 감사인 지정제 등 신(新)외부감사법을 본격적으로 도입한 지 4년여가 흘렀다. 일정 규모 이상의 기업들은 회계 투명성을 어느정도 확보했다는 평가를 받는 가운데, 비영리부문은 여전히 사회적 감시망을 벗어난 회계개혁의 사각지대라는 지적이 나온다. 16일 금융당국과 회계업계에 따르면 지난해부터 사립대학과 자산규모 1000억원 이상의 공익법인을 대상으로 외부감사 개선을 위한 주기적 감사인 지정제(4+2)가 도입됐다. 4년간 감사인을 자유롭게 선임하고, 이후 2년은 정부가 감사인을 지정해주는 제도다. 해당 제도는 내년부터 아파트 등 공동주택으로 확대 적용된다. 지난 2018년 기업이 먼저 '6+3'을 도입해 시행에 들어갔고, 비영리부문에도 감사인 지정제를 적용했다. 하지만 한국노총 산하 전국건설산업노동조합 전 위원장의 노조비 횡령 사건, 정의기억연대 후원금 횡령 의혹, 휘문고의 사립학교 회계 부정 논란, 아파트 관리비 횡령 사건 등 각종 비영리법인의 내부 비리가 이어지고 있다. 회계업계 관계자는 "정의기억연대의 후원금 횡력 의혹 이후 비영리부문의 회계처리와 정보공개에 대한 필요성이 한층 더 대두됐다"며 "비영리법인은 후원금과 국고보조금을 사용한다는 점에서 공시같은 장치가 있는 일반기업보다 오히려 회계감사가 더 중요하다"고 말했다. 지난해부터 주기적 감사인 지정제가 실시된 사학기관의 경우 교육부 감사에서 부정회계처리가 적발되는 등 외부감사가 형식적으로 운영되고 있다는 지적이다. 특히 실질적인 회계감사 시간이 부족하다는 의견이 나온다. 이태규 국민의힘 국회의원은 "대통령령인 '사립학교법 시행령' 제14조에 따르면 사학기관들은 회계기간 종료 후 3월 이내 결산을 마쳐야 하는데, 시행규칙인 '사학기관 재무·회계규칙에 대한 특례규칙' 제42조에서는 매 회계연도 종료 후 50일 이내 결산서를 이사회에 제출하고 회계기간 종료 후 2월 이내에 이사회에서 결산을 심의·확정하도록 규정돼 있어 실질적인 회계감사기간이 부족한 상황"이라고 꼬집었다. 노동조합의 경우 윤석열 정부 이후 회계투명상 강화를 추진하고 있다. 고용노동부가 나서서 조합원 수 1000명 이상인 노조와 연합단체 총 334곳에 회계 자료 보고하라며 공문을 보냈다. 회계자료 제출 노조에 대해서만 국고보조금을 지급할 수 있도록 규정도 정비했다. 그러나 86곳이 서류를 제출하지 않으며 "회계자료의 내지 제출 요구는 월권"이라며 맞서고 있다. 성일종 국민의힘 정책위의장은 "노조 및 산하 조직은 노조회계 공시 시스템을 활용해 규약 조합원 수, 결산서류 등을 자율적으로 공시할 수 있도록 하고, 노조회계 공시와 세제 혜택을 연계하는 방안을 부처 간 협의해 조속히 추진할 것"이라고 말했다.

