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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커버스토리]'공장 곳곳을 스마트하게…', 스마트공장은 '혁신 키워드'

전통 제조업부터 첨단 산업까지 생산 혁신 '첨병' 역할 자동화, 빅데이터, 디지털 트윈, AI등 4차산업기술 망라 레미콘 배합도 자동화…24시간 공장 돌리고, 안전도 ↑ 코로나 방역 제품 생산 혁신 기여…대·中企 상생 모델도 *자료 : 중소벤처기업부 제조 분야 혁신을 이야기할 때 당분간 스마트공장을 대체할 만한 키워드는 없어 보인다. 특히 궁극적인 스마트공장이 자동화, 빅데이터, 디지털 트윈, 그리고 인공지능(AI)까지 모두 망라한 플랫폼이라고 한다면 스마트공장이 제조 분야에 두루 쓰이면서 진면목을 발휘하는 기간도 꽤 오랫동안 이어질 전망이다. 스마트공장을 통해 혁신을 도모하고 있는 생산 현장 몇 곳을 살펴봤다. ◆스마트공장, 제조 현장서 '혁신' 만든다 스마트공장은 제조업 현장 곳곳에서 강력한 효과를 발휘하고 있다. 특히 도입이 쉽지 않을 것으로 예상했던 전통 제조 분야에서도 보란 듯이 쓰이고 있다. 시멘트, 자갈·모래 등 골재, 그리고 물을 섞어 만드는 레미콘 제조 현장이 대표적이다. 22일 중소기업계에 따르면 경기 용인 백암에 있는 국민레미콘은 올해 상반기에 '레미콘 스마트공장 1호 기업'에 이름을 올렸다. 그동안 레미콘회사들은 골재를 계량해 배합하는 것을 눈으로 직접 확인해야했다. 또 시멘트 등 원자재 입고나 저장고인 사일로에 있는 시멘트 재고 파악도 수작업으로 해야했다. 이때문에 레미콘 품질을 균일하게 유지하거나 입출고 파악에 애로가 적지 않았다. 하지만 정보통신기술(ICT) 등을 접목해 원자재 입고부터 제품 출고, 재고 관리를 효율적으로 할 수 있게 됐고, 골재 계량 및 레미콘 배합도 표준화가 가능해졌다. 영상 촬영, 차량 무게를 재는 계근대 등을 통해 자재를 관리하고 자동사일로가 시멘트의 양을 수시로 파악해 재고도 효율적으로 관리할 수 있게 되면서다. 이같은 정보는 휴대폰을 통해 실시간 공유돼 현장 작업자가 한 눈에 살펴볼 수 있다. 한국레미콘공업협동조합연합회 강문혁 상무는 "레미콘은 전체 원가의 70~80%를 차지하는 시멘트와 골재 등 원자재를 정량 투입해 공급 품질을 일관성있게 만드는 것이 가장 중요한데 스마트공장이 이를 가능하게 했다"면서 "원자재가 들어오는 순간부터 나가는 시점까지 모든 데이터가 시스템화되고 레미콘 강도, 공장과 건설 현장과의 거리, 날씨 등에 따른 적정 배합 데이터가 모이면 향후엔 자동 배합도 가능하게 될 것"이라고 전했다. 게다가 원자재 재고 관리를 효율적으로 할 수 있게 돼 자금 운용 등 회사 경영에도 도움이 되고 있다는 설명이다. 최고의 스마트공장을 지향하며 관련 플랫폼을 통해 글로벌 시장 진출까지 노리는 기업도 있다. 경기 평택에 본사를 두고 있는 텔스타홈멜. 텔스타 경주공장은 물류자동화를 통한 노동환경 개선 등을 위해 2019년부터 스마트 시범 공장을 운영해 온 이후 발전을 거듭해 지난 6월에는 중소벤처기업부가 선정한 10개의 'K-스마트등대공장' 명단에 당당히 이름을 올렸다. '3차원 레이저 커팅 시스템'을 활용해 자동차 부품을 가공하는 텔스타 경주공장은 양산 초기엔 대부분을 수작업으로 진행해야했다. 그러다 아날로그 방식의 작업장을 디지털화하고 자동화했다. 이에 따라 작업자의 위험도는 눈에 띄게 줄었다. 수기로 작성하던 데이터도 사물인터넷(IoT)을 통해 디지털화시켜 통합관리했다. 생산 현장에서 쌓인 데이터는 모여 빅데이터가 됐다. 텔스타 관계자는 "쌓인 데이터를 어떻게 활용하느냐가 스마트팩토리로 가는 다음 단계다. 그래서 우리는 빅데이터를 활용할 수 있는 디지털 트윈기반의 인공지능(AI) 스마트 팩토리 플랫폼인 LINK5 MOS를 자체 개발했다"고 전했다. 이에 따라 공장내 모든 생산라인의 데이터가 연동되고, 실시간으로 확인·제어가 가능하게 됐다. 중기부에 따르면 텔스타는 스마트공장을 통해 ▲제품 자동 전수 검사 및 신속한 피드백 ▲전체 공정 프로세스 실시간 모니터링 ▲설비 보전 시간 단축 ▲관리비용 절감 ▲제조 데이터 시각화를 통한 빠른 의사 결정 ▲지능형 영상분석을 통한 근로자 안전관리 및 설비제어 등을 하나씩 실현시켜나가고 있다. 특히 스마트공장 4단계 로드맵이 완성되는 2030년께면 공장을 24시간 무인 가동하는 것이 가능할 것으로 보고 있다. 스마트공장을 구축하고 3차원 레이저 커팅 시스템을 활용해 자동차 부품을 생산하는 텔스타 경주공장 전경. /텔스타홈멜 중소벤처기업진흥공단이 제조 현장의 스마트화를 위해 세 차례의 '신성장 기반자금'을 지원한 경남 진주의 일광금속. 자동차 부품을 생산하는 이 회사는 제조 공정상 작업 능률이 떨어지고, 통합관리체계가 없어 효율적이고 계획적인 생산관리가 힘들었다. 이에 따라 스마트공장을 도입키로 하고 생산정보 실시간 집계를 위한 MES 시스템 구축과 이송공정 로봇자동화도 추진했다. 그 결과 현재 60% 정도를 자동화했다. 특히 이 회사는 스마트공장 도입전 75% 수준이던 생산효율이 도입 후엔 90%까지 향상됐다. ◆스마트공장, 코로나19 위기 대응에도 빛났다 의료용 주사기, 주사침 일체형 등을 제조하고 있는 전북 군산의 중소기업 풍림파마텍. 당초엔 의료기기를 수입·판매하던 풍림파마텍은 자체적으로 제조 능력을 갖추고 연구개발(R&D)과 혁신을 통해 의료기기 국산화에 성공했다. 특히 지난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이 확산되면서 백신용 주사기를 순수 국산 기술로 개발했다. 풍림파마텍이 개발에 성공한 주사기는 최소잔여형(LDS) 특수주사기로, 일반 주사기가 코로나19 백신 1병당 5회분을 접종할 수 있는데 비해 6회분 이상 주사가 가능하다. 풍림파마텍의 LDS 백신주사기는 올해 2월 미국 식품의약국(FDA)으로부터 사용승인을 받은데 이어 3월에는 유럽 CE 인증도 획득했다. 이에 따라 미국, 유럽연합(EU) 등에서 문의가 늘어나고 있다. 그런데 풍림파마텍의 백신주사기 개발과 대량 생산 과정에서 스마트공장이 큰 역할을 했다. 중기부가 스마트공장 구축지원사업을 활용해 코로나19 방역물품에 대한 패스트트랙 절차를 허용했고, 130억원 규모의 설비자금도 저리로 대출했다. 또 대기업인 삼성전자는 풍림파마텍 스마트공장에 20명의 멘토단을 상주시켜 노하우를 전달하는 등 대량생산체계 구축을 지원했다. 이에 따라 당초 월 400만개 생산이 가능했던 풍림파마텍은 월 1000만개 이상으로 생산성이 2.5배 늘었다. 회사는 지난 4월엔 제3공장도 완공해 월 2000만개까지 LDS 백신주사기 공급 체계를 갖췄다. 방역 마스크가 품귀 현상을 빚던 상황에서도 스마트공장의 역할은 빛이 났다. 정부와 삼성전자는 2018년부터 중소·중견기업들의 스마트공장 구축을 지원하고 있다. 삼성전자는 지난해 상반기 마스크 제조업체인 E&W, 레스텍, 에버그린, 화진산업의 마스크 생산성 향상을 위해 공정개선과 효율화, 기술지도 등에 나섰다. 삼성전자가 파견한 전문가들은 신규설비 셋팅, 기존 설비 순간 정지 해소 등 기술 뿐만 아니라 현장서 필요한 도구 직접 제작, 자체 금형센터를 통한 금형제작 등 전폭적인 지원을 아끼지 않았다. 이에 따라 이들 마스크 제조 4개사의 하루 생산량은 기존 92만개에서 139만개로 50% 이상 향상됐다. 또 코로나19 진단키트를 제조하는 솔젠트도 스마트공장을 도입하면서 주당 생산량이 1만1900키트에서 2만571키트로 70% 이상 늘었고, 작업자의 공장내 이동거리는 148m에서 98m로 물류동선이 34% 줄어드는 효과도 거뒀다. 삼성전자 뿐만 아니라 많은 대기업들이 스마트공장 지원에 나서고 있다. 대한상공회의소와 대·중소기업·농어협력재단에 따르면 현대자동차·삼금공업, 기아자동차·한길전자, 현대모비스·티에프에스, LG전자·세영테크놀러지, 포스코·에이프로젠케이아이씨, 두산·나노코 등이 스마트공장을 통해 대·중소기업간 상생 모델을 만든 대표적인 사례다.

2021-07-22 10:23:30 김승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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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커버스토리] 리뷰 갑질·허위 리뷰 OUT

참여연대 민생희망본부와 전국가맹점주협의회 등 시민단체 회원들이 22일 서울 쿠팡 본사가 위치한 건물 앞에서 '블랙컨슈머 양산하는 쿠팡이츠 등 배달앱 리뷰-별점 제도 규탄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뉴시스 악의적 '리뷰 갑질'과 구매자인 척 위장한 '허위 리뷰'가 사라질 전망이다. '연어초밥 4개만 더 부탁해요! 리뷰 예쁘게 잘 올리겠습니다' '묶음배송 금지. 배달시간 계산합니다. 묶어서 오면 반품해요' 온라인 커뮤니티에서 논란이 된 실제 배달 주문 요청사항이다. 최근 리뷰를 빌미로 무리한 요구를 하는 소비자들이 심심찮게 포착되고 있다. 앞서 지난달에는 음식 배달 애플리케이션 '쿠팡이츠'에 입점한 식당 주인이 '새우튀김 1개를 환불해달라'는 고객의 악의적인 갑질에 시달리다 숨지는 사건이 발생해 화제가 됐다. 이에 유통업계가 온라인 플랫폼을 이용하는 사업자와 소비자 모두의 피해를 막기 위해 대책 마련에 나섰다. 통계청에 따르면 지난해 음식 서비스 거래액은 17조3828억원으로 전년(9조7328억원)보다 78.6% 증가했다. 이 가운데 모바일 주문이 16조5197억원으로 전체의 96.4%를 차지했다. 코로나19 장기화로 인해 배달앱 이용이 활성화된 것으로 분석된다. 우아한형제들이 운영하는 국내 1위 배달앱 배달의민족은 지난 2월 더불어민주당 을지로위원회, 전국가맹점주협의회(전가협)와 상생협약을 맺고 리뷰 정책 개선을 약속했다. 개선 방안은 즉시 적용됐다. 이용자가 남기는 리뷰에 대해 점주 요청 시 악성리뷰를 일정 기간 게시하지 않도록 해 자영업자의 피해를 최소화하고 있는 것. 우아한형제들은 리뷰 조작을 근절하기 위한 시스템도 운영하고 있다. 지난해 '허위 의심 리뷰 실시간 모니터링 시스템'을 도입했으며, 이 시스템은 배민 앱에 등록되는 리뷰를 실시간으로 탐지해 허위리뷰로 의심될 경우 자동으로 노출을 일시 제한시키는 서비스다. 지난해 집중 모니터링을 통해 차단한 의심 리뷰만 13만여건에 달한다. 참여연대 민생희망본부와 전국가맹점주협의회 등 시민단체 회원들이 22일 서울 쿠팡 본사가 위치한 건물 앞에서 '블랙컨슈머 양산하는 쿠팡이츠 등 배달앱 리뷰-별점 제도 규탄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뉴시스 그 결과 올해 5월에는 음식점으로부터 돈을 받고 350차례에 걸쳐 허위 리뷰를 작성한 업자에게 실형이 선고됐다. 해당 업자 외에도 다수의 리뷰 조작 업자를 상대로 고소를 진행했거나 준비 중이다. 위메프가 운영하는 배달앱 위메프오는 음식점 사장님을 위한 '안심 장사 프로젝트'의 일환으로 클린 리뷰 제도를 도입했다. 자영업 소상공인 권리 보호에 대한 플랫폼의 역할론이 대두되면서, 선제적으로 입점 사장님들의 권리 강화에 나선 것이다. 먼저 블랙 컨슈머로부터 입점 사장님을 보호하기 위한 가이드라인을 마련했다. 이물질, 오배달 신고, 만나서 결제 선택 후 연락 두절 등을 악의적으로 이용하는 이용자는 사실관계를 명확히 확인 후 악성 컴플레인으로 판명 시 위메프 오를 이용하지 못하도록 막는 기준을 세웠다. 특히 이물질 신고는 식품의약품안전처가 운영하는 '식품안전나라'의 검증을 받는 프로세스로, 입점 사장님들이 블랙 컨슈머의 악의적인 공격을 방어할 수 있도록 한다. 별점·리뷰 제도가 악용되는 것을 방지하기 위한 '클린 리뷰' 정책도 시행한다. 욕설, 악의적 비방글 등에 대한 즉각적인 조치를 위해 위메프 오 자체 모니터링을 강화하고, 사장님 신고 제도를 운영한다. 신고 접수나 모니터링에 의해 악성 리뷰로 판명 시 위메프 오가 직접 삭제 처리한다. 쿠팡이츠는 악성 소비자로 피해를 본 점주를 보호하기 위한 별도 전담조직을 신설하기로 했다. 악성 리뷰에 대해 사장님이 직접 댓글을 달아 해명할 수 있는 기능도 도입할 방침이다. 코로나19 장기화로 비대면 쇼핑이 일상화되면서 리뷰의 중요성이 더욱 커졌다. 유통업계는 AI를 활용해 허위 리뷰를 가리는 시스템을 도입, 쇼핑 환경을 개선하고 있다. G마켓과 옥션은 상품과 관련 없는 이미지나 의미가 불명확한 텍스트 등으로 사용된 리뷰를 걸러내는 시스템을 도입해 운영 중이다. 네이버스토어도 리뷰 작성에 제품과 관계없는 사진이나 글을 올리면 삭제되는 시스템을 적용했다. 11번가는 상품 구매 후기를 영상으로 올리는 동영상 리뷰 기능 '꾹꾹'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동영상 리뷰는 기존 사진이나 텍스트로 작성되는 후기에 비해 실제 크기와 사용방법, 착용 모습 등을 다양한 각도에서 볼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앱 화면 상단 '동영상리뷰' 탭을 통해 최신 동영상 리뷰부터 가장 많은 '꾹(좋아요)'을 받은 인기 동영상 리뷰까지 한눈에 확인할 수 있으며, 화면 자동재생, 더블탭으로 '꾹' 누르기 등 모바일 환경에서 동영상 리뷰에 최적화된 화면과 구성을 적용했다. 한편, 정부 및 국회 차원의 대책 마련도 분주한 모습이다. 방송통신위원회는 지난 11일 '플랫폼 서비스 리뷰·별점 제도 개선 가이드라인'을 마련하는 등 제도적 개선에 나설 것이라고 밝혔다. 지난달엔 배진교 정의당 의원이 '리뷰 갑질'을 차단하기 위한 대책을 담은 '전자상거래 등에서의 소비자보호에 관한 법' 개정안을 대표 발의하기도 했다. /신원선기자 tree6834@metroseoul.co.kr

