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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I가 설계한 다크패턴, '친절한 기만'의 시대...규제 사각지대 어쩌나

공정거래위원회(공정위)가 전자상거래 등에서의 소비자 보호 지침을 개정하며 다크패턴(이용자가 쉽게 속도록 눈속임 온라인 인터페이스를 사용해 의도하지 않은 소비를 유도하는 설계 방식)에 대한 본격적인 규제에 나섰지만, 인공지능(AI) 기술을 활용한 새로운 형태의 온라인 눈속임 상술은 여전히 규제 사각지대에 놓여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9일 <메트로경제신문> 취재를 종합하면, AI 챗봇이 사용자와의 감정적 연결을 강화해 이용자의 판단을 흐리게 하거나, 생성형 AI로 만든 가짜 광고가 소비자를 기만하는 사례가 증가하면서 'AI 기반 다크패턴'에 대한 통제가 시급하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앞서 공정위는 지난달 23일 다크패턴 규제에 관한 구체적인 해석 기준과 사업자에 대한 권고사항 제시를 골자로 소비자 보호 지침을 손질해 같은달 24일부터 시행한다고 발표한 바 있다. 그러나 AI 알고리즘이 개입된 사용자 경험(UX) 설계, 특히 추천·광고·대화형 인터페이스에서 나타나는 'AI 기반 다크패턴'에는 여전히 규제의 손길이 닿지 않고 있다. 최근 등장한 AI 챗봇과의 상호작용을 통한 새로운 유형의 다크패턴이 대표적인 예다. 과도한 칭찬이나 감정적 공감을 반복하며 유저와 친밀감을 높이는 AI의 행위는 언뜻 봐서는 '친절한 서비스'처럼 느껴진다. 하지만 인간의 감정을 이용해 상호작용을 길게 유지하도록 설계된 AI는 사용자의 판단력을 흐리게 해 불필요한 결제나 구독을 유도하기도 한다. 요즘 광고에서 쉽게 접하는 생성형 AI 콘텐츠도 온라인 눈속임 상술에 자주 활용되고 있다. AI 도구로 제작한 이미지나 영상 광고는 외관상 진짜 사람이나 제품처럼 보이지만, 대부분 AI 생성물이라는 사실이 명시되지 않는다. 이용자는 이를 실제로 오인해 링크로 들어가 제품을 구매하고, 이 과정에서 악성 코드에 감염되거나 허위 상품을 결제하는 등 2차 피해를 입는 사례가 보고되고 있다. 전창배 국제인공지능윤리협회(IAAE) 이사장은 "이제 AI가 '말'을 통해 사람과 더 많은 소통을 하게 되면서 AI 기반 다크패턴을 통한 소비자 기망 문제가 더욱 늘어날 가능성이 높아졌지만, 공정위의 이번 지침에 직접적으로 해당되지 않아 규제하기가 어려운 상황"이라고 우려했다. 공정위가 정기결제 증액·유료전환 시 별도 명시적 동의가 필요하다고 규정한 지침도 충분하지 않다는 비판이다. 소비자에게 받아야 하는 명시적 동의의 범위에 AI 알고리즘이 정기결제 증액, 유료전환 등의 의사결정을 자동으로 할 수 있음에 대한 동의도 포함돼야 한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제언이다. 예컨대 구독 서비스에서 AI가 사용자의 이용 패턴을 분석해 자동으로 정기결제 금액을 올리거나 무료 기간 종료 후 알림 없이 유료로 전환시키는 경우와 같은 AI 기반 자동 조정에 대해서도 사전에 명시적 동의를 받아야 한다는 것이다. 전 이사장은 "기업이 만약 AI 기술을 이용해 가격이나 옵션을 자동으로 조정한다면 사전에 반드시 이 사실을 고지하고 소비자에게 동의를 받아야 한다"며 "그래야 소비자들이 AI가 나의 선택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점을 알게 돼 신중히 올바른 선택을 하게 된다"고 설명했다. 국제 사회에서는 온라인 눈속임 행위를 초장에 뿌리 뽑는 규제가 추진되고 있다. 유럽연합(EU)의 디지털서비스법(DSA)은 다크패턴 설계 자체를 금지하고, 미국 연방거래위원회(FTC)는 '기만적인 사용자 인터페이스 전면 금지' 기조를 내세우고 있다. 반면 한국은 유형별로 금지 행위를 나열한 '해석 중심 모델'에 머물러 기술 발전에 따라 새롭게 나타나는 다크패턴까지 포괄적 대응이 어려운 구조다. IAAE는 "우리나라는 다크패턴 유형을 구체적으로 법에 규정을 하고, 이번 지침을 통해 각각의 유형에 대한 해석 기준까지 마련해 사업자의 예측 가능성을 높여줬다는 점에서 긍정적인 차별성이 있다"면서도 "그러나 미 FTC나 EU DSA처럼 다크패턴 설계 자체를 막는 일반적인 금지 규정이 없어, AI 기술을 악용한 새로운 형태의 다크패턴의 경우 규제 공백 상태가 발생할 수밖에 없는 한계가 존재한다"고 밝혔다.

2025-11-09 15:52:27 김현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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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뷰티, 'K화장품 제조' 성장세 고공행진..."미국법인 체질개선은 과제"

국내 대표 화장품 제조 기업들이 올해 3분기 호실적을 기록하며 K뷰티 성장세를 이어갔다. 한국콜마는 국내 대표 화장품 제조 기업으로 1위 위상을 높였고 코스메카코리아도 신흥 강자로 자미래김하고 있다. 한국콜마는 올해 3분기 실적으로 6830억원의 매출과 583억원의 영업이익을 올렸다. 전년 동기 대비 매출은 9%, 영업이익은 7% 증가했다. 같은 기간 당기순이익은 424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79% 커졌다. 올해 3분기까지 누적한 실적으로는 매출, 영업이익, 당기순이익 모두에서 두 자릿수의 성장세가 나타났다. 전년 동기 대비 누적 매출은 11% 늘어 2조670억원을 기록했다. 누적 영업이익 1918억원과 누적 당기순이익은 1074억원을 기록, 전년 대비 각각 21%, 33% 증가했다. 다만 국내법인과 미국법인에서 실적 희비가 엇갈렸다. 한국콜마 국내법인이 매출 3220억원, 영업이익 443억원, 영업이익률 14% 등 3분기 실적으로는 사상 최대 실적을 경신했다. 특히 기존에 강점을 보여온 선케어는 물론, 스킨케어에서도 경쟁력을 입증했다. 이번 분기 매출 비중은 스킨케어 49%, 선케어 28%, 메이크업 17% 등으로 이뤄졌다. 지난 2분기에도 스킨케어43%, 선케어 33%, 메이크업 18% 등의 매출 구조가 집계된 바 있다. 이와 관련 회사 측은 "핵심 고객군에서 다변화를 빠르게 이뤄냈다"며 "국내 최대 선케어 브랜드가 최대 고객사로 부상했고 유럽 스타일의 스킨케어 브랜드가 약진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반면, 미국법인 매출은 81억원에 그치며 전년 동기 대비 54% 감소했다. 영업적자는 64억원으로 적자폭을 키웠다. 미국 1공장과 2공장의 합산 영업적자 30억원과 기술영업센터 비용 34억원이 포함됐다. 올해 7월부터 미국 현지 제조를 본격 시작한 2공장의 경우, 미국 관세에 대한 우려감이 완화되면서 고객 주문이 연기됐다. 이에 따라 회사 측은 '메이드 바이 콜마' 전략을 강화한다는 방침이다. 공장 가동률 상승을 위한 영업 활동을 추진해 화장품 제조개발생산(ODM)뿐 아니라 OEM(위탁생산) 고객을 확보할 계획이다. 코스메카코리아는 올해 3분기 한국과 미국 모두에서 분기 최대 실적을 냈다. 코스메카코리아는 올해 3분기 실적으로 연결기준 매출 1824억원과 영업이익 272억원을 냈다. 매출과 영업이익은 전년 동기 대비 각각 44%, 79% 늘었다. 코스메카코리아 한국법인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57% 증가해 1298억원이다. 미국법인 매출도 50% 증가한 618억원이다. 코스메카코리아는 국내외 인디 브랜드를 대상으로 한 수주를 매출 성장 요인으로 꼽았다. 특히 자체 개발한 신제형을 고객사에 적극 제안하는 등 브랜드 성장을 뒷받침하며 성과를 거뒀다. 미국법인의 경우, 미국 뉴저지와 한국 인천에서 생산 시설을 동시 운영하며 관세 정책과 공급 불확실성에 유연하게 대응해 왔다. 코스메카코리아 측은 "최근 미국 현지에서 K뷰티 인디 브랜드를 비롯해 글로벌 인디 브랜드의 신규 수주까지 가시화되고 있다"고 밝혔다. 실제로 코스메카코리아는 올해 다양한 해외 뷰티 전시회에서 파트너십을 확장했다. 지난 9월 미국에서 열린 '메이크업 인 뉴욕 2025'에서 화장품 제조 및 공급 업체로서 글로벌 브랜드와 활발하게 교류했고 앞서 5월 개최된 패키징 전문 전시회 '럭스팩 뉴욕 2025'에서는 친환경 소재를 선보이며 자사 제품력을 알렸다. 코스메카코리아 관계자는 "미국 내 생산 기반을 거점으로 제품 포트폴리오를 고도화하고 현지 영업망을 확충해 지속가능한 성장을 실현하겠다"고 말했다. /이청하기자 mlee236@metroseoul.co.kr