2023-03-16 16:14:56 박미경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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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커버스토리] 은행 때리기 관치 VS 견제 의견 분분

올해 금융권 최대 이슈 톱(TOP)3에 은행권 '이자장사'가 들어갈 것이란 의견이 지배적이다. 윤석열 대통령이 직접 언급하고 금융당국에 발빠른 대책을 내놓으라고 지시를 내렸기 때문이다. 다만 정부의 과도한 개입으로 '대놓고 관치금융'이란 비판과 금융권 카르텔을 이번기회에 개편해야 된다는 의견이 대립되고 있다. ◆ 메스든 정부, '은행=공공재' 지난 1월 30일 금융위원회 업무보고를 받은 자리에서 윤 대통령은 "은행은 국방보다도 중요한 공공재적 시스템이고 국가 재정시스템의 기초"라며 금융회사의 지배구조 선진화를 주문한 바 있다. 당시에는 '셀프연임' 등을 막기 위해 회장 선임 절차 등을 고쳐야 한다는 의미로 해석됐다. 하지만 지난달 13일 수석비서관회의에서는 은행 고금리로 국민들이 어려움을 겪고 있고, 성과급, 이자장사 등을 지적하면서 금융위에 대책을 마련하라고 지시했다. 또한 윤 대통령은 은행은 공공재적 성격을 가지고 있다는 발언 이후 은행권을 향한 비판의 목소리가 고조되기 시작했다. KB·신한·하나·우리 등 4대 금융지주의 지난해 총순이익은 15조8506억원(지배주주기준)을 기록했다. 역대 최대치다. 이자이익 역시 큰 폭으로 증가하면서 지난해 39조6735억원을 기록했다. 2021년(34조7063억원) 대비 14.3% 증가한 수치다. 5대 시중은행의 지난해 성과급 총액은 1조3823억원으로 2021년(1조193억 원) 대비 3629억원(35.6%) 늘어났다. 정부는 가파른 금리 인상과 물가 상승으로 국민 대다수가 대출 이자 인상과 가계 부채로 힘들어하는 시기에 은행들이 성과급으로 '역대급 돈잔치'를 벌인 것은 은행의 공공적 성격을 저버리는 행위라고 인식하고 있다. 또한 은행권이 저금리시기 당시 대출 급증 이후 고금리로 급히 전환되면서 손쉽게 돈을 벌었고, 늘어난 이익을 사회에 환원하기보다는 내부 임직원들의 성과급 늘리기에만 치중한 잘못을 깨닫지 못했다는 것이다. 이에 금융당국은 ▲은행권 성과보수체계 ▲과점 체제 ▲사회공헌 활성화 등을 대대적으로 손본다는 계획이다. 금융위원회는 '은행권 경영·영업 관행·제도 개선 태스크포스(TF)'를 구축해 매주 회의를 진행해 제도 개선에 속도를 높인다는 방침이다. 금융지주 지배구조 선진화 추진 작업의 일환으로 최고 의사결정 기구인 이사회에 대한 대대적인 구조개혁도 예고한 상태다. 이복현 금감원장은 "금리상승기 금융 취약층뿐 아니라 대부분의 금융소비자가 금리부담을 크게 겪는 와중에 수십조 단위의 이익이 발생하고 있고 그 이익의 사용 방안에 대해 과연 제일 바람직한가란 문제 의식을 갖고 있다"며 "약탈적이라고도 볼 수 있는 영업방식에 대해 금융당국 뿐 아니라 은행업 측면에서도 같이 고민을 하자는 측면에서 공공적 측면을 강조했다"고 말했다. ◆ 이자장사 은행업의 본질…노골적 관치 눈살 윤 대통령의 은행의 공공성 역할에 대해 잘못된 접근으로 은행을 마녀사냥하고 있다는 지적도 있다. 또한 은행 장사의 본질인 이자장사를 비판하는 것은 옳지 않은 일이라고 반박하고 있다. 2일 금융권에 따르면 은행권에서는 최근 이자장사 논란과 관련해 거듭되는 정부의 압박에 당황한 기색을 보이고 있다. 지난해 정부의 권고에 따라 잇따라 금리를 조정하고 코로나19 금융지원에 나섰음에도 '돈자치' 비판을 받고 있는 것이다. 정부는 고금리가 장기화되면서 서민들의 부담이 높아지고 있는데 은행은 이자에 눈이 멀어 가산금리를 낮추지 않고 우대금리로만 이자를 조정해 서민들의 고통이 심해졌다고 비판하고 있다. 