2021-07-15 15:21:37 신원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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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커버스토리] 가치·신념 소비증가…이유있는 불매 못 막는다

자신의 가치관과 신념에 따라 소비하는 일명 미닝아웃(meaning+coming out)소비가 늘면서 사회적으로 논란을 빚은 기업에 대한 '불매'도 덩달아 커지고 있다. 기업이 단 한번이라도 논란의 중심에 서면 이미지 실추는 물론, 매출에도 상당한 타격을 입게 된다. 이에 유통업계는 문제의 소지가 될 만한 것을 미리 제거하고 혹여 논란이 되면 발빠른 대응으로 이미지 회복에 나서는 모양새다. 최근 쿠팡은 여론의 뭇매를 맞았다. 지난달 경기도 이천 덕평물류센터 화재 사고 이후 쿠팡이츠의 '새우튀김 갑질 논란', 판매 방식인 '아이템 위너' 등 다방면에 걸쳐 도마 위에 올랐다. 지난 3월 뉴욕 증시에 상장한 쿠팡은 글로벌 시장까지 진출하며 성장세를 달리고 있었다. 올 1분기에만 쿠팡 이용자 수가 1604만명으로 집계됐고, 이는 국내 인구의 30% 정도다. 하지만, 연이어 터진 악재에 이용자들은 등을 돌렸다. 모바일 빅데이터 솔루션 업체 '모바일인덱스'에 따르면 지난 10일 기준 쿠팡앱 일일활성화사용자수는 871만3130만명으로 집계됐다. 코로나19 4차 확산에 온라인 주문이 급증하면서 사용자가 소폭 증가해 현재 900만명 안팎을 유지하고 있다. 사건 직후 박대준 쿠팡 공동대표는 송석준 국민의힘 의원과 만나 덕평 쿠팡 물류센터 화재 관련 신속한 피해 보상을 약속했다. 앞서 4월에는 '불가리스가 코로나19 바이러스에 효과가 있다'는 연구 결과를 발표한 남양유업이 도마 위에 올랐다. 해당 연구 결과에 의구심을 품은 소비자들의 목소리가 높아졌고, 결국 연구부터 발표까지 '불가리스'를 위한 마케팅에 불과한 학술 행사라는 정황이 드러나자 남양유업은 고개를 숙였다. 불가리스 공장은 2개월 영업정지를 받았으며 홍원식 남양유업 회장은 사퇴 수순을 밟았다. 업계 관계자는 "최근 소비자들의 소비행태를 살펴보면, 자신의 신념에 부합하는 기업의 제품이나 서비스는 적극 이용하지만, 그렇지 않은 기업은 외면하고 있다"며 "기업의 ESG 경영이 중요해진 이유이기도 하다"고 말했다. "이어 "소비자들의 신뢰는 한순간에 잃을 수 있기 때문에 세심한 모니터링이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2018년 하반기 촉발된 일본 불매 운동 '노노재팬'으로 한때 잘나가던 의류 브랜드 유니클로와 일본 맥주 회사들도 매출 급감을 피할 수 없었다. 2019년 8월말 190개였던 전국 매장 수는 2021년 6월 말 기준 138개로 급감했다. 2년 만에 50여개 매장이 줄폐점한 것이다. 유니클로의 자매 브랜드 GU(지유)는 브랜드 론칭한지 2년도 채 안되어 한국 영업을 철수했다. 대형마트와 편의점 매대에도 변화가 생겼다. 다른 나라 맥주나 국산 수제맥주가 일본 맥주를 대신한 것. 식약처에 따르면 지난해 일본 맥주 수입액은 전년 대비 85.7% 감소해 수입량이 9위로 추락했다. 유통업계 관계자는 "정치·사회적 논란은 젊은 소비층에게 더욱 민감한 사안"이라며 "논란이 될만한 요소에 대해서는 내부적으로 철저한 검토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이어 "소비자들은 자신의 신념을 타인에게까지 강요하는 자세는 지양해야 한다. 다른 사람의 구매까지 막는 것은 옳지 않다"고 덧붙였다.

2021-07-15 14:49:33 신원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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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커버스토리] 가상화폐 광풍 이후…투기와 투자

올 초부터 가상화폐 시세 급등은 투자자들의 관심을 받았다. 2030세대를 중심으로 투자시장에 뛰어 들었다. 이를 두고 세계 각국 정부와 금융당국에서 가상화폐 시장을 규제하려는 움직임이 활발하다. 국내에서도 지난 3월 특정금융정보법(특금법) 개정안을 통해 각 거래소에 자금세탁 방지 의무를 부여했다. 국내 거래소들은 오는 9월까지 필수적으로 실명계좌 발급, 정보보호관리체계(ISMS) 인증 등 요건을 마련한 뒤 금융정보분석원에 신고를 마쳐야 한다. 그런데 신고 요건 중 하나인 시중은행을 통한 실명계좌 발급 과정이 지지부진한 가운데 국내 가상화폐 시장에서 혼란이 이어지고 있다. ◆줄폐업 예고된 거래소…규제 앞두고 혼란 가중 특금법 시행에 따라 가상자산사업자는 오는 9월24일까지 금융정보분석원(FIU)에 신고해야 영업을 이어갈 수 있다. 단, 원화거래를 하지 않고 가상화폐간 거래만 지원하는 경우 실명계좌가 필수요건에서 제외된다. 그러나 국내 시장에서는 원화마켓이 전체 거래의 대부분을 차지하다보니 향후 생존을 위해서는 필수적이라는 게 업계의 중론이다. 문제는 신고 기한까지 70여일 밖에 남지 않았지만 중소형 거래소들이 실명계좌 확보에 애를 먹으면서 대규모 퇴출이 예고되고 있다. 현재까지 20개 거래소가 ISMS인증을 발급을 완료한 상황이다. 여기서 ISMS에 더해 실명계좌 발급 제휴까지 맺은 곳은 기존 4대 거래소로 일컬어지는 업비트, 빗썸, 코인원, 코빗 단 4곳에 불과하다. 나머지 거래소도 실명계좌가 시급하지만 가시적인 성과를 내지 못하고 있다. 지난 1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정무위원회 전체회의에서 은성수 금융위원장이 질의에 답변하고 있다. /뉴시스 은행들도 거래소와의 제휴를 미루고 있다. 앞선 지난 1일 은성수 금융위원장이 국회 정무위원회 정례회의를 통해 "가상자산 거래소의 자금이 불법자금으로 이용될 경우 1차 책임은 은행에 있다"고 다시 한 번 못박았다. 은행의 입장에서는 금융위에서 거래소의 금융사기에 대해 면책을 주지 않는다면 추가 제휴는 어렵다는 입장이다. 또 하나의 방안으로 신고 수리 후 계좌를 발급하는 '조건부 발급'이 거론되지만, 당국에서 책임소재가 은행에게 있다고 강조한만큼 이마저도 불투명하다. 한 시중은행 관계자는 "거래소와의 제휴가 수익성을 고려하면 나쁘지 않을 있지만, 은행이 떠안게 되는 리스크가 상당하다"며 "위험평가를 엄중히 진행한 뒤 판단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이 외에도 상장폐지를 앞두고 가격이 급등하는 '상폐빔' 현상이 일어나는 등 혼란이 커지고 있다. 지난달부터 특금법 대비에 거래소들이 거래대금이 적은 코인 정리에 나섰다. 은행연합회에서 배포한 가이드라인에 따르면 코인 종류 수가 많은 점이 불이익을 받게 되는 것으로 알려졌다. 결국 4대 거래소 중에서도 지난달부터 일부 종목을 상장폐지하는 등 가짓수 정리에 나섰다. 문제는 상장폐지가 당장 며칠 남지 않은 가상화폐에 투자자들이 몰리고 있다는 점이다. 앞서 지난 3월 상장 폐지한 시린토큰이 하루만에 160%가량 폭등한 점에 비춰 '제 2의 시린토큰'을 기대한 투자자들이 발생한 셈이다. 실제 지난 3일 업비트에서 상장폐지가 진행된 아인스타이늄의 경우 지난달 28일 중 한시간만에 전일대비 300% 가량 치솟기도 했다. 이후 29일에는 하루 거래대금이 1조9000억원까지 치솟는 등 기현상이 이어졌다. ◆2018년의 데자뷔…업권 질서 구축 나서는 당국 비트코인 가격 현황. (왼쪽부터) 2017~2018년 차트, 2020~2021년 차트. /빗썸 홈페이지 캡처 일각에서는 이번 투자 광풍의 결과가 시즌 1이라고 불리는 지난 2017∼2018년의 데자뷔가 될 수 있다는 우려를 제기한다. 지난 2018년에 이어 올해에도 ▲김치프리미엄(가상화폐에 대한 한국시세가 국제시세보다 비싼 현상)이 비정상적으로 치솟은 점 ▲'박상기의 난' '은성수의 난' 등 정부 관계자의 거래소 폐쇄 발언 ▲비트코인이 몇 달 새 반토막 아래로 급락 등이 되풀이됐다. 그럼에도 업계에서는 제도권화를 위한 성장통으로 앞으로 성장할 여력이 충분하다는 반응이다. 한 가상화폐 거래소 관계자는"가격 하락이라는 점에서는 비슷할지라도 시장 참여자들이 지난 2017년에는 개인 투자자가 주를 이뤘다면, 최근에는 기관투자자들이 다루는 운용자금이 시장에 유입되면서 몇 년새 상황이 많이 바뀌었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여기에 최근 들어서는 세계적으로 각 국가들이 가상화폐 업계를 제도권 내로 편입하려는 움직임이 이어지고 있다"며 "국내에서는 아직까지 제도권화를 위해서는 갈 길이 멀겠지만, 특금법 시행, 업권법 제정논의 등 일부 개선되고 있다는 점에서 산업이 더욱 발전할 가능성이 높을 것으로 보인다"고 평가했다. 국회에서는 가상화폐 업권법 제정 논의가 한창이다. 업계를 법적으로 정의할 수 있는 업권법을 통해 제도권 편입이 이뤄진다는 뜻이다. 지난 5일에는 더불어민주당 가상자산 태스크포스(TF)가 2차회의를 열고 업권법 제정에 공감대를 모았다. 현재 국회에는 ▲가상자산업법(이용우 의원) ▲가상자산업 발전 및 이용자 보호법(김병욱 의원) ▲가상자산거래법(양경숙 의원) 등이 발의된 상황이다. 디지털자산 투자자 설문조사. /한화자산운용 여기에 2030세대 내 가상화폐에 대해 긍정적으로 평가하고 있다는 점도 고무적이다. 한화자산운용과 크로스앵글이 성인남녀 537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설문조사에 따르면 가상화폐 등 디지털 자산 생태계 향후 전망에 대해 긍정적으로 답한 인원이 전체 53%를 차지했다. /이영석기자 ysl@metroseoul.co.kr

2021-07-08 14:31:58 이영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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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상화폐 광풍 이후…세계 각국 규제 속 시들해진 분위기