2025-11-09 15:42:23 이청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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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시, 내년 ‘반값 조리원’ 운영한다…산모 1인당 140만원 지원

서울시가 민·관 협력 '반값 조리원'을 선보인다. 서울시는 내년부터 민간과 손잡고 시내 조리원의 평균 이용 금액 반값 수준으로 서비스를 제공하는 '서울형 안심 산후조리원' 시범 사업에 들어간다고 9일 밝혔다. 서울 시내 민간 산후조리원 2주 이용 평균 비용이 491만원으로, 최고 4020만원(올해 6월 기준)에 달한다. 시는 2026년 민간산후조리원 5개소를 공모해 상반기 중 가동하고, 시범 운영 성과를 평가한 뒤에 2027년부터는 서울 전역에서 서울형 산후조리 서비스를 누릴 수 있도록 전면 확대한다는 계획이다. 이를 위해 시는 서류심사, 현장실사, 심의위원회를 거쳐 시범 사업 참여 시설을 선정하고 공공 운영 기준을 준수토록 협약을 체결할 예정이다. 지자체가 직접 설치하고 운영하는 공공 산후조리원과 달리 '서울형 안심 산후조리원'은 민간이 주체가 돼 시와 협약을 맺고 운영한다. 서울시는 "현재 서울 시내 산후조리원 산모실(총 1964실)이 출생아 수 대비 과잉인 현실을 고려해 공공과 민간이 상생하면서도 보다 효율적인 협력형 대안으로 '서울형 안심 산후조리원' 모델을 설계했다"고 설명했다. 서울에 거주하는 산모 누구나 이용할 수 있으나 취약계층, 다자녀 산모에게는 우선 입소권이 제공된다. 시는 민간 산후조리원을 이용하기 어려운 취약계층의 입소 기회를 보장하면서도 모든 산모가 공정하게 이용할 수 있도록 구체적인 운영 방침을 수립할 예정이다. 작년 출산한 전체 산모의 85.1%는 산후조리원을 이용했으나 가구소득 60% 미만 가구 산모는 38.6%만 조리원을 이용한 것으로 나타났다. 따라서 시는 취약계층 지원으로 조리원 이용 격차를 줄이고, 다자녀 우선권을 통해 출산율 제고에도 기여한다는 계획이다. '서울형 안심 산후조리원'은 2주 이용 기준 390만원 표준요금을 적용하지만, 산모는 250만원만 내면 된다. 나머지 140만원은 서울시가 부담한다. 다자녀 가구·한부모 가정 등의 경우 50%, 저소득층은 100% 비용을 감면받을 수 있다. 서울시는 '서울형 안심 산후조리원'을 통해 산모 회복뿐 아니라 가정으로 이어질 신생아 돌봄 역량을 높여주는 표준화된 산후조리 서비스를 제공할 예정이다. 또 시가 제시하는 감염 및 안전관리 기준에 맞춰 기존 시설을 개선할 수 있도록 한곳 당 최대 5000만원의 시설개선비도 지원한다. 정소진 서울시 건강관리과장은 "신규 건립에 100억원 이상, 최소 3~4년 소요되고 운영에 재정 부담이 따르는 공공 산후조리원과 달리 '서울형 안심 산후조리원'은 공공성과 민간의 전문성을 결합한 합리적 상생 모델"이라며 "안정적인 시범 사업 운영으로 '산후조리'가 행복한 육아의 시작이 될 수 있도록 지원해 나가겠다"라고 말했다. /이현진기자 lhj@metroseoul.co.kr

2025-11-09 15:38:50 이현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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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JY시대 본격화' 이재용 회장, 사법리스크 해소 후 파격 행보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을 중심으로 새로운 변화를 수립하는 '뉴삼성' 체제가 본격화되고 있다. 그동안 삼성의 전체적인 이슈와 이 회장의 사법리스크를 컨트롤해온 정현호 부회장은 용퇴를 결정했다. 이 회장은 그룹을 이끌어온 수장을 교체하고 미래전략실 해체 이후 비상조직으로 운영했던 사업지원 태스크포스(TF)를 상설화했다. 특히 대중에 좀처럼 모습을 드러내지 않던 이 회장은 최근 젠슨 황 엔비디아 최고경영자와 깐부 회동에 나서는 등 경영 전면에 나서는 모습이다. 9일 업계에 따르면 정현호 삼성전자 부회장이 경영 일선에서 전격 퇴진했다. 정 부회장은 2017년부터 그룹 내 전자 계열사를 총괄하는 사업지원TF장을 맡으며 '삼성 2인자'로 불려왔던 인물이다. 삼성은 이와 함께 임시 조직이었던 '사업지원TF'를 '사업지원실'이라는 상설 조직으로 개편하고, 신임 실장에 박학규 TF 담당 사장을 선임했다. 업계에서는 연말 정기 인사를 앞두고 이 회장이 단행한 첫 인선이라는 점에서 삼성의 2인자 교체로 인적 쇄신과 사업 재편의 시작을 알리는 신호탄이 될 것으로 주목하고 있다. 우선 삼성은 사업지원실을 상설 조직으로 재편하면서 그룹 컨트롤타워를 구축했다. 박학규 사장은 그룹 미래전략실 경영진단팀장을 지낸 재무 전문가로 삼성전자의 전략 수입과 인사를 총괄한다. 이 회장은 인공지능(AI) 대전환시대 급변하는 시대 변화에 대응하기 위해 빠른 의사 결정과 강한 업무 추진능력을 갖춘 박 사장을 선임한 것으로 보인다. 사업지원실은 전략팀과 경영진단팀, 피플팀의 3팀 체제로 운영된다. 전략팀장에는 그룹 내 전략통으로 삼성SDI 대표와 삼성글로벌리서치 경영진단실장을 역임한 최윤호 사장을 선임했다. 경영진단팀장에는 주창훈 TF 부사장, 피플팀장에는 문희동 TF 부사장을 각각 임명했다. 세 사람 모두 미전실 출신으로 이 회장의 신임을 받고 있는 '에이스'로 꼽히고 있다. 이 회장은 사법리스크 해소 이후부터 경영 보폭을 넓히는 등 적극적인 활동에 나서고 있다. 대표적인 사례는 최근 강남에서 엔비디아 젠슨 황 CEO와 정의선 현대차그룹 회장과 진행한 '깐부회동'이다. 이 회장은 지난달 30일 젠슨 황 CEO, 정의선 현대차그룹 회장과 삼성역 깐부치킨에서 치맥 회동을 가졌다. 그는 수백 명의 취재진과 시민이 지켜보는 앞에서 '소맥 러브샷'을 하고 엔비디아 행사 무대에 오르는 등 적극 활동에 나섰다. 회장 취임 후 3년 동안보여줬던 모습과 상반된 파격 행보다. 이날 이 회장은 삼성전자와 엔비디아의 AI 동맹을 언급하며 1년 넘게 시도했던 5세대 고대역폭메모리(HBM3E)의 엔비디아 공급을 공식화했다. 앞서 이 회장은 지난달 경주에서 열린 2025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정상회의에서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 하워드 러트닉 미국 상무장관과 만나는 등 글로벌 경영 보폭도 넓히고 있다. 재계 관계자는 "국내 주요 기업들이 연말 인사를 앞두고 있는 상황에서 삼성이 깜짝발표를 한 만큼 재계 인사가 전반적으로 빠르게 발표될 가능성이 높다"며 "삼성의 경우 작년(11월27일)보다 이른 시점에 후속 인사를 낼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한편 LG그룹과 SK, 현대자도차그룹 등 주요 그룹의 정기인사는 이르면 이달 하순에 진행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대내외 불확실성이 심화하고 있는 가운데 조기 인사를 통해 내년도 사업 계획을 서둘러 확정하고 안정적인 조직을 구축할 필요성이 커졌다는 분석이다.