반면 은행권은 금융당국과 정부의 지시대로 움직였는데 갑작스런 비판이 당황스럽다는 입장이다. 금융위는 지난해 예금 금리 인상 자제령을 내리면서 금리가 4%대까지 주저 않았다. 이에 예대율이 더 크게 벌어지면서 은행이 이자 장사를 할 수 있는 환경이 조성된 것이다. 또한 금융의 오락가락한 지시로 인해 시장이 혼선을 빚기도 했다. 지난해 말 은행이 고금리 상품을 출시하고 은행채를 발행한 건 금융 당국이 외화유동성커버리지비율과 순안정자금조달비율 규제를 높였기 때문이다. 하지만 레고랜드 발 자금난이 발생하면서 은행채 발행을 줄이라고 금융위원장이 직접적으로 밝혔다. 지방자치단체가 보증한 채권도 부도가 날 수 있다는 불안감에 일반 회사채 투자자가 사라지면서 채권 시장이 급격하게 얼어 붙었기 때문이다. 이자장사의 경우 금액만 커졌을 뿐 순이자마진은 같은 상황이라고 강조하고 있다. 순이자마진이란 은행이 낸 수익에서 조달비용을 뺀 나머지를 운용자산으로 나눈 수치로 금융기관 수익성을 말한다. 10조원이었던 대출잔액이 100조원으로 불어나면 10배가 커진 것일 뿐, 순이자마진은 같은 것이다. 기준금리가 오르면서 자금조달금리가 그만큼 높아진 것으로 계속 대출금리를 낮추라는 것은 은행의 순이자마진이 낮아질 수밖에 없다. 지난해 4대 금융지주의 순이자마진(NIM)은 KB금융 1.99%, 신한금융 1.98%, 하나금융 1.96%,우리금융 1.92% 등이지만 미국 금융그룹과 비교하면 아직 낮은 수준이다. 같은 기간 미국 제이피모간체이스는 2.1%, 씨티그룹은 2.3%, 웰스파고는 2.7%을 기록했다. 김상봉 한성대 경제학과 교수는 "한국의 세계 금융 랭킹이 70위권으로 우간다보다 낮은 순위를 기록하고 있다"며 "해외 금융기관들이 국내에 진출하지 못하는 건 관치가 심하고 규제가 많기 때문으로 정부가 왜 은행을 소유한 것처럼 발언하는지 모르겠다"라고 비판했다. 김한규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대통령이 '은행은 공공재' 발언으로 논란이 됐지만 정작 추경호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장관은 '금융 회사에 너무 많은 책임을 강조하면 금융 산업의 발전을 저해한다'는 등 다른 이야기를 하고 있다"며 "정부 내에서도 인식 차이가 있는 것 같다"고 지적했다.

2023-03-02 15:30:01 이승용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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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커버스토리]은행권 향한 압박 강화…긴장감 고조

돈잔치 논란으로 뭇매를 맞고 있는 은행권을 향한 금융당국의 압박 강도가 세질 전망이다. 금융당국이 태스크포스(TF) 회의를 매주 열어 제도 개선에 속도를 높이고 있고, 시중은행 과점 깨기에 이어 담합 조사까지 벌이고 있어 긴장감이 고조되고 있다. 2일 금융권에 따르면 금융위원회는 지난달 22일 '은행권 경영·영업 관행·제도 개선 태스크포스(TF)' 1차 회의를 개최했다. TF는 지난 15일 제13차 비상경제민생안정회의의 후속조치다. 윤석열 대통령이 국내 은행업의 독과점 실태를 지적하면서 금융당국에 은행업 과점 폐해를 해소할 수 있는 대책을 마련할 것을 지시했기 때문이다. 1차 회의에서는 ▲은행권 경쟁 촉진 ▲금리 체계 개선 방안 ▲보수 체계 개선 ▲손실흡수 능력 제고 ▲비이자이익 비중 강화 ▲사회공헌 활성화 등 6개 과제를 선정했다. 은행권 전반에 대해 혁신을 위해 TF를 구성해 은행권에 대해 제기된 다양한 문제점을 전면 재점검해 과감히 개선하겠다는 의미다. 또한 금융위는 김소영 부위원장 주재로 TF 실무작업반 첫 회의를 개최할 예정이다. 1차 회의가 열린 지 약 일주일만으로 매주 회의를 개최할 것으로 보인다. 