가상화폐 시장의 미래는 어떻게 될까. 롤러코스터 장세를 연출하는 가상화폐 시장은 지난 2017~2018년 이후 3년여 만에 강세장을 실현하면 투자자들의 관심을 집중시켰다. 하지만 주요 전 세계 국가들이 비트코인 거래에 대해 규제에 나서면서 향후 시장전망이 안갯속이다. 가상화폐(가상자산)를 향한 각국 정부의 고강도 규제가 빗발치면서 거래 가격도, 거래대금도 투자열풍이 수그러드렀다. 글로벌 가상화폐 시가총액 현황. /코인마켓캡 홈페이지 캡처 8일 가상화폐 시황중계 사이트 코인마켓캡에 따르면 전 세계 가상화폐 시가총액은 1조4700억달러(약 1672조원)로 집계됐다. 이는 7760억달러에 불과했던 연초 대비 2배 가까운 성장을 기록했지만 연중 최고점을 기록한 5월 12일(2조5600억달러)에 비해서는 42%가 넘는 1조900억달러가 증발한 수치다. 가상화폐 시세 역시 투자 열기가 최고조를 달리던 4~5월 대비 대부분 하락세를 보이고 있다. 대장주인 비트코인은 최고점을 기록한 4월 14일보다 46.9%가량 급락해 3만4000달러 수준에 머무르고 있다. 뿐만 아니라 ▲이더리움 -45.3% ▲바이낸스코인 -51.1% ▲에이다 -41.7% ▲리플 63.5% ▲도지 68.6% ▲폴카닷 64.8% 등 시총 10위권내의 가상화폐(스테이블 코인은 제외)도 고점 대비 큰폭 하락했다. 거래대금 역시 크게 떨어졌다. 지난 3월만 하더라도 국내 4대 거래소(업비트·빗썸·코인원·코빗)의 거래대금은 당시 코스피 일 평균 거래대금인 15조원에 육박했다. 이후 5월 초에는 업비트 한 거래소에서만 40조원을 돌파하는 등 강세를 보였다. 그러나 이후 시세 급락과 함께 지난달 중순에는 5조원 아래로 하락했으며, 이날까지도 10조원 미만에 머무르고 있다. 가상화폐 약세의 원인 중 하나로 세계 각국의 잇따른 규제가 지목된다. 중국은 가상화폐 거래 금지와 채굴 금지를 강조하면서 고강도 규제를 이어가고 있다. 중국 금융당국은 지난 5월 민간의 가상화폐 거래를 허용하지 않는다는 태도를 재강조한 바 있다. 소셜미디어 웨이보에서 가상화폐 관련 계정은 물론 거래소 검색 기능 등을 차단했다. 뿐만 아니라 중국 내 비트코인 채굴이 많이 이뤄지던 쓰촨성, 네이멍 자치구, 칭하이성 등 채굴 금지 조치를 단행했다. 미국에서도 규제 의 사각지대에 놓인 가상화폐 시장의 감독을 위해 정부와 의회가 대책 마련에 나섰다. 최근 하원 금융서비스 위원회가 감독 체계 마련을 포함한 법 개정 가능성을 검토하기 위해 12면의 민주당 의원이 참여하는 실무그룹을 구성했다. 미 재무부도 기존 결제 네트워크에 대한 규제 권한을 가상화폐에 적용할 수 있는 지를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이영석기자 ysl@metroseoul.co.kr

2021-07-08 14:26:25 이영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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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커버스토리] 산업은행 한진해운 지원 너무 쉽게 포기해

2016년 4월 경기도 시흥시 시화방조제에서 바라본 인천신항 한진인천컨테이너터미널의 모습/뉴시스 지난 2016년 국내 해운업계 1위, 세계 7위였던 한진해운의 파산은 산업은행 섣부른 판단에 따른 것으로 업계는 분석하고 있다. 당시 글로벌 경기 침체로 국내 해운업은 최악의 사태를 맞았다. 한진해운을 지원하기 위해 현대상선(현 HMM)과 합병도 시도했지만 정부의 소극적인 움직임으로 세계 7위 규모의 해운사가 결국 문을 닫았다. 문제는 최근 쌍용차를 대하는 산업은행의 소극적인 모습을 보고 있으면 한진해운 사태를 떠올리게 한다. 한진해운은 조수호 회장이 2006년 타계하면서 흔들리기 시작했다. 부인인 최은영 회장이 경영을 맡았으나, 해운업 불황이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를 맞아 장기화되면서 경영난이 오기 시작했다. 해운업 위기의 근본 원인은 경기 침체로 인한 물동량 급감과 운임 폭락이다. 여기에 IMF 체제 이후 우리 정부의 '200% 부채비율 룰'도 원인으로 지목된다. 부채비율을 200% 이하로 축소하라는 규정때문에 해운업체들이 갖고 있던 배를 대부분 팔고, 빌려쓰게 되면서 '용선료(배를 빌리는 비용) 장기 계약'이 문제가 됐다. 선사간 운임 출혈 경쟁으로 운임은 낮은데, 용선료와 선박금융이 계속 불어나니 이윤이 날 수 없는 구조가 됐다. 고 조양호 회장은 2년여전인 2014년 위기의 한진해운을 맡아 한진그룹 자회사로 편입했다. 조 회장은 한진해운 대표이사로 취임하면서 한진해운 정상화를 이룰때까지 무보수로 일하겠다고 선언했다. 조 회장은 한진해운을 살리는 데 총력을 기울였다. 경영권 인수 전 한진그룹은 한진해운에 2500억원을 빌려줬다. 조 회장 취임 이후 4000억원 규모의 유상증자와 2200억원가량의 영구채 매입 등으로 1조원의 자금을 수혈했다. 하지만 역부족이었다. 세계 각국 업체들은 선박 발주 등을 통해 컨테이너 운반 경쟁을 벌이면서 운임은 갈수록 낮아졌다. 비용에서 우위를 점하기 위한 선박 대형화 경쟁도 심해져 용선료(배를 빌린 이용대금) 부담도 커졌다. 한진해운의 용선료 규모는 2015년 1조1000억원, 2016년 9288억원을 기록했다. 결국 2016년 4월 한진해운 경영권을 채권단에 맡기고 자율협약을 신청했다. 용선료를 기존보다 30~40% 인하하고 사채권자 채무 조정을 진행했지만, 워낙 천문학적인 부채를 안고 있어 협상이 더뎠다. 한진해운은 최소 6500억원 규모의 부채를 해결해야 했던 탓에 산업은행 등 채권단에 자금지원을 요청했지만, 채권단은 "자구노력이 부족하다"며 거절했다. 결국 한진해운의 파산으로 국내 해운사 중에 선복량 1위 기업은 HMM이 자리하게 됐지만 논란은 가시지 않는다. 한진해운의 자금요청을 거부했던 산업은행이 HMM을 살리기 위해 2조원이 넘은 자금을 지원했다는 것이다. 2016년 파산 전 한진해운은 세계 시장의 3%를 차지했는데 현재 국내 업계 1위 HMM은 한진해운의 능력을 넘어서지 못하고 있다. 한진해운 파산 이후 한국의 해운 경쟁력은 급격히 위축됐다. 한국 운송 서비스 수출이 세계 시장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2010년 4.7%에서 2019년 2.6%로 하락했고, 같은 기간 운송 서비스 수출 순위도 세계 5위에서 11위로 하락했다. 결국 정부는 부랴부랴 '해운재건 5개년 계획'을 수립하고 2025년까지 해운 매출 51조원, 지배선대 1억톤, 원양 컨테이너 선복량 120만 TEU를 달성한다는 방침을 세웠다. 이를 위해 HMM 등 총 49개 선사에 4조2830억원을 지원했다. 업계 관계자는 "한진해운에 대해 산업은행이 적극적으로 대응했다면 국가 경쟁력은 물론 최근 발생한 해운 대란에 대한 부담도 크지 않았을 것"이라며 "당시 산업은행의 판단에 대해서는 아직도 업계에서 잘못된 선택이라는 의견이 지배적"이라고 말했다. 박용진 의원은 지난해 국감에서 "한진해운의 파산은 산업은행을 포함한 채권단이 지원을 포기했기 때문"이라면서 "국가 기간산업인 해운업계 지원을 산업은행이 포기한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박 의원은 "지금은 기간산업을 지원한다는 목적으로 40조원 규모의 기간산업안정기금을 운영하고 있지만 2016년보다도 실적이 못하다"고 지적한 바 있다.

2021-07-01 16:28:50 양성운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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돈줄 쥐고 흔드는 산업은행…눈물 흘리는 기업

쌍용차 평택 공장 전경 한국의 국책은행인 산업은행은 우리나라 산업개발과 국민경제 발전을 위해 설립됐다. 이에 따라 국내 기업과 상생하며 떼려야 뗄 수 없는 관계를 형성하고 있다. 특히 산업은행은 막대한 자금을 바탕으로 금융계는 물론 산업계에도 막강한 영향력을 가지고 있다. 아시아나항공, 두산중공업, 대우건설, 한진중공업, 쌍용자동차 등의 구조조정을 진행하고 있고, HMM(옛 현대상선), 대우건설 등 굵직한 기업의 대주주이다. 이 때문에 국내 기업들은 산업은행 회장의 말 한마디에도 즉각 반응한다. 하지만 최근 산업은행의 모습을 보면 기업과 상생보다 자본시장 논리에 초점을 맞추고 있어 기업들의 고민은 갈수록 깊어지고 있다. ◆우리나라 산업은행…'누구를 위해 존재하나' 산업은행은 대출과 투자 그리고 보증 등 산업자금의 공급을 주요 업무로 하고 있다. 중요 산업을 지원해 국가 경제발전을 돕기 위함이다. 결국 국민들의 고용문제와 한국기업의 기술력 등을 확보할 수 있는 바탕을 마련해주고 향후 기업의 경영 성과에 따라 수익을 창출한다. 물론 일반 시중은행에서도 이같은 업무를 담당하지만 2016년을 기점으로 산업은행의 역할은 더욱 확대됐다. 2016년 국내 조선과 해운 산업이 위기를 맞으며 산업계는 물론 금융업계까지 뒤흔들었다. 대우조선해양의 경우 당시 매출채권으로 잡은 미청구 공사 금액이 10조원을 넘어섰고 분식회계 논란까지 겹치면서 최악의 사태를 맞았다. 당시 시중은행의 동반부실까지 불러왔다. 이에 따라 시중은행은 대기업 여신에 대한 부담감을 드러냈고, 산업은행의 부담은 확대됐다. 이후 대우건설과 대우조선해양, 금호타이어 등 위기에 직면한 기업들의 자금난을 지원하며 기업에 구원투수 역할을 했다. 특히 최근 코로나19 사태 이후 산업은행의 고민은 늘어나고 있다. 다만 그동안 산업은행이 기업의 구원투수 역할에 집중했다면 최근에는 위기에 빠진 기업에 대해 보수적인 자세를 보이며 촌각을 다투는 기업들의 부담을 가중시키고 있다. ◆쌍용차 회생 찬물 끼얹는 산업은행 이동걸 산업은행 회장은 최근 자구안을 내놓은 쌍용차 노사에 "그간의 노력은 인정한다"면서도 투자자 입장에서는 자구안이 충분치 않다고 지적했다.이에 쌍용차는 당혹스러운 모습을 보이고 있다. 이 회장은 올해 초 쌍용차 노사에 추가 지원을 위한 두 가지 조건을 내걸었다. 단체협약 유효기간을 1년 단위에서 3년으로 연장하고 이후 쌍용차가 흑자 전환에 성공할 때까지 일체의 쟁위 행위를 중지해줄 것을 조건부 지원으로 제시했다. 쌍용차가 유동성 위기에 처한 만큼 노사도 이해관계자로서 불필요한 쟁의를 줄이고 회사 회생에 협조해야 한다는 것이다. 이에 따라 쌍용차는 지난 6월 8일 최대 2년간 직원 절반이 무급 휴직하는 등의 내용을 담은 자구안을 확정하면서 이 회장의 요구를 충족시켰다. 당시 쌍용차 자구안은 기술직 50%, 사무직 30% 인원에 대해 무급휴직을 시행하고, 1년 후 차량 판매 상황을 고려해 1년 더 무급 휴직을 연장할 수 있도록 하는 내용을 골자로 한다. 이 외에도 ▲현재 시행중인 임금 삭감 및 복리후생 중단 2년 연장 ▲임원 임금 20% 추가 삭감 ▲단체협약 변경 주기 현행 2년에서 3년으로 변경 ▲효율적인 인력 운영 및 생산 대응 ▲무쟁의 확약 ▲유휴자산 추가 매각(4곳) 등의 내용을 담고 있다. 그러나 이 회장은 지난 14일 "모든 것을 투자자 관점에서 봐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어 "자구안은 회생계획안에 포함돼 잠재 인수 후보자가 펼가할 것"이라며 "투자자가 없으면 만사가 종잇조각"이라고 말했다. 결국 쌍용차는 이 회장의 요구에 맞춘 자구안을 내놓고도 '지원 불가' 판정을 받게 됐다. 이에 대해 업계에서는 이 회장이 쌍용차에 대한 지원을 하지 않거나 인적 구조조정을 기대하는게 아니냐는 의견도 나오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산은) 이 회장이 올해 초 언급한 쌍용차 자구안에 대해 노력 방안이 부족하다고 판단한점은 인적 구조조정을 이야기한 것 같다"며 "현재 기업회생 절차를 밟고 있는 쌍용차 입장에서는 (인적 구조조정) 정말 부담스러운 부분일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다만 쌍용차가 추가 구조조정을 진행하기 위해서는 주 채권 은행인 산업은행의 추가 지원이 이뤄져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즉 쌍용차가 희망퇴직 등 인적 구조조정을 추진하기 위해서는 추가 자금이 필요할 것이라는 설명이다. ◆인가전 M&A 준비…잇단 논란 부담 쌍용차는 회생 계획 인가 전 M&A를 추진하고 있다. 이미 노조 측에도 9월말 우선협상대상자를 선정하고 10월말 가격협상을 진행한다는 계획을 설명했다. 인가 전 M&A는 법원의 회생계획 인가 전 M&A를 진행해 투자계약을 맺고 이 내용을 바탕으로 회생계획안을 마련하는 방식이다. 쌍용차의 매각 계획이 예정대로 진행된다면 회생계획안 제출은 가격협상이 끝나는 10월 말 이후가 될 것으로 보인다. 현재 상용차 인수의향을 밝힌 업체는 HAAH오토모티브와 국내 전기버스 업체 에디슨모터스, 전기차 업체 케이팝모터스와 사모펀드 박석전앤컴퍼니 등이다. 그러나 최근 쌍용차의 청산가치가 존속가치보다 약 2300억원 크다는 회계법인의 중간보고 내용이 유출되면서 부담이 가중되고 있다. 결국 쌍용차가 매각 성공과 국책은행의 추가 자금 수혈이란 두 개의 조건이 동시에 충족돼야만 홀로서기가 가능하다는 의미로 보이기 때문이다. 현재 산업은행이 쌍용차에 대한 추가 자금 지원에 대해 선을 긋지 않았다는 점에서 인가 전 M&A도 충분히 성사시킬 수 있다. 일각에서는 매각만 성공적으로 마무리된다면 산업은행이 자금 수혈에 적극적으로 나설 것이라는 전망도 내놓고 있다. 쌍용차는 이미 생존을 위해 '뼈를 깎는' 자구노력을 해 왔고 성장동력이 될 수 있는 전기차 신차 '코란도 이모션'의 양산에 돌입했고, 중형 SUV 'J100'를 개발하고 있다는 점에서 미래 경쟁력도 확보한 상태다.