2025-11-09 15:36:48 양성운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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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위당 전력 효율’ 부상…전력 성능지표 재정의 필요성 ↑

대규모 반도체 팹 건설과 인공지능(AI) 데이터센터 확산으로 전력 수요가 급증하면서, 업계 전반에서 기존 FLOPS(초당 부동소수점 연산) 중심의 성능 평가 대신 '전력 효율'을 중시하는 새로운 지표 체계가 주목받고 있다. AI 반도체 고성능화로 소비전력이 폭증하자 연산량보다 에너지 효율이 경쟁력을 나타내는 핵심 기준으로 부상한 것이다. 9일 업계에 따르면 엔비디아·메타 등 글로벌 반도체·AI 기업들은 기존 연산속도 기반의 평가 실효성을 지적하며 '대역폭당 전력(bandwidth per watt)' 등 효율 단위를 중심으로 한 지표에 대해 논의하고 있다. 연산의 '절댓값' 보다는 동일한 전력으로 더 많은 데이터를 생성·처리할 수 있는 능력을 수치화해 반도체의 실질 성능을 평가하는 방향으로 기준이 재편될 전망이다. 이는 반도체 구조에서 데이터 이동 효율과 메모리 대역폭이 성능의 핵심 변수로 부상한 것과 맞물려 있다. 기존에는 칩 자체의 FLOPS가 성능을 좌우했지만, 이제는 연산보다 데이터가 이동하는 경로와 속도가 전체 처리 효율을 결정하는 추세다. 연산 능력이 남아 있어도 메모리 접근이 지연되면 시스템 전력 소모가 급증하고 성능이 떨어지기 때문이다. 이에 연산·메모리·패키징을 통합적으로 설계하는 '공동 최적화' 접근 방식 역시 확산하고 있다. 칩 내부에서 데이터를 불필요하게 이동시키지 않도록 구조를 단순화하고 메모리와 연산 기능을 가까이 배치해 병목을 최소화하는 것이다. 효율 중심의 산업 전환은 지속가능한 경쟁구조 구축과도 맞닿아 있다. 전력비용 급등과 냉각 부담이 커지는 상황에서 효율 지표 도입은 장기적으로 투자 효율을 높이고, 반도체 설계·AI 모델·데이터센터 운영 전 과정이 에너지 절감 중심으로 재편되는 계기가 될 것으로 평가된다. 향후 고대역폭메모리(HBM)·메모리 내 연산(PIM)·CXL 등 메모리 및 패키징 기술 발전이 '효율 경쟁'으로 이어지며, 효율 기반 성능 지표가 반도체 개발의 핵심 기준으로 자리잡을 것이란 분석도 나온다. 국내 기업들도 효율 중심의 설계 강화에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다. 삼성전자는 AI 처리용 반도체를 겨냥해 연산 기능을 메모리 내부에 통합한 HBM-PIM 아키텍처를 개발, 기존 대비 최대 70%의 에너지 절감 효과를 확보했다. SK하이닉스는 발열을 줄이고 안정성을 높이는 MR-MUF 공법을 상용화하고 HBM의 전력 효율을 개선하기 위한 기술 고도화를 추진 중이다. 업계 관계자는 "반도체 산업의 경쟁력은 '어떻게 더 많은 정보를 더 적은 전력으로 처리할 수 있느냐'로 귀결된다"며 "향후 절대 연산량보다 효율을 중심으로 한 지표가 반도체 산업의 새 표준으로 자리잡을 수 있다"고 말했다. /정희준기자 nauta@metroseoul.co.kr

2025-11-09 15:36:47 정희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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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승기]이 가격에 이 주행거리라니 EV9 감성 품은 소형 SUV EV3

사흘 동안 EV3와 함께 지냈다. 도심의 출퇴근길과 주말 근교 주행까지, 다양한 환경 속에서 이 차가 보여준 건 단순한 효율이 아니었다. 기아가 내세운 '전기차 대중화'라는 약속이 공허한 구호가 아님을 직접 체감할 수 있었다. EV3를 처음 봤을 때 소형 SUV 보다는 훨씬 크다라는 느낌을 받았다. 낮은 차체와 단단한 비율 덕분에 첫눈에도 안정감이 느껴지고, 전면부의 수직형 헤드램프와 사선 범퍼 라인은 대형 SUV EV9의 패밀리룩을 그대로 이어받았다. 주차장에서도 존재감이 뚜렷해 '작은 차'라는 인식보다 '제법 든든한 차'라는 인상을 남긴다. 실내는 한층 고급스럽다. 운전석과 중앙 모니터가 하나로 이어진 파노라믹 디스플레이, 물리 버튼이 정리된 공조 조작부, 패브릭 질감의 대시보드가 따뜻한 분위기를 만든다. 단순히 '전기차니까 미래적'이라는 설명보다 '집 안 거실 같은 편안함'이 더 어울린다. 운전석에 앉으면 익숙하면서도 새로운 공간감이 느껴진다. 센터 콘솔에 숨겨진 슬라이딩 테이블은 EV3만의 아이디어다. 커피를 두고 노트북을 펼치기에 적당한 크기로 급한 업무를 볼 때 활용도가 높다. 컵홀더 위치가 조금 낮아 손이 닿기 어렵지만, 사소한 불편보다 실용성이 더 컸다. 시동을 켜는 순간 고요한 정숙함이 실내를 감싸았고 가속페달을 밟자 매끄럽게 속도가 올라갔다. 저속에서는 울컥거림 없이 부드럽게 밀어주고, 고속에서도 충분한 힘이 느껴진다. 차체는 작지만 묵직한 주행감이 안정적이고 낮은 무게중심 덕분에 코너에서도 흔들림이 완화됐다. EV3의 핵심은 '아이페달 3.0'이다. 가속페달 하나로 속도를 조절하는 원페달 주행이 가능하고, 패들레버로 회생제동 강도를 세밀하게 조정할 수 있다. 교통 흐름이 자주 바뀌는 도심에서는 브레이크 페달을 거의 밟을 일이 없었다. 감속감에서 이질감은 없이 자연스럽게 멈춰 운전에 편안함을 높였다. AI 어시스턴트 기능은 EV3의 '지능'을 상징한다. "헤이 기아, 근처 충전소 찾아줘"나 "오늘 비 올 확률 알려줘" 같은 명령에 자연스럽게 반응하고, 경로를 변경하거나 맛집을 추천할 때도 대화하듯 이어진다. 단순한 음성 명령을 넘어 상황을 이해하고 대화 흐름을 이어가는 '생성형 AI'의 특징이 잘 살아 있다. 운전 중 화면을 건드리지 않아도 필요한 정보를 얻을 수 있어 체감 효용이 크다. 고속도로에서는 HDA2(고속도로 주행보조 2)가 스티어링을 잡아주며 차선을 부드럽게 유지한다. 커브 구간에서도 차량이 스스로 주행하는 듯한 안정감을 줘 장거리 주행 피로가 줄었다. 도심 정체 구간에서는 회생제동이 배터리를 효율적으로 관리하며, 전반적인 주행 밸런스가 균형 잡혀 있다. 공간 활용성도 EV3의 강점이다. 전륜구동 기반 구조와 새 공조 시스템 덕분에 동승석 다리 공간이 넓고, 뒷좌석은 성인 두 명이 충분히 편하게 앉을 수 있다. 트렁크에는 여행용 캐리어 3개를 넣고도 여유가 남았다. '소형 SUV의 한계'라는 말을 무색했다. 효율성 역시 만족스러웠다. 81.4㎾h 배터리를 탑재한 롱레인지 모델은 완충 시 500㎞ 이상 주행이 가능하다. 급속 충전기를 이용하면 10%에서 80%까지 약 30분이면 충분히 충전된다. 충전 효율과 속도 모두 실용적이다. 승차감은 한층 세련됐다. 노면 충격을 부드럽게 흡수하면서도 차체의 출렁임을 완화시켰고 전기차 특유의 울렁거림도 많이 개선됐다. EV3는 보조금을 감안하면 3000만원대 중반에 구매할 수 있지만, 가격 이상의 완성도를 갖췄다. 실내 소재, 주행감, AI 기능, 충전 효율까지 어느 하나 대충 만든 부분이 없다. 소형 SUV의 한계를 넘어선 '균형 잡힌 완성형 전기차'라는 표현이 어울린다. 사흘간의 경험이 끝날 무렵, '전기차는 아직 불편하다'는 고정관념이 자연스럽게 사라졌다. 충전 걱정은 줄었고, 주행감은 내연기관차보다 부드럽고 조용했다. EV3는 거창한 혁신보다는 작지만 멀리 가고, 합리적이면서 세련된 전기차라고 생각이 된다. /이승용기자 lsy2665@metroseoul.co.kr

2025-11-09 15:36:44 이승용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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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덕군, 블루로드 동호회의 조용한 실천...지역문화 선도