은행 제도 개선을 위해 논의돼야 할 내용이 많고, 설정된 논의 기한 역시 6월 말로 제한된 점을 고려한 것으로 풀이된다. 공정거래위원회 역시 5대 시중은행과 IBK기업은행에 대해 대출 금리와 고객 수수료 등을 담합했는지 여부를 파악하기 위해 오는 3일까지 조사관을 파견해 현장 조사를 진행하고 있다. 금융당국은 이번 조사와 관련해 공정거래위원회가 요청할 경우 적극적인 협조에 나설 것으로 밝혔다. 다만 금융권에서는 금리 문제를 공정위의 담합 조사로 푸는 것은 금융업 현장을 너무 모르는 것이라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대출금리는 기준금리(한국은행에서 결정하는 기준금리와는 다름)에 가산금리와 가감조정금리를 고려해 결정된다. 대출 기준금리는 시장금리와 연동이 되어 있어 담합 자체가 불가능하다. 가산금리 역시 은행들이 자체적으로 추산해 대출금리에 포함시키기 때문에 담합이 쉽지 않다. 은행마다 자금조달 상황이나 목표 대출 총량이 다르기 때문에 대출 금리도 각 은행별 상황에 맞춰 조정된다. 시중은행 고위 관계자는 "은행권을 향한 질타가 이어지고 있지만 담합은 절대 일어날 수가 없다"며 "예금·적금·대출 등 금리 비교 서비스가 늘어나면서 유리한 금리를 제시하는 은행으로 고객들이 옮겨가기 때문에 오히려 과당경쟁의 결과 금리 수준이 평준화 된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금리가 비슷하다고 해서 단합으로 몰아가면 잘 못된 판단이다"라고 강조했다.

2023-03-02 15:29:50 이승용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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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커버스토리] 은행영업 정상화 옥신각신..."탄력운영제 등 고민해야"

2030세대에게 "꿈이 뭐에요?"라고 물어보면 "돈 많은 백수요", "적게 일하고 연봉은 많이 받는 직업을 갖는 거죠" 등의 답변이 돌아온다. 현실에서는 일어나기 힘든 일이지만 금융권에서는 이를 실행(?)하려 하고 있다. 억대 연봉을 받는 이들이 조금이라도 일을 덜 하기 위해서 투쟁하는 모습을 보면서 여론은 '귀족노조의 갑질'이라고 따가운 시선을 보내고 있다. 주요 은행들은 올해 직원들에게 기본급의 최대 400%를 성과급으로 지급했다. 하지만 업무는 지속해서 줄여 달라고 항의하고 있다. 뱅커(은행원)들에게 '귀족 회사원'이란 비판이 나오는 이유다. 5대 시중은행(KB국민·신한·하나·우리·NH농협)의 작년 1~3분기 누적 순이익은 11조2203억원으로 전년 동기(9조5017억원)보다 약 18% 증가했다. 막대한 순이익을 바탕으로 직원들에게는 기본급의 300~400%에 달하는 성과급이 지급됐다. ◆ 5대 시중은행, 평균 연봉 1억원 윤창현 국민의힘 의원이 금융감독원에서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2021년 직원 평균 총급여(성과급 포함)는 국민은행이 1억1074만원으로 가장 많았고, 신한은행 1억529만원, 하나은행 1억525만원, 우리은행 1억171만원, 농협은행 1억162만원 순이었다. 5대 은행이 모두 평균 연봉 1억원을 넘긴 것은 처음이다. 직원 상위 10%의 평균 연봉은 2억원에 육박했다. 국민이 1억9784만원이었고, 하나 1억9553만원, 신한 1억9227만원, 우리 1억8527만원, 농협 1억7831만원 순이었다. 2021년에 평균 연봉이 1억원이었던 것을 감안하면 2022년 급여는 더 높아졌을 것이란 분석이다. 이처럼 고액 연봉자들이 성과급 잔치를 벌이고 업무 강도는 줄어 들었지만 업무시간이 정상화가 되자 거센 반발을 하고 있다. 9시 정상영업이 사측의 일방적인 결정이라는 것. 