2021-07-01 15:43:01 양성운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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숨죽인 동학·서학개미… 박스권 시소게임에 관망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이 촉발한 증시 열풍은 잠시 시들해졌다. 이달 들어 코스피 지수가 사상 최고치를 경신하는 등 박스권에 갇혀있던 증시가 다시 오름세를 탔음에도 시장 반응은 뜨뜻미지근하다. 일평균 거래대금은 연초보다 절반 가까이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동학개미운동'을 통해 국내 증시의 주요 축으로 자리한 개인투자자의 힘이 급격히 빠진 모습이다. ◆방향성 없는 증시…눈치보는 개미 10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이달까지 국내 주식시장의 일평균 거래대금은 25조원으로 집계됐다. 지난 1월 42조1072억원에 달했던 일평균 거래대금은 2월 32조3771억원까지 급감한 뒤 3월부터 20조원대 수준을 유지 중이다. 지난해 12월 706조3760억원에 달했던 시장 거래대금은 올해 1월 842조1455억원까지 치솟으며 활황세의 정점을 기록했다. 그랬던 거래대금은 2월 500조원대까지 급감한 후 들쭉날쭉한 모습을 보이다 지난달 482조4882억원까지 감소했다. 1월과 비교하면 43%가량 빠진 수치다. 연초 상승세 이후 한동안 박스권에 갇혔던 코스피 지수는 이달 들어 사상 최고치를 경신하며 오름세를 보이는 중이다. 주가가 비슷한 상황에서 거래대금이 감소한 것은 매매회전율이 낮아졌다는 의미다. 개인투자자들이 매수나 매도 등 특별한 방향을 잡지 못하고 있다는 뜻이다. 이전보다 시장 열기가 식은 이유로는 가상화폐 투자의 유행, 공매도 재개 등 여러 가지가 거론된다. 전문가들은 매수 주체가 뚜렷한 방향성을 보이지 않고 있는 상황을 최근 국내 증시의 가장 큰 특징으로 꼽는다. 최근 수급상황을 요약하면 지난달 8조4000억원을 순매도했던 외국인의 매도강도는 약해졌고, 올해 들어 지난달까지 50조원을 순매수했던 개인의 매수세도 다소 잦아든 상황이다. 김광현 유안타증권 연구원은 "이달 들어 코스피 지수가 사상 최고치를 경신했음에도 시장의 반응은 다소 미온적"이라며 "눈치보기라는 말이 어울리는 상황이다. 증시는 상승하고 있지만 주도주로 불릴 만한 종목이 선뜻 떠오르지 않는 것도 같은 맥락"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밸류에이션을 무시한 오름세를 보여왔던 지난 1년과는 달라진 모습"이라며 "밸류에이션(실적 대비 주가)이 높은 종목을 피하고 폭넓게 증시를 바라볼 필요가 있다"고 조언했다. 서상영 미래에셋증권 연구원도 "최근 증시 참여자들이 관망세를 보이며 종목, 업종 이슈에 민감한 반응을 보이는 중"이라며 "가치주와 성장주, 금융과 기술주, 낙관론과 비관론 등 빠른 순환매가 나타나고 있다"고 평가했다. 하지만 추세적으로 유동성이 이탈하는 국면은 아니라는 분석이다. 개인의 신규 유입강도가 낮아진 수준일 뿐 증시 주변 자금은 여전히 풍부하다.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지난 8일 기준 주식 매수를 위한 대기성 자금인 투자자예탁금은 67조1249억원이다. 매수 열기가 뜨거웠던 올해 1월 평균(68조171억원)과 차이가 크지 않다. 시장에서도 하반기 전망을 낙관적으로 보고 있다. 높지 않은 주가수익률(P/E)과 꾸준히 증가하는 실적, 원화강세 압력 등 긍정적 요인이 많다는 분석이다. 수급 측면에서 외국인 자금이 들어오고 있는 점도 호재다. 채현기 케이프투자증권 연구원은 "외국인 투자자가 유입될 수 있는 조건이 돼가고 있다"며 ""달러 약세기에는 외국인 투자자들의 순매수세가 지속됐는데 실적개선과 더불어 밸류에이션 부담도 크지 않다는 점이 외국인 수급에 긍정적"이라고 설명했다. ◆인플레우려에 해외주식도 '뚝' 거래대금이 줄어든 것은 국내주식뿐만이 아니다. 해외주식도 덩달아 줄어드는 추세다. 한국예탁결제원 통계를 살펴보면 지난달 국내 투자자의 해외주식 결제규모(매수+매도)는 245억7326달러로 집계됐다. 지난해 12월 300억달러를 넘어섰던 해외주식 결제규모는 올해 1월 368억122만달러를 기록한 후 2월 497만2948만달러로 최고치를 기록했다. 이후 3월 419억달러 수준으로 감소세에 접어들더니 4월 256억달러로 급감했다. 지난달은 올해 처음으로 해외주식을 순매도해 눈길을 끌었다. 지난달 순매도 금액은 123억111만달러로 순매수 금액(122억6213만달러)을 소폭 상회했다. 인플레이션 우려가 불거지며 적극적인 매수를 꺼리는 정황으로 풀이된다. 연방준비제도(연준·Fed)가 자산매입을 줄이기(테이퍼링) 시작하는 시점을 놓고 수 개월째 시장의 관측이 이어지는 중이다. 코로나19 백신 접종률이 높아짐에 따라 경제가 서서히 회복기에 접어들면서 인플레이션 조짐이 나타나고 있어서다. 한편 동학개미의 투자 성과가 서학개미보다 우수하다는 조사 결과가 나와 눈길을 끌었다. 미래에셋증권이 국내와 해외 주식에 10만원 이상 투자한 고객 145만명을 분석한 결과 동학개미가 서학개미보다 2배가량 높은 수익률을 거둔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해 12월부터 올해 5월말까지 6개월간 국내 주식에만 직접 투자한 동학개미는 평균 13.1%의 수익률을 기록했다. 이 기간 해외 주식만 사들인 서학개미는 6.7% 수익률로 절반 수준에 그쳤다. 국내와 해외에 모두 투자한 경우 수익률은 7.5%였다.

2021-06-11 06:00:32 송태화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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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향성 잃은 증시, 밈 주식 열풍까지

9일(현지시간) 뉴욕증권거래소(NYSE)에서 다우존스 30 산업평균지수는 전장보다 52.68포인트(0.44%) 하락한 3만4447.14로 장을 마감했다./사진 뉴시스 인플레이션(물가 상승) 이슈가 주식시장 중심에 서며 증시 참여자들이 관망세를 보이는 중이다. 최근 국내 투자자에게 큰 인기를 끌었던 스팩(SPAC·기업인수목적회사) 열풍과 이른바 밈 주식(Meme Stock)의 주가 요동도 시장 방향성이 뚜렷하지 않은 데서 비롯됐다는 분석이 많다. 글로벌 인플레이션에 대한 우려가 여전한 상황에서 향후 시장을 주도할 업종군 등에 관심이 쏠린다. 10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이달 국내 주식시장(코스피+코스닥+코넥스) 하루평균 거래대금은 25조9039억원을 기록했다. 42조원 대였던 지난 1월과 비교하면 40% 이상 줄어든 수치다. 한국 증시가 글로벌 인플레이션 우려와 경제 회복에 대한 낙관론 속에 '눈치보기' 장세에 들어갔다는 분석이다. 해외주식도 상황은 다르지 않다. 한국예탁결제원 통계를 살펴보면 지난달 국내 투자자의 해외주식 결제규모(매수+매도)는 245억7326달러 규모로 고점이었던 지난 2월(497만2948만달러)에 비해 반토막이 났다. 미국 국채 금리 반등 이슈와 계속된 인플레이션 논란 속에 관망세를 보이고 있다는 분석이다. 미국 국채금리는 물가 우려에도 연방준비제도(연준·Fed)가 단기간 정책을 조정하지는 않을 것이라는 기대로 하락세를 유지하고 있다. 시장 방향성이 불분명해지며 투기적 성격이 짙은 매매양상도 포착됐다. 최근 스팩주가 급등락했던 게 대표적이다. 합병 이슈가 없는 스팩 종목 대다수가 무더기로 이상 급등세를 연출한 것. 관리종목으로 지정돼 상장폐지 가능성이 있는 스팩에도 투자자들이 몰렸다. 한국거래소 시장감시위원회는 스팩 이상 급등세와 관련해 기획 점검에 착수한 상황이다. 밈주식 열풍도 또 하나의 시장 변화다. 밈주식은 인터넷상에서 인기를 얻으며 주로 개인투자자들이 많이 사들이는 주식을 뜻한다. AMC 엔터테인먼트, 클린에너지퓨얼, 클로벌헬스 등 밈 주식으로 분류되는 종목들의 급등락 장세가 이어지는 중이다. 다만 월가 전문가들은 밈주식 열풍이 일부 소수 종목에 국한될 것이라고 보고 있다. 지난 1월 게임스톱 광풍 당시 시장 전반을 위협했던 상황과는 다르다는 설명이다. 다음주 미국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정례회의에서 테이퍼링(양적완화 축소) 논의가 있을 것으로 예상되며 투자자들의 관망세는 한동안 계속될 것으로 보인다. 최유준 신한금융투자 연구원은 "1분기 실적 시즌을 지나며 코스피 이익 모멘텀이 감소했고 기관투자자의 매수세가 유입됐다"면서 "고점 저항이 작용하면서 테이퍼링 노이즈를 소화하고 2분기 실적 기대가 나타나기 전까지는 이런 흐름은 이어질 수 있다"고 설명했다. 서상영 미래에셋증권 연구원은 "최근 시장은 미국 5월 소비자물가지수(CPI), 유럽중앙은행(ECB) 통화정책회의, FOMC를 기다리며 관망세가 짙은 가운데 개별 종목과 업종 변수에 따라 차별화가 진행되는 종목 장세가 펼쳐지는 경향을 보이고 있다"고 분석했다. /송태화기자 alvin@metroseoul.co.kr

2021-06-11 06:00:28 송태화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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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커버스토리] 무어의 법칙 따라갈 '꿈의 반도체', 삼성전자가 앞장선다

그래핀과 a-BN. /삼성전자 삼성전자는 '황의 법칙'으로 무어의 법칙을 뛰어넘은 바 있다. 황의 법칙은 2002년 국제반도체회로학술회의에서 당시 메모리사업부장을 맡고 있던 황창규 사장이 주장한 내용으로, 메모리 용량이 무어의 법칙을 넘어 1년에 2배씩 늘어나고 있다는 주장이다. 불과 10년도 지나지 않아 법칙이 깨지긴 했지만, 최근에는 CPU뿐 아니라 메모리를 비롯한 기타 반도체, 기술들이 어우러져 PC 성능을 높이고 있다는 의미로 쓰이기도 한다. 삼성전자는 그동안 무어의 법칙을 지켜오는 데에도 혁혁한 공을 세웠다. D램과 낸드플래시에서 가장 수준 높은 양산 능력을 보유하고 있고, 기술적으로도 경쟁 업체들을 훨씬 앞선 것으로 평가받는다. 파운드리 분야에서도 EUV 공정을 가장 선제적으로 도입했으며, 3나노 미만에서 핀펫을 대신해 양산력을 끌어올릴 게이트 올 어라운드(GAA) 기술도 선보인 상태다. 삼성은 앞으로도 무어의 법칙을 지킬 파수꾼으로 업계를 리드할 가능성이 높다. 당장 현시점에서는 TSMC와의 경쟁도 빠듯해 보이지만, 반도체 기술 한계를 건너 뛸 수 있는 첨단 기술을 꾸준히 개발하면서 새로운 시대를 열 수 있다는 기대감도 적지 않다. 대표적인 성과가 '비정질 질화붕소(a-BN)' 발견이다. 반도체 성능 한계를 넘어서기 위해서는 작고 안정적으로 성형할 수 있는 신소재 개발이 필수. a-BN은 '꿈의 신소재'라 불리는 그래핀의 파생 소재다. 삼성전자 종합기술원과 울산과학기술원(UNIST)이 공동으로 발견했다. 영국 맨체스터 대학에서 그래핀을 처음 발견한 후 16년 만이다. 그래핀은 아주 얇아 잘 휘어지면서도 단단한 물질이다. 구리보다 전기가 100배 이상 잘 통하고 열 전도성도 훨씬 높은 2차원 평면 구조로, 실리콘 대신 반도체에 적용하면 손쉽게 집적도를 획기적으로 높일 수 있는 소재다. 그러나 저온에서 성장하기 어려운 등 다루기 어려운 탓에 반도체에 적용하지 못하던 상황, 연구팀은 화이트 그래핀 파생 물질인 a-BN이 저온에서도 성장할 수 있음을 입증하며 새로운 반도체 상용화 가능성을 높였다. 3진법 반도체를 구현한 UNIST 김경록 교수 연구팀 /삼성전자 삼성미래기술육성사업도 새로운 반도체를 향한 다양한 연구를 진행 중이다. 이 사업은 2013년 1조5000억원을 투입해 다양한 기초 과학 분야를 지원하는 내용으로, 세계 최고 학술지에도 여러번 게재하는 성과를 내기도 했다. UNIST 김경록 교수 연구팀이 연구한 '3진법 금속-산화막-반도체'도 반도체 혁신을 이룰 중요한 성과 중 하나다. 이 연구팀은 세계 최초로 대면적 실리콘 웨이퍼에서 3진법 반도체를 구현하는데 성공해 네이처지에 발표하기도 했다. 3진법 반도체는 수치상으로 보면 반도체 성능을 50% 늘릴 수 있는 기술이다. 현존하는 반도체가 전류가 통하는지 여부를 가려 0과 1로 작동했다면, 3진법 반도체는 전기가 누설되는 현상까지 연산에 포함시켜 0과 1, 2까지 3진법으로 작동할 수 있다. 마찬가지로 삼성미래기술육성사업이 지원한 서울대학교 화학생물공학부 박정원 교수팀과 한양대학교 에리카 (ERICA) 캠퍼스 기계공학과 이원철 교수팀은 미국 로렌스버클리국립연구소와 함께 세계 최초로 핵생성 과정을 원자 수준에서 직접 관찰하는데 성공하기도 했다. 이 연구는 오랜 난제였던 결정핵 생성 원리를 제시해 사이언스지에 게재되기도 했다. 박막 증착 공정의 극히 초기 상태를 실험으로 재현했으며, 이를 응용하면 향후 반도체 소재·부품·장비 분야의 원천 기술을 확보하는데 활용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초고속 투과전자현미경을 활용해 관찰한 금 원자가 비결정상과 결정상의 상태를 반복하며 결정핵으로 성장하는 과정 /삼성전자 가깝게는 P램과 M램 등 차세대 메모리도 상용화를 했거나 준비 중이다. P램은 양자역학을 이용한 상변화메모리, M램은 자기 저항 효과를 이용하며, 빠른 속도와 비휘발성 성질로 D램과 낸드플래시를 하나로 통합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삼성전자는 일찌감치 세계 최초로 P램을 상용화한 바 있으며, M램은 파운드리에 임베디드 형태로 공급 중이다. 당장 이같은 기술이 보편화되기는 어렵다. 그래핀 소재는 아직 상용화까지 여러 단계가 남았고, 3진법 반도체는 소프트웨어 등 컴퓨팅 환경 전체가 바뀌어야 하기 때문. 뉴 메모리 역시 수율과 활용 문제로 시장에서 쉽게 보기 어려운 상황이다. 다만 업계에서는 삼성전자가 여전히 차세대 기술을 개발하며 글로벌 반도체 업계 기술력을 주도하고 있다는 데 의미가 크다고 보고 있다. 삼성전자가 무어의 법칙과 관계없이 성장할 수 있는 이유다. 업계 관계자는 "반도체 업계 기술력이 빠르게 발전한 탓에 학계가 오히려 기업에 배우는 경우도 많다"며 "삼성전자가 앞장서 기술을 개발하고 학계를 지원하는 것은 장기적으로 국내 반도체 산업 경쟁력에 큰 보탬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김재웅기자 juk@metroseoul.co.kr