영덕의 바닷길을 따라 걷는 발걸음 사이로 생태와 공동체가 스며들고 있다. 가자 ! 블루로드 동호회는 단순한 여가 공간이던 블루로드를 주민 주도의 생태 실천 무대로 바꾸며, 지속가능한 지역문화를 이끌고 있다. 영덕군(군수 김광열)의 대표 해안 트레일인 블루로드가 단순한 관광 코스를 넘어 생태와 공동체가 어우러진 생활문화의 공간으로 재탄생하고 있다. 이러한 변화의 중심에는 지역 주민들이 자발적으로 결성한 가자 ! 블루로드 동호회가 있다. 이들은 걷기라는 일상적 행위를 환경 보호와 공동체 회복의 실천 수단으로 전환하며, 새로운 생태문화를 만들어가고 있다. 2022년 창립된 가자 ! 블루로드 동호회는 현재까지 연 100회가 넘는 현장 활동을 이어오며 블루로드 전 구간을 실질적으로 관리하고 있다. 회원들은 매주 일정 구간을 돌며 쓰레기 수거, 노면 파손 및 안내 표지 점검 등을 수행하고 있으며, 이 모든 활동은 자율적으로 이루어지고 있다. 특히 플로깅은 가장 대표적인 프로그램으로 자리잡았고, 참여자들은 쓰레기를 줍는 동시에 건강을 챙기며 환경보호에 동참하는 성취감을 느끼고 있다. 이들의 활동은 여기에 그치지 않는다. 노르딕워킹, 맨발 걷기 같은 체험형 힐링 프로그램을 통해 주민과 방문객이 자연 속에서 몸과 마음을 회복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하고 있으며, 걷기 코스 모니터링을 통해 생태환경과 안전 요소를 직접 점검하며 개선 의견도 수시로 군에 전달하고 있다. SNS를 통한 활동 기록과 공유는 블루로드의 가치를 외부로 확산시키는 데 큰 역할을 하고 있다. 손기섭 회장은 "블루로드는 단순한 길이 아니라 우리가 지키고 가꿔야 할 지역의 소중한 생태유산"이라며 "앞으로도 군민과 함께 지속가능한 생태문화 운동을 꾸준히 이어가겠다"고 말했다. 그의 말처럼 가자 ! 블루로드의 철학은 '걷는 블루로드를 넘어, 지키는 블루로드로'라는 슬로건에 응축되어 있으며, 길을 걷는 일이 곧 환경을 지키는 일이라는 인식을 지역 사회에 뿌리내리고 있다. 가자 ! 블루로드 동호회는 영덕군이 주최하는 다양한 걷기 행사에서도 운영 파트너로 활동하며 그 위상을 확고히 하고 있다. 행사 당일 코스 운영과 참가자 안내는 물론, 사전 정비와 안전 점검까지 도맡고 있으며, 축제의 현장을 뒤에서 받치는 든든한 실무 조직으로 활약하고 있다. 이러한 활동은 동호회 내부에만 머무르지 않고, 일반 주민들도 자발적으로 참여하면서 생태 실천이 자연스러운 지역문화로 확산되고 있다는 점에서도 의미가 크다. 영덕군청 블루로드팀 김재필 팀장은 가자 ! 블루로드 동호회는 행정이 미처 닿지 못하는 세밀한 현장을 스스로 챙기는 신뢰의 파트너"라며 "군민의 자율성과 지속적인 참여가 블루로드의 미래를 만든다"고 강조했다. 영덕군은 앞으로도 블루로드 코스 전반에 생태문화적 기능을 확장하고, 가자 ! 블루로드와 같은 주민 중심 조직과의 협업을 강화해 지역 관광과 생태환경이 조화를 이루는 지속가능한 기반을 구축해나갈 방침이다.

2025-11-09 15:34:48 손기섭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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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정부시, 호원 1동 우리동네 정책로드맵 발표

의정부시(시장 김동근)는 시민 생활과 밀접한 행정,인프라,복지,문화 등에 대한 정보를 지역 단위로 정리한 '우리동네 정책로드맵' 호원1동편을 7일 발표했다. 서울과 맞닿아 있는 호원1동은 의정부의 남쪽 관문이자 도시의 첫 인상을 결정짓는 지역이다. 이러한 상징성을 반영해 시는 걷기 좋은 거리 환경 조성을 통해 지역의 이미지를 개선하고, 사람 중심의 도시로 변화시키고 있다.대표적인 사례로 망월로 일대는 '걷고 싶은 거리 조성 사업'을 추진해 ▲보행로 확장 ▲고원식 횡단보도 설치 ▲가로수 식재 ▲경관 조명 설치 등 공간을 재구조화하며, 차량 중심의 도로에서 보행자 친화형 거리로 탈바꿈했다.아울러 시는 '2025년도 경기 더드림 재생사업' 공모에 망월로(호원동 119-11번지 일원)가 선정됨에 따라, 걷고 머무는 거리 조성을 통한 건강한 도시 만들기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2026년부터 2028년까지 ▲웰니스 거점공간 운영 ▲스포츠 크루 활성화 ▲건강친화 망월로 활성화 ▲지역 대학과 연계한 오픈 캠퍼스 운영 등을 추진할 계획이다. 중랑천은 단순한 치수 공간을 넘어, 시민들이 사계절 머물며 자연을 누리는 생태,문화공간으로 거듭나고 있다. 봄에는 청보리가 일렁이는 '청보릿길', 가을에는 하얀 메밀꽃이 흐드러지는 '메밀길'로 변모하는 산책로는 시민들에게 계절의 변화를 가장 가까이에서 체감할 수 있는 쉼터로 자리잡았다. 중랑천 일원에는 전통 벼농사 체험장도 조성돼 시민들의 흥미를 끌고 있다. 한때 유해식물로 뒤덮여 방치됐던 둔치 공간이 아이들과 주민들이 함께하는 생태 체험장으로 재탄생한 것이다. 모내기부터 가을걷이, 탈곡, 도정에 이르기까지, 도시 속에서 농촌의 사계를 체험할 수 있는 공간으로 꾸준히 활용되고 있다. 발물쉼터에서는 지역 예술인들이 참여하는 버스킹이 열려, 일상 속에서도 문화와 예술을 마주할 수 있다. 더불어, 굵은 모래와 마사토로 조성된 '맨발의 청춘길'은 도심 속에서도 자연을 온몸으로 느끼며 건강한 걷기를 즐길 수 있는 또 하나의 명소로 자리잡고 있다. 또한 도봉산에서 흘러 중랑천과 만나는 호원천은 생태와 여가, 휴식이 어우러진 자연형 하천으로 새롭게 복원됐다. 생태수로 복원과 생태탐방로 조성, 생태교육장 구축 등 올해까지 6년간의 사업을 통해 물길의 건강성을 회복했으며, 이제는 도심 속 친수공간으로 시민 곁에 다가서고 있다. 호원천은 회룡천, 민락천 등과 함께 의정부의 대표 도심 하천으로 기능하며, 자연과 도시가 공존하는 생태도시의 기반이 되고 있다. 호원1동은 시민의 삶과 맞닿은 문화공간으로 서서히 변모하고 있다. 지역 내 첫 시립미술관 건립이 추진 중인 백영수미술관은 한국 현대미술의 선구자 고(故) 백영수 화백이 생전 거주하며 작품 활동을 이어간 공간이다. 현재는 (재)백영수미술문화재단이 운영 중이며, 시는 지난해 재단과 업무협약을 체결하고 시립화 절차에 들어갔다.백영수 화백의 예술 세계를 시민과 공유하는 열린 미술관으로 조성해 지역 예술 생태계의 거점으로 발전시킨다는 구상이다. 올해 3회째를 맞은 '의정부 호원 벚꽃 페스타'는 중랑천변을 따라 흐드러지게 핀 벚꽃을 배경으로, 지역 상인과 주민이 함께 만든 주민주도형 축제로 자리 잡았다. 지난 4월 벚꽃이 만개한 호원1동 중랑천변 일대에는 1만여 명의 시민과 방문객이 찾아와 봄날의 정취를 만끽하며 성황을 이뤘다.. 의정부 호원 벚꽃 페스타는 문화와 상권을 연결하며, 주민이 주도하는 대표적인 지역 축제로 자리매김하고 있다. 또한 의정부시 호원1동이 공간 재편과 규제 완화를 통해 미래 성장의 중심지로 주목받고 있다. 2023년 캠프 잭슨 부지에 대한 발전종합계획이 기존 근린공원(예술공원)에서 첨단산업 및 자족시설 용지로 변경되면서 개발 방향에 큰 전환점이 마련됐다. 이는 일자리 창출과 지역경제 활성화를 위한 기반 조성의 일환이다. 특히 캠프 잭슨은 기존 지침상 개발제한구역(GB) 해제 대상이 아니었던 8만2천㎡ 규모의 소규모 반환 공여지였으나, 시는 관계기관과의 지속적인 협의를 통해 제도 개선을 이끌어냈다. 그 결과, 지난해 4월 관련 지침이 개정돼 20만㎡ 미만 부지도 GB 해제가 가능해졌다. 이에 따라 캠프 잭슨 일원은 첨단산업과 R&D 연구시설 중심으로 개발이 추진될 예정이다.국도 3호선, 수도권제1순환고속도로, 전철 1호선이 인접한 우수한 교통망을 갖춘 이곳은 향후 기업 유치와 신성장 동력 확보의 거점으로 기대를 모으고 있다.예비군훈련장 이전도 변화 중 하나다. 시는 시민공론장을 통해 새로운 이전지를 확정하고, 국방부와 경기도 등과의 협의를 이어가고 있다. 김동근 시장은 "호원1동은 자연, 문화, 일상이 조화를 이루며 도시의 품격을 높이고 있다"며 "삶의 질을 높이는 변화들이 일상 속에서 체감될 수 있도록 실효성 있는 정책을 펼쳐나가겠다"고 말했다.