당초 영업시간 1시간 단축은 코로나19가 심각해지면서 정부가 결정한 사회적 거리두기 때문이다. 거리두기 해제와 실내마스크 해제 시 정상영업이라는 조건이 있었지만 현재는 성립이 되지 않은 상태로 정상영업에 문제가 되지 않는다. 사용자 측 역시 외부 법률 자문까지 거쳐 실내 마스크 의무가 해제된 뒤라면 노사 합의가 없어도 영업시간 정상화가 가능하다는 입장이다. ◆ 노조 "영업정상화 합의 위반" 주장 금융노조는 이번 영업시간 조정이 금융 산별 노사합의를 위반했다는 명분으로 업무방해 혐의 고소, 가처분 신청 등 법적 대응을 예고했다. 금융노조가 영업시간 정상화에 반발하는 이유는 '주 5일, 주 40시간'을 목표로 근로시간을 줄이기 위해서다. 금융노조는 이를 통해 장기적으로 근로시간에 대해 '주 4일, 주 32시간'을 주장하고 있다. 앞서 은행권은 정부가 주 5일 근무제를 2004년 제도화하기에 2년 앞서 먼저 도입한 전례가 있다. '주 5일 이하, 주 40시간 이하'는 현재 근로시간 규정과 큰 차이가 없어 보이지만 '이하'를 넣어 향후 근로시간을 줄일 수 있는 단초를 마련한다는게 금융노조의 복안이다. 금융노조는 주 4일 근무제를 2019년부터 사업 목표로 정하고 있다. 금융권에 종사하는 근로자의 노동시간이 다른 산업군에 비해 길다고 판단해 주 40시간 이하, 주 5일 이하 근무제 도입을 요구했다. 사용자협의회는 금융노조의 요구를 받아들이지 않고 있다. 금융업 자체가 고객에 기반한 업종인 만큼 소비자의 상당한 불편이 예상되기 때문이다. 주 4일 근무가 부정적이라는 것은 아니다. 전 세계적으로 디지털, 비대면 업무가 활성화되면서 일부 국가에선 '주 4일제'에 대한 실험이 이뤄지고 있다. 영국은 지난해 은행과 투자회사 등 70개 기업이 봉급 삭감 없는 주 4일제 실험을 하고 있다. 다만 제일 민감한 것은 임금 문제 때문이다. 노조가 제시하는 주 4일제 도입의 전제 조건은 '임금 축소는 없다'라는 것이다. 금융노조는 지난해 산별 교섭에서 임금 6.1% 인상, 주 36시간 노동, 영업점 폐쇄 금지, 적정인력 유지, 정년연장, 공공기관 자율교섭 보장, 경영참여, 해고제한 등의 사안을 요구했다. 터무니없는 조건으로 받아들여지지는 않았지만 '귀족노조의 갑질'이란 오명이 생겼다. 이를 본 고객들은 '어이없다'는 반응이 지배적이다. 커뮤니티에선 "욕심이 끝이 없네", "창구에서 단순 업무하는 게 다면서", "일할 마음이 없네" 등 금융노조의 요구를 부정적으로 바라보는 의견을 심심치 않게 볼 수 있다. ◆ "영업시간 탄력제 고려할 만" 60대 주부 조모씨는 "나이가 있는 사람들은 모바일에 익숙하지 않아 은행에 직접간다"며 "영업을 짧게 해서 사람들이 몰리고, 아침에 줄 선 적도 있는데 영업시간을 줄인다면 힘들 것 같다"고 말했다. 현재 금융노조가 영업시간을 30분 늦게 열자는 것은 이른 아침에는 고객이 별로 없다는 이유다. 이 같은 논리라면 오후 4시 이후에 고객 수요가 많으니 영업시간을 늘려야 한다. 하지만 오후 영업시간 연장에 대해선 묵묵부답이다. 금융 선진국에는 은행이 오후 6시까지 영업하거나 토요일에도 문을 여는 경우도 있다. 물론 나라마다 사정이 다르고, 영업점이 위치한 지역 특성에 따라 유동적으로 정할일이다. 하지만 현재 은행 영업시간에 대한 국민들의 불만이 있는 것은 분명한 사실이다. 따라서 오전 영업시간을 줄이고, 오후 영업시간을 늘리는 등 탄력적인 운용도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지역 특성이나 지점 특성을 고려한 영업시간 운용도 필요하다. 물론 전제조건은 노사 간 합의다. 영업시간을 줄이려는 노조의 양보가 있어야 가능한 일이다.

2023-02-02 15:29:08 이승용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