2021-06-03 16:47:45 김재웅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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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커버스토리] 모어 댄 무어, 패키징 경쟁이 시작됐다

최초 5G 통합칩인 엑시노스 980. /삼성전자 무어의 법칙이 끝났다고 반도체 성능 발전도 멈추는 것은 아니다. 반도체 집적도를 높이는데서 벗어나, 반도체에 또다른 기술을 적용해 성능을 극대화하는 방법. 패키징을 활용하는 이른바 '모어 댄 무어'가 화두로 떠올랐다. 패키징은 말 그대로 반도체를 포장하는 방법이다. 본래 반도체를 안정적으로 활용할 수 있도록 보호하는 데에 초점을 맞춰왔지만, 최근에는 성능을 극대화할 수 있는 기술이 속속 개발되면서 다양한 형태로 상품화되고 있다. 엔비디아 키스 스트리어 부사장은 무어의 법칙이 제조혁신에만 초점을 맞춘 과거 트렌드에 불과하다며, 현대에는 소프트웨어를 비롯한 다양한 기술이 동반 성장하는 만큼 이들을 함께 고려한 성능 향상에 주목해야한다고 주장하기도 했다. 가장 잘 알려진 패키징 상품이 바로 '통합칩(SoC)'다. CPU와 GPU, 메모리까지 칩 하나에 구현해 크기와 전력 소모, 발열까지 최소화한 제품이다. 회로간 거리를 좁히고 저항을 줄여 성능적으로도 큰 폭의 개선 효과가 있다. SoC는 이미 다양한 곳에 활용되고 있다. 노트북용 프로세서는 물론, 스마트폰과 같은 소형 기기들은 이제 SoC 탑재가 필수적인 분위기다. 삼성전자 엑시노스 980과 2100 등이 대표적인 국산 SoC, 퀄컴 스냅드래곤 888과 애플 M1 역시 SoC다. 삼성전자는 일찌감치 NPU 개발에 뛰어들어 엑시노스 통합칩에 적용하고 있다. 사진은 삼성전자 DS부문 종합기술원 부원장 황성우 부사장./삼성전자 최근에는 NPU(신경망 프로세서)가 최신 반도체 성능을 극대화해주는 핵심 요소로 평가받는다. NPU는 신경망과 같이 다중 연산을 가능케 하는 처리장치로, 딥러닝 등 인공지능(AI)을 사용하는데 특화됐다. CPU나 GPU에서 처리하려면 복잡한 연산을 훨씬 빠르고 쉽게 해준다. NPU는 통신을 연결하지 않아도 디바이스에서 AI를 구동하는 개념인 '온 디바이스 AI'에 필수적인 요소다. 빅데이터 연산이 크게 늘어난 최신 컴퓨팅 환경에서 기기 성능을 극대화하는데 큰 역할을 한다. 삼성전자는 이같은 AI 처리 기술을 메모리 반도체, D램에도 적용했다. 'HBM-PIM'이 주인공이다. D램에 AI 엔진을 통합해 다량의 데이터를 처리할 때에도 병목 현상을 최소화하는 원리로 메모리 속도와 한계를 극대화했다. 삼성전자의 'I-CUBE' 기술은 비메모리 반도체와 메모리 반도체를 하나로 묶는 기술이다. 최근 발표한 'I-Cube4'는 로직 반도체에 고성능 메모리인 HBM을 4개 묶을 수 있다. 비메모리와 메모리를 하나의 칩처럼 운용할 수 있어서 서버 컴퓨터를 훨씬 효율적으로 운영할 수 있으며, 성능을 높이는 동시에 면적도 줄이는 장점을 가지고 있다. 그 밖에도 반도체 업계는 다양한 기술을 개발하는데 주력하고 있다. 내장형 M램도 패키징 상품 중 하나다. 통합칩에 다양한 기술을 적용해 효율을 높이는 방법은 물론, 반도체를 위로 쌓는 적층 기술 개발도 꾸준히 진행 중이다. 2.5D 패키지 기술 ''I-Cube4' /삼성전자 특히 파운드리 업계가 활발한 투자를 이어가고 있다. TSMC가 최근 일본에 새로 조상키로 한 R&D 센터가 대표적. 투자금액이 3500억원 수준으로, 패키징 기술력이 높은 현지 업체들이 다수 참여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자체적으로도 3차원 패브릭 제품과 새로운 통합칩 등 새로운 기술을 개발해 공개한 상태다. 파운드리 사업 확장을 선언한 인텔도 패키징을 챙겼다. 뉴멕시코주 리오랜초 공장에 패키징 시설을 추가로 증설키로 한 것. 마찬가지로 반도체를 쌓는 기술인 포베로스 등 다양한 패키징 기술을 활용해 모듈을 생산한다는 방침이다. HBM은 SK하이닉스가 세계 최초로 개발한 개념이다. 사진은 SoC와 HBM 개념도. /SK하이닉스 삼성전자 역시 일찌감치 패키징에 주목했다. 2019년 자회사 삼성전기에서 패키징 사업을 인수하고 역량 확대를 본격화한 것. 최근 다양한 패키징 기술을 새로 개발한 것도 이같은 선구안 효과라는 분석이다. 메모리 사업을 중심으로 하는 SK하이닉스 역시 후공정에 공을 들이는 모습이다. 실리콘 관통전극(TSV) 기술 기반 HBM은 2013년 SK하이닉스가 세계 최초로 개발한 작품. 인텔 낸드 사업부를 인수한 데에도 컨트롤러와 후공정 기술 제고를 염두에 뒀다고 알려졌다. /김재웅기자 juk@metroseoul.co.kr

2021-06-03 15:47:25 김재웅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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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년마다 성능 2배, 반도체 '무어의 법칙'은 끝났다?

인텔 설립자 중 한명인 고든 무어는 1965년 한 논문을 통해 반도체는 주기적으로 성능을 2배씩 높여야한다고 주장했다. 이른바 '무어의 법칙'이다. 이후 실제로 연구가 진행되면서 논문이 증명됐고, 결국 18개월 혹은 24개월마다 트랜지스터 개수가 2배로 늘어난다는 이론으로 자리잡았다. 무어의 법칙을 지켜야한다는 법은 없다. 그저 오랜 시간 기술 발전 속도가 이에 맞춰 있었던 만큼 반도체 업계에서는 생존을 위해 필수적으로 따라가야 하는 개념으로 인식해왔다. 지난 50여년간 무어의 법칙은 대체로 잘 지켜졌다. 최근 들어 회의적인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미세 공정 기술 난이도가 높아지면서 더이상 성능을 끌어올리기 어려운 수준으로 올라섰기 때문이다. 이미 PC CPU는 코어를 고도화하기보다 코어 여러개를 합치는 방법으로 성능을 억지로 끌어올리고 있다. 전력 소모와 발열 등 현실적인 문제에 부딪혀 단일 스레드 속도를 4~5㎓ 이상 올리기 어려워졌기 때문이다. 최근 몇년간 플래그십 CPU도 5㎓에 머물러 있으며, 특수한 경우가 아니면 이를 넘어설 방안도 없는 것으로 알려졌다. 무어의 법칙에서 가장 잘 알려진 난제는 미세 공정 그 자체다. 미세 공정은 전류가 흐르는 선폭을 줄여 같은 면적에서도 집적도를 높일 수 있는 가장 쉬운 방법 중 하나다. 전력 소모와 발열 등 문제도 해결할 수 있어 새로운 기술을 적용하기도 쉬워진다. 미세 공정이 한계에 다다르면서 삼성전자와 TSMC를 제외한 파운드리와 IDM 업계는 모두 14∼10나노 수준에서 머물러 있는 상태다. 삼성전자가 14나노를 처음 양산한 게 2015년, 반도체 업계는 아직까지 EUV를 제외한 뾰족한 수를 찾지 못하고 있다. 그나마 실질적인 무어의 법칙 요건인 트랜지스터 숫자는 아직 공식을 지키는 상태다. 애플이 2013년 내놓은 통합칩(SoC)인 A7 트랜지스터가 10억개, 올초 내놓은 M1칩 트랜지스터가 160억개다. 8년동안 16배로 늘었다. 미세 공정과 별개로 설계와 트랜지스터 집적 기술이 함께 발전한 덕분이다. 2022년에는 3나노 공정 반도체 양산 전망까지 나오면서 무어의 법칙을 향한 도전도 이어질 전망이다. 문제는 그 이후다. TSMC나 삼성전자 모두 2나노 수준 기술을 개발하며 차차세대를 준비하고 있지만, 실제 양산에 적용하는 데에는 적지 않은 어려움을 겪는 것으로 알려졌다. 비용 절감이 어려워졌다는 얘기다. 첨단 반도체를 양산하기 위해서는 과학계 여러 분야의 첨단 기술을 사용해야 하는데, 이를 위해 쏟아붓는 비용이 급증하면서 수지타산을 맞추기 쉽지 않게 됐다. 대표적인 요인이 노광 장비인 극자외선(EUV)다. EUV는 13.5나노미터의 극초단파 광원을 활용해 7나노미터 공정 벽을 깬 주인공이다. 파장이 193나노미터인 불화아르곤(ArF)를 대체할 유일한 기술로 꼽힌다. 파장이 200나노 수준인 심자외선(DUV) 장비도 있지만 EUV와 비교해 한계가 커서 무역 제재를 받고 있는 중국과 일본에서만 일부 연구 중이다. EUV는 가격이 1대당 1500억원 안팎에 달한다. 게다가 운용 난이도가 높아 최적화하기까지 상당한 시간과 웨이퍼 비용을 필요로 한다. 글로벌파운드리를 비롯한 파운드리 업계가 7나노 진입을 포기한 것도 이 때문이다. 삼성전자와 TSMC도 EUV 장비를 도입한지 수년이 흘렀지만, 여전히 수익을 낼만큼 공정을 안정화하는데까지 1~2년 가량 필요로 하다고 보고 있다. 미세 공정 문제를 해결해도 더 큰 장애물이 남는다. 첫번째가 전기적 간섭이다. 반도체 선폭을 줄이면 간격도 좁아져 전자가 이탈할 가능성이 높아진다. 반도체 업계는 이를 막기 위해 다양한 절연 기술을 개발해왔지만, 미세 공정을 따라 더 미세한 방법을 개발해야 하는 탓에 난이도는 더 높아지고 있다. 특히 '터널링 현상'은 아직 통제하기도 어려운 문제다. 터널링은 양자 역학상 나노 세계에서 입자가 공간을 뛰어넘어 마음대로 움직이는 모습을 말한다. 전자 이동 여부로 연산을 하는 반도체에 터널링 현상이 일어나면 제 역할을 못하게 된다. 반도체 업계는 오히려 터널링 현상을 이용해 P램을 개발하기도 했지만, 수율이 웨이퍼 한장당 몇개에 불과할 정도로 어려운 기술이다. 당초 기대와는 달리 상용화도 좀처럼 이뤄지지 못하고 있다.