2025-11-09 15:33:52 김용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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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원대 학생상담센터, 학생 심리 지원 체계 전문성 제고

국립창원대학교 학생상담센터가 지난 7일 학생 심리 지원 체계의 전문성을 높이기 위한 2차 심층 사례회의를 열었다고 밝혔다. 국립창원대는 학생들의 심리 안정과 건강한 학교 생활을 돕기 위해 '창대인 마음 건강 검진 및 상담'을 진행하고 있다. 이번 회의는 현재 운영하고 있는 검진 및 상담 프로그램의 사례를 검토하고 효과적인 지원 방법을 찾기 위해 마련됐다. 회의에는 센터 전문 상담사와 객원 상담사가 참여해 상담 개입과 사후 관리 시스템 강화 방안을 논의했다. 1차에 이어 이번 회의에서도 이슬아 센터장과 손진혁 팀장이 슈퍼바이저로 참여해 전문적인 사례 지도를 펼쳤다. 이슬아 센터장은 임상 심리 전문가이자 정신건강임상심리사 1급, 손진혁 팀장은 상담심리사 1급 자격을 보유하고 있다. 이들 지도를 통해 심층적인 사례 분석과 실제 개입 방향이 제시됐으며 정기적인 슈퍼비전 체계가 상담 품질 향상과 학생 맞춤형 심리 지원 확립에 기여하고 있다는 평가다. 이슬아 센터장은 "학생들이 심리적 어려움에 직면했을 때 즉시 도움받을 수 있도록 전문 지원 체계를 더 강화하겠다"며 "정기 사례 회의로 상담 질을 높이고 학생들의 마음 건강 증진에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국립창원대 학생상담센터는 학생들의 심리·정서적 안정을 위해 심리 검사, 개인 상담, 집단 상담, 마음 건강 증진사업 등을 운영하며 학생들의 행복한 대학 생활을 지원하고 있다.

2025-11-09 15:33:11 이도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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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산청년봉사단, 금정산국립공원서 연합 봉사활동 실시

부산시는 지난 8일 오후 금정산 일원에서 '2025년 부산청년봉사단 연합봉사활동'을 진행했다고 밝혔다. 시는 '청년이 지키는 금정산, 시민이 함께 만드는 국립공원' 슬로건 아래 청년들이 시민과 함께 환경 보호를 실천하는 자리를 마련했다. 이날 행사에는 청년봉사단과 청년 등 50여 명이 참여했다. 산불 예방 캠페인, 쓰담 달리기, 청년 홍보 부스 운영 등 탐방객과 시민이 함께하는 프로그램이 펼쳐졌다. 봉사단은 금정산 입구와 탐방로 주요 구간에 산불 예방 현수막을 설치하고 탐방객을 대상으로 흡연 금지와 쓰레기 되가져가기 캠페인을 전개했다. 금정산 탐방로 및 금정산성 일대에서는 쓰레기와 폐플라스틱을 수거하는 플로깅이 진행됐다. 금정산 입구 광장에서는 홍보 부스를 운영해 탐방객에게 금정산 국립공원 지정의 의미를 알리고, 환경 보호 퀴즈, SNS 인증 등 이벤트를 진행했다. 참가자들은 부산 첫 국립공원으로 지정된 금정산의 생태적 가치와 보전 필요성을 공유했으며, 가족 단위 탐방객도 현장에서 다수 참여해 청년 주도 환경 보전의 의미를 함께 나눴다. 김귀옥 청년산학국장은 "이번 봉사활동은 부산의 첫 국립공원으로 지정된 금정산의 의미를 시민과 함께 나눈 뜻깊은 자리였다"며 "청년들이 주체적으로 지역 자연과 환경을 지키는 활동을 이어갈 수 있도록 시에서도 꾸준히 지원하고, 참여 기회를 확대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2025-11-09 15:32:36 이도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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늘어난 좌석, 줄어든 승객…‘하늘길 공급 과잉’ 경고등

한국 항공업계가 사상 처음으로 11개 항공사가 동시에 운항하는 '하늘길 과포화' 시대를 맞았다. 엔데믹 이후 여행 수요가 정점을 지나 둔화되는 가운데, 좌석과 항공기 수가 지난 2019년보다 더 늘어나면서 공급 과잉이 본격화되고 있다. 9일 국토교통부 항공정보포털에 따르면 올해 국내 항공 좌석 수는 2841만석으로 지난 2019년(2698만석)대비 5.3% 증가했다. 같은 기간 여객기 수는 375대에서 405대로 8% 늘었고, 그중 LCC 비중이 176대로 역대 최대를 기록했다. 반면 올해 상반기 탑승객 수는 2463만명으로 지난 2019년(2330만명) 대비 5.7% 증가에 그쳤다. 좌석당 여객이 채워지지 않았다는 말이다.LCC들의 잉여좌석은 378만5197석으로 지난 2019년 상반기(368만5526석)를 웃돌았다. 항공기를 이용한 여행은 연례행사처럼 자리잡았지만, 고환율과 소비 여력 위축으로 추가 성장세는 꺾였다. 국내 항공사들이 성장을 하지 못하는 이유는 우선적으로 항공사가 많기 때문이다. 한국은 미국대비 국토가 100분의 1 수준이지만 항공사 수는 비슷하다. 한정된 하늘길에 공급이 몰리면서 중복 노선이 급증했고, 운임 경쟁으로 수익성은 악화되고 있는 것이다. 실제 LCC 9곳은 일본·중화권·동남아 단거리 노선에 집중하면서, 동일 구간 운항이 늘고 운임이 하락했다. 지난 9월 기준 제주항공은 일본 5개, 중화권 6개, 동남아 4개 등 총 15개 단독 노선을 확보했지만, 나머지 항공사들은 대부분 중복 구간에 집중돼 있다 재무구조 역시 부담으로 작용하고 있다. 국내 주요 LCC는 평균 리스 항공기 비율이 60~70% 수준으로 대부분 달러로 결제된다. IFRS 16 회계기준 적용으로 운용리스도 부채로 잡히며 표면 부채가 커지게 되면서 일부 항공사들의 부채비율 역시 500%에 이르고 있다. 여기에 환율이 10원 오를 때마다 수억원의 추가 리스비용이 발생하게 되면서 수익성 악화를 가속화시킨다. 시장에서는 이미 구조조정 시계가 돌아가고 있다는 의견도 나오고 있다. 일부 중소 항공사는 자본 여력이 부족해 신규 항공기 도입과 정비비용 부담을 버티기 어렵고, 국제선 노선 중복으로 수익성이 악화되고 있다. 미국 스피릿항공이 리스기 비율 77%, 노선 중복률 83%로 파산 위기에 몰린 것처럼, 한국에서도 재무 구조가 취약한 항공사부터 압박을 받을 가능성이 높다. 실제 미국에서는 지난 1978년 미 항공 규제완화법(Deregulation Act) 시행 후 운임·노선 규제가 풀리자 7년 사이 110개 신생 항공사가 생겼지만, 99개가 문을 닫았다. 팬암·이스턴·TWA 등 굵직한 대형사도 예외가 아니었다. 과잉 공급과 출혈 경쟁, 자본력 부족이 연쇄 도산을 불렀다. 업계 관계자는 "항공사 특성상 고정비 비중이 높아 탑승률이 조금만 떨어져도 손실이 커진다"며 "정부는 슬롯과 노선 관리로 속도를 조절하고 시장은 환율과 유가로 체력을 검증하면서 항공사들은 차별화 전략으로 생존 해법을 찾아야 한다"고 말했다.이어 "수요가 한정된 한국 시장에서 11개 항공사가 공존하기는 어렵기 때문에 미국이 경험한 구조조정 시나리오가 재현될 가능성이 있다"고 덧붙였다. /이승용기자 lsy2665@metroseoul.co.kr

2025-11-09 15:27:41 이승용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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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DI, 15개월 만에 '경기개선' 진단..."불확실성은 여전"