2021-06-03 14:33:45 김재웅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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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커버스토리]모바일 뱅킹이 '내 손 안의 금융 비서'로

"우리는 금융서비스가 창조적인 파괴 과정을 거쳐 고객 중심으로 재편되는 것을 목격하고 있다." 맥킨지 아시아 뱅킹 선임고문인 아르빈드 샹카란(Arvind Sankaran)의 말이다. 기존에는 하나의 은행에서 통합적으로 금융서비스를 제공하는 현상이 지배적이었다면, 최근에는 혁신적인 아이디어와 데이터를 접목해 고객을 중심으로 맞춤화된 서비스가 제공되고 있다는 설명이다. 맞춤화된 서비스의 중심에는 오픈뱅킹서비스가 있다. 오픈뱅킹서비스는 하나의 앱으로 여러 금융사의 계좌를 조회하고 결제 송금 등을 할 수 있는 서비스를 말한다. 국내도 지난 2019년 말 시중은행이 오픈뱅킹서비스를 도입한데 이어 지난해에는 상호금융, 우체국, 증권사로 확대됐다. 올해는 저축은행과 카드사다. 계좌가 없는 카드사는 계좌대신 고객의 카드 사용내역 정보를 제공해 이달 말부터 오픈뱅킹서비스에 참여한다. 이에 따라 금융사들은 마이데이터 산업을 통한 차별화 전략을 고심하고 있다. 마이데이터 산업은 각종 금융사 기관 등에 흩어져 있는 개인의 다양한 정보를 분석해 서비스를 제공하는 것을 말한다. 한 고객이 주기적으로 하고 있는 은행업무, 카드결제, 증권거래 등을 통합·분석해 자동화된 자산관리서비스를 제공하고, 개인 맞춤형 상품추천 서비스를 제공하겠다는 설명이다. 오픈뱅킹서비스를 통한 자금 출금·이체업무만으로는 수익성에 한계가 있으니, 데이터 분석으로 차별화된 서비스를 제공해 새 수익원을 모색하겠다는 복안이다. KB국민은행은 마이데이터 서비스앱 'KB마이머니'에 API기술을 적용한 '신용관리서비스'와 '자동차 관리 서비스'를 선보였다. 소비자는 신용관리서비스를 통해 자신의 신용평점은 같은 연령대·성별과 비교할 수 있고, 평가기준 등 상세항목도 확인할 수 있다. 디지털 소외계층인 노령층을 대상으로 '시니어 RFM서비스'도 개발하고 있다. 개인의 건강검진 데이터를 기반으로 기대수명과 건강을 분석해 노후생활을 돕는 자산관리 콘텐츠다. 자산 형성보다 자산 활용에 초점을 맞추고, 헬스케어·쇼핑·연말정산 도우미 등의 서비스를 제공할 예정이다. 아울러 신한은행은 신한 쏠(Sol)앱의 '마이(MY)자산' 서비스를 업그레이드해 모든 금융기관의 상품을 추천하는 인공지능(AI)기반 시스템을 준비하고 있다. 고객의 금융경험을 디지털로 전환·수집해 맞춤형 상품을 제공하겠다는 의도다. 또 '정보계좌' 서비스를 통해 금융·실물 자산뿐 아니라 예술작품, 판정판 운동화 등 개인자산을 디지털 데이터로 환산해 통합관리해주는 서비스도 제공할 예정이다. 우리은행은 마이데이터를 기반으로 소비자의 신용정보, 자산, 가처분소득 등 금융정보와 기타 비(非)금융정보를 AI 기술로 분석해 돈을 어떻게 모으고, 쓰고, 불리고, 빌려야 하는지 조언해주는 '개인재무설계 서비스'를 제공할 예정이다. 곽호경 삼정 KPMG 경제연구원은 27일 "은행들에게 가장 좋은 시나리오는 핀테크를 포함한 타 기업과 제휴 협력을 강화해 고객 접점에서 주도권을 유지하는 것"이라며 "국내은행들도 맞춤화된 금융서비스에 대한 새로운 접근법을 개발하고, 이를 확장시키기 위한 방안을 마련해야 한다"고 말했다.

2021-05-27 13:58:10 나유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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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커버스토리] '모바일뱅킹'의 역사, 하루 거래액 8조

'띵동~'. 출근길 A씨의 스마트폰 알림음이 울린다. 월급이 들어왔다는 소리다. 재빨리 어제 모임에서 더치페이 해야 할 금액 5만원을 보낸다. 송금까지 걸린 시간은 3분. 10년 아니 5년 전까지만 해도 상상조차 못했던 일이다. 한국은행에 따르면 모바일뱅킹을 이용하기 위해 등록한 고객 수는 지난해 상반기 1억2825만명으로 전년 동기(1억1288만명) 대비 13.6% 증가했다. 인터넷뱅킹(1억6479만명)을 등록한 고객 대부분이 모바일 뱅킹을 이용하고 있다는 분석이다. 이용건수와 금액도 늘었다. 2017년 상반기 5815만건이던 모바일뱅킹 이용건수는 2018년 7974만건, 2019년 9120만건, 2020년 1억2583만건으로 증가했다. 비용도 지난해 상반기 8조2778억원으로 전년(6조424억원) 대비 36%가량 증가했다. ◆목숨과 맞바꾼 인터넷뱅킹 모바일뱅킹에 앞서 등장한 인터넷뱅킹은 1999년 7월 1일 9시 뉴스에 '뱅크타운'으로 처음 이름을 알렸다. KT(옛 한국통신)에서 개발한 뱅크타운은 말 그대로 국내 은행의 인터넷뱅킹 서비스를 통합한 사이트였다. 사이트에서 각 은행의 이미지를 클릭하면 은행 홈페이지에서 조회·이체 등 금융업무가 가능했다. 당시 뱅크타운을 이용하는 고객들은 일제히 환호했다. 모뎀 연결부터 각종 명령어를 입력해야 했던 기존 PC뱅킹과는 달리 뱅크타운은 마우스클릭만으로 실시간 금융거래가 가능했기 때문이다. 국내 온라인 금융서비스에 엄청난 패러다임의 변화를 가져온 셈이다. 그러나 뱅크타운 이면에는 목숨을 건 약속이 있었다. 앞서 1997년 6월 한국통신은 대형은행이 모두 참여하는 가상은행 프로젝트를 계획했지만, 인터넷뱅킹 서비스로 발생할 수 있는 금융사고를 책임지려 하는 사람이 없어 2년간 미뤄졌다. 국가경제 발전이라는 공익성을 앞세웠던 은행들에게 정부가 민간을 대상으로 수익을 얻으려 하는 온라인금융서비스를 허가하는 것이 쉽지 않았기 때문이다. 결국 총대를 맨 인물은 1999년 금융감독원 설립 당시 전산실 초대 기획과장이던 김인석 과장. 그는 뱅크타운의 실질적 지휘를 맡았던 김춘길 한국통신 실장에게 "목숨 걸 자신이 있느냐"는 말을 던지고 인터넷뱅킹 서비스 출시를 승인했다. 이후 뱅크타운은 은행들의 차별화된 서비스를 위해 각각 흩어지게 됐다. 한국은행에 따르면 인터넷뱅킹 서비스에 등록한 고객 수는 2000년 6월말 123만명에서 2020년 6월말 1억6479만명으로 증가했다. 이용건수는 같은 기간 1252만건에서 2억0812만건으로 늘었다. ◆'따로 또 같이' 모바일 뱅킹 아이러니하게도 모바일뱅킹도 인터넷뱅킹과 같은 절차를 밟았다. 한국은행은 지난 2010년 스마트폰을 이용한 모바일뱅킹이 증가하자 '은행공동 금융 앱스토어 서비스'를 출시했다. 은행권의 비용 절감 및 중복투자에 따른 비효율을 방지하고, 투자유인이 낮은 소규모 은행의 고객도 서비스를 이용할 수 있도록 하기 위해서였다. 그러나 '은행 공동 금융 앱스토어 서비스'도 얼마가지 못했다. 공동서비스의 경우 각 은행의 특화된 서비스와 상품을 반영하는 것이 어렵고 새로운 기능을 채택하는데 시간이 걸린다는 이유에서다. 이에 따라 모바일뱅킹은 진화하고 있다. 2019년 12월 각 은행은 오픈뱅킹 서비스를 통해 '따로 또 같이' 전략을 시행하고 있다. 오픈뱅킹서비스는 하나의 애플리케이션(앱)에서도 소비자가 가진 모든 은행의 계좌를 조회하고 자금 출금 이체가 가능한 서비스를 말한다. 각 은행의 개성은 살리되 소비자가 가장 많이 사용하는 자금 출금 이체업무는 한 곳에서도 가능하게 했다는 설명이다. 현재 오픈뱅킹서비스는 은행에 국한되지 않고, 저축은행, 핀테크 기업, 상호금융, 증권사 등 전 금융권으로 확대되고 있다. 전 금융권의 데이터를 분석해 금융사별 차별화 서비스를 제공하겠다는 이유에서다. 서정호 금융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은 27일 "국내 은행들이 환경변화에 적절히 대응하지 못한다면 계좌관리나 금융상품 제조자의 역할에 머무를 수 밖에 없으므로, 자체적으로 경쟁력을 강화하기 위해 각 은행들은 모바일뱅킹 간 차별화에 더욱 집중할 것"이라며 "오픈뱅킹 서비스가 확대될 수록 그룹사 내 관계사와 통합해 서비스를 출시하거나 핀테크 기업 등 타 금융사들과 협약을 맺고 서비스를 출시하는 경우가 많아질 것"이라고 말했다.

2021-05-27 11:30:58 나유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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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커버스토리] 회사명 바꾸고 사업 확대…이미지 변신 첫 단추

최근 기업들이 회사명을 바꾸고 있다. 사명을 변경하는 이유는 다양하다. 분할이나 합병 이슈도 있지만, 신사업을 추진하거나 사업 다각화를 위해 변경하는 기업들도 많다. 식품 업체와 홈쇼핑 회사들이 줄줄이 회사명을 변경하고 있다. 대표적으로 한국야쿠르트가 52년간 사용하던 회사명을 'hy'로, 던킨도넛과 할리스는 각각 '도넛'과 '커피'를 뗀 '던킨'과 '할리스'로 변경했다. 한국야쿠르트가 hy로 사명을 변경했다./hy 한국야쿠르트 사옥/hy 이들 식품 기업들의 공통점은 최근 사업 확장에 나섰다는 점이다. 신사업을 진행하면서 기존 이미지에서 벗어나 한단계 업그레이드된 모습을 보여주겠다는 것으로 풀이된다. 한국야쿠르트는 1969년 창업 때부터 사용해온 회사 이름을 과감하게 변경했다. 새로운 사명은 'hy(에이치와이)'다. 발효유 국민 브랜드에서 한걸음 더 나아가 냉장물류 전문 기업으로 도약한다는 의지를 담았다. 회사 관계자는 "1969년 창업 때부터 한국야쿠르트를 사명으로 써왔으나, 온라인몰 '프레딧'을 열면서 종합유통기업으로 탈바꿈하고 있다"며 "유산균 음료 브랜드나 식음료 기업이란 이미지에서 벗어나 새로운 영역으로 확장하고 있는 상황에 맞춰 사명과 기업 로고를 바꿨다"고 밝혔다. hy는 사명 변경과 함께 다음달부터 비대면 냉장배송을 대폭 확대했다. 와이파이와 인공지능(AI)을 적용해 무인 결제와 재고 관리까지 가능한 '코코 3.0'을 앞세워 비대면 배송에 나섰다. hy는 자사 전문 온라인몰인 '프레딧'을 2017년부터 운영, 현재까지 100만명 넘는 회원을 확보했다. 온라인에서 주문하면 프레시 매니저가 집으로 배달해주는 '온·오프라인 통합 플랫폼'으로 자리잡았다. 지난해부터 CJ제일제당, 동원, 풀무원 등 다른 식품기업 제품도 입점시켜 판매하고 있다. 지난 해 11월 KG그룹에 인수된 할리스커피는 라이프스타일 브랜드로의 확장성을 고려해 '커피'를 떼고 '할리스'로 사명을 변경했다. 새 슬로건은 'Moments of Delight!(모먼츠 오브 딜라이트)'로 정했다. 사람, 공간, 경험에 집중해 일상에서 다채로운 순간의 즐거움을 전하겠다는 의지의 표현이다. 할리스 로고 변천사/할리스 할리스는 KG그룹사의 힘을 더해 대한민국을 대표하는 라이프스타일 브랜드로 자리매김하겠다는 목표를 정했다. 우선 2025년까지 직가맹점 합산 5000억원 매출, 1000개 매장, 3000명 직원에 도달하겠다는 계획이다. 라이프스타일 브랜드로의 진화를 위해 ▲브랜드 아이덴티티 재정립 ▲라이프스타일 반영한 할리스 카페식(食) 메뉴 및 굿즈 확대 ▲할리스케어 통한 가맹점 지원 확대 ▲멤버십, 스마트오더 리뉴얼, SNS를 통한 디지털 커뮤니케이션 강화 ▲MZ세대 라이프스타일에 맞춘 특화 매장 및 공간 구성에 나선다. 사명에서 '도넛'을 뗀 던킨도 체질개선에 한창이다. '커피 앤 도넛'이라는 광고 문구로 많은 사랑을 받은 던킨은 2000년대 이후 우후죽순 생겨나는 프랜차이즈 베이커리와 카페 사이에서 설 자리를 잃어갔다. 여타 베이커리에 비해 도넛이라는 한정적인 카테고리 때문에 소비자들에게 다양한 선택지를 제시할 수 없는 게 이유였다. 이에 SPC그룹은 지난해 '뉴던킨 프로젝트'를 선포하며 사명을 '던킨'으로 변경했다. 던킨도넛이 '도넛'을 떼고 '던킨'으로 사명을 변경했다./던킨 도넛만 파는 가게가 아니라는 것. 게다가 지난해 코로나19로 외출이 어려워지자 24시간 배달 및 픽업 서비스를 도입하고 배달 전용 메뉴 '던킨 투나잇'을 출시했다.. 던킨 관계자는 "올해는 뉴던킨 프로젝트의 일환으로 도넛뿐만 아니라, 커피와 핫샌드위치 등 간편식 확대해 나갈 예정이다. 그동안 '떠먹는 떡볶이 도넛', '내쉬빌 핫치킨 버거', '핫볼', '포켓샌드' 등을 출시해왔고, 앞으로도 던킨만의 이색 간식을 출시해 나갈 계획"이라고 말했다. TV홈쇼핑 업체들도 사명을 변경하며 이미지 변신에 나섰다. 대표적으로 CJ오쇼핑은 TV와 모바일을 통합한 라이브커머스 플랫폼 CJ온스타일을 론칭했다. 기존 CJ오쇼핑(TV홈쇼핑), CJmall(인터넷쇼핑몰), CJ오쇼핑플러스(T커머스) 브랜드를 하나로 통합, 라이프 취향 쇼핑이라는 새로운 업으로 시장을 개척하겠다는 의지를 담았다. GS홈쇼핑은 오는 7월 GS리테일과의 합병을 통해 온·오프라인 통합 커머스플랫폼을 론칭한다. 향후 5년간 1조원을 투자하고, 이 중 디지털 커머스 경쟁력 강화에 2700억을 투입할 예정이다. 합병에 앞서 GS리테일은 현재 GS샵뿐만 아니라 GS프레시몰, 심플리쿡, 달리살다, 랄라블라 등 자사 계열사 온라인몰을 통합한 플랫폼 '마켓포'를 운영하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급변하는 시장 환경에 맞춰 유통 기업들이 신사업 확장에 나서는 추세"라며 "이에 따라 사명을 변경, 새로운 이미지로의 변신을 시도하는 기업들이 늘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신원선기자 tree6834@metroseoul.co.kr

2021-05-20 16:05:31 신원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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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커버스토리] 기업 '간판' 바꾸는 회사들 배경은?

럭키금성트윈타워 준공식/메트로 DB LG, 아모레, 애플…. 소비자들은 회사명을 듣고 해당 회사에 대한 신뢰감, 편안함 등의 감정을 느끼고, 그 브랜드에 가치와 이미지를 떠올린다. 몇자 되지 않는 회사명에는 생각보다 많은 것들이 담긴다. 보통 기업의 미션(기업의 존재 이유)과 비전(꿈꾸는 청사진)을 담아 짓는다. 회사명이 곧 브랜딩의 첫 걸음이라 해도 과언이 아닌 이유다. 때문에 수많은 CEO가 고객들에게 어떤 이미지로 다가갈 것인가를 충분히 고려해 사명을 짓기 마련이다. 최근 유통가에는 급변하는 환경에 맞춰 변화의 조짐이 보이고 있다. 이미 몇몇 회사는 사명을 변경해 기존 이미지를 탈피, 더 나은 기업으로의 도약을 예고했다. <관련기사 4면> 회사명을 바꾸고 승승장구한 대표적인 케이스는 숙박, 레저 액티비티 플랫폼 기업 '야놀자'다. 2005년 창업 당시만해도 회사명은 '모텔투어'였다. 이후 숙박업소 추천뿐 아니라 여가 콘텐츠 제시하는 사업 모델로 확장하면서 회사명을 '야놀자'로 변경, 이후 기업가치 1조원을 돌파하며 유니콘 기업으로 등극했다. 친근한 사명으로 탈바꿈함과 동시에 사업까지 확장해 이미지 변신에 대성공했다는 평가다. 더 거슬러 올라가면 LG와 아모레도 있다. LG그룹의 최초 사명은 '락희'였다. 1947년 '락희화학공업사' 설립 당시 행운을 의미하는 영어 '럭키(lucky)'와 한자어 '락희(樂喜)'에서 따온 것. 이후에는 '럭키'와 혼재해 사용하다가 1984년 금성전자의 '금성'과 합쳐 럭키금성그룹으로 이름을 바꿨다. 다시 사명을 바꾼 것은 1995년 고(故) 구본무 회장이 취임하면서부터다. 당시 구 회장은 글로벌 기업으로 나아가기 위해서는 해외에서도 쉽게 사용할 수 있는 사명이 필요하다며 LG로 사명변경을 강하게 밀어붙였다고 알려졌다. 항간에는 LG가 럭키금성(Lucky Goldstar)'의 약자 L과 G를 따온 것이라는 이야기가 있다. 주식회사 태평양/아모레퍼시픽 태평양/아모레퍼시픽 화장품 업계의 선두주자 아모레퍼시픽 역시 '태평양'에서 출발했으며 해외 진출을 위해 사명을 변경한 케이스다. 아모레(Amore)는 1964년 탄생한 태평양의 방문판매 전용 브랜드였다. 당시 격변의 시대에 전통적인 유통 구조를 탈피한 제3의 유통 경로로 방문판매가 각광받았고, 서비스와 고품질의 제품은 고객을 사로잡았다. 아모레는 곧 다양한 브랜드를 거느리는 방문판매 전용 모브랜드로 성장했고, 급기야 회사의 대표 이미지로 자리잡게 됐다. 이후 회사명을 태평양에서 아모레퍼시픽(Amore+Pacific)으로 변경했다. 회사명을 바꾼 해외 사례도 있다. 스티브 잡스는 2007년 아이폰을 공개하면서 회사명을 '애플컴퓨터'에서 '애플'로 바꿨다. 일론 머스크도 전기차 사업에 이어 에너지 사업까지 확장하면서 '테슬라모터스'에서 '테슬라'로 사명을 바꿨다. 새로운 사업을 추가하면서 한정적인 기업 이미지를 탈피하는 것이다. 업계 관계자는 "회사명은 소비자가 공감할 수 있는 가치와 철학이 담겨 있어야 한다"며 "시장을 장악하는 경쟁력을 갖고 있어야 하며 단순히 이름만 변경한다고 기업 이미지가 긍정적으로 바뀌는 것은 아니다"라고 말했다. /신원선기자 tree6834@metroseoul.co.kr

2021-05-20 16:04:59 신원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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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 정부 4년…25번대책에도 서울 집값 79.8% 상승

문재인정부 출범 이후 4년간 25번의 부동산 대책을 발표했지만 이를 비웃기라도 하듯 서울을 비롯한 전국의 집값이 큰 폭으로 올랐다. 특히 서울의 경우 79.8%, 세종은 104.5%의 상승률을 나타냈다. 문재인 대통령이 취임 4주년에 "부동산 부분만큼은 정부가 할 말이 없는 상황이 됐다"고 한 이유다. 25번의 규제 중심 부동산정책이 집값 상승의 가장 큰 원인이라는 분석이다. 13일 KB부동산 리브온이 조사한 4년간 지역별 3.3㎥당 아파트가격 상승률에 따르면 현 정부 출범 이전인 지난 2017년 1월 1246만원에서 올해 1월 1778만원으로 5332만원, 상승률은 42.7% 올랐다. ◆서울 아파트값 4년새 2배 상승 서울의 경우 2289만원에서 4111만원으로 1824만원, 79.8%가 상승했다. 가장 많이 오른 곳은 세종시로 104.5% 올랐다. 이어 ▲대전(53.3%) ▲광주(29.7%) ▲대구(25.6%) ▲부산(21.5%) ▲인천(19.2%) ▲울산(7.2%) 순으로 오름폭이 컸다. 지방은 ▲경기(42.5%) ▲전남(26.3%) ▲제주(5.0%) ▲전북(1.0%) ▲충남(-1.0%) ▲강원(-2.7%) ▲충북(-5.9%) ▲경북(-8.5%) ▲경남(-8.6%) 순이었다. 서울 주요 아파트별로 살펴보면 정부 출범 당시와 비교해 집값이 2배 가량 상승했다. 강남구 은마아파트는 전용면적 76㎥가 21억5200만원에 매물이 나왔다. 이 면적형의 경우 현 정부 출범 이후인 지난 2017년 6월 11억~12억원대 가격에 거래됐지만 4년 동안 집값이 10억원 가까이 올랐다. 중대형 아파트가 많은 압구정 현대1·2차는 전용면적 131㎡ 가격이 2017년 20억원대 초반이었지만 현재는 40억원에 매물이 나왔다. 압구정 현대아파트와 마찬가지로 재건축 이슈가 많은 양천구 목동신시가지아파트도 4년간 가격이 크게 뛰었다. 7단지 전용 66㎥의 경우 현재 20억원대 매물이 등장했다. 이 면적형은 지난달 17억원에 팔렸으며 2017년에는 9억원대에 거래가 이뤄졌다. ◆25개 대책, 집값 불안정 부작용 서울 아파트 가격의 이 같은 상승세는 25개에 달하는 부동산 대책이 주된 원인이 됐다는 분석이다. 정부는 출범 직후 2017년 6월 조정대상지역을 추가했고 민간택지 전매제한 기간을 강화했으며 두 달 뒤인 8월2일에는 서울 25개구를 투기과열지구로 지정했다. 2019년 12월 9억원 이상 주택담보대출담보인정비율(LTV) 축소, 15억원 초과 아파트 주택담보 대출을 금지했다. 하지만 특정 지역을 누르면 다른 곳이 뛰어 오르는 '풍선효과'로 수도권으로 수요가 이동하자 지난해 6·17대책에서 조정대상지역과 투기과열지구를 각각 69개와 48개로 확대했다. 2018년~2019년에 걸쳐 주택공급과 3기신도시 지정지역을 발표했으며 지난해 8·4대책과 올해 2·4대책을 통해 대규모 주택공급 계획을 내놨지만 규제 일변도의 정책으로 집값은 천정부지로 치솟은 뒤였다. 이은형 대한건설정책연구원 책임연구원은 "투기세력을 억제하기 위한 규제 중심의 부동산 정책이 오히려 전 국민의 관심을 부동산으로 이끄는 부작용을 낳았으며 집을 사야 한다는 심리를 가속화 시켰다"며 "규제 보다는 주택공급계획이 더 일찍 제시됐으면 다른 결과가 나왔을 것"이라고 전했다. 그는 이어 "규제를 통한 매매 억제는 답이 아니다"며 "수요가 집중된 지역에 주택 공급을 하는 게 효과적"이라고 했다.

2021-05-14 06:00:35 정연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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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커버스토리] 집값잡기, 사실상 실패…"규제 완화 필요"

투기세력 억제를 위한 규제 일변도의 정책은 오히려 집값 불안정성을 야기했다는 평가다. 서울을 조정대상지역을 지정하자 수도권, 지방까지 수요가 몰리는 풍선효과가 나타나는 상황에서 대출 규제를 강화하자 수요자의 내 집 마련을 막았다는 비판이 쏟아졌다. 문재인 대통령도 지난 10일 취임 4주년 특별연설에서 그동안 국정 운영에서 가장 아쉬웠던 점으로 부동산 문제를 꼽았을 정도다. ◆투기세력 억제에도 집값 불안정 '역효과' 부동산시장 가격불안에 대응해 규제지역 도입을 통한 세금, 대출 정책을 강화하고 실거래가 단속을 통해 갭투자 등 투기적 가수요자를 시장에서 걷어낸 점은 긍정적이지만 집값 잡기에는 실패했다는 게 다수의 목소리다. 엎친 데 덮친 격으로 한국토지주택공사(LH) 임직원의 부동산 투기 사건까지 터지면서 돌아선 민심은 재보선 결과에서 여당에게 등을 돌렸다. 이제 문 정부는 남은 임기 동안 '부동산정책 신뢰 회복'이란 숙제를 떠안았다. 규제를 완화하고 수요가 몰린 곳에 주택공급을 확대하는 것이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현재로서는 무주택자 등 실수요자에 대한 주택담보대출비율(LTV)과 총부채상환비율(DTI)을 끌어올리며 3기 신도시 일정을 비롯한 기존 주택공급을 차질 없이 이어가겠다는 게 정부의 방침이다. 13일 직방에서 조사한 2017년 이후 아파트 공급량을 살펴보면 총 153만2510가구로 연도별로는 2017년 25만1077가구를 공급했으며 ▲2018년(23만1094가구) ▲2019년(29만2662가구) ▲2020년(30만4710가구) ▲2021년(45만2973가구) 등이다. 입주물량은 총 153만7761가구로 연도별로는 ▲2017년(31만3521가구) ▲2018년(38만6268가구) ▲2019년(33만7398가구) ▲2020년(27만4602가구) ▲2021년(22만5972가구) 등이다. 송승현 도시와경제대표는 "부동산 규제와 정책을 시행하는데 수요자들이 원하는 방식의 규제나 공급이 이뤄져야 하는데 시장 소통력이 부족했다"며 "민간에서 주도하는 공급량이 늘어야 하는데 그렇지 못하다 보니 청약과열로 이어졌고 집을 가진 사람과 못 가진 사람의 자산 격차가 벌어지는 결과를 낳았다"고 전했다. ◆정부, 대출규제 완화 검토 현재 정부와 여당은 기존 부동산 정책을 보완하기 위한 대책 마련을 협의 중이다. 무주택자 등 실수요자의 LTV와 DTI를 60%까지 끌어 올리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현재 투기·투기과열지구에서 LTV 40%, 조정대상지역에서는 50%가 적용되는데 청년, 서민 등 일정 요건을 갖춘 무주택자에게는 각 10%포인트씩 우대해주고 있다. 여기에 10%포인트를 더 올려준다는 것이다. 또 이 우대혜택이 적용되는 주택가격 기준도 6억원에서 9억원으로, 소득 기준은 연 8000만원에서 1억원 이하로 확대하는 방안 등이 논의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김인만 김인만부동산경제연구소장은 "앞으로는 집값 잡기 보다는 대출 규제를 완화해서 집을 쉽게 살수 있게 하려는 의미로 풀이되며 이미 오른 집값을 대출 규제로 살 수 있게 한다는 것도 모순이다"라며 "정권 초기에 규제 완화 정책을 펼쳤어야 했다"고 했다. 처음부터 집값을 잡기 위해 무리한 목표 설정을 했다는 것이다. 함영진 직방 빅데이터랩장은 "분양가상한제와 주택임대료 상한제 등 직접적 가격 규제책으로 인한 청약시장 과열과 2020년 하반기 전월세 가격 상승 등은 아쉬운 부분"이라며 "투기수요에 대한 규제와 3기신도시 공급 등의 정책 일관성은 유지하며 투기와 무관한 1주택 실수요자들의 과세 부담에 대한 정책조정 현실화가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2021-05-14 06:00:29 정연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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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커버스토리] '메타버스' 시대...버추얼 휴먼이 몰려온다