소비쿠폰 지급에 따른 소비 진작으로 경기회복 흐름이 나타나고 있다는 평가가 국책연구기관에서 나왔다. 하지만 미국발 통상정책 불확실성에 따른 전 세계 교역 부진으로 인해 주요국 성장세가 둔화할 가능성도 동시에 제기됐다. 한국개발연구원(KDI)은 9일 발표한 '11월 경제동향'에서 "최근 우리 경제는 건설투자 위축과 수출 증가세 둔화에도 불구하고, 소비를 중심으로 경기가 다소 개선되는 모습"이라고 평가했다. KDI가 '경기 다소 개선'이란 표현을 쓴 것은 1년5개월 만이다. 경기 국면이 장기 둔화에서 점진적 회복 단계로 전환하고 있다는 분석이다. 보고서는 "소비가 시장금리 하락세, 소비 부양책 등으로 완만한 회복세를 보이고 있다"며 "이에 따라 서비스업생산도 도소매업 등 내수와 밀접한 부문을 중심으로 회복세를 지속하고 있다"고 진단했다. 또 "한미 무역협정 진전과 미중 무역갈등 완화로 일부 통상여건이 개선됐다"고도 했다. 그러나 "불확실성은 여전히 높다"라고 평가했다. 특히 "미국의 통상정책 불확실성에 따른 글로벌 교역 부진이 주요국 성장세 둔화를 이끌 가능성이 있다"고 전망했다. 이어 "반도체 경기가 호조세를 유지했으나, 미국 관세 인상의 부정적 영향이 파급되며 수출 증가세가 점차 둔화되고 건설투자 부진도 지속되고 있다"고 지적했다. 9월 전 산업생산은 전년동월 대비 6.7% 늘면서 전월(-0.4%) 대비 큰 폭의 개선세를 보였다. 이는 추석 명절 이동으로 조업일수가 전년보다 4일 늘어난 것과 더불어, 서비스업(6.2%)·광공업(11.6%)의 동반 상승이 전체 생산을 끌어올린 영향으로 풀이됐다. 소비는 시장금리 하락세와 정부의 2차 소비쿠폰 지급 등에 힘입어 회복세를 보였다. 9월 소매판매액은 승용차(13.6%→22.1%) 등 내구재가 견조한 증가세를 보이며 2.2% 올랐고, 소비쿠폰 지급에 따라 소매판매의 부진이 완화되고 있다. 10월 수출은 전년 대비 3.6%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그러나 이는 명절 이동에 따른 조업일수 영향이 반영된 수치로, 이를 제외한 9~10월 일평균 수출액 증가율은 3.2%로 8월(5.7%)보다 낮았다. 건설투자는 조업일수 확대와 반도체 공장 등 비주거용 건축의 마무리 공사에 힘입어 감소폭(-17.4%→-4.3%)이 다소 완화됐다. 그러나 여전히 부진한 흐름을 벗어나지 못했다. 부동산 시장의 경우, 서울 주택 매매가격이 6·27 대출규제 이후 둔화하다가 9월 들어 상승세(0.06%→0.09%)가 확대됐다. 하지만 비수도권 매매가격은 하락세(-0.05%→-0.03%)가 지속 중이다. /세종=김연세기자 kys@metroseoul.co.kr

2025-11-09 15:10:05 김연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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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G엔솔, 예측형 진단 체계 구축…전기차 배터리 관리·안전성 강화

전기차 배터리의 안전성과 수명 관리가 제조사들의 핵심 과제로 부상한 가운데 LG에너지솔루션이 배터리관리시스템(BMS) 고도화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9일 업계에 따르면 LG에너지솔루션은 셀 제조·공급 과정에서 축적된 방대한 데이터를 활용해 충전·주행 패턴과 운전 습관을 종합 분석하고 배터리 효율 저하나 이상 징후를 사전에 감지하는 모니터링 시스템을 구축하고 있다. 단순한 내부 이상 탐지 수준을 넘어 실제 운행 환경 전반을 반영한 '예측형 관리 체계'로 발전하고 있다는 점에서 주목된다. 특히 인공지능 기반 수명 예측 알고리즘을 적용한 'Better.Re(배터.리)' 솔루션을 통해 배터리 이상 현상을 사전에 예측해 수명을 최대 두 배까지 연장하는 기술을 구현했다. 약 12억km에 달하는 실제 주행 데이터를 분석해 충전·주차·운전 습관별 배터리 사용 패턴을 정밀 진단하고 이에 따라 최적의 관리 가이드를 제공한다. 이와 함께 '비원스(B.once)' 플랫폼을 통해 5분 이내 단 한 번의 진단으로 배터리 잔존 용량, 전압, 온도 등을 종합 분석한 상태 리포트를 발급한다. LG에너지솔루션은 3만 대 이상의 전기차에서 수집한 빅데이터와 1만 건이 넘는 배터리 관리 및 진단 특허 기술을 기반으로 진단 정확도를 높였다. 업계에서는 LG에너지솔루션이 운전 패턴과 사용 환경까지 통합 분석하는 예측형 관리 시스템을 상용화 수준으로 끌어올리며 배터리 진단 분야에서 한발 앞선 기술력을 확보한 것으로 평가한다. LG에너지솔루션이 예측형 진단 시스템을 통해 배터리 관리 체계를 고도화하고 있는 가운데 삼성SDI와 SK온도 자사 기술을 바탕으로 진단 시스템을 운영 중이다. 삼성SDI는 소프트웨어 기반 BMS진단 시스템을 통해 셀 내부 이상과 리튬 석출 위험을 사전에 감지하고 충전 효율과 안전성을 동시에 높이는 기술을 적용하고 있다. SK온은 배터리 셀에 무선 칩을 부착한 무선 BMS를 도입해 각 셀의 생산 공정부터 원산지, 사용 기간, 재활용 가능성까지 이력을 간편하게 조회할 수 있도록 했다. 이를 통해 배터리의 상태 정보를 실시간으로 관리하며 액침냉각 효율과 신뢰성을 높이는 데 주력하고 있다. 업계 한 관계자는 "배터리 상태를 진단하고 열화 수준을 예측하는 기술은 사고를 사전에 예방하고 중고 전기차의 가치를 평가하는 데 핵심적인 역할을 한다"며 "배터리의 진단 정보와 각종 데이터는 수명과 성능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치기 때문에 다양한 분야에서 활용 가치가 높다"고 말했다. 이어 "글로벌 시장에서도 완전한 안전성이 확보되지 않은 만큼, 이러한 진단과 예측 기술의 중요성이 더욱 커지고 있다"며 "LG에너지솔루션은 관련 연구를 꾸준히 이어가는 등 업계에서 한발 앞선 기업으로 평가된다"고 덧붙였다. /원관희기자 wkh@metroseoul.co.kr

2025-11-09 15:08:02 원관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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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류박람회 미국서는 처음...국내기업 수출계약 1000만불 추산

이달 상순 미국 뉴욕에서 열린 한류박람회에 국내외 기업 300여 곳이 참가해 K-푸드와 K-뷰티 등을 선보였다. 이 중 100여 개 한국 기업은 북미 및 남미에서 방문한 바이어 235개사와 수출 상담을 진행하는 등 큰 성과를 냈다. 현장에서만 도합 1000만 달러 상당의 수출계약·업무협약이 맺어진 것으로 집계됐다. 한류박람회가 북미 지역에서 개최된 건 이번이 처음이다. 산업통상부와 대한무역투자진흥공사(Kotra)는 지난 6일(현지시간)부터 사흘간 뉴욕시 인근의 뉴저지주 아메리칸드림몰에서 '2025 뉴욕 한류박람회(KBEE 2025 NEW YORK)'를 개최했다고 9일 밝혔다. 이 행사는 현지에서 확산되는 한류 열기를 활용해 국내 유망 소비재·서비스의 해외시장 진출 및 브랜드 인지도 제고를 지원하는 행사로 올해로 25회째 개최되는 박람회다. 올해엔 K-컬처와 소비재의 연계를 통해 K-소비재의 외연을 확장하고 중소기업 제품의 현지 소비자·바이어 체험 기회를 확대하는 데 중점을 뒀다. 뉴욕 한류박람회에는 국내외 335개 기업이 참가했고 방문객 약 2만 명이 찾는 등 성황리에 마무리됐다는 평가를 받는다. K-뷰티와 푸드, 패션 등 프리미엄 소비재 전문 100여 곳으로 구성된 한국 기업들은 북미·중·남미 바이어 235개사와 수출 상담을 진행했다. 현장 수출계약만 1100만 달러에 이르는 것으로 전해졌다. 산업부는 이번 박람회를 전략적으로 활용해 K-푸드·K-뷰티·K-굿즈 등 다양한 소비재와 콘텐츠 기업의 현지 진출을 지원했다. 또 유통망 입점 및 판매 확대를 위해 현지 주요 유통망과 협업하는 등 이른바 'O2O(온·오프라인 연계) 기반 쇼케이스(공개)'도 병행했다. 최근 미국에서는 K-콘텐츠 인기가 급상승했다. 특히 지난해 미국 내 K-뷰티 제품 수입 점유율이 1위를 기록하는 등 K-소비재 수요가 확대되고 있다. 또 K-푸드는 라면·김 등을 중심으로 대미 수출이 최근 10년간 연평균 10% 증가하며 현지 시장에 빠른 속도로 자리잡고 있다. 뉴욕박람회 개막식에는 이상호 주뉴욕대한민국총영사대리, 강경성 대한무역투자진흥공사 사장 등이 참석했다. 아울러 한류 홍보대사 하지원·태민·화사 등의 축하 무대도 이어졌다. 산업부 관계자는 "북미에서 추진한 K-컬처 연계 수출 전략이 중소기업의 현지진출 기반을 넓히는데 의미가 있다"며 "이번 뉴욕 한류박람회와 함께 말레이시아 한류박람회 등을 통해 수출시장 다변화를 추진하고, K-소비재가 글로벌 브랜드로 성장할 수 있도록 정책적 지원을 확대하겠다"고 밝혔다. 산업부와 Kotra는 다음 달 말레이시아 쿠알라룸푸르에서 한류박람회를 개최할 예정이다. K-소비재 수출시장 다변화 정책의 일환이다. 올해 상반기에 캄보디아, 카자흐스탄에서 각각 한류박람회를 개최한 바 있다. /세종=김연세기자 kys@metroseoul.co.kr