'메타버스' 시대...인공지능(AI)으로 개발된 버추얼 휴먼(가상인간)들이 우리 생활 속을 파고들고 있다. '메타버스'란 가공, 추상을 의미하는 '메타(Meta)'와 현실 세계를 의미하는 '유니버스(Universe)'의 합성어로, 3차원 가상공간을 의미한다. 아바타 SNS인 '제페토'와 3D 게임인 로블록스·마인크래프트가 대표적인 메타버스 사례로 꼽힌다. 삼성전자와 LG전자는 지난해와 올해 개최된 세계 최대 가전 전시회인 'CES'에서 잇따라 AI 버추얼 휴먼을 선보여 큰 화제를 모았다. 실제 AI 버추얼 휴먼 기술 상용화는 AI 아나운서 분야에서 가장 빠르게 진행돼, 머니브레인이 지난 2019년 12월 국내 최초로 선보인 후 다른 방송사로 확대하고 있으며, 이스트소프트도 AI 아나운서 시장에 뛰어든 데 이어 마인즈랩도 AI 아나운서 사업을 준비하고 있다. 최근에는 AI 버추얼 휴먼이 엔터테인트먼트 업계로 확산돼 AI 전문 개발기업은 물론 대표 엔터테인먼트 기업들까지 가세해 AI 유튜버·아이돌·모델 등 AI 인플루언서를 속속 선보이고 있다. 또 홈쇼핑에서 심야시간 대 등에 활약할 AI 쇼호스트 개발도 추진되고 있으며, 머니브레인과 마인즈랩은 키오스크에 사람 얼굴의 AI 버추얼 휴먼을 탑재한 키오스크도 선보였다. ◆삼성·LG전자 1년 간격으로 CES서 진짜 사람 같은 '버추얼 휴먼' 선보여...아직 활약은 '미비' 삼성전자는 지난해 1월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개최된 'CES2020'서 비밀리에 진행해온 인공인간 '네온'을 공개해 큰 화제를 모았다. 네온은 삼성리서치 아메리카(SRA) 산하 연구소 스타랩스가 공들여 개발한 결과물로, 사진을 찍자고 하면 포즈를 취하고, 눈을 깜빡이거나 고개를 갸웃거리는 모습이 자연스러워 카메라 조차 사람으로 인식할 정도다. 인종, 국적도 다를 뿐 아니라 직업도 승무원, 아나운서, 의사, 여행가 등으로 다양하다. 삼성전자는 '네온'의 상용화를 위해 지난해 10월 CJ올리브네트웍스와 '네온' 사업협력을 위한 업무협약(MOU)를 체결했다. 스타랩스는 네온을 활용해 교육, 리테일, 미디어 등에서 새 영상 콘텐츠를 제작할 계획이며, CJ와 첫 번째 프로젝트로 가상 인플루언서를 개발해 콘텐츠 개발에 나설 예정이다. 또 앱·웹은 물론 리테일 환경에서도 고객응대 서비스를 위한 '네온 워크포스' 모델 개발도 추진하고 있다. LG전자는 1년 후인 지난 1월 온라인으로 개막된 'CES2021'에서 버추얼 휴먼 '김래아'를 공개했다. 이 행사에서 3분 동안 프리젠테이션을 진행한 김래아는 23세 여성으로 음악을 만드는 '버추얼 인플루언서'로, 현재 인스타그램의 팔로워가 9000여명에 달한다. 다만, AI 스타트업들이 개발한 버추얼 휴먼들이 활발한 활동을 전개하는 것과 달리, 대기업들이 내놓은 버추얼 휴먼은 기대에 못 미치게 아직 별다른 활약은 하지 않고 있다. LG전자의 김래아는 게시물도 80여개에 그쳐 '사실상 방치' 수준이라는 평가도 나오고 있으며, 삼성전자의 네온도 발표 후 1년이 훨씬 지났지만 CJ와 제휴 외에 아무런 활동도 하지 않고 있다. 이외에 솔트룩스도 'CES2020'에서 미국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을 캐릭터화한 AI 가상인간 기술을 선보였다. ◆버추얼 휴먼 상용화 'AI 아나운서'가 처음...방송사 확대, '사람 대체하나' 우려도 AI 아나운서 분야 선두기업인 머니브레인은 2019년 7월 개막된 '국제인공지능대전'에서 문재인 대통령의 영상을 AI에 학습시켜 실제 문 대통령과 똑같은 말투는 물론 얼굴, 표정까지 합성해 개발한 AI 문 대통령을 전시해 국내 최초로 버추얼 휴먼을 선보였다. 이어 11월에 열린 '한·아세안 스타트업 엑스포 컴업' 행사에서도 전 박영선 중기부 장관이 AI 버추얼 휴먼으로 깜짝 등장했다. 머니브레인은 인포스탁데일리와 손잡고 2019년 12월 처음 AI 김현욱 앵커를 선보였는데, 자세히 보지 않으면 사람 앵커로 생각했을 정도의 기술력으로 호평을 받았다. 이후 MBN을 통해 지난해 11월 AI 김주하 앵커를 선보였으며, LG헬로비전에서도 지난 3월부터 AI 이지애 아나운서를 활용해 방송을 진행하고 있다. 이스트소프트도 자체 기술로 개발한 텍스트투스피치(TTS)와 스피치투페이스(STF) 모듈을 활용해 YTN의 '변상욱의 뉴스가 있는 저녁'에서 지난 15일 AI 변상욱 앵커를 처음 선보였다. 마인즈랩도 지난 3월 AI 버추얼 휴먼 'M1'을 선보여 현재 방송사들과 AI 아나운서 솔루션 공급을 논의 중이어서, AI 아나운서는 더욱 확대될 전망이다. 하지만 AI 아나운서 기술력이 진화하면서 AI가 사람 아나운서를 대체하는 것이 아니냐는 우려도 커진다. 김주하 아나운서는 AI와 대화를 나눈 후 "AI 아나운서에 인간의 온기나 감정까지 싣는 게 앞으로의 과제로, 개인적으로는 그날이 천천히 왔으면 싶다"고 말하기도 했다. ◆AI 아이돌 속속 등장, 뮤직비디오까지... '한류스타' 될까? 기대감도 국내에서 AI 아이돌이 속속 데뷔하고 있으며 정식으로 음반도 내놓았다. 펄스나인은 지난 3월 국내 최초의 AI 걸그룹 '이터니티'의 첫 싱글 '아임 리얼(I'm real)'의 뮤직비디오를 유튜브를 통해 공개해 걸그룹을 데뷔시켰다. 이터니티는 11인의 걸그룹이지만, 아직은 기술적인 한계 등으로 우선 5명이 활동을 시작했다. 여러 명이 등장하고 댄스를 하는 뮤직비디오 영상이어서인지 아직은 꽤 부자연스럽고 동작도 크지 않지만, 펄스나인은 '성장형 아이돌'로 지속적인 기술 개선에 나설 예정이다. 이에 앞서 딥스튜디오는 2019년 12월 이미 AI 아이돌 정세진을 비롯해 민서준, 조은현, 도영원 4명의 가상 인물로 구성된 4인조 연습생 콘셉트 남성 아이돌 그룹을 선보였다. SM엔터테인먼트는 지난해 11월 걸그룹 '에스파'를 데뷔시키며 사람 멤버 4인 외에도 AI로 개발된 아바타 4인도 공개했다. 다른 AI 버추얼 휴먼이 사람 모습과 차이가 없는데 비해 '에스파'의 아바타는 만화 느낌의 아바타 캐릭터로 등장했다. 이와 함께 키오스크에도 버추얼 휴먼 탑재가 본격화되고 있다. 머니브레인은 대화형 AI 기술로 사람의 얼굴로 실제 상담원의 역할을 구현하는 'AI 키오스크'를 이달 정식 출시했다. 'AI 키오스크'는 음성 합성, 영상 합성, 자연어 처리, 음성 인식 등을 융합한 대화형 AI 기술이 적용돼 사람과 유사한 수준의 상담 및 안내 서비스를 구현한다.

2021-04-29 12:26:47 채윤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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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커버스토리] 사람을 뛰어넘는 AI 버추얼 인플루언서들...'외모지상주의', '성상품화' 우려 커져

#한 여성이 침대에서 일어나 요리를 하고 셀카를 찍고, 요가를 하는 모습의 일본 이케아 광고는 큰 화제를 모았다. 사람이라면 그저 평범하기 그지 없는 일상이지만 실제 사람이 아닌 인공지능(AI) 버추얼 휴먼(가상인간) 모델인 이마(IMMA)가 도쿄에 새로 생긴 이케아 전시장에서 3일간 가상으로 생활을 하는 모습을 보여준 것이어서 크게 주목을 받았다. 코로나19로 외부 활동에 상당한 제약을 받는 지금, 코로나19에 걸릴 걱정도 없고 '언택트' 트렌드와도 딱 맞아 떨어지는 버추얼 휴먼들의 활약은 눈부시다. 버추얼 인플루언스 시장은 메타버스 열풍과 맞물리며 향후 5년 내 14조원 규모로 성장할 것으로 전망된다. 블룸버그는 리서치 서비스 비즈니스 인사이더 인텔리전스의 자료를 인용해 올해 전 세계 브랜드들이 인플루언서 마케팅에 17조원을 투입할 것이며, 이 중 상당수가 버추얼 휴먼이 될 것이라고 예상했다. ◆2019년 발표된 미국 버추얼 인플루언서 '릴 미켈라' 수익 지난해 130억원...사람 능가한 수준 전 세계에서 가장 큰 인기를 끄는 AI 버추얼 인플루언서는 릴 미켈라다. 2016년 미국 AI 스타트업 브러드가 선보인 '버추얼 휴먼 원조'격인 미켈라는 뮤지션이자 가상모델이다. 주근깨와 깜찍한 헤어스타일이 '말괄량이 삐삐'를 연상케 하는 그녀는 19세로 LA에 거주하며, 무려 인스타그램 팔로워 300만명을 보유하고 있다. 그는 샤넬·프라다·겐조 등 명품 브랜드 모델로 활동하고 보그 모델로 커버를 장식하기도 했다. 특히, 그가 발표한 싱글앨범 'Not Mine'은 영국 스포티파이에서 8위를 기록해 150만회 이상 재생됐고, 2018년에는 타임지가 뽑은 온라인에서 가장 영향력 있는 25인에 국내 최고 한류스타인 방탄소년단(BTS)과 함께 선정됐다. 영화배우 트레시 엘리스로스, 모델 벨라 하디드와 함께 찍은 사진을 보면 너무 실제 같아 버추얼 휴먼에 의심이 갈 정도다. 미켈라가 지난해 벌어들인 수익은 1170만 달러(130억원) 규모에 달한다. 이 정도면 '스타급' 사람 인플루언서가 벌어들이는 수입을 훨씬 능가한 것. 실제 모습 같은 일상의 사진들을 올리며 대중과 친밀히 소통하고 있다. 또 브러드가 2016년 미켈라와 함께 발표한 버추얼 인플루언서 '버뮤다'와의 해프닝으로 더 유명세를 탔다. 금발 머리의 백인으로 포르쉐를 타고 LA의 고급 호텔에 머무는 전형적인 상류층 컨셉트의 버뮤다는 지난해 4월 미켈라의 인스타그램을 해킹, 미켈라 사진을 삭제하는 대신 자신의 사진으로 대체했다고 말하면서, 그 이유에 대해 "릴 미켈라가 진짜 사람인 척 하기 때문"이라고 밝혔다. ◆사진작가가 개발한 세계 최초 버추얼 슈퍼모델 '슈두',일본의 '이마'도 큰 인기 패션업계에서 10년간 일한 사진작가가 자신이 원하는 모든 것들을 담아 2017년 내놓은 세계 최초의 버추얼 슈퍼모델 슈두도 큰 관심을 모은다. 영국을 기반으로 활동하는 사진작가 카메룬 제임스가 3D 이미지 처리 기술을 이용해 만든 슈듀는 날씬한 몸에 팔등신 키, 짙은색 매끈한 피부까지 흠 잡을 데가 없는 남아프리카 출신 모델이다. 21만명의 팔로워를 보유한 슈듀는 가수 리한나의 뷰티 브랜드 '펜티뷰티'에서 화장품 모델로 활동했으며, 캘빈클라인·디올 등 패션·뷰티 브랜드와 협업했고, 패션잡지 화보 촬영은 물론 할리우드 스타와 함께 찍은 레드 카페 사진까지, 사람 못지 않은 전문 패션모델로 활약하고 있다. 또 아시아 최고의 인기 버추얼 인플루언서는 일본 스타트업 Iww가 개발한 '이마(IMMA)'로, 인스타그램 팔로워는 33만명에 달한다. 분홍색 단발머리 소녀의 얼굴로 일본 패션지의 커버스타로 데뷔해 '이케아' 모델로 유명세를 탄 '이마'는 지난해 7억원을 벌었다. ◆국내서도 버추얼 인플루언서 활약...광고 계약도 따내 국내서도 버추얼 인플루언서들이 속속 등장하고 있으며, 지역 홍보대사로 활동하는 것은 물론 최근에는 광고도 따내고 있다. 국내에서 최초로 가상 인플루언서를 선보인 곳은 콘텐츠 크리에이티브그룹 싸이더스스튜디오엑스(X)가 선보인'로지(Rozy)'이다. 로지는 최근 버추얼 모델 '슈두(Shudu)'와 콜라보레이션 화보를 공개해 화제가 되기도 했다. 특히, 최근 크리에이티브 콘텐츠 기업 에스팀이 '로지(ROZY)'의 공동 매니지먼트를 맡기로 하면서 로지의 활동 영역은 SNS를 넘어 방송, 매거진 등으로 크게 확대될 예정이다. 스타트업 디오비스튜디오가 개발한 싱어송라이터이자 유튜버로 활약하는 '루이'는 큰 인기를 얻고 있다. 이에 따라 버추얼 인플루언서 루이는 최근 온라인 가구, 생활용품 브랜드 '생활지음'의 모델로도 발탁됐다. 오제욱 디오비스튜디오 대표는 "메타버스에서 생활이 상상력을 자극하고 부가가치를 생성한다고 평가되면서 최근 버추얼 휴먼을 모델로 기용하려는 움직임이 확산돼 섭외 문의가 끊이지 않고 있다"며 "로지가 광고 모델, 관공서 홍보 모델 등으로 발탁돼 촬영이 계속되고 있다"고 말했다. ◆AI 버추얼 인플루언서 '외모 지상주의 부추긴다' 우려도...성상품화 우려, 비인간화 문제도 제기 로봇이 인간을 어설프게 닮게 되면 이용자가 불쾌감을 느낀다는 '불쾌한 골짜기' 단계를 지나면서 가상인간 활용이 증가하고 있는 것으로 분석된다. 하지만 뭐 하나 빼놓을 것 없이 예쁜 얼굴에 개성까지 가진 이 같은 가상 인플루언서들의 활약은 대중에 획일적인 외모 기준을 제시하고, '외모 지상주의'를 부추킨다는 우려도 커지고 있다. 펄스나인도 국내 첫 AI 걸그룹 '이터니티'를 소개하며 '예쁜 애 옆의 예쁜 애'라고 표현했을 정도로 외모를 지나치게 강조했으며, 사람들이 좋아하는 눈, 코, 입을 넣어 얼굴을 만들다 보니 11명 멤버의 얼굴들도 2~3명은 구분이 어려울 정도로 비슷하다. AI 휴먼의 가장 큰 장점이 '시간 공간의 제약도 받지 않으며 늙지도 않고 학폭 논란에서도 자유롭다'는 점인 것을 감안하면 점차 사람을 대체하고 사람의 '비인간화' 현상이 가속화될 것이라는 점이 우려되고 있다. 버추얼 인플루언서나 아이돌에 '징그럽다' 등으로 거부감을 나타내는 경우도 빈번하다. 특히, AI 챗봇 '이루다'에 성희롱이 가해져 큰 문제가 된 것처럼, 성상품화 등으로 악용될 수 있어 이에 대한 대처방안이 시급하다는 지적도 잇따르고 있다.

2021-04-29 12:25:36 채윤정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