2025-11-09 15:06:30 김연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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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벽을 여는 사람들] 박건웅 작가 "잊지 않기 위해 그린다"

세월호 10년, 잊힘을 거스르는 한 작가의 붓끝이 다시 사람들의 마음을 흔들었다. 그래픽노블 작가 박건웅이 세월호를 주제로 한 그림책으로 슬로바키아 'BIB(브라티슬라바 일러스트레이션 비엔날레)'에서 상을 받았다. 25년 동안 한국 현대사의 상처를 흑백으로 기록해온 그는 이번에는 색으로 기억을 그렸다. 박건웅 작가는 "이번엔 그리움의 색으로 담아보고 싶었다. 슬픔이 아니라 남은 사람들의 사랑과 기억으로 담았다"고 말했다. 박 작가는 수상 연락을 받은 당시를 회상하며 미소를 지었다. 수상 소식이 뜻밖이었기 때문이다. 박 작가는 "상갓집 가는 길에 국제전화가 와서 스팸인 줄 알고 끊었다. 나중에 메일 휴지통을 보니 '축하합니다'라는 단어가 보였고 그제야 BIB에서 수상을 한줄 알았다"고 말했다. 이어 진지한 얼굴로 바뀌면서 다시 입을 열었다. "운이 좋았다면 이 작품이 세월호를 참사가 아니라 그리움의 이야기로 본 덕분이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박건웅은 자신을 '기억을 그리는 사람'이라고 소개했다. 대표작 '노근리 이야기', '짐승의 시간', '남영동' 등은 모두 한국 현대사의 고통을 다룬 그래픽노블이다. 전쟁의 학살, 고문의 기록, 억압된 기억 등 '말해지지 못한 역사'를 그림으로 붙잡았다. "전쟁이든 독재든 결국 인간의 이야기다. 어떻게 견디고 살아남는가, 인간은 어디까지 잔혹할 수 있는가 등을 그리고 싶었다"고 말했다. 박 작가의 작업은 기록이자 복원이었다. 사건의 중심에 있던 이들을 직접 찾아다녔다고 증언을 듣고, 오래된 사진을 뒤지면서 잊힌 얼굴의 윤곽을 되살렸다. "작가도 기자처럼 세상을 걸어야 한다. 숨겨진 이야기를 세상에 보이게 하는 게 내 일이다"고 말했다. 그의 그림 속 인물들은 현실보다 조용하지만, 더 오래 눈에 남았다. 그는 "모든 이야기는 하나의 강으로 흐른다. 만화든 그래픽노블이든 그림책이든 형식만 다를 뿐 이야기는 결국 하나의 강이다. 중요한 건 그 강이 어디로 흘러가느냐다"고 말했다. 그의 인생에서 가장 큰 전환점은 '그리움'이었다. "어느 날 누군가가 '그림은 그리워하다의 준말'이라고 말해줬고 그 말을 듣는 순간 머리가 쾅 했다. 내가 그동안 무엇을 그리고 있었는지 알게된 계기가 됐다"고 회상했다. 이후 그는 그리움을 주제로 작업을 이어갔다. 세월호 그림책 역시 그리움의 기록이었다. "그림은 누군가를 그리워해서 그리는 것이다. 세월호도 마찬가지로 고통을 다시 꺼내려는 게 아니라, 남은 이들의 그리움을 담았다"고 말했다. 박 작가의 작품은 대부분은 흑백이었다. "처음엔 단순하게 비용의 문제였다. 컬러 인쇄비가 두 배가 높았기 때문이다"라며 웃었다. 하지만 흑백은 어느새 그의 언어가 됐다. "색이 없으면 보는 사람이 각자 다른 색을 떠올린다. 피를 검게 그려도 사람마다 각자의 붉음을 상상하게 되고 감정이 여과되지만 더 깊게 들어간다"며 "색을 쓰는 건 쉽지만, 빼는 건 용기다. 흑백은 인간의 내면을 더 정직하게 보여준다"고 말했다. 이번 세월호 그림책에서 그는 처음으로 컬러를 사용했다. "이번엔 밝고 따뜻하게 표현하고 싶었다. 슬픔보다 희망, 그리움의 온도를 전하고 싶었다"고 말했다. 박 작가는 지금도 모든 그림을 작가용 테블릿이 아닌 도화지에다 그림을 그린다. "화면을 보면 눈이 아픈 것도 있지만 손으로 그릴 때는 기억이 더욱 선명하게 따라온다"며 "손으로 그린다는 건 시간을 담는 일이다. 잉크가 마를 때까지 기다리고, 선이 삐뚤면 그대로 둔다. 그 불완전함이 인간의 흔적이다"고 말했다. 박건웅 작가의 작가 인생에도 암흑기는 존재했다. 바로 박근혜 정부 시절 예술계 블랙리스트에 올랐기 때문이다. 박 작가는 "확인된 건 없지만, 그때를 기점으로 일감이 끊겼고 진행하던 공공기관 일도 취소됐다"며"생계를 위해 닥치는 대로 일을 해야 했고 아이들이 있으니까 버티고 포기하지 않았다고 말했다. 이어 " 작가에게 가장 힘든 건 돈이 아니라 목적을 잃는 것이다. 내가 왜 그리는지를 잊지 않으면 힘든 시기는 버틸 수 있다"고 말했다. 또한 그를 버티게 한 건 가족이었다. 박 작가의 부인 역시 만화가였기 때문에 의지가 배가 됐다. "둘 다 돈은 못 벌어도 서로를 이해했다. 누군가가 왜 돈을 못 벌어오냐고 했다면 버티지 못했을 것이다"고 털어놨다. 마지막으로 박건웅 작가는 "그림책이든 만화든 결국은 기억을 남기는 일이다. 누군가의 그리움이 다른 누군가의 기록이 될 수 있다면 그걸로 충분하다"고 말했다. 25년 동안 그는 흑백으로 시대의 상처를 기록했고, 이제는 그리움의 색으로 새로운 이야기를 그리고 있었다. 박 작가는 "예술은 고통을 덜어주는 것이 아니라, 존재를 잊히지 않게 하는 일이다. 그게 내가 그리는 이유다"며 "'세상에 없는 일을 할 때, 세상이 당신을 먹여 살릴 것이다'라는 좌우명으로 삼으면서 누구도 다루지 않았던 사건, 잊힌 사람들의 이야기를 그리겠다"고 말했다. 박건웅 작가는 그렇게 오늘도 자신의 자리에서 조용히 펜을 들었다. /이승용기자 lsy2665@metroseoul.co.kr

2025-11-09 15:01:27 이승용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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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체질 개선' GS vs '상품 차별화' CU, 나란히 웃은 3분기 편의점

GS25와 CU가 3분기 나란히 실적 개선에 성공했다. 무분별한 출점 대신 질적 성장을 통해 영업이익이 상승하며 내실을 다진 결과다. 다만, 3분기 실적과 4분기의 전망은 양사가 엇갈린 평가를 받았다. 9일 금융감독원 실적 공시에 따르면 GS리테일은 올해 3분기 편의점 부문에서 지난해 같은 기간과 비교해 6.1% 상승한 2조4485억원의 매출을 기록했다. CU를 운영하는 BGF리테일은 올해 3분기 연결기준 매출 2조4623억원을 기록하며 5.9% 상승한 모습을 보였다. 올해 2분기까지 편의점 업계는 소비침체와 업황 둔화로 인해 부진한 모습을 보였다. GS리테일의 편의점 부문과 BGF리테일의 매출액은 각각 1.2%, 3.6% 증가했으나 영업이익은 큰 폭으로 감소하는 모습을 보였다. GS리테일의 편의점 부문은 상반기 영업이익 762억원을 기록하며 전년 동기 대비 16.4% 감소했고, BGF리테일은 수익성이 전년 동기 대비 15.4% 줄어들며 상반기 영업이익이 920억원에 그쳤다. 반면, 3분기에 접어들며 양사 영업이익이 큰 폭으로 상승한 것은 긍정적인 신호다. GS리테일 편의점 부문은 영업이익이 16.7% 증가하며 851억원을 기록했고, BGF리테일은 영업이익 977억원을 기록하며 7.1% 늘어났다. 양 사 모두 소비쿠폰 지급에 맞춰 대규모 민생 회복 프로모션을 펼친 것이 집객과 객단가 상승을 동시에 이끌었다. 1,2차 소비쿠폰이 지급된 7월과 9월 모두 대대적인 프로모션을 통해 소비재 데이터를 분석하고 행사를 진행했다. 질적 성장으로 전환한 전략도 주효했다. GS리테일은 실적 개선을 위해 수익 중심 우량점으로 출점하는 데 나섰다. 기존 점포의 매장 크기를 확대하거나 입지가 더 나은 곳으로 이동하는 '스크랩 앤 빌드' 작업을 펼쳤고, 올해 200여개 점포가 이동했다. 다만, 증권가는 3분기 실적을 두고 양사에 엇갈린 평가를 내놨다. GS리테일에 대해서는 4개 증권사(신한, 미래에셋, 한화, IBK)가 모두 목표주가를 상향 조정했다. 한화투자증권은 "편의점 업계 재편 시기 일본의 주가 리레이팅 사례가 국내에서도 나타날 수 있다"며 '10년 전 일본 편의점의 향기'라고 호평했다. 미래에셋증권은 "비효율 사업 정리가 속도감 있게 진행되면서 실적 개선이 가속화될 전망"이라고 평가했고, 한화투자증권은 "하위권 사업자의 구조조정이 26년에도 지속되면서, 영업 이익 레버리지 효과가 지속될 것"으로 전망했다. 반면 BGF리테일에 대해서는 증권사 3곳(IBK, 한화, 신한)이 목표주가를 유지했다. IBK투자증권은 중대형 점포 비중이 높지 않은 상황을 아쉽다고 분석했다. BGF리테일은 신규 오픈 점포 중 40%를 중대형 점포로 목표했지만, 실제는 20%대에 머무르고 있다. IBK투자증권 남성현 연구원은 "편의점 시장의 문제도 BGF리테일의 문제도 아니다"라며 "소비경기가 위축되는 과정에서 자영업 시장 펀더멘탈이 약화되면서 나타나는 현상"이라고 진단했다.

2025-11-09 14:55:24 손종욱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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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장동 사건 항소 포기에 정치권 요동 "상설특검하자" VS "현안질의 즉시 열자"

검찰의 '대장동 개발 비리 사건' 항소 포기에 정권의 외압이 있었다는 의혹이 제기되며 정치권이 요동치고 있다. 대장동 사건 1심은 지난달 31일 유동규 전 성남도시개발공사 본부장과 김만배 씨에게 징역 8년을 선고했다. 재판부는 대장동 개발 사업을 사업의 실세였던 유 전 본부장과 민간사업자들이 결탁한 부패사업으로 판단했다. 함께 기소된 정민용 변호사는 징역 6년, 정영학 회계사는 징역 5년, 남욱 변호사는 징역 4년을 각각 선고받았다. 이들 5명은 모두 법정구속됐다. 아울러, 유동규 전 본부장은 벌금 4억원과 추징금 8억1000만원을, 김만배 씨에겐 추징금 428억원을 각각 명령했다. 정 변호사는 벌금 38억원과 추징급 38억원을 선고받았다. 1심 재판 결과에 민주당은 재판부가 이재명 대통령과 민간업자간 유착 관계를 인정하지 않았다며 검찰이 이 대통령에 대한 관련 공소를 취소하라는 입장을 낸 반면, 국민의힘은 이 대통령이 성남시장 시절 벌어진 권력형 비리의 실체를 재판부가 인정한 것이라며 이 대통령의 유죄는 당연한 수순이라는 입장을 냈다. 이후 1심 항소 기간이 지날 때까지 검찰은 항소장을 제출하지 않았다. 공소유지를 맡고 있는 서울중앙지검은 해당 사건 항소를 해야 한다고 보고 내부 결재까지 맡았지만, 이에 대한 보고가 법무부로 넘어가자 상황이 급변했다고 한다. 결국, 검찰의 항소 포기 의혹은 정부의 개입 의혹으로 논란이 됐고 정진우 서울중앙지검장은 지난 8일 논란 하루만에 사의를 표명했다. 수사를 담당한 검사들은 "마지막 순간까지 대검과 중앙지검의 지휘부가 적법타당한 대응을 할 것으로 믿고 내부 절차를 이행하며 기다렸으나 결국 부당한 지시와 지휘로 항소장을 제출하지 못했다"고 말했다고 알려졌다. 김병기 민주당 원내대표는 9일 기자간담회를 갖고 대장동 개발 사업 사건 담당 수사팀 일부가 반발하는 것에 대해 "조직적 항명에 가담한 강백신 검사 등 관련자 모두에게 단호하게 책임 물어야 한다"고 단호하게 말했다. 김 원내대표는 "검찰은 구형량의 절반 이상 선고되면 특별한 사정 없으면 일반적으로 항소하지 않는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하지만 수사팀은 일부 무죄가 나오면 기계적으로 항소하는 것이 관례라는 이유로 항소를 고집하면서 조직적으로 반발하고 있다"며 "재판에서 패하자 반성은커녕 항명으로 맞서고 있다"고 주장했다. 김 원내대표는 "그렇게 원칙을 중시하며 운운하는 자들이 심우정 검찰총장이 윤석열 전 대통령 구속 취소에 대해 즉시항고 하지 않은 것에 대해서는 왜 한마디도 하지 않았나"고 반문했다. 김 원내대표는 "법무부는 즉시 감찰에 나서야 한다. 조직적 항명에 가담한 강백신 검사 등 관련자 모두에게 단호하게 책임 물어야 한다"며 "민주당도 대장동·대북송금 검찰 수사에 대한 국정조사, 청문회, 상설특검 등을 적극적으로 검토해 시행하겠다. 검찰권 남용과 조작기소의 진상을 국민 앞에 낱낱이 밝힐 것"이라고 강조했다. 반면 송언석 국민의힘 원내대표는 기자간담회에서 "검찰의 항소 포기는 명백한 직무유기이자 직권남용"이라고 주장했다. 송 원내대표는 "이 대통령 본인도 아니고 일개 민간업자들 앞에서 정치권력으로 부터 독립이라는 수사의 제1원칙이 완전히 무너져버린 치욕적 조치"라며 "지금 밝혀야 할 가장 핵심적 사안은 과연 누가 항소 포기 외압을 행사했느냐"라고 지적했다. 송 원내대표는 "이번 항소 포기 결정은 피의자 이 대통령 공소 취소 '빌드업'의 1단계 작업으로 이해된다"며 "나아가 형법상 배임죄를 폐지함으로써 이재명 완전 무죄를 만들겠다는 뜻으로 읽힌다"고 말했다. 이어 "또한 고법 판결이 1심 판결보다 낮아지거나 무죄가 나오더라도 검찰은 대법원에 더 이상 상고할 수 없도록 만들었다"며 "이에 따라 단군 이래 최대의 부동산 개발 비리 사건인 대장동 사건에서 7800억원이 넘는 엄청난 비리 자금이 나왔는데, 이를 환수할 방법이 원천 봉쇄됐다"고 부연했다. 송 원내대표는 외압 의혹의 진상을 규명하기 위해 법제사법위원회 차원의 현안질의를 열자고 요구했다.

2025-11-09 14:51:21 박태홍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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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주당 "한미관세협상, 국회 비준 사항 아냐"

더불어민주당이 9일 한미관세협상의 타결 후 국회 비준 여부를 두고 "관세협상이란 것은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행정명령에 의해 진행되는 것이기 때문에 국회의 비준 동의 사항이 아니다"라고 야당의 주장에 선을 그었다. 허영 민주당 원내수석은 이날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김병기 원내대표 기자간담회에서 "트럼프 대통령이 미국 의회에서 지금 한미관세협상에 대해 비준한다는 소식을 들어보셨나"라며 이같이 말했다. 국민의힘은 한미관세협상을 헌법 제60조1항에 따른 국회 비준 동의 대상으로 보고 있다. 헌법 제 60조 1항에 따르면 '국가가 국민에게 중대한 재정적 부담을 지우는 조약의 체결·비준에 대한 동의권은 국회에 있다'고 규정한다. 국회 비준 통과를 위해선 재적 의원 과반 출석과 출석 의원 과반의 찬성이 필요하다. 민주당은 별도의 국회 비준 절차 없이 정부가 대미투자특별법을 제출해 국회에서 처리하면 11월1일부터 소급돼 인하된 관세가 적용된다는 입장이다. 김병기 민주당 원내대표는 11월에는 민생법안 위주로 처리를 할 것이고 패스트트랙(신속처리안건)으로 지정된 반도체특별법의 11월 처리 가능성을 언급했다. 김 원내대표는 "11월 국회가 본회의를 두 번 정도 열릴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예정대로 잘 진행된다면 민생법안에 집중해서 처리할 예정"이라며 "사법개혁안 처리는 12월달이 돼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패스트트랙을 태운 반도체특별법 같은 법들은 여야 합의가 되면 11월달에 처리했으면 좋겠다"며 "국민의힘 그리고 다른 야당과 충분히 논의를 해서 패스트트랙 지정 법안은 처리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고 부연했다. 반도체 산업을 지원하고 육성하는 내용을 담고 있는 반도체특별법은 패스트트랙 지정 후 상임위 심사 기간이 끝나 법사위에 자동회부돼 있다. 김 원내대표는 민주당이 노란봉투법(노동조합 및 노동관계조정법 2·3조 개정안)과 상법개정안 처리에 따른 재계의 부담을 덜어주기 위해 추진하는 배임죄 폐지에 대한 찬성 입장을 다시 한번 확인했다. 김 원내대표는 "상법상 배임죄를 폐지하고 형법상 배임죄는 나중에 하거나 단계별로 나누자는 이야기는 개인적 의견을 전제로 동의하지 않는다"며 "배임죄 논의가 그렇게 된다면 또 다른 변수에 의해서 추진이 못 될 수 있다는 생각을 하고 있다"고 했다.

2025-11-09 14:41:47 박태홍 기자